아시아총서24

동중국해

문화권의

민 가

 

제주도·규슈·류큐·타이완의

전통건축 이해하기

 

 

 

 

제주도·규슈·류큐·타이완의 해양 민가를 분석하고

남방문화 건축의 특성과 동중국해 문화교류를 살펴본다

 

  동중국해 문화권인 제주도, 규슈, 류큐(오키나와), 타이완 지역의 해양 민가를 비교 분석해 동중국해 연안·도서지역의 남방문화 건축 특성과 문화교류 흐름을 살펴본다. 저자는 어떻게 각 지역의 민가들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을까? 윤일이 선생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제주도 민가만의 독특한 건축 방법에 매료되었는데, 우연히 보게 된 류큐 시대의 민가에서 제주도 민가와의 공통점을 찾게 되었다”고 말한다. 건축사학 분야에서 한국의 전통 건축은 아시아 대륙을 통한 북방문화 계통으로 인식되면서 제주도 건축을 비주류 혹은 주변부의 건축으로 취급하였다. 따라서 제주도 민가의 독특한 특징들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에 있었다. 이에 반해 『동중국해 문화권의 민가』는 새로운 시각으로 제주도 민가를 바라본다. 저자 윤일이는 제주도 민가를 대륙을 통한 북방문화가 아닌 해양을 통한 남방문화의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민가의 주거 문화 특성에 대해 분석하고, 그 특징들을 오롯이 전한다.

 

  이 책에서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그 이남의 동중국해를 둘러싼 지역을 ‘동중국해 문화권’으로 묶고, 쿠로시오 해류에 의해 남방문화의 전달이 가능했던 지역으로 한국의 제주도, 일본의 규슈 연해부와 류큐(오키나와), 그리고 타이완으로 범위를 한정해 주거 문화의 특성을 분석한다. 더불어 불, 바람, 여성, 성역(聖域)을 중심으로 동중국해 문화권 민가의 공통점을 고찰한다. 한국 건축문화의 원류를 북방문화로 인식해온 관점에서 벗어나 남방문화에 주목하여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다양한 형성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한국 전통주택은 겨울과 여름을 나기 위해 온돌과 마루가 결합되어 있고, 특히 남해안과 제주도에 분포하는 건축은 남방문화의 특성이 두드러진다. 또한 최근 역사학, 인류학, 민속학 분야에서 해양을 배경으로 한 남방문화의 특성들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다양한 형성 배경에 접근할 수 있다. _본문 13쪽

 

 

제주도 가족제도와 민가의 구성

 

  제주도는 기후와 토질의 영향으로 내륙지역과는 다른 가족제도와 민가가 구성되었다. 남자는 주로 어로에 종사하고 여자는 밭일과 연안에서 잠수하는 일을 하였다. 대부분 여성 노동 중심으로 생산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정 내 경제권과 책임은 대부분 여성이 담당하고 남성의 역할과 책임은 미비했다.

  또한 제주도 가족구조의 특징은 철저한 분가원칙에서 찾을 수 있다. 장남도 혼인하면 분가를 하며 한 울타리에 거주하더라도 서로 다른 채에 생활하고 취사와 경제생활도 완전히 분리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 민가의 구성은 남녀별로 안채와 사랑채를 분리하지 않고 세대별로 안채와 바깥채로 이루어진다. 주거 단위로 보면 한 가족이지만 경제적 단위로는 두 가족인 셈이다. 안채에는 부부가 생활하고, 바깥채에는 기혼자녀가 거주하며, 곁채는 미혼자녀가 살거나 부속사로 사용하는 간이형 집이다. 이외 제주도의 마을 구성과 여성의 역할, 민가 건축의 특성을 상세하게 분석했다.

 

 

다양한 유형의 규슈 민가

 

  일본의 규슈 민가는 에도시대 각 대영주(다이묘)의 영지를 벗어난 곳에 있어서 평지가 적은 관계로 산지형 민가가 많다. 규슈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산지의 서쪽과 남쪽에 있는 민가는 본토의 집과는 구성이 조금 다르다. 이 책에서는 남쪽에 있는 민가를 중심으로 다룬다.

대게 규슈 연안해 민가는 태풍이 잦기 때문에 2~3칸 소형 가옥이 많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한 동으로 연결된 형태를 띤다. 그 과정에 따라 다섯 단계로 민가 유형을 구분했다. 분동형, 이동조, ㄷ자형, ㅁ자형, 곱은자집, 일자집으로 다양한 민가가 형성되었다. 이처럼 규슈에서도 남쪽과 북쪽의 민가 구성이 달랐으며, 생활의 편의와 지역의 위치에 따라 민가의 유형과 분포가 달랐음을 알 수 있다.

 

류큐 민가에 담긴 중국과 일본의 복합문화

 

  동중국해의 동쪽에 있는 오키나와는 과거 류큐 왕국이 존재했던 곳으로 일본 본토와는 다른 문화, 역사, 언어를 가지고 있다. 류큐인은 바다를 정복한 해양도래 민족으로 일찍부터 남방과 북방의 문화전달자로서 역할을 맡아왔으며, 15~16세기 동중국해에서 활발한 중계무역으로 번성하였다. 류큐는 남방의 여러 지역에서 들어온 문화를 바탕으로 중국 화남문화와 일본문화의 특색이 더해져 복합문화를 형성하였다.

  중국과의 교류로 집터의 입구에 병풍 형태의 독립된 담인 차면담과 기와지붕 위에 사자모양의 수호신 시사, 도로에 돌출된 액막이돌 등을 두었고, 일본과의 교류로 조상에게 제사를 드리는 불단을 몸채의 중앙에 구성하였다. 류큐 전통 민가에 담긴 중국과 일본의 문화교류 흔적을 찾아보고 민가 건축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본다.

 

 

다종다양한 타이완 부족 민가

 

  동중국해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타이완은 다양한 경로로 남방문화가 들어왔고 현재까지도 많은 남방적 요소가 남아 있다. 타이완의 원주민은 한화한 평포족과 그렇지 않은 고산족으로 나뉘는데, 이 책에서는 고유문화를 잘 유지하고 있는 고산족 분포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타이완 원주민의 민가는 부족 수만큼이나 다양하여 바닥 높이, 건축 재료, 평면형식도 다종다양하다. 저자는 북부 산악지대의 타이야족과 싸이사족, 중부 산악지대의 부눙족과 쩌우족, 남부 산악지대의 루카이족과 파이완족, 동부해안의 아미족의 부족의 민가를 분석해 부족의 성격과 지역 특성에 구성된 민가의 특성을 설명한다.

 

 

 

 

【책 속으로 & 밑줄긋기】

 

 

P.28: 동중국해를 둘러싼 지역들은 대륙으로부터 전래된 북방문화와 해양으로부터 전래된 남방문화가 교차하는 접점이었다. 또 지리적으로는 대륙・반도・섬으로 구성되고 국가적으로는 한국・중국・일본으로 나뉘어 있으며 동시에 다양한 민족과 문화를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이 지역이 지닌 다원성(다민족, 다문화, 다지역)은 서로 어우러져 해역의 역동성을 창출해왔다.

 

P.85: 한반도 민가는 담을 경계로 문을 열면 바로 마당이 나타나지만, 제주도 민가는 긴 골목인 ‘올레’9)를 두어 꺾여서 들어가게 했다. 이는 강한 바람이 대지 내의 건물에 맞닥뜨리는 것을 피하고 또 외부 시선을 차단하여 내부의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배려이다.

 

P.210: 서늘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동중국해 지역에서는 불을 사용하는 부엌을 몸채와 분리해 별동으로 지었다. 이러한 별동형 부엌은 동남아시아 및 미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 폴리네시아 등 열대지방과 타이완 일부와 류큐, 규슈 남부 그리고 제주도까지 넓게 분포한다. 그러나 동중국해 문화권의 별동형 부엌은 풍우에 대비하여 벽체를 세워, 지붕만 있는 동남아 및 남태평양 지역과는차이를 가진다.

 

 

 【저자 소개】

 

 

 

 

글쓴이 : 윤일이

  부산에서 출생하여, 부산대학교 건축공학과 학사·석사 및 박사를 졸업했다. 건축사 면허를 취득하여 현재는 일리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통건축에 녹아든 장점을 파악하여 현대건축에 접목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의 사랑채』(2010), 연구보고서로 「황룡사연구총서1-13」(2009~2015)이 있고, 논문으로 「16세기 영남사림 건축관의 비교연구」 등 30여 편이 있다. 그리고 전통건축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우리문화원형사업으로 <디지털 수영>, <디지털 탐라순력도>, <디지털 왕오천축국전> 콘텐츠를 기획·제작하였고, 상설전시물로는 국립제주박물관의 <탐라순력도-300년 전 제주 속으로> 등이 있다.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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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총서24

동중국해 문화권의 민가

 

윤일이 지음 | 신국판 | 292쪽 | 25,000원 

| 978-89-6545-402-1 94380

 

 동중국해 문화권인 제주도, 규슈, 류큐(오키나와), 타이완 지역의 해양 민가를 비교 분석해 동중국해 연안·도서지역의 남방문화 건축 특성과 문화교류 흐름을 살펴본다.

한국 건축문화의 원류를 북방문화로 인식해온 관점에서 벗어나 남방문화에 주목하여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다양한 형성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동중국해 문화권의 민가 - 10점
윤일이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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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도서관 탐방] '사랑방'이 되고 싶은 기적

       - 김해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꼬물입니다.

 라틴 전문 인턴으로 활동하다가, 오늘은 도서관 앓이 기자로 활동을 살짝 변경해보려 하는데요. 많은 인턴분들이 다녀왔던, 도서관 탐방! 저는 반경을 넓혀 김해의 하나뿐인 김해의 어린이 도서관, 기적의 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 도서관 실내, 기적의 도서관 특유의 색감과 상상력이 표현되어있는 실내.

아이들을 위한 쇼파는 다양한 모양으로 되어있고,

도서관 내부는 어디라도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있다.

 

 

 ☞ 도서관에 다녀간 유명인사들의 사인들.

그 속에 눈에 띈!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

 

 

“사람들이 와서 얘기해요. 지금은 한 풀 꺾였지만 초반에 너무 시끄럽다고 직원들은 도대체 뭐 하냐, 왜 관리를 안 하고 왜 뛰어다니고 왜 시끄럽게 구는 애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냐고 말이에요. 사람들 생각이 다 제각기죠. 근데 저희가 그걸 방치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 특이한 도서관에 처음 오는 아이들은 절대 책을 읽지 않아요. 이 공간이 자기 공간이 되기까지, 이 탐색의 시간을 저희들이 어떻게 저지를 한다 해도 결국엔 어떻게든 꼬물꼬물 다녀요. 이 도서관에 오시는 분들한테 말하고 싶어요. 이런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을 감안하고 즐겁게 느끼시면서 가볍게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이에요.

 

 

 ☞ 위에서 본 도서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봤을 때, 횡단보도 하나를 지나면 유적이 나왔다던 미니 박물관이 나오고 그 옆 공원 길가에는 주말이면 아기자기한 장터가 열리고 금요일 낮에는 아기 엄마들의 나눔 장터가 열리는 다리, 동네 사람들의 만남의 광장 같은 이른바 ‘만남교’의 바로 옆에 ‘ ’이 있다. 단지와 학교에서 딱 5분! 동네의 기운을 밝게 만들어 주는 공간이 말이다.

 도서관 앞은 언제나 분주하다. 특히 주말에 밖으로 나온다면 도서관 앞, 정확히는 옆쪽, 만남교 앞에서 엄마와 아빠가 분주히 뛰어노는 소리가 가득하다. 언젠가는 런닝맨 놀이를 한다며 뛰어놀고, 언젠가는 피구를 한다며 엄마 아빠가 가이드라인이 되어 세워져 있었다. 다들 웃기 바쁜 모습이었다. 

 기적의 도서관은 공원의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쉼터 같은 곳이 되어준다. 시원한 에어컨이 한몫하기도 하겠지만, 약간은 소란한 어린이 도서관의 분위기는 주말의 일상을 더욱 편안하게 만든다. 도서관이라는 익숙한 장소이기 때문에 더욱 신기하고 들을수록 공감했던 인터뷰는 인터뷰라기보다 '오후의 티타임' 같은 느낌이었다. 

 

 

 

 "안녕하세요, 김해 사서 김은엽입니다."

 

 

 

 

  반갑습니다. 도서관에 와서 사서분과 직접 대화한 경험이 없어서 저도 새롭네요. 먼저, 기적의 도서관은 외관부터 다른 도서관과 남다르고 특히나 내부가 인상깊었어요. 그만큼 내부적으로 외부적으로도 특색이 많을 것 같은데,  장유 기적의 도서관만의 특색은 무엇인가요?

 

 

 장유 기적의 도서관이 현재 완공된 도서관 중 열한 번째로 가장 마지막에 지어진 도서관이기도 하고, 근데 제일 큰 특색이라면 특색일 것이 건축가 고(故) 정기용 선생님의 유작이라는 점이죠. 설계하시고 완공은 못 보시고 돌아가셨지만,  그저 유명한 사람의 유작이라서 특색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다른 기적의 도서관 중에서 다섯 군데를 설계를 하셨거든요. 근데 마지막 투병하실 때 본인이 아픈 몸을 이끌고 전국에 있는 기적의 도서관을 돌아다니시면서 ‘뭐가 불편한지, 뭐가 개선되었으면 좋겠는지’를 직접 조사를 하시고 여기, 장유 기적의 도서관에서 그 모든 장·단점을 보완하셨어요. 물론 건축적으로 특이한 점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선생님의 그런 노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결실이 이곳이죠.

 

   

 ☞ 도서관 중간에 나무가 있다. 사람들이 책을 읽는 실내 중앙에 나무라니, 신기하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바람도 고맙고, 햇살도 고맙고, 나무도 고맙고, 모두 다 감사합니다.”           -故 정기용-

 

  차차 설명을 드리겠지만, 여기는 기본적으로 터를 보실 때부터 미리 지어질 아파트 단지의 스카이라인을 예상하시고 ‘더 높은 건물들과는 더 이상 경쟁하지 않고, 전통적 개념의 집을 온전히 복원하고 싶다. 특히 효율을 중시하는 현대의 지붕이 아니라 기울기가 높은 옛 지붕을 재현해 아파트 주민들이 위에서 봤을 때도 ‘자연스런’공간을 만들고 싶다. 도서관이 그저 건물이 아닌 공원, 녹화 공간이 될 수 있게 만들겠다.라는 것을 바탕으로 만드셨어요. 이런 선생님의 건축적 신념과  덧붙여 기존의 기적의 도서관 건축물의 건축 개념들, 어린이들이 꿈꿀 수 있는, 상상할 수 있는 공간, 도서관이 책만 보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라는 개념이 더해져 장유 기적의 도서관만의 특색이 발했다고 생각해요.

 

☞ 故 정기용 건축가의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 (2012)

 

 또한 원래 있던 자연물과 함께 공생하는 공간 만들었던 것도 크다고 생각해요. 이곳의 지붕은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면 하나의 공원처럼 보이고, 또 실질적으로 지붕의 계단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되어있어요. 자연에서, 또 하나의 열람실을 만들어주는 거죠.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결과적으로 보면 별것 아닐 수 있지만, 이런 요소들이 선생님의 다양한 실험에서 온 '기적'만의 의미 있는 요소들이고, 장유 기적의 도서관만의 특색이 아닐까 합니다.

 

  

 

☞ 2층은 성인을 위한 도서가 모여있다.

 2층은 부모님들이 1층의 아이들을 볼 수 있도록 1층의 모든 모습이 다 보인다.

 

 

 

어린이 도서관 사서분들은 일반 도서관 사서분들과 차이점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다르시다고 느끼시나요?

 

 

 

 

 사실 저는 김해시에 소속 사서라서 다른 공공 도서관도 다녀봤고, 여기는 개관할 때부터 일을 하고 있어요. 일반 공공 도서관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런 것 같아요. 김해 기적의 도서관은 김해 유일의 어린이 도서관이기도 하면서 또 공공 도서관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서 똑같을 순 없지만 완전히 다른 일을 하는 건 아닌데, 음-  여기는 율하잖아요. 장유 중에서도 신도시이고, 김해 중에서도 많이 섞이는 곳이에요. 토박이들이 거의 없죠. 그런 면에서, 이 지역에서, 요즘 또 아파트의 구성이 거의 비슷비슷하죠, 가족 구성원이나…특히 이곳은 어려운 차상위 계층이 없는 동네에요. 비슷비슷한 중산층의 생활수준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에요. 응집될 수 있는 요소가 없는 사람들이 모여있으니까요. 그런데 '자녀를 잘 키우자'는 어떤 취지로 사람들을 모아서 도시적 공동체를 만드는 거죠. 그렇게 모일 수 있게, 도서관이 먼저 손을 내밀고 도움을 주는 거고요. 이게 지금 당장에 이해관계 때문에 모여진 연대라 할지라도, 이런 모임을 상업적이지 않은 곳에서 이뤄지게 하는게 굉장히 저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처음에 목적이 어찌되었든 한 번 섞이게 된 이 가족들은 계속적인 연대로 정말 이웃’친구가 될 수 있게 되죠. 어린이 도서관의 사서로서 아이들을 잘 봐야하는 건 당연한 자질 중 하나이고 여기서 저는 가족들을 묶어 내는 일을 하는게, 가장 중요한 일이고 그래서 가족관련 프로그램을 계속적으로 해오고 있는거에요. 사실 이게 전국적으로 봤을 때가 아니라, 이 김해시, 그중에서도 율하라는 신도시라는 지역의 특성에 맞게 필요한 것, 오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이라 생각돼요.

 

 

 

 기적의 도서관은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이외에도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이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도서관 입구에 마련된 도서 전시회.

그림과 함께 배치되어 있다.

  

 청소년·어린이 북클럽이라는 건 다른 도서관들과 대동소이하게 하고 있는 점이고 그와 다르게 장유 기적의 도서관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 가장 중요하고 공 들여 하고 있는 게 ‘좋은 아빠 모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제가 도서관에서 여러 관찰을 했을 때 나온 결론은 함께 오시는 부모님들의 성별의 차이가 있다는거였어요. 여자들과 남자들은 달라요. 여자들은 독서 동아리 모임이나 이런 곳에 왔을 때, “아, 좋아요.”이렇게 말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려 할 때는 너무 많은 것들이 걸려 있어요. 지금 당장 내 아이의 성적도 걸릴 것이고,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부모님들이 의식 있게 행동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당부하지만, 엄마들은 그 의식이 혹여 내 아이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을까를 먼저 걱정하고 생각해요. 엄마라면 어쩔 수 없는 거죠.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잘 알아요. 엄마와 아이의 사이는 아빠와 아이와 또 다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거든요. 엄마는 아빠보다 아이를 더 가까운 곳에서 살피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아는 것을 바로 실천하기까지 주저하는 요인이 굉장히 많은 편이죠.

 하지만 ‘좋은 아빠 모임’은 아빠들의 행동력이랄까? 하나를 알면 둘을 해보려고 하는 그런 행동력이 있어요. 개관 이후 ‘좋은 아빠 모임’이라고 한 달에 두 번씩 퇴근하고 아빠들끼리 모였어요. 처음엔 ‘뭘 해야 하지’라는 고민에 휩싸이고 생소해했지만 이제 세월이 쌓이면서 ‘이제 뭘 할까?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죠. 사실 아빠들에게 이런 기회가 굉장히 적었어요. 여자들은 학교 모임 속에서 ‘누구의 엄마’로 시작해 같은 동년배끼리 모여 친구가 되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사이가 되는데, 아빠들은 ‘친구’는 ‘친구’고 ‘동료’는 ‘동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아빠들은 어느 모임에 가서 내 아이의 문제를 중심에 두고 말하지 않아요. 그렇게 하면 극성스럽다는 말을 듣죠. 꺼내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곳이 없는데 고민은 하고 답을 구할 곳도 없는 거죠. 그렇다고 간혹 한 번씩 열리는 강연에 참가한다고 그게 모두 해소되지도 않고요. 생활 문제에서 태도가 바뀌고 사람이 행동양식이 바뀐다는 건 끊임없는 반복에서 오는 건데, 아빠들한테는 ‘좋은 아빠 모임’이 그런 역할을 하는 거죠.

 

 이 모임이 기본적으로 가장 좋은 점은 나이나 직업, 위치 등의 상하관계없이 수평적으로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을 나누고 사적으로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는 거예요. 서로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가정에서 다른 방법을 취해도 보고, 그게 아니라면 또 ‘이게 아니네.’라는 생각을 가지고 다시 정비를 하고 보완해서 또 생활 속에서 실습해보는 거죠. 사실 ‘아빠’들도 ‘아빠’가 되는 연습과 과정이 그리고 방법이 필요하거든요. 엄마도 그렇지만 ‘아빠’도 ‘아빠’가 되는 게 처음이니까요.

 

☞ '좋은 아빠 모임'

출처; http://11miracle.blog.me/90133409461 김해 기적의 도서관 블로그

 

 여기서 연장선상이 되는 게 , 지난해부터 시작한 ‘기적의 놀이터’라는 거였어요. 작년부터 편해문 선생님을 모시고 특강을 했던 게 계기가 됐는데, 요즘 아이들 형제도 없는 애들이 많고 친구를 사귀어도 학원 친구, 몇몇 경우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학원에 가는 경우도 있고요. 놀이터에서 나가 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나갔는데, 정작 내 아이와 놀아줄 아이들이 없는 상황이에요. 놀 시간, 놀 장소, 놀 친구가 없는 거죠.  ‘그럼 우리가 도서관 친구, 놀이터 친구를 만들어 주자’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일요일마다 가족들이 다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거든요. 사실 전부가 커버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이렇게라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기적의 놀이터

 

 저희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아이들의 놀이터는 예전 아빠들이 어렸을 적 마을 놀이터에서 놀듯이 노는 거지, 강사를 불러서 하는 체제는 아니에요. 그래서 작년 한 해는 다양하게 놀 수 있는 특별히 테마별, 계절별로 어울리는 놀이들. 사실 아빠들도 놀아봤었는데, 어떻게 놀았었는지 몸의 기억을 되살리는 시간이었던 거죠. 뭐, 키즈카페 가듯이 이벤트성으로 노는 게 아니길 바라기 때문에, 아빠들이 주가 돼서 편해문 선생님과 가족들이 함께 놀 수 있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올해부터는 아빠들이 ‘좋은 아빠 모임’ 이 외에 시간으로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서 ‘이번 달 놀이터는 뭘 하면서 놀아줄까’라는 논의를 하면서 꾸려가고 있어요. 근데 이런 것도 새로운 게, 엄마들이 꾸려가는 모임에 아빠들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아빠들이 주가 돼서 꾸려가는 모임에 엄마들이 들어오는 것이 참 다르더라고요. 확실히 가족이 같이 움직일 수 있었어요. 이 분들은 좋은 아빠 모임을 하며 한 달에 두 번 모임을 가지고 놀이터나 준비나 의논을 위해 또 방문하시고, 거기다 그림책 읽어주기 같은 자원봉사 활동도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아이들도 도서관 프로그램에 다양하게 참여시키고요. 이런 분들 같은 경우는 정말 도서관이 생활의 일부로 들어오는 거죠. 그리고 이분들의 정보가 또 다른 분들을 도서관으로 이끌고 있죠. 앞서 제가 말했던 구심점의 역할을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 경우라고 보시면 돼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작은 생물 이야기" 프로그램.

 

 또 저희는 율하천을 바로 뒤에 두고 있어서 운이 좋게도 환경 면에서 너무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어요. 경관이 좋다는 게 아니라 바로 나가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수풀 속이나 하천에 있는 생물을 관찰할 수도 있고요. 우리가 놀이터와 함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 체험 프로그램이에요. 사계절별로 밖으로 나가서 곤충은 계절별로 어떤 곤충들이 나오는지, 식물이나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알 수 있죠. 이런 걸 할 때도 당연히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가족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 가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자연은 사랑해야 하고, 자연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그런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을 하는 거죠. 벌레에도 물려 보고, 넝쿨을 잘못 밟아 넘어져 보기도 하고요. 사실 이렇게 말하면 좀 오해할 수도 있는데, 이런 작은 사고도 저는 경험해야 한다고 봐요. 무릎이 까지고 손바닥도 긁혀보고 이런 작은 사고들이 있어야 나중에 더 큰 사고를 방지하고, 애들이 ‘아-이게 위험하구나.’하고 인지할 수 있고 조금 더 조심할 수 있다는 거죠. 편해문 선생님이 예전에 오셔서 하셨던 말씀이 있는데, 도서관에서 뛰어놀 던 아이 한 명이 저희들 보는 앞에서 넘어졌어요. 그걸 보시고 선생님께서 “요즘 아이들은 자기 몸을 지탱하는 법을 몰라요. 야외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이 없어서 그런 거죠.”라고 하셨어죠. 조금 다쳐도 보고, 도서관 언저리에서 계속 자란다면 애들이 먼 훗날 커서 구체적인 기억은 남지 않을지 몰라도, 마음의 고향처럼, 더군다나 이런 신도시에서, 굉장히 좋은 유년의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겠다고 봅니다.

 

 

 

 

 프로그램 명 중에 ‘할머니 이야기 보따리’라는 프로그램이 있는 것을 봤는데,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대체로 연령대가 좀 있는 분들이신가요?

 

 

 다른 그림책 읽기 프로그램보다는 다소 연령대가 있는 분들이 오셔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세요.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이런 거였어요. 사실 요즘에는 너무 내 아이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잖아요. 그런데 가족이 아닌 친인척이 아닌 사람이 자기 자신(아이)를 위해 시간을 내어 꼬박꼬박 책을 읽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더군다나 할머니·할아버지랑 같이 사는 집들이 거의 없으니까.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과는 또 다른 내용의 삶의 이야기를, 조금은 서툴지만 젊은 엄마와는 다른 의미의 에너지를 주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는데, 사실 할머니들을 모집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개인 사정들도 있고요. 그래도 수요일 프로그램과 구분을 둬서 하려고 하는 거는 그런 취지에 맞는 그래도 연배가 있으신 분들을 모셔요. 50대 이상의 분들을 모시려고 하죠. 젊은 할머니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저는 이 프로그램을 진짜 좋다고 생각하게, 솔직히 약간 기적의 도서관이 3-4인 가족을 위한 체제로 운영이 되잖아요. 근데 사실 이 3-4인 체제의 가족들에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잘 속해져 있지 않으세요. 근데 이런 프로그램은 정말 가(家)족 모가 함께 할 수 있는 도서관이라는 개념을 가장 잘 보여준 프로그램 같았어요.

 

 저희들이 프로그램할 때 가장 중시하는 건, 른 곳에서 하지 못한 것 독보적인 것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곳에서 할 수 있는 것, 굳이 도서관이 아닌 곳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안 했으면 해서 교구를 가지고 와서 하는 것이나 너무 학습적인 것, 성과를 내는 것은 생각 안 했어요. 저희 프로그램보시면 제일 기본적인 것, 책읽기 토론이 있기는 하지만, 이야기 들려주기, 연극하기, 체험하기 이런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을 주로 해요.

 

 

 

 

 사람이 만나고 부대끼고 서로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위주로 하시는 거죠?

 

 

 

 

 

 네,(웃음)  친구를 만날 수 있고, 이웃을 만날 수 있는 도서관이요.

 

 

 

☞ 2014 김해시의 책.

 

 

 

 

 

 김해시에서 실행하는 북스타트 운동은 어떤 운동인가요?

 

 

 북스타트는 정말 큰 의미가 있죠. 사실 영국에서 시작된 운동인데 그 모토처럼 "인생을 책과 함께 시작하자"라는 취지로 시작했어요. 독서운동이 활발했던 외국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결과가 많았던 거죠. 생애 첫 순간부터 책을 장난감처럼 늘 만지고 놀던 아이들은 익숙하게 평생 독자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그럼 우리 지역에서도 새로 태어난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선물로 주면 어떨까?" 이어지게 된 거죠. 2007년부터 이 운동도 시작되었고, 출생부터 24개월의 아기들에게 출생신고를 할 때, 출생 선물로 책 꾸러미를 주고 있어요. 만약 전입을 해서 못 받았다면 도서관에서 책꾸러미를 나눠주게 되어 있죠.

 

 

 

  북스타트도 단계가 있어요. 24개월 이후의 아이들은 ‘북스타트 플러스’, 그다음이 ‘북스타트 보물상자’ 들어가는 책과 내용이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죠. 그걸 김해에서는 이곳에서만 일 년에 한 번씩 배포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책을 주는 것에 그치는게 아니에요. 북스타트는 영재교육이 아니에요. 어린 시절 책을 즐겁게, 기쁘게 만날 수 있게 하는 체험의 장을 보여주는 거죠. 그래서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8주 과정으로 도서관별로 운영을 하고 있어요. 엄마들도 애를 낳고 어떻게 책을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니까 여기 와서 알게 되는 거죠. 만약에 물고기가 나오는 책을 읽으면 물고기 잡기 놀이를 한다든지, 『손바닥 미술관』을 읽으면 직접 손바닥에 물감을 묻히고 찍으면서 논다든지, 박스 터널도 지나가보고 이렇게 8주 과정을 책 놀이로 진행하는 거죠. 엄마들도 여기서 교육 받는게 아니라 아이들의 바뀌는 표정을 보고, 느끼고 집에 가서 할 수 있는 얘기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집에서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찾게 되죠.(웃음)

 

 

☞ 도서관 탐방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 포착된 아이.

 

★북스타트 단계

-북스타트<신생아~18개월> : 아기들이 그림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단계. 양육자들은 아기와 함께 그림책을 갖고 놀기, 읽어주기, 이야기해주기, 박자노래 부르기, 율동 등의 방법으로 활용.

-북스타트 플러스 <19개월~36개월> : 아기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들고 와서 읽어 달라기도 하고 혼자 책장을 넘기고 소리내어 책 읽는 흉내를 내는 단계. 양육자들이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법 활용.

-북스타트 보물상자<37개월~취학 전> : '나'라는 자아개념과 자율개념이 발달하고 언어 습득력과 구사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단계. 아동이 선택한 책을 읽게 하거나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방법 활용.

 

 

 

 김해의 다른 도서관보다 블로그 운용이 활발하세요, 어떤 계기로 블로그 운영을 시작하셨나요?

 

 

 

 

  저희가 여기가 통합도서관 홈페이지를 쓰다 보니까 아쉽더라고요.  사실이게 저희가 무덤을 판 것이긴 한데(웃음) 굉장히 관리하기가 힘들거든요. 

 도서관에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님들은 항상 궁금해하세요. ‘내 아이는 나와 떨어져 있는 시간에 어떤 표정을, 어떤 말을 하는지.’ 말이에요. 그걸 해소시켜 드리기 위해서 블로그를 활용하게 됐죠. 프로그램의 후기를 보여드리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 도서관’이라는 이미지를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하나는 기록하고 싶었어요. 저도 공무원이라서 발령이 나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야 하거든요. 아카이브의 의미로 차근차근 모으고 찍고 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사람은 바뀌더라도 애들은 자라더라도 뭔가 남아있는 자료로써 가치있게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어요.

 

 

 

 

 

 진짜 깔끔하고 잘 꾸며 놓으셨더라고요. 사람들이 진짜 웃는 모습을 보니, 사진을 보는 저도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지고요.

 

 

  

 

 (허허) 진짜 품이 많이 들어요. 근데, 어느 순간 이 아이들이, 가족들이 꺼내볼 거라고 생각하니. 그런 면에서 보람이 차니까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웃음)

 

 

 

 

도서관 운영의 가장 중점으로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한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어요. 마을에 중심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고, 욕심도 없지만, 어떤 주변의 입구 같은 곳이 되고 싶어요. “도서관에서 만날래?”, 앞에서 책은 안보더라도 “북카페에서 차 마실래?” 이런 정도의 친근함? 내지는 일상에서의 내가 자주 가는 장소 정도만 되더라도 좋을 것 같거든요. 그렇게 했을 때, 와서 진짜 그것만 하고 가는게 아니니까. 서로 인사를 할 수도 있고요.(웃음) 서로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이랄까, 기운이랄까,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모르겠지만….

 음- 순천 기적의 도서관은 시민들이 유치부터 자각하고 직접 참여해서 만든 ‘진짜 시민들의 기적의 도서관’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신도시고 상업적인 공간이 많은 곳에서 시민으로서 자각하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고, 그냥 소비자이거나 도서관 이용자이거나 우리는 대게 그런 삶을 살기만 하는데, 이곳에 와서 삶의 방향이 바뀌는 거죠.  저 스스로도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예전에는 제가 처음부터 기획해서 준비하고 제공하는 형태, 그게 강연이던 체험형이더라도. 딱 제공만 하면 끝이라 생각했었는데…. 여기 와서 느낀 건, 일방적으로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 안 맞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시민사회는 서로 참여하고 협조하고 아닌 것은 견제하고 해야지 건강한 시민사회가 되는 건데, 여기는 순천처럼 함께 만들어서 앉힌 도서관이 아니라 제공된 형태로 시작됐기 때문에 그 형태에 맞게 의식들이 진화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놀이터도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했을 프로그램이었죠. 너-무 변수가 많은 프로그램이니까, ‘애들이 뛰어놀다 다치면 어떡하지, 비가 오면 어떡하지’ 이게 다 제 책임인 것 같으니까. 하지만 부모님들이 참여를 하시니까 서로 방법을 찾고 해결을 하고 손발이 잘 맞게 돌아가는 게, 부모님들이 직접 참여를 하니까 되는 것 같거든요. 사실은 이런 방식이 옳은 거죠. 직원들은 바뀌는 거고, 이 도서관은 주민들의 것이니까요.

 

☞ 2층의 모습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서관으로 남고 싶으신가요?

  

 

 

 밖에 나가서 앞을 보시면 담이 있어요. ‘어깨동무담’이라고요. 11번째 도서관이기 때문에 김해에 있는 어린이들 그림 100장하고 다음에 전국에 있는 나머지 10군데의 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이 각자 100장씩 1100장의 그림으로 이뤄져 있어요. 그 내용이 “어, 너네 도서관 생겨서 좋겠다.”, “도서관 생긴 것 축하해.”, “우리는 이런 도서관이 있다?!” 라는 내용의 그림들이에요. 비록 지역적으로는 서로 떨어져 자라지만 우리가 어깨를 걸고 동시대에 함께 살아가고 자라고 있다라는 의미인데, 그냥 앞에만 있어서 쓱-쓱-지나칠 수 있지만 정말 신기한 게. 하루하루 보이는 그림이 달라요.(웃음) 어느 날은 이 그림이 보였다가, 어느 날은 저 그림이 보였다가 하죠. 저한테도 신기하고 뿌듯한 느낌인데, 하물며 김해의 아이들한테는 내 그림이 여기 붙어 있으니까 더 크게 다가오겠죠. 또 굳이 그림이 붙여지지 않았던 아이들일지라도 도서관을 중심에 두고 자라났던 아이라면, 나중에 이 아이들이 자기 아이를 가졌을 때, 자신의 아이에게 아빠가 혹은 엄마가 ‘내가 다녔던 도서관은 이랬단다.’ 하면서 추억하고 설명해줄 수도 있을 거고요. 어떤 완벽한 무언가를 주는 건 아니지만, '어린 시절의 어떤 부분들을 만들었다, 좋은 기억·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내가 혼자서는 힘들었겠지만 이 도서관을 만나서 아이를 좋은 방향으로 잘 키울 수 있었다. 힘이 되었다.’ 이런 정도? 정말 큰 바람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 '어깨동무'담에서 찰칵!

 

 

+김해 기적의 도서관 주변환경과 건축 외관들.+

 

 

 

 

 ☞ 도서관에서 바로 지붕으로 연결되는 문이 있다.

그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울창한 나무길이 보이고 나무길을 나서면 벽돌로 장식된 또 다른 열람실이자

영화감상에 용이한 이곳의 자랑인 지붕이 보인다.

바로 천과 연결되는 길이 있어,

공원에서 산책하는 사람도 이 길로 바로 도서관을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바로 보이는 길 오른쪽으로 향하면 야외 무대가 있어 가끔씩 공연도 진행한다.

 

 

 

☞ 유적의 도시 김해답게, 도서관 앞에는 율하에서 발견된 유적의 샘플들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

바로 밑에 사진에 있는 커다란 플랜카드가 걸린 곳이 미니 박물관이다.

아주 작은 곳이기 때문에 도서관 이용 전이나 후에 간다면 좋은 곳.

 

 

☞ 도서관 바로 왼쪽편에 있는 어린이 교통공원.

평일이라서 이날 많은 유치원생들이 이곳에서 교통학습을 하고 있었다.

올망졸망한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다.

 

 

 기적의 도서관을 갈 때는 건축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자그마한 포인트 속에 사람 사는 정이 녹아있는 도서관이니까, 그러니 혹시나 이 글을 읽고 관심이 생겼다면,  정기용 선생님의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를 추천하고 싶다. 건축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다 보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보아도 생각하는 포인트가 바뀔 것이다.

 

 

 

  ☞ <말하는 건축가> 한 부분 캡쳐

 

 

 오늘은 다른 날보다 유난히 글이 길어졌다. 김은엽 사서님의 말씀이 정말 하나도 빼놓지 못할 정도로 공감이 갔다.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가끔은 웃기도 하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참 좋았던 시간, 주위의 소란함이 그런 분위기를 더욱 즐기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시간이 된다면 김해 사랑방 같은  을 한 번 가보시길… 만약 이곳에 가기 힘든 여건이라면, 가까운 주위의 어린이 도서관을 한 번 가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꼭 기적의 도서관이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공공도서관에도 어린이 자료실을 찾아가보자. 그곳에 가면 내 몸보다 작아 부담스런 의자가 놓여 있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엄마나 아빠가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에 흠뻑 빠져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어른들의 공간과 다르게 은근한 소근거림이 허락되고, 사서 선생님들은 귀여운 앞치마를 걸치셨으며(친절한 신데렐라의 요정처럼-.) , 내 허리춤 정도밖에 오지 않는 책장사이를 거인처럼 걸을 수 있는 판타지를 경험할 수도 있다

 가끔 동화책이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 땐 당당하게 어린이 자료실로 향해 동화책 한 권을 빌리시길. 손에 든 동화책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어느새 마지막 포스팅입니다ㅠㅠ.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네요.  한 달이 정말 짧게 느껴졌어요. 새 책을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신기함과 뿌듯함도(제가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처음 보는 책인데 왜 제가 뿌듯했던 건지는 모르겠네요ㅋㅋ), 꼼꼼하게 보았어도 왜 생겼는지 모를 교정 타이핑의 오류들에 대한 답답함도, 두 번의 인터뷰에 대한 설렘도, 점심시간 도시락을 통해 깨우친 제 요리에 대한 열정도, 질문을 하면 꼬박꼬박 친절하게 대답해주시던 대표님, 편집장님, 편집자님들, 디자인팀 분들도 기억에 계속 남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점이 이번 인턴에서 느낀 보람 중 가장 큰 점이겠죠^^ 이쯤에서 짧고 간결하게 마지막 마무리를 쓰자면,

 

"감사했습니다-!!"

 

이보다 좋은 마무리 말은 없을 것 같네요^^!!

 

 

 

 

Posted by 비회원

며칠 전 따끈따끈한 신간 『도시 변혁을 꿈꾸다』가 출간되었습니다. 책 홍보 겸 ‘저자와의 만남’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서둘러 북카페 <백년어서원>에 들어서니 모과향이 은은하네요. 은은한 커피 향내와 어울려 오늘따라 더 아늑한 분위기가 납니다. 주인장이신 김수우 선생님은 어디 출타 중이시고 따님이 부지런히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이번 ‘저자와의 만남’ 자리도 알찬 자리가 되기를 바라며 저희들도 얼른 현수막 걸고 책 세팅하고 손님 드실 다과 준비도 도와드리며 독자분이 오시기를 기다렸습니다. 아직 시간이 40분이나 남았는데 한두 분씩 들어오시네요. 뜨거운 열기가 예상됩니다.

시작 전 화기애애한 카페 안


“도시에 있어 건축은 옷이다. 사람이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듯이 도시도 어떤 옷으로 치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도시 변혁을 꿈꾸다』는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건축이 바뀌어야 한다.  한마디로 도시건축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바둑판처럼 획일화된 아파트, 다양성을 상실한 건축물, 멈추지 않는 해체와 파괴 속에서 우리의 도시들은 갈수록 사람 사는 냄새와 따뜻한 온기를 잃어 가고 있습니다.

표지가 확 눈에 들어오죠.


인간을 위한 배려나 다양성은 사라지고 극단적 개인주의와 구별 짓기, 소통의 부재만이 어느새 우리네 도시를 감싸고 있습니다. 사람은 살고 있되 희망을 잃어버린 삭막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죠.

건축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인간을 위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인간과 자연이 함께 숨쉬고, 사회가 소통되는 도시,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도시 변혁을 꿈꾸다』에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입니다.

책 소개 더 보기 http://www.sanzinibook.com/book_list_new84.htm

저자인 정달식 기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열변을 토하더군요.


5년 전쯤 취재차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가우디 건축을 보고 건축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저자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건설·부동산 담당기자를 하면서 재개발 재건축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문제의 심각성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 살기 좋은 도시’와 관련해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입니다.

재개발·재건축은 사람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하지만 저자가 보기엔 현재 부산을 비롯한 국내 도시의 재개발·재건축은 ‘살기 좋음’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온통 건설업자나 투기꾼의 배부름을 위한 것들뿐, 진정 인간을 위한 건축이나 주거는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열심히 재개발 재건축 문제점에 대해 지적해주신 분은 안 보이시네요. 양옆으로 많은 분들이 꽉 메워주셨답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에 날을 세워 쓴 기사가 나간 날에는 “니 등에 칼 맞을 각오 돼 있나?”라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하니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그래도 소외받은 지역 재개발 주민들이 항상 기자 곁에 있어 든든했었다는 말에는 가슴이 찡하더군요.

한번은 협박전화를 받은 날 재개발 주민 100여 명이 기자님을 지켜주겠다고 부산일보까지 진출했다고 하더군요. “정달식 기자님, 당신을 지지합니다. 당신 뒤에는 우리가 있다. 걱정 말고 기사 쓰시라”는 내용의 현수막과 함께. 아무도 쉽게 공론화하지 않는 문제를 다루어 주었다는 점에서 고마움의 표시겠죠.

이날 모임에도 재개발 재건축에 관련된 분들이 많이 참석하였습니다. 하고 싶은 말들은 너무나 많은데 공론화할 장이 너무나 부족하다 보니 이런저런 말들이 쏟아졌습니다. 원주민의 생활환경 개선이나 삶의 질 향상은 뒷전이고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주택 공급, 더 많은 개발이익 창출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 대한민국 도시 재개발의 현주소임을 신랄하게 비판을 하더군요. 한마디로 ‘투기꾼의 황금어장’이라고 말입니다. 
도시 재개발 재건축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http://cafe.naver.com/pcrs

개발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이미 거대 도시로 틀 지워진 도시에 완전한 변신은 한계가 있다. 기왕의 도시를 좀 더 좋은 형태로 바꾸는 게 가능한 대안일 수 있다는 조심스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말이 좋아 ‘도시정비’지 실은 도시를 난도질하고 획일화하는 것에 다름 아니며

시키지도 읺았는데^^ 알아서 '깃발'을 낭독하시는 참석자분

더 이상 원주민을 위한 재개발, 가난한 세입자를 위한 재개발이 아니라 투기꾼의 장으로 전락했음을 이구동성으로 비판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참석하신 분들 중에 한 분이 나오셔서 책 본문에 나오는 유치환의 시 「깃발」을 낭독하며 사회 문제가 되어버린 재개발 재건축 문제를 더 이상 회피하거나 외면할 것이 아니라 누군가 하나의 깃발이 되어 공적인 담론으로 소통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영원한 노스탈쟈의 손수건/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아아 누구던가/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재개발 재건축이 워낙 도시 문제의 뜨거운 감자이다 보니 난상토론이 되다시피 하여 다른 문제는 겨우 맛만 보고 예정된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저자님이나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밤을 세울 기세였지만 사회자의 직권으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자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제6회 저자와의 만남- 정경환 희곡집 <나, 테러리스트>

일시: 2009년 12월 29일(화) 저녁 7시
장소: 백년어서원((T.465-1915)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