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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30 휴가 첫날_공룡 찾아 고성으로 (4)
  2. 2010.02.10 이빨 부러진 공룡
기다리던 휴가가 왔건만... 올해는 전혀 준비라는 걸 못했습니다.
이래저래 바쁜 일들이 많아 미리미리 계획세우는 게 잘 되질 않더군요.
멀리 짐 싸들고 떠나는 게 엉성스러워 매일매일 아침에 출발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걸로 했습니다.
숙박비도 아끼고, 짐을 안 싸도 되고.... 일석이조 ㅎㅎ

그래서 잡은 첫날 일정이 바로 고성입니다.
막내 녀석이 공룡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지난 3월에 해남 우항리에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고성엘 또 가자네요. 고성엔 작년에도 갔었는데 말이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휴가 첫날부터 비가 옵니다.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하루종일 비가 내릴 거랍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우리가 아닙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고 고!!!

부산에서 출발해 고성 당항포에 도착하니 딱 2시간 걸리네요.
비는 부슬부슬 계속 내립니다.
비가 오니 좋은 점도 있네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

도착하자 마자 이구아노돈 옆에서 포즈를 잡고 있는 막내 녀석입니다. 행복한 얼굴이 보입니다. 옆에 이구아도돈의 엄지 손가락(앞발이니 손이라고 해두죠) 보이시죠? 뾰족한 게 좀 특이하게 생겼지요. 처음 저 손가락 화석이 발경되었을 때는 이마에 나 있는 뿔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이후 그게 뿔이 아니라 손가락이라는 게 밝혀진 거죠. 엄지손가락이 저렇게 생겼으면 바로 이구아노돈입니다. 간혹 저 특징을 제대로 못살린 그림책이 있습니다. 조잡한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공룡매니아 아들 녀석 때문에 제가 별걸 다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큰 녀석들은 대개가 초식공룡들입니다. 거의 하루 종일 나뭇잎만 뜯어먹었다고 합니다. 머리 쓸 일이 없기 때문에 덩치에 비해 머리가 작습니다. 이 녀석은 조바리아라는 공룡입니다.

육식공룡 수코미무스입니다. 쩍 벌린 입이 무섭게 생겼지요. 근데 우리 아들은 이렇게 무섭게 생긴 육식공룡을 더 좋아합니다. 세게 보이나봐요. 크앙 울어대는 모습을 얼마나 실감나게 흉내를 내는지 모릅니다.

고성 공룡엑스포장 전경입니다. 왼쪽 아래 보이는 집들이 여러 개 있는데, 팬션이랍니다. 이 안에서 숙박도 가능한가봐요. 아. 들어가는 입구에 오토캠핑장도 있습니다. 안에는 야외풀장도 있는데 이 날은 비가와서 풀장은 개장을 안했더군요. 작년에 왔을 때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발에 치였는데, 오늘은 너무나 한산합니다. 덕분에 안에까지 차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알을 깨고 나오는 공룡 모습인데요, 저 안에 들어가면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습니다.

옆에는 촌 아낙이 굴을 캐고 있습니다.

화장실 이름이 트리케라톱스 화장실입니다. 제가 저기 볼일 보가 가면서 "엄마, 트리케라톱스 화장실 좀 갔다 올게" 했더니 아들 녀석 하는 말 "트리케라톱스 화장실은 트리케라톱스가 가는 건데 왜 엄마가 가?"

가로등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다리 난간은 공룡 뼈로 만들었더군요. ㅎㅎ

이곳 고성 당항포는 이순신 장군이 해전을 벌인 곳이기도 하지요. 거북선 체험장이 있네요. 안에 들어가면 노를 저어볼 수 있습니다.



다이노피아관에서 울부짖고 있는 카르노타우루스 때문에 무서워서 그곳엔 들어가질 못했어요. 다섯 살 꼬마 녀석은 그 공룡이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나봐요.
그리고 철갑상어관 이층에 있는 식당 밥이 맛있었어요. 정식이 5천원인데, 갖가지 나물반찬이 푸짐하더군요.

2시간 달려서 2시간 구경하고, 1시간 밥먹고 다시 2시간을 달려오니 저녁이네요.
내일 코스는 또 어디로 하나?


Posted by 아니카

다섯 살 된 막내 녀석은 공룡 광팬입니다.
그 나이 또래 남자아이들이 대체로 공룡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이 녀석의 공룡 관심은 유별납니다.

고 녀석 맛있겠다

맨 처음 공룡에 관심을 보인 건 세 살 때입니다.
마을도서관에 빛그림을 보러 갔습니다.
'빛그림'은 그림책을 커다란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음악과 함께 책을 읽어주는 건데요, 그 날 보여준 책이 바로 <고 녀석 맛있겠다>라는 공룡 이야기였습니다.

초식공룡 안킬로사우루스와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가 부자의 연을 맺는 이야기인데 내용이 무척 감동적입니다. 무시무시한 공룡시대에 아기 안킬로사우루스가 태어났는데 엄마 아빠가 안 보입니다. 마침 옆에 있던 티라노사우루스가 "고 녀석 맛있겠다"라고 소리치며 입맛을 다십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아기 안킬로사우루스는 제 이름이 '고 녀석 맛있겠다'라고 생각하고는 제 이름을 불러준 티라노사우루스한테 "아빠"라며 덥석 안기는 것입니다.

우리의 티라노사우루스. 얼마나 난감했겠습니까? 내용을 더 알려주면 재미없겠지요? 궁금하신 분은 책을 찾아보세요.

어쨌거나 세 살짜리 이 녀석이 처음 보는 빛그림이었는데, 세 살짜리가 보면 얼마나 보겠어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겁니다. 그러다가 얼마 후 도서관엘 갔는데, 이 녀석이 그 <고 녀석 맛있겠다> 책을 딱 찾아가지고 오는 겁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더니 그 이후로 계속 공룡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뭔가에 관심을 보이고, 책을 찾고 하는 것이 신기해서 내친김에 그 이듬해 고성에서 열리는 <공룡엑스포>에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곤 엄청 후회했습니다.

고성 공룡엑스포에서 안킬로사우루스를 타고...

<공룡엑스포>는 구경을 잘~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공룡에 대한 이 녀석의 관심은 점점 도를 더해가는 겁니다. 하루에 공룡책을 몇 권이나 읽어달라고 하는지 모릅니다. 도서관에 가서도 공룡책만 빌려봅니다. 어린이집에서는 하루종일 공룡놀이를 한다고 합니다. 같은 반 남자애들 중에 코드가 맞는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둘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는 사람은 기가노토사우루스를 하고 지난 사람은 파라사우롤로푸스를 하기로 했답니다. 둘이서 공룡이야기를 하면 끝이 없답니다. 심지어 그 친구 녀석은 공룡 이름을 외우다가 한글까지 저절로 깨쳤답니다. 우리 애는 아직 '스' 자밖에 모릅니다.길을 가다가 '스마일부동산'의 스를 보곤 "엄마, 저기 스가 있어." 바로 사우루스에 스입니다.

어린이집에서 공원으로 나들이를 나가선 또 공룡놀이를 합니다. 육식공룡은 소리가 크답니다. "카우~" 소리를 지릅니다. 아주 공룡처럼 그럴 듯한 소리입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무슨 일 있냐고, 아이가 왜 저러냐고" 물어볼 정도입니다. 집에서도 자주 그러는데, 시끄러운 건 둘째치고 목이 갈까봐 걱정돼서 소리 지르지 말라고 타일러도 말을 들어야 말이지요.

울부짖는 카르카르돈토사우루스. 앞에 있는 여자친구는 본 척 만 척...

엄마하고 둘이서 차를 타고 갈 때는 공룡이름 대기 놀이를 합니다. 그것도 육식공룡, 초식공룡, 수장룡, 익룡 종류별로 합니다. 레소토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이구아노돈, 힐라에오사우루스, 살타사우루스, 프로토케라톱스, 등등등... 티라노사우루스밖에 모르던 저도 하도 책을 읽어주다 보니 저절로 외워지더군요.

그러던 녀석이 어린이집에서 나들이를 갔다가 넘어져서는 이빨이 부러지는 대형사고가 났습니다. 앞니 하나가 뿌리만 남고 부러져버렸네요. 치과에서서는 뿌리를 뽑아내고 틀니를 끼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시어머니께서는 그거 다 치과 돈 벌라고 하는 말이라며 저절로 새 이빨 나올 텐데 그냥 놔두라 하십니다. 새 이빨이 나려면 3년 정도는 더 있어야 할 텐데... 틀니를 하자면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는데, 얼마나 아플지 그게 또 엄두가 안 납니다.

이빨 부러진 공룡을 어찌해야 할지... 결정이 안 되네요. ㅠㅠ


 

Posted by 아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