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마르크스는 자신의 이론을 어떻게 정립했을까? 그리고 마르크스의 사상은 현실세계에서 어떻게 적용됐을까?

마르크스를 조명한 책 두 권이 잇달아 나왔다.

러시아 경제학자 비탈리 비고츠키가 쓴 '마르크스의 '자본' 탄생의 역사'(강신준 옮김)는 네 번에 걸친 마르크스 경제 이론의 발전과정과 그 의미를 밝혀냈다.

저자는 마르크스의 사상을 집약한 저서 '자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네 단계로 나눠 정리했다.



첫 번째는 마르크스가 경제이론의 방법론적 전제를 세운 1840년대다. 이 시기 마르크스는 부르주아 고전경제학의 노동가치론을 거부했고, 따라서 자신의 독자적 경제이론도 존재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마르크스가 경제이론에 대한 작업을 심화시키기 시작하는 동시에 경제학 역사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한 1850년대 초반이다. 마르크스는 고전경제학의 방대한 자료를 접하고 여기에 대한 요약노트를 만들어 자신의 비판적 주석을 붙였다.

세 번째는 마르크스가 '자본'의 첫 번째 초안에 해당하는 '경제학 비판 요강'을 집필한 1850년대 후반이다. 그는 이때 처음으로 자신의 가치론과 잉여가치론을 서술하고 평균이윤과 생산가격에 대한 이론을 치밀하게 다듬었다.

마지막으로 1860년대는 마르크스가 잉여가치론에 대한 작업을 마치고 고전경제학에 대한 전면적이고 근본적인 평가를 한 시기다. '자본'의 두 번째 초안에 해당하는 '1861∼1863년 초고'가 그것이다.

저자가 정리한 네 단계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마르크스 경제이론의 형성과 발전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이 마르크스 이론에 집중했다면 '혁명과 역사'(아리프 딜릭 지음.이현복 옮김)는 마르크스주의가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됐는지를 살핀다.

터키의 역사·인류학자 딜릭은 마르크스주의가 중국에 소개된 이후 중국의 역사가들이 어떻게 유교적 역사관을 넘어 사회 자체에서 발전의 동력을 찾는 작업에 천착했는지를 보여준다.

책에는 오늘날 중국 역사의 근저를 이루는 유물론적 역사 개념의 공헌과 한계, 이를 둘러싸고 혁명을 꿈꿨던 역사학자들의 격렬한 논쟁이 잘 드러나 있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는 그 기원이 외래적이었기 때문에 중국의 사유에 근본적인 충격을 줄 수 있었다"며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이론 체계에서, 중국의 지식인들은 아마도 19세기 유럽의 사고로부터 비롯된 가장 포괄적인 '변화의 사회학'을 마주하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르크스의 '자본' 탄생의 역사' 도서출판 길. 322쪽. 2만원.

'혁명과 역사' 산지니. 336쪽. 2만8천원.

고은지 | 연합뉴스 | 201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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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역사 - 10점
아리프 딜릭 지음, 이현복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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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국은 전통지식과 서구의 근현대지식이 만난 중국 사상사의 격변기였다.

현대 중국사상을 이해하려면 이때의 중국을 돌아보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경성대 글로벌차이나연구소와 산지니 출판사는 중국 근현대사상이 품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안을 소개하는 중국근현대사상총서를 발간했다.

이번에 출간된 1차분은 청나라 말기 사상가 담사동(譚嗣同)의 '인학', 청말 중화민국 초기 계몽사상가 량치차오(梁啓超)의 '구유심영록'·'신중국미래기', 그리고 1920년대 중국 지식인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과학과 현학의 논쟁 '과학과 인생관' 등 4권이다.

변법유신운동을 주도하다가 34세에 처형당한 담사동의 '인학'은 동서양의 다양한 근대학문과 사상을 바탕으로 간섭이 없는 평등한 세계는 무엇이고 이를 위한 도덕정신은 어떻게 고양하는지를 제시한 책이다.

량치차오의 '구유심영록'은 유럽여행을 떠난 량치차오가 바라본 서양문명과 새로운 문명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또 그의 미완의 소설 '신중국미래기'는 미래 신중국에 대한 구상과 중국 현실에 대한 고뇌를 드러낸다.

'과학과 인생관'은 1923년 칭화대(淸華大)에서 있었던 장쥔마이(張君<萬+力>)의 '인생관' 강연에서 촉발돼 각 분야 지식인이 대거 참여한 이른바 '과현논쟁'(과학과 현학 논쟁)의 전 과정을 실었다.

1년 넘게 이어진 논쟁을 통해 당대 지식인의 치열한 사상 정립 양상을 엿볼 수 있다.

출판사는 류스페이(劉師培), 리다자오(李大釗), 천두슈(陳獨秀) 등 중국 근현대기 대표적 사상가의 사상전집과 중국에서 서유럽 국제법을 인식한 기본서가 된 미국 법학자 휘튼의 '만국공법', 장지동(張之洞)의 '권학편', 위원(魏源)의 '해국도지' 등을 추가로 출간할 예정이다.

고은지 | 연합뉴스 | 20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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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학 - 10점
담사동 지음, 임형석 옮김/산지니

구유심영록 - 10점
량치차오 지음, 이종민 옮김/산지니

과학과 인생관 - 10점
천두슈 외 19명 지음, 한성구 옮김/산지니

신중국미래기 - 10점
량치차오 지음, 이종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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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중국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적 평가를 비판한 책 '중국의 충격'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사상가 미조구치 유조(溝口雄三·1932∼2010)의 첫 저서다.

저자는 서구 중심주의를 극복하고 동아시아적 탈근대론을 구축하고자 했다.

특히 문화혁명을 비롯한 중국의 근대사는 '진보-보수', '사회주의-자본주의', '선진-후진'과 같은 서구의 이원론적 시각으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대신 중국을 하나의 방법으로 삼아 중국, 나아가 세계를 바라보는 이른바 '자유로운 중국학'을 주창했다.

중국의 독자적인 맥락을 파악하고 중국을 상대화해 바라봄으로써 우리 스스로를, 그리고 세계를 오롯이 이해하려는 시도다.

"지금은 우리가 원한다면 중국이라는, 좋든 싫은 독자적인 세계를 통해 이른바 중국 렌즈로 유럽을 볼 수 있고, 그에 따라 종래의 '세계'에 대한 비판도 가능하게 됐다."(본문 128쪽)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89년 발행된 책이 아직도 유의미할까?

출판사는 "국내에 중국학연구소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중국학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때"라면서 "중국을 대상으로 세계의 문제를 고민하는 지식인과 청년들은 21세기 중국학 방향을 정립하고 중국 연구가 지닌 세계성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은지 | 연합뉴스 | 20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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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으로서의 중국 - 10점
미조구치 유조 지음, 서광덕.최정섭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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