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총서 20번째 서적 펴내, 경성대와 협력해 책 내기도


- 지역 저자·번역가 동참 이끌어
- 출판계 불황이지만 도전 계속

부산에서 책을 기획하고 펴내는 지역 출판사 산지니(www.sanzinibook.com)가 최근 묵직한 인문학 부문 책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산지니출판사의 '인문학 행보' '인문학 도전'이라 할 만하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 판도에서도 출판계가 불황인 가운데 장기 기획을 바탕으로, 돈 되기 힘든 인문학 책을 꾸준히 펴내는 산지니의 행보는 관심을 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저자나 번역자가 동참하면서 지역 학계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토 고칸(1890~1972)의 저서 '차(茶)와 선(禪)'은 지난달 산지니출판사가 아시아총서 시리즈 스무 번째 책으로 출간했다. 번역은 부산대 김용환(철학과) 교수, 불교와 차를 연구하는 송상숙 씨가 함께 맡았다. '한 권에 담은 일본 다도의 모든 것'이라 할 만큼 짜임새와 내용이 정연하고, 정신적 측면에서 다도의 핵심요소를 선(禪)으로 파악하는 관점이 선명해 한국 독자의 관심을 끌었다.

직전에 나온 아시아총서 열아홉 번째 책은 중국 문학·중국 영화 전문가 위덕대 김명석(자율전공학부) 교수의 흥미로운 저작 '상업영화, 중국을 말하다'였다. 

올해 2월 펴낸 미조구치 유조(1932~2010)의 '방법으로서의 중국'(서광덕 최정섭 옮김)도 전문가 독자의 관심을 꽤 끌었다.

일본의 저명한 중국 사상사 연구가 미조구치 유조가 중국 연구에 관해 서구 중심주의가 아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이 '방법으로서의 중국'이었고, 적잖은 연구자가 1989년 일본에서 출간된 이 책의 의미를 인정하던 터였기 때문이다.

경성대 글로벌차이나연구소와 산지니가 손잡고 지난 2월 1차분 4권을 펴낸 중국근현대사상총서는 지역 대학과 지역 출판사가 협력한 '인문학 행보' 사례다. 이때 나온 책이 '인학'(仁學·담사동지음·임형석 옮김) '구유심영록'(량치차오 지음·이종민 옮김) '과학과 인생관'(천두슈 외 지음·한성구 옮김) '신중국미래기'(량치차오 지음·이종민 옮김)이다.

'인학'은 변법자강운동에 뛰어들었다가 1898년 30대 초반 나이로 처형된 사상가 담사동이 중국 혁신을 꿈꾸며 썼다. '구유심영록'은 개혁가 량치차오(梁啓超·1873~1929)가 유럽을 여행한 뒤, 망해가던 중국을 걱정하며 썼다. '신중국미래기'는 그런 량치차오가 남긴 미완성 정치소설이며, '과학과 인생관'은 19세기말 중국 지식인들이 나라의 운명을 놓고 치열하게 펼친 논쟁을 기록했다.

대부분 더 깊은 연구와 이해를 위해 필요한 책이지만, 상업적 성공은 기대하기 어려운 도서로 분류할 수 있다. 경성대 글로벌차이나연구소의 진지한 기획이 있었고, 이를 통해 산지니의 인문 도서 목록 또한 풍성해졌다.

산지니는 또 지난달 부산에서 활동하는 고전학자 정천구 씨가 옮기고 해설한 고전 '한비자' 번역본을 출간하고, 같은 저자의 저서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도 함께 냈다. '혁명과 역사'(아리프 딜릭 지음·이현복 옮김) '자연에 깃든 사람의 시-신진론'(오정혜 외 엮음)도 최근 냈다.강수걸 산지니출판사 대표는 "장기적 기획을 갖고, 의미 있고 필요한 인문학 책을 내고자 노력한다. 중국근현대사상사 2차분도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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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선 - 10점
이토 고칸 지음, 김용환.송상숙 옮김/산지니


방법으로서의 중국 - 10점
미조구치 유조 지음, 서광덕.최정섭 옮김/산지니

 

인학 - 10점
담사동 지음, 임형석 옮김/산지니


구유심영록 - 10점
량치차오 지음, 이종민 옮김/산지니


과학과 인생관 - 10점
천두슈 외 19명 지음, 한성구 옮김/산지니


신중국미래기 - 10점
량치차오 지음, 이종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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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일상은 노동의 연속이다. 각박한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수많은 힐링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법은 일시적인 효과만 가져올 뿐,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치유에 대한 갈증을 야기한다. 이에 반해 다도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해내는 선(禪)으로부터의 힐링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다도에 관한 통속적인 관념을 깨고 참된 다도생활로 이끄는 다도 입문 교양서다. 일본 차의 역사에서부터 다도의 유파, 그리고 일본 다도 문화의 전반을 다루고 있다. 또한 차와 선을 통해 참된 인생관을 확립해 자신의 지혜와 인격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한 잔의 차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사색하고 철학과 예술을 논한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차에는 술(術)과 법(法), 그리고 도(道)의 세 단계를 거치는 경지가 존재한다. 이를 흔히 다도라고 하는데, 특히 일본의 다인들은 이러한 다도의 세계를 견고하게 발전시켜 왔다. 다도생활에서 선의 실천적 의미는 자기 본래의 모습을 찾아내 각자의 불성을 깨닫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즉 선에 들어선 다도생활은 불교적 정신에 입각해 인격을 형성하고 완성하기 위한 훈련이자 자기 자신에 대한 치유라고 할 수 있다. 단지 물을 끓이고 차를 다려서 마시는 것뿐이지만, 차 한 잔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여유를 두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선심(禪心)의 차를 만나는 것이다.

“다도에도 관문이 있다. 최후의 견고한 관문이라 해 넘으려고 해도 넘을 수 없는 어려운 곳이 있다. 일단은 스승으로부터 다도를 배우고, 자신도 모든 것을 알고자 하며, 이미 기억하는 것도 아는 것도 없게 되어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궁구하여 이 뇌관에 당면하는 시기가 돼야 한다. 여기서 한번 죽은 셈치고 힘껏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강 얼버무려서는 결코 통과할 수 없다.”

화두를 부여잡고 생사를 건 수행을 하는 스님들과 다도를 하면서 부딪치는 문제를 설명하는 이 글귀는 결국 다도 역시 수행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일반인에게 다도는 생활이지만, 수행자에게는 치열한 구도행의 연장선이 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 외에도 차를 마시는 공간인 다실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이 가득하다. 일본 가정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도코노마는 다실의 중심이다. 도코노마는 객실 상좌에 바닥을 조금 높여 꾸민 곳으로 벽에는 족자를 걸고 꽃이나 장식품을 놓아둔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도구가 족자다. 족자는 손님에게도 주인에게도 같은 감동을 주어 한마음이 되게 해준다. 이 책의 3부에서는 다실 족자에 쓰이는 선어(禪語)들을 따로 정리하여 선어가 나온 출처와 내용 그리고 의미 등을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는 독자에게 다도의 깊이를 보여주며 애매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선사상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재호 | 불교신문 |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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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선 - 10점
이토 고칸 지음, 김용환.송상숙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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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일본 다도(茶道)의 모든 것

우리 시대 다도인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

 

차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10대 건강식품 가운데 하나이며 심신 안정과 정신 건강을 지켜주는 음료이다. 사람들은 한 잔의 차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사색하고 철학과 예술을 논하는 장을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차에는 술(術)과 법(法), 그리고 도(道)의 세 단계를 거치는 깊은 경지가 존재한다. 사람들은 이를 흔히 다도라고 칭하는데, 특히 일본의 다인들은 이러한 다도의 세계를 견고하게 발전시켜 왔다.

『차와 선』은 다도에 관한 통속적인 관념을 깨고 참된 다도생활로 이끄는 다도 입문 교양서이다. 지금까지 다도는 주로 차를 대하는 격식과 풍류로 다뤄져 왔다. 하지만 다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정신적인 면, 즉 선(禪)에 대한 이해다. 이 책은 일본 차의 역사에서부터 다도의 유파까지, 일본 다도 문화의 전반을 다루고 다사(茶事)에서 선도(禪道)가 근본이 되는 바를 설한다.

 

 

술(術)과 법(法)을 너머 참된 다도(茶道)에 이르는 방법

 

사람들은 흔히 함께하고픈 사람들과 다실에 모여 차를 마신다. 주인(主)은 손님(客)을 위해 좋은 차와 다도구를 준비하여 물을 끓이고 차를 우려낸다. 즉, 차를 마시는 일은 오늘날 좋은 인연들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다도’라고 할 수 있을까?다도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행위가 아니다. 다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함께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중심적 사고를 버리고 진여 본성의 지혜로 다도삼매에 들어야 한다. 나아가 기거동작(일상생활 속 몸의 움직임)이 하나가 되어 술(術)과 법(法)에 통해야 하고, ‘도(道)’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차 앞에서 스스로의 무한한 가능성인 불성(佛性)을 자각하여 자유롭고 창조적인 삶을 펼쳐나가야 한다.

 

 

자기 본래의 모습을 발견해내는 선심(禪心)의 차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은 노동의 연속이다. 각박한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수많은 ‘힐링’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만 가져올 뿐이어서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치유에 대한 갈증을 야기한다. 이에 다도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해내는 선(禪)으로부터의 힐링을 불러일으킨다.

다도생활에서 선의 실천적인 의미는 자기 본래의 모습을 찾아내 각자 성스러운 불성을 깨닫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차와 선』은 이 과정 속에서 참된 인간관과 인생관을 확립하여 자신의 지혜와 인격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선(禪)에 들어선 다도생활은 불교적 정신에 입각해 인격을 형성하고 완성하기 위한 훈련이자 자기 자신에 대한 치유라고 할 수 있다. 단지 탕을 끓이고 차를 달여서 마시는 것뿐이지만, 차 한 잔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여유를 두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선심(禪心)의 차’를 만나는 것, 이것이 바로 ‘선차(禪茶)의 힐링’이다.

 

 

다실의 선어로 만나는 다도 생활의 깊이와 선의 경지

 

일본 가정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도코노마는 다실의 중심을 이룬다. 도코노마는 객실 상좌에 바닥을 조금 높여 꾸민 곳으로 벽에는 족자를 걸고 꽃이나 장식품을 놓아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도구가 바로 ‘족자’다. 『차와 선』에서는 족자를 ‘손님에게도 주인에게도 같은 감동을 주어 한마음이 되게 해주는 도구’라 칭하며 족자와 족자에 쓰이는 선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실에 사용하는 묵적은 덕이 높은 사람이 쓴 불어(佛語), 조어(祖語)의 묵적이 제일이다. 다조 주코가 잇큐화상(一休和尙)으로부터 받았던 원오선사의 묵적을 사용한 것은 유명하다. 원오선사는 선종 종문(宗門)의 제일의 글이라는 『벽암록(碧巖錄)』의 편저자이기 때문에 그 묵적을 우러러보는 것이 불가사의한 일은 아니다. 원오선사와 같은 고승의 묵적을 도코노마에 걸어둔다는 것은 이 고승의 면전에서 공경하여 차를 마시는 마음, 그 자체이다. (…) 조금이나마 그 선어의 의미를 알아주어 다도를 하는 데 이로운 점이 있다면 매우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제3부 다실 족자에 쓰이는 선어」 중에서

 

 이 책의 제3부에서는 다실 족자에 쓰이는 선어(禪語)들을 따로 정리하여 선어가 나온 출처와 내용, 의미 등을 상세하게 서술한다. 이는 독자들에게 다도의 깊이를 보여주고, 애매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선(禪) 사상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차례-

 

 

 

 

 

글쓴이 : 이토 고칸(伊藤古鑑, 1890~1972)

1890년 아이치 현에서 출생. 하나조노학원을 졸업한 뒤 하나조노대학 교수로 지냈으며, 1972년 1월 세상을 떠났다. 저서에는 『대반야리취분(大般若理趣分)의 연구』, 『선종일과경신석(禪宗日課經新釋)』, 『선종성전강의(禪宗聖典講義)』, 『금강경강화(金剛經講話)』, 『선의 공안해설(公案解說)』, 『진언다라니(眞言陀羅尼)의 해설』, 『임제(臨濟)』, 『영서(榮西)』,『합장(合掌)과 염주(念珠)』, 『일본선(日本禪)의 정등(正燈)우당(愚堂)』, 『선(禪)과 공안(公案)』, 『차(茶)와 선(禪)』 등이 있다.

 

옮긴이 : 김용환

동국대학교 대학원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대정대학교 범문학 연구실을 수료하였다. 현재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신라의 소리 영남범패』(공저), 『불교예술과 미의식』(공저), 『요가와 선』(공저), 『불교의 마음사상』(공저)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무기설에대하여」, 「원시불교에 있어서 법 사상의 전개」 등이 있다.

 

옮긴이 : 송상숙

부산 출생으로 동의대학교 대학원 철학윤리문화학과에서 석사를 마치고,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논문으로는 「일본 다서에 나타난 불교사상」이 있으며, 현재 현대불교연구원과 한국차인연합회 화운선다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차와 선

 

이토 고칸 지음 | 김용환, 송상숙 옮김 | 신국판 | 236쪽 | 25,000원

2016년 4월 8일 출간 | ISBN : 978-89-6545-345-1 94380

 

『차와 선』은 다도에 관한 통속적인 관념을 깨고 참된 다도생활로 이끄는 다도 입문 교양서이다. 지금까지 다도는 주로 차를 대하는 격식과 풍류로 다뤄져 왔다. 하지만 다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정신적인 면, 즉 선(禪)에 대한 이해다. 이 책은 일본 차의 역사에서부터 다도의 유파까지, 일본 다도 문화의 전반을 다루고 다사(茶事)에서 선도(禪道)가 근본이 되는 바를 설한다.

 

 

 

차와 선 - 10점
이토 고칸 지음, 김용환.송상숙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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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길을 걷다가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를 보고 유령처럼 보여 깜짝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 자세히 보면 나무일뿐이다. 밤길이 두렵다는 조건이 작용했기 때문에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착각을 일으켰다.

이러한 착각은 일상생활에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들이 착각이라고 알아채지 못하는 착각, 이런 까닭에 모든 고뇌가 발생하는 착각이 있다. 그 근원적인 착각은 ‘자기라고 하는 실체가 실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들은 보통 울거나 웃거나 먹거나 마시거나 하는 자신이라는 존재가 현재 여기에 실재한다고 생각한다. 유식(唯識)사상은 이를 강하게 부정한다. 존재하는 것은 단지 정신활동 뿐이라는 것. 단순히 주관적인 인식작용만 있다는 의미가 아니고 객관과 주관의 양자를 포함한 모든 존재는 단지 나타내진 것, 알려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에 주목하고 있다.

 

유식사상의 본질은 자기 마음을 떠나

외계 사물이 존재한다는

집착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데 있어

세상 모든 존재와 작용은

오직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에 불과

자기라고 하는 실체가 존재한다는

착각에서 모든 고뇌 발생

 

예를 들어 나무를 바라봤을 때 시각의 대상인 나무라는 사물과 나무라고 인식하는 심적 활동은 모두 어떤 것에 의해 나타내진 것이다. 현실에서 인정되는 외적 현상과 내적 정신은 모두 어떤 근원적인 것에 의해 나타나게 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유식의 근본적인 정의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모든 존재를 낳게 하는 근원체는 무엇인가. 바로 아뢰야식이다. 아뢰야는 ‘저장하는 것’, ‘모으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풍경 모두가 인화지 위에 새겨지는 것처럼, 모든 정신적 육체적인 활동은 아뢰야식 속에 심어지며 이 종자는 일정기간 저장되고 성숙되어 새로운 존재를 낳게 된다.

아뢰야식도 식이지만 우리들의 의식으로 경험할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하기 때문에 심층심리에 속한다. 마치 멈추지 않는 물의 흐름처럼 의식의 근원체로서 멈춤 없이 활동한다는 점에서 아뢰야식은 생명의 근원으로도 불린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눈을 더 크게 떠서 심층으로 눈을 돌리라고 당부한다. 마음이 약하고 키가 작다고 괴로워할 수 있지만 이는 표층의 물거품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저것은 버드나무다. 혹은 유령일지도 모른다’라는 개념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려는 의식이야말로 정신활동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왜곡의 요인이다.

 


유식이란 ‘모든 존재는 아뢰야식에 의해 나타나게 된 것, 만들어진 것이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현실에서 인정되는 외적 현상과 내적 정신은 모두 아뢰야식에 의해 나타나게 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근본적 정의이다.

 

사물을 보는 방식의 개혁이야말로 불교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다. 사물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아뢰야식이라는 자기의 근원을, 존재 전체의 근원을 변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식사상의 본질은 자기 마음을 떠나 외계 사물이 존재한다는 잘못된 집착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데에 있다. 모든 사상이나 존재는 자기의 마음이 만들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를 키우는 것이다. 나아가 모든 사상이나 존재를 만들어낸 마음 그 자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태까지 자기의 존재방식을 고양하는 것이다.

유식사상은 끊임없이 인간의 심적 작용을 분석하며 인간의 내적 세계로 탐구해 들어가는 역사와 함께 한다. 서양의 심리학을 능가하는 멋진 이론을 갖고 있으며 학문으로서 심리학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본래 존재방식으로 되돌리기 위한 치료법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30쇄 이상 출간된 스테디셀러이다. 저자가 30대일 때 집필한 초기 저작이지만 이후 30여 년에 걸쳐 증판을 거듭했다. 단순한 이론 습득을 넘어 마음을 정화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도록 돕는 실천적 가르침으로서 유식사상을 접할 수 있다.

현재 릿쿄대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이번에 책이 한국에서 번역, 출판된 것은 큰 기쁨”이라며 “유식사상의 연구와 수행이 다방면에서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홍다영 기자_불교신문 2978호/2014년1월18일자]

출처: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131129

 

 

불교의 마음사상 - 10점
요코야마 고이치 지음, 김용환 외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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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괴로운 이유,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유식(唯識)에서 답 찾기

삶이 괴로운 이유는 무엇이며, 우리는 이 괴로움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불가의 설명에 따르면 마음을 뒤덮은 번뇌로 인한 우리의 여러 활동이 생․로․병․사를 초래하는데, 이 생․로․병․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마음에서 번뇌를 없애고 정화하는 법을 깨우쳐야 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오직 마음뿐’이라는 뜻의 ‘유식(唯識)’사상이 필요하지만, 세상의 모든 존재와 작용이 오직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에 불과하다는 이론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유식사상 입문서인 『불교의 마음사상』〔원서명 『唯識思想入門(유식사상입문)』〕은 일본에서 30쇄 이상 출간된 스테디셀러로서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익숙한 사례와 다양한 도식을 들어 난해한 유식을 그 근본부터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단순한 이론 습득을 넘어 인간의 마음을 정화하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실천적 가르침으로서의 유식사상을 접하게 하는 책입니다.

 

▶불교 최고의 발달 사상, 마음의 비밀을 탐구하는 “유식(唯識)”

유식사상이란 기원후 3~4세기경 인도에서 기원한 불교사상입니다. 불교는 붓다 생존과 사후 수십 년간의 원시불교, 이후 논쟁과 분열을 거듭하다 발흥한 부파불교(소승불교), 자기보다 타인의 해탈구제를 우선으로 하는 대승불교 순으로 발전했습니다. 대승불교는 사상적으로 『반야경』에 근거한 ‘공사상’과 『해심밀경』 등에 근거한 ‘유식사상’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후자를 추구한 집단을 ‘유가행파(瑜伽行派, Yogcāra)’라고 부릅니다. 이 유가행파의 사상이 유식사상이다. 유가행파의 유식사상은 반야의 공사상을 답습하면서 ‘식(識)’이라는 존재를 어떤 의미로 인정함으로써 공사상의 허무적 측면을 시정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교리적인 측면에서 유식사상은 최고도로 발달한 불교사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정원의 나무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해 볼까요. 유식사상에 따르면, ‘나무’라는 사물과 그것을 감각·지각하는 ‘심적 활동’, 이 양자 모두 어떤 것에 의해 나타났다고 여깁니다. ‘현실에서 인정되는 외적 현상과 내적 정신은 모두 어떤 근원적인 것에 의해서 나타나게 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것이 ‘유식’의 근본적 정의입니다. 여기서 근원적인 것 근본적 심리활동을 ‘아뢰야식’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유식이란 ‘모든 존재는 아뢰야식에 의해서 나타나게 된 것, 만들어진 것이다’라는 의미가 되겠죠.

 

▶마음을 치유하는 ‘구제의 심리학’

유식사상의 역사는 바꾸어 말하면 인간의 내적 세계로 탐구해 들어가는 역사였다. 이것인가 이것인가, 라고 말할 정도로 끊임없이 인간의 심적 작용을 분석해왔던 것이다. 그 결과가 아뢰야식과 말나식의 발견이고, 여러 식들의 상호 인과관계에 의한 정신의 순환적 흐름(아뢰야식연기)을 해명하는 것이었다. 특히 유식사상은 서양의 심리학을 능가할 정도의 멋진 이론을 성립시켰다. 게다가 그것은 단지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이 아니라, 더러움으로 가득 찬 비정상적인 인간의 마음을 정상적인 본래의 존재방식으로 맑게 되돌리기 위한 치료법으로서의 심리학이었다. 유식사상에 ‘심리학’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실로 ‘구제의 심리학’이라고 불려야만 한다.

-서론 중에서

 

유식사상은 외계의 사물과 자기의 존재조차 부정합니다. 하지만 식(識)에 얽매인다면 그것도 하나의 집착이 될 뿐이겠지요. 식이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일은 자기 마음의 작용과 외계의 사물 가운데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는 것입니다. 종교적 실천을 행하는 일입니다.
분주하게 부대끼는 일상을 살아가지만 우리의 마음은 어딘가 모르게 허하고 때로는 아프기도 합니다. 『불교의 마음사상』은 마음속 미지의 세계로 침잠하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그 깨달음으로 번뇌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치유하는 힘을 선사할 것입니다.

 

 

아시아총서 08

『불교의 마음사상유식사상입문

요코야마 고이츠(橫山紘一) 지음 | 김용환, 유리 옮김
종교 | 신국판 변형(153*210) | 208쪽 | 18,000원
2013년 12월 30일 출간 | ISBN :
978-89-6545-234-8 94220

불교의 유식사상(唯識思想) 입문서. 일본에서 30쇄가 넘게 출간된 스테디셀러 『唯識思想入門(유식사상입문)』을 번역했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익숙한 사례와 다양한 도식을 들어 난해한 유식을 그 근본부터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 : 요코야마 고이츠(横山紘一)
도쿄대학 문학부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 대학원 인도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그 뒤 도쿄대학 문학부 조교, 릿쿄대학 문학부 교수를 거쳐서 현재는 릿쿄대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유식불교사전』, 『유식사상입문』 등이 있다.

역자: 김용환
동국대학교 대학원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대정대학교 범문학 연구실을 수료하였다. 현재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신라의 소리 영남범패』(공저), 『불교예술과 미의식』(공저), 『요가와 선』(공저)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무기설에 대하여」, 「원시불교에 있어서 법 사상의 전개」 등이 있다.

역자: 유리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논문으로는 「해석학의 존재론적 정조에 관한 연구」가 있으며, 역서로는 『인도인의 논리학』(공역), 『불교인식론』(공역) 등이 있다.

 

 

불교의 마음사상 - 10점
요코야마 고이치 지음, 김용환 외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