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정신의 사상가 김범부가 제시하는 한국의 이상(理想)과 방향

『김범부의 건국사상을 찾아서』는 “현대 한국 최고의 천재”, “하늘 밑에서는 제일로 밝은 머리”라고 칭송받는 사상가 김범부(본명 김정설, 1897~1966)의 건국사상집입니다. 건국 초기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한민족의 정체성을 연구하고 범국가적 국민운동을 제창한 김범부의 과제는 언제나 한국인은 어떻게 살 때 가장 사람다운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범부연구회의 적극적 연구에 자녀의 조언까지 반영해 만들어진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그의 사상이 더욱 잘 전달되도록,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집필된 범부의 건국사상을 ‘풀어쓰기’ 방식으로 정리한 것이 특징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사상, 풍류와 지정

『김범부의 건국사상을 찾아서』는 크게 ‘신생국 정치의 방향’과 ‘국민운동의 준비과제’ 두 부로 나뉩니다. 1부인 「신생국 정치의 방향」에서는 한국문화와 사회 전반을 분석하고 우리 민족의 장점과 단점을 평하는 등 범부의 날카로운 시선이 돋보입니다. 김범부는 우리 민족의 저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정치의 미흡함을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민족 고유의 영성인 풍류정신과 그것에 근거한 지정(至情)의 회복을 주장합니다. 지정이란 밀양 폭탄사건의 주역 우봉 곽재기,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 동해에 출몰하는 왜구를 격퇴시킨 안용복, 조선의 철 생산에 기여한 구충당 이의립과 같은 인물들의 정신을 일컫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부귀를 탐내는 마음이란 없었고 공명을 얻고자 하는 마음도 없었다. 그저 나라와 동포를 위해 신명을 다 바쳐 분투하고 정진했을 뿐이다. 그들의 심경을 자세히 관찰하면 크고 작은 이해타산이란 없었다. 그저 그렇게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무조건의 충정衷情이 있었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지정인 것이다.
쉽게 말해 지정이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부모를 경애하는 심정과 같은 것이다.(중략) 부모자식 사이의 핵심적인 관계는 이해득실을 초월한 곳에 있다.
어질고 의로운 사람들이 나라에 대해 가지는 심정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그들의 마음은 이해득실을 벗어나 있으며 무조건적이다. 그들의 마음은 지정에 닿아 있는 것이다. 굳이 그들의 국가관을 규정한다면 윤리적 국가관 또는 인륜적 국가관이라고 불러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국가관과 화랑정신」 중에서

 

2부 「국민운동의 준비과제」는 김범부의 저서 『정치철학특강』 중 「국민운동의 준비과제」를 풀어쓰기한 글로, 김범부의 ‘국민운동론’이 잘 드러납니다. 이 ‘국민운동론’은 그의 개인사와 관련이 있는 동시에 그가 생전에 심혈을 기울였던 활동 중 하나를 대표합니다. 범부는 새로 나라를 세우기 위한 거국적, 거족적인 국민운동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국민의 ‘자각’을 꼽는데요. 인도의 비폭력운동과 덴마크 그룬트비의 국민고등학교를 잘된 예로, 히틀러의 제국주의를 잘못된 예로 들면서 국민운동은 민족적 전통에 기반을 두고 건국기 현실에 대응하여 전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국민운동은 어느 특정 단체의 운동이 아니다. 행정부가 법령에 따라 하는 것도 아니다. 어느 특정 계급이나 부류에 한정된 것도 아니다. 국민운동은 거국적이며 거족적인 것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민운동은 한 마디로 자각운동이다. 반드시 국민의 자각이 따라야 한다. ─「2. 국민운동의 사례」 중에서

 

 

▶ 역사와 전통에서 미래와 창조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생각하다

동학과 유불선에 능통한 학자였던 김범부는 일제강점기에는 사상범으로 몰려 고초를 겪는 등 일생을 야인정신으로 살면서 강의와 저술활동을 했고, 민의원과 계림대학 학장 등을 역임한 인재였습니다. 그는 한국인의 정체성과 발전 방향을 민족의 오랜 역사와 전통, 그중에서도 민족의 영성인 풍류도(風流道)에서 찾아 이를 토대로 개인과 집단의 윤리를 세우고 신생 대한민국을 일으키고자 했습니다. 요즘 전 세계를 열광케 하는 ‘한류’ 열풍의 밑바탕이 되는 한국의 사상, 가장 한국적인 것을 향한 고민은 김범부가 반세기 동안 우리에게 던져온 물음이기도 할 것입니다.

 

 

저자 : 범부 김정설
1897년에 경주에서 태어나 1966년에 세상을 떠났다. 일제 때는 사상범으로 몰려 많은 고초를 치렀다. 경남 사천의 다솔사에 머무는 동안 해인사 사건에 연루되어 1년여 동안 일제 경찰의 감방 신세를 졌다. 유불선에 두루 능했으며 특히 동학에 조예가 깊었다. 일생을 야인정신으로 살면서 독서와 사색, 강의와 저술 활동을 했다. 민족재생의 동력을 찾기 위해 남들이 부러운 눈으로 서양을 바라볼 때,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와 전통에서 근거를 구하려고 노력했다. 그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풍류정신을 규명하고 그것을 해석의 틀로 삼아 신생 대한민국의 국민윤리를 세우고자 했다. 역시 같은 틀에서 범국가적인 국민운동의 전개를 제창했다. 제2대 민의원(국회의원)을 지냈으며 계림대학 학장, 동방사상연구소 소장, 5월동지회 부회장(회장은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花郞外史』, 『풍류정신』, 『정치철학특강』, 『凡父 金鼎卨 단편선』이 있다. 그 밖에 「國民倫理特講」, 「花郞과 風流道」와 같은 강의 속기록이 남아 있다. 영남대학교 도서관에 범부문고가 설치되어 있으며, 범부연구회(회장 최재목, 선임연구원 정다운)를 중심으로 여러 학자들이 그의 사상에 대한 재해석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풀어쓴이 : 김정근
경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와 같은 대학의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도미니칸대학교에서 석사,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산대학교 도서관장과 대학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며 범부연구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도서관협회 연구상(1990년)과 부산시문화상(2012년 인문과학 부문)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金凡父의 삶을 찾아서』, 『김범부의 생각을 찾아서』, 『김범부의 건국사상을 찾아서』 3부작을 포함하여 다수가 있다. 단독 또는 제자들과 공동으로 집필한 저작 가운데 지금까지 모두 7권이 대한민국학술원, 문화관광부, 대한출판협회 등이 주관하는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었다.


 

차례

머리말-다시, 범부 문헌을 풀어쓰면서

제1부 신생국 정치의 방향

해설
1. 한국문화의 성격-제작에 대한 대화초
2. 역사와 폭력
3. 우리 민족의 장점과 단점을 말한다
4. 우리의 국가관과 화랑정신
5. 우리는 경세가를 대망한다


제2부 국민운동의 준비과제

해설
1. 결단의 시간
2. 국민운동의 사례
3. 한국의 현실과 국민운동의 과제
4. 도의 건설과 도의 파괴
5. 한국인의 국가관
6. 한국의 민주주의
7. 건국 경제정책과 생산교육

찾아보기

 

 

 

김범부의 건국사상을 찾아서 - 10점
김정설 지음, 김정근 풀어 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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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입니까 2014.09.02 0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책이 이쁘네요^^

    • 전복라면 2014.09.02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첫 번째 사진 '생'자 아래 자세히 보시면 책을 잡느라 부들부들 떨고 있는 제 손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ㅋㅋㅋ

도서관 거인들의 어깨 위에서 圖書館思想의 지평을 보다 
책을 말하다_ 『도서관인물 평전』 이용재 지음|산지니|300쪽|20,000원 
 
 
 
 


 
     
  ▲ 이용재 교수는 박봉석을 가리켜 ‘한국 도서관과 문헌정보학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또한 엄대섭은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민중의 도서관을 심은 도서관운동가’이며, 김정근은 ‘한국적 문헌정보학과 독서치료의 토대를 구축한 실사구시적 도서관 사상가’라고 보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도서관은 인류의 지적 역정과 함께 걸어왔다. ‘영혼의 쉼터’였던 고대 이집트의 도서관에서부터 ‘민중의 대학’인 근·현대 도서관에 이르기까지 도서관은 비밀스러운 밀실에서 민초의 광장으로 발전했다. 현대 세계에서 인류가 눈부신 문명사회를 만들게 된 것도 인류역사에서 각종 기록, 자료, 문헌, 매체를 수집·보존·정리·보급하는 데 중심역할을 해온 도서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의 모래밭에서 도서관은 불태워지기도 하고 검열과 탄압을 받는 등 수난의 역사를 거쳤다.

그 와중에도 서양의 경우 여러 도서관 인물들이 도서관사상의 씨를 뿌렸고 민중의 각성을 거쳐 도서관을 근대 시민사회의 사회적 기관으로 정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도서관 인물들의 삶과 실천에 대해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예컨대 철학, 법학, 수학, 과학 등 거의 모든 학문분야를 아우르며 이론을 개진한 라이프니츠(Gottfried Leibniz)가 자신의 통섭적인 지식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도서관학을 정립했다는 사실은 인구에 회자되지 않는다. 또한 미국 건국의 기초를 닦은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일생토록 이룬 수많은 사회적 과업 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가장 자랑스러워 한 일이 도서관을 만들고 운영하는 일이었다는 것도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조선십진분류표 만든 박봉석, 토대를 닦다
한편, 우리나라는 근·현대의 굴곡진 역사를 겪으면서 도서관 또한 질곡의 뒤안길을 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민지 상황에서 우리 민족을 위한 도서관 사상의 씨를 뿌리고 해방 이후 간난신고의 척박한 토양에서도 도서관을 일궈온 도서관 인물들이 있었다. 이러한 인물들 중에는 대표적으로 한국 도서관의 아버지 朴奉石이 있다. 미국에는 듀이십진분류표로 유명한 멜빌 듀이(Melvil Dewey)가 있다면, 한국에는 조선십진분류표를 만든 박봉석이 있다. 박봉석은 한국 도서관을 수호하고 도서관학의 토대를 닦았으며 사서들의 진정한 지도자였다.

그런데 이러한 인물들의 삶과 사상에 대해 한국 도서관계와 문헌정보학계에서도 제대로 조명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필자는 현대 도서관과 문헌정보학의 역사적·사회적 기반을 다진 외국의 도서관인물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국내 도서관인물들의 삶과 발자취를 추적하고 그 의미를 밝혀 이 책을 생산했다.

이 책은 ‘인물 평전’의 형식을 띠고 있다. 그 이유는 외국 인물 10명과 국내 인물 10명을 선정해 각 인물의 삶을 출생, 성장, 역경, 멘토와의 만남, 도서관운동, 사회적 성취, 학문적 정립, 발자취 등을 살펴보고 각 인물의 도서관사상과 실천을 조명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필자는 ‘圖書館思想’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 분야에서 축적된 연구물은 미약한 편이어서 연구수행에 애로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암중모색의 과정에서 인류 역사를 통해 도서관을 만들고 무엇인가 실천하고 어떠한 메시지와 원리를 남긴 인물들의 삶을 살펴봄으로써 도서관사상의 기둥을 만져보고자 했다. 말하자면 필자는 이러한 탐구과정에서 우리보다 앞서 걸어간 거인들의 어깨 위에서 역사적 지평을 보고 그들의 사회적 실천을 살펴봄으로써 도서관사상의 고갱이를 건져 올리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도서관인물 평전』 출간 이후의 후속작업은 각 도서관사상가(library thinker)의 삶과 실천을 더욱 깊숙이 살펴보고 관련 전문가와 종사자는 물론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풀어내는 일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도서관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외국 인물로는 가브리엘 노데(Gabriel Naude),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von Leibniz),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멜빌 듀이(Melvil Dewey), 모리스 꾸랑(Maurice Courant), 피어스 버틀러(Lee Pierce Butler), 시야리 랑가나단(Shiyali Ramamrita Ranganathan), 두딩요(杜定友), 제시 세라(Jesse H. Shera), 마이클 고먼(Michael Gorman)이 있다. 국내 인물로는 兪吉濬, 尹益善, 李範昇, 朴奉石, 李鳳順, 嚴大燮, 李寅杓, 金世翊, 朴炳善, 金正根이 있다.

필자는 도서관인물들을 선정할 때 주로 근·현대 인물에 중점을 두었다. 왜냐하면 고대와 중세의 인물들보다는 근·현대 인물들이 한국의 독자들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고 직접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도서관인물들 중에서 남이 인정하건 하지 않건 간에 무엇인가를 강렬하게 주장하고 추진하며 현장과 학문에서 운동을 펼친 인물들을 조명했다. 그런데 이러한 인물들 중에는 필자 나름의 선정이유에 부합하지 않는 인물들도 있다. 노데와 라이프니츠는 근대(18세기 이후)가 아닌 근세(17~18세기)에 속한다. 또한 유길준은 도서관사상가라기보다 계몽사상가다.

아울러 이 책은 역사적 연구의 결과로 생산된 것이기에, 관련 연구자의 각기 다른 관점과 추가 자료의 대조에 따라 비판과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필자는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도서관사상가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여전히 인식의 사각지대에 놓인 도서관
우리 사회에서 도서관은 여전히 사람들의 인식지도에서 벗어난 사각지대에 있다. 광복 이후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서구 선진국과 일본이 가진 차원의 도서관들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지역주민 남녀노소가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공공도서관이 존재하지 않으며, 전문적인 사서가 충분히 배치돼 있지 않아 양질의 장서가 지속적으로 개발되지 못하고 지역주민에게 진정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도서관을 통해 세상을 밝힌 인물들에 대한 인식과 토론이 우리 사회에서 확산되고 선진국 수준의 도서관문화가 만개하기를 소망한다. 이를 위해 학계에서도 이러한 차원의 연구작업을 심화하고 공동작업을 할 필요가 있으며, 그 연구결과를 일반인들을 위해 쉽게 풀어내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

 

 

 

 

이용재 부산대·문헌정보학과
필자는 부산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에서 2009년까지 원북원부산(One Book One Busan) 운영위원장을 연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주제화를 통해 본 한국 대학도서관의 현단계』가 있다.

 

 

 

2013년 3월 25일 월 교수신문 기사
기사 원문

 

 

도서관인물 평전 - 10점
이용재 지음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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