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하반기 문학나눔 도서산지니 책이 무려 6권이나 선정되었습니다.

그 영광의 책들을 만나볼까요!

 

<시인의 공책> (구모룡 지음 | 산지니 | 208쪽 | 13,000원)

시인의 공책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된 후 부산을 거점으로 문학 평론가로 활동해온 구모룡의 에세이집 『시인의 공책』이 출간됐다.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한 저자는 부산 문학 평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감성과 윤리』, 『은유를 넘어서』 등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활동을 했다.
구모룡 인문 에세이 『시인의 공책』은 저자가 기존에 가졌던 고민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인문적 사색과 통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 등 다양한 주제의 글들은 에세이 형식을 지향하지만 그 이상의 깊이 있는 고뇌와 사유를 보여준다. 저자는 밀도 높은 글들을 통해 때로는 시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으로, 때로는 사회를 해부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의 공명을 흔들어놓는다.

문학 평론가의 눈으로 들여다본 세계를 담은 ::『시인의 공책』(책 소개)

 

<그날이 올 때까지> (김춘복 지음 | 산지니 | 254쪽 | 15,000원)

그날이 올 때까지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제3회 경남작가상 수상자인 김춘복의 산문집. 저자는 유년 시절부터 여든을 넘은 원로 작가로 자리매김한 지금까지의 58년 세월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소년기에 전쟁을 겪고 전후 혼란의 시기에 청년으로 지냈던 질곡 많은 개인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를 녹여낸 것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산문집 1부에서는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 고유 풍속과 거기에 얽힌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2부에서는 소설가로 등단한 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동료 문학인들에 대한 회고록을 담았다. 3부에서는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저자의 직간접적인 체험기가 담겨 있다.
[편집후기] 김춘복 선생님과 최불암 선생님, 그리고 은성주점

 

<나는 장성택입니다> (정광모 지음 | 산지니 | 224쪽 | 14,000원)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한국소설 신인상, 부산작가상을 수상한 정광모 작가의 소설집 『나는 장성택입니다』가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집은 총 7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삶과 인간을 향한 깊이 있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리얼리즘을 표방한 작품에서부터 스릴러와 역사적 인물의 내면을 결합한 작품, 노인 문제를 현대 이슈인 빅데이터와 결합시킨 작품 등 독특한 소재와 설정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표제작 「나는 장성택입니다」는 실존 인물인 ‘장성택’을 주인공으로 하여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놓인 한 인간의 삶과 행복에 대해 자문한다. 이 밖에도 ‘교도소’와 ‘외출’이라는 소재를 통해 관계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는 소설 「외출」, 애완동물의 모습을 몸에 새기는 주인공으로 하여 새길 수 없는 사랑의 쓸쓸함을 이야기하는 「너의 자리」, 치매 걸린 엄마의 과거를 통해 상실의 무게를 되짚어보는 「집으로」 등의 작품은 소재와 상황을 통해 삶의 공허함과 아픔을 녹여내고 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독특한 상상력과 분위기로 압도하는 소설 세 편도 함께 실려 있다. 「자서전의 끝」은 복수라는 소재를 통해 스릴러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으로 자서전 대필을 위한 만남으로 시작해 시대의 아픔이 어떻게 한 개인의 삶을 멍들게 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아픔이 복수라는 이름으로 변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아오이 츠카사를 위한 자세」는 선정적인 인터넷 방송과 개인의 삶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포르노와 고독이라는 소재를 통해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느껴지는 현대인의 슬픔을 읽을 수 있다. 끝으로 나이가 들어도 죽지 않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 「마론」은 인구 포화 상태로 인해 노인들의 삶을 평가해 격리(지상낙원 혹은 형벌)시키는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다.

북한 2인자였던 장성택의 삶, 픽션으로 그려내다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조혜원 지음 | 산지니 | 256쪽 | 15,000원)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 10점
조혜원 지음/산지니

서른을 훌쩍 넘겨 서울 생활을 접고, 아무 연고도 없는 외딴 산골에 첫발을 디딘 용감한 여자가 있다. “잘한 선택일까, 과연 여기서 살아낼 수 있을까.”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깊은 산골짜기 언덕 위의 하얀 집에 깃든 지 어느덧 5년. 작은 텃밭과 골골이 이어진 산골짜기를 벗 삼아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글 쓰는 알콩달콩 재미난 이야기를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에 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철 따라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산살림, 들살림을 맛깔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산골에서 전해온 작은 행복 이야기는 고달픈 일상에 지쳐 아슬아슬 버티며 사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면서, 살아가는 의미를 찬찬히 되돌아보게 한다.

자연의 시간과 사람의 시간이 일치하는 기쁨을 맛보는 삶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일리치를 읽다> (윤성근 지음 | 산지니 | 256쪽 | 15,000원)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책방 운영에 적용해본 흥미로운 실천기가 담겨 있다. 더불어 11년 동안 헌책방을 운명하면서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와 일본 헌책방 고수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저자는 헌책방을 운영하기 전 IT기업에서 일했는데 일상화된 야근과 개인 시간 없이 오로지 일에 매여 살아야 했다. 과도한 체중 증가와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몸의 균형은 헝클어졌고, 급기야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방황하던 끝에 우연히 만난 이반 일리치의 책들을 읽고 ‘생활’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멀리 떠나지 않고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 시스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립할 수 있을지 궁리하며 자신만의 생활 리듬을 만들어 간다. 저자가 행한 이반 일리치의 사상은 일상이 파괴되고 몸의 리듬을 무시한 채 일에 매달려 사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된다. ‘삶’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우리의 생활을 점검하고 자립할 수 있게 궁극적인 질문을 던진다.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새로운 인생> (송태웅 지음 | 산지니 | 160쪽 | 12,000원)

새로운 인생 - 10점
송태웅 지음/산지니

산지니시인선 열다섯 번째 시집 송태웅 시인의 『새로운 인생』이 출간되었다. 2003년 『바람이 그린 벽화』, 2015년 『파랑 또는 파란』 이어 세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외롭고 쓸쓸하고 그립고 비겁한 내면의 풍경을 과장과 꾸밈이 없이 담백하게 담았다. 시집을 내기까지 오랜 준비 기간과 좌절도 있었지만 시인은 좌초되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송태웅 시인은 담양, 광주, 제주, 순천을 돌아 지리산 구례에 터를 잡았다. 전원생활이라고 해서 마냥 편하지 않다.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혼자 사는 외로움과 자연이 준 고독함 속에서 삶의 무게를 오롯이 견뎌야 했다. 그 속에서 시 쓰는 일도 쉽지 않다. 「시인의 말」에서 “언제부터인지 시가 괴로웠다 / 그건 네 옷이 아니니 벗어버리라고 / 연기암 오르는 길의 시누대들이 / 죽비처럼 등짝을 때려왔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시인은 삶의 무게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지금부터 살기 위하여” 시를 쓴다. 시인은 고요에 잡아먹히지 않고 느긋해졌다가 팽팽해졌다가를 반복하며 과거에 짊어진 인생의 상처를 돌아보면서 묵묵히 나아간다.

송태웅 시인, ‘떠돎과 머묾의 고독’ 토로한 <새로운 인생> 펴내

 

 -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은 국내에서 발간되는 우수문학도서를 선정·보급함으로써 문학 출판시장 진흥 및 창작 여건 활성화를 견인하고, 다양한 문학 활성화 프로그램의 연계 확산을 통해 국민의 문학 향유·체험 기회 확대 및 삶의 질을 제고하고자 합니다.

- 사업연혁

  • 2005년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복권기금으로 시작

  • 2009~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민간보조사업으로 운영

  • 2014~2017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세종도서로 통합 운영

  • 2018년~문학 진흥 특화를 위해 세종도서에서 문학 부문을 분리하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

       

      2018 문학나눔 도서 선정으로 산지니 도서가 날개를 달기 바랍니다. :)

       


    Posted by 비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미세먼지 때문에 출판사 식구들 모두가 코를 훌쩍이는 11월의 어느 날, 편집 후기로 돌아온 S편집자입니다.
    사실 편집자는 책을 내고 나면 또 다른 원고에 집중하기 때문에, 출간된 책을 생각하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시원 후련(?)한 기분이랄까요. 저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그런데 출간된 지 몇 주가 지났는데도, 계속해서 S 편집자의 눈에 아른거리는 책이 있답니다.

    바로 김춘복 선생님의 에세이집, 『그날이 올 때까지』인데요,
    선생님의 에세이집 『그날이 올 때까지』에는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 고유 풍속과 거기에 얽힌 따뜻한 이야기, 소설가로 등단한 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동료 문학인들에 대한 회고록,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저자의 직간접적인 체험기가 담겨 있답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소년기에 전쟁을 겪고 전후 혼란의 시기에 청년으로 지냈던 질곡 많은 선생님 개인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를 녹여내신 셈인데요.

    저도 선생님이 동료인 윤정규 선생님을 보내시고 쓴 추모사를 보면서는 선생님의 감정에 흠뻑 동화되어 눈물이 나올뻔 했고, 어린 시절 마을 분들과 함께 수확을 하셨던 모습을 보면서는 슬며시 웃음이 나오기도 했지요. 그래서인지 이 책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지곤 한답니다. 항상 꼼꼼하게 보신 교정지를 들고 출판사로 방문하셔서 교정사항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그날이 올 때까지』 속의 좋은 글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오늘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국민할배 최불암 선생님과 김춘복 선생님의 에피소드를 살짝 공개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책 속 「다가올 찬란한 대낮으로 증거하시라」의 일부분을 함께 보시죠.

     

     

    문예반장, 고3 때 학예부장을 역임한 점 등 그와 나는 상통하는 점이 많았다.
    게다가 주량이나 바둑 실력 또한 막상막하한 터여서 우리는 금세 막역한 사이로 발전했다.
    그가 우리 학교에 자주 나타난 또 하나의 사연은 영화연극과 최영한 때문이었다. 최영한은 ‘국민아버지’로 불리는 탤런트 최불암의 본명으로 중앙고 재학 시절에 연극부에서 함께 활동한 콤비였다. 김기팔은 주로 기획 및 각색을, 최영한은 주연을 맡았다.
    당시 최영한은 ‘제임스 딘’이라는 닉네임이 붙었을 정도로, 내로라하는 ‘얼짱’, ‘쌈짱’ 들이 다 모여드는 영연과 안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존재였다.

     

    젊은 시절의 최불암 선생님

     

    김기팔은 나보다 한 살 위인 소띠였으며, 최영한은 나보다 한 살 아래인 토끼띠였지만, 동급생끼리 나이가 무슨 대수인가.
    최영한과 어울리는 날이면 우리는 ‘노는 물’이 달라지게 마련이었다. 하루는 최영한이 말했다.
    “야, 명동에 가면 말야, 영화배우들은 물론 시인, 소설가, 음악가, 화가들을 입맛대로 구경할 수 있다구.”
    오늘날처럼 영상매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별종처럼 여겨지는 저명한 예술가들을 육안으로 목도할 수 있다니!
    명동에 첫발을 들여놓던 순간, 나는 별천지에 들어서는 것처럼 새로운 개안으로 황홀했다.
    누가 말했던가, 1950년대 후반기, 파리에 샹제리제 거리, 뉴욕에 5번가, 동경에 긴자 거리가 있었다면 서울에는 명동거리가 있었다고…….
    그랬다. 당시 명동은 전후 한국문화의 심장부, 예술과 패션의 메카였다. 식민지와 전쟁의 혹독한 시련을 겪으며 오랫동안 억눌려 살아야만 했던 이들이 그동안 켜켜이 쌓이고 쌓인 울분을 마음껏 외치기도 하고 흥청망청 소비문화를 한껏 향유할 수 있는 해방구가 바로 명동이었던 것이다. 운 좋게도 대뜸 첫날 주먹으로 당대를 주름잡았던 김두한과 톱스타 최은희를 바로 코앞에서 마주칠 수 있었으니 최영한의 말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었다. 그들 틈에 섞여 걸어가면서 어느덧 나도 대한민국 최고 레벨의 문화인이 된 듯 어깨가 으쓱해졌다.
    명동의 흡인력은 대단했다. 첫발을 디딘 이후로 우리는 사흘돌이로 명동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것은 머지않아 펼쳐질 내일에의 장밋빛 예감이기도 했다.
    ‘돌체다방’에 들러 이 세상의 모든 고민을 한 몸에 다 떠안은 양 비장한 표정으로 음악을 감상하기도 하고, ‘청동다방’에 들어가 하루에 아홉 갑씩 줄담배를 태우면서도 실은 단 한 모금도 연기를 흡입하지 않는 공초 오상순 시인을 구경하기도 하고, ‘갈채다방’에 올라가 김동리 선생과 마주앉아 강의시간에 듣지 못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다가, 마지막으로 발길이 닿는 곳은 전란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허물어진 빌딩 뒷골목에 겨우 하늘만을 가린 싸구려 주점이 아니면 스탠드바, 위스키시음장 등이었다.
    매번 술값은 최영한의 몫이었다. 그의 돈줄은 명동 입구에서 ‘은성 銀星 ’이라는 주점을 경영하는 그의 어머니였다. ‘은성’으로 말하면, 남편이 인천에서 영화제작자로 활동하다 과로로 숨지자 외동아들과 생계를 잇기 위해 시작했던 것인데, 미모에다 인심까지 넉넉하다 보니 ‘명동백작’으로 유명한 소설가 이봉구를 위시하여 변영로・박인환・김수영・전혜린・천상병・이진섭・ 현인・나애심・이중섭 등 당대를 풍미하던 예술가들이 단골로 드나들며 예술과 인생을 논하던 행랑채와도 같은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며칠 전, 이 대목에서 최불암에게 전화를 걸어 ‘은성 주점’ 사진이 있으면 한 장 보내달라고 부탁했더니, 뜻밖에도 50여년 전의 기억을 되살려 손수 그린 그림을 메시지로 보내주는 것이었다.
    다음은 그와 내가 주고받은 통화 내용이다.
    “그림 받았어?”

     

    은성 주점
    그림: 최불암, 2018. 8. 24.

     

     

    “응, 그래. 방금 열어봤어. 근데 솜씨가 보통이 아니더군.”
    “기억을 살려 대충 끌쩍거려 봤어. 오른편에는 ‘구만리 주점’이 있었구, 왼쪽엔 복덕방이 있었지. 가게 앞에 있는 입간판도그 복덕방 거야” “내부 면적은 몇 평쯤 됐지?”
    “일제 때 지은 목조건물이었는데 말야, 대략 한 스무 평쯤 됐을 거 같애.”
    “근데 왜 친구들을 한 번도 데리고 가지 않았지?”
    “그야 데리고 갈 수가 없었지, 실은 나도 그 안에는 잘 들어가질 않았어. ‘은성’이라는 간판 앞에 전신주가 한 개 서 있지, 거기 기대어 기다리고 있으면 어머니가 나와서 시계를 한 개씩 주곤 하셨어.”
    “시계를 주다니?”
    “그 왜, 손님들이 술값 대신에 접혀놓고 안 찾아가는 손목시계 있잖아. 시효가 지나도록 찾아가지 않는 시계들이 항시 수두룩했거든.”
    “하하하하……, 그러니까 손님들이 잡혀놓고 안 찾아가는 시계를 팔아갖고 우리가 술을 마셨단 말이지?”
    “바로 그거였어. 어머니는 내게 한 번도 현찰을 주신 적이 없었어. 값나가는 시계는 술값을 제하고도 거스름돈을 받았을 정도였으니까.”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그루미 썬데이 Gloomy Sunday」를 즐겨 부르던 최 형 모습이 눈에 선하군.”
    “히야, 김 형이 그걸 다 기억하고 있군그래. 내 십팔번이었지.”
    “마지막 소절인 ‘그루미 썬데이’를 부를 때 말야, 지그시 눈을 감고 손바닥으로 눈물을 훔쳐내어 허공에 뿌리는 연기는 그야 말로 일품이었지. 그동안 최 형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수없이 봐왔지만 그보다 더 멋진 장면은 없었어. 가사와 곡은 다 잊었지만 그 장면만은 지금도 눈에 선해.”
    “푸하하하하……, 그거 기억하는 사람 거의 없어.”
    「그루미 썬데이」 가사를 알려달라고 하자 이내 문자가 들어 왔다.

    그대가 있을 땐 즐겁던 이 밤/ 그대가 간 후엔 쓸쓸한 이 밤/ 죽음이 인생의 끝이라면/ 시련은 청춘의 마지막 날인가/ 그대를 따라서 행복도 다 가고/ 얽매인 설움에 구름 낀 이 밤/ 그루미 썬데이

     

    이 에피소드에서는 명동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은성주점’에 얽힌 이야기를 볼 수 있는데요? '은성주점'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당시 명동의 명성을 알려주는 명동성당 근처의 안내물

     

    은성주점

    1953년 탤런트 최불암의 모친 이명숙이 이은성이란 이름으로 연 주점.
    이곳은 1973년 개발붐과 땅값의 상승으로 밀려나 문을 닫기 전까지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이봉구, 시인 김수영, 작곡가 윤용하, 시인 박인환 등 여러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곳이다. 시인 김수영은 은성주점에서 시상을 가다듬었고, 작곡가 윤용하는 <보리밭>의 악상을 다듬었다. 30세 나이로 요절한 시인 박인환이 은성주점에서 즉석에서 지은 시 <세월이 가면>은 작곡가 이진섭이 곡을 붙혀서 노래로 만들어졌는데, 명동의 노래라고 일컬어졌다.

    출처: 문화예술인이 찾았던 은성주점 터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서울 문화재 기념표석들의 스토리텔링 개발), 2010., 한국콘텐츠진흥원)

     


    이렇게 때로는 정 많았던 그 시절에 대한 따스한 추억을, 때로는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외침을 담은 김춘복 선생님의 글을 더 보고 싶으시다면, 서점에서 『그날이 올 때까지』와 만나요 :)

     

    그날이 올 때까지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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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실버_

     

     

    ▶ 진보와 보수가 하나 되는 그날까지! 
       그날을 바라는 원로 작가의 외침

     

    제3회 경남작가상 수상자인 김춘복의 산문집 『그날이 올 때까지』가 출간됐다. 저자는 유년 시절부터 여든을 넘은 원로 작가로 자리매김한 지금까지의 58년 세월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소년기에 전쟁을 겪고 전후 혼란의 시기에 청년으로 지냈던 질곡 많은 개인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를 녹여낸 것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산문집 1부에서는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 고유 풍속과 거기에 얽힌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2부에서는 소설가로 등단한 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동료 문학인들에 대한 회고록을 담았다. 3부에서는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저자의 직간접적인 체험기가 담겨 있다.

     

     


    ▶ ‘우리’라는 한민족의 가치와
        한국인의 공동체 의식을 말하다

    ‘우리’라는 단어는 한민족이 한반도에 자리 잡고 고난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살아오는 동안, 개인을 집체 속에 철저하게 귀속시켰던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말이다. 따라서 이 ‘우리’라는 말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값진 정신적 유산이라 할 것이다.                            - 「‘나’ 아닌 ‘우리’로서의 삶을 위하여」에서
     

     

    1부에서 저자는 「‘나’ 아닌 ‘우리’로서의 삶을 위하여」로 한국인 특유의 공동체 의식을 말하며 문을 연다. 네 집 내 집 나누지 않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했던 가을걷이, 신식혼례와는 달리 온 동네 사람들이 혼례의 참여자였던 신랑달기놀이, 나 혼자만을 위하기보다 가족을 위한 어머니의 마음이 담겼던 다듬이질을 소개한다. 저자가 말하는 풍속에 담긴 의미는 한국인 특유의 공동체 의식으로 자연스레 모인다. 이야기 속에 녹아 있는 작가의 경험담을 읽다 보면 정 많던 그 시절에 흐뭇한 웃음이 지어지고, 자연스레 잊고 살았던 ‘우리’라는 가치를 되새기게 된다.

     

     

     

     

    ▶ 그때 그 사람들과 지금의 촛불집회
       바뀌지 않는 것과 바뀌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세속에 물들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외곬을 따라 걸어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비틀거릴망정 결코 쓰러져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며 비바람 속을 뚫고 여기까지 걸어왔다.                                - 「책머리에」에서

     

    1938년생 작가 김춘복이 살아온 길은 곧 역사가 된다. 2부에는 윤정규, 이재금, 김용원, 김기팔 등 저자와 함께 부산 경남 문학의 큰 거목으로 활동해온 이들의 에피소드가 담겼다. 각 인물의 삶에 담긴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통해 기복 많았던 그 시대를 엿볼 수 있다. 한 많은 시절을 직접 겪었기에, 또 동료들과 함께 피하지 않고 맞서서 행동했기에 그의 글은 더욱 마음을 두드린다.


    3부에서는 국가보안법, 보수와 진보 등 정치적 입장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가감 없이 담았다. 또한 2016년 10월에 발생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촛불집회 참가기를 담아 현장감을 더했다. 저자는 ‘바뀌어야 할 것’을 위해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자신의 신념을 꿋꿋이 표현하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53     때로는 자장가처럼 감미롭고 은은하다가도 이내 천둥이 치듯 격렬해지고, 때로는 목탁소리처럼 경건하다가도 걷잡을 수 없이 난폭해지는 다듬이질 소리. 이는 옷감을 손질하느라 두들기는 단순한 물리적인 음향이 아니라, 시부모에 대한 며느리의 정성과 공경심, 남편과 자식에 대한 배려와 사랑, 거기에다 시집살이의 한과 고달픔까지 포괄하여 표출했던 심리적인 음률이었던 것이다.

     

    P.109    한 인간을 두고 ‘삶’과 ‘죽음’이라는 생체학적 개념으로 따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본다. 평생토록 수많은 사람들을 사귀지만, 살아 있으면서도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뇌리에 떠오르지 않는 이들이 얼마나 허다한가. 그들은 모두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반면에 비록 유명은 달리 했지만, 오매불망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이들 또한 허다할진대, 정녕 그들은 살아 있으면서, 다만 만나볼 기회가 없을 따름이다. 정규 형이 그러하다.

     

    P.150   한마디로 요약해서, 인혁당재건위사건은 유신체제에 저항하는 세력이 요원의 들불처럼 번지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던 박정희 정부의 조작극에 다름 아니었다. 결국 김용원·도예종·서도원·송상진·여정남·우홍선·이수병·하재완 등 8명은 대통령긴급조치 및 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 내란예비음모죄 등 대역죄인의 누명을 뒤집어쓴 채, 1975년 4월 8일 사형을 선고받고 18시간 만인 다음 날 새벽 4시부터 시작해 차례로 교수형으로 생을 마감한다.
            (…) 이로 인해 국내외로부터 ‘사법살인’이라는 비판을 들었으며, 특히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협회는 이 날을 ‘사법 암흑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

     

    p.212    그렇다.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는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경쟁적 동반자이지, 결코 적대적 관계가 아니다. 그것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으며, 수레의 양 바퀴와도 같은 것이다. 보수가 옳은가, 진보가 옳은가 하는 것은 우문에 불과하다. 보수가 있음으로 해서 상대적으로 진보가 존재하며, 진보가 있음으로 해서 보수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좌와 우가 서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상호 보완할 때 비로소 그 존재의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더 이상 반목하고 대립할 것이 아니라,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부터 새 출발을 해야만 한다.

     

     

    저자 소개                                         

                                
    김춘복

     


    1938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하여 부산중·고,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으며, 홍제중·세종고·영남상고·중대부고·한샘학원·양지학원 등에서 국어를 가르쳤다. 1959년 『현대문학』 6월호에 단편소설 「낙인 烙印 」으로 초회 추천을 받았으나 17년간 침묵을 지키다가 1976년 『창작과비평』에 장편 『쌈짓골』을 발표하면서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작품집으로 장편 『쌈짓골』·『계절풍』·『꽃바람 꽃샘바람』·『칼춤』, 중·단편집 『벽』 등이 있으며 경남작가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한국작가회의·경남작가회의·밀양문학회·교육문예창작회·농어촌주부문학회·경남민예총·밀양민예총 등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향리인 밀양얼음골에서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e_mail : simudang@daum.net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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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이 올 때까지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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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물가 심어진 나무같이

    흔들리지 않게……

     

     

    안녕하세요! 인턴 우파jw입니다!

    제가 저번 주 첫 출근을 하였을 때, 『2016 산지니 도서목록』을 제일 먼저 받아보았었는데요, 2016년까지 산지니 출판사에서 발행해 낸 책들이 나열되어있던 책자였답니다. 결코 적지 않은 도서 목록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훑어보며 저는 제 나름대로 ‘어, 이거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을 수첩에 따로 써 두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김춘복 선생님의 장편 소설 『칼춤』입니다. 그래서 『칼춤』을 읽고 서평을 써 보고 싶다고 대리님께 부탁을 드렸답니다!

     

     

     

     

    김춘복 선생님의 장편 소설『칼춤』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소설가가 된 준규와 밀양 검무 기생 운심의 환생인 은미의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두 남녀 간의 사랑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국면을 세밀히 묘사하고 있는데, 작가는 두 주인공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시대의 대립이 완화되길 바라며 장장 10여 년에 걸쳐 소설을 집필하였다고 회고하고 있습니다. 『칼춤』은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사회와 사랑을 알아가는 한 개인에 초점을 맞춘 성장소설로써, 1970년대 유신 체제를 겪던 시절부터 2000년대 초 현재까지 30여 년의 세월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앞의 책 설명에서 보시다시피 이 책의 배경은 우리나라 혼란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 1970년대부터 시작됩니다.

     

     

    당시의 서울은 데모로 날이 밝고 데모로 날이 저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신체제 철폐와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고자 비롯된 민주화운동의 방향은 급기야 사회주의 혁명노선으로 변질되어가고 있었다. 게다가 NL 측과 PD 측이 첨예하게 대립한 가운데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계파 간의 각축전 또한 극에 달해 있었다. (p.226)

     

     

    작가는 무거운 주제를 S대 문창과 박준규와 그의 연인 최은미라는, 개인 간의 사랑 이야기로 엮어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매개가 되는 것이 바로 ‘밀양 검무’와 그 밀양 검무의 대가이자 창시자인 기생 ‘운심’입니다. 운심을 통해 개인과 개인을 이어주고, 더 나아가 그들과 사회상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고 있는 것이죠. 저도 운심이라는 인물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본문에서 운심에 대한 설명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운심은 조선조 숙종~경종~영조 연간에 생존했던 밀양 출신 관기로서, 특히 검무에 능하여 선상기로 뽑혀 한양에까지 진출하였으며, 당시에 검무를 춘 한양기생의 거의 대다수가 그의 제자들이었다. (중략) 그녀가 밀양 관기로 있을 때, 마음속으로 깊이 흠모한 한 관원이 있었다. 그러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한탄하며 한양으로 갔다가 나이 들어 고향에 돌아와 보니 그 관원은 이미 고향을 떠난 지 오래인지라 소식을 알 길이 없었다. 병이 들어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 운심은 한평생 잊지 못하는 그 관원을 그리워한 나머지, 측근들에게 내가 죽거든 관속들이 자주 왕래하는 역원 근처 길가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p.114~115)

     

     

    (사진 출처: 연합뉴스)

     

     

    이번에는 몸집이 보다 큰 하얀 기생나비 한 마리가 봉분 위로 나풀나풀 날아들고 있지 않은가! 좀 전의 그 녀석과는 달리, 술잔과 오징어포에다가 번갈아가며 한 차례씩 입을 대고는 날렵하게 허공으로 솟구쳐 오른다. 봉분을 종횡무진으로 넘나들면서 한자리에 정지했다가 쏜살처럼 달아나기도 하고, 달아났다가는 되돌아오고, 잠시 내려앉을 듯하다가는 갑자기 허공으로 솟구치곤 하는 기생나비의 현란한 몸짓을 따라잡으면서, 나는 마치 무덤에서 나와 칼춤을 추고 있는 운심의 혼령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p.63~64)

     

     

    조개가 진주를 보호하듯 나무들이 둘러싸서 보호하고 있는 터의 봉분 위를 춤추듯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가 연상되지 않나요?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나비의 날개는 칼을 놀리는 운심의 양 팔이, 나비의 날갯짓은 운심의 칼춤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운심, 그 하얀 기생나비, 검무를 직접 본 적이 없는데도 말이죠. 실제 운심의 묘는 쓸려 내려가 아주 약간의 형태만이 남아있다고는 합니다만, 책의 묘사가 모양이 변하기 전의 그 웅장한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는 것 같아 책을 읽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운심에 대한 이야기를 실어놓기도 했지만, 박종규와 최은미의 이야기, 그리고 그 당시 현실의 이야기를 날카롭게 꿰뚫고 있기도 합니다. 단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민주화운동과 항쟁인데요.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데에는 민주화를 위해 들고 일어나 싸우던 당시의 사람들, 대학 학생들의 희생을 빼고는 논할 수 없겠죠. 모진 고문과 압박에도 그들이 물러서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너무 답이 뻔히 보이는 질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는 것과 한 번 더 상기시키는 것은 그 효과가 엄밀히 다르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나는 아리고 따갑던 동공이 갑자기 뜨거워지며 씻은 듯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치약의 효험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눈물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솟아나는 보다 뜨거운 진짜 눈물이 최루가스에 의해 쏟아져 내리는 가짜 눈물을 말끔히 정화시켜 주고 있었던 것이다. (중략) “눈물을 씻어 주는 눈물! 생판 모르는 사람들끼리 한뜻으로 뭉쳐 엄청난 힘을 분출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솟구쳐 오르는 거야. 그 뜨거운 눈물이 최루가스 눈물을 말끔히 씻어내는 거 있지.” (p.192~193)

     

     

    “우파와 좌파는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경쟁적 동반자이지, 결코 적대적 관계가 아닙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하고 어느 한쪽이 덜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둘 다 똑같이 중요한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은 것입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서로 협력하여 때로는 오른쪽으로, 때로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야지, 그렇지 않고 제각기 한쪽 방향만 고집한다면 결국 그 수레는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맴돌 뿐입니다.” (p.266)

     

     

    저는 특히 이 부분이 감명 깊었습니다. 비록 몇십 년 전 과거에 염두를 두며 쓴 말이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도 전혀 무관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저는 저번 학기 중 한 수업에서 '기억'이라는 주제를 '역사'와 관련지어서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예시로 들었던 것이 국정화 교과서였습니다. 그러면서 발표 중 했던 말이 '보수와 진보. 이런 식으로 프레임에 갇힌 채 편 가르기 할 것이 아니라 양쪽이 서로 협력하고 연구하여야 한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책 구절이 더욱 와닿았습니다. 즉, 이 말은 그때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의 사람들도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작가는 과거의 일을 통해 현 시국의 우리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칼춤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김춘복 17년만에 장편소설 '칼춤', 밀양검무·현대사 아픔 등 담아


    - "사회 대통합 갈망하며 집필"



    소설가 김춘복(78) 선생이 실로 오랜만에 펴낸 장편소설 '칼춤'(산지니출판사·사진)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밀양검무의 원형부터 감상해 보자. 김춘복 작가가 '칼춤' 속에서 인용한 박제가(1750~1805)의 '검무기' 중 한 대목이다.

    "두 기생이 칼춤을 춘다. 융복 입고 전립 쓴 채 잠깐 절하고 돌아서 마주 본다. 천천히 일어나는데, 귀밑머리는 이미 거두어 올렸고 옷매무새는 단정하다. 버선발 가만히 들어 치마를 툭 차고는 소매를 치켜든다. 칼이 앞에 놓였건만 알은척도 하지 않고, 길고 유연하게…"(256쪽)

    김춘복 소설가는 밀양에 산다. 밀양에서 태어나 부산중, 부산고를 나왔고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59년 '현대문학'에 처음으로 추천됐으나, 제대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76년 '쌈짓골'을 '창작과비평'에 연재하면서부터다. 고향 밀양을 지키며 살아온 그에게 '칼춤'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전화를 드렸다. 그의 전화기 컬러링 음악은? 그렇다! '밀양아리랑'이었다.

    그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에 걸쳐 '꽃바람 꽃샘바람' '쌈짓골' '계절풍' 등의 장편소설과 중단편집 '벽' 등을 내면서 활발하게 쓰면서 독자와 만났다. 그 뒤로는 좀 뜸했다. '칼춤'은 '꽃바람 꽃샘바람'을 낸 뒤로 17년 만에 펴내는 장편소설이다.

       

    "우리 사회의 '대통합'을 갈망하면서 쓴 소설이요. 이런저런 사정으로 탈고와 출간까지 10년 정도 걸렸군요." '칼춤'은 언뜻 조선시대 밀양 출신의 이름 난 기생 운심과 밀양검무에 관한 소설이 아닐까 싶다. 운심은 예술기량이 탁월해 밀양에서 한양으로 불려올라가 활동하는데 연암 박지원과 초정 박제가의 글에도 등장할 정도로 유명했다. 운심의 장기가 밀양검무였다.

    그런데 '칼춤'은 밀양검무 자체에 집중하는 예술소설은 아니다. 소설에는 1970년대 유신독재 시절부터 2000년대까지 30년 세월이 밀양 서울 부산을 오가며 실감 나게 펼쳐진다. 등장인물도 다채롭다. 주인공 준규는 밀양에 사는 소설가로 기생 운심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고 있다. 젊은 날, 독재에 저항하며 진지하게 고뇌하고 '데모'에도 뛰어든 그에게는 잊지 못할 첫사랑이 있다. 서울에서 춤을 가르치며 사는 은미다. 둘은 사랑하다 서로의 집안이 이념에 얽힌 '원수'임을 알게 되고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한다.

    두 사람의 사랑과 갈등은 시대의 아픔, 사회의 좌우 대립으로 확장되면서 질기게 이어진다. '칼춤'은 이토록 질기고, 알고 보면 헛된 이 원한과 갈등을 이제는 풀자는 해원(解寃)의 염원을 품었다. 이런 주제의식은 밀양 상동면 신안마을의 꿀뱅이바위에 실제로 있다는 운심이묘의 고유제 장면이 강렬하게 상징한다.

    길고 긴 길을 돌아 이렇게 해원과 신생(新生)에 닿고자 노작가는 밀양검무와 운심이, 독재와 저항의 시대에 관한 기억, 겉도는 보수와 진보, 최면·빙의·전생 등 심령의 세계까지 넘나든다. 걸림 없이 자유롭게 다양한 영토를 오가며 진정한 화합을 꿈꾸는 넉넉한 품, 오랜만에 작가 김춘복이 내놓은 '칼춤'의 힘이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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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춤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밀양 김춘복(79) 소설가가 중단편집 <벽>(1991년) 이후 25년 만에 <칼춤>이라는 장편소설을 냈다.

    밀양에서 나고 자란 소설가가 '밀양 검무'를 펼치는 여인과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이야기다.

    주인공 박준규는 초등학교 때 밀양에 전학 온 최은미라는 아이를 좋아하게 되지만 헤어지고, 이후 이들은 서울에서 같은 대학 문예창작과와 무용과 학생으로 다시 만나 사랑을 키워간다. 하지만, 둘은 이념 문제로 갈등을 빚는다. 1980년 민주화 운동이 펼쳐지는 시절 한쪽은 데모대로, 한쪽은 데모대를 막는 경찰 편에 서 있다. 한 가족은 앞서 1960년대 한일회담 반대 시위대에 섰다가, 다른 가족은 시위대를 막는 쪽에 섰다가 목숨을 잃었다.



    <칼춤> 표지.

    작가는 남녀 주인공이 이념 갈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시간이 흘러서 다시 만날 수 있게 했다.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우파와 좌파는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경쟁적 동반자이지, 결코 적대적 관계가 아닙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하고 어느 한쪽이 덜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둘 다 똑같이 중요한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은 것입니다. (중략) 좌파든 우파든 하루바삐 양심의 눈을 크게 떠야만 합니다."

    주인공들의 연결고리는 밀양 기생 운심이다. 남자 주인공은 운심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고, 여자 주인공은 운심이 췄던 칼춤을 펼친다. 두 명이 재결합하는 극적인 장소 역시 밀양 운심의 묘다.

    조선시대 검무의 명인인 운심은 박제가의 <검무기>, 박지원의 <광문자전> 등에 등장한다. 운심은 사대부 출신의 한 관원을 깊이 사랑하지만, 신분 차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 소설은 운심과 관원이 남녀주인공으로 환생해 사랑을 마침내 이루게 한다.

    김 작가는 책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두 남녀 간의 숙명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대통합'을 갈망하는 간절한 축원문"이라고 표현했다.


    김춘복 소설가

    김 작가는 경남도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칼춤>은 겉으로는 사랑 이야기지만, 이면은 정치 이야기다. 5·16부터 노무현 탄핵까지 파란만장한 반세기를 담았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상생하자는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 시대에 제일 절실한 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밀양 출신 기생 운심을 역사소설 차원에서 더 본격적으로 쓰고자 한다. 또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 김원봉 선생의 일대기를 쓰면서, 조선의용국, 의열단도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1959년 단편 '낙인'으로 <현대문학>에 초회 추천을 받았고, 1976년 장편소설 <쌈짓골>을 <창작과비평>에 연재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계절풍>, <꽃바람 꽃샘바람>, 중단편집 <벽> 등을 썼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경남작가회의, 밀양문학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산지니, 366쪽, 1만 5000원.

    우귀화 | 경남도민일보 | 201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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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춤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중견소설가 김춘복이 『꽃바람 꽃샘바람』 이후 17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칼춤』을 출간하였습니다.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소설가가 된 준규와 밀양 검무기생 운심의 환생인 은미의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칼춤』은 두 남녀 간의 사랑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국면을 핍진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작가는 두 주인공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시대의 대립이 완화되길 바라며 장장 10여 년에 걸쳐 소설을 집필하였다고 회고하셨습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사회와 사랑을 알아가는 한 개인에 초점을 맞춘 성장소설로서, 1970년대 유신 체제를 겪던 시절부터 2000년대 초 현재까지 30여 년의 세월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고요. 이처럼 김춘복의 장편소설 『칼춤』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역사의 진실과 흘러가버린 옛사랑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그 시대를 겪지 않았던 이들에게 서사적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기녀 운심의 발자취를 좇으며 재회하는 첫사랑의 그림자


    봉분을 종횡무진으로 넘나들면서 한 자리에 정지했다가 쏜살처럼 달아나기도 하고, 달아났다가는 되돌아오고, 잠시 내려앉을 듯싶은가 하면 갑자기 허공으로 솟구치곤 하는 기생나비의 현란한 몸짓을 따라잡으면서, 나는 마치 무덤에서 나와 칼춤을 추고 있는 운심이의 혼령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동시에 쌍칼을 휘두르며 연풍대를 도는 은미의 춤사위와도 겹쳐진다. _본문 65쪽.

    S예전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준규는 조선시대 기생 ‘운심’의 소설 집필을 위해 운심의 묘소를 방문한다. 그는 운심의 묘소 자리를 캠코더로 촬영하다 순간 카메라 렌즈에 달라붙은 기생나비 한 마리를 발견한다. 마치 무덤에서 나와 칼춤을 추고 있는 운심의 혼령을 보고 있는 듯하며, 과거 대학 시절, 쌍칼을 휘두르며 춤사위를 보여줬던 첫사랑 은미의 이미지와 겹쳐지기도 한다. 준규는 소설 집필을 멈추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지난 30여 년의 숨 가쁘던 인생사를 돌아본다.


    밀양 검무기생 운심의 이야기를 차용한 맛깔스런 사건 전개


    밀양시 상동면 신안마을에는 조선시대 검무의 명인인 운심의 묘소가 자리하고 있다. 운심은 박제가의 「검무기」, 박지원의 『광문자전』 등을 통해서 인용될 정도로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조선 시대 여인이다. 밀양의 관기로 있을 때 운심은 사대부 출신의 한 관원을 깊이 사랑했는데, 기생과 양반이라는 신분 차로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내가 죽거든 관원이 왕래하는 영남대로가 잘 보이는 고향 근처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길 정도로 관원에 대한 사랑이 깊었던 운심은, 김춘복의 소설 속에서 현대를 배경으로 새롭게 부활한다. 이 소설은 고향에 내려온 주인공이 집안 어른들의 이념 차로 이별했던 첫사랑을 되찾는 일련의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작가는 조선시대 검무기생 운심의 스토리를 연구하여 현대물에 극적으로 적용하는데, 운심이 평생토록 흠모했던 관원은 소설가 박준규로, 밀양 최고의 검무기생 운심은 밀양검무를 전수받은 최은미 무용가로 묘사하여 운심의 이야기를 소설 전개에 맛깔스럽게 되살리고 있다.


    전생과 이승을 넘나드는 30여 년의 사랑을 그리다

    운심의 이야기를 차용한 것과 걸맞게 소설 『칼춤』의 전개 또한 전생과 현생을 넘나들며 숨 가쁘게 진행된다. 대학생 준규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가담하여 고된 고문을 겪고 군대에 다녀오는 사이 사랑하던 연인 은미와 생이별을 겪고, 이후 출판사 편집자가 되어 원고에서 옛 사랑의 이야기를 발견한다. 준규는 또한 운심의 무덤 앞에서 기묘한 꿈을 꾸면서 은미와의 추억을 더듬는데…. 준규가 집필하려는 소설 속 인물 운심과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고 되뇌는 은미. 준규의 기억의 조각들은 어떻게 결합될 것인가. 김춘복의 장편소설 『칼춤』은 주인공 준규의 30여 년에 걸친 인생사를 돌아보며 전생과 현생을 넘나드는 운명적 사랑을 그리고 있다.


    칼춤

    김춘복 지음 | 문학 | 신국판 | 336쪽 | 15,000원

    2016년 1월 20일 출간 | ISBN : 978-89-6545-324-6 03810

    중견소설가 김춘복의 신작 장편소설.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소설가가 된 준규와 밀양 검무기생 운심의 환생인 은미의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세월을 그려내 역사의 진실과 흘러가버린 옛사랑에 대한 진한 그리움, 그리고 서사적 재미를 선사한다. 작가는 두 주인공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시대의 대립이 완화되길 바라며 장장 10여 년에 걸쳐 소설을 집필하였다.



    지은이 : 김춘복

    1938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부산중·고등학교를 거쳐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고교 등에서 국어를 가르쳤다. 1959년 단편 「낙인」으로 『현대문학』에 초회 추천을 받은 이래, 오랜 침묵을 지키다가 1976년 장편 『쌈짓골』을 『창작과비평』에 연재함으로써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쌈짓골』·『계절풍』·『꽃바람 꽃샘바람』, 중단편집 『벽』, 향토탐구영상물 〈미리벌 이야기〉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경남작가회의·밀양문학회 고문으로, 향리인 밀양 얼음골에서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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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춤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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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밀양 출신 원로 소설가 김춘복(78)씨가 '꽃바람 꽃샘바람' 이후 17년 만에 낸 새 장편소설이다.

    작품은 주인공 준규가 집안 어른들의 이념 차이 때문에 이별한 첫사랑을 되찾는 과정을 그렸다.

    준규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가담해 고된 고문을 겪고 군대에 다녀오는 사이 연인 은미와 이별한다.

    30여 년이 흘러 소설가가 된 준규는 조선시대 검무 기생 운심에 관한 소설을 쓰려 운심의 묘소를 찾았다가 기묘한 꿈을 꾸고, 꿈을 계기로 첫사랑 은미와의 추억을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준규와 은미의 이야기는 1956년 대통령 선거부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장장 50년에 걸쳐 이어진다.

    작가는 조선시대 기생 운심과 운심이 사랑한 관원의 이야기를 은미와 준규의 삶에 적용했다. 마치 관원이 준규로, 운심이 은미로 환생한 듯 꾸며간 작품은 전생과 현생을 넘나든다.

    작가는 "작품에는 우리 사회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대통합을 이루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정치적인 것을 그대로 내놓지 않으려고 작품을 고치고 고치다 보니 완성하는 데 13년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산지니. 366쪽. 1만5천원.

    한혜원 | 연합뉴스 | 201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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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춤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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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춘복 소설가 10년의 산고 끝에 출간


    경남 밀양출신 관기로서 조선시대 최고의 검무기로 일세를 풍미했던 운심이 한 소설가의 끈질긴 집념 끝에 드디어 한 권의 책속에서 환생했다.

     이 책은 밀양이 낳은 작가 김춘복 소설가의 10년의 산고 끝에 칼춤이란 제목으로 책으로 나왔다.

     소설 칼춤은 운심과 그녀가 평생토록 흠모했던 관원이 현세에 환생해 장래를 맹세하지만 좌우이념의 장벽이 그들의 사랑을 가로 막는다.

     두 남녀간의 숙명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사회의 대통합을 갈망하는 간절한 축원문이다

     지난 2004년부터 김춘복 소설가는 여러 문헌들을 참고하고 구전을 통해 전해오는 이야기를 따라 운심의 묘를 찾았다.

     18세기 조선을 검무에 빠져들게 만든 당대 최고의 춤꾼 운심은 밀양출신의 기녀로 스무살 정도에 한양으로 뽑혀 올라가 장안에 숱한 감동을 주며 명성을 떨쳤다.

     그동안 검무의 효시로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최근 들어 운심의 유적지를 복원하고 문화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발 벚고 나섰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한권의 책으로 운심의 일대기와 그녀의 예술혼이 다시 빛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소설 칼춤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김춘복 소설가는 오는 20일 오후 6시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작가 김춘복선생은 1938년 밀양에서 태어나 부산중, 고를 거쳐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교편을 잡다가 고향으로 내려와 웅장한 제악산 자락에서 소설을 쓰고 있다. 1959년 현대문학 낙인으로 천료돼 등단했다. 쌈짓골(창작과비평 1976),계절풍(한길사 1979년), 통일천하, 벽, 꽃바람꽃샘바람, 소원수리등의 작품이 있다.

     특히 쌈짓골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농민들의 삶을 잘 그려낸 작품으로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손임규 | 아시아뉴스통신 | 201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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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춘복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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