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전형적인 옛날이야기의 도입부로 시작된다. “아주아주 오래전, 칠레가 아직 나라가 되기도 전이자 이름을 갖기도 전에, 아냐뉴까라는 아름다운 여자가 북쪽 마을에 살고 있었어요”. 이야기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게 시작하지만 그림은 눈을 확 사로잡는다. 수채 물감으로 그린 뒤 색연필로 덧입힌 것 같은 차분한 색감의 그림에선 사막의 모래가 떠오른다. 밝고 즐겁지만은 않은 동화 속 내용을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한편으론 차분하면서 고운 선의 그림이 평면이지만 마치 펠트로 만든 인형 같은 인상도 준다.

그림 속 아냐뉴까는 사랑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누구나 그녀의 곁에 있길 원했지만 사랑을 모르던 아냐뉴까는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했다. 그러다 한 광부가 보물을 찾으러 오고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숨겨진 보물을 찾으러 왔다가 아냐뉴까와 사랑에 빠진 광부는 어떤 면에선 목적을 달성했다. 아냐뉴까와의 사랑이라는 보물을 찾았기 때문이다. 사랑의 감정에 대해 알지 못했던 아냐뉴까도 이 광부를 좋아하게 되면서 사랑을 깨닫는다.

이처럼 사랑은 사람의 근간과 인생을 온전히 바꿔놓는 대단한 힘을 가졌다. 하지만 광부가 보물이 있는 곳을 알게 되자 그는 아냐뉴까를 남겨두고 떠나가 버린다. 사랑에 빠져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조차 잊었던 광부지만 사랑이 옅어지고 변하면 떠나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려 아냐뉴까는 뒤늦게 배우고 깨달은 사랑 때문에 그가 없는 세상에서 살지 못하고 떠난다. 동화책이지만 사랑의 여러 얼굴을 잘 보여주는 듯해 어른을 위한 동화에 더 어울릴 것 같다. ‘공주와 왕자가 만나 오래도록 행복했습니다’라는 결말보다는 훨씬 마음에 울림이 있다.

아냐뉴까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칠레의 고유종이다. 주로 칠레 북쪽 지역에서 사막에 꽃이 피는 시기에 자란다고. 키가 30센티미터쯤 되는데 3~6개의 관 모양 꽃이 피고 꽃마다 6장의 꽃잎이 있다. 빨간색과 분홍색, 노란색, 주황색 꽃도 있다. 작가는 메마른 사막에서 붉은 아냐뉴까가 피어오른 모습을 보고는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괴로워한 여성을 떠올린 모양이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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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아냐뉴까 이야기 - 10점
마카레나 모랄레스 삔델 지음, 빠울리나 레예똔 그림, 공여진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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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보라매 15

 

세계 옛이야기 그림책: 칠레

아냐뉴까 이야기

 

칠레에서 자라는 꽃 아냐뉴까의 이야기가

강렬한 색채와 그림으로 다시 태어나다





▶ 아냐뉴까의 매혹적인 붉은빛 속에 숨겨진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어린이와 청소년의 즐거운 책 읽기를 돕는 꿈꾸는보라매 시리즈 열다섯 번째 책입니다. 칠레에서 출간된 그림책으로, 칠레에서 자라는 꽃 아냐뉴까의 전설을 담고 있습니다. 칠레의 고유종인 아냐뉴까는 주로 칠레 북쪽의 사막에서 자라 꽃을 피웁니다.  붉은빛이 매혹적인 아냐뉴까는 그 속에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요?

세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있고 나라마다 전해져 오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는 나라들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나라는 저마다의 독특한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온 <아냐뉴까 이야기>를 통해 칠레라는 나라와 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길 희망합니다
.


강렬한 색채와 그림으로 새롭게 만나는
    칠레의 옛이야기, 아냐뉴까의 전설

이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 칠레라는 나라가 생기기도 전에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아름다운 여인 아냐뉴까는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그녀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한 광부가 아냐뉴까가 사는 마을에 숨겨진 보물을 찾으러 왔답니다. 하지만 광부는 그 마을 어디에서도 보물을 찾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아냐뉴까와의 사랑이라는 보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랑을 알지 못했던 아냐뉴까는 광부로 인해 사랑을 깨닫게 되었어요. 아냐뉴까와 광부가 결혼을 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누군가 광부의 귓가에 보물이 있는 곳을 속삭여줍니다. 그 말을 들은 광부는 아냐뉴까를 남겨둔 채 떠나갑니다. 아냐뉴까는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남자를 찾았지만 그를 만날 수 없었어요. 사랑을 잃어버린 아냐뉴까는 생기를 잃어 가고, 깊은 슬픔에 빠져 결국엔 눈을 감게 됩니다. 아냐뉴까가 세상을 떠난 자리에는 붉은빛의 꽃이 피어났습니다. 그렇게 아냐뉴까는 아름다운 꽃으로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첫 문장

아주아주 오래전, 칠레가 아직 나라가 되기도 전이자 이름을 갖기도 전에, 아냐뉴까라는
아름다운 여자가 북쪽 마을에 살고 있었어요.

 

저자 소개

 마카레나 모랄레스 삔델
문학, 출판학을 공부하고 칠레에서 문학 칼럼니스트, 출판사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어린이청소년 출판사 ‘무녜카 드 트라포’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림 빠울리나 레예똔
미술을 공부했으며, 칠레의 많은 출판사, 잡지사와 함께 그림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이 공여진
엄마가 읽어 주는 그림책을 보고 들으며 자랐습니다. 스페인어에 관심이 많아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냐뉴까 이야기
세계 옛이야기 그림책: 칠레편

Añañuca | 마카레나 모랄레스 삔델 지음 | 빠울리나 레예똔 그림 | 32쪽 | 214*278 | 2021년 1월 11일 발행 |

978-89-6545-694-0 77870


칠레에서 출간된 그림책으로, 칠레에서 자라는 꽃 아냐뉴까의 전설을 담고 있다. 칠레의 고유종인 아냐뉴까는 주로 칠레 북쪽의 사막에서 자라 꽃을 피운다. 붉은빛이 매혹적인 아냐뉴까는 그 속에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세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있고 나라마다 전해져 오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는 나라들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나라는 저마다의 독특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온 <아냐뉴까 이야기>를 통해 칠레라는 나라와 문화에 관심을 가져보자.

아냐뉴까 이야기 - 10점
마카레나 모랄레스 삔델 지음, 빠울리나 레예똔 그림, 공여진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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