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편집자 기획노트]

 

 

1930년대, 사할린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이규정 장편소설 『사할린』

 

정선재 (산지니 편집자)

 

 

 

 

어느 날 갑자기 혜성같이 나타난 작가가 어디서도 보지 못한 작품을 턱하니 던져주면 얼마나 좋을까? 참 꿈같은 일이다. 그래, 이것은 꿈이다. 그렇기에 현실에서는 기획이란 과정을 서성이며 우리 주변에 흩어진 이야깃거리들을 찾아 나선다. 소설 『사할린』과의 첫 만남은 그런 현실적인 기획에서 시작해 꿈같은 기획으로 이어졌다.

 

<국제신문>(2016년 6월 10일자)에 보도된 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을 만났다. 아주 오랫동안 준비하였지만 1여 년 밖에 선보이지 못한 작품, 20년의 시간을 잠자고 있어야만 했던 작품.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소설의 이야기를 읽으며, 궁금증이 생겼다. 어떤 작품이기에 언론사는 이 잠들어 있는 이 소설에 주목하는 것일까?

 

70년대부터 러시아 사할린 동포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규정 작가는 1991년 직접 사할린으로 날아가 현지 취재를 감행했다. 그는 현장을 돌아보고,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아픈 역사가 남긴 상처들을 발견한다. 이후, 6여 년에 걸친 탈고 작업을 거쳐 세 권의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놓았다. 하지만 이 소설의 운명은 비극에 가까웠다. 1996년에 출간됐지만 당시 출판사의 사정으로 1년 만에 절판되고 만 것이다. 서점에서도 도서관에서도 만날 수 없는 소설, 독자들에게 전해지지 않은 이 작품은 미완의 상태로 20여 년을 잠들어 있어야 했다.

 

이 소설은 1930년대 사할린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사할린 현지를 방문하는 1990년대 초반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경남 함안, 북한, 일본, 러시아 등을 오가며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진 여정을 웅장하게 담고 있다. 해방 전후, 사할린과 경남지역에 아로새겨진 역사의 상처들을 마주한다. 광복의 기쁨도 잠시, 무국적자로 처리되어 사할린에 남아야 했던 사람들에서부터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피워보기도 전에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까지. 마음이 고되다. 희망과 좌절을 오가는 사할린 동포들을 바라보며 고통스럽고 힘이 든다.

 

신문을 통해 이 소설의 사연을 알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규정 작가에게 원고를 건네받았다. 어느 날 갑자기 어마어마한 원고가 턱하니 던져진, 꿈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1,000페이지가 넘는 묵직한 소설을 검토하며, 계속해서 침을 삼켰다. 이 소설은 진짜구나. 그동안 묵혀두었던 시간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출간 작업은 빠르게 진행됐다. 독자들에게 작품의 배경과 메시지를 또렷하게 전하기 위해 제목을 ‘사할린’으로 바꾸고, 등장인물과 배경을 정리해 책의 앞부분에 실었다. 3권짜리 소설을 촘촘히 메우는 인물들과 낯선 지명의 장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큰글씨책(전5권)으로도 제작해 노약자와 약시자들에게도 쉽게 읽힐 수 있도록 준비했다. 최대한 많은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채비를 한 셈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일제 식민지하 민족은 갈갈이 흩어졌고, 평범한 사람들은 이유 없는 고통을 견뎌내야 했다. 도둑같이 찾아든 해방의 기쁨도 잠시, 외세에 의한 분단은 고향 땅을 밟고자 했던 민초의 삶을 짓눌렀다. 머나먼 타지에서 무국적자로 남아야했던 삶, 돌아오려 해도 돌아갈 수 없었던 동포들.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고, 그들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지점에 소설 『사할린』이 자리한다.

 

 

 

 

 

『출판저널』 2017년 7월호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 기획노트」에 게재되었습니다.

 

 

 

* 노약자, 약시자들을 위한 큰글씨책도 있습니다. *

 

 

사할린 1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2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3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1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2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3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4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5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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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정 '먼 땅 가까운 하늘' 21년만에 '사할린'으로 재출간

 

- 사할린 끌려간 동포의 삶 담아
- 여러번 울면서 집필한 대표작


- 작가는 역사의 파수꾼 사명감
- 재일동포 다룬 새 작품 쓰는 중


작가 이규정(80)의 '사할린'(산지니·전 3권)은 '집념의 소설'로 불러야 할 것 같다. 구상한 뒤 집필을 위해 1991년 러시아로 현장 취재를 떠나기까지 꼬박 20년을 기다렸고, 1996년 '먼 땅 가까운 하늘'(동천사·전3권)로 처음 발간하기까지 6년간 자료 정리와 퇴고를 거듭했다. 출간 뒤 출판사 사정으로 너무 빨리 절판됐던 이 소설이 '사할린'이란 제목으로 다시 빛을 보기까지 21년이 걸렸다.

 

이규정 작가가 부산 수영구 망미동 자택에서 21년 만에 재출간한 장편소설 '사할린'(전3권)의 내용과 그 속에 담은 뜻을 말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일제강점기에 속아서, 돈이 필요해서, 강제로 탄광으로 끌려간 사할린 동포의 눈물과 회한의 삶을 생생하게 그린 소설을 최근 재출간한 이규정 작가를 만났다.

 

이규정 작가는 1977년 월간 '시문학'에 단편소설 '부처님의 멀미'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냈고, 부산 원로 민주인사 단체 '민족광장' 공동 의장이다. 신라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2002년 정년 퇴임했고, 요산문학상 등 여러 문학상을 받았다. '번개와 천둥' '치우' '멀고도 먼 길' 등 소설집, 장편소설, 산문집, 동화집 등 많은 책을 냈다.

 

-'먼 땅 가까운 하늘'을 21년 만에 '사할린'으로 재출간한 소감은?

 

▶100여 편 소설을 썼지만, 긍지와 자부심 면에서 이 작품을 대표작으로 꼽고 싶다. 감회가 남다르다. 많은 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빛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장편소설을 재출간하는 사례는 드물다. 어떻게 성사됐는지?

 

▶1996년 '먼 땅 가까운 하늘'을 냈는데 출판사가 없어지면서 일찍 절판됐다. 안타까웠지만 잊고 지냈는데, 지난해 국제신문이 이 책을 "반드시 되짚어야 하며 지역 문단이 재출간을 모색해야 할 작품"으로 소개했다. 기사가 나간 뒤 몇몇 문인과 산지니출판사 강수걸 대표와 논의한 끝에 재출간에 뜻을 모았다. 그런데 20년 전 작업한 책이라 컴퓨터 파일이 남아있지 않았다. 난관에 부딪쳤는데, 내게 소설을 배운 제자가 방대한 원고를 파일로 완성해주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사할린 탄광으로 끌려간 조선인의 삶을 전한다. 고통받으면서도 꿋꿋했던 조선인과 위안부의 삶이 생생하다. 르포르타주(기록문학)를 읽는 듯하다.

 

▶이문근 최숙경 부부를 중심으로 일제에 의해 사할린 탄광으로 끌려간 다양한 인물의 사연과 억압받은 삶을 생생히 묘사하려 했다. 현지에서 만난 사할린 동포 여러 명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옮겨 그런 면이 잘 드러났다. 주인공의 후손이 등장하는 1990년대 직전까지 이어져 대하소설 같다는 평가도 있다.

 

-소설 속 인물은 대체로 의지가 강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 모델로 삼은 인물이 있나?

 

▶이문근과 최숙경 외에도 박판도, 허남보, 최해설, 김형개, 박소분 등은 일본의 억압에도 자주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한 인물이다. 특히 최숙경은 신여성이었으나 남편을 위해 허벅살을 잘라주고, 약값을 벌려고 사할린까지 간다.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한 인물도 간간이 나오나 주요 인물은 아니다. 구태여 민족 배신자를 설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이야기가 풍부했다. 다만, 이문근은 대구사범 항일 학생운동을 주도한 이태길 선생의 넋과 기백을 참고했다.

 

-사할린 현지 취재는 어떻게 했는지?

 

▶일본에 억압당한 동포 이야기를 기록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국제신문 복간(1989년) 기념으로 중편소설을 연재했을 때 사할린 동포에 관해 썼는데, 자료에만 의존하니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1990년 '중·소 이산가족회'가 당시 소련을 방문한다는 신문기사를 발견하고 무작정 연락했고, 1년을 기다린 끝에 사할린에 갈 수 있었다. 2주일간 머물며 동포를 많이 만났고, 생생한 이야기를 취재했다. 고려인연합회 회장 등 현지 동포의 도움도 컸다. 인터뷰하면서 울고, 돌아와 자료 정리하면서 울고, 소설이 나온 뒤 울고, 세 번을 울었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일제강점기를 겪었기에 일제 만행을 직접 봤고 복수를 다짐했다. 요즘 세대는 이런 상황을 잘 모르고, 막연히 증오심을 갖더라. 일본이 우리나라에 저지른 천인공노(天人共怒)할 범죄를 세상에 알리고, 후손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기록해야 한다. 최근 위안부 소녀상을 둘러싼 한·일 갈등을 보면서 우리가 더 경각심을 갖고 한국의 얼과 정신, 무게를 지키고 살았으면 한다.

 

작가 역시 잊어서는 안될 역사를 기록해야 한다. 요산 김정한 선생께 배우길, 작가는 역사의 파수꾼이자 현실의 감시자이다. 어쩌면 '사할린'이 불편한 소설일 수 있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읽어주길 바란다. 나는 지금도 재일동포에 관한 장편을 쓰고 있다.

 

2017-05-25 | 국제신문 |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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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병아리☆ 2017.06.23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뷰 읽어보니 작가 선생님께서 들인 정성이 느껴집니다. 사할린 꼭 읽어봐야겠어요.

▲ 자택에서 책 <사할린>을 소개하고 있는 이규정 선생.

  

일제강점기 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간 뒤 일본 패망 이후에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국적 없이 떠돌게 된 동포들의 기구한 운명을 현재로 끌어낸 소설. 당시로선 드물게 사할린 동포 문제를 다뤄 시선을 모았지만 발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출판사가 어려워지면서 절판돼버린 비운의 소설. 부산의 대표적인 원로 작가 흰샘 이규정(80) 선생이 1996년 3권짜리 소설로 발간한 <먼 땅 가까운 하늘>이다.
 
책이 절판된 지 21년 만에 다시 세상 빛(본보 1월 4일 자 24면 보도)을 봤다.

 

 

 

이규정 '먼 땅 가까운 하늘' 
절판 후 '사할린' 으로 재발간 

 

남편 위해 징용된 최숙경 
아내 숙경 찾는 이문근 중심

사할린 동포 비극적 운명 담아

 

 

3권으로 이뤄진 <사할린>(사진·산지니)이다

 

선생이 재발간을 결심한 것은 책 절판을 안타까워한 동료 문인들의 권유 덕분이다. 여기에 지역 출판사의 흔쾌한 수락에 책 발간은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곧 난관에 봉착했다. 발간됐던 책 외에 남아있는 원고 파일이 아무 데도 없었던 것. 책을 포기하려던 찰나 구원투수가 나섰다. 선생이 천주교 부산교구에서 주최한 독후감 대회 심사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뛰어난 글솜씨가 돋보이는 당선작을 낸 이인경 씨였다. "소설을 써보라"는 선생의 권유를 인연으로 교류해왔던 그가 작업을 자청했고, 한 달간 도맡은 결과 새 워드 파일을 완성해냈다. 흰샘 선생은 "출판사로부터 워드 파일이 없으면 출판이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포기하려고 했다. 생전에 책이 영영 나오지 못하는 줄 알았는데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새로 발간된 책에는 21년 전과 달리 소설 속 등장인물이 요약돼 있고, 사할린의 일본어 지명과 러시아어 지명을 함께 담은 지도를 게재해 작품의 이해를 돕고 있다.

 

열녀포창문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남편을 구하기 위해 대신 사할린으로 징용돼 떠난 최숙경과 보도연맹 사건 후 기적적으로 살아난 뒤 아내 숙경을 찾아 사할린으로 가는 이문근을 중심으로 가와카미 탄광 조선인 감독 박판도, 귀갓길 트럭에 실려 그길로 사할린으로 징용된 김형개, 아버지의 횡령죄를 무마하는 대가로 사할린 위안부로 끌려간 14세 박소분 등의 이야기가 빈틈없이 펼쳐진다. 흰샘 선생의 삶이 투영된 이철환에게도 눈길이 머문다. 실제로 선생 역시 보도연맹 사건에 연루된 친척 때문에 교수 임용이 늦춰지기도 했다. 등장인물 중 허투루 다뤄지는 이가 하나도 없을 만큼 소설의 인물과 사건, 배경은 거미줄처럼 촘촘히 엮여있다. 1991년 러시아(구 소련)와 국교도 없던 당시 우여곡절 끝에 직접 사할린으로 떠나 만든 취재 기록들은 소설을 더욱 현실감 있게 만든다. 1940년대 사할린 곳곳의 탄광에서 잔혹한 고문을 받고 굶주리며 인간 이하의 삶을 버텨내야 했던 조선인들의 모습은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없을 정도로 처절하다.

 

흰샘 선생은 지난해 10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이후 세 차례나 입퇴원을 반복했다. 한 달 전에도 보름간 입원을 했을 만큼 건강이 좋지 않다. 한 번에 30분 이상을 자리에 앉아있지 못하고 평소에도 숨이 가쁠 만큼 건강이 악화됐지만 창작열은 더욱 뜨거워졌다. 부산소설가협회에서 발행 중인 계간지에 단편소설을 발표하고, 재일동포를 다룬 새 장편 소설을 꾸준히 집필 중이다. 흰샘 선생은 "5년 만에 작품이 한 번 더 출판될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 정말 감개무량하다"며 "잊지 말아야 할 역사가 많다. 그것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것, 역사의 파수꾼인 작가의 몫"이라고 말했다.

 

 

2017-05-22 | 부산일보 | 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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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으로 가자, 조선! 하시던 조선은 저승길보다 멀었는가."

 

잠자고 있던 역작을 깨우다!

이규정 장편소설 『사할린』

 

 

 

 

91년 사할린 현지 취재, 5년에 걸친 집필!

이규정 소설가가 전하는

일제강점기 사할린으로 끌려간 동포들의 애달픈 삶과 꿈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와 상처, 그 속에서 삶을 일궈가는 사람들에 주목해온 이규정 소설가의 장편소설 『사할린』(전 3권)이 재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은 1996년 출간된 『먼 땅 가까운 하늘』을 새롭게 편집하여 선보이는 것으로, 20여 년 만에 다시금 독자들과 만나게 된 셈이다. 시간은 지나갔지만, 아픈 역사가 남긴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아직도 사과 한 마디 받지 못한 위안부 문제가 그러하고,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그러하다. 이규정 소설가는 작가란 존재에 대해 ‘역사의 파수꾼이자 현실의 증거자여야 한다’고 말한다. 일제 강제 징용 이후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이규정 소설가는 오랜 시간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졌고 91년 사할린 취재에 나섰다. 노트 3권, 녹음테이프 5개, 사진 필름 10통에 담긴 취재 기록들은 이후 5년의 시간을 더해 소설로 만들어졌다. 그 후 다시 20여 년이 지났다. 시간의 장벽을 걷고 이규정 장편소설 『사할린』이 다시금 독자들 곁으로 다가간다.

 

 

 

 

그저 어디든지 훨훨 날아서 이 불길한 올가미에서 멀리 벗어나고 싶었다.”

 

사할린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한 맺힌 삶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역사의 상처

 

  『사할린』은 러시아 사할린 동포 문제를 다룬 장편소설이다. 1930년대, 사할린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사할린 현지를 방문하는 1990년대 초반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경남 함안, 북한, 일본, 러시아 등을 오가며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진 여정을 웅장하게 담고 있다. 최숙경과 이문근 부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소설은 이 부부의 생이별을 중심 갈등 구조로 삼아 사할린에 강제 징용된 동포들의 삶을 보여준다. 1943년, 숙경은 아픈 남편의 약값을 위해 사할린으로 떠나게 된다. 가와카미 탄광에 배속돼 인부 숙사에서 일하게 된 그녀는 그곳에서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을 만나게 되고, 열악한 노동 환경과 일본인 간부들에 의한 비인간적인 고문 등을 접하게 된다. 이 소설은 사할린 탄광촌의 삶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는 이규정 소설가가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강제 징용으로 끌려가신 분들의 비극적 삶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한스러운 삶이 해방 이후에도 고된 타향살이와 이산가족의 아픔으로 이어져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남송우 문학평론가는 이 소설에 대해 “한민족의 어두운 역사 한 편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록적 의의가 있다”고 말한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고난과 아픔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여러 곳에서 펼쳐졌다. 하지만 사할린 강제 징용 문제는 그 수많은 삶의 이야기가 온전히 재구성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으며, 몇 세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사할린 동포들의 한스러운 삶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규정 장편소설 『사할린』이 가지는 의미는 특별할 것이다.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의 굴곡진 역사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다

 

  『사할린』은 사할린 동포들의 이야기 하나 하나에 집중한다. 뛰어난 특정인을 주인공으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편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사할린으로 떠난 숙경, 가와카미 탄광의 조선인 감독 판도, 탄광에서 탈주한 후 모진 고문을 당하는 남보, 정신대로 끌려가게 된 14살 소분, 하굣길에 일제 트럭에 태워져 강제징용을 당하는 형개 등 사할린으로 끌려간 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으며 그들이 겪었던 참혹했던 삶을 그려낸다. 탄광 내에서 벌어지는 조선인에 대한 폭력, 짐승만도 못한 생활, 조선인 탈주자에 대한 고문대회, 정신대로 팔려가는 여성 등의 신랄한 묘사를 통해 우리의 아픈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1945년 해방 이후, 탄광촌에서 건강을 유지한 채 살아남은 사람은 몇이나 될까? "여기서 병신이 되면 폐갱에 던져져 생매장 되는 것뿐이란 말이오."라는 대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살아남아 고향으로 돌아온 이는 극히 드물다. 숙경도 북해도로 건너가 가족들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일본인들의 조속한 귀국에 막혀 4만 3천여 명의 한국인들은 사할린에 그대로 방치된다. 독립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반도는 분단이라는 혼돈과 아픔의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특히 숙경의 남편 문근이 보도연맹 사건에 연루되어 생사의 고비를 맞이하게 되는 등 해방 이후에도 민초들의 고난은 계속되고, 결국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이들은 사할린 동포, 이산가족이란 이름으로 남게 된다.

 

 

 

 

1991년 5월이 어제의 일처럼 기억되면서 그때가 그립습니다.”

 

  첫 출간된 지 20여 년이 넘은 소설에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일제 식민지하 민족은 갈갈이 흩어졌고, 평범한 사람들은 이유 없는 고통을 견뎌내야 했다. 도둑같이 찾아든 해방의 기쁨도 잠시, 외세에 의한 분단은 고향 땅을 밟고자 했던 민초의 삶을 짓눌렀다. 머나먼 타지에서 무국적자로 남아야했던 삶, 돌아오려 해도 돌아갈 수 없었던 동포들.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고, 그들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지점에 소설 『사할린』이 자리한다.

  부산 지역 문단의 원로 소설가 이규정은 소설집 『치우』(2013 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2014 이주홍문학상 문학부문 수상), 장편소설 『번개와 천둥』(2015 지역출판문화 및 작은도서관지원 우수도서, 2016년 몽골 현지 출간) 등 탁월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되짚어 보고 따뜻한 시선으로 인간의 삶을 어루만지는 작품들을 집필했다. 장편소설 『사할린』은 그의 수많은 작품들 중 가장 아픈 손가락이자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 작품이다. 이규정 소설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전한다.

 

내가 사할린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 것은 20년이 넘었다. 우리 역사의 상처, 우리 민족의 맺힌 한, 이런 것들에 대하여 정부 당국이 미처 손쓰지 못한 일이 있다면 이야말로 작가의 몫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 언제까지나 사할린 동포의 그 단장의 망향을 방치해 두고만 있을 것인가, 하는 나름대로의 분노 때문이기도 했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1991년 5월, 그는 사할린 동포에 대한 소설을 쓰기 위해 무작정 러시아 사할린으로 떠났고 이후 5년이 흐른 1996년 첫 출간을 하게 된다.(당시 소설의 제목은 『먼 땅 가까운 하늘』) 하지만 당시 출판사의 사정으로 책은 곧 절판되어 버리고, 이 이야기는 독자들을 만날 길을 잃어버린다. 이후 한 지역신문 문화부 기자의 재조명을 시작으로 재출간 작업에 들어가게 됐고, 다시금 독자들을 만날 준비를 하였다. 새롭게 편집된 이규정 장편소설 『사할린』은 노년층 및 약시자들을 위한 큰글씨책(전 5권)으로도 만들어져 보다 많은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산지니 출판사는 소설 『사할린』을 중심으로 사할린 동포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위안을 줄 수 있도록 관련단체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기억되어야 하는 질곡의 역사,

그리고 그 속에 놓여 있었던 사람들.

장편소설 『사할린』를 통해 많은 독자들이 아물지 않은 역사의 상처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사할린』 북트레일러  ::

 

 

 

 

:: 작가 소개 ::

 

 

이규정 소설가

경남 함안 출생. 1977년 단편 <부처님의 멀미>를 월간 『시문학』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 1979년 계간 『문예중앙』에 의해 80년대의 신예작가 10인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 전개. 소설집 『부처님의 멀미』등 9권과 장편, 동화집, 이론서, 산문집, 칼럼집 등 2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서울) 부이사장을 지내고, 현재 부산의 원로 민주인사 단체인 ‘민족광장’ 공동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종교 활동으로 천주교 부산교구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 회장을 지냈다. 부산시문화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요산김정한문학상, PSB(현KNN)부산방송 문화대상, 가톨릭대상, 부산가톨릭문학상, 이주홍 문학상, 홍조근정훈장 등을 받았다. 신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2002년에 정년퇴임했다.

 

:: 소설 목차 ::

 

 

 

 

이규정 현장취재 장편소설

사할린(전 3권)

 

이규정 지음 | 1권 352쪽, 2권 356쪽, 3권 352쪽 | 각 16,000원 

| 2017년 5월 15일 출간

 

일제 강제 징용 이후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이규정 소설가는 오랜 시간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졌고 91년 사할린 취재에 나섰다. 노트 3권, 녹음테이프 5개, 사진 필름 10통에 담긴 취재 기록들은 이후 5년의 시간을 더해 소설로 만들어졌다. 그 후 다시 20여 년이 지났다. 시간의 장벽을 걷고 이규정 장편소설 『사할린』이 다시금 독자들 곁으로 다가간다.


 

* 노약자, 약시자들을 위한 큰글씨책도 있습니다. *

 

 

사할린 1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2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3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1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2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3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4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5 (큰글씨책)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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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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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깎은서방님 2017.05.16 1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 사할린이 출간됐네요!!

  2. 권디자이너 2017.05.16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뿌듯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