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1 우리는 공간을 상상하고 기록한다 - 『이야기를 걷다』서평 『이야기를 걷다』에서 작가는 현재의 부산을 걸으며, 소설 속의 부산을 걷는다. 소설가가 보는 현재의 부산과 소설 속에 표현된 부산은 닮은 듯 다르다. 소설 속의 공간이란 상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공간의 재현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만, 작품에서 재현하고 재창조된 공간을 통해, 우리는 그 시대와 공간을 정의하고 재조립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정경이 완벽하게 시대를 반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시각에서 꽤나 흥미롭게 소설 작품과 부산이라는 장소를 읽어나갈 수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공간에서 작품을 떠올리는 것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는 것 같다. 과거의, 어쩌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공간을 상상하며 거리를 걷는 건 그저 현실의 공간을 여행할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든다... 2021. 4.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