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4월 26일 6시에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 4층에서 '제8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행사는 『노루똥』의 저자 정형남 소설가와 대담자 박명호 선생님과 함께 좌담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사회를 맡으신 박명호 선생님(좌)과 저자 정형남 선생님(우), 청중들이 열심히 듣고 있다.

 

 

『노루똥』의 저자 정형남 선생님께서는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등단하셨고, 『남도(6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창작집 『진경산수』,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 『백 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만남, 그 열정의 빛깔』 『여인의 새벽(5권)』 『토굴』 『해인을 찾아서』 『천년의 찻씨 한 알』 『삼겹살』(2012년 우수교양 도서) 『감꽃 떨어질 때』(2014년 세종 도서)를 쓰셨습니다.

 

 정형남 선생님의 작품 중 소박한 민초의 삶을 한국 근현대와 교차하여 그려낸 장편집 『감꽃 떨어질 때』는 영화로도 제작 중이랍니다.

 

 

 

 

 『감꽃 떨어질 때』는 시골 마을의 소박한 정취를 배경으로 한 이웃 마을 사람들의 구수한 입담과 역사, 개인이라는 보다 깊어진 주제의식, 그리고 민초들의 소소한 삶을 유려한 필치로 그려내어, 결코 운명이랄 수 없는 비극적 시대를 살았던 한 가족의 한스러운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행사 시작 10분 전에 좌석이 꽉 찰 만큼 행사장의 분위기는 뜨거웠습니다!


 정형남 선생님의 작품 『노루똥』과 선생님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그 뜨거운 현장을 여러분께 보여드립니다.

 

 

Q. 이번에 단편집을 집필하셨는데, 단편집을 쓰시면서 장편집을 집필하실 때와는 어떤 차이점을 느끼셨나요?

 

 

 

박명호작가님의 장편과 단편의 차이점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습니다. 책에는 총 8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요. 그 중 「파도 위의 사막」이라는 챕터를 보면 다른 챕터와는 다르게 작가님께서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창조하신 이야기인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단편에서 게와 여자를 절묘하게 연결시키는 '감각의 정의 기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기법은 매우 시적인데 작가님이 잘 나타내셨더군요.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형남 : (웃으면서) 박 선생님께서 제 작품을 잘 안 읽으신 거 같네요. 전부 시적인데. (일동 웃음) 이 작품은 제 유년시절과 현재, 두 갈래를 하나로 합쳤습니다. 2년 전에 신지도 백사장에 갔었을 때 친구를 만났었습니다. 그 친구와 술을 마시면서 옛날에 여자친구와 영덕게를 마지막으로 먹고 헤어진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영덕게가 얼마나 좋은 건데 그걸 같이 먹고 헤어졌냐" 라고 하니까 애잔한 얼굴을 하더라고요. 이 단편을 쓸 때 이 일이 생각나서 같이 적었습니다.

 

 

답변을 하시는 작가님

 

 

Q. (청중 질문) 개인적으로 작품에서 '친일 활동'을 한 인물이 고향에서 쫓겨난 이야기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주제로 글을 써보실 생각이 있나요? 

 

 

 

박명호 : 다음 질문을 한번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청중 : 오늘 '고향과 산천 그리고 사람간의 인연'이란 것에 대하여 많은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정형남 선생님의 앞으로의 방향입니다. '현재 많은 작가들이 정리기에 들어가 있지 않았는가'라는 측면에서 정형남 선생님께서 정리기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떤 방향을 가지고 계신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정형남 : 정리라는 것은 죽어야 정리가 되죠. (일동 웃음) 저는 우리나라 소설가들이 단명한다고 많이 들었습니다. 안 쓰는지 못쓰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문단의 10분에 7 정도가 50대 60대에 들어서면 집필을 그만두더라구요. 그전에 이호철 선생님이 저에게 "정군은 언제까지 작품활동을 할 건가?" 하고 묻더라구요. 그때 "선생님 연세 정도 돼야 그만두지 않겠습니까"라고 답을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답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온전한 밀, 쌀, 녹두, 보리를 분쇄하여 만들지 않는가.

그리고 곡류에 누룩곰팡이를 번식시켜 새롭게 거듭나지 않는가.

거기에 무한한 생명력이 재생되는 거네.

- 단편 「누룩」중에서

 

 

 이렇게 정형남 선생님과 함께한 8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을 마쳤습니다.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도시화 된 사회에서 현대인을 둘러싼 메마른 정서를 벗어나 사람이 가진 본래의 따뜻한 심성을 찾아가는 작품, 『노루똥』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던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께도 그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셨는지요?

 

 

 

 

노루똥 - 10점
정형남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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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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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출판사는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는 행사를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노루똥』의 저자 정형남 작가를 초청해 박명호 소설가와 함께 대담 형식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일시: 2018년 4월 26일 (목) 오후 6시

 

장소: 부산콘텐츠콤플렉스 (부산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140) 4층 카페테리아

 

 

 

도서 노루똥
해피북미디어 | 2017년 11월 30일 출간 | 소설 | 232쪽 | 13,000원   

정형남 작가의 소설집. 전작에서 일관되게 보여준 산천의 사계와 고향의 정경,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이 그려내는 지난 세월의 풍경들은 담았다.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노루똥』은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작가의 모습을 십분 담고 있다. 작품의 인물들 또한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고향으로 성큼 다가서고, 고향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이제는 오랜 이야깃거리가 된 한 많던 시절의 이야기는 오랜 향수와 만나고 인물들은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저자 정형남 

조약도에서 태어났고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나왔다. 『남도(6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창작집 『수평인간』 『장군과 소리꾼』 『진경산수』,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 『백 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만남, 그 열정의 빛깔』 『여인의 새벽(5권)』 『토굴』 『해인을 찾아서』 『천년의 찻씨 한 알』 『삼겹살』(2012년 우수교양도서) 『감꽃 떨어질 때』(2014년 세종도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고향, 사람, 산천, 세월 등 정형남 소설가의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할 

산지니 <81회 저자와의 만남 - 정형남 편> 행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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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8.04.10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향과 산천, 사람과 인연, 말만 들어도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우리집에 왜 왔니?”는 “우리집에 놀러와”라는 말과 천지차이다. 이 말을 듣는 자는 고스란히 ‘불청객’의 처지에 떨어지고 만다.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는 자살미수에 그치곤 하는, ‘병희’네 집에, 정체불명의 여자 ‘수강’이 쳐들어온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가택침입죄’에 해당하는 이런 일도, 영화니까 용서되고 하나의 스토리로 풀려나간다.

그렇다면 소설 『우리집에 왜 왔니-처용아비』는 어떨까? 박명호 작가는 ‘불청객’과 ‘가택침입’에 관한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안고, 지난 9일 부산작가회의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석했다.

갑자기 만난 비 때문에, 조금 늦게 들어갔더니, 문학평론가 손남훈 선생님의 발제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손 선생님은 발제문에서 “박명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현재의 ‘나’에게서 결핍된 그 무엇을 탐구하며 (…) 절대적인 그 무엇의 가치를 추구하며, 일상의 가치들에는 무관심하다”고 분석하고 있었다.

 

왼쪽에서부터 사회자 황은덕, 작가 박명호, 발제자 손남훈, 토론자 조명숙.


표제작인 「우리집에 왜 왔니」의 인물들 또한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이들로 그려지는데, 이에 대해 손 선생은 “법과 관습을 철폐하고, 성적 자유를 회복하는 것이 옳다 하더라도, 이것은 불륜을 합리화하는 논리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순도 백퍼센트의 사랑이란 관념적 이데올로기의 함정일 수도 있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여기서 잠깐, 「우리집에 왜 왔니」의 스토리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짧게 설명드리자면, ‘나’와 ‘연이’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 ‘연이 남편’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이루어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조명숙 선생님 또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주인공이 사랑을 실행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섬싱’도 없고, 기껏 해봤자 ‘입맞춤’이 전부다. 성인남녀의 사랑을 이토록 ‘소극적’으로 그려낸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또한 ‘욕망’이 두드러지게 그려지고 있는 것에 비해 감정적 교류나 교감은 그려지지 않고 있다. 정리하자면 박명호 작가의 인물들은 ‘소극적’이고 또한 ‘남성적’이다”라고 따끔하게 비판했다.

박명호 소설가는 이에 대해, “남성적 혹은 소극적이라는 비판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다. 다만 내가 그려내려 했던 것은 왜곡되고 오염된 사랑이 아닌, 관념 이전의 순수한 사랑이었다. 사랑은 본능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달리 말해, 원시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고 대답했다.  

  어쩌면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처용 역시, ‘사랑은 본능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래서 아내의 불륜현장을 목격하고도 분노로 제압하는 대신, 춤과 노래로 쫓아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이어지는 토론을 들으며, 박명호 선생이 제시한 ‘사랑론’은 처용의 마음과도 통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사회자 황은덕 선생님이 “여성들을 지나치게 기능적이고 이상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 아닌가? 여성인물들은 하나같이 주인공에게 깨달음을 주거나 혹은 닿을 수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고 지적하자, 박명호 선생님은 “여자는 꽃이다. 연애감정이 있는 여자라면 누구라도 꽃이다”라는 선문답 같은 대답을 하셨다.

  토론은 어느새 마무리되어갔고, 내 머릿속엔 “여자는 꽃이다”라는 알쏭달쏭한 말만 맴돌았다. 지금 이 글을 정리하며, 책을 다시 펼쳐보니 ‘작가의 말’ 중에서 다음 대목이 눈에 띈다.

결국 꽃의 문제인 것이다. 나는 늘 그 닫힌 문 앞에서 문이 열리기를 애태우고 있다. 그것이 소설가로서의 나의 본질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그렇다면 결국, 소설도 여자도 박명호 선생님에게는 ‘꽃’으로 은유된 게 아닌가 싶었다. “사랑은 본능이고, 원시적인 것”이라는 단순투박한 사랑론이 관념에 찌든 우리 머릿속을 어떻게 정리시켜줄 수 있을지? 궁금하신 분들은 『우리집에 왜 왔니-처용아비』를 읽어보시기 바란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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