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라는 책이 나왔다. '산지니'라는 부산 지역 출판사를 통해서다. 부제가 눈길을 끌었다. '부산 출판사 산지니의 10년 지역출판 생존기'라고 적혀 있다. 책은 지금까지 '산지니'가 어떻게 버텨왔는지를 출판사 대표와 직원들이 상세하고도 흥미롭게 적고 있다. 보통 3년을 버티지 못하는 지역 출판사가 허다한 현실에서 '산지니'는 지역콘텐츠를 지역민에게 알리려는 노력을 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첫 번째 책 <반송사람들>을 내고서 "단지 지역이라는 이유로 묻혀버리고 마는, 소소하지만 중요한 움직임들을 가장 먼저 포착하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는 암묵적 약속이 이뤄졌다"고 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독서 인구, 출판사, 매출액의 감소 등은 전국 공통적 현실이다. 하지만, 지역 출판사는 여기에다 출판계의 수도권 집중화, 도서유통망인 지역 서점 급감 등의 더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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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최근 몇 년 사이에 경남에서 지역을 이야기하는 책을 내고, 전국 서점 유통망을 통해서 판매하는 출판사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남해의봄날', '상추쌈', '펄북스', '도서출판 피플파워', 경상대출판부 '지앤유 로컬북스' 등이다. 지역 콘텐츠를 활용해서 어떤 책을 낼지 기획해 내고 있다. 통영, 하동, 진주, 창원 등에 근거지를 두고, 지역 저자를 발굴하고 지역의 소중한 자산을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곳은 지역민과 소통하고자 북 콘서트를 열기도 하고, 아예 책방을 열기도 했다. 지역에도 훌륭한 저자, 자산들이 많다는 것을 일깨우고 끊임없이 발굴하고자 하는 지역 출판은 지역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하기에 지역 출판이 흥하기를 응원한다.


우귀화 | 경남도민일보 | 201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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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10점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3)

웹의 등장 이후 독서환경에서 정보적 기능이 축소되는 등 책이라는 미디어의 환경이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다만, 책이 주는 오락적 기능과 자기 성찰적 기능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책의 기능이 축소 및 변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사회적 의제를 한 권의 책을 통해 한 도시에서 토론하자는 운동이 미국에서는 왜 벌어졌을까?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는 사례가 없는 이런 독서운동을 어떻게 고찰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더 연구할 영역이지만, 추론 가능한 것은 미국이라는 사회가 강제하는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미국은 다문화사회이다. 소수자 문제에 대해 전체 구성원이 함께 토론해야만 사회통합을 이끌 수 있는 불완전한 구조이다. 또한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유럽의 다른 복지국가에 비해 공공적 인프라가 부실한 사회이다.

특히 출판시장은 1990년대 미디어법의 개정으로 10개 정도의 출판사가 독점하는 등 다양성이 많이 파괴되고 있는 구조이다. 일부 베스트셀러 작가를 제외하고는 작가가 책을 내려면 호주나 영국, 캐나다에 있는 출판사에서 자비로 출판해야만 가능하다고 한다. 완전 도서정가제를 통해 특성화된 서점이 존재하는 등 다양성이 존중되는 유럽과는 달리 미국은 아마존서점 등 대형서점의 독점으로 자유경쟁이란 이름으로 정글적인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다민족, 다인종 사회에서 유색인종 혹은 이민자의 경험을 주제로 다룬 책을 한 도시에서 읽고 의제하자는 것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미국사회에서 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사회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미국식 운동방식이다. 예를 들면 하퍼 리(Harper Lee)의 『앵무새 죽이기』는 인종주의와 관용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도시에서 한 책으로 선정되어 토론되었다. 다양성이 생명인 사회에서 다양성이 파괴되는 구조를 개혁하고자 출발한 운동이었다고 파악할 수 있다.

'앵무새 죽이기' 퓰리처 상을 수상한 하퍼 리의 소설로 1960년에 출판되었다.



그렇다면 운동의 취지는 존중하더라도 우리가 이를 도입할 때는 조금 더 실사구시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에서는 2003년 이후 지자체를 중심으로 진행된 운동에서 검토할 요소가 있다고 생각된다. 서울은 각 도서관별 한 책을 읽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 청주는 1년에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한 도시 한 책 독서운동을 하고 있다. 미국의 시카고에서도 2004년에는 한 작가를 선정하여 토론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하였다. 방식은 도시의 특색을 살려 더 다양하게 구현 가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민간의 다양한 주체와 협력의 네트워크를 할 것인가가 핵심과제이다. 공공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전개하는 독서문화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점을 분석하고 좋은 대안을 시민과 함께 논의한다면 개선이 가능하다. 외국의 제도가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요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라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며 도시마다 조금씩 강조점이 다를 것이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문화 기반시설에서 도서관 수가 꼴찌이지만 도서관 사서를 중심으로 통합시스템을 만드는 등 창발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하여 좋은 도서관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 부산에서 이루어지는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지역사회의 더 많은 관심이 분명히 필요하다. 시민들이 낸 세금을 들여서 한 권의 책을 읽고 지역의 토론을 활성화하고자 한다면 정보를 더 자세히 공개해야만 참여를 증대시킬 수 있다. 지역 신문의 출판담당 기자와 지역출판사를 참여시킨 토론이 앞으로 지역의 더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로 연결되면 좋겠다. (끝)

  • 16:48:01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3)
  • 2011/10/21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2)
  • 2011/09/23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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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2)

    '원 북 원 부산' 운동을 대표하여 안내하는 곳은 부산시민도서관 사이트이다. 사이트 내용에 따르면 원 북 원 부산 운동이란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일보가 주최하고 부산시 공공도서관이 주관하는 시민독서생활화 운동이다.

    누구에게나 권장할 만한 교양도서 한 권을 시민의 투표로 정하여 다함께 읽고 저마다의 생각을 나누는 가운데 부산시민 전체의 공감대 형성과 독서인구의 저변 확대로 <책 읽은 시민, 생각하는 부산, 토론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원 북 원 부산 운동의 바람이라고 하고 있다.

    현재 사이트에는 공개된 자료가 매우 부족한데 그나마 시민도서관의 도움으로 2004년∼2009년을 정리한 2010년 발간 자료집을 구하여 읽을 수 있었다. 그동안 경과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였다.

    그리고 부산일보 김상훈 기자의 발제문도 원 북 원 부산 운동의 비전과 과제를 잘 정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지엽적인 방법론에 대한 논쟁보다는 독서운동에 대한 시각을 중심으로 고찰하는 근본적 접근이 더 토론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먼저 한 책 한 도시 운동을 소개하고 있는 다음 기사에서 참조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독서운동을 벌여 주목된다. 지자체들의 독서운동이 아직까지 도서관 지원과 설립 등 근본적인 독서 인프라 조성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독서를 권장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크게 이바지한다는 평가다.

    특히 2003년 국내에 들어온 ‘북 스타트(BOOK START)’ ‘한 책 한 도시(One Book One City)’ 운동은 짧은 시간에도 불구,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독서운동을 위해선 넘어야 할 수많은 과제가 있다”며 “그러나 일부 지자체들의 독서운동은 눈길을 끈다”고 밝혔다.

    '원북 원시티' 운동이 시작된 미국 시애틀 (출처 : usa-seattle.mofat.go.kr/)


    ‘한 책 한 도시(원북 원시티)’는 한 지역사회에서 지역민 모두가 함께 한 권의 책을 선정, 읽고 토론하는 문화운동이다. 책을 매개로 작가와의 만남, 독후감 토론, 공연 등 각종 문화행사를 통해 공동체적 문화축제로 승화된다. 이 운동은 1998년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돼 세계로 번지고 있다.

    부산대 이용재 교수는 “한 책 한 도시 운동은 책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각종 문화행사와 토론이 벌어질 수 있고, 디지털시대에 또 하나의 공동체 문화가 꽃필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독서인구의 저변 확대에 상당히 이바지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독서운동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독서인구의 증가, 책 읽는 문화의 확산에 크게 기여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더욱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1회성 이벤트를 지양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용재 교수는 ▲독서문화 일상화를 위해 안정적・지속적으로 독서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비영리기구(공익법인 형태) 설립 ▲주민들의 도보권 내에 공공도서관・마을도서관 건립 확충 ▲도서관과 사서들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참여 ▲멀티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형태의 문화운동 전개 등을 꼽았다.

    윤정옥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해외사례를 볼 때 독서운동은 대부분 공공도서관이 주체가 되지만 지역사회의 정부와 기관, 단체는 물론 시민들의 적극적 협력이 있을 때 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경향신문 도재기 기자 기사 부분 인용)

    위 내용은 그동안 실시된 '원 북 원 부산' 토론회 내용을 잘 정리한 기사이다.

    지자체들의 독서운동이 아직까지 도서관 지원과 설립 등 근본적인 독서 인프라 조성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독서를 권장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크게 이바지한다는 평가에 대해서 고찰해 보자.

    먼저 집에서 걸어서 30분 안에 공공도서관이 존재하는 OECD 나라들에 비해 대한민국의 도서관의 숫자와 시설은 매우 빈곤하다. 근본적으로 도서관의 지원과 설립 등 양과 질의 증가는 복지국가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이유로 지자체에서 당장 이런 부분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점진적 과제로 미루고 지자체장의 단기적 성과로 평가될 수 있는 독서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판단된다.

    도서관 인프라 확충은 국가예산의 확보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지만, 지식정보화사회와 양극화사회에서 정보소외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극성이 더 필요하다.

    특히 부산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2012년 총선과 대선 등 양대 선거를 앞두고 이를 더 적극적으로 의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도서관을 민간에 위탁 경영하여 도서관의 공공성이 크게 훼손된 서울 지역의 예는 부산에서도 꼭 참조할 사례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도서관 숫자를 인위적으로 늘리기 위해 종교시설이나 대학 등에 위탁하면서 주차요금을 징수하고 열람실 이용료를 받는 등 임대사업화로 공공성을 포기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계속)


  • 16:48:01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3)
  • 2011/10/21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2)
  • 2011/09/23 '원 북 원 부산' 운동은 왜 하는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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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부산에서 ‘산지니’라는 출판사를 시작하고 2008년 9월 30일 부산시가 주최한 독서문화토론에서 「지역에서 책 만들기」라는 토론문을 발표하였다.

    부산지역에서 책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구체적 기획을 구상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쳤다. 먼저 출판사 대표인 내가 부산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신문도 서울에서 발행하는 중앙지만 보았고, 방송 프로그램 중에서 부산소식은 거의 무지하였다. 부산의 유구한 역사와 부산을 빛낸 인물에 대한 이해도 깊지 못했다.

    무엇보다 내 자신의 반성이 필요하였고 초읍에 있는 부산시립시민도서관을 방문하여 부산 관련 책들을 읽으며 기획정보를 구체화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부산지역의 신문들을 자세히 읽고 모니터링하면서 지역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들을 만나서 조언을 구하였다. 지역서점에서 주최하는 독서토론회에도 참석하여 지역의 독자들의 관심사항도 관찰하였다. 그러면서 처음 낸 책이 <반송사람들>이었다. <반송사람들>은 반송 지역에서 여러 가지 지역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책을 내고 난 이후 지금은 그 사람들이 ‘느티나무도서관’을 만들어 더 유명해졌다.

    지역의 필자들과 교감을 통해 국내서와 국외서를 기획하고 4년 동안 56권의 단행본을 발행하였다.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알려 많은 원고가 출판사에 들어오는 지금도 여전히 부딪히는 문제가 있다. 저자(번역자를 포함하여) 중에서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과 도시에 대해 애정이 없으면서 서울만 바라보며 지역의 다른 필자들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지식인의 이런 허위의식이 일제식민지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문제라고 바라본다.

    물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흐름도 생기고 있다. 최근에 전국 어디보다 민간의 마을가꾸기 운동과 마을도서관 운동이 활발한 곳이 부산이다. 부산시의 열악한 재정자립도에도 불구하고 공공도서관을 잘 가꾸려는 열의가 높은 곳이 부산이다. 지역의 출판사와 함께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드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저자도 있다.

    출판사가 서울에 95% 존재하고 수도권 독자들이 책의 70∼80%를 구매하는 대한민국에서 지역출판사가 생존할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일까? 나는 지역에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지역의 잠재적 필자군(C급 필자)을 가능성 있는 필자군(B급 필자)으로 만들어내고 더 나아가 검증된 필자군(A급 필자)으로 만들고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서울의 출판사가 6개월에 5천 부 판매가 보증된 필자와 아이템만을 쫓아갈 때 우리는 생활하는 공간에서 필자를 찾아내고 지역의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이다.

    동시에 지역 독자들의 요구사항을 기획에 반영하여야 한다. 부산지역의 많은 대학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졸업하지만, 취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과 교류가 많은 나라와 도시에 대한 문화적 정보를 가공하여 단행본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적극적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해외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내가 대학을 다닌 80년대는 정치적으로 암울했지만, 많은 독서를 하며 취업도 잘되는 시대이었다. 반면에 지금 20대는 IMF를 경험하고 졸업과 동시에 비정규직이 예상되는 불행한 88만원 세대이다. 이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서경식 선생의 표현을 빌리면 “자신이 갇혀 있는 세계에는 ‘외부’(바깥)가 있다는 발견이고, 타자의 역사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려는 대화”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부산시도 지역출판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정책으로 구체화시키면 좋지 않을까? 지역아이템에 대한 사전 공모나 사후 지원도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중앙에서 지역을 말해주지 않는다. 지역의 문화가 풍부해지기 위해서는 지역 출판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원 북 원 부산 사업을 부산시 교육청 산하 공공도서관에서 하고 있는데, 2004년에는 김중미, 2005년에는 김형경, 2006년에는 공지영, 2007년에는 김현근, 2008년에는 박경철의 책이 선정되었다. 시 차원의 이런 사업에서도 가능하면 부산을 소재로 한 책이든가, 부산 저자가 쓴 책이든가, 지역 출판사가 발행한 책을 선정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원 북 원 부산 운동을 언급하면서 끝낸 토론문에 대해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 관장님이 원 북의 선정 기준 10가지를 언급하면서 토론을 한 기억이 있다. 그리고 다음해 2009년 원 북 원 부산 후보도서 10권 중에 부산지역 소설가의 소설집 <부산을 쓴다>가 선정되어 20일간 투표를 하게 되었다.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출판사 책 투표를 호소하였지만, 결과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선정되는 걸로 끝났다.


    2010년에는 시민도서관에서 출판사로 원 북 원 부산 도서추천을 요청하는 메일이 왔다. 조갑상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을 추천하였으나 2008년에 출판된 김곰치의 장편소설 <빛>이 10권의 후보도서에 선정되었다. 이번에도 지인들에게 투표를 호소하였지만, <산동네 공부방, 그 사소하고 조용한 기적>이 선정되었다. <산동네 공부방>은 부산 감천동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던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지역의 특색을 나타내는 책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에 잘 선정되었다고 생각했다.

    2011년에도 시민도서관에서 후보도서 추천을 요청하여 박태성 칼럼집 <유쾌한 소통>과 정영선 장편소설 <물의 시간>추천하였으나 후보도서 5권에 들어가지 못하였다. 하지만 후보도서 5권 가운데는 부산의 중견시인 최영철의 <찔러본다>, 부산 지역 소설가 김현의 <봄날의 화원>, 교사 이상석의 자전소설 <못난 것도 힘이 된다> 등 부산 지역 작가의 작품이 3권이나 후보에 올라서 반가웠다. 결과적으로는 2005년에 출간된 <책만 보는 바보>가 선정되었는데, 이 책은 출판된 후에 스테디셀러로 남녀노소 다양한 대중이 보기에 좋은 책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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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송사람들』 - 대도시에서 지역공동체를 가꾸는 사람들 이야기
    | 마을만들기 01

    고창권 지음
    출간일 : 2005년 10월 31일
    ISBN : 8995653116
    신국판 | 220쪽

    1970년대 도심의 판자촌 철거민들이 옮겨오면서 생긴 동네 반송이 2005년 전국 주민자치센터 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못사는 동네 반송에서 희망을 찾는 동네가 되기까지,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일구어낸 열정 가득한 지역 자치활동 보고서이다.


    지은이

    고창권  | 1965년생.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어린 시절 부산 해운대 반송에서 자랐으며 의과대학 졸업 후 부산경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였다. 1995년 반송에 해인의원을 개원하면서 지역주민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1998년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 이라는 주민모임을 창립하여 지역 활동에 전념하였다.
    5년간 지역주민모임을 이끌면서 창의적인 지역 활동의 여러 모범을 만들어 가고 있다. with613@hanmail.net

    차례

    제1부 반송천에서 물장구치고 썰매타고

    1.어린 시절과 지역공동체
    2.지역 활동의 준비기, 1997년
    3.지역 활동의 시작, 마을신문 '반송사람들'
    4.빈 벽에 그리는 희망, 벽화그리기

    제2부 요구가 있으면 무엇이든 시작하자

    5.반사사의 여러 가지 소모임 활동
    6.새로운 만남과 교양 프로그램
    7.스스로 놀라버린 어린이날 행사
    8.주민들과 함께 한 실업극복운동
    9.또 하나의 날개, 좋은 아버지 모임
    10.함께 떠나요, 가족기행
    11.힘찬 새해를 열며, 장산 해맞이 행사
    12.부산에서 임진각까지, 통일가족기행
    13.화합과 단결의 구호 아래 산업폐기물매립장 반대운동
    14.부산민주시민상 수상
     
    제3부 풀뿌리 민주주의
     
    15.새로운 도전, 지방선거에 출마하며
    16.의정활동의 시작과 의정연구회
    17.교육·복지·문화가 함께하는 좋은 학교 만들기
    18.학습동아리 ‘우리마을 잘 알기’
    19.가자, 희망세상으로! 재도약의 발판마련
    20.지역 활동에서 주민자치 활동으로
    21.10년, 20년 후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자


    책소개

    이 책은 부산 해운대 반송 지역 주민들과 그곳에서 지역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가 살기 좋은 지역공동체를 만들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루어가는 소중한 실천적 삶의 이야기이다.

    반송은 부산 변두리에 위치하며 1968년부터 1975년까지 부산시가 도심의 판잣집들을 없애야한다는 생각으로 실시한 집단이주정책으로 철거민들이 옮겨오면서 마을의 기본 틀이 만들어졌다. 따라서 촌동네, 못사는 동네라고 은근히 멸시를 받아오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10월 진주에서 열린 제 5회 전국 주민자치센터 박람회에서 반송은 당당하게 최우수상을 차지하였다. 그 뒤에는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지역활동 단체가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지역에서 의원을 열고 있는 의사이면서 1997년부터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지역 모임을 만들고, 이끌면서 주민들과 함께 문화공동체, 자치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과 활동 내용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또 주민이 지역의 주인으로 나서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가는 것이 주민자치이며, 작은 지역에서 모범적인 사례를 창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주요 지역 활동으로 마을신문 발간, 벽화 그리기, 다양한 소모임 활동, 어린이날 놀이 한마당, 좋은 아버지 모임,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운동이 소개되고 있다.

    ‘마을만들기 네트워크’ 공동의장이자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황한식 교수가 전문가의 시각에서 추천사를 통해 반송형 모델에 대해 계속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지역에서 보다 나은 일터와 삶터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통해 주민자치와 공동체적 실천의 모범을 만들어가는 반송 사람들에게서 가난한 이웃들의 벗으로서 의사이자 지역운동가인 저자에게서 ‘지역’과 ‘주민’ 그리고 ‘운동가’의 소중한 의미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좋은 사람들에게 좋은 희망을 줄 것으로 확신하며 머지않아 더 큰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 추천사에서(황한식,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지은이

    고창권  | 1965년생.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어린 시절 부산 해운대 반송에서 자랐으며 의과대학 졸업 후 부산경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였다. 1995년 반송에 해인의원을 개원하면서 지역주민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1998년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 이라는 주민모임을 창립하여 지역 활동에 전념하였다.
    5년간 지역주민모임을 이끌면서 창의적인 지역 활동의 여러 모범을 만들어 가고 있다. with613@hanmail.net

     

    ● 관련글

    사회복지사가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 lovezanger님 서평
    반송사람들 내맘대로 감상문 - 연제연겸아빠님
    하버드대학 도서관에 소장된 『반송사람들』- 산지니
    못사는 동네 반송에서 희망세상으로 - 산지니
    삭막한 도시에서 기적 같은 공동체를 이뤄 낸 사람들 이야기- 동아일보

    반송 사람들 - 10점
    고창권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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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반송제2동 |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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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산지니북

    반송동은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동네입니다. 하지만 반송동을 찾아가려고 해운대 바닷가나 신시가지 쪽에서 택시를 잡아타면 요금이 10,000원도 더 나옵니다. 같은 해운대구 내에 있지만 반송은 그만큼 해운대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반송 전경. 장산을 중심으로 윗반송과 아랫반송으로 나뉜다


    충렬사가 있는 동래 안락로타리를 돌아 명장동, 서동을 거쳐 꽃시장으로 유명한 석대를 지나면 갑자기 창밖 풍경이 달라집니다. 왼쪽은 산, 오른쪽은 논밭이 펼쳐지고 이제 부산을 벗어나 한적한 시외로 향하는 기분이 듭니다. 그렇게 얼마간 가다보면 반송 마을이 짠~ 하고 나타납니다. 반송으로 들어가는 길은 한 길밖에 없어 189번, 112번 등 시내버스의 종점이고 그 너머는 기장, 울산으로 이어집니다. 반송은 부산에서도 끄트머리 변두리에 위치한 동네입니다.


    한국전쟁으로 수많은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몰려 들었고, 산이 많은 부산의 지형상 평지가 모자라니 사람들은 산으로 산으로 판잣집을 지어 올라갔습니다. 자연히 산동네가 만들어졌고 그래서 부산에는 유난히 산복도로가 많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부산시는 도심재정비사업을 위해 이런 판자촌을 없앨 계획을 세우고 부산의 변두리 지역인 반송동, 반여동, 서동 등에 집단이주촌을 만들어 철거민들을 이주시켰습니다.

    1970년대 반송천에서 머리 감고 빨래하는 아이들


    반송은 1968년부터 1975년까지 수정동 산동네, 조선방직 부지, 경부선 철도변에 살고 있던 철거민들이 집단으로 옮겨오면서 마을의 기본 틀이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부산에서도 반송하면 ‘못사는 동네’, ‘교통도 안 좋고, 수준이 한참 떨어지는 동네’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었습니다.

    그런 반송이 20여년 설움의 세월 끝에 지난 2005년 10월 진주에서 열린 제5회 전국 주민자치센터 박람회에서 당당하게 최우수상을 차지하였습니다. 그 뒤에는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현, 희망세상)이라는 지역 공동체와 반송 주민들이 흘린 땀, 눈물, 노력이 있었습니다.

    희망세상 :
    1998년 생긴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7년동안 반송 지역에서 지역활동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희망세상’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지역공동체. 행복한 나눔가게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느티나무 도서관을 운영하며 어려운 이웃 돕기나 농촌 자원 봉사 활동, 좋은 아버지 모임 등을 꾸려 나가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http://www.sesang.or.kr/hope/main.html


    스스로 놀라버린 어린이날 행사

    어린이날 우리 아이들을 어디로 데려갈까? 고민하다가 시작한 것이 ‘어린이날 놀이한마당’이었습니다. 1999년 운봉초등학교에서 열린 제1회 어린이날 놀이한마당은 제2회부터 반송에 있는 동부산대학 캠퍼스에서 10년째 열리고 있습니다. 행사는 해마다 커지고 내용은 더 풍성해졌고 주민들은 이런 너른 공간을 제공해준 대학을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어린이날 놀이공원이나 북적대는 인파 속에서 시달리고 지친 경험이 있는 부모들과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습니다. 이제 어린이날 놀이한마당은 ‘희망세상’의 가장 중요한 행사이면서 반송 지역의 축제로 자리잡았습니다. 지금은 소문이 나서 반송뿐만 아니라 부산의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들 찾아온다고 합니다.

    반송에서 지역축제로 자리잡은 어린이날 놀이한마당



    또 하나의 날개, 좋은 아버지 모임


    초기 ‘희망세상’의 회원은 대부분 주부들이었습니다. 다양한 소모임이 꾸려지고 저녁 회의도 잦아지면서 주부 회원의 남편들은 퇴근해 집에 오면 저녁에 아내가 없다고 불평을 해댔습니다. 그러나 '마을'이란 지역공동체의 주체가 낮에 집에 있는 주부들만의 몫은 아니지요. 아버지이자 남편인 남성들도 당연히 마을의 주체입니다. 고창권 샘은 밤마다 술병을 들고 가정방문에 나섰습니다. 회원들의 집을 찾아가 남편들을 설득하기 시작한 거죠.

    아이들과 아버지만 참가하는 '좋은 아버지 캠프'에서 아이들이 그려준 옷을 입고 의기양양한 아빠들


    드디어 희망세상에 가입한 아빠회원들이 10명을 넘어섰고 정식으로 ‘좋은 아버지 모임’(조아모)이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장산 해맞이 행사나 어린이날 행사, 집회활동 등 지역현안문제에 이들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거, 거의 머슴 돌쇠 수준으로 부려 먹는구만’ 푸념을 하기도 했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이면서 힘도 좋은 아빠회원들은 여러 활동에서 유감없이 실력발휘를 했습니다.


    '좋은 아버지 캠프'에서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도전 골든벨 - 아빠가 즐겨보는 TV프로는?



    빈 벽에 그리는 희망, 벽화 그리기

    벽화 2호는 반송1동 진입로 벽에 어린이동화를 주제로 그린 그림인데, 주민들이 힘을 모아 벽화를 그린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방송사에서 취재를 나왔다고 합니다. 마침 한 주민이 수고한다며 집에서 국수를 삶아왔는데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자며 스무 번은 넘게 사진을 찍더니 정작 방송에는 국수 가져오는 장면이 안나왔다네요. 사람들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답니다.

    반송1동 입구에 그려진 벽화2호. 벽화를 직접 그리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부산에서 임진각까지, 통일가족기행

    희망세상 회원들이 여비를 조금씩 모아 통일가족기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체험활동이나 짧은 역사기행은 많이 했지만 3박4일 동안 아이들까지 데리고 통일을 주제로 하는 기행은 처음이었고, 33인승 버스를 빌려 타고 부산에서 임진각까지 숙식은 야영으로 해결하는 만만치 않은 여행이었습니다. 한국전쟁때 민간인 학살이 이루어진 경산의 폐코발트광산을 시작으로 천안 독립기념관, 광릉수목원, 오두산 통일전망대, 임진각을 거쳐 연세대에서 열린 통일대축전까지 참가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여행이었습니다.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서 아이들과 함께 통일을 염원하며...


    교육, 복지, 문화가 함께하는 좋은 학교 만들기

    2000년대 초 반송에는 네 개의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그 중 한 학교는 학교 형편상 1,2학년에게는 급식을 안했습니다.

    '오늘도 밥을 못 먹었다.  내일은 밥을 먹을 수 있을까?'

    당시 한 저학년 학생의 일기내용입니다. IMF 이후 가정은 붕괴단계에 있었고 저소득층이 많은 반송 지역에서 점심 한 끼 해결하기 힘든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이 일기내용은 결국 교육청에까지 전달되었고 저학년 급식을 위한 추가예산이 지원되었습니다.

    희망세상에서 실천한 교육복지사업 중 가장 인기프로그램인 '청소년 농촌 활동'에서 땀흘리며 배우는 아이들


    반송의 세 개 중학교와 희망세상이 연계해 실시하는 농촌봉사활동과 청소년 문화축제는 반송지역의 특성을 잘 살린 사업으로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학부모들도 많은 호응을 보내고 있고, 학생들도 새로운 세상을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므로 참여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반송동 주민자치센터와 희망세상을 방문한 일본 치바대학 나가사와 교수와 학생들


    지금 반송은 한마디로 잘나가는 동네가 되었습니다. 땅값이 오르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기 때문이 아니라, 주민들이 행복한 동네가 되어 가기 때문입니다. 부산에 도서관이 있는 마을이 얼마나 될까요. 반송에는 느티나무도서관이라는 마을도서관도 생겼습니다. 해운대구에서 지어준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십시일반하여 부지를 구입하고 건물, 내부 인테리어, 장서 등은 책사회(책읽는사회국민운동본부)와 기업체의 지원, 자체적인 조달, 또 이러저러한 도움의 손길로 마련했다고 합니다. 전국 어느 지역보다 주민자치활동과 자발적인 지역주민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곳으로 손꼽히며 견학도 많이들 온답니다. 멀리 일본에서도요.


    고창권 지음

    부산 해운대 반송 지역 주민들과 그곳에서 지역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가 살기 좋은 지역공동체를 만들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루어가는 소중한 실천적 삶의 이야기이다. 주요 지역 활동으로 마을신문 발간, 벽화 그리기, 다양한 소모임 활동, 어린이날 놀이 한마당, 좋은 아버지 모임,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운동이 소개되고 있다.



    <반송사람들>의 저자 고창권은 어린 시절 부산 해운대 반송에서 자랐으며 의과대학 졸업 후 부산경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였다. 1995년 반송에 해인의원을 개원하면서 지역주민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1998년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 이라는 주민모임을 만들어 이끌면서 지역 활동에 전념하였다. 2005년 <반송사람들>이란 책을 써 주민들과 함께 문화공동체, 자치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과 활동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5년간 지역주민모임을 이끌면서 창의적인 지역 활동의 여러 모범을 만들었으며 2002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여 현재 해운대구 구의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Posted by 산지니북

    산지니는 오래 버티는 매

    출판사 작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하겠다. ‘산지니’는 산속에서 자라 오랜 해를 묵은 매로서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우리나라의 전통 매를 뜻하는 이름이다. 전투적인 이름이지만 이 이름은 80년대 대학생활 시 대학교 앞에 있던 사회과학서점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 시절에 그 서점에서 사회에 대한 관심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고, 그 기억이 나에게 산지니란 이름을 가슴에 새기도록 해주었다. 또한 이름을 통해 망하지 않고 오래 버티고 싶은 꿈도 담았다고나 할까. 이름은 듣기 쉽고 외우기 쉽고 말하기 쉬워야 한다는데, 이름이 어려웠는지 만나는 사람마다 무슨 뜻인지 물어왔다.

    덩그러니 사무실만 열었을 뿐 원고 하나 없이 출발해서 여러 사람을 만나러 다녔다.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번역 출판을 해야겠다 싶어 출판사를 차린 지 3개월 정도 되었을 때 에이전시를 통해 번역서를 검토하던 중 마음에 드는 책이 있어 판권을 문의하였다. 일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었는데, 내용이 괜찮았다.

    그러나 일본 출판사로부터 받은 답신은 서울이 아니라 지방에 있는 출판사가 어떻게 번역 출판할 수 있겠느냐는 내용이었다. 결국 그 번역 출판 건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 일은 나에게 Local First를 출판철학으로 가지게 만든 사건이었고 이후 지역(local)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2005년 10월, 출판사를 차리고 8개월 만에 첫 책이 나왔다.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 『반송사람들』 두 책이었는데 홍보를 위해 지역신문사 문화부 기자를 찾아갔다. 처음으로 신문기사가 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정작 기사는 두 책에 대한 내용보다도 부산에 이러이러한 출판사가 생겼으니 많은 관심과 발전을 바란다는 요지였다.

    홍보를 위해 책 두권을 들고 부산 동보서적을 찾아갔는데 서점 관계자가 표지디자인이 촌스럽다고(대놓고 얘기하진 않았지만) 애정어린 충고를 해주었다. 요즘은 책 내용도 중요하지만 겉표지는 더 중요하다고. 그래야 독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며.


    서울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출판사가 생겼다가 사라지는데 지역(local)에서는 출판사를 설립한 것만으로도 뉴스거리가 되는 현실, 이게 바로 지역출판의 현실인가 싶어 자조적인 웃음이 나는 것과 동시에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는 결심 또한 생겨났다.

    한 달에 한 권 정도 꾸준히 책을 발행하면서 전국 일간지 기자들에게 계속 책을 보내다보니 “웬 지역출판사에서 이렇게 꾸준히 책을 내나?” 싶어 관심을 가져주는 기자들이 생겨났다. 이게 바로 지역출판사의 이점이라면 이점이다. 한겨레신문사의 임종업 선임기자도 그중 한 사람이었는데, 서울에 올라오면 한번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왔다. 마침 서울 쪽에 있는 서점을 돌아볼 일이 생겨 올라간 김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장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하는 일도 쉽지는 않았다. 기자의 질문은 역시나 날카롭기도 하고, 이것저것 묻는 것도 많았다.

    어쨌든 한겨레신문에 기사가 크게 나고부터 지역신문사 기자들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이후 동아일보, 부산일보, 한겨레21, 출판저널, 연합뉴스, 국제신문 등과 인터뷰를 하고, 기사도 실렸다. 없던 원고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언론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다음글에 계속)

    ●지역에서 출판하기(1)
    지역에서 출판하기(2)
    지역에서 출판하기(3)
    지역에서 출판하기(4)
    지역에서 출판하기(5) 

    Posted by 산지니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