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은 필요 없는 보통의 존재

-『다시 시작하는 끝』을 읽고

  안녕하세요. 인턴 정난주입니다.

  7월, 작은 태풍이 지나가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어김없이 산지니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아침인데도 습하고 더운 날씨의 그 기세가 대단합니다. 거기다 출근 시간에 차까지 막힐라치면 이 버스에 있는 사람들, 도로의 차들 다 저 밖으로 내쫓고 면허도 없지만 핸들을 뺏어들고 법원검찰청 정류장으로 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마치 얼마 전 봤던 영화처럼 말이에요. (다들 연상되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히히) 거제대로를 '분노의 도로'로 만들고, 입에는 은색 스프레이를 뿌리고 치이익, 나를 기억해 줘!…… 하지만 그럴 수는 없죠.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저는 산지니에 가기 위해 법원 검찰청 정류장으로 가는 것이지 전과기록을 남기려고 법원 검찰청으로 가는 건 아니니까요…….

매일 아침 제 롤모델이 되어 주시는 퓨리오사 언니…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비단 저뿐만이 아니기에 사람들은 종전에 언급되었던 영화와 같이, 질주하고 폭주하는 텍스트를 찾는 것 아닐까요. 그곳의 주인공의 폭주로 대리만족하고, 희열을 느끼며 또 다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막히는 도로를 참아내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읽은 조갑상 작가님의 『다시 시작하는 끝』에서는 우리에게 희열을 줄 수 있는 인물은 많지 않았습니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곳에 나오는 주인공은 저 혹은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과 같이 폭주를 머릿속으로 그리기도 하지만 이내 곧 자신의 망상을 비웃고 주어진 시간을 주어진 일로 보내는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아버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버지가 된 자들를 보며 아버지가 되지 않겠다며 발버둥 쳤지만 결국 모두 아버지가 됩니다. 조갑상 작가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건조하고도 어떠한 연민도 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소설을 일부분을 보며 작가님이 어떻게 그려내셨는지 한번 볼까요?

 

 

보통의

불안

『다시 시작하는 끝』의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아버지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흔히 아버지라는 소재가 감정에 호소하여 연민의 대상, 희생의 아이콘으로 그려진 것을 다양한 매체에서 많이 보았는데요. 『다시 시작하는 끝』에서는 그 이면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희생했다는 것은 결국 체제에 순응하여 자신의 색을 지우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그것에 대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단편 「동생의 3년」과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에서 잘 드러납니다.

“앞서지도 뒤서지도 말고 중간 정도 하면 돼. 괜히 옳으니 그르니, 부당하니 어쩌니 깊이 생각지 말고 그냥 남 하는 대로 해.(…)깊이 생각하면 손해야.” /(…)최소한 내가 겪은 일 따위는 되풀이하게 해서는 안 되는 건데. - 「동생의 3년」p.208

「동생의 3년」에서는 주인공이 군대에 간 동생에게 어머니가 걱정하시니 ‘요령껏’, 참으며 군생활을 버텨내라고 말합니다. 주인공은 이런 자신의 모습이 못마땅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창기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색무취의 소시민.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세상살이 전반에 걸쳐 자신의 색채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우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또는 비겁한 건지 아닌지는 뒤로 하더라도, 다소 애매하게 다수의 편에 서거나 중도에 서는 게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그렇게 손해 본 적이 없었던 것도 사실인 듯했다.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p.247

이념의 대립과 자극적인 구호로 가득한 유세장을, 하창기 씨는 어떠한 주장도 없이 그 난리 속을 통과합니다. ‘소시민’이라고 자신을 정의하며 이런 삶이 당연하다고 이야기 하는 하창기 씨의 이 웃지 못할 장면으로, 작가님께서는 당시 어지러운 사회의, 어쩌면 지금과도 비슷한 구석이 있는 세상의 단면을 그려내고 싶으셨던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들의 증세는 더 심각해져 결국 「그리고 남편은 오늘 밤도 늦다」의 남편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직장에 대한 불만을 생각할 수 없다.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무릎으로 TV를 끄고 30분이나 변기를 타고 앉아 신문을 읽으며 킬킬거리며 어색하도록 인용 자료를 밝히고 술을 마시고 온 세상을 욕을 해대는 근본 원인은 절대 아니다.(…)그런 온 세상이 그를 불만에 가득 차게 하고 술을 마시게 하고 XX되는 욕설을 내쏟게 하는가. -「그리고 남편은 오늘 밤도 늦다」p.147

술을 마시고 심한 욕설을 퍼붓고, 대화는 하지 않고 신문만 보고 킬킬거리고 인용자료에만 의존하는 남편의 태도는 결국 무엇에 대한 불안인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남편의 증상에는 이제는 흔한 말이 되어버린 ‘원인불명’이라는 원인이 가장 적절하다고 느껴집니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부터 오는 불안, 그 불안의 원인을 알 수 없어 더 괴로워하는 원인불명의 굴레. 무엇이든 불분명하고 불명확한 사회에 남편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정확한 근거로서의 인용자료 뿐이었을 것입니다. 홀로 그 굴레에서 힘겨워 하고 있는 남편의 모습에 동정심이 들기보다는 누군가에 비친 나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어 뜨끔하며 소설을 읽었습니다.

불안한, 아버지가 된 사람들

 

또 「방화」에서는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아하는 소년이 아버지인 그들을 바라봅니다.

나의 혼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버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사실들을 고정화 시키는 것으로 끝났다. -「방화」 p.308

“안정된 리듬은 권태와 크게 다른 말일까요?”

“자극은 누구나 조금씩 원하고 또 필요한 것이지만 지나치게 표피적이고 단순하지. 오래 계속하는 일에서 힘도 생기고 융화도 발견하게 돼.”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적인 생활이 혐오스러울 만큼 싫어질 때가 있는 모양이죠. 그런데 그런 내부의 욕구를 조화니 천직이란 틀 속에 넣어 적당히 말랑하고 부드럽게 변하시키는 것 같아요.” -「방화」 p.313

위는 아버지에 대한 소년의 단상이고, 아래는 자신을 다그친 선생님과의 대화입니다.

선생님의 말 속에서 자신도 역시 아버지가 되기 싫어 발버퉁쳤지만 결국 아버지가 된 자신에 대한 자조적인 태도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보통의

폭주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았던 「방화」의 소년은 결국 제목처럼 방화를 저지릅니다.

“너는 맏이니까 잘해야 돼, 무엇이든지.”

(…)나는 땀이 나는 손을 빼고 싶었다. /(…) 후텁지근한 그날 밤 이후로 나는 손에서 땀이 조금만 나도 당장 수돗가로 달려가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나 이제 곧 눅눅하고 축축한 손의 끈적임도 없어질 것이다. (…) 연기가 아주 낮고도 가늘게 피어올랐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걸레는 타들어갔다. -「방화」 p.318

인용된 부분은 소년이 어릴 때 아버지가 자신의 손을 잡고 어머니가 아픔을 말하고 난 뒤 이어지는 장면입니다. 그때의 아버지와 땀이 나 축축하게 젖은 손은 오래도록 소년의 기억속의 남았습니다. 땀에 젖은 손은 그 이후에도 소년을 그 기억에 시달리게 했는데요. 방화를 결심한 소년은 더 이상 손이 땀에 젖지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방화는 결국 아버지와 그 기억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아버지가 되지 않으려는 소년은 발버둥 같이 느껴집니다.

 

 

 

동정은

필요

없다

이 소설에서는 아버지가 된 그들을 동정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것이 그러하다’는 태도로 일괄되게 서술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비판이나 풍자의 대상으로 해석하는 것 또한 과하다고 느껴집니다. 작가는 ‘그저 그러함’을 보여주면서 주변 어디에든 있는 인물 중 하나의 삶 속에 들어가, 그 중에서도 그들의 한 장면을 콕 집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일탈하는 장면을 보는 것에만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일탈하는 장면을 보면 볼수록 일탈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조갑상 소설가는 그런 두려움을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해주며 지난 세월의 아버지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지금도 아버지가 되어 가는 사람들에게 『다시 시작하는 끝』을 추천하며 서평을 마칩니다.

 

 

작가

소개

조갑상 작가님은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혼자웃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고,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길에서 형님을 잃다』, 『테하차피의 달』, 장편소설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밤의 눈』을, 산문집 『이야기를 걷다』를 쓰셨습니다.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만해문학상, 서라벌문학상을 수상하셨으며, 2015년 현재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특히 이번 『다시 시작하는 끝』은 중견 소설가가 되신 조갑상 작가님의 첫 소설집을 재출간한 것으로 작가님께서도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습니다. 이번 재출간본에는 ‘방화’가 추가되어 '혼자웃기', '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루어 독자분들로 하여금 80년대의 부산을 더욱 생생하고 자세히 볼 수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2009), 장편소설 『밤의 눈』(2012) 등을 펴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소설가 조갑상의 첫 번째 소설집을 재출간한다.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은  조갑상의 데뷔작 「혼자웃기」와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사라진 하늘」을 비롯해 총 17편의 중단편으로 채워져 있다. 1990년 첫 출간된 이후 25년 만에 다시 만나는 중견 소설가의 처녀작들은 작품 수만큼이나 묵직한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재출간본에는 등단 후 두 번째로 발표한 소설 「방화」가 수록되어 「혼자웃기」,「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룬다. 소설에는 고단한 삶과 그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들, 공간에 대한 긴 묘사, 그리고 쉬이 위로하지 않는 시선이 존재한다. 독특한 상상력과 스타일로 무장한 소설의 홍수 속에서 오랜만에 현실을 삼켜 소화하는 고통을 고스란히 담은 소설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다시 시작하는 끝』에서 조갑상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다시 시작하는 삶의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


 17편의 중·단편이 전하는 이 시대 소설의 의미

 과거는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에 남아, 다가올 미래의 시간을 그려낸다. 전성욱 문학평론가는 왜 우리가 다시 조갑상의 첫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그것은 그와 함께 우리 모두가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다. (… ) 그 시작을 섣부른 희망으로 응원하는 것보다는, 그와 함께 고단한 길을 걸어가겠다는 다짐이 더 절실한 마음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조갑상은 소설 「사육」과 「그리고 남편은 오늘도 늦다」를 통해 현대사회의 비인간적인 인물들의 불안과 속물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사육」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50대 남자와 피아노를 치고 소설을 좋아하는 20대 여자의 동거와 이별을 담고 있다. 철저한 교환가치의 셈으로 여자를 대하는 남자는 앞으로도 결코 소설을 읽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 대목은 공감 능력이 결여된 인물의 경제적 성공이 어떤 괴물을 만들어내는지 보여 주고 있는 사례다. 「그리고 남편은 오늘도 늦다」에서는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는 아내의 근심 어린 생각들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셋집에서 나와 번듯한 나의 집을 갖게 되고, 전문대 교수 자리까지 오르게 된 남자. 하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더 높은 고지가 보이고, 언제 아래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에 휩싸인다. 이처럼 조갑상의 소설들은 우리에게 다시금 소설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소한 순간에서부터 스쳐 지나는 풍경, 지금 서 있는 공간까지 소설들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작가가 끈덕지게 붙잡고 있는 현실의 서사들 속에서 독자는 조갑상 소설이 가지는 소설의 힘을 발견할 것이다.


 아비들이 살아낸, 살아가고 있는 시간들

 소설집에는 실로 다양한 시대의 연민과 배신을 안고 있는 아비들이 나온다. 퇴직 후 안주할 곳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삶을 보여주는 「바다로 가는 시간」에서부터 근대를 모색하다 처참하게 피살된 아버지들을 볼 수 있는「어윤중」까지, 조갑상 소설은 다양한 시대와 사건들을 통해 역사와 시간의 잔인함을 보여준다. 소설이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할 때, 세상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소설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수록작「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는 첫 대선을 앞둔 유세현장에 본의 아니게 휘말린 하창기 씨의 봉변을 통해 민주화의 실상과 무색무취의 중산층의 모습을 예리하게 보여준다.

 무색무취의 소시민.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세상살이 전반에 걸쳐 자신의 색채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우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또는 비겁한 건지 아닌지는 뒤로 하더라도, 다소 애매하게 다수의 편에 서거나 중도에 서는 게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그렇게 손해 본 적이 없었던 것도 사실인 듯했다. 남이 비겁하면 나도 비겁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결정적 반대나 절대적 지지도 없이 그만그만하게 살아온 인물이 바로 하창기 씨였다.  _「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 중에서


 이야기를 지탱하는 지역 공간의 힘

 조갑상은 산문집 『이야기를 걷다』를 통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부산의 곳곳을 직접 답사하며 그 감상을 이야기하였다. 이처럼 작가에게 장소는 그저 인물이 사건을 펼치는 공간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의 더 큰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된다. 특히 작가가 20여 년을 살았던 부산 동구 수정동은 「혼자웃기」, 「방화」, 「은경동 86번지」를 이끌어 나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구획정리 후 공터로 남아 있던 기억 속의 땅에 3, 4층까지 건물들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었다. 공사 중인 건물들도 눈에 띄었다. 정류소 근방은 통행인도 드물고 어딘가 새로 개발된 변두리처럼 엉성하고 황량해 보였다. 본래 철도 담벽을 따라 판자촌이 들어섰던 곳이었는데 그가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땐가 엄청난 도시계획의 일환으로 철거되었다. 철도 접경지역과 언덕바지의 불량주택이 집중적인 재개발 대상이었는데, 그가 살던 동네도 계획선이 어디로 그어지느냐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렸다. 결국 작은 길 하나를 두고 위쪽이 철거되었는데 그것은 자기 또래의 아이들이 말해오던 ‘우리 동네’의 뜻을 애매모호하게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_「은경동 86번지」 중에서

 중편「은경동 86번지」에서 부산역, 은경동, 신평, 남포동으로 이어지는 문영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1980년대의 부산이라는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근대화라는 말로 시작된 도시 재개발은 새롭게 도시를 만든다는 시작의 의미 저편에 현재의 터를 지워야 한다는 끝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980년대 부산에는 산동네 집들의 강제 철거처럼 서민들이 고통받는 일들이 많았다. 소설에서는 그런 현실을 은경동이라는 가상의 공간으로 고스란히 가져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다시금 만나게 해준다.

 

다시 시작하는 끝 | 산지니 소설

조갑상 지음 | 소설 | 신국판 변형 | 434쪽 | 16,000원

2015년 6월 19일 출간 | ISBN : 978-89-6545-281-2 03810

1990년 첫 출간된 이후 25년 만에 다시 만나는 중견 소설가의 처녀작들은 작품 수만큼이나 묵직한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독특한 상상력과 스타일로 무장한 소설의 홍수 속에서 오랜만에 현실을 삼켜 소화하는 고통을 고스란히 담은 소설을 만날 수 있다.

 

조갑상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혼자웃기」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길에서 형님을 잃다』, 『테하차피의 달』, 장편소설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밤의 눈』을 냈고 산문집으로는 『이야기를 걷다』가 있다.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만해문학상, 서라벌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소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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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인턴 희얌90입니다!

오늘은 인턴 마지막 날, 마지막 포스팅입니다.(ㅠㅠ) 시간이 정말 빨리 가네요.

좀 더 많이 포스팅하고 부지런하게 뛰어서 인턴일기 칸에 제 닉네임으로 도배를 했어야 됐는데 아쉬워요!

 

 

 

 

오늘 제가 서평할 책은 바로 동래경찰서장으로 재직 중인 곽명달 경찰서장님의 책 범죄의 재구성』입니다. 현직 수사관에 있으면서 실제로 맡았던 일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재구성한 책입니다.

 

 

저자분이 부산에 계시기 때문에 부산을 배경으로 한 사건들이 등장하는데요~ 자주 다녔던 그 길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는 걸 알게되니 무시무시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처음 프로파일러의 분류 파일처럼 생긴 책 디자인을 보고 괜히 수사 목록을 훔쳐보는 기분이 들어 흥미진진했는데요. 책을 펼치니 더 놀라운 이야기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케이스 별로 분류된 책 안엔 폭행은 물론이고 도박, 치정, 살인, 방화 등 부산에서 일어나는 각종의 흉악한 범죄의 시작과 끝이 집합해 있습니다.

사진에서처럼 책이 사건별로 분류가 되어있으니 읽기 편하고 무엇보다 사건의 여운을 깊이 곱씹어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하나의 사건이 분리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경찰청 사람들이나 사건 25시와같이 범죄에 관한 프로의 열혈 팬이었는데, 그것이 책으로 나오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습니다. 근데 글로 된 사건의 내막은 재연배우가 하는 연기를 보는 것보다 오히려 더 실감나서 놀랬습니다. 저자인 곽명달 경찰서장님이 적절한 표현들과 실감나는 전문 용어(?)들을 사용해서 그런지 보는 내내 책을 살짝 덮은 채로 몰래 봐야했습니다. 그만큼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많았는데요

어마어마한 내용의 전말을 모두 알고자 한다면 책을 꼭 봐야겠죠. (물론 정말 사건을 담당했던 저자의 사실적인 서술로 인한 현장감 책을 읽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먼저 책 안엔 부산에서 일어났던 흉악범죄와 정말 안타까운 사건 사고들이 한 편의 소설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서술되어 있는데요. 사실 책에 쓰인 내용 모두 이름만 바꿔 쓴 실화에 가까운데, 소설같이 읽던 일들이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니 그 충격이 어마어마했습니다. 특히 돈에 눈먼 오빠의 여동생 살인 사건과 같은 것은 정말 소설이기 바라기도 했습니다.

 

또한 안타까운 죽음외에 부산에 성행하는 불법 퇴폐업소 단속에 관한 내용도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참 재밌게 봤던 내용 중에 하나입니다.()

저자분이 현장을 덮치는 과정을 서술한 장면의 리얼함이 르포보다 생생했습니다. 어쩜 실감나게 그 현장(?)을 묘사하셨는지 하마터면 제가 거기에 있는 줄 알고 손을 들 뻔 했습니다!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욕망의 향락호'편이 바로 퇴폐업소 단속의 내용입니다. 일명 제비방으로 불리우는 유흥업소 단속의 시작과 업주 검거까지의 내용이 등장합니다.

 

 

 

요즘 문제시 되는 범죄로 아동 범죄가 있는데요. 철없는 청년들의 아동 유괴사건과 허탈한 실패의 과정이 그려진 '다섯 시간의 헛된 꿈'편도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요즘같이 취업이 힘든 시대에 한탕의 꿈을 누군들 안 노려봤겠냐만, 생명을 이용하여 그것도 약자인 아동을 이용하여 돈을 갈취하고자 하는 것은 아주 나쁜 범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노력하여 돈을 벌 생각을 해야겠죠?

 

 

 

 

산의 도깨비 불 사건 기억하시나요? 큰 차량 작은 차량 구분 없이, 소리 없이, 연쇄적 차량 방화사건이 있었습니다. 동해번쩍 서해번쩍하는 범인 때문에 차를 가진 사람이라면 벌벌 떨었을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그 범인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범인은 완벽한 범죄를 저질렀는데 어떻게 꼬리가 밟힌 것일까요? 그리고 그 범인이 차를 방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에대한 해답은 책에 있습니다. 범인의 내막은 정말 안타까운 사회상이었습니다. 요즘 사회적으로 분노조절장애가 문제시 되고있죠. 감정 조절이나 분노 조절은 다 큰 성인이 되어서도 정말 힘듭니다. 하지만 남의 소유물에 화풀이를 하면 안되겠죠?

 

감질맛 나는 사기행각의 내용을 담고있는 '그들은 정말 참치 맛을 알았을까?' 편은 제가 참 좋아하는 참치와 관련된 내용이 등장합니다. 참치를 정말이지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을까 하며 생각했습니다. 사기 행각을 벌이는 자의 당당함과 범죄를 저지르기 위한 철저한 추진력이 정말 대단하다 느껴졌는데요.

 

 

하지만 망망대해에서 추위와 싸우며 참치를 어렵게 낚아 올린 선원들의 땀방울을 비웃는 행위가 비열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놈의 돈이 뭔지, 그놈의 참치가 무엇인지! 정당한 값으로 맛있는 참치를 섭취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놈의 돈 때문에 벌어지는 범죄. 바로 도박사기! 서로를 치밀하게 속이고 속는 쌍방(?) 사기 도박은 몰라도 선량한 한 시민을 가지고 장난치는 도박 사기는 근절되어야 하겠죠. 한 시민을 도박판으로 내몰지도 않고 도박 자금 5천을 들고 나른 괴도 루팡같은 이야기도 실려 있었습니다.

순진한 사람이든 아니든, 속는 사람이 바보가 아닙니다! 속이는 사람이 나빠요!

특히 사기도박과 같은 사기는요. 책에서 명시하고 있듯이 한 사람의 인생 전체가 날아갈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라고 하니 꼭 주의해야 겠습니다 ㅠ_ㅠ!

 

연말연시에 자주 볼 수 있는 취객들을 노린 범죄도 있었습니다. 일명 '살인폭탄주' 인데요. 이름부터 어마무시한 이 폭탄주는 업소들 사이에서 유명하다고 합니다. 싸구려 가짜 양주에 정체모를 액체를 섞은 폭탄주는 마시면 거의 기억을 잃는다고 하는데요. 손님이 이 살인폭탄주로 인하여 정신을 잃으면 카드로 현금을 인출해 길거리에 버린다고 합니다.

이런 범법 행위가 한 가게에서가 아니라 여러 가게가 합심하여 손님을 턴다고 합니다. 손님의 카드에 한도가 남아나지 않을 때 까지~ 돌아가면서 술을 먹이고 이 가게 저 가게로 옮긴다고 하네요. 

 

어딜가나 살인 폭탄주는 조심해야겠습니다.

 

단순히 술을 마시러 온 손님의 돈을 갈취하는 방법이 참으로 영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래서는 술을 믿고 마실 수 있겠습니까~!)

 

 

부산을 살떨리게 했던 일명 '김길태사건'의 전말 역시 수록되어 있습니다.

 

김길태 사건의 현장 검증

 

여중생 김양의 실종 신고부터 경찰의 비밀 수사에서 공개수사로 그리고 김길태가 잡힐 때까지의 과정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교회 앞 길 위에 버려진 김길태는 왜 그런 범죄를 저질렀을까요? 길 위에서 태어난 불운아여도 파렴치한 범죄는 범죄죠. 안경 없이는 슈퍼도 가지 않는 꽃같은 자식의 안경만이 집에 덩그러니 남아있을 때 부모님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기억을 안고 살아갈 유족들과 시민들이 읽는다면 엄청난 화가 치밀어 오를 것 같습니다. '김길태'가 사건을 저지른 이유와 그가 잡히기 전의 행적들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으니 꼭 읽어보시길 바랄게요!

 

범죄의 재구성을 읽으니 스스로가 경찰관이 된 것처럼, 감정이입을 해서 범죄 방지 도우미가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밖에도 '가나다라 사격장 화재사건'과 '부산 서면 노래방 화재사건'같이 화재에 관한 사건 내용과 도박 사기 사건, 보험 사기 등의 내용이 있습니다. 거기에 도박 사기과 보험 사기, 화재시 행동 요령과 같이 사건과 관련된 참고 사항도 함께 수록되어 있으니 꼭 읽어보시고 미연에 방지를 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해선 안 될 일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고 가는 경험을 했거든요. 그만큼 교훈도 있고, 재미도 있는 책이었습니다. 서평을 위해서 다시 꼼꼼하게 읽어도 그 현장감에 흥분됩니다. 어디에서 검색해도 나오지 않을 사건 담당자의 리얼한 체험 수기 같은 이 책은 소장가치 100%! 라고 자신할 정도로 재밌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실감나는 현장의 미가 살아있는 『범죄의 재구성』한 번 읽어보시는게 어떨까요?

 

범죄의 재구성 - 10점
곽명달 지음/해피북미디어

이상 마지막 포스팅을 마친 인턴 희얌90이었습니다~~ 한 달동안 제 글을 사랑해주신 산지니 식구분들과 독자분들 감사했습니다~!! 아이 미쓰유!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