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1.23 [한겨레 칼럼] 국가주의와 문학
  2. 2014.01.22 「변호인」의 진우, 『1980』의 정우

 
 

국가주의와 문학
오길영/충남대 영문학과 교수

2014. 01. 03 자 한겨레 칼럼

 

 

 

 

화제작 <변호인>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송우석 변호사와 고문경찰 차동영이 맞서는 ‘국가론’ 법정 논쟁이다. 송변에게 국가는 주권자인 시민이다. 차동영에게 국가는 정권이다.


이 영화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국가와 시민의 관계를 묻는 시선의 현재성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종종 시민은 주권을 위임받은 국가권력에 지배당한다. 대의의 한계다. 차 경감이 사로잡힌 뒤틀린 국가주의의 탄생이다. 뛰어난 문학과 영화는 다른 애국주의를 말한다. 국가나 정권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헌법에 충성하는 “헌법적 애국주의”(하버마스). 민주공화국의 헌법보다 앞서는 국가나 정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전쟁의 파멸적 결과는 매카시즘을 낳았다. 매카시즘은 그 피해자만이 아니라 가해자도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뜨렸다. 필립 로스의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가 생생히 문학적으로 증언하는 전후 현대사의 교훈이다. ‘종북몰이’의 원천인 매카시즘의 문제는 선의 편인 ‘나’와 악의 편인 타자를 선명히 나누는 이분법이다. 권위주의의 특성은, 자기는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는 믿음에서 연유하는 오만과 뻔뻔함에 있다. “나는 옳으니까 너는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뻔뻔함과 나는 옳으니까 내가 틀릴 리가 없다는 오만함은 동어반복에 기초하고 있다.”(김현) 권력이 뻔뻔하고 오만할 때 국가폭력이 발생한다. 문학과 영화는 그 폭력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천운영의 <생강>은 고문기술자 ‘안’과 딸 선이의 내면을 번갈아 파고들지만, 고문의 세세한 실상이나 ‘적’에게는 잔인한 고문을 하면서도 자신의 가족에게는 자상한 ‘안’의 이중성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작품은 ‘안’ 같은 자칭 ‘애국주의자’가 드러내는 빈곤한 자기성찰의 모습을 강조한다. “그것들이 악이고 내가 선이다”라고 믿는 오만함과 “악을 처단”하는 것에 추호의 주저함이 없는 단호함으로 무장하고, “그냥 딱 보면 빨갱이”인 줄 아는 신통력을 지닌 국가폭력의 탄생.


‘국민보도연맹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조갑상의 <밤의 눈>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가치는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비극적 사건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데만 있지 않다. 작가는 절제된 스타일과 어조로 국가의 이름으로 포장된 폭력이 희생시키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다. “사람 하나가 별거 아니라니? 난세니까 사람 목숨 하나가 더 중한 기다! 그리고 삼라만상에 끝이 없는 시작이 없는 건데 사람이 나중 생각도 해야지!”(<밤의 눈>) 중한 것은 국가가 아니라 사람이다. 시민을 위해 국가가 있지, 그 역이 아니다. 인물의 묘사와 서사의 전개가 아주 새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작품에는 그런 상투성을 뛰어넘는 독특한 기운이 있다.


애국주의자에게 국가는 신성한 숭배의 대상이다. <변호인>이나 <밤의 눈>이 보여주듯이 시민은 국가의 이름으로 언제라도 희생시킬 수 있는 존재일 뿐이다. 


 사회적 개인주의에 기반을 둔 문학과 영화는 다른 길을 걷는다. 애국주의는 진리를 독점하려 한다. 문학과 영화는 확정될 수 없는 진리의 가치를 밝힌다. “모든 사람에게 각자 진리라 생각하는 것을 말하게 하라. 그리고 진리 자체는 신에게 맡겨라.”(한나 아렌트)


어떤 권력도 진리를 독점할 수 없다. 문학은 거창한 정치이념이 포착하지 못하는 개별적 삶의 가치를 새기고, 개인들의 모둠살이로서 사회나 국가의 관계를 되묻는다. <변호인>, <생강>, <밤의 눈>을 보고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18262.html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영화 「변호인」이 한국영화 사상 아홉 번째로 관객 수 천만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산지니 식구들은 영화가 개봉했을 무렵 벌써 다 보았는데요.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생각나는 소설이 한 권 있었습니다.바로 1980년대 부산의 5월을 소재로 한 최초의 장편소설  『1980』입니다.
소설에서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저자 노재열 선생님은 국가보안법(부림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하셨습니다.
이외에도 선생님의 20대에는 부마항쟁으로 인한 도피, 1980년 계엄포고령위반 1987년 노태우 반대시위 구속 등 역사의 사건들이 가득한데요.

두산백과 '부림사건' 항목.(사진을 클릭하시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잔인한 시대의 청춘을 공유한 「변호인」진우와 『1980』정우의 이야기 같이 들어보실까요?

(영화 스틸컷와 소설 대사는 작성자 임의로 발췌해 재구성한 것으로, 영화와 소설의 내용은 서로 무관합니다.)

 

 

 

변호인의 진우,
1980의 정우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너희 같은 쓰레기들은 모두 총살해야 한다. 하루 세끼 먹여주는 짬밥도 아깝다."

K 헌병은 자칭 국가관이 뚜렷한 애국자였다. … 영창 안을 구석구석 쏘아보는 K 헌병의 얼굴에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 1부 죽은 자의 울음소리

 

“별로 안 아프지?”
싱긋이 웃으며 가슴을 두드리는 수사관의 주먹이 멈추지를 않았다.
“인마, 이 주먹을 계속 맞으면 너는 폐병에 걸려 죽게 돼.”
수사관의 말에 정우는 두려움이 일어났다. 정우의 얼굴이 돌처럼 굳어져 버렸다. 이러한 정우를 바라보는 수사관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일어났다.

 ─ 1부 죽은 자의 울음소리

 

 

 

김 여사는 아들의 소식이 끊긴 지 몇 달이 지나는 동안 경찰의 집요한 감시를 받아왔다. … 처음에는 아들의 일을 무마하기 위해 아는 사람을 통해 선처를 부탁해 보기도 하고, 경찰서를 찾아가 사정을 해 보기도 했다. …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들 정철이가 저녁 늦게 집으로 오다가 집 앞 골목길에서 경찰에게 연행되어 가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복경찰이 집 주위에 잠복하고 있다가 김 여사의 집으로 들어가는 둘째 아들 정철을 정우로 잘못 알고 연행했던 것이다. 정철은 맏아들 정우와 한 해 터울로 태어난 연년생으로 정우와 얼굴이 많이 닮았다. 마침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정철을 어둠 속에서 발견한 사복경찰이 정우로 오인하면서 거칠게 연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정철을 구타하고 옷이 찢어지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경찰서로 달려간 김 여사의 앞에는 둘째 아들이 만신창이가 되어 경찰서 안 구석 나무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날 이후로 김 여사는 집 주위에 어슬렁거리는 사복경찰만 보면 달려들어 쫓아내었다. 
 

─ 1부 죽은 자의 울음소리

 

 

 

 

 

그러나 정우는 다시 살아남아야만 했다. 정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시간들, 잊힌 이름들을 다시 되살려 내어야 했다. 그것은 정우 자신도 모르게 남은 숙제였다. 살아남은 자에게 남은 죽은 자의 목소리. 그 목소리만이 산 자의 영혼을 불러올 수 있었다. 뼈대만 남아 있는 자에게 피와 살을 붙이고 해골 속에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다. 살아남은 자의 고통은 바로 이런 거였다. 죽은 자의 목소리를 통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은 자 역시 죽은 자였다.


─ 2부 살아남은 자

 

 

 

 

1980년, 무엇이 떠오르세요?(책소개) 

1980년의 동화,『1980』의 작가 노재열 선생님을 만나다.

부산 지하철 게시판에 붙은 『1980』포스터

젊은이들, 힘내세요!-노재열 저자와의 만남

 

 

보너스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이 궁금하시다면 사진 클릭!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