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세한 문체·독특한 표현력에
- 생생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내용
- 신예작가 불구 존재감 드러내

 


신예 작가 강이라의 독특한 존재감은 그의 첫 소설집 ‘볼리비아 우표’(산지니) 속을 “낮게 깔린 눅진한 안개”(수록 작품 ‘명상의 시간’ 속 표현)처럼 채운다.

 

   

첫 소설집을 낸 강이라 작가.

강이라 작가는 울산에서 활동한다. 그는 201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쥐’로 당선됐다. 앞서 2013년에는 제24회 신라문학대상 소설 부문에서 단편소설 ‘볼리비아 우표’가 당선됐다. 201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때 단편소설 심사를 맡은 이순원 작가의 다음과 같은 선명한 ‘회상’이 소설가로서 강이라의 역량을 드러낸다.

 


“나와 또 한 명의 심사위원(문학평론가 황국명 인제대 교수)은 그 작품(당선작품 ‘쥐’)을 읽자마자 당선작으로 선뜻 골라냈지만 그날 저녁부터 꽤 오랫동안 작품 속에 나오는 꼬리가 잘린 쥐가 주는 소름 끼치도록 칙칙한 인상과 상징에 시달려야 했다.”(이순원 작가가 소설집 ‘볼리비아 우표’에 쓴 표사 중)

 


단편소설에 등장한 쥐 한 마리의 힘이 얼마나 셌는지 심사위원조차 ‘그날 저녁부터 꽤 오랫동안’ 그 이미지의 생생함과 강력한 생동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강이라가 보여준 섬세한 문체와 표현력, 주제를 장악하는 강한 힘, 작품의 결을 개성 있게 다듬는 역량에 관한 간결한 평가인 셈이다.

 

 

‘쥐’는 초라한 자취방에서 혼자 지내며, 좀체 희망이 보이지 않는 취업 전선에서, 미친 듯이 노력하면서 빠른 속도로 소모돼 가는 20대 여성이 주인공이다. 자취방 욕실의 욕조 속 바가지 안에 꼬리 잘린 쥐 한 마리가 타고 있다는 사실을 주인공이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생생히 담았다. 궁지에 몰린 청춘의 절박한 상황을 딱 맞아떨어지는 상징 구도와 문체로 표현했다.


 

다른 수록 작품에서도 강이라는 세밀한 결의 다채로운 세계를 펼쳐 보인다.‘명상의 시간’은 아련하고 아프지만, 아름답고 ‘통쾌한’ 반전을 지닌 단편이다. 라파엘과 라파엘라는 이란성 쌍둥이 남매다. 학창 시절 라파엘·라파엘라와 같은 학교에 다닌 ‘나’는 요가 강사이자 명상가이다. 독일에서 열린 요가 워크숍에 가게 된 나는 우연히 코블렌츠라는 작은 도시로 간다.

   
   

 


그곳에서 뜻밖에 라파엘라를 ‘발견’한 나는 라파엘라의 상처와 라파엘의 비극을 알게 된다. 작품은 내가 한국에 돌아와서 라파엘라에게 우편물을 보내지만, 답장이 ‘수취인 불명’으로 되돌아오는 데서 끝난다. 여기에 이 소설집 전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전이 숨어 있다. 강이라 작가 자신이 요가 강사로 활동해왔다. 그래서 이 단편에는 요가와 명상의 낱말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요가와 명상의 세계가 작가 강이라의 작품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가꿔줄 가능성을 내다보게 한다.

 


표제작 ‘볼리비아 우표’에서 작가는 또 다른 결을 보여준다. 마치 다른 트랙으로 ‘점프’하는 느낌이다. 사촌 사이인데 친남매처럼 한집에서 자란 두 사람이 주고받는 편지를 통해 굴레에 갇히지 않고 자기 정체성을 찾아 떠난 한 사람의 결단을 뻔하지 않은, 경쾌한 방식으로 그렸다. 여성 의상을 입는 데 집착하는 남편의 모습을 담은 ‘스위치’ 등 수록 작품은 대체로 위태롭게 흔들리거나, 그렇게 흔들리는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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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우표 - 10점
강이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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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지난 목요일, 1월 10일에 9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볼리비아 우표』를 쓰신 강이라 작가님과 함께 했는데요,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많은 분이 참석해 주셔서 공간이 꽉 찰 만큼 북적거렸습니다.

 

김대성 문학평론가님과 함께했던

그 만남을 지금부터 들려드리겠습니다.

 

 

김대성 문학 평론가(이하 김): 첫 책 볼리비아 우표를 내신 소회가 궁금합니다.

 

 

강이라 작가(이하 강): 반갑습니다. 먼 길 와주신 여러 지인분들께 감사드려요. 날도 춥고 제가 울산에서 산 사람이라 부산까지 와주세요하기가 너무 송구스러웠지만 일생에 한 번이고, 좋은 분들과 이 자리를 함께 기억하고 싶어서 감히 말씀드렸습니다. 거기에 이렇게 뜨겁게 반응해 주셔서 정말(눈물) 촌스럽게 울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살면서 두고두고 갚도록 하고, 오늘은 일단 와주셨으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진솔하게 말씀드릴게요.

 

 

첫 소설집입니다. 소설 좋아한다고 고2 때부터 써놓고 왔다갔다 하면서 이 길을 떠나지 못해서 결국은 이렇게 돌아와서 다시 쓰게 됐어요. 운이 좋아서 상도 두 번 정도 큰 거 받고, 끊기지 않게 쓴 덕분에 오늘날 좀 부족하지만 볼리비아 우표라는 소설집을 낼 수 있게 됐어요. 20대 때 제 소원이 '나중에 신춘문예가 되고, 책을 한 권 내면 그땐 죽어버려야지' 생각했어요. 이루어지지 못할 거로 생각했으니까 그런 막말을 하고 다녔겠죠. 그래서 어느 날 출판사에서 저에게 먼저 책을 보내 주셨는데, 그 책 포장을 감히 뜯어보지 못했어요. '혹시나 사진이 예쁘지 않지 않을까', '오타가 있진 않을까', '행갈이는 제대로 됐는지', '독자들이 읽으셨을 때 마음에 쏙 드실지'. 정말 여러 걱정이 많아서 주말 내내 저만 갖고 있다가, 월요일부터 가까운 지인들께 책으로 인사드렸어요.

 

 

소설집 한 권이 저에게는 큰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철도 좀 든 거 같고, 세상 어려운 것도 좀 알게 됐고. 그걸 글로 쓸 때는 더 신중해야 한다는 더 큰 경험도 됐어요. 앞으로 제가 더 소설을 쓸 텐데 그 글에 제 마음과 진실과 세상에 모든 아름다운 시선, 생각들을 골고루 나눠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부산 작가가 해도 많이 오기가 어려운데, 멀리서 많은 분들이 와 주셨습니다. 이렇게 멀리서 많은 분이 축하하고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 왔다는 자체가 작가님의 덕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인 거 같고, 따로 참석자들을 위해서 작은 선물 같은 것도 준비하신 것도 좋은 마음이 보입니다. 

 

(작가님이 준비해 주신 정성이 가득한 선물)

 

(작가님이 한분 한분씩 참석자분들을 소개해주셨습니다)

 

: 소설집은 잘 나왔죠? 표지도 예쁘고. 지인들이 받았을 때 소설집에 대한 물성적 반응 같은 것은 어땠나요?

 

: 네 감사하게도 너무 잘 나왔습니다. 일단은 덕담을 해주세요. '애썼다', '고생했다', '볼게', '책 참 예쁘네', '많이 팔리기 바란다'. 그래서 제가 빈말로 대박 나면 소고기 사겠다고, (웃음) 많이 팔려서 우리 출판사도 살아야 하고, 저도 살아야 하고, 우리 한국 출판사, 출판업계가 승승장구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 프로필에 보면 특이하게 온다 리쿠 전작 주의자라는 이야기를 굳이 밝혀 쓰고 계시는데, 왜 그런지 거기에 대해서도 한번 말씀해주세요.

 

: 제가 나중에 소설집을 내면은 프로필에 소설 외에 이야기는 쓰지 않겠다고 결심한 게 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온다 리쿠는 소설을 쓰시는 분이기 때문에 프로필에 올렸습니다.  책을 많이 쓰시고 내용이 보통 SF, 추리, 호러, 미스터리, 판타지, 동화, 정말 다양해요. 그런데 그 모든 분야를 해내고 계세요. 결론이 똑 부러지는 건 몇 권밖에 안 되고 끝이 보통 열린 결말이라 호불호가 굉장히 강한 작가입니다. 그래서 제가 읽으라고 감히 추천 못 해요. 그래서 결말보다는 서사보다는, 소설 전체를 지배하는 분위기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일독하기를 권해드려요.

 

저는 제가 읽은 책을 다 모으고 있고 가끔 힘이 들 땐 어느 페이지를 읽어도 좋아요. 이유 없이 그냥 좋아요온다 리쿠 책은 제가 읽으면 너무 행복하고, 책장에 꽂혀있는 것만 봐도 좋아요. 이분처럼 자기가 쓰는 분야, 소설 분야에서 지치지 않고 현역에서 오래가면서 독자와 함께 늙지 않고, 독자 가까이 다가가고 싶습니다. 아직은 제가 많이 멀었지만요. 그런 뜻에서 제가 좋아합니다.

 

 

: 첫 번째 소설집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자전적인 이야기나 고백적인 이야기가 있기 마련인데, 이 소설집은 그런 내용이 가늠이 잘 안 됐어요. 왜냐하면 소재나 주제가 너무 다양하고, 작가가 감정적으로 고취되고 고양될 만한 부분을 잘 멈춰서더라고요. 

소설 작업하실 때 소재도 되게 다양하고, 또 소재가 단순히 소설 쓰기 위해서 불러들인 설정이 아니라 소재에 대해 이해가 바탕이 되어있고, 자료조사도 꽤 하시는 거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데, 소설 작업할 때 영감을 받는 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 책을(다방면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팟캐스트는 과학이나 시사 쪽을 듣고, 책도 요가학이라던가 요가 철학, 불교 철학 등에 관심이 많아요. 여러 가지에 호기심이 많다 보니까 깊진 않지만 주워듣는 게 상대적으로 많아요. 그런 거를 바로 쓰지는 못하고 계속 굴리고, 또 다른 소재가 생각나면 붙여보고, 아니면 좀 떼보고 하는 식으로 해요.

 

그러면서 소설 쓰기보다는 쓰기 전에 뜸이 좀 많이 걸리는 편인데, 한 달, 두 달 정도 묵혔다가 시놉시스를 써요. 그렇게 해서 틀이 잡히면, 그것도 며칠 들여다봐요. 빨리 쓰려 애쓰지는 않고 한 달 정도 걸리는데, 쓰면서 고치는 스타일에요. 늘 걱정하는 게 '소설이 처음만 좋고 막판에 가서 너무 약해지지 않을까' 염려가 돼기도 해요. 주변에 책이나 뉴스나 사람 사는 거, 주워들은 이야기, 이런 것들이 한군데 모여서, 먼지가 모이면 덩어리가 되듯이 결국엔 하나의 소설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소설을 쓰는 이유가 저마다 다양하겠지만, 그런 목적을 어떻게 수행하는가에 따라 작업하는 시간등이 달라질텐데, 나이가 조금씩 차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이 생기면 마냥 소설만 쓰고 있을 순 없잖아요. 그런데 말씀을 들어보니, 늘 쓰고 계시네요. 거의 늘 소설 생각하시고, 계속 거기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 제가 고치고 싶은데, 소설도 약간 강박이 있어서, 그 시간에 거기 앉아있지 않으면 너무 불안해요. 아침저녁에는 요가 수업이 있으니까 오후에는 카페에 가서 쓰고, 주말에는 도서관이나 카페를 이용해요. 그렇게 습관이 되어있지 않으면 너무 불안해요. 고치고 싶은데 잘 안 돼요. 가서 놀더라도 거기 가서 앉아있어야지 하루를 날려버리지 않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이게 즐거워서 하는 게 아니라 어떨 때는 강박으로 가는 게 느껴지기도 해요. 앞으로는 고치고 싶은데 써야 할 소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 소설가가 어떻게 작업하는가도 작가, 작품과 일치는 안 되겠지만 창작에 비밀이 있는 영역인 거 같기도 해요. 이 소설에는 타국에 대한 소재가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한국이라는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이질적인 공간들을 아주 많이 다루고 있는데, 여행이라는 것이 작가에게 중요한 소설적인 영감의 원천일까?

 

: 방랑벽이 굉장히 심합니다. 역마살이죠. 여행을 너무 좋아해요.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떠나서 저를 조금 분리해서 볼 수 있는 거 같아요. 어떤 극한에 상황에 놓였을 때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저를 개괄적으로 볼 기회가 많아져서 여행을 좋아해요. 여기 있는 곳은 내 생활이고 현실인데, 외국이나 여행 갔을 때 그 도시는 왠지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상상의 여지를 확장해주는 곳인 거 같습니다. 저도 나중에는 기회가 된다면은 제 여행 다녀왔던 배경들을 모아서 지명소설집을 내는 게 제 작음 바람입니다. 그래서 좀 더 부지런히 다니려고 합니다.

 

: 앞서 떠난다는 게 자기를 좀 객관화해보는 시간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여러 소설을 읽다 보면 '작가가 이 작품을 씀으로써 해방되려고 하구나', 이를테면 자기치유나 트라우마로부터 극복하기 위해서 이 작품을 써내고 있다고 느낌이 드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강이라 작가님의 『볼리비아 우표』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소설이 전반적으로 쓸쓸하고 고즈넉한데 이상하게 청량한 느낌을 저는 좀 받았어요. 그게 자기 고백으로부터 거리를 두려고 하는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한편으로서는 소설을 쓴다는 것 또한 자신을 객관화시켜보는 작업과 맞닿아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저는 늘 제가 소설 속에 감정이 과잉되어있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20대 때 시나리오를 쓰던 버릇이 남아서 지금도 가끔 비약이 있어요. 제가 어느 순간 이걸 끊어버리거나, 문장은 잘 연결되는 거 같은데 제가 중간에 띄운다거나. 저도 막 놀라서 소설을 쓰면서 그거를 많이 고치려고 하는데 아직도 먼저 머릿속에 영상을 떠올린다던가, 계속 쪼개려고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제가 행갈이 없이 계속 한 번 가보려고 애쓴 게 어둠에 묻힌 밤이라는 작품이고, 오히려 호불호는 확실히 있는 거 같아요. 좋든 나쁘든 반응은 제일 뜨거웠던 작품입니다.

 

: 이 소설은 감정은 되게 섬세하고 찬찬하게 그려내고 있는 반면에 인물의 삶을 작가가 특별하게 개입해서 좌지우지하지 않는 게 좀 인상이었습니다.

 

: 지금 제 인생도 흘러가는 대로 두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소설 속 주인공들을 좌지우지하겠습니까. 그냥 그분들이 가는 대로 지켜보고 주변의 풍경과 그 사람들의 마음을 제가 본만큼만 표현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소설 속 인물들과 공통점이 있다면, 상처가 있는 건 맞는 거 같아요. 그 상처가 강한지 약한지의 문제보다는 제가 그걸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인 거 같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좀 트라우마도 있는 거 같고 상처도 가진 거 같아요. 내색을 잘 안 하는 성격이라 그런 게 내적으로 얹혀 있다가 그게 소설 쓸 때마다 하나씩 내놓는 거 같아요. 그게 아마 선생님 말씀대로 자기치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요가와 더불어 소설은 자기치유의 한 방법입니다.

 

: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다른 자리를 찾아가는게 회복인거 같아요. 모두가 상처를 가지고 있는데, 회복은 자기 상처를 계속해서 대면해야 하기 때문에 덧날 수 있어 위험하고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말씀하신 자기치유가 회복하는 과정에 맞닿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가라는 게 소설과 연결 지어 어떤 가치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 소설하고 요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끝이 없어요. 완성이 없습니다. 요가는 몸과 마음의 일치입니다. 마음이 부드러워야지 몸에서 유연함이 생기고, 몸이 부드러워야지 마음과 정신이 맑아져요. 요가에서는 아사나’. 동작보다는 마음 수련을 더 높게, 크게 멀리 봅니다. 요가는 운동이 아니에요. 소설하고 똑같습니다. 수련이에요. 그 끝이 어딘지 모르고 달려가야 하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 느끼는 희열은 매번 산 하나 올랐다가 내려오는 그 과정하고 똑같습니다.

 

소설을 쓰면서 또 요가를 하면서 그런 공통점을 많이 발견한 거 같습니다. 나중에 요가인 으로 성숙해서 소설에도 그런 좋은 에너지를 담아, 제 부족한 소설 받으시는 분들이 위로를 받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설가가 이렇게 썼구나', '나도 이렇게 힘들 때가 있었는데',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어. 참 다행이야'. 그런 식으로 느끼면서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쓰고 요가도 계속합니다. 또 제 개인적으로 좋은 인간, 훌륭한 사람이 되는-명예나 학벌이 아닌 좀 더 나은 사람, 된 사람이 되는- 의미에서 하고 있습니다.

 

 

: 말씀하셨던 요가의 의미, 가치가 전면으로 드러나는 소설도 읽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몸에 힘을 빼라고들 하는데 힘을 빼는 게 제일 어려운 거 같아요. 몸을 쓰는 일들이 '몸에 힘을 빼고 어떻게 잘하는가'를 배우기에, 어떤 분야에서든 쟁점인 것 같아요. 또 너무 힘 빼면 느슨한 글이 되어버리고, 너무 힘을 주어 버리면 경직된 메시지가 강한 게 되버리니 이 경지는 끝이 없는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 소설도 기본적인 토대가 잘 잡혀야지 완성이 되는 것처럼 요가가 그래요. 항상 바닥에 닿는 내 손, 내 발, 내 눈, 내 이마, 토대가 바닥을 안정적으로 지탱하지 않으면 동작이 완성될 수 없어요. 소설도 똑같은 거 같습니다. 내 바탕에 이 지면에 붙이고 있는 신체 일부분이 안정되지 않으면 그 위에서 그것들을 믿고 서 있는 모든 것들이 흔들릴 수밖에 없죠. 그런 에너지들을 잘 활용하려면 소설도 요가처럼 토대를 잘 마련해보는 것도 중요한 거 같습니다. 아직도 저는 흔들리고 있지만요.

 

: 소설 「명상의 시간에서는 라파엘과 라파엘라라는 이란성 쌍둥이가 나오고, 「ch41에 는 두 명의 엄마가 나오고(엄마와 음마), 볼리비아 우표에는 수현과 지현이, 「스위치에는 크로스 드레서, 그리고 「오키나와 데이트에는 오키나와라는 섬과 제주도라는 역사적인 아픔을 짊어지고 있는 두 개의 섬이 교차하고 있는 점이 있어서 모든 소설이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어긋나 있지만 계속 서로를 들여다봐야 하는 관계성 들이 소설에 흐르고 있는 거 같은데 그 부분이 제일 흥미롭고 관심이 갔습니다.

 

: 근데 저는 문학평론가님께서 말씀해 주시는 게 너무 흥미롭고, 제 소설에 대해 이렇게 1:1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저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지금 들어보니까 그렇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 시가 두 편 인용된 거로 알고 있는데 상투적인 표현이긴 합니다만, 시적인 문장이 많고 정서적으로 집중해서 말 하나하나를 선별하고 벼리는 문장들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작가의 말을 보니 시심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런 시적인 것들이 소설에 주는 영향 같은 것도 있지 않을까 궁금합니다.

 

: , 저는 시를 너무 사랑합니다. 시가 함축되어있던 의미, 생에 대한 반주하는 시선들의 시선도 너무 좋아요. 오늘 아침에도 이게 평생에 한 번, 가장 중요한 순간인데 오기 전에 마음을 다스려야겠다 하면서 읽은 시가 백석의 시입니다. ‘흰 바람벽이 있어라는 시인데, 높고 외롭고 쓸쓸하다’처럼 그런 시적인 표현을 굉장히 좋아해서 백석의 마음으로 항상 오래도록 소설도 시적인 느낌이 들고 쓰고자해요. 근데 저는 시와 소설이 분리될 필요 없고, 소설도 시처럼 쓸 수 있다 생각합니다. 볼리비아처럼 읽을 때 독자 입안에서 굴러다닐 수 있는 문장, 내 입안에서, 내 혀끝에서 살아나는 단어 하나하나가 가지는 리듬감을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시를 인용하여 소설 읽는 분에게 이런 시도 있구나.‘ ‘이 소설하고 비슷한 이런 시가 있네. 이 시 한번 찾아 읽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아주 소소한 영향력, 전파가 될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 보통 시적이라고 하면 감성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문장이 섬세하면서 정교해요. 문장들이 단단한 부분들이 있어서 감성적인 부분만 가지고 온 게 아니고 언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과정들이 밑받침된게 아닌가 싶어요. 시는 조사 하나에도 감정을 싣는 매체이기 때문에 그걸 천천히 읽다 보면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훨씬 풍부해지거든요.

 

그리고 김대성 문학평론가님께서 인용된 시 한 단락 낭독해주셨습니다.

 

나는 예배당에 맨 뒤쪽에 앉아 오르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음은 단순하고 느렸다. 하지만 연주가 계속될수록 포개진 음들이 페이스트리 반죽처럼 층을 이루며 서서히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첫 음이 사라질 때쯤 다른 음이 겹치며 소리는 더욱 깊어졌다. 마치 오래된 우물 안으로 허리를 반쯤 접어 넣고 받침에 이응이 들어간 말들, 이를테면 멍멍, 붕붕 같은 단어들을 외치면 금세 듣기 좋게부풀어 올라오던 소리와 닮아있었다.

p.67_「명상의 시간중에서

 

 

 

독자 질문

 

 

독자1: 처음 책을 받았을 때 표지와 자기 소설이 매치가 잘 된 거 같나요?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이 맨 처음 드셨나요?

 

: 저는 볼리비아 우표 쓸 때부터 책을 내면 항상 이 제목으로 갈 거라고 결심했었어요. 때문에 표지도 볼리비아 우유니 사진을 편집자님께 보내드렸고, 그중에 하나 골라서 예쁘게 만들어진 거 같아요. 블루톤을 좋아하고 먼 배경이 되는 풍경을 좋아합니다. 표지는 만족합니다.

 

'내가 감히 이 소설을 이렇게 한 권으로 묶을 자격이 있었을까'. '이 소설을 이 소설집안에 들어갈 만큼 충분히 무르익은 작품이었을까', '괜히 내 이 부족한 소설로 인해서 귀한 시간 내서 읽어주는 독자들에게 하나라도 건네주지 못한다면 어쩔까'. 이런 고민이 되게 많이 들었어요. 책을 바라보며 이 작품이 나에게 결국 어떻게 남을 것인지. 독자들에게 어떻게 가 닿을 것인지. 그들에게 위로가 될지 또 다른 상처가 될지 무의미가 될지 그런 걱정이 태산이었죠.

 

독자2: 앞으로 나올 소설은 어떤 소설이고, 독자들에게 어떤 작가로 인식되고 싶으신가요?

 

-강: 이제 8편을 쓰고 나니까 다른 작품들도 막 쓰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 단편소설은 2개 정도 쓰는 중이고 올해에는 장편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지금은 또 다른 소재를 가지고 시대성이 있는 작품이라서 요새는 도서관에서 그 시대적인 배경 찾느라고 책만 읽고 있는 거 같아요. 근대를 배경으로 하고 그게 일제강점기도 걸쳐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조망도 잘해야 할 거 같고, 감히 함부로 덤벼서는 중간에 엎어지겠더라고요. 전체적인 분위기를 좀 익히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독자3: 요즘 책도 넘쳐나고, 작가도 넘쳐나는 세상인데, 강이라 작가가 다음 작품에서는 수많은 작가와 비교해서 이 분야에서 나만이 가지는 차별성이 있을까요?, 그리고 큰 문학상을 받고 싶은지, 아니면 하루키처럼 큰 문학상은 못 받아도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으신가요?

 

-강: 선생님 말씀 맞습니다. 저 여성이고 작가예요. 앞으로 잘 나가려고 또 꾸준히 살아남으려면 차별성을 반드시 줘야 하는 지점이 있어요. '이제는 새로운 지점을 찾아야겠다' 결심을 하고 문제점도 제가 파악을 했는데,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미혼입니다. 출산도 하지 않았어요그래서 제가 가진 현실, 미혼이고, 또 요가를 하는 것을 접목해서 요즘은 비혼도 많기 때문에 같은 또래, 같은 상황에 부닥친 여자들의 이야기를 공감할 수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소설로서 이렇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라는 식으로 접근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처한 상황을 잘 이용하고 싶어요.

 

제가 지금 여기 있는데 큰 문학상을 바라면 되겠습니까. 굳이 말한다면 상보다는 많은 독자를 가진 작가가 되고 싶어요. 만난다면 저의 작품을 아는 척해주는, 강이라를 아는 척하는 게 아니라 그 작가를 기억하고, 기억한다는 건 그만큼 소설이 그 사람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소설로서 저를 많이 알아봐 주신다면 그게 더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 다음 소설 나올 때까지 강이라라는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아내고 있는지를 작품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길게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 제가 이제 책 한 권을 냈고, 어쨌든지 간에 어디 가서 소설 쓰는 사람이라고 말하게 됐고, 그렇다면 이 말에 무게를 감당하게 될 거 같습니다. 저 사람 소설 쓰지’, ‘지금도 쓰고 있구나’‘내일도 쓰겠구나.’ 하는 항상 소설 쓰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는 작가로 남고 싶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볼리비아 우표 - 10점
강이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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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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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최강 한파에 모두 옷 따뜻하게 입으셨나요?

저도 핫팩을 쉐킷쉐킷! 흔들며 온기를 유지하고 있답니다.

 

산지니의 2018년 마지막을 장식한 소설 『볼리비아 우표』와 함께

2019년 새해, 저자와의 만남을 가지려 합니다.

 

표지가 너무 예뻐서 자꾸만 눈길이 가는『볼리비아 우표』인데요.

마냥 아름답게만 보이는 표지 속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이지만,

강이라 작가님의 소설을 읽고 나면 그 속에 담긴 쓸쓸함이 와 닿을 거에요.

 

 

실물이 더 예쁜 『볼리비아 우표』. 볼리비아 여행책 아니고요, 소설집입니다 :)

 

 

강이라 작가님께서 독자분들과의 만남을 위해 울산에서 오십니다 :)

김대성 문학평론가의 진행으로 열리는 9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에

많은 분들의 참여 기다릴게요!

 

_일시: 2019년 1월 10일 목요일 늦은 6시

_장소: 산지니x공간

*현장에서 도서 구매 가능합니다.  

 

 

 

 

 

 

 

볼리비아 우표 - 10점
강이라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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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디터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