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청년이 힘든 세상, 좀 삐딱하면 안됩니까

지역 중견시인 최정란 신작, 4년 만에 내놓은 '사슴목발 애인'

 

 

 

(중략)"여성은 이래야 해"란 사회 통념에 갑갑함을 느낀 소녀는 치마를 두 번 접어올리는 소심한 반항으로 숨통을 틔운다. 가족을 위해 먼 이국땅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소녀는 현지 귀족의 구애를 뿌리치고 제 삶을 살겠다고 한다. 시인은 그녀들에게 남들과 똑같이 살지 않는 데 두려움을 느끼지 말라고 말한다.

 

최 시인은 희망을 잃은 청년도 안쓰럽게 바라본다. 취업의 노예가 되어버린 청년에게 어른들은 여전히 "요즘 젊은 것들은 고생을 몰라"라고 비아냥거린다. 시인은 청년에게 완벽함을 요구하기보다 미완인 그들을 있는 그대로 봐주길 바란다.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을 "불량 벽돌의 성장기 같다. 시인이 어린 날 겪었을 성장담과 요즘 청소년들이 겪어야 할 방황의 시차가 한 권의 시집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시인 역시 이를 인정했다. 그는 "여성과 청년의 통과의례가 너무 힘든 세상이 되어 버렸다. 진정성을 가지고 쓴 시의 실마리를 풀어헤치면 이 시대가 나오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집에 수록된 '바나나 속이기'는 제7회 시산맥작품상 수상작이다. (중략)

 

2016-11-07 | 김현주 기자 | 국제신문

원문읽기

 

 

'… 쓸, 데 없는 말은 참 쓸쓸해/사다리도 없이 소녀들이 하늘로 올라가고/허리를 두 번 접어 올려도 치마는/여전히 길어, 손가락은 언제 자라나/함께여서 외롭다고 왜 아무도/가르쳐주지 않을까' ('가젤학교' 중)

'… 정말 몹쓸 여자가 될 수 있는데/몹쓸 여자가 되기 위해서는/야금야금 갉아먹을 기름진 시간이 필요하네/몹쓸 여자가 되기 위해서는 딱딱한 시선 앞에서도/흔들리지 않는 송곳니가 필요하네…' ('화양연화' 중)

'왕자가 결혼해 달래요 … 허락하면 나는 왕자의 세 번째 아내가 될 거예요 그렇지만 나는 누구의 아내도 되고 싶지 않아요 … 이 삶에서 나는 아내 따위 되지 않아요…'('아부다비에서 온 편지2' 중)

 

 

최정란 선생님의 책 '사슴목발 애인'에 관련한 기사가 났네요. ^^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슴목발 애인 - 10점
최정란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잠홍 편집자입니다.


나뭇잎의 연두색이 점점 선명해지는 걸 보니 이제 여름이 오는구나 싶은데요.

새 계절과 함께 그동안 많은 독자 분들께서 기다려주신 책이 출간됩니다. 

기획 단계에서 맛보기로 보여드렸던 바로 그 책!

(관련글: 따사로운 봄날, 부산 대표 문인들이 산지니 사무실에 모인 이유는?! ) 


바로 5·7문학 무크 창간호입니다. 



다시 지역이다 라는 제목의 창간호에서는 

5·7문학 무크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 

그리고 물론 부산·경남 대표 문인 16인의 신작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특집에서는 최영철 시인의 신작을 만나보실 수 있고

시 부문에는 조성래, 조향미, 성선경, 이응인, 성윤석, 서규정, 고증식, 박서영, 표성배, 조말선, 최정란 시인의 신작 총 22편이 실렸으며

소설 부문에는 조갑상의 물구나무 서는 아이, 강동수의 언더 더 씨, 정영선의 치약거품을 물고 하는 대답, 허택의 어깨를 내리다가 수록되었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날, 함께해주시면 더욱 즐겁겠지요 ^^

창간 기념회에 오셔서 따끈따끈한 책을 바로 읽어보세요! 


일시 : 2016년 5월 12일(목) 오후 6시 30분

장소 : 러닝스퀘어 서면점 (동보플라자 맞은편 모닝글로리 3층)

주최: 5・7문학 편집위원 

구모룡 (문학평론가), 최영철 (시인), 강동수 (소설가)

문의 : 러닝스퀘어 051-816-9610



5・7 문학 무크

로컬은 들여다보고 느낄수록 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양상이 선명해지는 지점입니다.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합니다.


편집위원의 말

구모룡 문학평론가

“보다 섬세하게 삶을 대면하려는 노력”

지역의 구체적인 삶에 착목하지만 로컬을 더욱 복잡다단하게 만드는 국가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인식이 커져야 합니다.

최영철 시인

“지역은 기회”

전지구적인 위기를 감지하는 곳도 여기고 그래도 놓을 수 없는 희망을 건져올리는 곳도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

강동수 소설가

“우리 시대의 화법에 맞는 새로운 리얼리즘 문학의 전형을 찾자”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 시대의 문제를 다시 관찰하고 오늘의 화법에 맞게 발언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Posted by 비회원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모자를 뜬다/빈곤이 만들어낸 심연과 굴욕에 씌워줄/ 빼앗긴 대지에 씌워줄 무늬 없는 모자….'

시집 '나이지리아의 모자'(산지니)를 펴낸 신정민(55) 시인은 삶을 미화하지 않는다. 표제작을 비롯한 시 58편에는 일상이 오롯이 담겼다.

신정민 시인 새 시집 
'나이지리아의 모자' 
중얼거림 대신 날 선 목청


TV 옆 어항 속의 열대어들('우는 물고기'), 이부자리 옆에 두는 자리끼('자리끼'), 온 집 안에 흩어져 있는 작은 퍼즐 조각들('직소퍼즐'), 재떨이('재떨이가 있는 방'), 고장 난 냉장고('새로운 신앙') 등 스쳐 지날 법한 주변 사물은 신 시인을 거치면서 새로운 시어(詩語)를 입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상은 낯익음에 머물지 않는다. 신 시인의 시는 익숙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읽어냈다는 점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집 '나이지리아의 모자'


표제작도 마찬가지. 빈곤의 허덕임에서 태어날 아기들에 대한 '연민'이라는 익숙한 감정에서 문학에 대한 그리움을 찾아낸다. 신 시인은 "앞서 발간한 시집과 달리 이번 시집에선 감정에서 다소 자유로웠다. 일상에서 존재에 대한 이유를 찾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신 시인은 낯선 관념을 익숙한 일상으로 풀어내는 시도도 함께 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상 처음 본 것이라는 의도를 친숙하게 표현한 것이다. 뇌 중에 얼굴을 알아보는 기능을 하는 방추상회를 가게('방추상회')에 빗대기도 하고, 잊힌 기억을('베로니카')을 실감 나게 묘사하기도 한다. '무지개의 본질은 흑백'('색깔빙고')이라며 검은색, 흰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깔을 가져다 쓴 것도 한 예다.

이뿐 아니다. 세상을 향한 날 선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서로 속이는 현대사회의 민낯('붉은 얼굴의 차력사')을 드러내고 거짓말을 일삼는, 아무런 의문 없이 달리기만 하는 현대인의 비루한 삶('달리는 계절')을 지적한다. 늙지 않는 부자들을 위해 죽어가는 사람들을 애도('Time Zone')하는가 하면 동네 주민센터에서 쓰는 '센터'라는 말을 꼬집기도('센터') 한다. "시인의 내적 중얼거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신 시인의 바람이 실현된 대목이다.

윤여진 | 부산일보 | 2016-02-05

원문 읽기

나이지리아의 모자 - 10점
신정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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