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연말 기념 폭풍 블로거 잠홍 편집자입니다.


산지니 어워드 2부: 2015년에 빛난 산지니 책! 문학편


에 이어, 이번에는 2015년에 빛난 산지니 인문도서들을 한자리에 모아보려 합니다.

순서는 제 마음대로, 아시죠? :)
수상 사실 외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도서 목록입니다.



1/ 힘의 포획, 비인칭적인 것 

세종도서 문학나눔 - 평론

올해 문학나눔 평론 부문에서는 오길영 평론가의 <힘의 포획>, 
그리고 고봉준 평론가의 <비인칭적인 것>이 선정되었습니다.




<힘의 포획>은 “지금 비평은 거의 대부분 ‘칭찬’의 비평”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이 책에서 오길영 평론가님은 “비평(criticism)은 곧 비판(critique)”라고 적으셨는데요. 

문학의 위상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동시에 '칭찬'의 비평과 주례사 비평으로 전락한 당대 한국비평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비평가가 본래 갖고 있는 문학에 대한 책무를 놓치지 않을 것을 강조합니다. 



힘의 포획 - 10점
오길영 지음/산지니




<비인칭적인 것>은 고봉준 평론가님의 네 번째 평론집으로, 한국사회와 한국문학의 최근 시대적 변화에 개입하여 주체, 문학과 정치, 민주주의, 주권, 노동시 등의 문제들을 직접 마주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올해의 첫 저자와의 만남에서 교수님은 "문학은 자신만의 경험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작품이 모두 작가 본연의 이야기가 아닌 경우도 있지요. 작가, 나 그리고 이외의 목소리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누구의 목소릴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비인칭적이라는 것』이라는 제목을 착안했습니다."라고 설명해 주셨어요.

고봉준 평론가님께서는 올해 5월에 '제16회 젊은 평론가상'을 수상하시기도 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비인칭적인 것 - 10점
고봉준 지음/산지니



2/ 지중해 언어의 만남

세종도서 우수 교양도서


2015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서 선정된 산지니 책은 

지중해지역원 인문총서 시리즈 중 하나인 <지중해 언어의 만남> 입니다.


저자 윤용수, 최춘식 교수님께서는 이 책에서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요르단, 레바논을 중심으로 근대 이후에 아랍어가 유럽어와 접촉하는 과정과 배경 및 그 결과를 살펴보셨는데요. 지중해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언어의 강제 이식이 어떻게 언어 교류의 형태로 작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타 지역의 언어 교류 형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외래어가 범람하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점을 던져주는 책이지요.




지중해 언어의 만남 - 10점
윤용수.최춘식 지음/산지니



3/ 한국 근대서화의 생산과 유통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


왕실과 양반계급 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던 서화는 어떻게 대중적 문화상품이 되었을까요? 저자 이성혜 교수님은 근대 전환기 신문과 잡지를 살펴 조선시대부터 일제 시기까지 국내 서화계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규명한다. 근대국가 체제로의 전환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서화가들이 어떻게 생존을 모색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이성혜 교수님께서는 조선후기 서화가의 삶과 예술에 골몰하여 2000년도 초부터 서화가들에 대한 책을 내신 바가 있고이들 조선후기 서화가들이 중세가 해체된 근대전환기에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며 경제적 문제를 해결했는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에 실린 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 10점
이성혜 지음/해피북미디어


4/ 사막의 기적? , 
라틴아메리카 언어의 다양성과 언어정책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칠레와 20년 가까이 인연을 맺고 있는 조경진 교수님의 저서『사막의 기적?』은 

칠레 북부 이키케 지역의 흥망성쇠의 문화와 지역개발신화를 다룬 문화인류학 책입니다.



이키케는 칠레 북쪽 아타카마 사막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항구도시로, 비옥한 남부지역과 달리 척박한 사막지역이어서 수천 년 동안 정착민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세기 이키케 지역에 초석 붐이 불면서 경제부흥이 일어났고, 다른 도시의 이민자들이 유입해 오면서 척박한 도시에 항구와 지역민이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단일품목 생산 또는 단일 사업형태에 집중된 이곳 경제활동은 외부충격에 취약했고, 다시 쇠퇴기를 겪으면서 결과적으로 반복적인 흥망성쇠를 경험하게 됩니다. 


군사독재하에 이뤄진 경제개발, 과열된 부동산 투기, 노동운동의 태동과 지역민의 국민되기 등은 머나먼 이국 땅 칠레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에게 낯선 사건들이 아니지요. 무엇보다 저자는 역사적 사건을 경험한 현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칠레 북부 사람들의 개인사와 지방사, 역사를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롭게 풀어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 속에 남아 있는 개발신화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막의 기적? - 10점
조경진 지음/산지니



『라틴아메리카의 언어적 다양성과 언어정책』은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언어상황과 
다민족으로 구성된 이들의 문화와 언어정책 등을 되짚어 보는 책입니다.


저자이신 김우성 교수님은 특히 중남미 각국의 독자적인 언어규범 확립에 대한 노력에 주목하셨는데요. 과거 라틴아메리카가 겪은 역사, 사회적 변동에 따라 식민지 본국인 스페인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해 각국이 어떠한 언어 민족주의적 관점으로 정책을 펼쳐왔는지 상세히 기술하셨습니다. 라틴아메리카의 스페인어는 국가마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집합체라고 쓰셨는데요. 그럼에도 이들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근본적인 통일성이 언어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언어현상에서 공통되는 점을 묶어 규범을 만드는 일이 다양한 어휘로 인해 야기된 많은 문제를 종식하는 한 방법일 수 있다고 합니다.



5/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산지니 어워드 3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책은, 제가 편애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부산 지역출판사 산지니 식구들이 출판사의 창업에서부터 다사다난했던 출판사 운영과정을 엮어낸 책인데요. 1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 창업을 준비한 강수걸 대표님의 사연은 물론 첫 책 『반송 사람들』을 시작으로 300여 권의 책을 펴낸 산지니의 기록을 한데 모았습니다. 출판사를 차리고 첫 책을 홍보하러 서점 관계자를 찾아갔던 이야기, 출판사 작명에 관한 이야기, 저자에게 원고를 청탁했던 이야기, 인쇄사고, 서점부도 등 10여 년에 걸친 지역출판사의 생존기록인 셈입니다. 산지니 출판사 사례를 통해 부족하지만 지역의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며 향후 지역출판의 과제와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10점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산지니 어워드 3부작, 어떠셨나요?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올해 꽤나 많은 책들이 나오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과 격려 속에 2015년을 지나온 것 같습니다.

저자분들의 헤아릴 수 없는 땀방울에서부터 

교정교열, 본문과 표지 디자인, 인쇄와 제본을 거쳐

독자 여러분들께서 책들을 읽어주시기까지--

편집자인 저는 활자에 파묻혀 잊고 있을 때가 많지만

참 많은 분들과 손길을 주고 받았네요.

이 참에 감사 인사 드립니다.



연말 블로거 잠홍은 이만 새해를 맞이하러 가봐야겠습니다.


잠홍과 싱크로율 99%. 표정은 이래도 좋아라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책으로 또 인사를 드리게 될까요? 


산지니의 2016년, 기대해주세요 :)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지난주엔 휴가라 주간 산지니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번 호는 "성실연재 한다더니 또 쉬냐!"라고 아쉬워하셨을 독자님들께 바칩니다.

주간 산지니와 농담따먹기를 하려면  으로!

 

64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고봉준 『비인칭적인 것』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주간 산지니 100호 발행일까지 한시적으로 질문게시판을 엽니다. http://ask.fm/weekly_sanzini 으로 들어오셔서 그동안 주간 산지니에 궁금했던 점이나 감상을 허심탄회하게! 익명으로! 말씀해주시면 답을 합니다. 저만 재미있는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익명의 보호 아래서 많은 개그 부탁드려요.

 

64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고봉준 『비인칭적인 것』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이서희90에서 다시 태어(?)난 희얌90입니다~

끝이 없을 줄 알았던 원고 수정 업무가 끝난 후, 드디어 고대하던 서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서평의 주인공은 바로!!!

고봉준 평론가님의 평론집  『비인칭적인 것』입니다.

 

 

제목에 맞춰 저도 사진의 프레임을 '비인칭적'으로 찍어 보았는데요. 이 책의 저자인 고봉준 평론가님은 1970년 부산에서 출생하셨고,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혁명적 담론에서 생성적 담론으로의 넘어서기 : 백무산론』이 당선 되면서 등단하셨습니다.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강의하고 있고, <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에서 활동하며 지식과 삶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평론집으로 『반대자의 윤리』, 『다른 목소리들』, 『유령들』을 출간했고, 첫 평론집으로 제12회 고석규비평문학상을 수상하셨고, 현재 계간 『포지션』, 『딩아돌하』, 『문학선』의 편집위원으로 열혈히 활동 중이십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누어져 보기 좋게 되어있습니다. 각 부마다 글의 성격과 주제가 다른데 "1부는 비교적 최근의 관심사를 드러낸 글들을 모았다. … 2부에는 동시대의 시와 소설을 대상으로 한 주제론 성격의 글을 모았다.… 3부에 실린 아홉 편의 글 모두는 개별 시인, 소설가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한 작가론과 시인론 원고이다.… 4부에 배치된 다섯 편의 글은 다소 논쟁적인 성격의 글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p.6) 라고 저자님께서 서두에 밝혀두셨습니다.

저도 책과 마찬가지로 4개로 나누어 서평을 적을까 합니다.

1부에 등장하는 글들은 모두 하나의 목표를 향해 있습니다. 바로 제목에서 알 수 있는 '비인칭적인' 것입니다. 요즘 떠오르는 말 중 하나가 '탈-'입니다. 탈주체화, 탈자아, 탈영토화…. 골리앗과 같이 거대하지만, 그림자처럼 형태는 없는 무언의 권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인들의 정신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어떤 것에 고정되지 않고 탈주하도록 하는 의미의 '탈-'은 현시대의 운동을 대변하는 가장 알맞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탈-의 주제를 가진 글들을 긴밀한 관계에 놓아 이것들을 탈-에서 탈주하도록 하여 비(非)인칭적인 것으로 색다르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장 핫한 키워드로 여겨지는 거대한 담론으로부터의 탈주에 관한 글들은 한 편 한 편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문학을 전공한 저에게 '문학과 정치', '민주주의의 증언으로서의 현대시'와 같이 문학이 갖는 다양한 면면과 그것들이 암전된 방 안에서 서로 투쟁하는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깊은 감탄을 했습니다.

리의 뇌, 신체, 감각은 비(非)표준적인 방식으로 사고하고 느끼도록 재발명되어야 한다. 우리가 어떤 시적 경향이라고 칭하는 시인들의 글쓰기는 바로 이 재발명의 과정, 이미-항상 실패의 위험 노출에 있는 실험의 일부이다. (p.15)

 

2부는 시의 경계선이 어디인가의 물음으로부터 출발해 좋은 시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1부가 시가 어느 방향으로 변화했는지, 어떤 변화로 나아가야 하는 지의 제안이었다면 2부는 예전의 시가 아닌 현재의 시를 통한 구체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과연 어디까지 시를 비인칭적으로 해체할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물음은 시의 경계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 경계선은 바로 시를 '언어'로만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그 어떤 것의 결합도 인정할 것인가?  에 대한 것입니다.

 디지털 문화가 성행하는 요즘 사진으로 시적인 것을 표현하는 일은 일상다반사입니다. 그런 추세를 읽어 등장한 것이 바로 '디카시'라는 한 장르입니다. 수전 손택의 '캠프'적인 것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른바 하위 문화. 디카시는 시의 하위 문화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시를 시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 2부에 등장합니다.

 손종수의 디카시 <짝사랑>

 

저자는 이 책에서 이러한 현상, 어떠한 시도들에 대해서 "시의 범주, 즉 시에 관한 현대적 실정성의 경게에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그러한 심증 이상의 무엇이 필요할 듯 하다. 그렇지 못한다면 우리는 시와 사진/회화의 경계가 사라진 시대가 요구하는 '시'의 실정성을 수락할 수밖에 없다."(p.120)고 말하면서 "시적인 것을 언어에 삽입하려는 시도가 아니었는가"(p.121)라고 결론 짓습니다.

 

3부는 비인칭적인 시에 대한 평론이 담겨있습니다. 다양한 시세계와 작가들의 내면에 따른 스타일의 변화를 면밀하게 따라가는 행적을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 중 <진흙이라는 추상>에서 오정국 시인의 진흙과 물에 대한 시어를 이용한 시세계에 대한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형상을 갖지 않는 시어의 잠재적 힘과 시의 주체적 장치들에 대한 시인의 강단 있는 해석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단숨에 읽었습니다.

오정국 시인의 시는 단순한 그리움에서 출발하여 시로 끊임없이 자신을 내던지는 '나'에 대한 행위의 시로 달려왔다고 합니다. '나'라는 자아가 어떤 순간에 어떤 힘에 이끌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 사이의 갈등은 무엇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한 장면

여기서 파이의 모습이 사라지고 호랑이가 등장하는데 이것은 파이(이성적자아)가 아닌 호랑이(인간본능적 자아)의 엇갈림을 암시한다.

시인의 자아의 문제를 다룬 만큼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파이는 인간이지요. 인간은 동물과 다르게 '이성'이라는 아주 무시무시한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무기와 동시에 인간은 인간적 본능 다른 말로 하여 본능(짐승)적 자아도 가지고 있지요. 인간은 이 자아들의 갈등 속에 늘 놓여있습니다. 그러한 갈등을 극렬히 그린 것이 바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인데, 책 속에 등장하는 오정국 시인의 시세계에 대한 '몽상', '갈등', '실패'의 모습과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4부입니다! 서평이 많이 길어졌는데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정말 이 하나의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이야기가 책 속에 담겨있어 어떤 것을 적어야 할까, 저도 많은 내적 갈등이 일어납니다. 숨이 차도 여기까지 달려온 만큼 마지막 4부의 이야기도 재밌게 들어주세요.

 

4부엔 현재의 흐름에서 달려와 '미래'의 문학 지평에 대한 글들이 겹겹이 쌓여있습니다. 그중 '노동시의 종언'은 과거-현재-미래의 노동시에 대한 깊은 고찰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과거의 한국과 현재의 한국, 그리고 현재에서 성장할 미래의 한국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천차만별입니다. 과거의 한국 '노동'은 공장 시다, 미싱과 같은 단순 노동과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 놓인 '착취'의 현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 '노동'은 달라졌습니다. 다양한 분야로 나뉘었고, 그러면서 생겨나는 사이사이 직업들과 노동들. 세분화된 노동은 단순히 '노동'이라는 한 단어로 묶기에 너무 커져 버렸습니다.  

노동자는 OOO다?

 

 요즘 중학생들이 생각하는 '노동자'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나아갈 미래에 '노동'은 또 어떻게 변해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80년대의 노동시의 탯줄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저자의 반문이 격한 공감을 일으킵니다. 4부의 내용은 단지 고급 노동자(코그니타리아트)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프레카리아트)들을 나누는 것의 문제가 아닌 노동자의 변화에 맞는 노동시의 등장. 아니 어쩌면 노동시라는 것이 이제 시에서 분화된 하나의 카테고리가 아니라 '시'로써 인정받는 작품성과 이야기들로 꽉꽉 채워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저자의 화살입니다.

 

또한 4부에선 '이방인'에 대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기스의 일화에서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자문화를 기준으로 타자를, 타문화를 판단하는 데 익숙한지 반성하게 된다. 소위 지구화 시대의 정의가 요구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신자유주의가 등장하기 이전에 인류는 대개 민족국가 형태를 유지하며 살았고, 따라서 '정의' 역시 국경 바깥을 고려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중략) 이방인, 타자, 이주노동자의 등장은 이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사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p.426~427)  

이방인의 등장으로 인한 '정의'에 대한 회의를 물음으로 던지고 있습니다. 정의라는 것은 어쩌면 한 사회내에서 약속된 거대한 법의 하나가 아닐까요? 그러한 정의는 사회에서 벗어난 이방인들에게 호모사케르적인 존재로 느끼도록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책에서 저자는 앞서 최민석의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에서 등장하는 이방인들의 이야기를 먼저 꼬집습니다. 이방인들은 현재 주권에서 탈출하면서 그에 이어 노동시의 '노동'을 떠안은 존재이며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하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이방인들의 등장으로 인하여 미래의 정의와 시의 방향에 대한 물음으로 책은 끝나고 있습니다.

 

 

400쪽이 넘는 평론집을 처음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정말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이 세계와 저 너머의 세계가 교차하기도하고, 다른 상념들의 충돌들로 머릿 속이 다이나믹하게 움직였습니다. 뇌운동을 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비인칭적인 것』은 평론집이면서 어쩌면 현시대와 미래에 대한 흐름을 알리는 동향서 같기도 했습니다. 정의가 직면한 어려움에 대한 글을 끝으로 마무리 된 이 책은 정말 건강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은 저와 마찬가지로 뇌가 눈을 뜨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읽고 나서 매우 뿌듯(!)한 적은 오랜만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뇌호흡하는 마음으로 어렵지 않게 이 책을 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희얌90! 이었습니다~~

 

 

비인칭적인 것 - 10점
고봉준 지음/산지니

 

 이 책을 쓰신 저자 고봉준님의 저자와의 만남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독후의 감동을 풀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64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고봉준 『비인칭적인 것』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산지니입니다.

2015년을 여는 저자와의 만남에서는 그동안 언어라고 하지 않았던 언어들, 목소리라 생각지 않았던 목소리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평론집 『비인칭적인 것』의 지은이 고봉준 교수 는 2000년대부터 2014년 최근까지 출간된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주체와 일정한 거리를 둔 발화법"을 발견합니다. 자본주의의 폭력에 노출되어 살아가는 ('우리'가 아닌) '나들'이 말하는 방법과 과정은 어떤 것일까요? 


문학평론가 전성욱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오늘날 문학의 역할, 그리고 시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입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다과가 제공됩니다. 

추첨을 통해 산지니 책을 받으실 기회도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시 : 2014년 1월 30일(금) 오후 7시
장소 : 러닝스퀘어 서면점 (동보플라자 맞은편 모닝글로리 3층)

대담자: 전성욱 (문학평론가)

문의 : 러닝스퀘어 051-816-9610




특정한 인칭에 속하지 않은 세계-『비인칭적인 것』(책소개)



 

저자: 고봉준

1970년 부산에서 출생했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혁명적 담론에서 생성적 담론으로의 넘어서기 : 백무산론」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강의하고 있고, <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에서 활동하면서 지식과 삶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평론집으로 『반대자의 윤리』, 『다른 목소리들』, 『유령들』을 출간했고, 첫 평론집으로 제12회 고석규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계간 『포지션』, 『딩아돌하』, 『문학선』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산지니 출판그룹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sanzinibook 

산지니 출판그룹 트위터 : http://twitter.com/sanzinibook


Posted by 비회원

산지니 평론선·11


비인칭적인 것

고봉준 평론집




고봉준의 네 번째 평론집 『비인칭적인 것』은 한국사회와 한국문학의 최근 시대적 변화에 개입하여 주체, 문학과 정치, 민주주의, 주권, 노동시 등의 문제들을 직접 마주하고자 한다. 고봉준은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서 「혁명적 담론에서 생성적 담론으로: 백무산론」으로 등단한 이래 문학평론가로서 우리 시대 문학의 지형도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비평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이다.

책은 총 4부에 걸쳐 26편의 비평을 실었다. 먼저 1부에서는 사회 흐름에 따른 시 비평의 양상과 민주주의라는 키워드 속에 정치와 시의 관계를 논하였다. 2부에서는 담론 중심의 논의를 통해 시의 세계를 규명하고, 세 편의 소설 작품을 분석하며 ‘악령의 도시’를 드러내고자 한다. 3부에서는 2000년대의 문학을 언급하며 이러한 문학이 우리 삶을 어떻게 투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한다. 4부에서는 우리가 노동시라고 불렀던 것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우리가 진정으로 의심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사유한다. 이 책은 다양한 학문적 담론을 차용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작품을 통하여 우리 시대의 사상과 감성의 지형을 포착한다.


주체의 전유물이 아닌 언어와 목소리

특정한 인칭에 속하지 않은 세계



최근의 한국문학에는 ‘주체’와 일정한 거리를 둔 상태에서의 발화법, ‘주체’의 전유물이 아닌 언어와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비(非)인칭적인 느낌’이라고 칭했다. 문학의 창조성은 사고와 감각의 지도를 바꾸는 일에서 비롯된다. 문학에서 ‘새로움’이란 이 일에 부여된 가치평가이며, 궁극적으로 우리가 세계를 보고 느끼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문학에서 새로움이 중요한 까닭은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른 감각, 그것은 일종의 해방이다. 어쩌면 문학 자체가 타자로의 생성 변화를 받아들여 자신을 바꾸는 일, 지켜야 할 견고한 ‘나’로부터 벗어나는 해방의 과정은 아닐까. 

_「평론집을 내면서」, 5쪽.


비인칭은 ‘없음’이다. 이 없음이라는 것은 주체도, 대상도 없음을 말한다. 저자는 ‘나들’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나’도, ‘우리’도 아닌 다른 방식의 상태를 그려내고자 한다. 이 비인칭적인 목소리의 발현으로 시는 규정된 무엇인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는 인칭과 소유격의 세계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 익숙한 세계로 인하여 아무런 죄의식 없이 폭력으로 이끌려 간다. 저자는 『비인칭』을 통하여 없음을 그려내고, 최근 문단의 흐름 안에 내포되어 있는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며 실험의 공간으로 안내한다.


이것이 시인가? 그렇다, 이것도 시다

_박준, 「세상 끝 등대 2」전문, 119쪽.  


토건을 앞세운 개발 문제, 촛불 집회 등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인하여 우리는 민주주의의 정체성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볼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대중의 삶 속에 자리 잡은 민주주의는 변화가 필요하며, ‘해방의 정치’와 민주주의를 연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정치의 형태가 아닌 과정으로 민주주의를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끝없이 변하는 소용돌이의 중심 속에서 살고 있는데,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무엇이 나의 자아인지 명확히 판별할 수 없다. 2000년대의 젊은 시는 이 세계에서 더 이상 ‘나’가 독백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존재하는 이질적인 ‘타자’의 목소리가 혼재되어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 여기에서, ‘시’와 ‘시 아닌 것’의 구분 또한 할 수 없다. 낭만주의-사실주의-모더니즘으로 연결된 시의 ‘이름’. 당시 이 이름을 벗어난 시들은 시의 범주에 속하지 못했고, 예외의 범주에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계는 이제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경계를 무너뜨리고 잠재성의 새로운 차원을 개방하는 것이다. 저자는 사례를 통하여 이러한 경계선을 지우는 작업에 돌입한다. 


현대 문학으로 보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



저자는 2000년대부터 2014년 최근까지 출간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중점으로 하여 지옥이 되어버린 현대 사회의 현주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2부에서는 ‘악령의 도시’라는 주제로 세 편의 소설과 함께 자본주의 도시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폭력에 노출되어 있음을 알린다. 3부에서는 심윤경의 소설과 더불어 다양한 작가들의 시세계를 바라본다. 3부를 여는 작품으로 곽은영의 『불한당들의 모험』이 언급되는데, 곽은영의 시에서는 소녀가 끝없이 방랑하고 여행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여기에서 저자는 이 작품을 포함하여 사회의 얼굴을 여실히 드러내는 최근 문학을 조명하고, 우리를 억누르는 지배적 가치가 무엇인지 그 어두운 그림자를 밝혀보고자 한다. 또한, 우리는 이러한 작가론을 통하여 현대 문학의 발자취를 쉽게 따라갈 수 있다.


‘폭력’이 지배하는 사회, 끊임없이 의심하라



‘노동시’라는 오래된 이름을 버려야 할 때가 왔다. 노동시인 것, 아닌 것의 구별이라는 울타리가 무너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모든 장소는 노동의 장소라고 볼 수 있다. 일터라 규정된 공간을 떠나 사생활의 공간에서도 노동이 이루어지고, 착취당하는 것이 그 이유이다. 저자는 ‘이제는 노동시로 규정되어 있는 좁은 공간을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라며 노동시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기술한다.

저자는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예외’, ‘폭력’이 공공연히 이루어지는 사회 속에서 폭력은 실제적인 폭력의 행위가 아니다. 현대 사회의 폭력은 더욱 치밀하게, 더욱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 닥친 위기는 더 이상 남의 말이 아니다. 이미 ‘예외’와 ‘정상’을 구분할 수 없는 지점으로 들어간 지금, 정의가 무엇인지 또한 구별하기 쉽지 않다. 바로 옆에 폭력이 자리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것을 쉽사리 눈치채기 어렵다. 저자가 말하는 문학의 본질은 정의 실현이며, 우리가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질서와 믿음을 해체하여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국경’을 넘는 일과 ‘이방인’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고 ‘정의’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들을 동등한 우리의 동료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그들의 문화와 신념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가, 공적인 토론과 민주적 의사결정에서 그들에게 동등한 발언권과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가, 지난날의 ‘정의’는 지금 이 어려운 물음들에 직면해 있다.

 _4부 「약속, 빚, 정의(justice)」, 429쪽.





저자 : 고봉준

1970년 부산에서 출생했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혁명적 담론에서 생성적 담론으로의 넘어서기 : 백무산론」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강의하고 있고, <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에서 활동하면서 지식과 삶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평론집으로 『반대자의 윤리』, 『다른 목소리들』, 『유령들』을 출간했고, 첫 평론집으로 제12회 고석규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계간 『포지션』, 『딩아돌하』, 『문학선』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비인칭적인 것』산지니평론선 11

고봉준 지음 | 비평 | 신국판 | 437쪽 | 25,000원

2014년 12월 8일 출간 | ISBN : 978-89-6545-273-7 03810

고봉준의 네 번째 평론집으로, 한국사회와 한국문학의 최근 시대적 변화에 개입하여 주체, 문학과 정치, 민주주의, 주권, 노동시 등의 문제들을 직접 마주하고자 한다. 고봉준은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서 '혁명적 담론에서 생성적 담론으로: 백무산론'으로 등단한 이래 문학평론가로서 우리 시대 문학의 지형도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비평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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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칭적인 것 - 10점
고봉준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바로 어제였는데요.

아침 일찍 사무실로 저의 이름으로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생일도 아닌데 왠 케익 선물이지,

나의 고된 노동을 격려하는 남자친구의 세심한 이벤트일까 하는 착각으로

잠시 흥분을 멈추고 선물상자의 박스를 뜯자

뚜X쥬르의 녹차케이크와 장미 한 송이, 예쁜 편지지 하나가 담겨 있었어요.


잠홍 편집자가 찍어준 전신샷. ㅎㅎ 꽃 한송이에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 있다니 말이죠^^

과연 이 멋진 선물을 준 사람은 누굴까, 계속 고민하던 찰나

박스 상자에서 편지지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책 예쁘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봉준


초 네 개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바로 고봉준 선생님이 출간한 네 번째 평론집의 의미로 초 네 개를 꽂았고요. 실제로 편집부에서 책을 앞에 놓고 「출간 축하합니다」 노래를 불렀답니다.


바로 이번주 월요일 출간된 평론집 『비인칭적인 것』의 저자 고봉준 선생님이 보내준 선물이었습니다.

늘 그렇듯, 저자분들이 편집부로 보내주시는 선물 하나하나 모두 감동적이고

감사할 뿐입니다.


원고의 문장 하나, 단어 하나를 세심하게 고르고 고쳤을 저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고봉준 선생님의 네번째 평론집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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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칭적인 것 - 10점
고봉준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