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를 만나세요, 당신이 세상의 乙(을)이라면


- 기존에 출간된 책보다 매끄럽고 쉬운 번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 한비자는 처세술이 아닌 경영학+정치학의 통치술
- 특히 사회에 나가기 전인 청년에 일독을 권합니다

고전학자 정천구(49) 박사를 부산 금정구 남산동 연구실 겸 자택에서 지난 19일 만나자마자 평소의 의문부터 털어놓았다.

   


'한비자' 번역본을 펴낸 고전학자 정천구 박사가 한비자의 사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본지에 연재한 기획시리즈에 바탕을 둔 단행본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도 함께 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재작년 이른바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들썩인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 일이 떠오를 때마다 저는 사건의 장본인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 일찌감치 '한비자'를 공부했다면 어땠을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생각하곤 했는데요."

커피콩을 가는 수동 커피그라인더를 돌리던 정 박사가 대답 대신 요즘 우스개를 하나 들려준다. "어떤 청년에게 꿈이 뭐고, 그 꿈을 이루는 데 어려운 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재벌 2세가 되는 게 꿈인데 아빠가 노력을 안 해요'라고 답하더랍니다." 참 절묘한 농담이다.

곱게 간 커피가루에 물을 부어주면서 정 박사가 덧붙인다. "한비는 전혀 다르게 말하죠. 아버지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는 있어도 능력은 물려받을 수 없다. 필요한 덕목을 터득해서 네가 1세가 되라, 네 삶의 군주가 되라 하는 메시지와 내용이 '한비자'에는 있지요."

요약하면, '한비자'를 쓴 중국 전국시대(거의 2500년 전이다) 법가 사상가 한비가 땅콩회항의 현장을 봤다면, "그렇게 공부하라고 했건만…"하고 혀를 찼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물론, '한비자'에서 배울 것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한비자'는 훨씬 풍부하고 깊고,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현실감이 높다. '한비자'는 2500년 세월을 거치며 강철처럼 단련되고 엄정하게 검증받은 책이다.

■거칠지 않게 어렵지 않게 번역

정천구 박사는 최근 산지니출판사에서 '한비자' 완역본을 펴냈다. 한비자를 전면에 내세워 현대 한국사회의 현실과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한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도 같은 출판사에서 함께 냈다. '한비자,제국을 말하다'는 지난해 3월~8월 국제신문에 연재한 글을 다듬어 엮은 책이다.

그는 비중이 크고 중요한 책을 꾸준히 번역하거나 저술했다. 저서로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맹자독설', 번역서로 '차의 책' '동양의 이상' '원형석서' '일본영이기' '밝은 마음을 비추는 보배로운 거울-명심보감' '삼교지귀' '모래와 돌' '베트남 선사들의 이야기' 등이 있다.

그의 저서 가운데 '논어, 그 일상의 정치' '맹자, 시대를 찌르다' '중용, 어울림의 길'은 고전 주해서로 하나의 흐름을 이룬다. 동양 고전을 깊이 읽고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하기 때문이다. '한비자'가 그 흐름을 이었다.

"다른 연구자의 번역서가 나와 있는데, 정천구 번역본 한비자를 다시 내신 뜻이 있습니까?" 이 질문에 그는 답했다. "한비자 전체를 번역한 책은 현재 시중에 4종 정도 있는 것으로 알아요. 그런데 대체로 번역이 거칠고 상그러워요. 대학생 이상이면 읽는 데 어려움이 없는 번역서가 필요하다고 봤지요." 정 박사는 "그리고 번역은 단순히 언어를 옮기는 게 아니라 옮기는 이의 해석과 시각과 역량이 담기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내내 한비자 주석서가 안 나온다. 비교적 근래까지 한비자에 관한 관심이 없었다. 일본만 해도 에도시대에 한비자 주석서가 쏟아져 나왔고 권위 있는 책도 많다. 이런 사정으로 우리나라에서 유명세에 비해 한비자 번역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았다.

■제자백가 책은 고루 읽어야

   

그가 한비자를 새로이 공들여 번역한 뜻은 또 있다.

"기존 한비자 번역서에는 한비자로 대표되는 법가사상이 유가사상과 단순하게 대립하고 배척만 한 것으로 이해하는 면이 있죠. 유교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좁고, 그러다 보니 유가와 법가의 관계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정 박사가 볼 때 둘 사이의 관계는 훨씬 긴밀하다.

법가의 거물로, 진시황이 완성한 천하통일의 바탕을 마련한 상앙은 당시 유가를 비판하면서 법가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상군서'라는 책으로 남겼다. 유가의 거목 맹자는 이런 '상군서'를 끊임없이 의식하고 비판하면서 자기 사상을 펼친다. "불교사상이 없었다면, 성리학이 성립할 수 없었던 것과 비슷하게 법가와 유가의 관계는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데가 있었죠."

이는 정천구 박사가 강조하는 고전 공부법의 요체로 이어진다. "함께 읽어야 해요." 한비자를 비롯한 제자백가는 '나는 논어가 좋아' '그럼 나는 맹자' 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제대로 배울 수 없고 고전공부에서 아주 중요한 균형감각까지 못 갖추기 십상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세상 살기 어렵다고 노자와 장자에만 빠져들면 도피로 흐르고, 법가만 파고들면 각박해질 수 있겠다. 실제로 에도시대부터 한비자에 열광한 일본은 국가 발전을 앞당기는 데 성공하지만, 그 뒤 침략적 제국주의로 흘렀다. 조선은 법가와 유가가 균형을 이룬 전기에는 융성했으나, 성리학과 관념론에 빠져버린 조선 후기에는 참혹했다. 정 박사는 '한비자' 또한 '논어' '맹자'를 비롯한 여러 제자백가의 책과 함께 볼 것을 권했다.


■당신이 을이라면 한비자를 읽자

'한비자'의 문장은 간결한 아름다움이 있다. 상당 부분이 치밀하고 논리적이다. 권력과 정치의 속성과 본질을 지적하는 대목에서는 2000년이 지난 지금과 하나 다를 게 없어 간담이 서늘하고 모골이 송연해질 지경이다. 각 장의 제목만 봐도,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한국 정치 현장 이야기처럼 생생하고 현실감이 강하다.

망징(나라가 망할 징조) 팔간(신하의 여덟 가지 간사한 짓) 십과(군주의 열가지 허물) 세난(유세의 어려움) 간겁시신(간사하고 겁주고 시해하는 신하)…. '한비자' 자체가 강한 책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한비자'는 인간사회의 관계를 힘(권력)의 관계로 보고 이를 활용하고, 여기서 살아남고, 번성하고, 안정되는 법을 논한다.

"그러므로 단순한 처세술이 아니라 경영학과 정치학을 아우른 통치술이지요. 조직 위계에서 아래 쪽에 있는 분들, 갑을관계에서 을인 분들은 반드시 읽어야죠. 그래야 안 당하죠. 20대 청년들도 사회에 나가기 전에 꼭 읽기를 권합니다. '한비자' 속에는 일화가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논어 맹자 등 다른 책과 함께 읽을 때,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 줄 책이다. 


# 고전학자 정천구와 그가 말하는 인문학

정천구 박사는 부산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부산 동구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에서 도덕경을,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사상구 사상평생학습관에서 맹자를 강의한다. 이 두 군데에서 강의하면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책 쓰고, 노니는 삶을 산다.

그는 인문학을 제대로 공부하거나 가르치려면 "장기 강의는 필수"라고 잘라 말한다. 그 자신이 강사로서 한비자 84주, 맹자 60주, 중용 36주, 순자 32주를 강의했다. 현재 하고 있는 맹자는 96주 진행했다. 드문 장기 강의이다.

좋은 인문학 강의는 진지하게 이뤄지며, 수강생에게 배우는 재미와 삶의 변화를 체험하게 해준다. 정 박사는 이렇게 의견을 밝혔다."적어도 인문학 공부라면 1회성 강의나 특강은 보람과 효과를 느낄 수 없다. 80주에 걸쳐 해야 할 공부를 단 두 시간에 듣는 것은 '나도 안다'는 착각만 조장한다. 공부의 효과는 단숨에 얻을 수 없다. 꾸준히 해야 한다. 그것 말고는 길이 없다. 그 과정을 통과해야 인문학의 참맛을 느낀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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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 10점
한비 지음, 정천구 옮김/산지니


 

한비자, 제국을 말하다 - 10점
정천구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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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간 250여권 출판 / 지역 작가·단체와 연대도 / 

홍보 다각적 전략에 주력 / SNS 활용 독자 소통 앞장



 
▲ 전국적으로 책을 유통하고 있는 부산 ‘산지니’ 강수걸 대표.

지역에서 책을 만들고 팔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독서인구가 크게 줄어든데다 일부 유명 서점의 판매망 독점, 온라인 유통의 증가 등으로 지역 출판사와 서점의 생존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물론 정글 같은 출판시장에서도 차별화전략으로 주목받는 지역출판사와 서점도 있다. 규모는 작지만 독특한 경영전략으로 입지를 넓히며 책을 매개로 지역문화를 만들어 가는 곳들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역출판’을 주제로 한 릴레이 강연을 열고 있다. 지역에서 책을 만들고, 팔면서 지역공동체를 확장해가는 이들의 고군분투기를 네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10여 년 동안 250여권이 넘는 단행본과 문예잡지, 번역서에 수출도서까지 낸 지역출판사. 부산의 ‘산지니(대표 강수걸)’는 전국적으로 책을 유통하는 드문 지역 출판사다.

부산은 서울 다음의 도시지만 출판 산업은 도시규모에 못 미치는 수준. 지난 2005년 창업당시 출판사가 몇 곳 있었지만 대부분의 지역출판사가 그러하듯 문학인들이 운영하며 문학서적을 만드는 상황으로 여건이 좋지 않았다.

지역 사람으로, 지역에서 콘텐츠산업을 해야겠다고 작정한 강수걸 대표가 출판사를 설립하고 낸 첫 책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김대갑 지음)과 <반송사람들>(고창권 지음). 지역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지역성’은 지역출판사가 특화할 수 있는 최선의 덕목. 강 대표는 ‘영화도시’ ‘항구도시’ 부산에 주목했고, <무중풍경> <영화로 만나는 현대중국> <20세기 상하이영화> 등의 영화관련 서적과 <바다가 어떻게 문화가 되는가>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해양풍경> 같은 바다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냈다. 지역 작가와도 손을 잡았다. 조갑상 소설가, 최영철 시인, 조명숙 소설가부부 등 부산을 대표하는 작가와 함께 책을 만들어 전국에 유통했다. 지역 작가들과의 작업이 출판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출판 장르 확장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철학 등 인문·사회과학 서적도 출판했는데, 지역 대학의 교수와 시민단체 등과 협업, 인도와 일본의 종교·역사·철학서적도 펴냈다.

‘만든 책’을 ‘잘 팔기’위해 다각적인 전략도 모색했다. 무엇보다 홍보활동에 주력했다. 언론사에 책을 적극 알리고, 출판사 출간목록을 만들어 온·오프라인으로 독자들에게 제공했다. ‘산지니’가 주목받는 활동의 하나는 지역과의 활발한 소통이다. 독자와 저자가 만나는 자리를 자주 만든다. 서점, 대학, 시민단체, 독서모임 등 독자를 만날 수 있는 곳은 모두 찾아다니며 독서문화 확산에 나선다. 독자와 소통하지 않고는 출판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오프라인의 행사는 모두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와 연계한다. 지역 출판사, 서점, 도서관, 대학이 공생하는 방안 모색에도 앞장서고 있다.

  
▲ 출판사 산지니 블로그에는 산지니 소식뿐 아니라 부산지역과 전국 출판계 소식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강 대표는 세계시장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 2013년 <부산을 맛보다>(박종호 지음)라는 책을 일본에 첫 수출했는데, 국제도서전에 책을 꾸준히 출품하고 있다.

‘산지니’의 가족은 강 대표를 포함해 모두 8명. 대한민국학술원, 문화관광부, 문화예술위원회 등이 선정하는 우수도서를 여러 권 만들어내고, 지역출판정책을 이끄는 성공모델로 꼽히지만 미래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강 대표는 “지역에 있다는 것이 불리하지만, 결정적인 장애는 아니다. 관건은 기획능력과 다품종 소량출판을 통해 책을 꾸준히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책, 서울의 출판사들이 다루지 못한 보석들을 책으로 만들어 틈새시장을 찾아낼 수 있다”며 지역출판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은수정 | 전북일보 | 2015. 11.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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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대한출판문화협회와 (재)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이 시행하는『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가 올해의 청소년도서에 선정되었습니다.

<삼국유사>에도 바다와 연관된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착안하여 <삼국유사> 중 바다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추려낸 책입니다. 비슷한 키워드를 가진 이야기를 모아만 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새로우면서도 체계적인 시선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민중과 그들의 역사를 푸르고 넓게 이해해 봅시다.

풍덩풍덩! ─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책소개)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북 트레일러 절찬 상영 중!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의 저자 정천구 선생님과 함께하는 산지니 9월 저자와의 만남이 오늘 저녁 7시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립니다. 

9월 저자와의 만남─정천구, 『중용, 어울림의 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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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쩐지 또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와 『중용, 어울림의 길』출간,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북 트레일러 개봉 등 요즘 정천구 선생님께 새 소식이 많습니다. 거기다 12일 금요일 아침에는 TBN교통방송 인터뷰까지! 가을하늘 씨가 손전화로 열심히 녹음을 했습니다.

정천구 선생님을 직접 보고 싶으신 분들, 선생님의 7월 스케쥴을 극비리에 공개합니다.

7월 17일 수요일 저녁에  <맹자의 붓, 시대를 찌르다>라는 강연을 합니다. 경남 독자분들께 특히 좋은 소식인 것 같네요.

 

 

그리고 7월 24일 수요일에는 부산 인디고서원의 유서 깊은 수요독서회에서 정천구 선생님과 독자들이 만남을 가진다고 합니다.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를 읽고 가는 센스!

자세한 정보 보러 가기(문장을 눌러주세요)

 

 

 

풍덩풍덩! ─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책소개)(2)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북 트레일러 절찬 상영 중!

날카로운 고전의 맛 『맹자독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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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산지니 출판그룹의 영상콘텐츠팀 산미디어(San Media)의 두 번째 작품을 공개합니다.
저자 정천구 선생님과의 시원시원한 인터뷰로 이루어진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북 트레일러!
선생님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으니 되도록 스피켜를 켜놓고 들으기시를 권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깨알 같은 제작일기도 커밍 쑨~

 

동영상 주소: http://youtu.be/biVafACH3Ts

 

 

풍덩풍덩! ─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책소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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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릉. 문무왕은 생전에 지은 업보를 바다에서 씻으려고 저기 누워 있다. 그리고 민중은 이야기로써 화답하였다.(76쪽)

(문무왕) 21년(781) 가을, 7월 1일에 왕이 죽었다. 시호를 문무라 하고, 여러 신하들이 왕의 유언대로 동해 어구의 큰 돌 위에 장사지냈다. 세속에서 전해오기로는 왕이 용으로 변했다 하니, 이로 말미암아 그 돌을 가리켜 대왕석이라 하였다. (본문 74p)

 

 

 

수천년 켜켜이 쌓인 경험과 지혜의 보고

바다 관련 이야기 추려 한반도 선조 역사 이해 도와


1289년경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는 20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민족의 고전’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 받았다.

근대로 넘어오면서 민족주의가 대두되자 사대주의적 성향을 가진 ‘삼국사기’와 달리 대단히 주체적이라는 평가에서 였다.

또한, ‘삼국사기’에서 언급돼 있지 않은 상고사와 고대사에 대한 정보를 부분적으로 나마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삼국유사’의 가치를 끌어 올렸다.

작가는 ‘삼국유사’에 대해 무한한 지혜를 담고 있는 ‘인문의 바다’요, ‘민중의 바다’이며 ‘이야기의 바다’라고 표현한다.

이 책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는 이처럼 깊고 넓은 ‘삼국유사’의 이야기들을 ‘바다’라는 하나의 테마로 바라보고자 한 책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지리적 특성상 한반도의 역사를 바다와 떼놓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우리 민족의 이야기인 ‘삼국유사’에도 바다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착안, 이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추려낸 저자는 거기에 자신의 시선을 더했다.

물론 ‘바다’와 관련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의미를 풀어내고 있지만, ‘삼국유사’가 가진 본연의 가치인 ‘역사’와 ‘불교’라는 주제에도 무게를 두어, 책을 크게 ‘1부 역사와 바다’, ‘2부 ‘불교와 바다’로 구분했다.

1부는 ‘바다가 기른 영웅, 탈해’, ‘바다 건너 문화를 전한 연오랑 세오녀’, ‘바다와 강을 빼앗겨 멸망한 백제’등의 주제를 통해 삼국유사에 나타난 ‘바다’의 의미를 역사적 사실과 연결지으며, 당시 민중이 인식하는 ‘바다’의 의미를 고찰한다.

이어진 2부는 ‘이루지 못한 불국토의 꿈, 허황옥’을 시작으로 ‘바다 건너온 부처님의 사리와 불경’, ‘후삼국의 서해와 보양 스님’ 등을 통해 바다가 당시 한반도의 불교계에 전한 영향과 불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바다’를 주시하며 이야기를 풀어 간다.

-박국원 기자

 

*경기신문 기사 원문 보기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 10점
정천구 지음/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오늘은 오전에 게시물이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주간 산지니를 오후에 업로드합니다.

일전에 엘뤼에르 편집자가 새치를 뽑아주어서 기사로 쓰려고 책상에 잘 놔뒀는데, 찾아보니 어디 갔는지 모르겠더라구요. 하는 수 없이 다른 기사로 대체했습니다. 미인의 새치를 보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어서 여러분께 꼭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마지막 말은 물론 제가 지어낸 말입니다. 주간 산지니, 고고고!

 

 

https://www.facebook.com/todaymunhak

(↑착한 독자님의 눈에만 보이는 주소. 누르면 복이 와요.)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연달아 여러분께 신간 소개를 해드리게 되었어요. 중국소설에 이어 이번에는 시원-함이 살아있는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입니다.

 

"빠져 죽어봐야 안다, 삼국유사!"


『삼국유사』는 무진장한 지혜가 출렁이는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사고방식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지혜가 가득하고 이야기 표면 아래 숨겨진 의미 또한 다양하기 때문에 쉬운 듯 어려운 책이기도 합니다. 쉽게도 읽을 수 있고 어렵게도 읽을 수 있는 『삼국유사』의 지혜는 수천 년의 세월을 지나며 쌓인 경험에서 저절로 얻어진 것이기 때문에 첨단 문명과 갖가지 관념에 지친 현대인들은 그 오묘한 깊이를 체득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삼국유사』라는 바다에 뛰어들어 죽음을 한번 경험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하여 진정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삼국유사』 속 ‘진리의 바다’에서 노닐 수 있지 않을까요?

 

인문의 바다, 민중의 바다, 이야기의 바다를 항해하다


『삼국유사』 번역서나 이야기 해설에 관련된 연구는 많아도 그 속의 의미들을 일관되게 풀어낸 연구는 드뭅니다. 2천 편이 넘는 논문이 나왔음에도 그러한 맥락의 저술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상 한반도의 역사를 바다와 떼놓고 생각하기는 어렵겠지요. 이 책은 『삼국유사』에도 바다와 연관된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착안하여 『삼국유사』중 바다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추려낸 책입니다. 비슷한 키워드를 가진 이야기를 모아만 둔 것이 아니라 저자 정천구의 새로우면서도 체계적인 시선을 더했습니다.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 의미를 풀어내고 있지만, 『삼국유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역사’와 ‘불교’라는 주제를 살려 책을 크게 「1부 역사와 바다」, 「2부 불교와 바다」로 구분하였습니다. 그 속에서 독자가 꼭 건져내야 할 고갱이는 바로 민중그들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백제의 멸망이 바다와 강을 잃으면서 초래된 것임을 꿰뚫어본 민중의 안목이다. 그리고 이야기로써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그 지혜 또한 대단하지 않은가. (중략) 어쨌든 민중의 이야기는 육지에서 신라의 성들을 빼앗으며 그 전과에 만족하는 데 그쳤던 의자왕 및 백제 조정에 대한 은근한 비판이었다.
백제는 두 면이 바다였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 면이 바다다. 과연 저 이야기의 바다, 또 역사의 바다에서 우리는 무엇을 들여다보고 건져내야 할까? (중략) 일연은 바로 그 숨겨진 힘을 민중의 이야기에서 발견하였고, 그래서 『삼국유사』를 편찬하였던 것이다.

「바다와 강을 빼앗겨 멸망한 백제」 중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은 역사적 사건은 물론이요 그와 관련한 민중의 이야기와 그 속에 숨겨진 지혜를 소중히 기록하고자 했습니다.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때로 허황되고 사사롭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분명 제 나름의 가치가 존재합니다.


 

상징은 관념보다 경험에서 나오고 또 경험에서 더 풍부해지는데, 원시 고대의 신화가 상징의 보고(寶庫)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중세에 들어서면서 신화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치부되어 지식인들로부터 배척받았지만, 민중은 여전히 그런 신화의 세계에서 살았다. 그리고 그 흔적을 이야기 속에 남겼다. 탈해 이야기에 상징성이 풍부한 것도 민중의 경험과 상상력이 빚어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교적 관점에서 편찬되어 지식인의 역사인식을 담아낸 『삼국사기』에서는 “성의 북쪽 양정(壤井) 언덕에 장사지냈다”고만 적고 있어서, 그 상징성을 현저히 떨어뜨렸다.

「바다가 기른 영웅, 탈해」 중

 


"민중이여, 신화가 되어라."


1289년경에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는 20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우리 민족의 고전으로 대접받았습니다. 근대로 넘어오면서 민족주의가 대두되자 『삼국사기』와 달리 사대주의적인 성향이 없고 오히려 매우 주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또한 『삼국사기』에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상고사와 고대사에 대한 정보를 부분적으로나마 제공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높이 평가된 까닭입니다.

 

수로왕과 가야의 역사를 더듬어볼 수 있는 문헌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삼국유사』의 <가락국기(駕洛國記)>다. 원래 <가락국기>는 고려 문종 때 지금의 김해인 금관(金官)에 관리로 파견된 문인이 찬술한 글이다. 이를 일연이 간략하게 줄여서 『삼국유사』에 실었다. 간락하게나마 실어두지 않았다면, 가락국의 역사와 이야기는 망각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물론 유물과 유적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생각하면 아찔하다.

「해양 왕국을 이룩한 김수로왕」 중

 

『삼국유사』가 고전으로 불리는 진정한 이유는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어서가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늘 새로 고찰해야 할 가치를 던져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로 새롭게 태어난 『삼국유사』는 그것을 생산하고 소비한 주체가 민중이었다는 사실을 통해 오늘날의 민중의 존재와 그 의의에 대해 되새기게 하는 화두를 던집니다. 이로써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는 또 한 번 오늘의 고전이 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자 : 정천구
1967년생.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국유사를 연구의 축으로 삼아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문학과 사상을 비교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는 대학 밖에서 ‘바까데미아(바깥+아카데미아)’라는 이름으로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저서로는 『논어, 그 일상의 정치』, 『맹자독설』이 있고, 역서로는 오카쿠라 텐신의 『차의 책』과 『동양의 이상』, 명심보감 완본을 번역한 『밝은 마음을 비추는 보배로운 거울』, 『삼교지귀』, 일본의 고대 및 중세의 설화집인 『일본영이기』, 『모래와 돌』(상.하), 『원형석서』(상.하) 등이 있다.

차례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고전오디세이 03
정천구 지음
역사산문 | 신국판 변형  | 292쪽 | 15,000원
2013년 5월 24일 출간 | ISBN :978-89-6545-218-8 04810

 <삼국유사>에도 바다와 연관된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착안하여 <삼국유사> 중 바다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추려낸 책이다. 비슷한 키워드를 가진 이야기를 모아만 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새로우면서도 체계적인 시선을 더했다. 그 속에서 독자가 꼭 건져내야 할 고갱이는 바로 민중과 그들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다.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 10점
정천구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