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네 출판사' 똘똘 뭉쳤다

지역 출판·잡지사 20곳, 출판문화잡지연대 결성…문화 다양성 확산 합심

 

"문화와 정치가 모두 '서울 중심'으로 재편되고 그러한 흐름이 가속화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지금 이곳'의 삶과 문화를 밝히는 가치 있는 지역문화콘텐츠를 살려내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

지난 1일 전국의 지역 출판사, 문화 잡지 관계자 등 60여 명이 제주 한라도서관에 모여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를 결성했다.

창원 '도서출판 피플파워', 진주 '펄북스', 하동 '상추쌈', 부산 '산지니', 수원 '더페이퍼', 춘천 '문화통신', 청주 '도서출판 직지', 대전 '월간 토마토', 전주 '모악', 광주 '전라도닷컴', 제주 '도서출판 각' 등 전국의 지역 출판, 잡지 20여 곳이 포함됐다.

이들은 이날 창립총회를 열고, 회장과 이사 등을 선출했다.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 지난 2013년 대전에서 수원 골목잡지 '사이다', 인천 '월간 옐로우', 대전 '월간 토마토', 광주 '전라도닷컴', 부산 '함께가는예술인' 5개 잡지사가 전국 지역문화잡지네트워크 준비모임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들은 20여 차례에 걸쳐 모임, 전시, 지역 출판 진흥과 활성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 일본 사례 탐방 등을 진행했다.

이날 단체는 정관을 확정하고, 황풍년 '전라도닷컴' 대표를 회장으로 뽑았다. 김주완 '도서출판 피플파워' 편집책임, 최서영 '사이다' 대표, 이용원 '월간 토마토' 대표, 최낙진 제주대 교수 등 이사 10명도 선출했다.

황풍년 '전라도닷컴' 대표와 윤세민 한국출판학회 회장은 '한국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제주 선언문'을 함께 낭독하며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밝혔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출판물을 망라해 내년(2017년) 제주를 시작으로 해마다 한국지역도서전을 열고, 순수 민간의 힘으로 '대한민국 지역 출판 대상'을 제정해 시상하기로 했다. 또 전국에서 발행되는 지역문화잡지의 문화콘텐츠를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고 유통하는 '지역문화콘텐츠전'을 열어 지역 간 소통과 교류를 꾀하고 문화 다양성을 지켜나갈 것을 계획했다.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가 지난 1일 창립총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 창립총회에 앞서 '대한민국 지역 도서전 개최 의미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주제 발표를 한 최낙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29년째 진행 중인 지역도서전인 '북 인 돗토리(Book in Tottori)'의 사례를 소개했다.

'북 인 돗토리'는 시민이 주축이 돼 돗토리현립도서관 서고에서 지역 도서전을 펼치고 있다. 우수 도서를 대상으로 지역출판문화 공로상도 주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독서 의식을 넓혀 도서구입비도 높다. 돗토리 현민 1인당 도서구입비가 전국 평균 21엔보다 훨씬 높은 171엔이다.

최 교수는 지역 소재 서적, 출판물을 대상으로 한 한국 지역 도서전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지역도서전 개최지, 단체의 명칭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 출판사, 잡지를 소개하는 시간도 보냈다.

한편,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 1일부터 3일까지 제주 한라도서관 로비에서 지역에서 출판한 잡지, 책을 전시하고 도서관에 기증했다.

 

2016-09-05 | 우귀화 기자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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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라는 책이 나왔다. '산지니'라는 부산 지역 출판사를 통해서다. 부제가 눈길을 끌었다. '부산 출판사 산지니의 10년 지역출판 생존기'라고 적혀 있다. 책은 지금까지 '산지니'가 어떻게 버텨왔는지를 출판사 대표와 직원들이 상세하고도 흥미롭게 적고 있다. 보통 3년을 버티지 못하는 지역 출판사가 허다한 현실에서 '산지니'는 지역콘텐츠를 지역민에게 알리려는 노력을 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첫 번째 책 <반송사람들>을 내고서 "단지 지역이라는 이유로 묻혀버리고 마는, 소소하지만 중요한 움직임들을 가장 먼저 포착하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는 암묵적 약속이 이뤄졌다"고 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독서 인구, 출판사, 매출액의 감소 등은 전국 공통적 현실이다. 하지만, 지역 출판사는 여기에다 출판계의 수도권 집중화, 도서유통망인 지역 서점 급감 등의 더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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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최근 몇 년 사이에 경남에서 지역을 이야기하는 책을 내고, 전국 서점 유통망을 통해서 판매하는 출판사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남해의봄날', '상추쌈', '펄북스', '도서출판 피플파워', 경상대출판부 '지앤유 로컬북스' 등이다. 지역 콘텐츠를 활용해서 어떤 책을 낼지 기획해 내고 있다. 통영, 하동, 진주, 창원 등에 근거지를 두고, 지역 저자를 발굴하고 지역의 소중한 자산을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곳은 지역민과 소통하고자 북 콘서트를 열기도 하고, 아예 책방을 열기도 했다. 지역에도 훌륭한 저자, 자산들이 많다는 것을 일깨우고 끊임없이 발굴하고자 하는 지역 출판은 지역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하기에 지역 출판이 흥하기를 응원한다.


우귀화 | 경남도민일보 | 201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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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10점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지역 출판은 지역의 지식 정보를 축적하고, 문화를 형성하는 가치 있는 역할을 합니다. 2014년 12월을 기준으로 경남 지역 출판사는 800곳이 넘지만, 실제로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판매되는 책을 내는 곳은 10곳이 안 된다는 것이 지역 출판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입니다. 어려운 지역 출판 현실 속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전국 서점에 유통되는 책을 내는 지역 출판사가 하나둘 생겨났습니다. 앞으로 주 1회 이들 출판사를 찾아 어떤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지 조명하고자 합니다. 또한 지역 콘텐츠를 발굴하는 지역 출판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단지 지역이라는 이유로 묻혀버리고 마는, 소소하지만 중요한 움직임들을 가장 먼저 포착하는 게 우리(지역 출판사)의 할 일이라는 암묵적 약속이 이뤄졌다."

부산 출판사 '산지니'가 지난해 말 운영 10주년을 맞아 낸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라는 책 내용의 일부다.



실제로 지역 출판사는 지역이 아니면 생산할 수 없는 콘텐츠를 책으로 만들어 알려나가는 중요한 일을 한다. 하지만 지역 출판사는 생존조차 쉽지가 않다.

출판사 현황 자료를 들여다보면, 지역 출판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2014년 12월을 기준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신고한 전국 출판사 수는 4만 6982개. 이 가운데 서울, 경기에 있는 출판사 수가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한다. 경남 지역은 839개로 전체의 1.8% 수준이다.

매출액도 마찬가지다.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이 지난해 11월 말에 발표한 2013년 지역별 출판사 매출액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에서 서울은 56.6%, 경기도가 28.7% 비율로 나타났다. 서울, 경기를 합하면 85.3%를 차지한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출판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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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경남에서 전국 서점 유통망을 가진 출판사가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지역에서 만든 콘텐츠를 전국에 판매하며 지역 콘텐츠를 알려나가고 있다.

'남해의봄날', '상추쌈', '펄북스', '도서출판 피플파워' 등이다. 자비 출판이나 관급 인쇄물을 찍어주는 등의 형태가 아니다.

'남해의봄날'은 지난 2011년 서울에서 기획회사 일을 하던 정은영 대표가 안식년에 통영을 찾았다가 정착해 꿈꾸던 출판업을 하고자 만든 회사다. 2012년부터 꾸준히 지역 콘텐츠를 발굴해왔다. <서울 부부의 남해 밥상>, <섬에서 섬으로 바다백리길을 걷다>, <통영 섬 부엌 단디 탐사기> 등을 냈다. 최근 '화가 전혁림에게 띄우는 아들의 편지'라는 부제가 붙은 <그림으로 나눈 대화>라는 책도 발간했다.

하동에 귀농한 부부가 만든 '상추쌈'이라는 출판사도 있다. 2009년 출판사를 차렸지만, 첫 책 <스스로 몸을 돌보다>는 2012년 나왔다. 이후 <나무에게 배운다>, <다시, 나무에게 배운다>, <한 번뿐인 삶 YOLO>를 냈다. 1년에 한 권씩 책을 낸 셈이다. 전광진 대표는 "지역에 계신 저자를 발굴하고, 시골에 살면서 알게 되는 것, 마을 이야기 등을 담은 책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진주에서 지역 서점을 30년간 운영하고 있는 여태훈 대표는 지난해 '펄북스'라는 출판사를 차렸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의 시집과 번역서를 출간했다. 박남준 시집 <중독자>, 박노정 시집 <운주사>,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 등이다. '지리산권 이야기'를 장기적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달에도 진주 유등 등 지역 콘텐츠를 토대로 신간을 발간할 예정이다.

<경남도민일보>도 지난 2011년 '도서출판 피플파워'라는 출판사를 통해 지역 콘텐츠를 기반으로 책을 만들고 있다. <경남의 재발견>, <맛있는 경남> 등 10여 권을 냈다.

이 외에도 경상대출판사는 지난해부터 경남 지역을 스토리텔링한 기획 도서를 발간하고 있다. '지앤유 로컬북스'라는 별도 브랜드를 만들어 <조선 선비들의 답사 일번지>, <나는 대한민국 경남여성> 등의 책을 펴냈다.

모두 지역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지역 출판 움직임에 대해 강수걸 '산지니' 대표는 지역 출판은 '지역민의 표현의 자유'를 구현할 수 있는 활동이기에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행복이 함께 가는 길이 지역 출판이라고 생각해서 '산지니'를 열었다. 10년 넘게 출판사를 유지하면서 지역 출판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역 출판사는 묻혀 있는 지역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최낙진 한국출판학회 지역출판연구회 회장(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은 지난해 '지역출판 진흥과 활성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어느 국가 혹은 지역에 좋은 출판사가 있다는 것은, 그 국가나 지역에 좋은 대학이 하나 더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가 있다. 지역에 양질의 출판사가 있다면, 그 지역에는 우수한 대학이 하나 더 있는 셈"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우귀화 | 경남도민일보 | 201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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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10점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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