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열무 편집자입니다.


요즘 저는 현대시조 비평집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현대시조라니, 조금은 생경한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조...
저도 고등학생 때 마지막으로 읽어본 것 같은데요, 
(이 몸이 죽고죽어 일백번 고쳐 죽는 바로 그 시조..) 
현대시조는 그 조어(語)부터 굉장히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ㅎㅎ 
고려 말부터 제창되었던 시조 앞에 '현대'라는 명사가 붙으니 그 조합이 무척 재미있어져요! 
이번 원고를 맡으면서, 시조의 생명력과 매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어 즐겁게 작업하고 있답니다 :)

그래서, 이번주엔 김종목 시조시인의 현대시조집인 『슬로시티』를 읽어보았어요!

이 시집을 읽다보면, 튼튼한 정형시인 줄로만 알았던 '시조'의 다채로운 변화에 다소 놀라게 됩니다. 
하지만 시조의 뼈대를 이루는 것이 정형시라는 '형식'인 것은 결코 아닐 거예요.
그렇담 무엇이 시조를 시조로 만드는 걸까요?

그 비밀은 곧 출간될 시조비평집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그전에 먼저 『슬로시티』로 현대시조의 매력을 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 수 놓아두고 갈게요 ㅎㅎ



옛날의 사랑

                     김종목


옛날의 사랑은 천천히 왔었다네

불꽃같이 성질 급한 사랑이 결코 아닌

느리게

조금은 속 터지게

그렇게 왔었다네.


담 너머로 눈빛을 수도 없이 던지면서

가슴 태우며 밤잠을 설치면서

어쩌다 마주친 눈길에 가슴 쿵쿵거리면서.


그렇게 여러 해가 흘러가고 난 뒤에야

겨우 편지를 주고받곤 했었지만

지금은

인터넷 핸드폰으로

부리나케 해버리지.


화끈해서 좋은지는 아직 나는 모른다네

그래도 은근한 그 옛날이 그리워서

느리게 다시 한 번 더 사랑하고 싶다네.


Posted by _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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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목 시조집

 

 

슬로시티

 

 

 


 

 

 새벽 세 시, 시를 쓰는 시간

빛을 머금은 어둠의 시간을 통해 삶을 그려내다

 

  삶과 자연의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낸 김종목 시인의 네 번째 시조집 『슬로시티』가 출간됐다. 김종목 시인은 197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가을에』가 당선된 이후 1975년에 첫 시조집 『고이 살다가』를 발표했고, 이후 『모닥불』(1990년), 『무위능력』(2016년)을 출간했다. 시인은 시조뿐만 아니라 시, 동시, 수필,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시도해왔으며 지금까지 20여 권의 작품집을 선보였다. 약 30년간 이어져온 그의 글 쓰는 습관은 사물에 대한 관심과 생生을 성찰하는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새벽 6시까지 엎드린 채 글을 쓴다는 김종목 시인. 세상의 빛이 움트기 시작할 무렵, 그의 작품들이 꿈틀거리는 셈이다. 이번에 출간하는 시조집 『슬로시티』는 하루의 시작점에서 써내려간 작품 중 90여 작품을 추려서 만들어졌다. 이번 시조집을 통해 빛을 머금은 어둠을 간직한 새벽, 시인 김종목이 사유한 시간들 속에 머무는 생각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제천 수산면에서 느린 시간을 만난다
옥순봉과 청풍호로 흘러가는 맑은 시간
거기에
달팽이로 기어가는
시간을 볼 수 있다.

 

박달재와 더불어 열한 번째로 지정받은
슬로시티에 걸맞은 선비 같은 시간들이
바둑을
두듯 맑은 곳에
뿌리 내려 살고 있다

 

 

_「슬로시티」 전문 

 

 

 

 

▶ 온몸을 돌고 있는 피와 함께 시심詩心도 돌고 돌아

이윽고 시의 꽃으로 피어나니

 

 김종목 시조집 『슬로시티』는 총 5부로 구성돼 덧없이 흘러가는 자연과 시간, 그리고 우리네 삶의 깊숙한 부분들을 노래한다. 김종목 시인의 작품이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까닭은 아주 일상적인 부분이나 자연의 찰나를 포착하여 감정과 생각들을 노래하듯 써내려갔기 때문이다. 마치 삶의 일부분이 시조인 것처럼 보인다.

 

 「꿩 소리」는 시인이 꿩 한 마리를 잡아 상자에 넣어 왔더니 죽어버린 꿩을 보고 쓴 시조다. 본문 중 ‘소리통인 꿩을 잡아 돌아오긴 했지만/어느 새/소리는 달아나고/ 빈 통만 들고 왔다’는 구절이 인상적인데, 꿩의 죽음으로 인한 작가의 감정과 일상을 통해 삶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한 시간과 시대의 변화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삶의 풍경들을 그린 작품도 눈여겨 볼 만하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삼성역 5」을 꼽을 수 있다. 삼성역은 남천면 사람들이 한때 자주 이용하는 역이었으나 지금은 화물만 간간이 오르내릴 뿐 지금은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역으로, 이 작품은 역과 흘러가버린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도 이름만은 차마 버릴 수가 없어/낡은 역으로만 기우는 세월 따라/산그늘 짙은 서러움에 축 처져 늘어졌다’는 구절을 통해 구수한 사투리 소리도, 시골 장으로 향하던 어르신들의 분주한 발걸음도 사라진 역에 대한 아쉬움과 회포를 읊고 있다.


 

 

▶ 바탕을 잡는 것, 인생도 시조도 모두 이것에서 시작한다

 

 어떻게 하면 시조를 잘 쓸 수 있을까? 이에 김종목 시인은 ‘바탕이 되는 것’을 이야기한다. 어떻게 쓰든 그것은 전적으로 자유이며 시인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시 속에는 시의 마음, 시의 결을 결정짓는 시심詩心이라는 것이 있는데, 김종목 시인은 이것이 바로 하나의 시의 바탕이 되는 작가의 개성이라고 전한다.

 

 김종목 시인은 이번 시조집을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바탕을 보여준다. 평범한 사물과 일상을 따뜻한 감성과 예민한 감각을 통해 격을 높인다. 이러한 시인의 바탕은 시조집을 채우고 있는 작품의 각기 다른 소재를 하나의 결로 만든다. 이별, 그리움, 자연, 시간, 생활, 추억, 노동 등 여러 모습의 삶의 조각이 가장 자연스럽고, 감각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시인의 삶 또한 한 편의 시조를 완성하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독자들은 시조집 『슬로시티』를 통해 작품의 결과 바탕뿐만 아니라 시인 김종목의 인생과 생각들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목차

 

 

 

 

 

 

 슬로시티

김종목 지음 | 132쪽 | 12,000 | 2018630

삶과 자연의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낸 김종목 시인의 네 번째 시조집. 김종목 시인은 197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가을에'가 당선된 이후 1975년에 첫 시조집 <고이 살다가>를 발표했고, 이후 <모닥불>, <무위능력>을 출간했다. 시인은 시조뿐만 아니라 시, 동시, 수필,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시도해왔으며 지금까지 20여 권의 작품집을 선보였다.

 

 

 

 

 

 

슬로시티 - 10점
김종목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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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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