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목의 무덤기행 '가네코 후미코의 무덤을 찾다'에 산지니 펴낸 『나는 나』의 내용이 인용되었습니다. 이 책은 조선의 독립운동가 박열의 아내이자 일본의 젊은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1903~1926)가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쓴 수기입니다. 그녀는 일본과 조선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하여 조선인 무정부주의자 박열과 같이 생활하고 옥중에서 결혼하였으며, 천황과 황태자의 암살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아 수감되어 있던 중 23살의 나이로 우쓰노미야 형무소에서 목을 매어 자살하였습니다.

 

박열과 가네코의 다정했던 한 때.

 자주와 자치…모든 사람이 주인이 되는 사회

최근 오슬로 대학에서 온 박노자 교수를 만났다. 마침 영화 ‘박열’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는 “나는 일본인을 미워하지 않는다. 일본 제국을 미워한다.”는 박열의 대사 한 토막을 기억해냈다.

가네코의『옥중수기』를 보면, 박열을 만나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대목이 나온다. 가네코가 “저기…. 난 일본인이에요. 그러나 조선에 특별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그런데 당신은 나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가네코는 “조선인이 일본인을 대할 때 가지는 감정을 대략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그것을 확인할 필요”에서였다. 그러자 박열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오. 내가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일본의 권력계급이오. 일반 민중은 아니오. 특히나 당시과 같이 편견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오히려 친근감마저 가지고 있소.” 다시 가네코가 박열에게 말한다: “당신은 민족운동가인가요? 사실 난 조선에 오랫동안 살았던 적이 있어요. 그 때문인지 민족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조선인이 아니라서 그들처럼 일본으로부터 억압받은 일이 없으니, 조선인들과 함께 조선을 위한 독립운동을 할 마음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군요. 그러니까 당신이 만약 독립운동가라면 유감스럽지만 당신과 함께할 수 없어요.”

(조정민 옮김, 『나는 나』, 337쪽).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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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코 후미코가 살았던 부강리 집의 현재 모습.

학대와 불운에서 ‘나 자신’을 찾다

가네코는 학대와 불운에서 ‘나 자신’을 확립한다. 그렇게 ‘나 자신’이란 인간을 찾을 수 있게 한 모든 불행한 운명, 학대에 대해, 그녀는 감사한다. 조선에서 일본으로 돌아간 뒤, 도쿄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며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불행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에서, 조선에서, 하마마쓰에서, 나는 줄곧 학대당했다. 나는 ‘자신’이라는 것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모든 과거에 감사한다. 나의 아버지에게도, 어머니에게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에게도, 외삼촌에게도, 이모에게도. 아니, 내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고, 가는 곳마다 모든 환경 속에서 학대받을 만큼 학대받은 나의 운명에 감사한다.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정민 옮김, 『나는 나: 가네코 후미코 옥중수기』, 238쪽) 

 

‘부강’ 체험①: ‘개’에게로 연결된 ‘동포’ 의식

가네코가 조선의 부강에서 체험한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여기서는 우선 주요한 것만 언급해두기로 한다.

먼저 그녀의 ‘부강’ 체험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개’에게서 느낀 ‘동포’ 의식이다.

부강을 떠나 일본의 야마나시에 있는 외가로 다시 갔을 때, 외삼촌이 키우는 개를 데리고 주변을 산책하면서 그녀는 이런 회상을 한다.


“문득 조선의 고모네가 기르던 개가 떠올랐다. 그 춥고 추운 조선의 겨울밤에, 멍석 하나 없이 밖에서 잠자던 개가 생각났다. 내가 배곯고 집 밖으로 쫓겨났을 때, 마치 나의 고통과 슬픔을 알기라도 하는 듯 꼬리를 흔들거나 고개를 떨어뜨리고 콧소리를 내며 나에게 다가오던 개가 떠올랐다. 그때 내가 개의 목을 꼭 붙들고 껴안으며 혼자 소리 죽여 울던 것도, 그리고 밤에 몰래 나가 개에게 멍석을 깔아주었던 일도 또 어릴 적, 아버지에게 찔려 죽은 가여운 개의 죽음도./조선에 있었을 때 나는 나와 개를 항상 연결 지어 생각했다. 우리 둘 모두 학대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가장 딱한 동포라는 생각까지 했다.”(조정민 옮김, 같은 책, 183쪽)


가네코의 『옥중수기』에는, 부강 시절 할머니에게 쫓겨나서 어린 그녀가 “만주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눈과 모래가 섞여 가차 없이 얼굴과 다리를 때리는” 춥고 추운 조선의 겨울밤을 지새우는 장면이 나온다(조정민 옮김, 같은 책, 104쪽). 쫓겨난 그녀와 함께 밤을 지새운 따스한 개. 그 개보다 못한 차디 찬 ‘할머니=일본인’이 그녀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가난-반감-반항심-동정심’에서 ‘사회주의사상’으로  

조선에서 체험한 것은 위의 ①∼③ 외에도 고리대금업 등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목도하면서 가네코는 조선인들이 불쌍하게 ‘억압당하고, 고통받고, 착취당하는’ 것에 한없이 동정심을 갖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겪어오면서 느낀 감정들이 정당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줄’ ‘사회주의/사상’에 접하면서 ‘불이 붙는다’.


“사회주의는 나에게 특별히 새로운 것을 제공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겪어오면서 느낀 감정들이 정당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줄 뿐이었다. 나는 가난했고 지금도 가난하다. 그 때문에 나는 돈을 가진 자로부터 혹사당하고 괴롭힘을 받았으며 들볶였고 억압당했다. 또한 자유를 빼앗겼으며 착취당하고 지배당했다. 이런 나는 힘을 가진 자들에 대해 항상 마음속 깊이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동시에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진심으로 동정했다. 조선의 할머니 집 하인 고씨를 동정했던 것도, 불쌍한 개마저 동지처럼 느꼈던 것도 그 외에 이 수기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할머니 주위에서 일어난 많은 일에서 억압당하고 고통받고 착취당하는 불쌍한 조선인에 대해 한없이 동정했던 것도 이러한 마음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내 마음속에 타오르고 있던 반항심과 동정심은 순식간에 사회주의 사상에 의해 불이 붙어버렸다./아아, (중략) 우리와 같은 불쌍한 계급을 위해, 나의 모든 목숨을 희생해서라도 투쟁하고 싶다.//그렇지만 여전히 나는 어떻게 이러한 정신을 살려갈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무력했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도, 그에 대한 준비도 단서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그저 불평, 불만, 반항심만 가득한 일개 반항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조정민 옮김, 앞의 책, 300쪽)


가네코는 ‘가난→반감→반항심→동정심→사회주의사상’의 경로를 밟으며 이곳까지 왔다. ‘불평, 불만, 반항심만 가득한 일개 반항아’가 사회주의/사상에 이론화되어 투쟁심을 기른다. 그런데 그녀는 과연 사회주의에 대해 어떤 ‘믿음’과 ‘거리’를 갖고 있었을까. 일본인에 대한 ‘반항심’과 조선인에 대한 ‘동정심’이 국가・권력에 대한 ‘회의’를 거쳐, ‘위안 없는 사유’ 아나키즘으로 나아가는 길목이 사뭇 궁금해진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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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코 후미코에게 나라와 민족의 구분은 중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착취하는 계급과 착취당하는 계급, 억압하는 계급과 억압받는 계급만이 유의미한 차이였습니다. 그렇기에 그녀가 돕고자 노력한 대상은 일본인에 의해 고통받는 조선인뿐 아니라, 세계의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녀의 삶은, 조선인이든 일본인이든 상관없이 자유를 빼앗기고 혹사당한 모든 이들을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이데올로기와 민족을 넘어서 '사람과 삶' '인류와 인권'을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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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9.04.22 14: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 글 읽었어요. 정말 흥미로운 글입니다.

2019년은 3.1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에서 정확히 100년이 된 해인데요.
저도 최근 지인 덕분에 올해가 남다른 의미가 있는 해라는 것을 알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도 아직 이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로 올해는 지금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여러 호국 열사들과 독립투사들의 희생을 한 번쯤 떠올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올해 보면 의미가 더 남다를 것 같은 일제강점기 배경의 영화<박열>이 일본 개봉 예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영화<박열>에서 노끈으로 묶은 두툼한 원고지 뭉치 기억나시나요?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인데요.

그 옥중수기가 바로 『는 나』로 부산의 지역 출판사 산지니에서 번역하여 출판되었고,

<박열>이 상영된 이후 많은 관심을 받아 이후 산지니에서도 개정판을 내놓았습니다.

 

실제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 하층민의 자녀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그뿐만 아니라 아버지 호적에도 오르지 못해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을 받으며 자랐어요. 그러나 불우한 삶의 배경에도 불구하고 배움의 뜻을 놓지 않았으며, 자기 뜻대로 ‘나는 나’로 살려고 했던 인물이에요.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이 일본에서 개봉한다.

'박열'은 1923년 일본 도쿄, 조선인 6000명 학살 사실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 분)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최희서 분)의 믿기 힘든 실화를 담은 작품.

최희서는 극 중 박열의 신념의 동지이자 연인인 일본인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았다. 그는 조선의 독립에 맞서 투쟁하는 당차고 진취적인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을 완벽히 소화하며 충무로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최희서는 유창한 일본어 실력과 내공 있는 연기,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가네코 후미코의 환생'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모든 시상식의 신인상 싹쓸이는 물론, 제55회 대종상 영화제와 제38회 황금촬영상 영화제에서는 여우주연상까지 섭렵했다.

 

 

'박열'의 후미코 역으로 그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3관왕'이라는 유례없는 진기록을 세웠다.

'박열'의 일본 상영은 우리 역사에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일본의 침략으로 고통받았던 대한민국의 뼈아픈 역사를 알리는 것뿐 아니라, 제국주의 일본의 탄압에 반기를 들어 함께 투쟁했던 일본인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일본 대중들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준익 감독의 철저한 고증을 거친 '박열'의 모든 등장인물은 실존했던 인물들의 실명을 사용했다. 그중 후세 타츠지와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함께 투쟁했던 업적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건국 훈장을 수여받은 바 있다.

 

 

'박열'은 일본에서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2월 16일 도쿄와 오사카 등 일본 주요 도시에서 동시 개봉한다. 최희서는 1월 중순~말 일본 현지에서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며 일본 개봉에 앞서 홍보에 전념을 다할 예정이다.

현재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에 대한 일본 매체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무려 20여 개가 넘는 매체에서 인터뷰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희서는 "들어오는 모든 매체 인터뷰를 소화하겠다"며 열정적으로 일본 홍보를 위한 준비에 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2019년을 맞이해 '박열'의 일본 개봉이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한일관계에 어떤 순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일본 관객들의 반응에 큰 관심이 모아진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원문기사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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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개 2019.01.18 1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꾸준히 관심을 받는 것 같아요. 그들의 신념과 가치가 날이 갈수록 더 빛을 발하나 봅니다. 일본에서의 개봉이라...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군요.

 

책의 해를 맞아 출판사와 독자가 ‘함께 모여서 읽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독서모임,
이름하여 ‘모다 읽기’!

그 두 번째 모임이 지난 9월 19일에 있었습니다.
이날도 비가 왔었는데요, (모다 읽기 시간마다 비가 오는듯한^^;)
그래도 참석자분들 모두 시간에 맞추어 산지니x공간에 모여 주셨어요.

 

두 번째 모임은 산지니의 도서 <나는 나>를 읽고 이야기해보았는데요,
<나는 나>는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를 담은 책입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작년에 개봉한 영화 ‘박열’을 통해 많이 알려졌지요.

영화 속에서도 ‘옥중 수기’가 중요하게 다루어져서, 책과 영화를 함께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함께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독서모임에서 가장 설레는 시간, 참석해주신 분들의 소개를 들어봐야겠죠?
(익명성을 위해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
각자의 닉네임에 대한 이유는 맨 아래 마무리 부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나는 나> 독서모임에 참석하게 된 계기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S 편집자
책의 해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기획하며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나는 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불꽃같던 삶을 살았던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영화 ‘박열’을 통해 유명해진 산지니의 효자 도서이기도 해서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 스텔라
저는 영화에 대해서 들어보기는 했었는데, 책을 읽기 전엔 실존 인물인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산지니출판사의 SNS에 올라온 모다 읽기 공지를 보고, 실존 인물인 것을 알게 되어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또 책의 제목 ‘나는 나’가 책을 읽기 전부터 왠지 모르게 딱 와 닿았어요. 읽고 싶은 제목이랄까...? 그리고 영화 관련 직종에서 일하다 보니, 영화와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흥미로워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달래룸메
가네코 후미코 ‘박열’을 먼저 보고,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박열을 만나기 이전의 가네코 후미코의 삶이 어떻게 되었는지 잘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 가네코 후미코라는 인물에 대해 더 알아보고,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 백설기
저는 영화 ‘박열’과 책 ‘나는 나’ 두 가지 모두 알지 못했는데요, 독서모임 공지를 통해서 책과 영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남북공동회담도 있었고, ‘국가’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었는데, 아나키스트로서 국가라는 관념을 떠나서 신념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 또 한 명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참가자분들의 소개를 들어보고,

본격적으로 <나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에서는 ‘박열을 만나는 지점’까지의 이야기가 쓰여져 있고,
영화 ‘박열’에서는 박열을 만난 이후 가네코 후미코의 말기를 볼 수 있는데요.

 

'박열' 속에서 오히려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가 두드러지게 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요. 그래서 이번 독서모임에서는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를 기승전결으로 나누어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기 - 박열과의 만남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이 월간청년에 개제한 <개새끼>라는 시를 보고, ‘이 남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하늘을 보고 짖는
달을 보고 짖는
보잘 것 없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 박열, <개새끼>

 

가네코 후미코는 이 시를 읽은 이후 무작정 박열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였다고 해요.

이때 가네코 후미코의 나이는 20살이었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강단 있는 선택을 하는 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박열과 만나는 장면에서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에게 “나도 아나키스트에요.”라는 말을 하는데요. 아나키스트의 개념에 대해 함께 보실까요?

 

아나키스트


- 아나키즘을 추구하는 사람. 아나키즘은 국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억압과 지배를 반대하고 사회혁명을 통해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사상이다. 흔히 ‘무정부주의’로 번역하지만, 아나키즘이 무정부주의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전해져 민족해방운동 이념의 하나로 기능했다.

 

- 아나키즘은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며 모든 종류의 지배 권력을 부정한다.

 

이 ‘아나키스트’라는 개념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잇는 개념으로 작용하며 둘 사이를 끈끈하게 합니다.

 


승 - 옥에서의 생활

 

 

그렇게 동거를 하게 된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그즈음 일본에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나고, 일본 정부는 민란 봉기를 막기 위해 조선인에 대한 괴소문을 퍼뜨립니다. 또한 관동대학살 사건으로부터 대중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희생양과 사건을 찾아냅니다. 그렇게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 정부의 타겟이 되어 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가네코 후미코는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일본 검사를 당황하게 하죠. 심문 도중 가네코 후미코는 검사에게 "박열은 나에 대해 어떻게 진술하였는가”라고 묻기도 했는데요, 검사는 박열이 “그녀에 대한 진술을 내가 하면 그녀의 마음에 상처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가네코 후미코의 ‘주체적 판단’에 맡긴다”라 말했다고 전해줍니다. 가네코는 그 말을 듣고 싱긋 미소를 짓는데요, 이 장면에서는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의 동등하고도 조금은 독특한 사랑의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 - 박열과의 사랑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은 동지로서도 사상과 의견이 맞았지만, 연인으로서의 사랑도 불같았는데요.

영화 속에서는 옥중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옥중이지만, 사상범으로서 또 검사의 동정으로 박열의 소원을 들어주게 된 것인데요.

이 부분에서 박열은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하고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본 정부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임신 가능성을 제기하며 자살로 위조한 살해를 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든 안타까운 죽음이지요...

 


결 - 옥중수기를 맡기는 후미코

 

 

후미코는 자신이 옥중에서 썼던 수기를 선배 ‘구리하라’에게 맡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책으로 출판해달라고 말을 하는데요. 출판할 때 지켜달라고 당부한 내용은 책에 함께 실렸습니다.

 

구리하라 형


* 기록 외의 장면은 전후 관계 등에 있어서 조금 윤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은 모두 사실에 입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인 것에 생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사실의 기록으로서 봐주고 다루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문체는 어디까지나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가능한 평이하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사여구를 사용한다든지 지나친 기교를 부린다든지 우회적인 형용사를 붙인다든지 하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원고를 많이 고치지 말고 최대한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써달라는 것을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각자 인상 깊었던 구절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나의 불행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에서, 조선에서, 하마마쓰에서, 나는 줄곧 학대당했다. 나는 ‘자신’이라는 것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모든 과거에 감사한다. (…)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벌써 열일곱 살이 되었다.

- '도쿄로!' 중


모든 일에 열정을 갖던 당시 나는 고학을 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확실히 꺠달았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고학을 하더라도 훌륭하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훌륭하다고 대접받는 사람만큼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훌륭하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노예로 살아왔다. 참으로 많은 남자들의 장난감으로 살아왔다. 나는 나 자신을 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을해야 한다. 그렇다. 나 자신의 일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일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그것을 알고 싶다. 그것을 깨달아 실천하고 싶다.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한 가지 더 물어볼게요. 당신은 민족운동가인가요? (…) 사실 난 조선에 오랫동안 살았던 적이 있어요. 그 때문인지 민족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조선인이 아니라서 그들처럼 일본으로부터 억압받은 일이 없으니, 조선인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할 마음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군요. 그러니까 당신이 만약 독립운동가라면 유감스럽지만 당신과 함께할 수 없어요.”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등 책속에 공감을 일으킨 많은 이야기 중에는, 모두 다 그녀의 주체성과 항상 철저하게 ‘자신’의 모습을 살고자 노력했던 아나키스트로서의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모임의 끝에는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생각을 짧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S 편집자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자, 평소에 다른 사람의 평가를 많이 생각하는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요.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한 모습을 닮고 싶기도 해서 한 구절을 인용해서 곱씹으며 시간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 스텔라

 

 

 

 

 

 

 

 

 

 

 

 

 

 

 

 

 

 

 

 

 

 

 

 

 

 

 

 

 

나의 스무살과 후미코의 스무살을 비교해보게 되었다.

독립적이고 당당하지 못한 내 못난 스무살에도 고민과 진지함은 있었다.

담담하게 읽히지만 내내 기억나는 사람, 그녀의 이야기는 진정 '선물'이었다.

 

 

어릴 적에 '라스트 콘서트’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봐서 그 이후로 쭉 주인공의 이름 ‘스텔라’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어요.

 

<나는 나>를 읽으면서, 아나키스트로서 “행동하고 사상적 모임을 꾸리고, 기존 체제를 깨부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이 그 시대에도 있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어요. 세상을 원망하고 그치는 사람이 더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20살 때 어땠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20살의 그녀가 굉장히 대단하고 멋있게 보였어요.

대학생 시절,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해 인식은 했지만, 현실에 내던져 살아가기 바쁘단 핑계를 대며 30년을 살아왔고, 결국 재작년에서야 촛불집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러기는 힘든 일이지만, 우리 모두 가네코 후미코처럼,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그 안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달래룸메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그렇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삶의 갈림길에 서서 문경에 잠든 당신을 생각하겠습니다.

 

오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아요.
달래는 제가 키우는 햄스터의 이름인데요,
닉네임이 어째 조금 깨는 것 같지만 제 정체성이기 때문에^^ 닉네임으로 썼습니다.

 

 

 - 백설기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마다 않던 그녀의 삶을 보며
제 삶의 지향점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순응하며 산 건 아닌지...
그녀 삶의 마지막이 ‘부정’만은 아니었길 바래봅니다.

 

닉네임은 오늘 준비해주신 간식 ‘백설기’를 보고 지었습니다.

 


모다 읽기 세 번째 시간에서는,

국가와 가부장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염원하고 실천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를 읽고 모여

여러 가지 감상을 나누어보았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각자의 감상이 다른 것을 보며
독서모임의 필요성과 힘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다읽기의 마지막인 세 번째 시간은
사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책,

<폴리아모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 공지 바로가기

 

마지막 모임인 만큼, 모임 후에는 맥주 한 잔과 함께

편하게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지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은

<나는 나>를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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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 가네코 후미코를 깨우다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와 영화 <박열>

 

 

창고에 잠자고 있었던 책이 한 권 있습니다. 바로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 수기 『나는 나』입니다. 2009년에 기획돼 2012년에 출간된 이 책은 초판을 다 팔지도 못한 채 어두운 창고 속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죠. 그러던 어느 날, 조금씩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이 책을 깨운 것은 누구였을까요?

 

 

박열이었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영화 <박열>이었지요. 이준익 감독과 이제훈 배우가 함께한 영화라는 점에서 영화 <박열>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 수기까지 재조명을 받고 있는 셈이지요. 개봉 전, 가네코 후미코의 『나는 나』를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후미코가 박열을 만나 동거를 시작하는 시점까지만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니 『나는 나』는 영화 <박열>의 가네코 후미코 버전의 프리뷰 정도로 볼 수도 있겠네요.

 

 

영화 <박열>은 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앞서 『나는 나』를 읽었던 탓이었을까요? 책에서 끝나버린 후미코와 박열의 이야기가 영화로 연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박열을 “바꾸요루~”라고 부르고, 울면서도 코끝을 찡끗해 보이던 영화 속 가네코 후미코. 마치 영화 <동주>에서 송몽규를 만났을 때의 느낌이었습니다.  교도관의 능욕를 가볍게 누르는 뻔뻔함에서부터 판사 앞에서 천황을 기생충이라 말하는 당당함까지. 그녀는 문명국가를 신봉하는 제국주의 일본에게 시원하게 어퍼컷을 날리는 아나키스트였습니다.  

 

 

그 당시 시대의 잣대로 따지자면 가네코 후미코는 참 이상한 여자입니다. 거지꼴의 조센징 남자를 뜨겁게 사랑하고, 군국주의적 천황제 이데올로기의 허상과 부조리를 낱낱이 까발립니다. 예심판사 다테마스가 정신 감정을 받아보라고 권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그녀의 생애를 접하게 되면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해하게 됩니다.(옥중 수기의 원제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를 인용) 그녀가 쓴 수기를 읽은 교도관처럼 말이죠. (영화 속에서 후미코와 박열을 억압하고 감시하던 교도관이 그녀를 수기를 읽은 뒤 오탈자를 고쳐 다시 후미코에게 건냄)

 

 

“너는 무적자야. 무적이란 건 말이야, 잘 들어. 무적자라는 건 태어났지만 태어나지 않은 거야. 그러니까 학교에도 갈 수 없는 거야.” _ <나는 나> p. 98

 

영화에도 이와 같은 대사가 내레이션으로 나옵니다. 1903년에 태어난 가네코 후미코는 출생 신고조차 되지 않은 무적자로 살았습니다. 그녀가 무적자가 된 표면적 이유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호적에 입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서 깊은 사에키 집안의 아내로 산촌에서 자란 처녀가 마땅치 않았던 것이죠. 메이지 시대, 일본은 서양과의 교류하며 문명국가로서 도약하고자 합니다. 이에 깊은 산골에도 소학교를 세워 어린 아이들에게 의무교육을 시켰죠. 하지만 무적자였던 후미코만은 예외였습니다. 그녀는 배우고 싶었습니다. 보다 넓은 세상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지식들을 담으며 꿈을 꾸고 싶어 했죠. 하지만 공부하고자 했던 어린 후미코가 감당해야 했던 것은 폭력이었습니다. 무적자라는 이유는 현실에서 지워진 아이. ‘문명’사회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이 어린 아이에게 너무나도 잔인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생활은 곧 우리와 일치된다. 먼 저편에 이상적인 목표를 두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_ <나는 나> p.329

 

가네코 후미코의 삶의 목표가 바뀌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그녀는 일본인이었지만 고통 받는 약자였습니다. 필사적으로 공부하며 꿈꿨던 것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후미코는 가판 근처에서 활동하는 여러 사상가들을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사회주의자, 무정부주의자, 허무주의자등과 교류하며 꿈꿨던 ‘훌륭한’에 대한 생각을 바꿔나가게 된 것이죠. 남에게 평가 받는 훌륭한 것이 무슨 가치가 있는가? 가네코 후미코는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자 마음먹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과거를 이야기하기보다는 미래에 대해 논했다. 두 사람이 개척해야 할 길에 대해 옅은 희망을 가지고 이야기했다.” _ <나는 나> p. 340

 

연인이자 동지였던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그들이 옅게나마 그리던 희망이 희망으로만 끝난다는 것을 알지만, 책을 덮으면서 무거운 슬픔에 젖진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그녀는 자신의 삶 속에서 계속하여 깨어 있었습니다. 무적자라는 신분이 주는 부조리함이 무엇인지, 비인간적인 대우가 무엇인지, 나아가 일본 식민지 속에서 조선인들이 받는 차별이 무엇인지 (그녀는 조선을 타자로서 보는 시선을 내재했을 뿐 조선 독립운동에 관여하진 않았음) 그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매사 주체적이었기에 죽음 또한 당당했습니다.

 

“내가 비록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나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면 그것은 삶에 대한 긍정일 것이다”(영화 <박열> 대사 중)

 

 

“문체는 어디까지나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사여구를 사용한다든지 지나친 기교를 부린다든지 우회적인 형용사를 붙인다든지 하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가네코 후미코가 자신의 원고를 구리하라에게 건내며 전한 말)

 

그녀와 그녀의 삶을 닮은 글을 읽으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탐욕을 생각합니다. 1923년과 2017년. 긴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의 메시지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울림이 있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와 영화 <박열>을 통해 자본주의적 이기利己에 등 떠밀려 지워져간 오늘날의 '이상'을 그려봅니다.

 

 

 

책소개 ::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 가 나왔습니다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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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름소나기 2017.06.29 2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네코 후미코가 궁금해서 검색을 하다 이 포스팅을 보게 됐습니다. 흥미로운 글이네요! 영화와 책을 다 본 것 같은?! 책도 사서 보겠습니다

    • BlogIcon 단디SJ 2017.06.30 09: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름소나기 님~ 반갑습니다. 영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가 오버랩 되는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책의 문장들이 대사로 나오는 것도 많고요. 영화를 보셨다면 책을! 책을 보셨다면 영화를! 추천합니다 : )

  2. 예니 2017.06.30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말에 영화 '박열' 보려고 예매해두었는데 산지니에 요런 보석같은 책도 있었군요! 함께 보면 더욱 좋겠어요! 영화와 문학이 함께 하는 풍성한 주말이 될거 같아요 ><

  3. 서슬퍼런 2017.07.02 1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금 '박열' 보고 왔어요! 영화는 제목과 달리 가네코 후미코에 훨씬 초점을 맞춘 느낌이 들던데, 책도 궁금하네요ㅎㅎ 서점에 재고가 없어서 빈 손으로 돌아왔지만ㅠㅠ

  4. 나비고양이 2017.08.18 1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장부터 마지막까지 쉬지않고 읽었어요,ㅡㅠ

영화 ‘박열’은 1923년 독립운동가 박열이 일본 황태자 암살 혐의로 공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다. 그의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는 사형 선고를 받는 순간까지 박열과 함께했던 인물로,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남긴 옥중수기와 당시의 기록들, 그리고 후대의 연구들은 일본의 하층민, 특히 여성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의 투쟁은 천황으로 대표되는 가부장제 국가에서 한 명의 독립적인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는 2017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영화에서 미처 다 다루지 못한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정리했다.

 

 

(중략)

 

박열의 동지
후미코는 ‘청년조선’에 실린 박열의 ‘개새끼’라는 시를 접하고 그에게 운명적 끌림을 느껴 먼저 동거를 제안했다. 두 사람은 동지이자 연인으로서 대등한 관계였는데, 1922년 도쿄에 방문했던 후미코의 어머니가 “그때 후미코는 단발머리에다 조선옷을 입고 남자용 가방을 메고선 거의 하루 종일 어딘가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니까 박열과의 생활은 남녀 두 사람이긴 했어도 지극히 사이가 좋은 두 남자가 함께 사는 세대처럼 보였습니다”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뻔뻔스러운 조선인’이라는 잡지를 통해 일본의 권력자들에게 ‘불령선인(뻔뻔스럽고 무례한 조선인)’으로 불리는 조선인들의 무고함을 일본 민중에게 알렸고, 저항의식을 가진 조선인과 일본인 모임인 불령사를 조직했다. 1923년 관동대지진 직후 함께 구속된 두 사람은 감옥 안에서도 투쟁을 이어나갔다. 후미코는 법정에서 “박열이 갖고 있는 모든 과실과 모든 결점을 넘어 나는 그를 사랑한다. 박열과 함께 죽는다면 나는 만족스러울 것이다. 설령 재판관의 선고가 우리 두 사람을 나눠놓는다 해도 나는 결코 당신을 혼자 죽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재판기록’)”라고 선언하거나 옥중서신을 통해 지인에게 “혹시 여유가 있어서 나에게 줄 게 더 있다면 그것은 P(박열)에게 주었으면 합니다. P에게 뭘 좀 먹여주고 싶어요”라고 부탁할 만큼, 박열을 뜨겁게 사랑했다.

 

(중략)

 

참고 도서
‘가네코 후미코’ 야마다 쇼지. 산처럼
‘나는 나’ 가네코 후미코. 산지니

 

 

기사 전문 읽기

 

 

***

 

영화 '박열' 개봉과 함께 가네코 후미코라는 이름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산지니 출판사에서 출간한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 수기

'나는 나'가 소개된 기사를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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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02 진정한 바람, 진실한 목적을 향해,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 : 조정민 선생님 인터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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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7.24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 가 나왔습니다
  •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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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빛이 내리쬐는 곳 어디든 분홍빛 삼겹살을 올리면

    금방 노릇하게 구워질 것만 같은 어느날,

     가네코 후미코 옥중수기 <나는 나>의 역자

    조정민 선생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저는 처음 이 책을 받아들고 앉아서 하루도 안 되어 다 읽고 말았습니다. 읽기 시작하면서 내용은 물론, 첨삭에 관한 희망, 책의 머리말과 맺음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녀의 옥중수기를 받아 든 구리하라 가즈오가 그녀의 부탁을 듣고 책으로 출간한 책을 다시 번역하신 건가요? 그렇다면 그 번역 과정에서 힘드시거나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요?

        네, 맞아요. 번역 당시 어려웠던 점은 가네코 후미코가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정규 수업을 제대로 수료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장이 짧은 것으로 이루어진 게 많았어요. 또 옥중에서 써내려 가다 보니까 좋지 않은 환경이었고 또 쓰는 당시 감정적으로 격양되어 써내려갔던 부분이 있어서 그 글을 다듬고 옮기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 그녀가 글을 쓰다가 생각나는 부분들을 줄을 쳐서 옆에도 써놓기도 해서 시기별로 배열하는 부분에도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가네코 후미코가 처음 수기를 쓰게 된 계기를 머리말에서 말해주고 있습니다. 도쿄지방재판소 예심정에 불려 나가 조사를 받던 중 그녀의 호적에 관련된 질문을 받고, 쓰게 되었는데요. 회상하면 써내려가서 그런지 글을 쓰고 있던 그녀가 어린 시절에 겪었던 상황에 대해 지금의 생각을 써놓은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 부분들에 대해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특히 그 부분이요. 어른들은 아이 옷이 지저분해지는 것 때문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놓는 것을 제재한다 등등.

    왜 그렇게 무리하게 아이를 나무라나요. 당신은 대체 아이가 중요합니까, 옷이 중요합니까.’ (127)

    선생님께서 특별히 공감 가는 부분이 있었다면, 어떤 부분들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번역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했어요. 아까 지윤 씨가 말했던 부분도 그렇고. 특별히 공감 가는 부분은 이 부분이었어요.

     

      아이로 하여금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은 오직 자신에게만 지게 하라. 자신의 행위를 남에게 맹세하게 하지 말라. 그것은 아이에게 책임감을 박탈하는 일이다. 비굴하게 만드는 일이다. 마음이나 행동에 겉과 속이 다름을 가르치는 일이다. 누구든 자신의 행위에 대해 남과 약속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행위의 주체를 감시인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자신의 행위의 주체가 온전히 자기 자신임을 자각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비로소 사람은 누구에게든 거짓되지 않고,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고, 진실로 확고하고 자율적인 책임 있는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106)

       

     역자의 후기에 보면 가네코 후미코에 대한 저의 관심은 이러한 지점에서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가부장적 가족제도와 군국주의적 천황제 이데올로기의 허상과 부조리를 그녀는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녀의 수기를 처음 접하게 된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네, 책 뒤에 보면 역자 후기에도 나와 있듯이 가네코 후미코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제가 일본에서 여성학에 관련된 수업을 준비하는 와중에 가노 마사나오와 호리바 기요코가 쓴할머니·어머니·딸의 시대는 책을 읽게 되었을 때입니다. 거기서 가네코 후미코가 체험의 문학에 분류되어 짧게 소개된 것을 보고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일생에서 받아온 폭력 등에 대해서 한걸음 물러나 바라보는 듯한 부분이 인상 깊었거든요.

      예를 들면, 재미있었던 부분이 그녀가 도쿄에 가서 신문을 팔다가 왜 이토에 의해서 기독교에 빠지게 되잖아요. 그때 잠시 열렬히 기도하며 신자로 지냈었죠. 그러다 여전히 구원받지 못하고 사흘을 굶고, 방세를 낼 수가 없어 다른 집 식모살이를 하기 위해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나오면서 생각합니다. 종교는 단지 사람의 마음을 속이는 마취제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어쩌면 자신이 믿고 의지하고 싶어서 빠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또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한단 말이죠.

      또 그녀가 어릴 적 엄마가 일 안 하고 빈둥대는 고바야시를 만나 그의 고향으로 같이 갔을 때 마을풍경을 묘사하잖아요. 마을 사람들이 변소에서 종이 대신 나뭇가지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고 도시에서 자란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든지. 또 농사를 짓고 있음에도 가난한 생활을 면치 못하는 마을에 도시에서 장사꾼이 물건을 가져오면 숯 가마니를 메고 가서 머리핀 등과 바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은 도시에 태어난 나는 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럴 숯가마니 조차 없다고 말한다든지. 그런 부분들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해낸 부분들이 오히려 다 이해할 수 있다.’라는 것보다 더 사실적이죠. 

     

    마치 남의 아픔을 백 프로 이해한다는 듯 착각을 하는 것처럼요? 

      맞아요. 가네코 후미코는 그녀가 경험한 것을 통해 억압과 폭력의 아픔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었지만 박열과 프러포즈를 할 때도 말했듯이 나는 조선인이 아니기에 일본인의 탄압을 받은 적이 없고 따라서 무장투쟁의 노선을 따를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요. 무리하지 않고 그렇게 자신만의 시선으로 한 발짝 떨어져서 그녀가 살아간 그 당시 상황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는 점이 그녀의 옥중수기가 가진 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 가지 경계해야 할 점은 그녀가, 예컨대, 일제강점기 때임에도 우리 고유의 미술을 사랑하고 아껴준 일본인을 시대를 초월하는 인물이라고  여기는 것과 같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그녀가 독립운동가 박열의 아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가 일본인이지만 조선에서도 생활했고, 또 그곳에 살면서 온갖 폭력을 당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폭력이 어떤지 알고 그 가운데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눈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선인들의 아픔을 백 프로 이해하고 아파했다는 생각은 경계해야 합니다.

     

     

    나는 지금까지 이런 일을 입 밖에 낸 적이 없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지금, 숨겨둘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의 생활과 사상, 성격에 영향을 끼친 모든 것을, 지금 백일하에 공개해야 한다. 그것은 법관에게 나를 알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그런 이유보다는 더 큰 진리를 천명하기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작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202~3)

    여기서 말하는 그녀의 더 큰 진리가 무엇일까요? 선생님께서 앞서 말씀하신 가부장적 가족제도와 군국주의적 천황제 이데올로기의 허상과 부조리를 표현하는 것일까요? 

      네, 첫째로는 가부장적 가족제도와 군국주의적 천황제 이데올로기의 허상과 부조리를 표현하는 것이 되겠고, 둘째로는 가네코 후미코가 수기를 쓰던 당시 며칠 밤을 새워가면서 글을 썼다고 하는데, 원제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나>처럼 지금의 가네코 후미코의 생활과 사상, 성격에 영향을 끼친 모든 그 무엇에 대해 써 내려가면서 그녀 또한 셀프 힐링 같이 자신을 되짚으면서 위로를 받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게 또 역설적이게도 그녀의 힘든 시절을 다시 떠올리는 작업이 되기도 했지만요.

      또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그녀가 박열선생과 함께 어떻게 운동을 하고, 감옥생활을 어떻게 했는지는 나와 있지 않아요. 또 그렇게 쓸 수 없는 여건이었기와 검열이 심했기 때문에 (중간에 책에도 삭제된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녀가 살아온 지난 생활에 대해서 회상하는 부분에서 또 그 속에 녹아든 가부장적인 가정 내 모습, 천황제 이데올로기가 정확하게 어떤 부분인지에 대해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녹아들어 있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일상을 이야기하면서 배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또 많은 사람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도 있었겠고, 또 어린 시절에는 삼키면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써내면서 교육자나, 공무원, 부모가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싶어요.

     

     

    책에서 차지하는 분량이 조선에서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뒤에 나오는 <4부 독립> 부분의 이야기 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가네코 후미코가 고학생으로서의 어려운 생활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나의 진실된 바람! 진정한 목적!’을 찾아 고생을 자처하고 스스로 도쿄로 떠난 후미코가 멋있고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께서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학시절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음 우선 가네코 후미코가 워낙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외국을 꼭 간다기보다 같은 한국인 서울을 가도 낯선 거리에 낯선 사람들 속에서 외로움이나 힘듦에 대해서 느끼지 않나 싶어요.

    그렇게 보면 가네코 후미코는 처음 도쿄에 갈 때도 큰아버지께 연락도 하지 않고 떠나잖아요. 자신의 의지에 따라 끊임없이 떠나는 그녀를 보면서 참 추진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끝으로 선생님께서 <나는 나>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지, 왜 그 부분이 선생님께 가장 기억에 남는 지 궁금합니다.

        어떤 특정한 부분을 콕 찍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기보다는, 저도 제3부 독립 부분이 공감이 많이 갔고, 가네코 후미코가 도쿄로 떠나기에 앞서 각오는 다지는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탈선적인 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나는 나의 진실된 바람과 목적을 포기할 수 없었다.

      나의 진실된 바람! 진정한 목적!

      그것은 다양한 책을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습득하여 나 자신의 생명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217)

     

     

     [코너 속의 코너, 인터뷰 속 인터뷰]

    가네코 후미코는 왜 처음 머리말에 수기를 쓰는 이유에 대해서 친구들이 나를 좀 더 이해해주리라 믿는다고 했을까요? 

      그건 아마도 천황을 음해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관동지진 이후 가네코 후미코가 감옥에 수용되고 그 이후에 폭탄을 관련에 책임을 따지는 단계에서 서로 오해가 생기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또 후미코가 박열선생과 함께 흑도회나 불령사 등을 결성해서 기관지를 만드는데, 그것이 꾸준히 발행되고 모임을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12호를 발행하고 해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당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들이 그렇게 안정되어있다고는 볼 수 없었지 않았나 추측할 수 있습니다.

     

    책 표지에 있는 꽃은 어떤 꽃인가요? 

    이게 과꽃이에요. 처음에 가즈하라가 쓴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녀의 시신이 묻힌 곳에 과꽃이 놓여있다고 되어있어요.

    그 꽃은 누가 가져다가 놓았을까요?

    그러게요.^^ 거기서 착안해서 디자이너 선생님께서 표지를 만들어 주셨어요. 딱 한 송이에요. 외로웠던 그녀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죠?

     , 다른 색도 아니고 새빨간 과꽃이네요. 정열적인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 같아요. 한편으로는 꽃송이만 남겨져 있어서 외로워 보이기도 합니다. (지금 다시 살펴보니 검붉은 것이 핏빛으로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녹음기도 끄고 선생님과 재미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매우 즐겁고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카페에 도착했을 때, 생각보다 카페에 사람들이 많아서 어떤 자리에 앉아야 할 지 고민도 되고, 또 어떻게 인터뷰해야 할 지 떨리기도 하고, 또 준비가 부족한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을 열심히 검색해봤지만, 얼굴은 뵙지 못해서 어떤 분이실까 무척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기다리자니 마치 소개팅에 나온 설렘이 느껴졌습니다. 괜히 거울을 보기도 하고요. 예쁘게 책도 놓고 연필도 가지런히 놓고 준비한 인터뷰 질문지를 읽어보기도 하는 등 혼자서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카페의 특성상 큰 유리창이 있고 그 옆에 유리 통로를 지나 들어올 수 있게 되었는데, 세련된 원피스를 입은 여자 분이 문을 열고 통로를 지나가시는 게 아니겠어요. 그때 또 다르게 혼자 카페에 앉아있던 여자 분이 일어나기에, , 일행분이시구나 생각했지요. 또 두 근 반 세 근 반 앉아서 선생님이 오셨는데 혹시 내가 못 알아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괜히 주위를 둘러보기도 했답니다.

      정지윤 선생님?

      고개를 들어보니 아까 유리 통로를 지나시던 세련된 원피스를 입으신 분이 서 계시는 게 아니겠어요. 깜짝 놀라, 네네 했지요. 선생님은 세련된 원피스와 잘 어울리는 예쁜 섀도를 바른 시원한 눈매를 소유한 미인이셨습니다. 우와! 미인이세요!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답니다. 선생님은 사회생활 잘하시겠군요! 라고 말씀하시며 웃어주셨어요. 어쩜 저는 쑥스러운 줄도 모르고 말이죠.

      조용한 자리를 찾아 자리를 옮겼지만, 떠오르는 케이 팝을 막을 순 없었답니다. 비교적 안락한 동그란 테이블에 오손도손(?) 앉아서 인터뷰가 시작되었지요. 하루가 지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답니다. 물론 질문지를 버벅거리며 읽고, 인터뷰 진행(?)을 자연스럽지 못하게 질문지를 꺼내 대놓고 읽기는 했지만. 선생님과의 인터뷰는 정말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일어나야 할 시간, 선생님은 일부러 인터뷰가 끝나고도 미숙한 인턴의 횡설수설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또 내려가는 길까지 데려가 주셨답니다. (으흥 선생님은 볼일이 있으셔서 가는 길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리고 씩씩하게 버스를 타러 내려가는 데 어찌나 신이 나던지요. 콧노래를 부르며 반쯤은 흥에 겨워 춤을 추며 걸어갔답니다. 그리고 그 흥을 잠재우지 못하고 할머니도 뵙고, 또 친구를 만나 영화도 한 편 보았답니다. 한편으로는 집에 가서 녹음파일을 들으면서 인터뷰 정리를 빨리해야 할 텐데 생각도 했지요.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는 데 왠지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끝나고 빨리 집에 가려고 서두른다는 것이 그만 정류장을 지나쳤지 뭐에요. 그 바람에 한 정거장을 더 걷게 되었지요. 그 사이 집으로 가는 버스를 놓치고 한참을 기다려 뺑글뺑글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서 집 근처에 내렸습니다. 빨리 가고 싶어 지름길인 어둑한 골목을 걸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 녹음파일이 재생이 잘 될까? 혹시나 노랫소리가 너무 커서 선생님 목소리가 안 들리면? 혹시 녹음기 소리를 너무 작게 해서 녹음이 안 되었으면? 아냐 그건 소리를 크게 하면 될 거야. 아니면 인터뷰를 하다가 내 팔에 녹음기 스피커가 가려지지는 않았을까? 갑자기 온갖 걱정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집에 도착했고 바로 녹음 파일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어쩐지 확인하기가 두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씻고 들어봐야지 하다가, 다 씻고 나와 음성 파일을 확인하려고 이어폰을 찾았습니다. 이럴 수가. 이어폰을 집에 두고 온 줄 알았는데 가방 안에 있었습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진작 확인할 것을, 하는 생각도 잠시 마른 침을 삼키며 음악 파일에 들어갔는데 영어 듣기 파일밖에 없는 게 아니겠어요. , 마이 갓! 왜 파일이 없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음악 파일이 아니라 녹음테마에 들어가서 녹음된 파일을 찾아야 했던 것이었죠.

      침착하게 녹음파일에 들어갔습니다. 001002 두 개의 파일이 있었습니다. 001 파일을 들어보니 인터뷰 가기 전 사무실에서 마이크 테스트를 해보려고 녹음 버튼을 눌렀지만, 차마 쑥스러운 마음에 괜히 기침만 했던 소리가 담겨있었습니다. 002 파일은 아까 인터뷰를 녹음한 파일이었습니다. 다행이다. 아까 올라오면서 한 생각이 괜한 걱정이었다는 안도감에 재생버튼을 눌렀습니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정지윤 선생님 맞죠

      그리고 저의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소리가 뚝 끊어지는 게 아니겠어요. 뭐지? 다시 재생버튼을 눌렀습니다. 아까와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오더니 또 재생이 끝나는 게 아니겠어요? 총 녹음된 시간은 11초였습니다. 뭐지? 제가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을 때 선생님께서 정지윤 선생님이세요? 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녹음된 걸까요? 아니, 그때는 녹음기를 켜지도 않은 걸요. 그럼 선생님께 양해를 구한 뒤, 녹음기를 켜고 인터뷰를 시작한 그 부분이었을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니었어요. 그 부분은 인터뷰를 다 마치고 제가 선생님께 사인 해달라고 책을 들이밀었던 그때였어요. 아니 왜? 그때는 녹음기의 전원을 끈 상태였던 걸요. 분명 싸인 받기 전에 총 51분이 녹음된 걸 저장하고 재생이 되는지 확인도 한걸요.

      깜깜한 밤, 선풍기가 바로 코앞에서 돌아가고 있는데도 후덥지근했던 공기가 별안간 싸늘하게 느껴지더니, 천장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는 것 같이 어지러웠습니다.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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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2.08.02 14: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녹음기 고장이라는 대참사 속에서도 잘 해냈어요ㅋㅋ 인터뷰 재미있게 읽었어요 수고했어요!

    2. BlogIcon 동글동글봄 2012.08.03 0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원과 용서는 가장 힘든 일 아닐까요. 그런의미에서 스스로를 구원하고 용서한 가네코 후미코를 응원합니다^^ 즐거운 인터뷰라고 했는데 정말 웃음소리가 들리네요 ㅎㅎ

      • BlogIcon 카레왕파힘 2012.08.07 16: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녀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글을 읽으면서 가네코 후미코가 금방 눈물을 툭 하고 떨어뜨릴 것 같이 연약해보이다가도 또 누구보다 강한 모습을 하고 있거든요!
        조정민 선생님과의 인터뷰 내내 정말 즐겁고,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더 표현 할 수가 없어서 아쉬운 걸요!

    3. BlogIcon 아니카 2012.08.05 11: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정민 선생님 정말 예쁘시죠? 저절로 "미인이시네요"라는 말이 나왔다는 데 동감!!

    4. BlogIcon 엘뤼에르 2012.08.06 1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억만으로 인터뷰 내용들을 다 복기해 내다니 대단한걸요? 재밌게 잘 읽었어요^^

      • BlogIcon 카레왕파힘 2012.08.07 16: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흑 아닙니다.ㅜㅠ 선생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를 녹음기만 믿고 흘려보낸 건 아닌지 슬펐습니다.
        으흥 재밌게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 김가다 2015.07.28 0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가요.. !!!! ㅎㅎ

    그녀의 옥중수기가 내게 말하길

                                                           - 가네코 후미코 옥중수기 『나는 나』를 읽고

     

      안녕하세요? 저는 산지니 출판사 인턴 4일 차에 접어든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정지윤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 영광스러운 인턴일기의 첫 시작을 제가 읽은 책 소개로 문을 열어볼까 합니다. 그 책은 바로 (두구두구두구)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입니다. (빠밤!) 이 책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이번 주 월요일인 7월 23일! 가네코 후미코 사망 86주기를 맞아 출간된 그녀의 옥중수기로 조정민 선생님께서 옮겨주셨습니다. 아주 따끈따끈한 신간이죠? 저는 이 책을 손에 받아든 순간 방금 구워져 나온 빵에서 나오는 온기를 느꼈고, 책의 표지를 넘기는 순간 부지런히 돌아가는 인쇄기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으흥 여러분이 믿어주시는 걸로!)

     

      책 『나는 나』를 다 읽고서 표지를 보고 있으니 ‘나는 나에요 상관말아요요요요.’라는 DJ DOC의 '디오씨와 춤을’이라는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깜짝 놀랐지 뭐에요. 그녀가 옥중일기를 통해 하는 말이 바로 그 말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는 누구의 사유물이 아니다. 나는 나일 뿐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귀에 생생했거든요.

     

      본격적인 책 이야기에 앞서, 여러분은 가네코 후미코가 누구인지 아시나요? 저는 이 책을 읽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2006년, 광복절을 맞아 그녀를 다룬 드라마가 2부작으로 방송된 적이 있었더군요. 한국의 독립운동가 박열의 부인으로만 알려졌던 그녀를 재조명하고 있어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네코 후미코는 1903년 1월 25일 요코하마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의 사정으로 출생신고를 못 하는 바람에 무적자인 채로 살아가게 됩니다. 어릴 적 총명한 아이였던 후미코는 어떻게든 학교에 다니게 되었지만, 무적자이기 때문에 졸업식에서 혼자만 졸업장 받지 못하는 수모를 겪기도 합니다.

     

      책 『나는 나』는 1926년 7월 27일, 23살의 나이로 사형선고를 받고 수용되었던 그녀가 죽기 전 남긴 옥중수기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녀가 자살했다고 알려졌지만, 정말로 그녀가 목을 매 목숨을 끊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합니다.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 속에는 절반이 넘게 그녀의 어린 시절이 담겨있습니다. 특히 7년간 충청북도 부강에 있는 그녀의 친 할머니 댁에서 지낸 부분이 말입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고모의 양녀로 갔지만, 식모로 전락해버린 고된 생활을 읽어 내려가던 눈이 별안간 뿌옇게 흐려졌습니다. 어린 후미코가 겪어내기엔 너무도 차갑고 매서운 생활이었거든요. 그 이후에도 쭉 자신의 의견은 무시된 채 집안의 어른들에 의해 조선에서 일본으로 전전한 끝에 후미코는 그 어떤 곳에서도 편히 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큰 슬픔을 느꼈지만, 그녀는 이제 어린 후미코가 아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책을 열망하던 그녀는 오직 자신의 의지로 도쿄에 머무르게 됩니다. 그녀의 힘찬 발걸음에 드디어 한 줌의 햇빛이 들어오는 걸까요.

     

      나는 이미 자립할 수 있는 연령에 달해있다. 그렇다. 나는 내 삶은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그리고 도쿄야말로 나의 삶을 굳건히 세울 수 있는 미개간의 광야인 것이다.

      도쿄로! 도쿄로!

    『나는 나』, 30쪽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라고 해서 그녀가 감옥에서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안네의 일기가 살며시 떠오르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그녀의 옥중수기는 머리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판사의 명령을 받고 차가운 감방에서 그녀의 성장 과정에 대해 쓴 수기입니다. 상처투성이였던 고된 어린 시절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가네코 후미코를 있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습니다. 힘들게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고서도 그녀가 자신만의 생각과 철학을 가질 순 없었을까요. 그녀가 머리말에 남겨둔 글을 끝으로 이 글도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나는 더 많은 세상의 부모들이 이 수기를 읽어주었으면 한다. 아니, 부모들뿐만 아니라, 더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교육가, 정치가, 사회사상가 모두가 읽어주었으면 한다.

    『나는 나』, 13쪽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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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뤼에르 2012.07.26 1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자신의 철학에 더 강한 의지를 보일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암튼 인턴생활 화이팅해요^^

    2. 전복라면 2012.07.27 0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린 후미코가 학대받는 부분 읽을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늦었지만 산지니에 온 걸 환영해요! 앞으로 잘해봐요>_<!

    3. BlogIcon 동글동글봄 2012.07.27 0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환영합니다 히힛 이제 제 앞자리에서 또 이마를 보여주시겠군요^^

    4. BlogIcon 동글동글봄 2012.07.27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미코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건 시간이 흘러도 삶의 진리가 비슷하기 때문이겠죠 ㅎㅎ

    5. BlogIcon 라몽. 2012.07.27 1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에서 지윤씨 목소리가 들리네요!ㅋㅋ 인턴 화이팅입니다. 저와 바톤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