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안타깝지만, 아시아에서 인도에 대해 체계적인 지식이나 정보가 가장 준비되어 있지 않은 나라는 한국일 것이다. 지리적으로 멀리 있는 탓에 우리와 역사를 공유하지 못해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의 관계가 너무 미·일·중에 경사되어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인도가 가지고 있는 정치·행정 차원의 다원성, 종교·사회체계·세계관 등의 이질적 성격과 통합 구조, 전통적 연고 문화에 서구화된 합리주의가 섞이면서 만들어진 독특한 풍토 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본문 17쪽, 이광수(부산외국어대학교 국제통상학부 교수)


오화석

인도는 억만장자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나라다. 일부 한국인들은 인도의 개인당 국민 소득이 약 1,000달러에 불과한 것만 보고 인도에 와 돈 자랑을 하곤 한다. 자신이 얼마 정도의 돈이 있는데 이 돈이면 인도 시장을 흔들어놓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투자처를 문의한다. 이는 인도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치다.
2008년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인도의 억만장자는 53명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많았다. 억만장자란 10억 달러(1조 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진 갑부를 일컫는 말이다. 이런 억만장자가 중국에는 42명, 일본에는 24명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억만장자는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등 12명에 불과했다. 게다가 인도는 ‘세계 10대 억만장자’에 4명의 명단을 올려 미국(2명)보다도 더 많은 초대형 갑부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개인당 국민소득이 아주 적다고 해서 인도에서 돈 자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본문 29쪽, 오화석(인도 네루대학교 객원교수)


김근기

인도는 BRICs 국가로서 가장 전도유망한 나라이다. 그들의 성장은 정말 눈에 보인다. 우리가 책에서 느림보 코끼리 같다던 인도가 아니다. 외국투자자의 공장뿐만 아니라 도로공사현장에서도 속도를 느끼고 놀라게 된다. 인도와 비교하면 에너지도 땅도 사람도 사실상 없는 것과 같은 우리가 그들에게 Sir라고 불리는 지금의 수준에 만족하고 교만해져서 함부로 행동하는 사이 인도는 금방 우리를 지나 훨씬 먼 곳으로 앞지를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이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정말 우리는 겸손하게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면서 우리를 강화시켜 목적을 이루어야 한다. 따뜻하게 웃어주며 그들의 도시락 로띠 한 장을 집어서 반을 쭈욱 손으로 찢어서 먹어주면 그들도 나도 너무 행복해진다. -본문 232쪽, 김근기(주)월드비텍 대표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고, 매력적인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 경제. 그 인도 경제의 현장에 진출하여 땀으로 성공을 일구어낸 한국인들이 있습니다.
2003년부터 이어온 Cyber SERI 인도포럼에는 기업과 단체의 인도 근무자로 또는 자영업으로 각양각색의 인도 경험을 지닌 회원이 많이 있는데, 그 가운데 인도 진출에 성공한 20여 명이 인도 비즈니스의 노정에 길잡이가 되어주었습니다.

Cyber SERI 인도포럼(약칭 인도포럼): 
인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삼성경제연구소 웹(SERI)을 기반으로 2003년 구성된 인도 비즈니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한국과 인도를 망라하여 최고의 인맥으로 구성된 'Cyber SERI 인도포럼'은 인도 진출을 고려하고 있거나 이미 인도에 진출하여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 종사자, 현지주재원, 대학(원)생 등 현재 2천여 명에 이르는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http://www.seri.org/forum/india



처음 책 제목을 정할 때 <인도 진출, 20인의 성공 스토리>가 유력했는데, 글을 쓴 여러분들이 우리는 그냥 인도에서 자리잡고 살고 있는 정돈데 '성공'이라는 단어는  너무 부담스럽다며 겸손해 하셔서  결국 <인도 진출, 20인의 도전>으로 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벵갈루루 IT 산업에 뛰어든 회사원, 하이데라바드 사티암에 취직한 새내기 직장인, 델리에서 비즈니스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하버드대학 못지 않은 인도 아메다바드 MBA 유학생, 첸나이의 게임사업가, 푸네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CEO, 인도인과 결혼하여 중산층 생활을 하는 주부에 이르기까지 인도의 각 지역에서 각양각색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인도진출, 20인의 도전>의 저자들입니다. 저자들은 자신들이 겪은 인도인들의 모습과 인도 정착을 위해 헤쳐 나왔던 현지 경험담을 진솔하게 기술함으로써 인도의 실상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무역회사 대표는 인도인들과 무역을 할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회계사는 세무 업무에 있어서의 주의점을 설명합니다. 게임회사 대표는 IT왕국 인도에서 틈새시장을 찾아내고, 섬유회사 경영자는 인도 섬유시장의 미래를 그려본다. 요즘 한국에는 인도 조기유학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인도의 유명 공립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 주부는 과연 인도가 조기유학을 보낼 만한 곳인지, 학교는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정보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매달 생일을 맞은 직원을 위해 전 직원이 모여 생일파티를 열어주었다 - '인도에서 의약품 회사 운영하기' 본문 중에서


인도인과 결혼해 브라만 가정에서 시집살이를 하기도 했던 한국 여성이 들여다본 인도 중산층들의 생활상에서는 집집마다 에어컨이 두 대씩이고, 아이들 생일을 맞이하면 호화로운 파티를 열어주는 등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인도 주요 대도시에는 이제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식당, 헤어숍, 닭튀김 집을 비롯하여 자영업에 진출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는데, 수도 델리에서 비즈니스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인테리어 사업도 같이하는 부부는 자영업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한국에서 근무할 인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한국 문화 강의에서 젓가락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 '인도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본문 중에서



세계 제약시장에서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 제약업계를 분석한 일본제약회사 현지 주재원, 건설현장에서 정말 시간 개념이 없어 일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알 수 없는 인도인 노동자들을 통솔하는 노하우를 공개한 건설기술 컨설턴트, 유수한 미국 MBA 부럽지 않은 인도 경영대학원 유학 생활을 소개한 유학생,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인도 현지 IT 회사에 취업한 스토리를 밝힌 새내기 직장인 등이 책의 저자들입니다.

기말고사가 끝난 후 기숙사파티에서 1년차 학생들과 함께 - '인도 MBA를 벤치마킹하라' 본문 중에서



'성공'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 보니 '목적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라고 나와 있네요. 흔히 성공이라고 하면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잣대를 들이대어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쓴 20인은 사업이든 취업이든 결혼이든 유학이든 인도라는 나라에서 한번 해보기로 맘 먹었고, 어려움과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잘 이겨내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들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성공 스토리'라 불러도 과한 표현은 아니겠지요.

 

Posted by 산지니북

『무중풍경-중국영화문화 1978-1998』은 2006년도 영화진흥위원회 출판지원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중문학 박사과정에 있는 후배에게 중국책 가운데 좋은 책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하니 이 책을 권해주었다.

다이진화 지음, 이현복 성옥례 옮김, 신국판, 값 20,000원


중국영화계에서는 작은 고전이 된 책으로 저자 다이진화는 사유의 깊이와 폭넓음에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학자이자 작가인데, 글쓰기에 있어서도 정확한 어휘 선택과 개념정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번역이 여간 까다롭지 않은 책이었다. 그래서 책의 중요성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지만 섣부르게 번역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단 에이전시를 통해 판권 확인에 들어가고 계약을 추진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에 출판지원도서로 신청하였다. 그런데 이때 똑같은 책을 두 팀이 신청한 것이었다. 하지만 판권을 확보한 우리 출판사에게 몫이 돌아왔다. 번역 기간이 많이 걸려 출간 시한을 꽉 채워서야 출간하기는 했지만 두툼한 이 책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12돌을 맞이하는 지금, 부산 하면 국제영화제를 꼽을 정도로 부산은 영화의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영화 관련 아이템은 지역에서 출판하기 좋은 소재라 생각하고 창업 초기부터 관심을 두고 있는 터였다. 그러나 영화 관련 출판 시장이 아직은 작고, 영화에 대한 관심 또한 예전만 못한 현실에서 영화 관련 책을 기획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2008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부산일보 사진제공


하지만 여러 가지 형태로 틈새시장을 찾아본다면 기회는 있을 거라고 본다. 지역에서 영화를 공부하는 소장 학자들의 연구 결과물 위주로 출판에 대한 요구가 있기도 하다. 앞으로 나올 <근대부산영화사>도 그런 결과물 가운데 하나이다.

출판사를 창업한 2005년에는 부산에서 APEC이 열리던 해였다. 부산시는 APEC 행사에 최대한 집중하여 홍보를 하고 있었고, 많은 시민단체들이 APEC에 대한 반대 모임을 만들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 탄생배경과 기본원칙, 주요국의 대외경제정책, 신국제질서의 성격에 대한 분석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진정한 연대와 협력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을 정리한 단행본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때 만난 사람이 부산외국어대학 이광수 교수이다. 일면식도 없었지만 이광수 교수는 인도 관련 책도 쓴 바 있고, 아시아평화인권연대 공동대표로 활동을 하며 APEC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었는데, 그에 대한 원고 청탁을 위해 전화를 걸었다. 우여곡절 끝에 시기를 놓쳐 이 기획은 계속 추진되지 못했지만 이후 <아시아평화인권연대>와 함께 『의술은 국경을 넘어』를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 나카무라 테츠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20여 년 동안 의료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져 있는 지구촌 한 구석에서 묵묵히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평화를 전파해온 일본의 시민단체 <페샤와르회>와 의사 나카무라의 활동에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아시아평화인권연대> 회원이 감동을 받아 이 의사의 이야기를 국내에 소개하기로 하고 번역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었다.

민족과 국경을 초월한 진정한 인도주의의 의미를 되새기고, 함께하는 삶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한국의 엔지오 단체들이 정부 프로젝트 혹은 기업 후원금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또한 그런 형태에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일본 후쿠오카의 시민단체 <페샤와르회>는 철저하게 회원 4,000명의 회비와 민간 모금에만 의존하여 파키스탄 의료 활동을 지원하고 있었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범사례라고 생각하고, 출판에 의미를 두었다.


이후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이광수 교수와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으며 인도관련 서적들도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인도사에서 종교와 역사 만들기』, 『인도의 두 어머니 암소와 갠지스』, 『내가 만난 인도인』, 『인도인과 인도문화』, 『힌두교, 사상에서 실천까지』, 『무상의 철학-다르마끼르띠와 찰나멸』 등이 나온 책이다.

그 가운데 『인도인과 인도문화』는 인도인의 진면목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20년째 인도에 살면서 현재 델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도영 교수가 썼는데,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눈에 보이는 표면적 현상뿐만 아니라 인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곁들여 이면을 탐구한 실질적인 내용을 강조한 책이다. 이 책은 『어려운 시들』과 함께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되었다.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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