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베트남, 떠도는 영혼에 대한 대중적 상상과 역사적 성찰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

인류학계의 최고 상 중 하나인 ‘기어츠 상’의 수상자 권헌익 교수의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이 마침내 국내 출간되었다. 캠브리지대학교의 석좌교수인 권헌익은 냉전 시대 베트남에서 발생한 잔혹한 폭력과 대규모 죽음의 비극적인 역사를 인류학자의 치밀하면서도 따뜻한 인간적 시선으로 조명해왔다.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은 1980년대의 경제개혁 이후 베트남 사회에서 뚜렷한 문화현상으로 부각된 전쟁유령에 관한 의례에 초점을 맞추어 베트남 전쟁의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과 기념행위가 갖는 사회적, 정치경제적, 종교적 함의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세계 석학들로부터 “놀라울 정도로 감동적”, “어떠한 학자도 시도하지 않은 방식”, “인류학적 통찰의 거의 완벽하고 경이로운 예”라는 극찬을 받은『베트남 전쟁의 유령들』은 뛰어난 동남아시아 연구서에 주어지는 ‘조지 카힌 상’의 제1회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 책은 국가적으로 추모되는 전쟁 영웅도, 가정 내에서 기려지는 조상도 아닌 떠도는 유령을 주제로 삼아 냉전사와 친족 연구 등의 지평에서 독보적 시각을 제시한다. 학술서이지만, 권헌익 교수는 베트남인들의 목소리를 생동감 있고 아름다운 문체로 전한다. 뿌리 뽑힌 유령들을 애도하는 베트남인들의 이야기는 냉전의 양극적 질서가 견고한 한국 사회의 독자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감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무지몽매의 표현이나 비유가 아닌 ‘사회적 사실’로서의 유령


유령 이야기만큼 중대하면서도 학술적 연구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주제는 드물다. 대부분의 인문사회과학자들이 유령은 인류의 사회적 세계를 구성하는 사회적 사실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도 근대화의 과정에서 유령 이야기는 물론 각종 민간 추모 방식을 공식적 활동에서 배제하고 있다. 국가적 기억에서도, 또 조상이라는 친족관계 내의 추모 대상으로서도 배제되는 것이 바로 유령이다.

하지만 권헌익 교수는 베트남의 전쟁유령들이 “구체적인 역사적 정체성을 가진 실체로서, 비록 과거에 속하지만 비유적인 방식이 아니라 경험적인 방식으로 현재에도 지속된다고 믿어지는 존재”(16쪽)로서 ‘사회적 사실’을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베트남에서는 유령 그리고 유령을 둘러싼 문화적 담론과 실천이 대중적인 현상일 뿐만 아니라, 베트남인들의 역사적 성찰과 자아정체성 표현의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인류학적·사회학적·역사학적, 심지어 정치경제학적 연구의 중요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베트남의 유령 관련 문화를 비합리성이나 무지몽매의 표현이 아니라 베트남인들의 역사적 경험, 도덕적 가치, 규범, 삶의 물질적 조건 등과 복잡하게 연동되어 사회적 현실의 중요한 축을 구성하는 것으로 접근한다.


친족관계·냉전사 연구의 지적 전통에 도전하는 독보적 시각


권헌익 교수의 베트남 2부작 중 앞서 출간된 『학살, 그 이후』는 대규모 학살이 일어난 마을의 주민들이 타인의 시신과 뒤섞인 가족의 유해를 어떻게 현존하는 국가적 혹은 가내 기념의 체계와 동화시키는지를 논한다. 반면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은 친족도 전쟁영웅도 아닌 전몰자라는 중요한 영역으로 논의를 확장한다. 남부 및 중부 베트남의 공동체들은 전사자의 개별 무덤과 마을 주민들의 집단 묘지뿐만 아니라 많은 무명 외지인의 무덤을 함께 지켜왔다. 베트남인들은 ‘길 위에서’ 비극적으로 죽은 이들이 그 죽음의 비통함과 폭력성 때문에 그들이 죽음을 맞이한 장소에 묶이게 된다고 생각한다. 망자들은 산 자들에 의해 그들의 기억이 인정되고 공유될 때에야 비로소 트라우마적 상황에서 자유로워진다. 뿌리 뽑힌 전쟁유령들은 윤리적 책임감에 따른 산 자들의 행동을 통해 강력한 상징적 변환을 거쳐 고향이 아닌 장소의 중요한 터주신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 새로운 가족에게 입양되기도 한다. 전시와 전후 베트남인들의 삶에서, 친족관계는 예정되어 있는 배제적 계보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개방적 관계망이다.

권헌익 교수는 냉전을 ‘상상의 전쟁’이라고 설명하는 유럽중심적 시각을 비판한다. 냉전이 전 지구적 차원의 갈등이었다고 해서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현상이었던 것은 아니다. 서구에서 냉전이 ‘장기적인 평화’로 경험되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비서구 지역에서 냉전은 대규모 학살을 동반했다. 따라서 대규모 죽음의 역사와 망자를 기념하는 행위는 외교사와 경제사만큼이나 중요한 연구주제이다.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은 이러한 집단기억의 차이를 짚어내며 양극정치사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깊이를 더한다.


“망자들의 세계에는 우리 편, 저쪽 편이 없다”

냉전이 지속되는 한반도의 현실과도 맞닿은 책


현지 조사 중에 한 지역의 신위를 만나 대화할 기회를 얻게 된 저자는 ‘명사수’라고 불리는 이 유령에게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진다.

권: 당신 세계의 사람들도 여전히 명분 때문에 논쟁하고 싸우나요? 망자들의 세계에도 “우리 편”과 “그들 편”이 있나요?

명사수: 아니오, 친애하는 외국인 친구! 망자들은 싸우지 않는다. 전쟁은 산 자들의 일이다. 내 세계의 사람들은 그들이 당신 세계에 있었을 때 싸웠던 전쟁의 동기와 목적을 기억하지 않는다.

-274쪽, 「유령을 위한 돈」 중에서

명사수의 말에 따르면 망자들의 세계에서는 ‘내 편’, ‘네 편’의 구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오늘날 베트남인들은 전쟁 때문에 적이 되었던 가족의 일원들, 가족의 연은 물론 지역적 연고도 없는 민간인, 외국 군인 모두를 위해 향을 피우고 기도를 올린다. 베트남인들이 전쟁유령을 위해 수행하는 의례행위는 “역사의 상처와 고통을 넘어 인류의 연대라는 윤리적 지평을 지향하는 창조적인 문화적 실천”(28쪽)인 것이다.

한국은 냉전의 오래된 질서가 여전히 대다수 사회구성원들의 삶을 양극적 대치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지구상 거의 유일한 사회이다. 이에 옮긴이들은 “베트남 전쟁유령 현상에서 관찰되는 이러한 화해와 연대의 가능성은 아직도 냉전의 유령에 사로잡혀 있는 한국 사회에 중대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윤리적·실천적 교훈을 남기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역설한다. 뿌리 뽑힌 유령의 존재는 대규모 죽음의 경험을 겹겹이 축적해온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을 통해, 끔찍한 폭력을 저지르는 것도 인간이지만 ‘내 편’과 ‘네 편’의 극단을 넘어 생명의 존귀함을 포용하는 것 또한 인간임을 기억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



지은이 : 권헌익


사회인류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의 석좌교수이다. 런던정경대학에서 재직했고, 서울대학교에 초빙교수로 있다. 시베리아와 베트남에서 현지조사를 했으며 근래에는 한국전쟁의 현재적 역사에도 관심을 두고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학살, 그 이후』 『또 하나의 냉전』 『극장국가 북한』(공저) 등이 있다.


옮긴이 : 박충환 · 이창호 · 홍석준


차례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

권헌익 지음 | 박충환·이창호·홍석준 옮김 | 신국판 358쪽 

978-89-6545-354-3 93300 | 25,000원 | 2016년 5월 25일

인류학의 노벨상, ‘기어츠 상’을 수상한 권헌익 교수의 베트남 2부작 완결판. 1980년대 경제개혁 이후 베트남 사회에서 뚜렷한 문화현상으로 부각된 전쟁유령에 관한 기억과 기념행위가 갖는 사회적, 정치경제적, 종교적 함의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 참고: 한글판의 표지이미지는 이재갑 사진가의 작품 <빈딩성 가족무덤>입니다.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 - 10점
권헌익 지음, 홍석준 외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혁명과 역사:

 

중국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기원 1919~1937


콜럼비아대학 석좌교수이자 『전지구적 자본주의에 눈뜨기』, 『포스트모더니티의 역사들』의 저자로 알려져 있는 아리프 딜릭의 첫 저서가 드디어 국내 출간되었습니다. 


『혁명과 역사: 중국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기원 1919~1937』은 


1. 마르크스주의가 중국의 유가적 역사관에 일으킨 혁명을 탐구합니다.


과거에 중국에서 역사란 운명과 권선징악의 영역이었습니다. 

유물론적 역사관은 이러한 중국의 유교적 역사관에 혁명을 일으켜 

지도자의 품성이 아니라 중국 사회를 파고드는 심층적 연구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2. 역사가들이 어떻게 오늘의 혁명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역사를 다시 쓰려고 했는지 했는지 보여줍니다.


역사학자들의 치열한 논쟁은 지적 유희가 아니라 철저히 실용적인 것이었습니다. 

혁명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과거를 이해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혁명과 역사』는 오늘날의 중국을 이해하는 데에 필수적이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재에도 시사점이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중국을 더 깊이 이해하고, 오늘 여기에서 행동하는 데에 이 책이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마르크스주의, 중국의 역사관에 혁명을 일으키다

『전지구적 자본주의에 눈뜨기』,『포스트모더니티의 역사들』의 저자이자 35년간 미국 듀크대학에서 역사와 인류학 교수로 재직한 아리프 딜릭의 『혁명과 역사』가 국내 출간되었다. 중국 역사학의 혁명기를 다룬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가 중국에 소개된 이후 중국의 역사가들이 어떻게 유교적 역사관을 넘어 사회 자체에서 발전의 동력을 찾는 전대미문의 작업에 천착했는지 보여준다. 약 20년에 걸친 열띤 논쟁을 통해 중국에서 역사는 권선징악과 운명의 영역에서 사회경제 구조의 내재적 힘들이 상호작용하는 변화의 장으로 바뀌었다.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유물론적 역사 개념은 공식적인 비호를 받으며 역사학계를 독점했고, 수많은 인민들에게 전파되었다. 저자는 “역사적 유물론은 공산주의가 20세기 중국 사회에 야기한 혁명적 변화에 대한 지적 영역에서의 대응물”이라 말한다. 독자들은 『혁명과 역사』를 통해 오늘날 중국 역사의 근저를 이루는 주요 역사학자들의 공헌과 한계를 파악하고, 혁명을 꿈꾸었던 역사학자들의 뜨거운 논쟁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1919년에 일어난 5·4 운동. 러시아혁명의 영향을 받았다.


“오늘날 혁명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과거 이해하기”

신문화운동 이후, 사회문제 부각되자 주목받은 마르크스주의 역사관

『혁명과 역사』는 근대 중국의 마르크스주의적 역사 해석의 기원과 발전에 대한 ‘사상의 역사’이다. 그러나 이 책은 상아탑에서 벌어진 지적 유희를 다룬 것이 아니다.

마르크스주의 역사가들에 있어 역사는 단순한 취미의 대상도 아니며 학문적 사업도 아니다. 반대로 그것은 기능적이며 현저히 실용적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절박하게 역사를 이해하려고 했다. (…) 당대 사회의 발전의 동력에 관한 비밀이 역사 안에 담겨 있다고 믿었고, 스스로 사회의 운명을 변화시키고자 열망했기 때문이다. (…) 그들의 역사학적 노력은 20세기 초부터 내려온, 중국 역사와 당시의 시대적 변화의 요구를 일치시키려는 역사 다시쓰기의 최신의 경향을 대표했다. 

_서론, 20쪽

그렇다면 마르크스주의 역사관은 어떠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했는가? 191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신문화운동은 인습 타파를 선언하며 전통적 역사 해석의 권위를 손상시켰다. 유가적 역사관에서 역사는 인간의 행동을 인도하는 영속적인 도리들이 운명으로 발현되는 영역이었다. 그러나 자유로운 신세대를 길러내려는 신문화운동 사상가들이 가족 조직과 여성의 지위와 같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회경제적 구조의 변화를 역사적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이해하는 마르크스주의 역사관이 주목받게 되었다. 정치적이고 지적인 현상들을 규정하고 형성하는 사회적 공간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역사적 유물론이 역사적 방법으로서의 미덕뿐만 아니라 혁명의 문제와 연관되었기 때문에 이 시기 중국 지식인들 사이에서 호소력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역사적 유물론이 중국인들에게 주목받은 1920년대 중반은, 마르크스가 역사 이론을 형성한 시기의 유럽이 그러했듯이 낡은 질서의 파괴와 새로운 세력의 등장에서 사회의 혁명적 변화가 나날이 확연해지던 때였다. 마르크스주의 역사가들의 “주요한 관심사는 현재에 혁명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과거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사회역사논쟁의 주요 논자들이었던 타오시성(左), 궈모뤄(右)


국공 연합의 붕괴를 전환점으로 시작된 ‘사회역사논쟁’

계급투쟁이 시급한가, 봉건·제국주의 세력 파괴가 우선인가?

1925년부터 1927년까지 진행된 혁명운동은 중국에서 마르크스주의 사상과 정치 발전의 전환점이 되었다. 1925년까지 혁명은 주로 정치적 억압에 대한 저항으로 인식되었으나, 점차 계급투쟁 측면이 부각되면서 1927년에는 결국 국공연합이 해체되었다. 계급투쟁이 먼저인지, 봉건 엘리트와 제국주의 세력을 파괴하는 것이 먼저인지에 대한 논쟁에서 국민당과 공산당이 대립했던 것이다. 이 논점에 대하여 트로츠키와 스탈린 사이에 벌어진 논쟁이 전해지면서, 중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의 상호 논박에 불씨가 붙었다. 이것이 바로 중국 역사에 대한 본격적인 유물론적 분석을 최초로 제기한 ‘사회역사논쟁’이다.

저자는 ‘사회역사논쟁’을 1930년대 중국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적 현상”이라 명명한다. 이 열정적인 “소란”에서 국민당의 급진주의자, 공산당의 스탈린주의파, 그리고 이후 공산당에서 축출된 트로츠키주의파는 각각 중국의 역사를 다시 쓰는 분석을 내놓으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국민당 좌파들은 계급 구조의 모호성 때문에 중국에는 지배적 계급이 없고, 정치·경제적 통합을 약화시키는 계급투쟁이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에 공산당은 계급투쟁을 통합의 선제조건으로 인식했고, 토착 자본과 제국주의 외국 자본을 구분하며 부르주아가 봉건 세력과 제국주의자들의 억압에 복종했지만 미래에 재동맹이 이루어졌을 때 혁명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는 존재라고 주장했다. 이론적으로 가장 강경했던 트로츠키파는 중국 부르주아가 외국세력과 구분되지 않으며, 해방을 위한 혁명적 투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모든 논자들은 당시 중국이 처한 곤경이 제국주의와 중국 사회의 복잡한 관계에서 비롯되었다고 믿었다. 그리고 당시 상황의 뿌리를 역사에서 발견해 그들의 혁명 전략을 정당화하고자 했다. 이들이 중국의 봉건제와 노예제에 대해 내놓은 상이한 주장과 분기관은 중국의 역사학자들이 중국의 사료나 역사 유물론의 개념을 왜곡하지 않고 중국 역사 발전을 설명하는 포괄적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독창적 연구의 바탕이 된 마르크스주의 사학

사회가 변화할 때마다 역사 문제는 되살아난다

물론, 유럽의 경험으로부터 만들어진 역사 범주를 통해 중국 사회를 설명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마르크스의 이론에서 역사 발전이 보편적 모델을 따른다고 간주할 필요는 없었지만, 혁명적 계급투쟁의 이론적 필요성을 포기할 수 없었던 중국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보편적” 모델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는 이론적 개념과 중국 역사의 해석, 양자의 단순화였다.

중국에서 혁명이 퇴조함에 따라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을 폄하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마르크스주의 사학자들의 발견은 이미 주류 사학계의 일부가 되었다. 중국의 역사가들은 마르스크주의적 모델이 제공한 새로운 중국 역사관으로부터 독창적인 연구를 이끌어냈으며, 표면적으로는 공허한 충돌의 원인이 되었던 여러 모델은 중국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파고드는 심층적 연구의 바탕이 되었다. 따라서 오늘날의 중국을 이해하는 데에 『혁명과 역사』는 필수적인 책이다. 번역자 이현복은 『혁명과 역사』 영어 원서의 오류를 바로잡고 중국어판에 실린 중국어 1차 자료를 번역하여 언어의 치환을 넘어서서 깊이 있는 자료를 구성했다.

역사 문제는 사회 변화의 순간마다 거듭해서 되살아난다. 중국에서 혁명의 문제가 지속되는 한, 역사의 문제 또한 새로이 등장할 것이다. 중국의 역사학자들이 그린 혁명의 청사진을 추적하며, 우리나라의 독자들도 ‘실천’이라는 오래되었지만 빛바래지 않은 단어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출처: Centre for the Study of Developing Societies

지은이 : 아리프 딜릭(Arif Dirlik)

1940년 터키 메르신 출생. 이스탄불 로버트대학에서 전기공학으로 학사학위를, 뉴욕 로체스터대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로 중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역사, 인류, 문화, 정치 등 다양한 방면의 연구와 저술활동을 전개해왔다. 듀크대학에서 역사와 인류학 교수로서 35년을 재직하였고 2001년 오레곤대학으로 옮겨 사회과학 석좌교수(Knight Professor)로 역사와 인류학을 연구하고 가르쳤으며 비판이론과 다국적 연구센터(Center for Critical Theory and Transnational Studies)의 센터장으로 재직했다. 이외에도 홍콩중문대학, 브리티시 콜럼비아대학, 빅토리아대학, 캘리포니아대학,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중국 칭화대학 등에서 석좌교수, 명예교수 등으로 재직했으며 2016년 2월에 브리티시 콜럼비아대학에서 석좌교수(Green Professor)로 임명될 예정이다.

대표 저서로는 Revolution and History: Origins of Marxist Historiography in China, 1991-1937, The Postcolonial Aura: Third World Criticism in the Age of Global Capitalism, Culture and History in Postrevolutionary China: The Perspective of Global Modernity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전지구적 자본주의에 눈뜨기』,『포스트모더니티의 역사들』이 번역 출간되었다.


옮긴이 : 이현복

1971년 서울에서 출생해 고려대학교에서 중국근현대문학을 전공했다. 2011년 고려대학교에서『청말 新政時期 문학담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고려대학교 중국학연구소에서 청말부터 중국 현당대에 이르기까지 문화 및 문학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淸末 도덕 개혁의 一端-譚嗣同의 『仁學』을 중심으로」, 「1930년대 중국 문예에서의 자유와 진실의 의미-自由人ㆍ第3種人論爭의 再考」 등이 있다. 역서로는 『무중풍경』(공역), 『타이완의 근대문학』(공역) 등이 있다.


차례




혁명과 역사: 

중국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기원 1919~1937

아리프 딜릭 지음 | 이현복 옮김 | 신국판 336쪽

978-89-6545-325-3 93910 | 28,000원 | 2016년 2월 15일 

중국 역사학의 혁명기를 다룬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가 중국에 소개된 이후 중국의 역사가들이 어떻게 유교적 역사관을 넘어 사회 자체에서 발전의 동력을 찾는 전대미문의 작업에 천착했는지 보여준다. 약 20년에 걸친 열띤 논쟁을 통해 중국에서 역사는 권선징악과 운명의 영역에서 사회경제 구조의 내재적 힘들이 상호작용하는 변화의 장으로 바뀌었다. 『혁명과 역사』를 통해 오늘날 중국 역사의 근저를 이루는 주요 역사학자들의 공헌과 한계를 파악하고, 혁명을 꿈꾸었던 역사학자들의 뜨거운 논쟁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혁명과 역사 - 10점
아리프 딜릭 지음, 이현복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