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북미디어 예술문화총서 02


김지용 희곡집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이 출간되었습니다.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은 오랫동안 연출가와 극작가 활동을 해오며 문학성과 연극성을 겸비한 김지용의 첫 번째 희곡집입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두톰한 두께는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온 작가의 성실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이번 희곡집에는 창작희곡집(1부)과 공연대본집(2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나리오로도 읽기에도 희곡집으로도 읽기에도 좋습니다.  


김지용의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



● 문학성과 연극성을 동시에 지닌 김지용의 첫 번째 희곡집

작가가 처음부터 공연을 전제로 하지 않고 문학으로서 읽기만을 위한 희곡을 이른바 ‘레제 드라마’라고 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괴테의 「파우스트」, 하우프트만의 「조용한 종」 등이 있다. 그러나 희곡이 연극으로 일단 공연이 되면 다시 연극성의 차원에서 평가를 받게 된다. 이처럼 희곡은 태생적으로 문학성과 연극성의 이중적 특징을 지니지만 동시에 가지기도 어렵다.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은 오랫동안 연출가와 극작가 활동을 함께 해오며 문학성과 연극성을 겸비한 김지용의 첫 번째 희곡집이다. 상징과 우화를 통해 우리 시대 다양한 현실 문제를 은유적으로 풀었고, 희곡 그대로 무대에 올리기보다 연극적 놀이로 쉽게 풀어 관객에게 다가간다.


김지용은 대학 시절부터 연극을 시작했으며 2002년 제1회 부산대학연극제에서 「페스트」로 대상과 연출상을 수상하였고, 2005년 제23회 부산연극제에서 「PLAY」로 희곡상을 수상하면서 극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각종 대회에서 희곡상과 연출상을 꾸준히 받으며 극작가와 연출가의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희곡집은 창작희곡집(1부)과 공연대본집(2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가가 펼쳐놓은 희곡작품들은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진중하게 다양한 삶의 단면들을 성찰적인 자세로 조명하고 있다.



김지용의 희곡은 어떤 때는 시적인 상징과 비유로, 또 어느 때는 우화와 풍자로 다양한 방법론적 프리즘을 통해 투사하고 있다. _김문홍(극작평론가)


김지용의 주제의식은 비극적 인식의 차원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그의 작품들이 모두 그러하듯이 주인공은 지금 여기의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진정어린 소망을 피력한다. _정봉석(동아대학교 교수, 연극평론가)



● 현실의 문제를 풍자와 상징으로 은유하며 비판적 자세 제시


김지용의 희곡은 상징과 우화의 기법을 통해 현실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은유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은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현실 문제를 헤쳐가기 위한 비판적 자세를 제시한다.


표제작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은 오크와 트롤이라는 이름의 부부가 일상의 사소한 갈등 속에 살아가는 섬에 모험가가 등장하면서 위기가 발생하는 이야기다. 자본주의로 상징되는 모험가는 인류로 상징되는 오크와 트롤의 욕망을 부추겨 결국 그들의 삶의 터전인 섬을 장악한다. 부부 오크와 트롤은 모험가의 술수에 농락당하고 이 과정이 희화적으로 전개된다. 이처럼 작가가 희곡에서 희화화한 현실 문제는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지배이데올로기가 신에서 돈으로 변화한 지금의 세계관을 비판하고 있다.


「메타」는 연극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과정을 극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극중 ‘작가’의 모호한 대사와 연출로 연극 단원들은 극을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연출가는 작가에게 대본을 수정해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를 거부하자 연출가는 ‘작가’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대본을 고치게 된다. 이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김지용의 세계관이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배우는 연출가의 꼭두각시가 아니듯이 대중들도 특정한 지도자 또는 지배이데올로기에 의해 좌우되는 존재가 아니라고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말하고자 한다.





트롤   : 우리는 하루도 빠짐없이 당신에게 물고기를 주고 있어요.

모험가: 그건 정당한 계약에 의해서죠. 당신들과 나 사이의 그 무엇보다도 정당한              계약 말입니다.

트롤   : 맞아요. 틀림없는 사실이죠.

모험가: 그런데 무엇이 궁금하단 말씀이신지...

트롤   : 제 의문은 바로 이거예요. 우리 부부는 당신에게 매일 고기를 주고 있지만              왜 계속 당신에게 빚을 지고 있는 걸까요?

오크   : 그래, 맞아. 우린 이 낚시터를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열심히 낚시질을 했단              말이야. 더 이상 뭐 어떻게 하란 말이야?

모험가: 어리석은 말씀들을 하시는군요. 좋습니다. 그럼 이 낚싯대들을 다시               돌려 받도록 하지요.(오크 와 트롤이 가진 낚싯대를 가져가려 한다)

트롤   : (모험가를 말리며) 아니, 우리 말은 그게 아니고...

모험가: 우리의 거래는 양측의 동의 아래 성립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제 와서              이렇게 생트집을 잡으면 무척이나 곤란합니다.

트롤   : 그건 그렇지만 우린 정말로 살기가 힘들어요. 내야 하는 물고기 수를 조금

             만 더 줄여주세요. _「그 섬에서의 생존방식」 중에서



 고대 비극의 신화적 상상력을 현대적으로 재구성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 Poetica 』에서 희곡(drama)이 모방하는 신화적 이야기인 미토스(mythos)를 극의 구성 요소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으로 인정하였다. 미토스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인 본질을 규명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 신화적 상상력이란 이와 같이 인간의 보편성을 담보하는 미토스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_해설(2) 중에서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에서 김지용은 신화를 바탕으로 한 고대 비극들을 자신만의 작품세계로 이끌었다. 현대의 흐름에 맞게 재구성한 작품들은 인간의 운명비극에서 나아가 현 체제 속에 놓인 사회적 비극과 인간의 운명을 그린다.

「페드르」는 원래 에우리피데스의 고대 비극 「히폴리투스」를 라신이 개작한 작품의 제목이다. 이에 김지용은 페드르의 사랑을 거부한 히폴리투스가 부친인 테세우스 왕에게 아테네를 빼앗겼던 아리시 공주에게 청혼을 하는 것으로 극의 모티브를 변경한다. 극은 다시 현대적으로 개연성을 부여함으로써 라신에서 한발 더 나아간 재구성을 보인다.

「오레스테이아」에서는 아이스킬로스의 원작처럼 아버지가 딸을 죽이고, 아내가 남편을 죽이는 1부 ‘아가멤논’, 아들이 어머니를 죽이는 2부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의 줄거리는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러나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기던 오레스테스가 아폴론의 변호와 아테나의 극적인 판결로 구원받는 3부 ‘자비의 여신들’에 이르러 고대의 비극을 현대적인 극으로 재구성한다.

아이스킬로스의 원작처럼 오레스테스가 아폴론 신의 변론과 아테네 신의 극적인 표결에 의해서 구원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화해와 용서를 추구하는 오레스테스의 진정성과, 정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궐기에 의해 메넬라오스의 정권욕을 굴복시키는 것으로 결말을 맺었다. 이처럼 고대의 결정론적 운명비극을 성격비극으로 전환시키고, 나아가 사회비극적 수준으로 주제를 부각시켜 시대 흐름을 반영하였다.



● 글쓴이 : 김지용

1977년 부산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대학 시절 극예술연구회에서 연극을 처음 접했고, 졸업 후 <W.C 부산진역>으로 연극연출가가 되었으며, 2005년 부산연극제에 <PLAY>를 쓰고 연출하여 극작가로 데뷔했다. <극단 바다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몸담았다가 지금은 <프로젝트팀 이틀>의 대표로 있다. 지금도 여전히 극작과 연출 사이에서 방랑 중이다.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


해피북미디어

김지용 지음
희곡 | 신국판 (223*152mm) | 
632쪽 | 28,000원

2013년 11월 20일 출간 | ISBN :  978-89-98079-01-7 04810


오랫동안 연출가와 극작가 활동을 함께 해오며 문학성과 연극성을 겸비한 김지용의 첫 번째 희곡집이다. 상징과 우화를 통해 우리 시대 다양한 현실 문제를 은유적으로 풀었고, 희곡 그대로 무대에 올리기보다 연극적 놀이로 쉽게 풀어 관객에게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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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서의 생존방식 - 10점
김지용 지음/해피북미디어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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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이해를 돕는 감독과 영상 흐름 분석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한국 최초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국내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한국영화가 극장가에 흥행몰이를 하면서 한국영화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여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문학적 역량을 갖춘 작가주의 감독들 등장이 있다.





  이에 저자는 지금의 현 시점에서 한국영화가 있기까지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지고 한국영화를 이끈 감독들을 선별해 서사미학 관점에서 주요 초기 작품을 분석했다. 이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영상문화 교역 시대에 부산영화사를 특징별로 짚어보고 부산 문화콘텐츠의 스토리텔링 가능성을 모색한다. 



작가주의 감독으로 본 한국영화의 서사미학


저자가 선별한 작가주의 감독은 영화의 촬영과 편집기술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구성에서 인간 사회의 본질을 반영할 줄 아는 작가 의식을 갖춘 감독들이다. 임권택의 <서편제>, 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외, 류승완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박찬욱의 <올드보이>, 김기덕의 <해안선>, <빈집>, 장준환의 <지구를 지켜라>로 지금의 한국영화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빠트릴 수 없는 감독들의 주요 작품을 서사미학의 관점에서 면밀히 분석한다. 이 작품들이 한국영화에서 가지는 의미와 앞으로 감독의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덧붙여 김동환의 서사시 <국경의 밤>에 대해서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새롭게 제안하기도 한다.






“세상 모든 액션에 꽃을 먹여라.”

이는 폭력 미학을 확대 재생산해왔던 기존의 액션 장르를 반성하는 우리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또 하나의 로고이다. 여기서 꽃의 의미는 앞의 ‘꽃 같은 세상…’의 꽃과는 다른 미학적 의미가하나 더 내포되어 있다. 이 한 줄의 선전 문구에는 액션 미학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고자 하는 젊은 감독의 패기가 집약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숨겨진 장점은 액션 미학의 완성보다는 그 이면을 성찰하는 시선에 있다. 그가 세상 모든 액션에 꽃을 먹이는 이유는 액션이 궁극적인 지향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예술정신에 있다. -「폭력구조의 분절 혹은 순환 91쪽




이번에 개봉한 <베를린>에서도 여전히 류승완 감독답게 액션은 환상적이다. 또 줄거리를 방해할 만큼 과하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의 영화에서는 액션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말하기 위한 표현기법이라 생각한다.  



류승완 감독의 첫 작품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왼쪽), 1월에 개봉한 영화<베를린>(오른쪽)




부산영화사로 성숙한 영화 도시의 발판 마련


부산은 한국영화사 최초의 전문 영화제작사인 『조선키네마주식회사』가 설립된 도시이자 한국 최초 국제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를 개최한 도시로서, 한국영화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저자는 1924년 『조선키네마주식회사』 설립의 시발점으로 여명기와 발아기를 지나 1950년대는 전시 영화와 평론의 대두, 1960년대 영화 연구 활동 확산, 1970년대 소형영화 운동, 1980년대 단편영화 운동, 1990년대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등 한국영화사에서 부산 영화사의 의의를 밝히며 시대적 특징별로 부산영화사를 조명하였다. 이는 부산이 성숙한 영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이 되기도 한다.



문화교역 시대에 스토리텔링의 가능성 제시

한류의 열풍으로 활발하게 문화교류가 이뤄지고 있지만 무비판적으로 문화상품이 생산되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저자는 중국의 전설 <팔선과해>를 부산 영도에 있는 봉래산에 이야기를 입혀 전설이 가지는 보편성과 부산 지역이 가지는 특수성을 이용해 가상 시나리오 <용마절영>을 제시한다. 또한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면서, 부산의 문화적 자원을 어떻게 발굴하고 가공할 것인지, 디지털 시대에 부산의 문화적 정체성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가능성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흥미롭게 모색한다.







정봉석

부산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3년 석당문화상 학술부문, 200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영화평론부문, 2006년 이주홍문학상 연구부문 등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일제강점기 선전극 연구』, 『열린 연극의 담론과 비평』, 편저로는 『이주홍 극문학 전집』 등이 있다.



차례


제1부 한국영화의 서사미학

최초의 무성영화 시네포엠 - 김동환의 <국경의 밤>

서사와 극의 구조문체적 차연 - 임권택의 〈서편제〉

욕망과 서사의 분열 구조 - 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외

폭력 구조의 분절 혹은 순환 - 류승완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금기와 복수의 상호텍스트성 - 박찬욱의 〈올드보이〉

조화와 파괴의 경계선 질주 - 김기덕의 〈해안선〉

존재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 - 김기덕의 〈빈집〉

현실과 환상을 가로지르는 오브제 - 장준환의 〈지구를 지켜라〉


제2부 영상문화의 흐름과 스토리텔링

영상문화 교역 시대의 서사 전략

영화의 도시, 부산의 영화

부산의 문화콘텐츠와 스토리텔링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실제 - 〈용마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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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문화의 흐름과 서사미학 - 10점
정봉석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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