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과 20세기 동양적 혁명을 논하다

유원표 지음, 이성혜 역주/산지니·2만원

한 기업한테 3000만원을 받았느니 안 받았느니 총리 자리가 위태롭다. 만일 제갈량이 살아와 그 자리에 앉는다면?

1906년 조선의 ‘계몽 지식인’ 유원표가 그런 시도를 했다. 황제도, 무당도 아니요, 한낱 글쟁이인 터라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꿈꾸기다. 그 결과가 ‘꿈속에서 제갈량을 만나다’(<夢見諸葛亮>)라는 제목의 책이다. 일부에서 ‘몽유록계’라 하여 소설 범주에 넣기도 하는데, 대화체를 빌린 계몽서다. 서울의 역관 집안에서 나 가업을 이은 유원표는 승문원에서 역관으로 15년 이상, 군부대 통역관으로 10여년 근무하다가 1906년 54살에 퇴직하여 개성에 정주한다. 그는 <황성신문> 등에 시국에 대한 글을 다수 기고하는데, 이 책은 그의 유일한 저서다. 퇴직 후 그의 모든 역량을 들여 쓴 것으로 추정된다.

책은 논자들은 좋은 계책이 아니라고 함(議者謂爲非計), 아마도 괴이함이 없이 용납될 것임-10조목(容或無怪十章), 선생의 역사 연의(先生歷史演義), 동양문학의 허와 실(東土文學虛實), 황백인종 관계의 진상(黃白關係眞狀), 중국 정략의 개량(支那政略改良) 등 6개 장으로 되어 있다. 앞 4개 장은 1700년 전 제갈량(181~234년)의 공과를 다투는 내용으로, 그래서 뭘 어쩌자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조조를 풀어준 관우는 그대로 두고 전투에서 한차례 패한 마속의 목을 벤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승상으로 뭐든 할 수 있었으니 상하 양의원을 만들어 언로를 틔울 수 있지 않았느냐 등등의 지적질이다. 뒤 2개 장이 가관인데, 앞 4개 장을 합친 것보다 많은 분량으로 인간 유원표 내지는 계몽 지식인의 두뇌구조를 보여준다.

‘황백인종 관계의 진상’은 서세동점 시대를 당하여 한·중·일이 힘을 합쳐 이를 물리치자는 내용으로 당시 일본 지식인의 생각을 답습하고 있다. 그런 논리에 따라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한 것을 두고 “장하다” “시원하다”는 표현을 한다. 마지막 장이 하필 ‘중국 정략의 개량’이다. 조선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게 아니라 중국의 살 방도를 제시하고 있다. 중국이 살면 자연히 조선도 살 것이라는 사대주의가 깔려 있지 않고서야….

꿈 깨시라. 제갈공명의 궁량은커녕 계몽 지식인의 혜안도 없다. 강대국 등쌀에 바람 잘 날 없는 나라의 형편을 목도한 당대 지식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들여다볼 ‘궁핍한 창’이라고나 할까. 이인직·이광수 등 친일로 나아간 문인들의 단초가 보인다.

신채호 서문이 뜻밖이다. “천만번 제갈량을 꿈꾸는 것이 한번 소학교 아이가 되기를 꿈꾸는 것만 못할 것이다”라며 에둘러 비판하는 것이 마지못해 쓴 흔적이 역력하다.

임종업ㅣ한겨레ㅣ2015-04-16


제갈량과 20세기 동양적 혁명을 논하다 - 10점
유원표 지음, 이성혜 역주/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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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과 20세기

동양적 혁명을 논하다

역주 『몽견제갈량夢見諸葛亮』


근대 지식인 유원표,

세기의 전략가 제갈량과 격돌하다

세기의 전략가, 제갈량을 20세기로 불러와 대화한다면 어떨까? 이 흥미로운 설정으로 쓰인 『몽견제갈량』(1908)은 계몽지식인 유원표가 집필한 국한문체 정치소설이다. 몽유록계 소설이기도 하지만 독립운동가 신채호가 서문을 썼으며, 시대 상황에 대한 정치적 개혁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은 유원표의 호이기도 한 밀아자와 제갈량, 단 두 사람이다. 문답으로 이루어진 소설 속에서 두 주인공은 한·중·일 동양의 문제, 특히 중국과 한국이 어떻게 변혁해야 할지를 놓고 격돌한다.

20세기에 지은이가 꿈꾼 혁명의 바탕이 된 유가 사상과 황백 인종론은 변화한 형태로 오늘날에도 나타나고 있다. 근대 한·중·일의 정세를 파악하고, 당시 지식인의 사유의 틀과 한계를 살피는 것은 21세기 한국의 미래에 대한 상상의 폭을 넓히는 작업일 것이다.



역관 출신 계몽지식인 유원표,

제갈량을 통한 ‘이이제이’를 꾀하다

유원표(1852~?)는 역관(譯官)이 여럿 배출된 집안에 태어나 한어 역관으로 10여 년을 군에 몸담았다. 그러다 1906년 봄에 사직하고 근거지를 개성으로 옮겨, 계몽지식인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신문 매체에 시국과 시세에 관한 글을 기고하며 활발히 활동하였으나, 1907년 이후에는 계몽소설몽견제갈량집필에 몰두하였다.

그는 몽견제갈량에서 서구 열강의 침략과 일본 제국주의의 마수를 눈앞에 둔 한국이 어떻게 독립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라를 변혁해야 하는데, 그 주체가 되어야 할 사대부들이 삼국지에 빠져 있다고 한탄한다. 유원표는 이런 연유로 ‘제갈량을 통한 이이제이(以夷制夷)’를 시도하게 되었다 말한다.

지금 우리나라 사정을 보면, 사대부들이 소매를 나란히 하고 계책을 얘기하는데, (…) 저 어리석은 자들은 제갈량의 윤건(輪巾)을 꿈꾸고, 우선(羽扇)을 꿈꾸고, 사륜거(四輪車)를 꿈꾸고, 기산의 오장원(五丈原)을 꿈꿀 따름이지만, 나의 꿈은 그렇지 않으니 곧 20세기 동양의 혁명이다. 그렇기에 내가 제갈량을 꿈꾸었지만 실은 제갈량이 나를 꿈꾼 것일 따름이다. 

_「서문」신채호의 유원표 인용


황인종 간의 단합,

진정한 유가사상 실천 통한 ‘동양평화’ 도모

서세동점(西勢東漸)이라는 근대전환기 용어는 동양과 서양이라는 지리적 이분법은 물론 각각 동종의 인종·문화로 묶인 동양과 서양을 전제하고 있다. 청일전쟁 이후 서양열강의 중국 분할과 러시아의 만주 점령이 진행되자, 많은 지식인들은 당시의 국제질서를 인종경쟁으로 보았다. 백인종에 맞서려면 황인종은 일본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만연했다. 유원표 역시 인종주의의 시각으로 러일전쟁을 바라보며, 백인종과 맞서려면 황인종의 맹주로 떠오른 일본이 무력으로 러시아뿐만 아니라 백인종의 식민지가 된 이웃나라 황인종을 모두 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수백 년 엎드렸던 황인종의 대표로 수백 년 악행을 하던 백인종의 선봉 러시아를 크게 격파하였으니 이보다 더한 다행이 없으며, 이보다 더한 경사가 없습니다. 

_5장 「황백인종 관계의 진상」중

이때 황인종의 ‘동양’은 한자·유가문화권으로 사유되었다. 이에 따라 번역자 이성혜는 유원표가 여러 번 사회적 개혁을 촉구하지만, 유가사상 자체를 비판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짚어낸다. 진정한 유가사상의 실천을 통해서라면 개명과 개화를 이룰 수 있다는 논리이다.

만약 성인의 심법을 조금이라도 강구하여 실행하였더라면 (…) 증기차와 화륜선, 크루프 대포와 회룡총 등의 발명품 역시 중국에서 먼저 나왔지 하필 경전도 읽지 않은 서양인이 제작했겠습니까? 

_4장 「동양문학의 허와 실」중




21세기 『몽견제갈량』을 만나다

『몽견제갈량』의 역자 이성혜는 한국 근대전환기 ‘서화’, ‘역관’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다 우연히 역관 출신인 유원표에 흥미를 느껴 한국 근대소설 『몽견제갈량』을 번역하게 되었다. 한국의 근대라고 하지만 국한문체로 쓰인 그 당시의 글들은 대부분 번역이 필요하고 이러한 이유로 한국 근대소설에 대한 자료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책에는 번역된 소설뿐만 아니라 역자의 해제와 함께 『몽견제갈량』의 원문을 실었다. 한국 근대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이나 학자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되리라 본다. 더불어 ‘출전인물간략정보’로 원문의 이해를 도왔다. 평소 삼국지를 즐겨 읽는 독자라면 한국의 근대소설을 읽는 즐거움에 도전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을 번역하고,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는 근대전환기 한국 계몽지식인의 고심과 사상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학계는 근대전환기 한국의 지식인들이 자국의 힘과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제국주의 논리인 사회진화론․우승열패론․황백인종론 등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자강의 의지를 불태우는 주체 없는 근대에 몰두하면서 친일과 식민지의 늪으로 점차 빠져든 사실을 일부 고증해냈지만 그에 딱 들어맞는 지표종(指標種)으로서의 작품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런데 몽견제갈량이 바로 그러한 지표종으로서의 작품인 것이다.

_해제 11쪽



글쓴이 : 이성혜

부산대학교 한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강의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연구 초기, 조선후기 서화가의 삶과 예술에 골몰하여 그 결과물을 조선의 화가 조희룡(한길아트, 2005)으로 출간하였다. 이후, 연구 영역을 확대하여 이들 조선후기 서화가들이 중세가 해체된 근대전환기에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며 경제적 문제를 해결했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였고, 이를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해피북미디어, 2014)으로 간행하였다.

연구 노정(路程)에서 한국의 근대가 형성되는 과정에 많은 중인 계층, 특히 조선시대 역관 신분의 인물들이 계몽지식인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이들의 활동은 한국의 근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인지하였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근대전환기 역관의 행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책은 그 과정에서 얻은 성과물이다.



차례



『제갈량과 20세기 동양적 혁명을 논하다

 - 역주 몽견제갈량』

학술 | 신국판 | 301쪽 | 20,000원 | 2015년 03월 16일 출간 | ISBN : 978-89-6545-283-6 93810 

세기의 전략가, 제갈량을 20세기로 불러와 대화한다면 어떨까? 이 흥미로운 설정으로 쓰인 『몽견제갈량』(1908)은 계몽지식인 유원표가 집필한 몽유록계 소설이자 정치적 개혁안이다. 소설 속에서 유원표와 제갈량은 중국과 한국이 어떻게 변혁해야 할지를 놓고 격돌한다. 근대 한·중·일의 정세를 파악하고, 당시 지식인의 사유의 틀과 한계를 살필 수 있다.



제갈량과 20세기 동양적 혁명을 논하다 - 10점


유원표 지음, 이성혜 역주/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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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향기』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2 | 교양 | 인문

리우이링 지음 | 이은미 옮김
출간일 : 2006년 5월 25일
ISBN : 8995653183, 8995653167(세트)
크라운판 | 256쪽 올컬러 | 양장

오천년 동안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중국 차문화의 모든 것. 중국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있다는 차관에서부터 차에 얽힌 신화와 전설, 차 이름의 변천사, 차의 성인 육우에 이르기까지 중국 차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풍부한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책소개 

중국인들의 삶을 문화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시리즈는 『부채의 운치』 『차의 향기』 『요리의 향연』 으로 구성되어 있다.

『차의 향기』는 하루도 차 없이는 못사는 민족인 중국의 차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천 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중국차에 대하여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차의 역사에 대해 한눈에 볼 수 있게 다루고 있다.

중국 사람들의 다도 속에는 중국인들의 기질과 사상, 철학이 담겨 있다. 중국은 다민족 국가인 만큼 각 민족마다 습관도 다양하고 차를 마시는 방법도 다양하다. 이 책은 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인들의 차가 가지는 의미와 진정으로 차를 즐기는 방법, 중국의 명차, 유명한 차에 얽힌 이야기들을 풍부한 올컬러 그림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웰빙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차의 여러 이점이 알려지면서 차에 대한 관심도 날로 늘고 있다. 더불어 차의 고향인 중국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 여행을 갔다오는 사람들은 흔히 중국차를 선물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슨 차이고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잘 모른다.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중국차에 대한 상식은 미흡한 편이다.

보이차, 철관음, 홍차 등 중국산 발효차들의 ‘다이어트에 좋다’, ‘몸이 냉한 사람에게 좋다’ 등의 소문에 힘입어 인기가 국내 녹차를 위협할 정도이다. 비싼 중국차를 구입하고 보니 가짜라서 낭패를 봤다는 사람들도 더러 보인다. 차가 대중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중국차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차의 향기』는 다인들뿐 아니라 차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중국 오진의 유명한 차관 방려각은 려동과 육우가 자주 만났던 장소로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시리즈 제 2권인 『차의 향기』는 중국 차문화의 발전사부터 차의 원산지에 대한 논란, 차이름의 변천사, 차에 얽힌 신화와 전설, 중국의 명차, 다구, 중국의 차습관까지 중국차에 대한 모든 것을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차는 처음에는 약용이나 식용으로 인간과 관계를 맺었다. 위진 시대 이래 세상이 어지러워지면서 문인들 사이에서는 이를 바로잡을 수 없음을 한탄하며 청담을 나누는 풍조가 생겨났는데 대부분 술자리를 통해 공리공론을 나누었다. 종일 마시고도 취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에 반해 차는 오래 마시면서도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어 청담가들은 점차 차를 즐기게 되었고 많은 다인들이 생겨났다. 요즈음은 차맛이 사람입맛에 맞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에 세계적인 기호음료로 자리잡았다.

차가 사람에게 이롭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찻잎이 막 유럽에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차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어떤 이는 차가 장수할 수 있게 하는 묘약이라 했고 또 어떤 이는 이것이 사람을 해치는 독물이라 했다. 사람들의 추측에 대해 당시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는 차와 커피의 효능과 독성을 검증하기 위해 두 형제 사형수를 실험대상으로 삼기로 결정했다. 국왕은 그들의 사형을 면해주는 조건으로 형에게는 매일 몇 잔의 차를 마시도록 하고 동생에게는 몇 잔의 커피를 마시도록 했다. 몇 년이 지나도 형제는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몸이 대단히 건강해졌고, 차와 커피는 이미 그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음료가 되어 하루라도 마시지 않으면 편치 않게 되었다. 차와 커피를 마시며 형제는 모두 장수하여 80세까지 생을 누렸다. 이로부터 스웨덴 사람들은 안심하고 차를 마실 수 있었고 차는 점차 널리 성행하기 시작했다.

차나무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이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인데도 한 가지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1824년 인도에 주둔하던 영국인 브루스(R.Bruce) 소령이 인도 아삼주의 사디야(sadiya) 지방에서 야생 차나무를 발견했는데, 해외에서 이를 근거로 중국이 차나무의 원산지라는 것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국제 학술계에서는 차나무 원산지를 둘러싼 논란이 전개되었다. 지은이는 다른 여러 근거를 들며 중국이 차의 원산지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다(茶)’의 옛이름 ‘도(荼)’와 문학 속에서 빛나는 이름 ‘명(茗)’ 등 여러 다른 차의 이름에 대하여도 언급하고 있다.
 
전설 속의 신농은 기이한 인물로 수정처럼 투명한 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무슨 음식을 먹든지 간에 사람들은 그의 위장 속을 훤히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인류는 불을 사용하여 음식을 익혀 먹을 줄 몰랐다. 야생과일, 벌레와 물고기, 금수 등의 먹을거리를 모두 날것으로 먹은 탓에 자주 탈이 나곤 했다. 신농은 인류의 이러한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특수한 배를 이용하여 보이는 모든 식물을 맛보고 이 식물들의 뱃속에서 변화를 관찰했다. 그러고는 어떤 식물이 독이 없고 안전하며, 어떤 것이 독이 있어 먹을 수 없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이리하여 그는 백초(百草)를 맛보기 시작했다. 한번은 그가 푸른 나무에 싹튼 연한 잎을 맛보았다. 이 잎은 대단히 신기하여 뱃속에 들어가면 위에서 아래로, 또는 아래에서 위로 위장 곳곳을 다니며 위장 내부를 씻어주었고, 이 때문에 위장이 금방 깨끗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 잎을 기억해 두었다가 ‘도(荼)’라고 이름 지었다. 고증에 따르면 이 ‘도(荼)’라는 글자가 현대의 ‘차’가 되었다고 한다.

중국 차문화에 대해 얘기할 때 차의 성인 경릉자 육우와 그의 저서 『다경』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육우(기원후 약 733~804년)는 일명 질(疾)이라 하고 자는 홍점(鴻漸)이며 스스로 상저옹(桑苧翁)이라 칭했고 호는 동강자(東岡子) 혹은 경릉자(競陵子)라 했다. 육우의 일생은 험난하고 전기적 색채로 가득하다. 기원후 733년의 어느 날 지적(智積)이라는 스님이 제방을 걷다가 풀숲에서 아기를 발견했다. 울고 있는 모습에 측은해진 스님은 그 아기를 안고 절로 돌아와 키우게 되었다. 육우는 어려서부터 지적 스님을 따라 자랐다. 지적 스님이 차를 즐겼던 탓에 육우는 어릴 때부터 차 달이기에 능했고 차 마시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때문에 차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다경』은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세계적 명서로 그 내용이 광범위하여 다학의 각 방면을 다루고 있다. 명실상부 다도(茶道)의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전권은 상, 중, 하 세 권의 총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지원(一之源), 이지구(二之具), 삼지조(三之造), 사지기(四之器), 오지자(五之煮), 육지음(六之飮), 칠지사(七之事), 팔지출(八之出), 구지략(九之略), 십지도(十之圖) 등 대략 총 7,000자로 구성되었고 각각 차의 생산, 음용, 다구(茶具), 다사, 차의 산지 등을 기술했다.

다인들은 차맛의 진정한 음미를 위해서 찻물긷기부터 찻물음미하는 방법까지 신경을 썼다. 또한 차를 좀 더 잘 즐길수 있는 ‘분향반명(焚香伴茗, 향을 피워 차를 맞이한다)’ 등과 같은 여러 방법도 사용하였으며 차의 맛을 겨루는 투다 풍습까지 있었다.

송대의 '투다도'

투다(鬪茶, 차의 맛을 겨루는 것)는 종합적 기예를 감상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는데 투다는 차의 품질 감별, 찻가루 가늘게 빻기, 고형차 가루 배합, 점다(點茶, 찻가루를 잔에 넣고 끓인 물을 부어 마시는 가루차 음료법)와 격불(擊拂, 차선을 저으며 거품을 내게 하는 행위) 등의 단계를 포함한다. 각 단계를 모두 숙지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순서는 점다와 격불이고 그 절정이라 할 수 있는 것은 탕화(湯花, 뜨거운 물에 떠오르는 거품)가 나타나는 부분이다. 그래서 그 승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차의 색깔과 찻물의 색깔이다.

우선 차 색깔이 선명한 백색인지를 보는데 순백색이면 승으로 청백, 회백, 황백색이면 패로 평한다. 차의 색깔이 차 만드는 기술 수준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차의 색깔이 순백인 것은 부드럽고 연한 잎을 따서 제대로 만든 것이나, 푸른색을 띠는 것은 찻잎을 찔 때 화력이 약했기 때문이고, 회색빛을 띠는 것은 찻잎을 찔 때 화력이 너무 세었기 때문이다. 황색을 띠는 것은 찻잎 따는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홍색을 띠는 것은 찻잎을 말릴 때 화력이 지나쳤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탕화의 지속 시간을 본다. 송나라 때는 주로 단병차(團餠茶, 시루에서 쪄내고 압착기에서 즙을 짜낸 찻잎을 갈아서 틀에 박아낸 차)를 마셨는데 마시기 전 먼저 다병(茶餠)을 가루로 빻았다. 가늘게 빻아 찻물을 붓고 잘 저으면 탕화가 고르게 나타나 찻잔에 입을 대어도 오래도록 그 거품이 사라지지 않는데 탕화가 일어난 후 금방 사라지면 찻잔에 입을 대기도 전에 찻물 색깔이 드러난다. 그래서 찻물이 일찍 드러나는가 늦게 드러나는가의 여부는 차의 우열을 가리는 근거가 되었다. 투다에서 찻물 색깔이 일찍 나타나면 패로, 늦게 나타나면 승으로 평가한다.


『장물지(長物志)』 제12권 ‘분향’ 부분에서는 ‘분향하여 차를 맞는’ 독특한 정취를 언급하고있다.

향과 차의 사용은 그 이로움이 대단히 많다.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은둔하며 도덕을 논할 때 마음을 맑게 하고 정신을 기쁘게 한다. 해가 기울어 황혼을 맞을 때 휘파람 길게 한번 부는 여유를 갖게 한다. 조용한 창가에 기대어 한가로이 시를 읊고 등불 아래 책을 읽을 때 잠을 멀리 쫓을 수 있다. 친구와 마주앉아 사사로운 정담을 나눌 때 흥을 더해준다. 비 때문에 창을 닫고 식사 후 잠시 거닐 때 고독을 없애준다. 밤중에 비가 창을 두들기며 잠을 깨울 때 곁에 두고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차를 가장 잘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은 그 깊은 향과 차맛을 중시하고 이를 위해 향을 피워 차를 달이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로써 지조 있는 선비들은 그 마음의 귀를 열어 차를 음미한다.

잘 차려짓 찻상


차를 즐길 때 차의 운치를 더해 주는 다구의 종류와 다구에 얽힌 전설, 선도경자 등 명품 다구에 대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화차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뚜껑 있는 다구를 사용해야 하며, 차를 우린후 먼저 향을 맡고 후에 맛을 음미한다.

중국 다구의 발전은 거친 것에서 정교한 것으로,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번잡한 것에서 단순한 것으로, 고풍스럽고 화려한 것에서 아담하고 우아한 것으로 가식적인 것을 버리고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을 거쳐 왔다. 정교한 다구는 일종의 예술품으로써, 차를 달이고 음미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준다.

공부차(工夫茶), 소유차(酥油茶), 삼도차(三道茶), 뢰차(擂茶)와 같이 중국 특유의 차들도 소개한다. 중국 각 민족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차문화를 알게 하고 만드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서장(西藏, 지금의 티벳)은 고원지대로 기후가 한랭건조하고, 사람들은 하루 세끼를 모두 육식 위주로 하며 과일과 야채는 거의 먹지 않았다. 당나라의 문성공주는 처음 서장에 도착했을 때 그곳 생활에 익숙지 않았다. 매일 이른 아침 여종이 우유를 가져오면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았지만 먹지 않을 수 없었기에 먹고는 늘 위가 불편해 고생하곤 했다. 그래서 그녀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먼저 우유를 반 컵 마신 후 차를 반 컵 마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부터는 정말로 위가 훨씬 편안해졌다. 이후 그녀는 아예 차즙을 우유에 넣어 함께 마셨는데 의식하지 않은 사이 차와 우유가 섞여 그 맛이 우유나 차 하나로 마실 때보다 더 좋았다. 이후로부터 아침에 우유를 마실 때 차를 넣었을 뿐 아니라 평소에 차를 마실 때에도 우유와 설탕을 넣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초기의 내차(奶茶, 우유차)이다.

또한 중국의 명차에 얽힌 전설이나 유래에 대하여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벽라춘의 전설은 그림같이 아름다운 태호에서 탄생했다.

벽라춘의 유래에 관하여 『청가록(淸嘉錄)』에 기록이 남아 있다. 동정산에 벽라봉이 있었는데 그 석벽에 몇 그루의 야생 차나무가 자라 현지 백성들이 이를 취해 차로 마셨다. 어느 해 찻잎이 대단히 무성하게 자라 대나무 바구니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가 되자 품에도 찻잎을 따 담았다. 찻잎은 품안에서 체온을 받아 수분이 증발하며 독특한 향을 냈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하살인향(嚇煞人香, 향이 사람의 정신을 잃게 한다.)’이라고 소리쳤다. 이로부터 차를 채취할 때 누구도 대나무 광주리를 사용하지 않고 품에 따기 시작했으며 이 차를 하살인향이라 불렀다. 강희 14년(1675년) 강희 황제가 태호를 유람할 때 현지 관원이 이 차를 바쳤는데, 식사 후 마시니 그 맛이 아주 좋았다. 그런데 그 이름이 우아하지 못하다 하여 벽라춘이라 이름을 바꾸게 하였다. 이는 첫째 산지를 나타내는 것이요, 둘째 차가 비취처럼 푸른빛을 띠고 모양은 우렁이 같고 봄에 채취한다는 의미이다.

제갈량은 중국 역사상 걸출한 정치가이자 군사가다. 그에 관한 일화는 셀 수 없이 많다. 주유를 세 번 화나게 한 고사(三氣周瑜), 풀로 가짜 배를 만들어 싸움에서 이긴 고사(草船借劍), 성을 비우는 계략(空城計), 적벽대전(赤壁之戰)······. 그러나 우리에게 생소한 일화가 있다. 아름다운 서쌍판납(西雙版納)에서 제갈공명이 다신(茶神) 육우를 대신하여 그 지역의 ‘다조(茶祖)’가 되었던 일이다.

운남에 위치한 서쌍판납은 아름답고도 매력적인 곳으로, 기후가 사람 살기에 적합하고 일년 내내 푸르다. 우수한 지리적 환경 덕에 셀 수 없이 많은 기이한 꽃과 나무와 진귀한 짐승들이 서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십대 명차 중 하나인 보이차(普洱茶)의 고향이기도 하다. 서쌍판납에서 품질이 가장 좋은 보이차는 운남의 남나산(南糯山)에서 생산된다. 남나산의 보이차에 관하여 감동적인 전설이 하나 있다. 삼국시대 제갈량은 맹획을 생포하기 위해 서쌍판납의 남나산에 왔었는데 병사들이 물갈이를 하는 바람에 그 중 상당수가 눈병을 앓았다. 제갈량이 소식을 듣고 지팡이 하나를 남나산 군영의 바위에 꽂았다. 신기하게도 그 지팡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차나무로 변해 푸른 찻잎이 돋아났다. 그 잎을 따서 물에 우려내어 병사들에게 마시게 했더니 병사들의 눈이 모두 나았다. 이로부터 사람들은 이 차나무를 ‘공명차(孔明茶)’라 부르고 이 산을 ‘공명산’이라 불렀으며 공명을 ‘다조’로 받들었다. 오늘날까지도 이 지역 소수민족들은 ‘다조’ 공명을 기리기 위하여 공명의 생일인 음력 7월 16일이 되면 ‘다조회’를 열어 차를 마신다. 또한 달을 감상하고, 민족 전통춤을 추며 ‘공명등(孔明燈)’을 켬으로써 ‘다조’인 제갈량을 기념한다.

중국 소수민족들의 차습관과 결혼식이나 제례의식에서 차에 얽힌 풍습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결혼식 때 신랑 신부는 어른께 술이나 차를 드리는데, 이것은 아마도 전통적 '다례'에서 기원한 듯하다.

옛날 남녀가 결혼을 할 때 남자측은 일정한 예물로 여자를 ‘교환’해 오거나 ‘사’왔다. 결혼은 남녀 일생의 행복과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모들은 예물에 어느 정도의 경제적 가치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더 중요한 것은 화를 없애고 복을 가져다주는 길한 물건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명나라 사람 랑영(郞瑛)은 『칠수류고(七修類稿)』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차씨를 한 번 심으면 다른 곳으로 옮겨 심을 수 없다. 옮겨 심으면 계속 살지 못한다. 그래서 여자가 청혼을 받아들이면 이것을 차를 마신다고 일컫는다. 차로서 예물로 삼은 것 또한 바로 하나만을 섬긴다는 일부종사의 의미에서 출발한 것이다.”

고풍스러운 차관

중국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있다는 차관, 차관의 성행은 차가 중국인들의 일상의 한 부분임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서 차관은 특수한 장소이다. 차를 음미하고, 휴식을 취하며, 대화를 나누기 좋은 장소일 뿐 아니라 사회적 정보의 집산지이고 여러 인물들이 모이는 그야말로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이 차관에서 사람들은 하루종일 먹고 마시며 극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학문을 뽐내었던 것이다. 차관보다 좀더 저렴한 차노점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중국 민족 문예 속의 차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차에 얽힌 채차가(采茶歌), 채차무(采茶舞), 채차극(采茶劇)을 통해 소박한 생산과 생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차가는 찻잎 생산, 음용이라는 문화로부터 파생되어 나온 문화현상으로 찻잎 생산과 음용이 그 구체적 형식과 내용을 갖춘 후 나타났다. 때문에 차가는 사람들의 생산과 생활 속에서의 고통과 기쁨을 직접적으로 반영했다. 차가에 넘치는 낙관주의 정신은 많은 사람들을 고무시켰고 철학적 가사는 무한한 깨달음을 주었다. 채차무는 다사를 그 내용으로 하는 춤이지만 그 아름다움과 화려함이 전문 무용가의 공연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중국은 채차가와 채차무를 기초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채차극(采茶劇)’이라는 독립적인 극형태를 발전시켰다.

차에는 여러 기능이 있다. 갈증을 해소하는 음료로, 몸의 건강을 높이는 약용으로, 손님 접대용으로 그러나 무엇보다도 차 한 잔이 주는 정신적인 여유가 음료의 수준을 넘어서게 한다. 차 한 잔의 여유로움을 통해 바쁜 일상을 사는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내안에 가득한 아집과 욕심을 돌아보게 하고 좀 더 따뜻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꿈꾸게 만든다. 차를 마심으로써 우리는 생리적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천천히 맛을 보고 감상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승화시키고, 이를 통해 정신적 희열을 얻을 수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차를 마시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폐를 맑게 하고 목을 촉촉이 적셔주는 차 한 잔, 음주 혹은 식사 후에는 느끼함을 없애고 소화를 도와주는 차 한 잔, 고된 일을 마친 후에는 피로를 풀어주고 정신을 맑게 해 주는 차 한 잔, 친한 친구들과 만날 때 차 한 잔, 이웃과의 다툼 후에 감정을 풀어주는 차 한 잔.

『차의 향기』는 일상에서 차를 충분히 즐길수 있고 더 나아가 차에 대한 교양도 높여 줄 수 있는, 차에 대해 알고 싶고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두고두고 음미해야할 필독서라 할 수 있다.

『부채의 운치』, 『차의 향기』, 『요리의 향연』으로 구성된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시리즈는 일상생활 소품을 통하여 중국 문화의 향기를 느껴볼 수 있는 책으로 올 컬러 그림과 함께 중국생활문화를 소개한다. 중국인들의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차, 음식, 그리고 부채에 얽힌 문화와 역사를 통해 중국인과 그들의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시리즈 제1권으로 나온 『부채의 운치』는 중국 문화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부채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부채의 연원부터 시작하여 예술품으로서의 부채, 문학작품 속에 부채가 어떻게 녹아 들어가 있는지, 혼례·장례 등 생활 속에서 부채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설명하고, 부채의 모양을 본뜬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소개하기도 하는 등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시리즈 제 3권 『요리의 향연』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음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중국 요리를 통해서 한족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국 소수민족들의 인간적 삶의 모습을 찾아내고, 요리와 관련된 중국 문화의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음식을 문화와 역사의 관점에서 조망하면서 문헌에 근거하여 중국인의 문화적 요리의 삶을 언급한다. 중국의 과거 요리가 살아 숨쉬면서 현대 요리로 계승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 소개 : 리우이링(劉一玲)
여류작가, 1963년생. 천진 남개대학 도서관 사서를 지냈고 중국 전통문화를 전공했다. 중국 차문화에 대한 연구 성과를 차 관련 글을 통해 여러 차례 발표했다.


역자소개 : 이은미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하였고, 한국외대 통번역센터 연구원으로 재직하였다. 국세청 실무단 교환방문 통역 등 다수의 통역 경험과 신성대학 관광중국어과, 가톨릭대 중문과, 베이징 연합대 온라인 강의 등 다양한 강의 경력이 있다. 현재 (주)엔터스코리아 중국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8822 HSK 어휘』-다락원, 『새로운 꿈을 꾸는 종이들』-벤포스타,  『지혜를 담아낸 일회용기』-벤포스타 등 다수가 있다.


목차

1. 진한 향기를 즐긴다
중국 차문화의 발전사
차의 원산지에 대한 논란
‘야생 차나무 왕'
중국에 널리 퍼진차 마시기
중국 고대 무역의 핵심 품목, 차와 말

2. 차 이름의 변천사
차의 변천사
차나무-檟
문학 속에서 칭송된 차-茗

3. 차의 성인 경릉자 육우
기인 육우
차의 바이블 『차경』

4. 차에 얽힌 신화와 전설
관음보살이 하사한 차
벽라 아가씨 
차의 선조가 된 제갈공명 
중병을 고친 붉은 잎, 대홍포차 
몽산(蒙山)의 정상에서 자라난 몽정선차 
역병을 치료한 백호은침

5. 차 맛의 음미
차 마시기와 차 음미하기
찻물 긷기와 찻물 음미하기
차의 우열을 가림

6. 찻잔 밖으로 넘치는 향기
다양한 다구
차 문화의 변천 
중국 차문화의 한 떨기 꽃, 선도경자

7. 향을 피워 차를 맞이하다
문인묵객이 즐긴 고아한 다도
향을 피워 차를 맞이하다
차를 즐기는 즐거움에 관한 이야기들

8. 특이한 차들
비범하면서도 평범한 공부차
서장지방의 소유차 
몽고의 내차 
백족의 삼도차 
객가 지방의 뢰차 
동가의 유차

9. 중국의 차 습관
차로 손님을 대접한다
결혼식에서의 차 
제례 의식의 차

10. 차관, 극과 음악을 즐기며 학문을 뽐내는 곳
차관을 좋아한 옛 북경사람들
사천지방의 차관은 천하제일
광주의 차루

11. 중국 문학과 예술 속의 차
듣기 좋은 채차가
생동적인 채차무
재미있는 채차극

12. 중국의 명차
벽라춘 / 전홍 / 고저자순 / 황산모봉 / 군산은침 / 육안과편 / 여산 운무차 / 몽정감로 /    보이차 / 기홍 / 태평후괴 / 철관음 / 무이암차 / 서호용정 / 신양모첨 / 백호은침

13. 세계 여러 나라의 차 습관
우아한 일본 다도
영국인이 즐기는 ‘오후의 티타임’
차를 사랑하는 서북부아프리카 지역 사람들



차의 향기 - 10점
리우이링 지음, 이은미 옮김/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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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운치』-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1 
| 교양 | 인문

저우위치 지음 | 박승미 옮김
출간일 : 2006년 5월 25일
ISBN : 8995653175, 8995653167(세트)
크라운판 | 288쪽 올컬러 | 양장

중국 문화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부채문화의 모든 것.




 책소개

세계 곳곳에서 중국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과 값싼 노동력을 통한 경제 발전은 21세기를 중국의 시대로 만들고 있다. 최근 10년 평균 경제성장률 세계 1위 등 각종 수치가 말해주듯이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문화, 교육, 관광 등 여타의 영역에까지 미치고 있다. 세계의 중국어 학습 인구는 삼천만 명을 넘어섰고, 중국교육부는 영국문화협회, 독일 괴테하우스 등을 본뜬 ‘공자학원’을 아시아와 유럽, 미주, 아프리카에 만들고 있다. 중국은 공자학원 제 1호를 2004년에 서울 역삼동에 세운바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맨 먼저 공자학원을 세운 의미는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을 뿐 아니라 중국의 해외유학생 절반이 한국 학생일 정도로 교류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유학생들뿐만 아니라 기업의 중국진출, 관광객들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각종 언론에서는 중국 관련 기획기사로 넘쳐난다.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고, 역사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이 현실에서도 우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의 실상을 아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는 중국인들의 삶을 문화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부채의 운치>, <차의 향기>, <요리의 향연>으로 구성된 시리즈는 일상생활 소품을 통하여 중국 문화의 향기를 느껴볼 수 있는 책으로 올 컬러 그림과 함께 중국생활문화를 소개한다. 중국인들의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차, 음식, 그리고 부채에 얽힌 문화와 역사를 통해 중국인과 그들의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부채의 운치>는 중국 문화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부채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선풍기와 에어컨이 발달한 현대에서도 여전히 중국인들의 애장품으로 간직되고 있는 부채는 중국인들의 생활 문화 곳곳에 스며 있다.

<차의 향기>에서는 차와 함께한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찻잎 하나에 담고 있다. 중국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있다는 차관, 옮겨 심으면 살 수 없는 차나무의 생리를 혼례문화에 담아 찻잎으로 혼인서약을 하는 풍습 등 중국 차문화와 관련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요리의 향연>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음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중국 요리를 통해서 한족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국 소수민족들의 인간적 삶의 모습을 찾아내고, 요리와 관련된 중국 문화의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음식을 문화와 역사의 관점에서 조망하면서 문헌에 근거하여 중국인의 문화적 요리의 삶을 언급한다. 중국의 과거 요리가 살아 숨쉬면서 현대 요리로 계승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시리즈 제1권으로 나온 <부채의 운치>는 중국 문화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부채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부채의 연원부터 시작하여 예술품으로서의 부채, 문학작품 속에 부채가 어떻게 녹아 들어가 있는지, 혼례·장례 등 생활 속에서 부채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설명하고, 부채의 모양을 본뜬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소개하기도 하는 등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

부채의 원래 기능은 더위를 물리치고, 햇빛을 가리며, 불을 지피는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이었지만 중국에서는 희곡(戱曲), 민속(民俗), 군사(軍事), 무협(武俠), TV, 의약(醫藥), 가무(歌舞), 예의(禮儀), 시사가부(詩詞歌賦) 등과 결합되면서 풍부한 의미와 깨달음을 전달해 주는 일종의 문화적 언어를 만들어냈고 오묘한 효과마저 발휘했다. 원래의 자연적인 기능을 진일보 발전시켜 다채로운 정신세계로 그 영역을 넓혀 나간 것이다.

청대 화가 임훈의 '화조도'. 부채 감상이라고 하면, 부채에 그려진 서화를 감상하는 것이 최고이다.


경극(京劇)의 거장 메이란팡(梅蘭方)은 연극 공연에서 아름다운 부채기술을 선보였는데 경극 《귀비취주(貴妃醉酒)》에서 부채를 빌어 양귀비의 취한 모습과 복잡한 내면세계를 정교하게 형상화했다. 만일 곱고 화려한 부채가 없었다면 작품 중 인물이 형상화하고 연기하는 모습이 그 빛을 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문학 작품 《삼국연의(三國演義)》에서 제갈량은 항상 깃털 부채를 들고 나타난다. 깃털 부채를 들고, 푸른 윤건(輪巾)을 두르고 소탈함과 자유를 표방하며 군사를 지휘하고 멋스러운 풍격을 나타낸다. 우선(羽扇), 윤건, 학창의, 4륜수례 4세트는 공명의 상징이 되어 공명이 죽은 다음에도 힘을 발휘한다.

《서유기(西遊記)》에서는 손오공이 불경을 구하러 인도로 가다가 800미터의 화염산(火焰山)에 가로막히자 철선공주한테서 세 번이나 파초선을 빌려 49번 부채질을 하는 대목이 나온다. 그렇게 해서 불씨를 완전히 끄고, 세찬 비를 내리게 해 무사히 화염산을 건너가는 것이다.

조설근이 ‘열 번 다시 읽어 보고 다섯 번 첨삭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 《홍루몽(紅樓夢)》에서는 청문이 부채를 찢으며 ‘쫙’, ‘쫙’ 소리를 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청문의 강렬한 성격을 형상화한 것이다.

소설 《금병매》에서 서문경의 가솔들은 금박사천부채 등 진귀한 부채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서문경의 극에 달한 사치와 방탕한 생활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듯 중국의 문학 작품에서 부채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홍콩, 마카오 지역에는 부채 동작만으로 뜻을 전달하는 ‘부채언어’가 아직 존재한다고 한다. 부채를 펴서 얼굴의 아래 부분을 가리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뜻이고, 부채 손잡이로 입술을 두드리면 ‘키스해 주세요’, 부채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 ‘나는 당신을 몹시 그리워하고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연인들은 부채 대신 부채 그림이나 부채 밑에 매다는 부채추를 선물로 주고받아 사랑의 증표로 삼았다. 그 이유는 부채를 뜻하는 扇이 헤어짐을 나타내는 散자와 음이 같기 때문에 부채를 선물하면 이별하게 된다는 속설 때문이다. 그래서 《홍루몽》 제28회에서 보옥은 ‘소매 속에서 부채를 꺼내서 부채 끝에 달린 옥구슬 장식을 풀어’ 기관에게 준다.

진대(晋代) 중서랑 왕민(王珉)은 백색의 단선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전해지는데 그는 형수의 시녀 사방자(謝芳姿)와 남몰래 사랑을 속삭였다. 이것을 알게 된 형수가 자기 시동생에게는 화를 낼 수 없어 시녀에게 심한 채찍질로 화풀이를 했다. 왕민은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고, 사방자는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 노래에 재능이 있었던 그녀는 《백단선가(白團扇歌)》를 지어 괴로운 심사를 토로했다. “백단선아, 네 얼굴이 초췌하기가 오랜 나그네보다 못하구나. 우리 서방님을 만나기가 부끄럽구나.”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마음의 번민으로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누렇게 말라갔다. 그녀는 정인(情人)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 하루 종일 단선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고 한다.

인도 시인 타고르는 1924년 메이란팡이 출연한 경극 《낙신(洛神)》을 보고 즉흥적으로 부채에 시를 써서 메이란팡에게 선물을 하였다. 영어와 뱅골어로 쓰여진 이 부채를 메이란팡은 소중히 간직하였다고 한다. 루쉰(盧迅)은 1932년 일본인 친구 수기모토 법사에게 접선 양면에 글을 써서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부채가 문화 교류의 훌륭한 외교관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소주 소형 부채

중국에서 부채는 실용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예술품으로 발전하기도 하였는데 1980년대 소주 부채공방은 소형 부채 세 개를 세상에 선보여 소형조각예술품으로서 부채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겨우 성냥갑만한 부채에 당시 삼백 수를 새겨 넣어 그 정교한 기술을 뽐내고 있다. 1986년 위신창은 부채를 다 펼쳐도 사람 손톱의 절반도 다 덮지 못하는 크기의 소형 부채를 제작하였는데 모두 11개의 부챗살로 이루어진 이 부채에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아야만 할 글자 385자가 적혀 있었다.

우리나라에 부채춤이 있듯이 중국 문화에서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부채 무용이 등장하고, 특히 북방인들은 춤추고, 노래할 때 부채를 중요한 도구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강남의 채차무(採茶舞)에서 무용수는 왼손에는 차 바구니를, 오른손에는 채색 부채를 들고 노래하며 춤을 춘다. 부채는 특유의 생명력과 표현력으로 가무와 결합하여 자신의 슬픔과 기쁨을 고상한 공연장으로 옮겨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혼례 · 장례 문화에서도 부채는 빠질 수 없었는데 신부의 치장과 의식에 부채가 사용되었다. 중국 문인의 수필 중에는 ‘각선지석(却扇之夕)’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부채를 치우는 밤’이라는 뜻으로 신혼 초야를 의미한다. 신부는 첫날밤의 부끄러움을 덜기 위해 부채로 얼굴을 가리는데 진대(晋代) 온교(溫嶠)는 사촌누이를 신부로 맞으면서 신부가 비단 부채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얼굴을 드러내고 말아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한편 장례 문화에서는 상이 나면 사람들은 문 앞에 흰 부채를 걸어두어 상가임을 알렸다.

소주 졸정원 서편. 작은 섬 끝자락에 부채 모양의 작은 집이 있다. 처마 밑 편액에는 "뉘와 함께 이 집에 앉을꼬?"라는 글이 적혀 있다.

공예미술품인 부채는 조경 건축의 세계로 들어가 그가 갖고 있는 형태 미학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부채 모양의 창문을 만들고, 날아갈 듯한 곡선의 환형 지붕을 만드는가 하면 아름다운 정자와 누각에 부채 모양의 편액을 달아 이름 있는 서예 대가들이 글씨를 써서 한층 멋을 드높였다. 부채의 아름다움이 조경 건축물의 부채 모양으로 승화되어 더 큰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조경예술의 미가 부채 안에 포함되고, 부채의 아름다움이 조경 속으로 스며들었다 말할 수 있다. 미(美)라는 글자 속에 두 예술이 합쳐지고 승화되어 천 년의 시간동안 동거동락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무협소설에서 부채는 무기가 되는데 부채 축에 용수철을 달아 누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튀어 나가고, 부챗살 끝을 사람 얼굴에 조준해 독즙을 뿌려 눈과 귀를 멀게 할 수도 있는 필살기가 된다. 천칭윈(陳靑雲)의 《용음사후(龍吟獅吼)》에서 유협 구진천은 몸에 장삼을 걸치고 선비의 복장을 갖춰 입고는 한 손에 1척이 조금 넘는 기다란 접선을 들고, 쓸쓸히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신비한 자태가 유유자적해 보인다. 천천히 걸으며 손가는 대로 부채를 펼치면, 갑자기 부채면에서 얇은 금액(金液)이 쏟아져 나와 안개처럼 빛을 발한다. 주변은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부채 위에 나타난 살아있는 듯한 오조금룡(五爪金龍)은 희미하나마 그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 접선은 유협 구진천과 함께 10여 년간 무림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벌인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부채를 즐기는 여러 가지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부채면의 재질에서부터 부채면에 그려진 그림, 부챗살의 조각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감상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애장 부채를 오랫동안 보관하는 방법까지 가르쳐 준다.

또한 중국에서 유명한 부채 명가 일곱 군데를 소개하고 있는데, 경성의 부채, 항주 왕성기 부채, 소주의 향나무 부채, 홍호의 깃털 부채, 신회의 빈랑, 사천의 공선, 영창의 접선 등이 그것이다.

대만 고궁박물관에는 부채 그림만을 특별히 전시하는 전시실이 있다. 그림은 그곳에 보관되어 있는 '부용도'



화려한 부채의 문학적 색채를 이야기한다면 중국 시사가부(詩詞歌賦)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한나라 성제(成帝) 시기의 반첩여(班婕妤)가 지은 《원가행(怨歌行)》에는 한 재녀(才女)의 가슴 아픈 사랑과 갈망이 한 자루의 가을 부채를 통해 모조리 표현되었다. 또 왕헌지(王獻之)와 그의 첩 도엽(桃葉)이 함께 노래한 《도엽가(桃葉歌)》와 《답왕단선가(答王團扇歌)》에서도 부채에 빌려 사랑을 노래하며,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기도 한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부채에 얽힌 아름다운 시사가부를 곁들여서 독자들에게 부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怨歌行(원망의 노래) : 반첩여(班婕妤, 漢)

새 비단 한 폭이 눈처럼 곱고 희구나.
재단해 합환선을 만드니
둥글둥글한 것이 꼭 명월을 닮았네.
고운 님 소매 자락에 고이 넣어두니
흔들흔들 바람을 일으키는구나.
가을이 올까 두렵도다.
서늘한 바람에 더위가 물러가면,
바구니에 버려져 사랑 받지 못하겠네.

桃葉歌(도엽의 노래) : 왕헌지(王獻之, 晋)

도엽아, 도엽아.
복숭아 잎사귀는 뿌리와 서로 연결되어 즐거워하는데,
나만 은근히 홀로 있구나.
도엽아, 도엽아.
강을 건너면서도 노를 쓸 수 없구나.
그래도 힘들어하지 않으니,
내가 친히 너를 맞이하리라.

答王團扇歌(왕희지에 답하는 비단 부채 노래) : 도엽(桃葉, 晋)

일곱 가지 보물을 그린 단선이
밝은 달처럼 찬란히 빛나네.
우리 님과 함께한 그 떠들썩했던 여름을
나는 그리워하며 잊을 수 없네.
푸른 숲 대나무를 모아다
하얀 단선을 만들어 볼까나.
우리 님 단선을 손에 쥐고 흔들며
시원한 바람에 편안하겠네.
단선아, 단선아.
스스로 그림을 가려도 좋아.
초췌한 얼굴을 다시 정리할 수 없으니,
부끄러워 우리 님을 어찌 보려나.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시리즈는 번역과정에서 일부 번역료를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는 점이 특이한데 중국정부는 자국 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방편으로 중국 문화를 알리는 우수도서의 해외 번역출판물에 대해 지원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나날이 경제 교류가 증가하고 있고,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우리 기업들도 많이 진출하고 있다. 일상생활소품을 통해 중국 문화를 알아보는 것은 중국인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역자 소개

저자 저우위치(周玉奇)는 1957년생으로, 현재 염성(鹽城)시 도서관 부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강소성(江蘇省) 작가 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문화 연구 작업에 몰두해 왔으며, 중국 민속 문화 연구에 조예가 깊다.

역자 박승미는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대만에서 수학하였다. 최근까지 중국계 은행에서 근무하였으며, 현재 (주)엔터스코리아 중국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손에 잡히는 중국경제>, <읽으면 돈이 되는 중국경제 이야기> 등 다수가 있다.

차례

1. 아름다운 부채 문화
부채의 연원과 기능 l 부채 문화의 형성과 발전 l 부채의 유행과 그 영향
2. 생활 속에서 태어난 부채
3. 새로운 예술, 부채 그림
4. 문학 작품 속의 부채
5. 부채에 쓴 사랑의 편지
6. 소형조각예술품, 부채
7. 부채와 노래, 춤
8. 연극의 필수요소, 부채
9. 부채와 문인
10. 혼례 · 장례에 깃든 부채 문화
11. 부채와 관련된 아름다운 풍습들
12. 부채와 건축미
13. 무협소설과 부채
14. 부채 즐기기
15. 전해 내려오는 명품 부채들
16. 부채 명가
경성의 부채 l 항주 왕성기 부채 l 소주의 향나무 부채 l 홍호의 깃털 부채 l 신회의 빈랑 l 사천의 공선 l 영창의 접선
17. 시 속의 부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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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운치 - 10점
저우위치 지음, 박승미 옮김/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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