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타계' 품절 책 재인쇄…'피델 카스트로' 등 부활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쿠바의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최근 타계하면서 생전의 그와 관련된 책들도 주목을 끈다. 이 때문에 일부 책은 품절상태였다가 재인쇄에 나서기도 한 상황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카스트로 의장은 체 게바라와 함께 혁명을 이끈 쿠바의 혁명영웅이기도 하지만 반세기 넘게 장기집권에 나서면서 자유를 억압한 독재자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엇갈리는 평가와 양국 간 국교 단절 탓에 국내에서도 카스트로에 대해서는 대중적인 관심이 낮았던 편이다. 그러나 카스트로의 타계 소식에 출판계에서도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그와 관련된 서적들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29일 인터넷서점 예스 24에 따르면 카스트로와 관련된 책들은 5종 정도가 판매 중이다. ▲들어라! 미국이여(산지니) ▲피델 카스트로(현대문학) ▲김정일과 카스트로가 경제위기를 만났을 때(전략과문화) ▲카스트로와 마르케스(예문) ▲카스트로와 쿠바 혁명(주니어김영사) 등이다.


'들어라! 미국이여'는 카스트로가 내놨던 연설과 대담을 모은 책들로 전쟁, 인종차별, 경제적 불의 등에 대해 비판한 2000년 유엔 밀레니엄정상회담 당시를 포함해 미국, 쿠바, 남아프리카공화국, 베네수엘라, 파나마 등에서 행한 연설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마이 라이프'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피델 카스트로'는 공동저자 이냐시오 라모네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2년여 동안 100시간 이상의 인터뷰를 통해 카스트로에 대해 조명한 책이다. 카스트로의 어린 시절, 체 게바라와의 관계, 핵전쟁의 위험, 암살에 당할 뻔한 위기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 혁명영웅이자 독재자로 추앙과 비난을 동시에 받아온 카스트로에 대해 담아냈다.

 '김정일과 카스트로가 경제위기를 만났을 때'는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대입해 북한과 쿠바의 사례를 비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스트로와 마르케스'는 카스트로와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콜롬비아 문학가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깊은 우정을 맺고 있었다는 점을 조명하면서 그들의 공생관계를 짚어본 책이다. '카스트로와 쿠바 혁명'은 청소년들을 위해 쿠바의 역사와 혁명 과정 등을 기술한 역사학습만화다.

 
 
 이 밖에도 ▲피델 카스트로의 체(피델 카스트로 저·녹두) ▲레볼루션(피델 카스트로 등 저·미토) ▲피델 카스트로(알브레흐트 하게만 저·지식경영사) ▲피델카스트로의 쿠바(그레고리 토지안 저·황매) ▲피델 카스트로&체 게바라(사이먼 리드헨리 저·21세기북스) 등의 책이 있지만 품절돼있는 상태다. 인기가 많아서라기보다 큰 호응이 없는 가운데 추가 인쇄를 하지 않은 탓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카스트로:아바나 선언(피델 카스트로 저·프레시안북) ▲피델 카스트로(로버트 E 쿼크 저·홍익출판사) 등의 책은 절판됐다.

이를 보듯 국내에서 그동안 카스트로와 관련된 책들은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했다. '들어라! 미국이여'를 출간한 강수걸 산지니 대표는 "카스트로의 책은 체 게바라 관련 책처럼 잘 팔리진 않았던 것 같다"며 "2000부 정도 찍었는데 절반 정도를 소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스트로가 타계한 이후 일부 책들은 주목도를 고려해 재인쇄에 나서는 모습도 보인다. 현대문학의 '피델 카스트로'는 재고가 품절돼있는 상태에서 재인쇄를 하면서 다시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문학 관계자는 "판매가 그렇게 많이 되진 않았지만 이번 카스트로 타계를 계기로 독자들이 찾지 않을까 싶어 재인쇄하게 됐다"며 "카스트로를 직접 인터뷰해 심도 있게 다룬 자서전"이라고 말했다. pjk76@newsis.com

 

2016-11-30 | 박정규 기자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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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라! 미국이여 - 10점
피델 카스트로 지음, 강문구 옮김, 이창우 그림/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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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6.11.30 1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들어라 미국이여!도 품절 대란이 일어나면 좋겠네요:)


피델 카스트로(1926.8.13.~2016.11.26). 미국의 코앞 쿠바에서 보란 듯이 사회주의 나라를 만들고 지킨 인물이다라틴아메리카에 반미전선을 형성한 그다미국의 경제봉쇄에 텃밭경제로 맞선 그가 고단한 투쟁을 뒤로하고 눈을 감았다향년90가난한 나라 쿠바가 아프리카에 의료진을 가장 많이 파견한 데는 국가의 철학이 달랐기 때문이다그의 연설문 곳곳에는 자본주의 모순과 제국에 대한 일침 그리고 인류애가 묻어나 있다책장 한켠, 연설모음집을 다시 꺼내 그를 추모한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들어라미국이여』 카스트로 연설모음집

강문구 옮김이창우 일러스트/산지니/2007.3




피델 카스트로 연설문 중

 

▶흔히 사람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에 대해서 자주 얘기하곤 합니다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전 세계에 만연해 있는 인종차별에 대해 얘기해야 합니다이 세계에는 40억이 넘는 인류가 최하의 기본권마저 박탈당한 채 살고 있습니다. P16

 

많은 아프리카 국가의 대표들이 가혹한 현실에 대해 언급했습니다비록 에이즈 치료제가 제공된다 하더라도 그 나라에는 치료제를 분배하고 관리할 기간시설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P68

 

오늘날 우리는 유엔 시스템에 대해서는 실제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우리는 유엔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실제 우리가 가진 것이라고는 소수 강대국이 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을 통치하는 지배 시스템뿐입니다. P76

 

3조억 달러의 투기거래가 매일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만약 모든 투기거래가 1퍼센트의 세금만 부과하더라도 그 세금으로 자연 및 환경보호에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여개발도상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P96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허황된 과정이 가져온 결과입니다매년 의학 연구에 투자되는 560억 달러 중 겨우 1퍼센트만이 저발전국들의 4대 재앙인 폐렴설사결핵말라리아 연구에 사용됩니다. p97

 

수만 명의 아프리카 의사를 수련시켜야 할 중차대한 필요성은 존재하지만어느 누구도 이에 관해 신경쓰지 않았습니다세계의 부국들은 오직 석유다이아몬드광물자원임업자원,천연가스값싼 노동력에만 관심을 기울였습니다그 결과 오늘의 아프리카 상황은 이전 식민지 시대보다도 훨씬 더 악화되어 있습니다훨씬 더 나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인구는 몇 배로 늘었으나상황은 지옥입니다 P110

 



(3세계로부터의자본유출이 대량학살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 왜냐하면 물질적·인적 손실 규모가 전쟁 시기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이것이 정당합니까이것이 민주적입니까이것이 인간적입니까? P136

 

어린이는 어른들보다 빈곤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더 심각합니다어린이가 입는 육체적·정신적 피해는 죽을 때까지 계속되기 때문에그 어떤 그룹도 어린이만큼 피해를 입지를 않습니다. P158

 

인류가 정치발전사회정의평화공존 분야에서는 과학기술 분야의 경이로운 진보보다 한창 낙후되어 있다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P172

 

피노체트의 행동은 단독범행이 아니었습니다미국대통령미국정부미 정부 최고위직 관리들이 아옌데가 선출되던 바로 그날 그를 전복할 결정을 내렸던 것입니다. P204

 

나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국가들이 퇴폐적인 제국에 의해 삼켜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하지만 그 국가들을 결코 소화하지는 못할 것입니다이 국민들은 더 위대하고 더 존엄한 운명을 찾아서 하나로 뭉치고 단결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P226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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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한파특보가 발효 중인데, 나라 밖에서는 벌써 얼음이 녹나 봅니다. 미국과 쿠바가 50여년만에 국교 정상화에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들어라, 미국이여』를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쿠바의 군인이며 정치가, 노동운동가이며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혁명을 성공시킨 피델 카스트로의 연설 모음집입니다. 피델 카스트로는 현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라 카스트로의 형이기도 합니다. 자신은 2008년까지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맡았지요.

 

 

 


 

이 연설집에서는 그의 육성이 좀 더 생생하고 뜨겁게 들립니다. 예를 들면 이것. 유네스코 전 총리 마요르가 물었습니다. 오늘날 쿠바인의 꿈은 무엇인가? 카스트로는 대답합니다. 천백만 개의 꿈이 존재할 것이다. 마요르와 카스트로가 아닌 3자는 이를 "카스트로는 쿠바인들이 천백만 개의 꿈이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도로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 저는 전자가 더 좋습니다. 
바로 다음 문답 "이들의 꿈은 이전 세대의 꿈과 어떻게 다른가?" 도 좋으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
다. 또 마음에 드는 문답을 하나 더 꺼내면.

 

 

다가오는 20년 안에 가난한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은 존재하는가?

인류는 이제 각성하기 시작하고 있다. 시애틀과 다보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라. 사람들은 금세기에 발생했던 대재앙과 대학살의 공포에 대해서는 자주 말하지만, 지금 우리가 논하고 있는 경제 질서 때문에 수천만 명이 굶어죽거나, 치료 가능한 병인데도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린다. 그들은 표면상으로 성장했다는 통계를 가지고 큰소리치지만, 결과적으로 제3세계 국가들의 현실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더 악화되고 있다. 성장은 종종 진정한 발전이나 더 나은 부의 분배에는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하는 소비재의 축적에만 의존한다. 신자유주의가 판을 치는 몇십 년 이후에 부자는 더욱 부유해지는 반면 가난한 자는 더 많아지고 더 가난해질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기사를 보니 미국과 쿠바의 화해를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하는데요. 양국 고위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대하거나 오바마와 카스트로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구체적인 실천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도 교황에 대한 언급이 있어요.

 

 

1988년 1월, 교황 바오로 2세가 아바나를 방문했다. 교황은 당신을 설득시키려 했는가?


교황이 나에게 무언가를 설득하려 한 기억은 정말 없다. (중략) 우리는 교황이 도착할 때와 떠날 때, 공개적인 대화를 나누었는데,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각자의 입장을 개진했다. (중략) 결국 혁명과 교황 양자 모두 자신들의 힘을 훨씬 더 잘 인식하면서 부각될 수 있었던 것이다.

 

중략된 부분에는 쿠바가 교황 방문을 어떻게 조직했고 교황을 어떻게 맞이했는지도 언급되는데, 올해 교황 방한이 떠오르는 대답이었습니다.

 

뜨겁고 단단한(실제로 양장본이에요) 『들어라, 미국이여』 읽으면서 세상에 진정한 봄이 오기를 기다려보려구요.

 

 

 

 

들어라! 미국이여 - 10점
피델 카스트로 지음, 강문구 옮김, 이창우 그림/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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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뤼에르 2014.12.19 1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쿠바, 이란과 미국의 화해 모드로 인해 북한이 미국의 주목대상으로 떠올랐다고 하네요. 쿠바와 미국의 분위기처럼 북한과도 평화 분위기가 지속되었으면 좋겠어요~

1967년 10월 9일, 볼리비아에 있는 작은 학교에서 체 게바라가 죽었다. 미국 CIA의 사주를 받은 볼리비아 정부군에 의해 처형을 당한 것이다. 학교 교실 한쪽 구석에는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이 놓여 있었는데,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짐승의 위장처럼 배낭은 형편없이 쪼그라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볼품없는 배낭 속에서는 필름, 지도, 무전기 등과 함께 두 권의 비망록과 녹색의 노트 한 권이 나왔다. 두 권의 비망록은 훗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체 게바라의 일기>였는데, 나머지 한 권의 녹색 스프링 노트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체 게바라의 녹색 노트는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는데 최근에서야 그 안에는 체 게바라가 직접 옮겨 적은 69편의 시가 들어 있음이 밝혀졌다.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는 중남미 시인이자 남미 전문가인 구광렬 울산대 교수가 녹색 노트에 들어 있던 그 69편의 시를 매개로 체 게바라의 일생을 들여다본 것이다.

20세기를 거쳐 21세기도 10년이나 지나가는 지금, 지구촌에서 체 게바라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불꽃처럼 살다 간 혁명가.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혁명을 꿈꾸며 자신의 온 생애를 다 바친 이 남자 체(이 남자는 자신이 체로 불리는 걸 좋아했다. ‘체’는 “이봐, 친구~”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누군가를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다.)를 생각하면 불온하고 음습하며 무언가 반역적인 혁명이 아니라 낭만적이고 이상적이며 꿈을 꾸는 듯한 혁명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40여 년 동안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를 이끌었지만 쿠바 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역시 체 게바라이다.

본명이 에르네스토 게바라인 체는 아르헨티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청년 시절 고물 오토바이 ‘로시난테’를 타고 남미 구석구석을 여행했던 경험은 감수성이 예민했던 체로 하여금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남미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싹트게 만들었으며, 이는 이후에 혁명에 뛰어들게 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유럽 제국주의자들이 아메리카에서 문명을 이루고 살던 인디오들을 학살한 이후 남미는 언제나 제국주의자들의 희생양이 되어왔다. 18세기, 19세기를 거쳐 20세기에 이르러서도 제국주의자들은 그 모습만 달리했을 뿐 그 땅에 터전을 두고 사는 사람들은 항상 가난했으며 무언가를 빼앗기고 살았다. 아르헨티나인인 체 게바라가 왜 쿠바에 가서 혁명을 하고자 했는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체에게는 가난하고 핍박받는 사람이라면 남미 어디든지, 아니 세계 어디든 구분하지 않았으며,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그래서 체는 쿠바 혁명이 성공한 이후 아프리카 콩고에서 활동을 하기도 하고, 이후 볼리비아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쿠바 혁명을 위해 싸우던 시에라 마에스트라 전선의 막사 안에서 시가를 문 채 괴테의 자서전을 읽고 있는 사진이 남아 있을 정도로 체는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었다. 어려서 천식으로 기도가 막혀 숨을 쉬기 힘들 때도 침대 위에 책상을 올려놓고 팔꿈치를 괴고 앉아서 책을 읽곤 했다. 책은 천식의 고통조차 덜어주는 것 같았다고 주위 사람들은 회고했다.

어려서부터 독서광이었던 체는 그 어떤 문학 장르 가운데 특히 시를 사랑했다. 직접 시를 쓰기도 했지만 자신은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고 위대한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 등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들의 시를 읽는 걸 좋아했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전장에서 직접 필사한 시들은 체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어주었던 듯하다. 녹색 노트의 시들은 네루다를 비롯하여 안데스의 시인 세사르 바예호, 쿠바의 국민시인 니콜라스 기옌, 스페인 시인 레온 펠리페 등 네 사람의 것들인데, 이 가운데 이미 세상은 떠난 바예호를 제외한 나머지 시인들은 체가 죽자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를 발표했다. 체의 녹색 노트에 자신들의 시가 들어있음도 모른 채.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시인들은 또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체는 사후에 ‘라틴아메리카의 돈키호테’라는 별명을 얻는다. 많은 사람들이 체를 무모한 돈키호테라 여겼지만 정작 그는 돈키호테를 ‘자신의 올바른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모험가’라고 생각했다. 체가 필사한 67번째의 시 「대모험」은 레온 펠리페가 돈키호테의 이상을 묘사한 것인데, 거기에서 돈키호테는 평화의 천사가 나타나 자신의 투구를 가져가버리고 대신 빛의 왕관을 받는 경이로운 경험을 한다. 체의 이상은 이것이 아니었을까. 무기를 상징하는 투구가 사라지고 빛이 지배하는 세상. 정의가 넘치는 세상. 체는 자신의 이상을 위해 평안함과 안락함을 내던지는 걸 주저하지 않았고, 전장에서도 시와 낭만을 잃지 않던 휴머니스트 혁명가였다.

체 게바라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가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애용되고, 체의 이름을 딴 맥주가 출시되며(실제로 체는 술을 잘 못 마셨다), 체가 죽은 볼리비아엔 해마다 성지 순례자들이 모여들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안티-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체가 죽은 다음에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인들이 많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죽음을 기뻐하는 시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항상 자본의 편이 아닌 민중의 편에 섰던 그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동의 여부는 차치하고, 자신의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그 열정이 바로 세계인들이 그를 기억하는 이유가 아닌가 한다. 이상을 위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던져버릴 수 있는 열정. 소소한 일상에 파묻혀 사는 나는 이 책을 통해 인간에 대해, 인간의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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