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대표방송 KNN에서 운영하는 <행복한 책읽기> 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각계 명사와 전문가, 일반 시청자가 감명깊게 읽은 책의 내용과 감동을 전하며, 책읽기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일깨우고, 책읽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남한에서 살아가는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의 저자인 정영선 작가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얼마 전 새로 문을 연 산지니 출판사의 공간에서 진행하였는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었죠.




 





  사실 얼마 전 인터뷰(http://sanzinibook.tistory.com/2487)에서 이미 분단과 통일, 탈북자와 남북관계 등 여러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번에 듣지 못 했던, 또 다른 이야기들을 오늘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책의 제목을 '생각하는 사람들' 이라고 지은 이유에 대해서, 그리고 이 소설을 쓰게 된 이유, 그러니까 분단이라는 주제에 주목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좀 더 심층적인 생각들을 얘기해 주셨습니다.

  그는 크나큰 실존적 고통 앞에 인간이 직면하게 되는 순간을 목격하고, 그것을 글로 쓰고자 합니다. 탈북자는 그 누구보다도 분단의 트라우마를 생생하게,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존재들입니다. 이론적, 학술적 탐구가 아닌 그들 각 개인들의 아픔을 통해 분단의 현실과 마주하게 된 것이죠. 







  이토록 치열한 그의 고민의 흔적들이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8월 26일 (일) 오전 9시 05분부터 방영 예정이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www.knn.co.kr/category/tv/happy-readding)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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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정영선, 『생각하는 사람들』 (산지니, 2018)




[필자 소개]

  도서출판 《산지니》 에서 2개월 동안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 윤형석입니다. 저는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있고, 특히 38선 이남에서 적대적으로 인식되는 '북조선'과 '일본'이라는 두 국가와 어떻게 우호적인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살다 보면, 북조선이라는 국가와 그 구성원들에 대한 혐오와 경멸을 끊임없이 만나게 됩니다.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아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탈북자들은, 이러한 사회 속에서 온갖 모멸과 수치를 견디며 힘들게 연명해가고 있겠지요. 탈북자의 자살률이 엄청나게 높으며, 다시 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상당수라는 소식을 전해듣기는 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언론을 통해서도 탈북자들의 '증언'을 접할 수는 있겠지만, 과연 그것은 진실일까요? 비록 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으나, 『생각하는 사람들』 은 우리가 알지 못 했던 북조선 사람들의 '진짜' 증언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 서로를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호칭에 대한 정의일 것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이북을 이남의 '수복해야 할 영토'로 규정하는 '북한'이라는 호칭은 남북관계의 화해와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상대방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것에 대한 존중의 뜻을 담아, 저는 '북한'이 아닌 '북조선'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였고, 이와 같은 흐름이 전 사회적으로도 확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등 국민’

  남한에서 살아가는 탈북자들은 어떤 존재일까? 이들은 자유를 찾아서 북조선을 떠나온 이들이다. 곧바로 38선을 넘어서 오는 경우도 있고, 혹은 압록강을 건너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거쳐 남한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든 북에서 남으로 건너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을 수반하는 일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 모든 것들을 감내한다. 현재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의 수는 3만 명을 넘어섰지만, 남한의 보통 사람들만큼의 삶의 질을 누리는 탈북자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탈북자들은 5년간 정착지원금과 적응생활비로 총 2,000여만 원을 받지만, 금액의 대부분을 북조선에 잔류하고 있는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한다. 탈북자들 대부분은 저임금의 3D 업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이들에 대한 남한 사회의 불신어린 시선으로 인해 취업이나 승진의 기회에서 배제되는 경험을 수시로 겪는다. 자살률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남한은 세계적으로도 자살률이 최상위권에 다다르는 나라인데, 그 중에서도 탈북자들의 자살률은 평균치의 3배에 육박한다. 이들은 남한의 TV, 영화 등을 보며 발전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안락하고 자유로운 삶을 꿈꾸며 남한으로 입국하지만, 돈이 없으면 그 어떤 자유와 안락도 보장되지 않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이기에 남한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이들의 환상은 무참히 부서지기 시작한다.

  국가 또한 온전히 이들의 편이 아니다. 어찌되었든 자신들의 체제정당성을 끊임없이 국민들에게 주입시키고자 하는 것이 국가권력의 본질이기에, 탈북자들은 지속적으로 반공의 나팔수로 활용되고 북조선정권의 잔혹성과 독재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홍보하는 기제로 동원된다. 남한에 내려와 살 길이 막막한 탈북자들은 자신들을 반공의 투사로 사용하기 원하는 정권과 그에 복무하는 언론을 위해, 그들이 원하는대로 최대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언사들로 자신들의 조국을 비난한다. 이 과정에서 북조선 사람들에 대한 남한 사회의 정치적/경제적 인종주의는 더욱 강화되고, 탈북자를 바라보는 남한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 또한 한층 더 깊어진다.


  '탈북자'는 누구인가?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 은, 이렇듯 분단의 트라우마가 온 사회를 지배하는 오늘날 남한에서 살아가고 있는 탈북자들의 삶을 담담하고 일상적인 문장들로 보여준다. 아마도 작가가 그 자신을 대입한 것으로 보이는 주인공 '주영'은, 겨우 구색만 갖추고 있는 낡은 출판사에 면접을 보러 간다. 그 곳에서 안전부(국정원)의 '코'를 만나 인터넷 뉴스 댓글 란에서 야당 대선후보를 '친북', '종북'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후 '코'의 소개로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위한 교육기관인 유니원(하나원)에 청소년 글쓰기 강사로 들어가게 되고, 각자 다양한 경험들을 안고 남한으로 오게 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작중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각종 차별과 수모를 겪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진다. 유니원에서 이들은 CCTV로 24시간 감시당하고,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감금에 가까운 생활을 해야만 한다. 유니원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가혹하기는 매한가지다. 선거 때마다 야당 후보를 ‘빨갱이’로 몰아가는 댓글 조작에 어쩔 수 없이 협력해야 하는 탈북자들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고,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아들 ‘창주’와 어머니 ‘금향’이 겪는 문제들, 그리고 비록 탈북자는 아니지만 ‘코’를 통해 안전부의 활동에 점점 타의적으로 개입되어가는 ‘주영’ 등, 분단 구조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을 여실히 엿볼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작중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가진 남한 사회에 대해 나름의 평가를 내리는 부분이다. 주유소 사장 아들에게 중국어 과외를 하고 있는 ‘병욱’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국은 사람을 쓸쓸하게 하는 뭔가가 있었다. (…) 여긴 투명한 유리벽에 둘러싸인 기분이었고 무시와 차별이라는 습기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67쪽)”, “남조선은 이 교통망만큼 미로였다. 무질서하다 싶다가도, 질서가 있고 다들 돈독이 올라 눈이 뒤집혔다고 생각되는데 또 자본에 저항하는 사람도 있었다. (…) 온 나라가 정권 퇴진 운동을 하는 것 같은데 야구장엔 수만 명이 모였다.(119쪽)”

  통상적으로 언론에 노출되는, ‘억압적인 독재정권에서 벗어나 자유 대한민국에서 살게 되어 감사하고 기뻐하는’ 탈북자의 이미지와는 다소 상반된 대목이다. 가공의 인물들이지만 이렇듯 필자와 같은 남한 국민이 보기에도 일정 부분 공감되는 것은, 아마도 남한 역시 북조선만큼은 아니더라도 완전한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고 자본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이 사회 최상층부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우리가 원했던 탈북자와 그들이 칭송하는 '자유 대한민국'이 아닌 날 것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있는 그대로의 남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지음 | 280쪽 | 14,800원 | 2018년 5월 24일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들 - 10점

정영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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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니카 2018.07.05 21: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북한의 호칭에 대한 소신이 인상적입니다. 저도 동의는 하는데, '북한'이라는 단어가 입에 붙어 잘 고쳐지지가 않네요. '북조선'과 '일본'이라는 두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나가는 일은 우리 사회의 평화와 안정에도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2. BlogIcon 단디SJ 2018.07.06 15: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어요! 적어주신 것처럼 특히 병욱이 나오는 부분이나 말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음에 올려주실 글(어떤 형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도 기대할께요~

  3. BlogIcon 실버_ 2018.07.09 09: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진 탈북자들에 대한 인식만 생각해봤는데, 미처 '북한'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국제관계학을 전공하신다니 흥미롭네요. 앞으로의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

 

정영선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

 

 

 

 

▶ 탈북자, 그들에게 남쪽은 정말 따뜻한 곳일까?

    ‘북한’이라는 징표를 가진 아주 ‘특별한 국민’

    그들을 향한 끊임없는 구별과 배제 그리고 외로움에 관하여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작가상, 봉생문화상을 수상한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이 출간되었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지 않은 유일한 곳, 북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국경을 넘어 남한으로 온 사람들. 이 소설은 탈북자들을 소재로 하여 그들의 남한에서의 삶과 한국사회의 또 다른 어둠을 그려낸다. 주인공 주영은 간판 하나 제대로 걸리지 않은 출판사에 면접을 보러 간다. 그곳에서 만난 국정원 ‘코’는 그녀에게 인터넷 댓글 업무를 지시한다. 대선이 끝난 후, 코는 주영에게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위한 교육 기관인 유니원 계약직 자리를 제안하고, 주영은 유니원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이유로 남한을 선택한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북한 사람도 남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연결 등이 논의됐고, 30분 정도 차이가 났던 남북한의 시간 역시 서울 표준시로 통일되었다. 11년 만에 이뤄진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 평화의 바람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종전과 통일의 염원이 높아지면서 자연히 북한의 삶, 북한의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 출신자들의 삶은 어떨까? 북한 사람도, 남한 사람도 아닌 사람들. 그들은 고향과 가족들과의 이산까지 각오하면서 결정한 선택의 끝에 자유와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


 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국경을 넘은 이들의 사연과 남한에서의 삶을 보여준다. 자유를 찾아 남한을 선택한 수지, 축구를 하고 싶었던 창주, 글을 잘 쓰는 선주 등 사람들의 각기 다른 탈북의 이유와 남한에서의 삶을 보여주며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그들은 시시각각 찾아오는 외로움, 고립감과 함께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만 이곳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소설에서는 선거 때마다 댓글 알바생으로 쓰이는 북한 출신자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는 반북의 증언자가 되어 보수적인 정치 활동에 참여해야 남한 사회의 의심스런 눈초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신자유주의적 논리로 모든 것이 작동하는 한국사회에서 이들에게 주어진 자유는 시장이 허용되는 범위에 불과한 데다, ‘북한’ 출신자라는 멍에는 매순간 이들을 옥죄어 온다. 작가 정영선은 브로커가 된 탈북자 병욱, 아들 창주가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한다는 걸 알게 된 금향 등의 이야기를 통해 북한 출신자들의 힘겨운 남한살이를 전한다.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둘러싼 분단 구조가 이들에게 끊임없이 구별 짓고 배제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 멀리서 보면 안 보이지만,

가까이 서 보면 투명한 유리벽이 엄청 두껍고 높았다.
탈북자들은 온전한 한국인이 될 수 없었다

 

 

 

인도적이니 뭐니 해도 남한 사람들은

남한을 자랑하기 위한 도구로 공화국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 같았다.

 

_ p.123

 

 

 꺼내 보기도 힘든 아픔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아픔을 꺼내 큰소리로 이야기하라고 한다. 그래야 이곳에서 먹고살 수 있다고 말이다. 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은 남한 사회가 어떻게 탈북자들과 관계하는지 보여준다. 탈북자들의 일상에 집중해 전개되는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남북체제 경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해버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자는 2018년 3월까지 3만 명(3,1531명)을 넘어섰다. 탈북의 양상 또한 경제적, 생계형에서 보다 나은 삶을 택하는 이민형 탈북으로 변하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들』에 등장하는 ‘수지’라는 인물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대두되는 탈북의 양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현재 남한에서 A대학을 다니는 수지는 중국 단둥 유학을 다녀온 후, 자유로운 한국 생활에 대한 동경으로 탈북을 선택했다. 그녀는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왔는데,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름은 봄희에서 수지로 바꾼다. 유학을 다녀올 만큼 북한 사회 내 꽤 괜찮은 집안에서 태어난 수지는 국정원 및 브로커의 관찰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국정원 코는 그녀에게 개인적인 접촉을 할 뿐만 아니라 주영을 통해 그녀의 정보를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수지가 13국 국장의 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병욱은 부모님의 정보를 주겠다고 하며 그녀의 곁을 맴돌며 다시 고향으로 갈 것을 제안한다. 수지는 자유를 위해 한국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북한출신자라는 꼬리표는 그녀를 꾸준히 감시의 대상으로 만들고, 가족과 고향이라고 하는 지독한 그리움과 아픔을 반북의 증언으로 쓰고자 한다.

 

 

 

 

▶ 소설은 끝났지만, 결코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소설은 끝난 걸까 _ p.278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의 마지막 장인 「작가의 말」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소설은 탈북자들의 현실과 문제들을 실타래처럼 엉키게 한 뒤 끝을 맺는다. 시인이 되겠다고 한 선주는 이제 퇴원을 했고, 축구를 하고 싶다던 창주의 꿈은 여전했으며, 자유롭고 싶다던 수지는 자신 앞에 드리워진 위험의 그림자를 보지 못한다. 작가 정영선은 이와 같은 상황들에 대해 “어쩌면 이제까지 쓴 것보다 더 긴 이야기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에 “그들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불안과 갈등은 비슷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마무리가 되더라도, 분단이라는 근본적 구조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북한출신자들의 이야기는 결코 끝을 맺을 수 없을 것이다. 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들의 삶을 옥죄어 오는 분단이라는 구조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들은 왜 자신의 출생지 때문에 차별받아야 하는가? 어쩌면 소설은 너무나 당연해 질문조차 하지 않았던 모든 고정관념에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분단의 극복 없이, 이 소설은 결코 끝날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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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목차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지음 | 280쪽 | 14,800원 | 2018년 5월 24일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들 - 10점

정영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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