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출신 원로 소설가 김춘복(78)씨가 '꽃바람 꽃샘바람' 이후 17년 만에 낸 새 장편소설이다.

작품은 주인공 준규가 집안 어른들의 이념 차이 때문에 이별한 첫사랑을 되찾는 과정을 그렸다.

준규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가담해 고된 고문을 겪고 군대에 다녀오는 사이 연인 은미와 이별한다.

30여 년이 흘러 소설가가 된 준규는 조선시대 검무 기생 운심에 관한 소설을 쓰려 운심의 묘소를 찾았다가 기묘한 꿈을 꾸고, 꿈을 계기로 첫사랑 은미와의 추억을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준규와 은미의 이야기는 1956년 대통령 선거부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장장 50년에 걸쳐 이어진다.

작가는 조선시대 기생 운심과 운심이 사랑한 관원의 이야기를 은미와 준규의 삶에 적용했다. 마치 관원이 준규로, 운심이 은미로 환생한 듯 꾸며간 작품은 전생과 현생을 넘나든다.

작가는 "작품에는 우리 사회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대통합을 이루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정치적인 것을 그대로 내놓지 않으려고 작품을 고치고 고치다 보니 완성하는 데 13년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산지니. 366쪽. 1만5천원.

한혜원 | 연합뉴스 | 201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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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복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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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조명숙, 3년 만에 소설집 출간




중견 소설가 조명숙이 네 번째 소설집을 냈다. 2012년 '댄싱 맘' 이후 3년 만이다.

새 소설집 '조금씩 도둑'에는 그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표한 단편소설 9편이 실렸다.

표제작인 '조금씩 도둑'은 어려서부터 친구인 세 소녀가 마흔을 전후한 나이가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음식점에서 만난 조명숙 작가는 "작가로서 사회에 냉담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사회적 문제를 완전히 작품 전면에 내놓기도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짧은 글이라도 써서 SNS에 올리고 털어버리면 좋을 텐데, 소설가라 그것도 잘 안 되더라고요."

고민하던 작가가 실제 사건을 작품에 담는 데 쓴 비법은 '왜곡'이다. 조 작가는 영감을 얻은 사회적 사건이 일어나면 적어도 1년, 길게는 5년이 지나고 기억의 실체가 흐릿해졌을 때, 자기 방식으로 다시 그 때를 회상하며 글을 써내려갔다.

이런 방식으로 '거기 없는 당신'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 당시 촛불시위를 하는 남편을 찾는 여자의 우울한 일상을 그렸다. '가가의 토요일'은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둘러싼 사회적인 분위기를 담아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의 충격만큼은 오래 기다릴 수 없었다. '점심의 종류'는 참사 5개월이 지나기 전에 썼다. 그마저도 차마 사고 직후의 처참함을 담을 수 없어 10년 뒤의 모습을 상상하고 썼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작품 대부분이 사건 당시나 직후를 담고 있어 저는 새로운 방식으로 쓰고 싶었습니다. 참사 자체를 다루기 괴로웠던 점도 있었고요."

'러닝 맨'에는 지난해 여동생을 폐암으로 잃은 작가 본인의 개인적인 아픔이 담겼다. 책 속에서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아버지는 딸이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한겨울 거리를 옷을 벗고 달린다.

조 작가는 이 소설을 줄 한 번 바꾸지 않고 뱉어내듯 써내려갔다. "너무 힘들어서, 내가 힘들어서 읽는 사람도 같이 아파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말했다.

책 속 작가의 말에서 그는 "지극한 고통엔 섣부른 위로보다 또 다른 고통이 약이 되기도 하는 법이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여기 적어둔다"고 했다.

한혜원ㅣ연합뉴스ㅣ201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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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도둑 - 10점
조명숙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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