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하고 있던 편집장님께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편집장 님~ 저 강기화입니다."
작년 11월에 출간된 동시집 『놀기 좋은 날』의 동시작가 강기화 선생님의 전화였습니다.
"저... 인터넷상에서 약간의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요..."
선생님께서 전해주신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어느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시화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이 어린이는 강기화 동시집 『놀기 좋은 날』에 실린 동시 「중독」을 옮겨 적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시는 '강기화'라는 이름을 쓰고, 그림에는 본인의 이름을 적어 교실 게시판에 전시했죠. 아마 강기화 선생님의 동시가 이 친구의 마음과 같았나봅니다.
그런데 이 시화를 찍은 사진이 블로그, 카페, 소셜미디어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떠돌아 다니게 되면서, 약간의 오해가 생겼습니다. 이 시를 5학년 어린이가 썼다고 말이죠. 동시 「중독」을 읽은 학부모님들은 아이의 순수하고 솔직한 마음에 감탄과 반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오해는 언론사의 오보로 인해 더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중앙일보>(2017.05.29일자) 정은혜 기자가 "온라인에서 화제인 초등학생의 시 '중독'"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고, 이후 온라인매체 <This is game> 임상훈 기자가 연이어 보도를 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초등학생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시 '중독', 사실은...
이후, 업로드한 기사가 오보임을 알게 된 <This is game> 임상훈 기자는 서울국제도서전 산지니 부스로 찾아와 사과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기사를 내리고, 정정 기사를 올렸습니다. 보도된 정정기사를 통해 알게 된 것인데요, 이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어린 친구가 많이 위축된 상태라고 합니다. 이 시를 본 책 제목을 묻는 언론사의 연락이 오기 시작하면서 시화를 만든 어린이는 마치 본인이 무언가 잘못한 것이 아닌가 하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죠.
동시 「중독」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이야기한 강기화 선생님
이 시를 읽고 예쁜 시화를 만들어준 어린 친구
작가와 독자의 교감에서 시작된 웃지 못할 오해와 해프닝이죠. 이 과정 속에 누구도 상처받거나 마음 다치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강기화 선생님의 동시 「중독」을 재밌게 읽고, 공감해줘서 고마워요, 어린 독자님!
우리 함께 멋진 상상 속으로 떠나볼까요? :: 동시집 『놀기 좋은 날』(책소개)
![]() |
놀기 좋은 날 - ![]() 강기화 지음, 구해인 그림/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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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 제목 아래
글 강기화
그림 OOO
라고
버젓이 쓰여 있는데... 이런 일이 생겼군요.
어른이 되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나쁜 버릇이 생기죠.
저도 누군가 보내준 아이가 그린 시화를 보고 감탄을 했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아이가 상처 받을 이유는 없지만 어른의 잘못인데.
상처받지 않게 작가님이 마음써 주신 것이 참 흐뭇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