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삶을 섬세하게 대면한다

‘다시 지역’은 오랜 동어반복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무크지 ‘5·7문학’은 지역이야말로 전 지구적인 위기를 감지하는 곳이며 놓을 수 없는 희망을 건져 올리는 곳이라 말한다.

‘5·7문학’은 현금의 문학 지형에서 지금-이곳의 문학이 갈 길을 찾고자 창간되었다. 로컬은 들여다보고 느낄수록 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양상이 선명해지는 지점이다. ‘5·7문학’은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한다. 창간호에 모인 지역의 대표적 시인·소설가·문학평론가 20인은 오늘날 지역에서 펼쳐지는 삶의 수많은 결들을 섬세하게 대면한다.




1980년대 이후, 지금-이곳의 문학이 갈 길

무크지 ‘5·7문학’이 우연에 가까운 계기로 영감을 얻게 된 ‘5·7문학협의회’는 1980년대에 부산에서 요산 김정한 선생을 필두로 결성되어 진보적인 민족문학의 복원, 문학운동의 탈중앙화를 이끌었던 단체이다. 허나 ‘5·7문학’은 과거의 상징을 절취하여 그에 기대고자 하지 않는다. 87체제 이후의 문학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질 때, 협의회의 문학운동에서 다시 건져내어야 할 가치들이 있음을 인지할 뿐이다.

‘5·7문학’의 편집위원들은 지역의 구체적인 삶에 착목하지만 로컬을 더욱 복잡다단하게 만드는 국가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지금-이곳의 문학을 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모룡 문학평론가는 “세계화라는 추상관념과 자본의 스펙터클이 보다 복잡해진 지역의 문제에 대한 착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구체를 놓치고 추상과 관념을 경배하는 문학은 자기도 모르게 세계의 속박을 용인”한다는 것이다.

최영철 시인은 “지역은 기회”라고 말하며 “지역이라는 공간에 인간과 세계가 안고 있는 제 문제가 있고 답도 있”다고 역설한다. “정신없이 대세에 휩쓸려가는 중심”과 달리, 시인에게 지역은 “피상적인 관념이 아닌 실체요 구체라는 점에서 (…) 처음을 되묻고 현재의 당면한 문제를 감지하고 돌파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강동수 소설가는 오늘의 문학이 “시대의 현실과 유리돼 있다는 느낌, 우리 시대의 화두를 회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 시대의 문제를 다시 관찰하고 오늘의 화법에 맞게 발언해야 할 때”이다.




만물에게 열려 있는 ‘주막’ 같은 시

<특집> 5·7의 작가 - 최영철 편

무크지 ‘5·7문학’ 창간호의 특집 작가는 시인 최영철이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외 4편에서 시인은 특유의 유연함으로 어둠을 직면하며 ‘웃픈’ 현실을 관통한다.

최영철 시인이 가장 최근에 펴낸 시집 3종을 중심으로 한 작가론 「만물이 공존하는 공동체 지향」에서 허정 문학평론가는 ‘시가 현실 속에 있어야 한다’는 시인의 시적 지향이 자연, 사물, 무생물 등 “현실과 무연해 보이는 것까지 끌어안는 양상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데 주목한다. 최영철 시인에게 있어 시는 “마지막 남은 재로 흐릿한, 문질러진 자국”이며 동시에 “만만한 주막거리”(「한때 시」)이다. 허정 평론가는 최영철 시인의 시를 만물에게 열려 있어 ‘아무나들’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읽어내며, 무효용성에 뿌리를 둔 시의 힘을 되새기게 한다.



신작 시·소설

신작 시와 소설 부문에는 지역의 대표적 작가 16인의 작품이 모였다. 시 부문에는 조성래, 조향미, 성선경, 이응인, 성윤석, 서규정, 고증식, 박서영, 표성배, 조말선, 최정란 시인의 신작 총 22편이 실렸고, 소설 부문에서는 조갑상의 「물구나무 서는 아이」, 강동수의 「언더 더 씨」, 정영선의 「치약거품을 물고 하는 대답」, 허택의 「어깨를 내리다」를 만날 수 있다.

한자리에 모인 지역 작가들의 목소리는 부산·경남 문단 내에 얼마나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는지를 보여준다. 각각의 목소리를 하나로 뭉뚱그릴 수 없음에도 분명한 것은, 이들 작품들이 더욱 굴절되고, 두터워지고, 복잡해진 낱낱의 장소와 사람들의 삶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5·7 작가론: 윤정규와 범죄소설 - 『얼굴 없는 전쟁』 읽기

요산 김정한은 부산의 소설가들에게 강력한 연합의 구심이 되어온 인물이다. 하지만 요산 선생이 오늘날까지 결속과 유대를 촉구하는 정치적 힘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그를 기억하고 증언해온 후배 작가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성욱 평론가는 요산 김정한의 ‘2인자’였던 의인(宜人) 윤정규 작가에 주목해 그의 마지막 작품 『얼굴 없는 전쟁』을 범죄소설로 독해했다.


80년대의 부산 경남의 지역문학운동: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에 대하여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는 1986년에 원래 한 뿌리였던 부산·경남 시인들의 길트기를 위해 결성되어 약 10년간 활동했던 단체이다. 뜨거운 애정으로 부산·경남지역 곳곳을 누비던 활동의 발자취를 울산 지역 간사로 활동했던 안성길 시인이 재구성했다.

“한두 시간이면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인데 경남과 부산의 젊은 시인들이 너무 따로 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벚꽃 피는 4월에 진해에서 한 번 모입시다”라는 정다운 제안이 씨가 되어 결성된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의 첫 모임에는 30여 명의 젊은 시인들과 20여 명의 선배 시인들이 함께했다. 이후 회지 <시인회의>와 지역문학 보고대회 등을 열며 젊은시인회의는 지역의 현안들, 노동, 교육, 서민 등의 문제를 문학으로 껴안고자 했다. 부산·경남은 물론 경북, 호남과 연대해 90년대 초반 지역문학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지렛대 역할을 담당한 ‘시인회의’를 기억하는 것은 오늘날 연대와 소통의 가능성을 찾는 데 이바지하는 소중한 일이다.




무크지 5.7 문학의 의의와 앞으로의 발전 방안

5·7문학이 다시 소환하는 ‘지역(local)’은 많은 전회와 변곡을 힘겹게 거치며 여러 의미를 누적해왔다. 이제 로컬은 보편, 균일, 스펙터클, 평면화, 추상화를 거부한다. 서문에서 편집위원들은 5·7문학의 발간이 “단지 작고 단순한 것들을 예찬하려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고 밝힌다.

아울러 [5·7문학은] 다양성과 차이를 말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이미 이항대립의 게임도 훌쩍 벗어나 있으므로 ‘지방주의’나 ‘비판적 지방주의’로 환원되길 원치 않는다.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한다. 그러므로 ‘다시 지역’이라는 우리의 소박한 전언은, 귀환장정이 부는 휘파람같이 가볍지만 않다. 앞으로 문학적 수행과 실천을 통해 조급하지 않는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무크지 ‘5·7문학’을 발간하며」 중에서

5·7문학이 오늘날의 문학지평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다른 지역에서도 지금-여기가 원하는 문학을 향해 가는 길에 함께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편집위원의 말


차례



다시 지역이다: 5·7문학 무크 1

5·7문학 편집위원 엮음 | 필자: 강동수, 고증식, 구모룡, 박서영, 서규정, 성선경, 성윤석, 안성길, 이응인, 전성욱, 정영선, 조갑상, 조말선, 조성래, 조향미, 최영철, 최정란, 표성배, 허정, 허택 | 신국판 260쪽 | 13,000원

2016년 5월 7일 | 978-89-6545-353-6 03810

로컬은 들여다보고 느낄수록 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양상이 선명해지는 지점이다.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한다. 창간호에 모인 지역의 대표적 시인·소설가·문학평론가 20인은 오늘날 지역에서 펼쳐지는 삶의 수많은 결들을 섬세하게 대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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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과우물 2016.05.20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0년대의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 사진을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

  2. 온수 2016.05.20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미 있는 출간입니다^^

  3. BlogIcon 단디SJ 2016.05.20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7문학 무크의 시작이 지역문학에 큰 의미를 가지는 것 같아요. 조금씩 성장해서 정기 간행물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무크 제1호 '다시 지역이다' 출간


5·7문학협의회의 정신을 기리고, '5·7의 마음'을 오늘의 지역문학에 활력을 불어넣는 에너지원으로 삼겠다는 활동이 시작됐다. 5·7문학 무크 제1호 '다시 지역이다'(사진)가 산지니출판사에서 최근 나왔다. 무크는 부정기간행물을 뜻한다. '다시 지역이다'를 기획하고 엮은 편집위원은 강동수 소설가,구모룡 문학평론가, 최영철 시인이다. 5·7문학협의회는 소설가이자 민주화운동가 요산 김정한 선생이 주도해 1985년 5월 7일 부산에서 결성한 문인단체이다. 구성원은 모두 부산의 문인이었다. 군부독재가 절정에 이른 시기에 출범한 이 문인 결사체는 민주화운동에 이바지했을 뿐 아니라 부산작가회의의 뿌리가 됐다. 무엇보다 여기 참여한 문인들은 저항도 했지만, 작품도 잘 썼다. 이렇듯 뜻깊은 참여와 창작의 전통과 정신을 오늘의 지역문학현장으로 가져와서 살리자는 것이 이번 무크지 '다시 지역이다' 발간에 담긴 뜻이다.

편집위원 세 사람은 '1980년대 이후의 문학과 지금-이곳의 문학이 갈 길'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갖고 내용을 책에 실었다. 이 대화는 '5·7문학' 지향과 활동 방향을 보여준다. "전지구적인 위기를 감지하는 곳도 여기고 그래도 놓을 수 없는 희망을 건져올리는 곳도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최영철)

"그것은 피상적인 관념이 아닌 실체요, 구체라는 점에서 지역은 늘 저에게 처음을 되묻고 현재의 당면한 문제를 감지하고 돌파하게 하는 힘의 원천입니다."(최영철)

"5·7문학은 지역성에 토대를 두면서 우리 시대의 화두를 리얼리즘 정신 속에서 새로이 제기하는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합니다."(강동수)

"문학이 구체를 놓치고 추상과 관념을 경배할 때 자기도 모르게 세계의 속박을 용인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구모룡)

"그렇다면 답은 다른 방법으로 찾아야 하는데 그 답이 저는 예전과 같은 소집단 운동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문학은 그렇게 다시 가난해지고 다시 외로워져야 합니다. 그것만이 살길입니다. 문학의 하향 평준화를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최영철)

이 책에는 조성래 조향미 성선경 이응인 성윤석 등의 신작 시, 조갑상 강동수 정영선 허택 소설가의 신작 소설, 최영철 시인론(허정 평론가)과 윤정규의 '얼굴 없는 전쟁' 비평(전성욱 평론가) 등을 실어 새 기운과 읽을거리를 다 갖췄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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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지역이다 - 10점
5.7문학 편집위원 엮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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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과우물 2016.05.09 0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7문학'에 대해서 설명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읽어봐 주시면 좋겠네요. ^^

  2. BlogIcon 단디SJ 2016.05.11 1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는 12일(목) 5.7문학 행사도 기대가 됩니다~

안녕하세요. 잠홍 편집자입니다.


나뭇잎의 연두색이 점점 선명해지는 걸 보니 이제 여름이 오는구나 싶은데요.

새 계절과 함께 그동안 많은 독자 분들께서 기다려주신 책이 출간됩니다. 

기획 단계에서 맛보기로 보여드렸던 바로 그 책!

(관련글: 따사로운 봄날, 부산 대표 문인들이 산지니 사무실에 모인 이유는?! ) 


바로 5·7문학 무크 창간호입니다. 



다시 지역이다 라는 제목의 창간호에서는 

5·7문학 무크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 

그리고 물론 부산·경남 대표 문인 16인의 신작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특집에서는 최영철 시인의 신작을 만나보실 수 있고

시 부문에는 조성래, 조향미, 성선경, 이응인, 성윤석, 서규정, 고증식, 박서영, 표성배, 조말선, 최정란 시인의 신작 총 22편이 실렸으며

소설 부문에는 조갑상의 물구나무 서는 아이, 강동수의 언더 더 씨, 정영선의 치약거품을 물고 하는 대답, 허택의 어깨를 내리다가 수록되었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날, 함께해주시면 더욱 즐겁겠지요 ^^

창간 기념회에 오셔서 따끈따끈한 책을 바로 읽어보세요! 


일시 : 2016년 5월 12일(목) 오후 6시 30분

장소 : 러닝스퀘어 서면점 (동보플라자 맞은편 모닝글로리 3층)

주최: 5・7문학 편집위원 

구모룡 (문학평론가), 최영철 (시인), 강동수 (소설가)

문의 : 러닝스퀘어 051-816-9610



5・7 문학 무크

로컬은 들여다보고 느낄수록 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양상이 선명해지는 지점입니다.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합니다.


편집위원의 말

구모룡 문학평론가

“보다 섬세하게 삶을 대면하려는 노력”

지역의 구체적인 삶에 착목하지만 로컬을 더욱 복잡다단하게 만드는 국가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인식이 커져야 합니다.

최영철 시인

“지역은 기회”

전지구적인 위기를 감지하는 곳도 여기고 그래도 놓을 수 없는 희망을 건져올리는 곳도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

강동수 소설가

“우리 시대의 화법에 맞는 새로운 리얼리즘 문학의 전형을 찾자”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 시대의 문제를 다시 관찰하고 오늘의 화법에 맞게 발언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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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6.05.03 2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 무크지 원고를 받았을 때 57이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이제 알지요.^^
    귀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무크지 제목으로 이보다 적합한 숫자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38이나 99 이런 숫자였다면...

  2. BlogIcon 별과우물 2016.05.04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부터 기념회까지 쭉쭉 진행이 되네요.
    기념회에서 어떤 좋은 말씀들을 해주실 지 기대가 됩니다!

'요산 정신을 이 시대에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가.'

'사람답게 살아가라'던 요산 김정한 선생의 문학 정신은 '후대가 두고두고 길어낼 정신의 샘물'이다. 요산 정신을 계승하고 확장시키는 문학 작품을 가려 뽑는 요산문학상 심사가 올해도 시작됐다.

제32회 요산문학상 후보 작가들. 왼쪽 위에서 시계 방향으로 김경욱, 김유철, 김인숙, 서성란, 정찬, 허택, 황정은 소설가(가나다 순). 부산일보DB


제32회 요산문학상 추천작 
장편·소설집 7편 심사 대상 
시대상·가족사… 소재 다양


제32회 요산문학상 추천작은 모두 7편. 요산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지난해 9월 1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1년간 출간된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집을 대상으로 엄선한 작품들이다. 정찬 소설가의 장편 '길, 저쪽', 김인숙 소설가의 장편 '모든 빛깔들의 밤', 허택 소설가의 소설집 '몸의 소리들', 김경욱 소설가의 소설집 '소년은 늙지 않는다', 김유철 소설가의 장편 '레드 아일랜드', 서성란 소설가의 소설집 '침대 없는 여자', 황정은 소설가의 장편 '계속해보겠습니다'가 추천됐다. 추천작은 당초 8편이었지만 김중혁 소설가의 소설집 '가짜 팔로 하는 포옹'이 최근 동인문학상을 수상해 제외됐다.

올해 요산문학상 심사는 김중하(부산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남송우(부경대 교수) 문학평론가, 이규정(전 신라대 교수) 소설가, 조갑상(경성대 교수) 소설가, 황국명(인제대 교수)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7편의 추천작은 전통적 리얼리즘에서부터 젊은 작가의 생기발랄하고 자유분방한 현실 읽어내기까지 한국 소설의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준다. 시대의 폭력과 상처를 다룬 역사적 사건부터 가족사, 연애소설에 이르기까지 소재도 다양하다. 30대부터 60대까지 작가 연령대도 고르다. 

황국명 문학평론가는 "대개의 작품이 '상처'를 다루는데 상처를 다루는 방식이 작가마다 다를 뿐"이라고 했다. 개인적 상처부터 사회 역사적 소용돌이에 어쩔 수 없이 휘말려 입은 시대의 상처까지. 그 상처를 대면하고 극복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사법적 판단을 떠나 '정의는 어떻게 가능한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역사적 상처를 사랑 같은 개인적 범위로 우회해 극복하려는 작품도 있다. 각자가 가해자인 걸 인정하면 새로운 관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다. 황 교수는 "요산의 문학 정신을 되새기되 서술 방식의 다양성과 리얼리즘의 재해석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갑상 소설가도 "리얼리즘은 정통 방정식이 아니라 당대 적합한 형태로 새롭게 해석이 가능한 만큼 요산 정신에 부합되는 작품 중 시대상을 반영한 새로운 리얼리즘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일부 추천작에 대한 쓴소리도 있었다. 이규정 소설가는 "말장난 같은 심한 언어유희는 재치로도 보이지만 소설가의 역량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중하 문학평론가는 "최근 소설의 경향상 줄거리가 안 잡힐 만큼 서사성을 상실한 작품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쓰고 남은 목재들을 마구잡이로 분쇄해 이어 붙인 '칩보드'처럼 객관성이 결여된 끼워 맞추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요산에만 묶여서는 안 되겠지만 요산 정신을 기본으로 진정성 있는 작가 정신과 연결한 작품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송우 문학평론가는 "요산의 문학적 성과가 지역에 제한될 필요는 없지만 요산 정신을 잇는 지역 작가들의 작품이 많지 않은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제32회 요산문학상 수상작을 결정하는 심사위원회는 15일 오후 1시 부산일보사에서 열린다.

강승아 | 부산일보 | 201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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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아일랜드 - 10점
김유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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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예술 넘나드는 폭 넓은 평론

전성욱 산문집 '현재는 이상한…', 영화·독서기록·사진전 등 다뤄

부산에서 활동하는 문학평론가 전성욱(사진) 씨가 산문집 '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산지니)를 펴냈다.


전성욱 평론가는 부산에서 나오는 전국구 비평지 '오늘의 문예비평'의 편집주간을 맡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0년 펴낸 평론집 '바로 그 시간'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저자가 무척 폭이 넓고 다양한 예술 영역을 넘나들면서 다채로운 글을 쓴 점이 이 책에서 먼저 눈길을 끈다. 문학평론가가 낸 책은 대개 문학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산문집을 표방한 이 저서는 폭넓고 자유로워 구미를 당긴다. 1부에서 영화를 보고 쓴 글, 2부에서 독서기록, 3부 사진 연극 여행에 관한 글을 실었고 4부에서 비평가로서 정체성을 묻고 고민하는 글 세 편을 수록했다.

문학평론가로서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나는 2부에서 저자는 최근 주목받는 인문학자 윤여일의 '지식의 윤리성에 관한 다섯 편의 에세이', 부산 문단의 소설가인 강동수의 '금발의 제니', 이상섭의 '챔피언', 허택의 '몸의 소리들', 배길남의 '자살관리사' 등의 작품을 읽고 산문을 썼다. 윤여일을 읽고 이론적인 글을 전개하다가 이렇게 마무리한다.

'…학문은 현실의 한가운데서 끊임없이 반성되어야 한다. 윤여일은 길 위의 만남에 예민한 유목의 에세이스트다. 길 위에서 걷는 몸의 공부가, 그를 저 모순과 역설과 망상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 이는 예술을 일상으로 접하고 문학을 공부하는 저자 자신의 다짐으로도 비쳐 산문집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1부에서 다루는 영화는 '세르지오 레오네 걸작선', 장 뤽 고다르의 '영화사(들)', 다르덴 형제의 속죄와 구원에 관한 영화들, 오즈 야스지로 50주기 특별전부터 '한공주' '지슬' 등으로 다양하다. 마리오 스테파토 사진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등을 보고 쓴 글은 독특하다. 이론적 용어가 많고 다소 까다로운 전개로 쉽게 읽히지 않은 글도 있다.


조봉권ㅣ국제신문ㅣ201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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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 - 10점
전성욱/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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