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도서 2종이 '2010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교양도서'에 선정되었습니다.
조갑상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과 황선열 아동문학 평론집 <동화의 숲을 거닐다>입니다.



2010 우수교양도서는 2009년 9월 1일부터 2010년 7월 31일 사이에 국내 초판 발행된 도서를 대상으로 합니다. 올해는 총 4,119종의 도서가 접수되어 작년에 비해 40%나 증가했다고 하네요.
공들여 만든 책이 기본 수량만 팔려준다면 이런 상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데, 요즘 출판시장이 워낙 힘들다보니 다들 (출판계에서 로또나 다름 없는) 이런 상에 기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거라도...' 하면서 말이죠.

저희도 문학, 사회과학 등의 분야에 여러권을 신청했지만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이렇게 문학 분야에서 2종이 뽑혀 참 기쁩니다. 문학, 아동청소년, 사회과학 등 12개의 분야에서 총 405종의 도서가 선정되었으니 약 10대 1의 경쟁률인 셈입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길고 추울거라고 벌써부터 매스컴에서 겁을 주던데, 이런 선물이라도 있어 마음이 조금은 훈훈해지는 것 같습니다.

선정도서는 종당 500만원 상당의 도서를 구매하여 전국의 공공도서관이나 작은도서관에 배포한다고 합니다. 선정도서를 전자책으로 만들게 되면 그 비용도 지원한다고 하네요.(자세한 내용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게시판(링크)에 올라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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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 테하차피
따뜻한 만남 <동화의 숲을 거닐다> 저자 황선열

테하차피의 달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동화의 숲을 거닐다 - 10점
황선열 지음/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양말을 빨아 널어두고
이틀 만에 걷었는데 걷다가 보니
아, 글쎄
웬 풀벌레인지 세상에
겨울 내내 지낼 자기 집을 양말 위에다
지어놓았지 뭡니까
참 생각 없는 벌레입니다
하기야 벌레가 양말 따위를 알 리가 없겠지요
양말이 뭔지 알았다 하더라도
워낙 집짓기가 급해서 이것저것 돌볼 틈이 없었겠지요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양말을 신으려고 무심코 벌레집을 떼어내려다가
작은 집 속에서 깊이 잠든
벌레의 겨울잠이 다칠까 염려되어
나는 내년 봄까지
그 양말을 벽에 고이 걸어두기로 했습니다


작은 풀벌레는 양말을 생명의 근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양말 속의 작은 풀벌레를 떼어내는 순간, 그 벌레는 집(생명)을 잃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화자는 그 작은 풀벌레가 생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금 당장 신어야 할 양말을 내년 봄에 신을 것이라고 미룹니다. 이 순간, 그 작은 풀벌레는 생명을 얻게 되죠. 이런 생태학적 상상력은 작은 생명에 대한 사랑과 감응, 더 나아가 나의 생명과도 소통하고 있다는 각성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말’이라는 흔한 소재를 끌어왔지만, 그 일상적 소재는 생명의 신비로움을 발견하는 깨달음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양말 속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화자의 작은 노력에서 놀라운 생명 존중사상이 느껴지지 않나요.

위 시는 이동순 시인의 「양말」이라는 시인데요.
시인은 언덕에서 불어오는 한 점의 바람에서도 생명의 신비를 발견하고, 양말 속에 감추어진 작은 벌레 하나에서도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여 시로 형상화합니다. 이동순의 시에서 생명에 대한 인식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건강한 생명의식은 등단작부터 최근의 시에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여러 시에서 다양한 진폭으로 확대 변주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동순의 시는 근원적으로는 노장사상과 그 맥락을 같이하면서 동양적 형이상학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동순의 시에서 노장사상은 자연을 넘어서 우주적 상상력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생명의 발견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변하는 것은 변하는 것대로,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대로 받아들이면서 자연과 순응해가는 것이죠. 그는 자연을 관조하고 즐기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연의 일부로 감응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의 공간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자연과 감응하고, 그 자연의 질서 속에서 참된 진리에 도달하는 길, 그것이 이동순의 서정시가 지향하는 시적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등단 37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이동순 시인은 지금도 꾸준히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시집만 『개밥풀』 『물의 노래』 『지금 그리운 사람은』 『철조망 조국』 『그 바보들은 더욱 바보가 되어간다』 『꿈에 오신 그대』 『봄의 설법』 『가시연꽃』 『기차는 달린다』 『아름다운 순간』 『마음의 사막』 『미스 사이공』 『발견의 기쁨』 등 13권을 발간하였습니다.

이 13권의 시집에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는 이동순 시인의 시세계를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는 시선집이 이번에 저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최영철 시인, 김경복 평론가, 황선열 평론가가 그동안 발간된 이 13권의 시집에서 오랜 고심 끝에 100편을 선정해서 담았는데요. 이동순 시정신의 본령을 담아내는 작업인 만큼 시 선정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이동순 시인의 시세계가 응축된 시선집 『숲의 정신』과 함께 자연과 하나 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숲의 정신 - 10점
이동순 지음, 최영철.김경복.황선열 엮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여러분, 동화의 숲을 한 번 걸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황선열 아동문학 평론집은 문학의 위기 시대에 그나마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곳이 아동문학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날로 각박해져가는 세상에도 어린이들은 여전히 순수한 동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직접 어린이책을 읽어야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어린이책을 읽고 나눌 때 어른과 아이는 소통할 수 있고, 그 속에서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날 것입니다.

황선열 아동문학 평론집 <동화의 숲을 거닐다>는 7년 동안 아동문학을 읽고 꾸준히 비평을 계속해온 결과물입니다. 이 책에서 선생님은 아동문학 비평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동문학 비평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 어떤 책인지를 탐색하고, 그 책을 통해서 아이들과 소통하는 자리에 존재해야 한다."

이 책은 어떤 동화가 어떤 점에서 좋고 또 어떤 점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핀 글들입니다. 때론 한 권의 텍스트를 꼼꼼히 따져 읽는 부분이 있고, 한 동화작가의 전체를 살펴서 아동문학의 한 경향을 살펴본 부분도 있습니다. 모두 어른들이 아이들 책을 고를 때 어떤 안목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글들입니다.

<동화의 숲을 거닐다> 책에 대해 더 알아보기

지난 12월 3일(목) 저녁에 황선열 저자와의 만남 자리가 있었습니다. 10년 동안 모두 10권의 책을 내오신, 엄청 부지런하신(?) 저자의 노력을 격려하기 위해 지인들이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초등학교 동창들부터 시작해서 가족들, 동교 교사들, 동화작가를 비롯한 문학인들, 제자들...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 간단하게 책에 대한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고, 앞쪽에 모자 쓰신 동화작가 한정기님도 보이네요.

여러 분들이 축하의 말씀을 해주셨고, 격려도 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동료 교사였던 신라중학교 황윤성 교장선생님께서는 황선열선생님께서는 참으로 맑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마도 어린이책이 그리 만들지 않았을까요?

제자 심재홍

선생님께는 졸업 후 성인이 되어서도 찾아오는 제자가 많습니다. 선생님의 제자 사랑은 이 책 구석구석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책 제일 첫 꼭지에 소개되는 심재홍이라는 제자가 이날도 꽃바구니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담임을 맡으셨을 때 선생님께서는 학급문고를 만들어 저희들께 책을 읽게 하셨습니다. 그때 읽었던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이후로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이제 아빠가 된 지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아빠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제자의 모습에서 한 사람의 인생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이 어떤 일인가 하는 느낌에 가슴이 찡해왔습니다.

이날 주인공은 단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사모님이셨습니다. 방학이면 한 달씩 글을 쓰기 위해 짐을 싸들고 절로 들어가는 남편. 늘 바쁘기만 한 남편 때문에 속도 상했겠지만 이날 '남편에게 쓰는 편지'를 낭독하는 사모님의 모습에서 사랑이 넘치는 한 가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동료 교사분들께서는 이구동성으로 황선생님을 일컬어 '같이 근무하면서도 얼굴 보기 힘든 사람', '무슨 모임이 그리 많은지 만날 돌아다니거나' 아니면 '책에 코를 박고 사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더군요. 그리 열심히 사는 덕분에 이만한 책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책 써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독자 여러분, <동화의 숲을 거닐다> 많이 많이 사랑해주세요.

이번 평론집이 아동문학의 현장에서 실제 작품을 놓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소통하고, 이를 통해서 아동문학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다양한 책 읽기와 다양한 분석 방법을 통해서 아이들이 상상력의 재미와 책이 주는 소중한 체험들을 함께했으면 한다. 이 평론집이 아동문학의 길트기와 길 잇기에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머리말 가운데)

동화의 숲을 거닐다 - 10점
황선열 지음/산지니






 

Posted by 아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