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잠홍 편집자입니다. 

연휴에는 푹 쉬셨나요? 

부산은 겨울인가 봄인가 싶을 정도로 따뜻한 날씨였는데요.

저는 새해맞이 등산을 갔다가 꽃이 피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12월 말의 철쭉이라니!


그런데 '12월 철쭉'으로 검색하면 사진이 참 많이 나오네요...ㅎ_ㅎ 사진출처: http://bit.ly/1TBwlYh


지구온난화는 현실입니다 여러분.

그러므로 <기후변화와 신사회계약>을 추천해드리는 바입니다. 

(새해에는 당당한 홍보...!)


2016년이라는 숫자가 슬슬 익숙해져가는 지금

산지니 어워드는 2015년, 저 건널 수 없는 강 너머에 두고 왔으리라 생각하셨겠지요.


훗... 


새해가 밝았다고 방심하시면 아니되는 것입니다.


산지니 어워드의 완결판


산지니 디자이너와 편집자가 편애하는 


2015년의 귀한 책!


이 남아 있으니까요.



그럼 어서 어서 만나 보실까요.



1/ 다시 시작하는 끝

조갑상 소설집



단디SJ 편집자님이 뽑아주신 책은 제목에서부터 가슴 저릿한 느낌이 오는 

조갑상 작가님의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입니다. 

"25년만에 재발간된 만큼 의미가 큰 책"이라고 하셨는데요. 


1990년 처음 출간된 이후 다시 만나는 작가님의 첫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은 데뷔작 「혼자웃기」와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사라진 하늘」을 비롯해 총 17편의 중단편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작품 수만큼이나 묵직한 삶의 이야기를 전하는데요. 특히 재출간본에는 등단 후 두 번째로 발표한 소설 「방화」가 수록되어 「혼자웃기」,「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룹니다. 소설에는 고단한 삶과 그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들, 공간에 대한 긴 묘사, 그리고 쉬이 위로하지 않는 시선이 존재합니다. 독특한 상상력과 스타일로 무장한 소설의 홍수 속에서 오랜만에 현실을 삼켜 소화하는 고통을 고스란히 담은 소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끝> 재출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작가로서 놓치지 않고 추구하려 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선생님께서는

"사람이 억압당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추구하는 바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는 삶과 사회를 줄곧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분단이라는 어려움이 드리워 있어 

더욱 예민했다"고 답하셨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2/ 내 안의 강물 


김일지 소설집



엘뤼에르 편집자님은 기억에 남는 책을 <내 안의 강물>을 뽑아 주셨어요. 여성 작가의 소설집으로서 편집하면서 보람을 느끼셨다고 하는데요. 

"중편작의 여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뭐랄까..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도시인의 느낌이 표지와 잘 어우러져서 올해 제게 의미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표지, 정말 예쁘죠? 실물로 보면 색감이 훨씬 멋지답니다.


앞에서 언급된 중편 「내 안의 강물」은, 6년째 동거 중인 한 연인의 삶을 교차하여 그려내고 있습니다. 동거 형태의 불확실한 사랑 속에서 흔들리는 여자(연이)와 그런 그녀에 대한 사랑이 깊어져가는 남자(준규)의 상처와 고민, 변화의 양상이 소설의 주요한 테마이고요. 두 주인공은 오랜 기간 함께 살아왔지만 서로 자신의 과거와 상처를 상대에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깊은 정을 통하는 연인일지라도, 내면의 상처를 보여줄 수 없는 현대인들의 취약한 관계성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결혼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채 자유롭게 살아가던 그들은 연이가 수술을 위해 열흘간 병원에 입원하는 것을 계기로 관계가 보다 끈끈해집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학대를 겪었던 연이와 기혼자였던 아버지의 사생아로 태어난 준규는 각기 다른 상처를 서로 드러내지 못하고, 그들 마음의 생채기는 결코 봉합되지 못합니다.



내 안의 강물 - 10점
김일지 지음/산지니




3/ 조금씩 도둑


조명숙 소설집



조명숙 작가님의 <조금씩 도둑>은 온수입니까 편집자님과 제가 공동 선정한 책입니다.


온수입니까 편집자님은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섬세하고 치밀하게 표현했다"고 적어 주셨는데요.

저는 저자와의 만남에서 정미숙 평론가님께서 짚어 주신대로 후각, 촉각을 활용하여 인물과 세계를 만들어내시는 점, 그리고 여성의 삶에 대한 선명한 시각이 감명 깊었습니다.



작가님께 '몸'의 의미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명숙 작가님은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정신이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몸이 잖아요. 제가 나이가 드니까 그런게 보이더라고요. 어느날 한의원에 갔는데 어르신들이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면서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아픈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아픈 것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그래서 이 사람의 아픈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픈 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함으로서 그 사람의 내면적인 고통을 조금 더 또렷하게 나타낼 수 있었고요.



조금씩 도둑 - 10점
조명숙 지음/산지니



4/ 소금 성자

정일근 시집



 추천을 받다 보니 소설집이 많았지만2015년은 산지니 시인선 002가 탄생한 해이기도 합니다.

정일근 시인의 열두번째 시집, 등단 30주년 기념 시집 <소금 성자>에서는 시인의 정제된 철학이 빛을 발하고 있는데요.

표제작에 등장하는 '성자聖子' 히말라야에서 '소금 받는 평생 노역'을 하고 있는 한 노인입니다

네팔 지진 사태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집이 나오게 되자, 정일근 시인은 인세 전액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네팔 지진 구호성금으로 내놓았습니다올해 초에 네팔 신두팔촉 지역에서 있을 대한적십자사의 구호활동에 직접 참가하시기도 할 예정입니다

온수입니까 편집자님은 "시가 물론 좋았고 앞으로도 산지니가 좋은 시인을 만날 수 있게 다리 역할을 해준 것 같아요."라며 이 책을 뽑으셨어요

<소금 성자>출판진흥원에서 '이번 달의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정일근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소금 성자 - 10점
정일근 지음/산지니



5/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


진경옥 



진경옥 교수님의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는 권디자이너님, 온수입니까 편집자님의 표를 받았습니다.


권디자이너님: "사진이 많은 책이라 안팎(표지/본문)으로 디자인하기 힘들었는데 실물책의 화려한 자태를 보니 모두 용서가 되었죠."

온수입니까 편집자님: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도 추천할게요. 새롭고 신선한 기획이라 좋았습니다. 이 책으로 독자들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산지니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화려한 패션, 그리고 우리를 사로잡는 영화! 놓칠 수 없는 조합이 아닌가 싶습니다. 


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쇼윈도를 바라보며 입었던 검은색 드레스, <7년 만에 외출>에서 환기구 위로 불어온 바람에 치솟아 오른 마릴린 먼로의 흰색 드레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커텐으로 만든 비비안 리의 녹색 드레스…. 

이런 영화의상들은 영화 속 인물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면서 동시에 스토리를 이끌어가기도 하고, 그 시대의 패션유행을 이끌어나가기도 했습니. 잘 만든 영화의상은 20, 21세기 패션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맡아왔다고 할 수 있지요.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는 쉰한 가지 영화 속에 등장하는 패션을 통해 그동안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영화의상의 세계를 조명합니다. 이를 통해 패션과 영화의상의 공생관계와 더불어, 패션디자이너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았던 영화의상 디자이너의 이야기와 함께, 시대를 주름잡았던 영화 속 패션아이콘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 - 10점
진경옥 지음/산지니




6/ 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


김비 장편소설



마지막으로 꼽을 책은 김비 작가님의 <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 입니다. 연초부터 '출구 없음' 이라니, 무슨 소린가?! 하실 수도 있지만, 담당 편집자로서 이 책을 뽑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이 '출구 없음'이 사실 우리가 지금 여기에 이미 가지고 있는 힘을 들여다보기를 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트랜스젠더 여성 소설가인 김비 작가님은 장편소설, 에세이 등을 통해 꾸준히 위태로운 삶 속에서 반짝이는 힘에 주목해 오셨습니다. 네 번째 장편소설 <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은, 가난의 쳇바퀴를 도는 데 지쳐 동반자살을 택하지만, 자살이라는 출구조차 막혔음을 깨닫는 한 가족의 ‘후련한 절망’에서 시작하는데요. 이 소설은 우리를 둘러싼 암흑으로 몸을 던져, 희망이 아닌 다른 언어로 삶을 비추고 있습니다.


작가님과의 책이야기 자리에서 하신 말씀을 발췌해 봅니다.

어느 서면 인터뷰에서 ‘주인공인 남수라는 인물은 왜 영웅적인 인물이 아니고 회의적이고 비관적인 사람이냐’ 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 실제로 보통의 이야기는 회의적이고 비관적인 인물이 어떤 사건이나 이유.. 다른 계기가 있어서 다른 인물로 바뀌거든요. 선하게 깨우친다거나, 내가 이제 바뀌어야 되겠다, 내가 이제 가족을 위해 살아야 되겠다, 이렇게 바뀌게 되는데 제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었죠. 저는 인물을 바꾸는 대신 세계를 바꾼 거죠. 그러니까 그런 세계라면 그런 인물이 오히려 더 가장 희망적이고, 그 세계를 믿지 않고, 그 세계를 불신하는 비관적인 그 모습이 오히려 더 가장 희망적이고 생을 향해 가장 힘 있는 발걸음을 내딛는 그런 모습이 아닐까.



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 - 10점
김비 지음/산지니



산지니 어워드의 귀환, 느닷없지 않으셨나요 ㅎㅎ;

이렇게나마 산지니 디자이너와 편집자들이 편애하는 

2015년의 책을 낱낱이 공개해 보았습니다.


새해에도 멋진 책들이 등장할 예정인데요.

궁금하시다면 

산지니 어워드 1부: 2016년 달라지는 산지니!

에 힌트가 있습니다 :)


그럼, 저는 신간과 함께 조만간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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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1.06 1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왓! 제가 찜~한 책도 여기 있네요 : )

  2. BlogIcon 글찌 2016.01.06 1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 읽어보고 싶지만 특히 『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가 눈에 들어오네요^^

  3. 아랑 2016.01.06 16: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
    이 책이 제일 눈에 들어오는데요
    요즘 저작권 문제가 참 심각한데 저 이미지들은 다 어떻게 해결하셨는지요??
    저도 출판사에서 일하는데 패션 책은 이미지 사용이 참 힘들더라구요
    해결 방법 공유해주시면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연말 기념 폭풍 블로거 잠홍 편집자입니다.


산지니 어워드 2부: 2015년에 빛난 산지니 책! 문학편


에 이어, 이번에는 2015년에 빛난 산지니 인문도서들을 한자리에 모아보려 합니다.

순서는 제 마음대로, 아시죠? :)
수상 사실 외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도서 목록입니다.



1/ 힘의 포획, 비인칭적인 것 

세종도서 문학나눔 - 평론

올해 문학나눔 평론 부문에서는 오길영 평론가의 <힘의 포획>, 
그리고 고봉준 평론가의 <비인칭적인 것>이 선정되었습니다.




<힘의 포획>은 “지금 비평은 거의 대부분 ‘칭찬’의 비평”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이 책에서 오길영 평론가님은 “비평(criticism)은 곧 비판(critique)”라고 적으셨는데요. 

문학의 위상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동시에 '칭찬'의 비평과 주례사 비평으로 전락한 당대 한국비평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비평가가 본래 갖고 있는 문학에 대한 책무를 놓치지 않을 것을 강조합니다. 



힘의 포획 - 10점
오길영 지음/산지니




<비인칭적인 것>은 고봉준 평론가님의 네 번째 평론집으로, 한국사회와 한국문학의 최근 시대적 변화에 개입하여 주체, 문학과 정치, 민주주의, 주권, 노동시 등의 문제들을 직접 마주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올해의 첫 저자와의 만남에서 교수님은 "문학은 자신만의 경험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작품이 모두 작가 본연의 이야기가 아닌 경우도 있지요. 작가, 나 그리고 이외의 목소리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누구의 목소릴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비인칭적이라는 것』이라는 제목을 착안했습니다."라고 설명해 주셨어요.

고봉준 평론가님께서는 올해 5월에 '제16회 젊은 평론가상'을 수상하시기도 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비인칭적인 것 - 10점
고봉준 지음/산지니



2/ 지중해 언어의 만남

세종도서 우수 교양도서


2015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서 선정된 산지니 책은 

지중해지역원 인문총서 시리즈 중 하나인 <지중해 언어의 만남> 입니다.


저자 윤용수, 최춘식 교수님께서는 이 책에서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요르단, 레바논을 중심으로 근대 이후에 아랍어가 유럽어와 접촉하는 과정과 배경 및 그 결과를 살펴보셨는데요. 지중해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언어의 강제 이식이 어떻게 언어 교류의 형태로 작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타 지역의 언어 교류 형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외래어가 범람하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점을 던져주는 책이지요.




지중해 언어의 만남 - 10점
윤용수.최춘식 지음/산지니



3/ 한국 근대서화의 생산과 유통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


왕실과 양반계급 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던 서화는 어떻게 대중적 문화상품이 되었을까요? 저자 이성혜 교수님은 근대 전환기 신문과 잡지를 살펴 조선시대부터 일제 시기까지 국내 서화계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규명한다. 근대국가 체제로의 전환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서화가들이 어떻게 생존을 모색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이성혜 교수님께서는 조선후기 서화가의 삶과 예술에 골몰하여 2000년도 초부터 서화가들에 대한 책을 내신 바가 있고이들 조선후기 서화가들이 중세가 해체된 근대전환기에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며 경제적 문제를 해결했는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에 실린 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 10점
이성혜 지음/해피북미디어


4/ 사막의 기적? , 
라틴아메리카 언어의 다양성과 언어정책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칠레와 20년 가까이 인연을 맺고 있는 조경진 교수님의 저서『사막의 기적?』은 

칠레 북부 이키케 지역의 흥망성쇠의 문화와 지역개발신화를 다룬 문화인류학 책입니다.



이키케는 칠레 북쪽 아타카마 사막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항구도시로, 비옥한 남부지역과 달리 척박한 사막지역이어서 수천 년 동안 정착민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세기 이키케 지역에 초석 붐이 불면서 경제부흥이 일어났고, 다른 도시의 이민자들이 유입해 오면서 척박한 도시에 항구와 지역민이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단일품목 생산 또는 단일 사업형태에 집중된 이곳 경제활동은 외부충격에 취약했고, 다시 쇠퇴기를 겪으면서 결과적으로 반복적인 흥망성쇠를 경험하게 됩니다. 


군사독재하에 이뤄진 경제개발, 과열된 부동산 투기, 노동운동의 태동과 지역민의 국민되기 등은 머나먼 이국 땅 칠레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에게 낯선 사건들이 아니지요. 무엇보다 저자는 역사적 사건을 경험한 현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칠레 북부 사람들의 개인사와 지방사, 역사를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롭게 풀어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 속에 남아 있는 개발신화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막의 기적? - 10점
조경진 지음/산지니



『라틴아메리카의 언어적 다양성과 언어정책』은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언어상황과 
다민족으로 구성된 이들의 문화와 언어정책 등을 되짚어 보는 책입니다.


저자이신 김우성 교수님은 특히 중남미 각국의 독자적인 언어규범 확립에 대한 노력에 주목하셨는데요. 과거 라틴아메리카가 겪은 역사, 사회적 변동에 따라 식민지 본국인 스페인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해 각국이 어떠한 언어 민족주의적 관점으로 정책을 펼쳐왔는지 상세히 기술하셨습니다. 라틴아메리카의 스페인어는 국가마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집합체라고 쓰셨는데요. 그럼에도 이들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근본적인 통일성이 언어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언어현상에서 공통되는 점을 묶어 규범을 만드는 일이 다양한 어휘로 인해 야기된 많은 문제를 종식하는 한 방법일 수 있다고 합니다.



5/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산지니 어워드 3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책은, 제가 편애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부산 지역출판사 산지니 식구들이 출판사의 창업에서부터 다사다난했던 출판사 운영과정을 엮어낸 책인데요. 1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 창업을 준비한 강수걸 대표님의 사연은 물론 첫 책 『반송 사람들』을 시작으로 300여 권의 책을 펴낸 산지니의 기록을 한데 모았습니다. 출판사를 차리고 첫 책을 홍보하러 서점 관계자를 찾아갔던 이야기, 출판사 작명에 관한 이야기, 저자에게 원고를 청탁했던 이야기, 인쇄사고, 서점부도 등 10여 년에 걸친 지역출판사의 생존기록인 셈입니다. 산지니 출판사 사례를 통해 부족하지만 지역의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며 향후 지역출판의 과제와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10점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산지니 어워드 3부작, 어떠셨나요?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올해 꽤나 많은 책들이 나오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과 격려 속에 2015년을 지나온 것 같습니다.

저자분들의 헤아릴 수 없는 땀방울에서부터 

교정교열, 본문과 표지 디자인, 인쇄와 제본을 거쳐

독자 여러분들께서 책들을 읽어주시기까지--

편집자인 저는 활자에 파묻혀 잊고 있을 때가 많지만

참 많은 분들과 손길을 주고 받았네요.

이 참에 감사 인사 드립니다.



연말 블로거 잠홍은 이만 새해를 맞이하러 가봐야겠습니다.


잠홍과 싱크로율 99%. 표정은 이래도 좋아라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책으로 또 인사를 드리게 될까요? 


산지니의 2016년, 기대해주세요 :)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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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1.04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학만큼 알찬 산지니의 인문 서적들~ ♥

  2. BlogIcon 엘뤼에르 2016.01.04 0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궁... 고양이 귀여워 죽겠네요 ㅎㅎ

  3. 온수 2016.01.04 1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잘 읽었어요. 앵콜 요청합니다. 다음 편도 해주세요. 아우 고양이도 귀엽네요. 그냥 고양이 특집 한 번 해줘요ㅎㅎ

안녕하세요, 여러분. 잠홍 편집자입니다.


여느때처럼 교정지에 둘러싸여 지내다 달력을 보니 

어느새 12월 31일군요.

그렇다면

2015년의 마지막 블로그글은 바로 제가?!?!?


내가 내가 해~ 잠홍 타령이옵니다


어제는 온수입니까 편집자님께서 

2016년 산지니의 변화를 예고해주셨는데요.


( 읽어보세요~ 산지니 어워드 1부-2016년 달라지는 산지니! )


오늘은 2015년의 마지막 날이니,

오늘만 할 수 있는 블로그 포스팅을 해야겠지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2015년에 굿바이를 고하는 대미의 블로그 포스트. 바로


2015년에 빛난 산지니 책!



올해 상을 받은 산지니 책이 워낙 많다 보니 (에헴)

이번 포스팅에서는 문학 도서를,

다음 포스팅인 '산지니 어워드 3부'에서는 인문 도서를 다룰 예정입니다.


소개하는 순서는 글쓰는 사람 마음...이기도 합니다만, 대체로

가장 최근에 발표된 수상작부터 시작해 연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 날짜변경선, 편지 

세종도서 문학나눔 - 소설




올해의 문학나눔 소설 부문에서는 


유연희 작가님의 소설집 <날짜변경선>, 그리고 


정태규 작가님의 창작집 <편지>이 선정되었는데요.




<날짜변경선>은 바다 저편의 파랑(波浪)을 향해, 

육지의 지나온 기억들을 내려놓고 떠나는 뱃사람들의 이야기 입니다. 

김만중문학상을 받은 표제작을 비롯한 소설 7편이 실려 있어요.







해양소설을 쓰는 이유에 대해 유연희 작가님은 

"지금도 커다란 위험과 미지가 도사린, 생사를 기약할 수 없는 

바다로 뚜벅뚜벅 배를 타고 나가는 이들을 보면 

의문과 신비가 생깁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날짜변경선 - 10점
유연희 지음/산지니


정태규 작가님의 창작집 <편지>는 

단편소설 8편과 콩트 6편으로 구성된 독특한 책입니다.



주소 없는 마음에 띄우는 애잔한 편지 한 장이 떠오르는 작가님의 문장들은 

싱싱한 생명력을 통해 루게릭병과의 사투에 굴하지 않는 

작가의 뜨거운 창작혼을 드러냅니다.


 







작품 중 ‘비원’은 말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던 

지난해 여름, 구술을 통해 집필하신 것으로,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경향신문에 "원망과 회한이 죽음의 공포를 버텨낼 만한 

강한 위안과 결심으로 굳어지는 과정을 그렸다."고 

소개되었지요.



편지 - 10점
정태규 지음/산지니


2/ 

2015년 부산작가상 - 소설




이병순 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끌>은 201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표제작을 비롯해 총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슬리퍼, 창, 스마트폰 등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을 통해 일상에 나지막하게 깔려 있는 삶의 질문을 표면으로 끌어올리는 작품들이 모였는데요.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삶을 가다듬어 나가는 인물과 소설 곳곳에 자리한 일상의 흔적은 독자들에게 공감과 더불어 문학의 의미,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 합니다.

올해 부산작가상 심사위원분들께서는 <끌>의 
"단정하고 야무진 문체와 안정감 있는 서사"에 주목하셨다고 합니다.

<끌>은 디자인 면에서도 돋보이는 책입니다. 권디자이너님께서 표지 후가공으로 무광청박을 처음 시도하신 책인데, 이병순 작가님도 무척 만족하셨다는 후문이~ :)


 - 10점
이병순 지음/산지니




3/ 레드 아일랜드 
부산국제영화제 북투필름 선정작


김유철 작가님의 <레드 아일랜드>는 해방 전후 시대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대의 폭력과 상처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그 속에서 변해가는 사람들의 운명을 다루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 놓인 인물들과 현실적인 구성을 통해 1948년 4월 3일 제주를 다시금 바라보는 이 소설은 10년의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탄탄한 장편입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화에 적합한 컨텐츠를 선정해 영화인들에게 소개하는 '북투필름'에 선정한 이 작품. 제주도의 언론사 제민일보에서는 <레드 아일랜드>를 " 4·3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소재로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건 속 인물들에게 집중해 시종일관 긴장감을 더한다."고 평했습니다.


레드 아일랜드 - 10점
김유철 지음/산지니


4/  번개와 천둥 

부산문화재단 우수지역출판도서





'소설 대암 이태준'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작품은 1910년대 몽골에서 독립운동과 의사로서 활동했던 대암 이태준을 조명하는 장편소설입니다. 이태준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함안이 고향이신 이규정 작가님께서는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는 이태준 기념공원을 방문하시고 나서 수년간 조사와 집필을 하셨다고 합니다. 먼 타지에서 자신의 본분을 묵묵히 다해낸 선생을 의사, 독립운동가, 신념을 가지고 시대를 살아낸 한 인간으로 그려내셨습니다.


국제신문에서는 "원숙하고 막힘 없는 문장이 역사소설의 매력을 한결 끌어올린다." 고 소개해 주셨어요.




번개와 천둥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5/ 아버지의 구두 
원종린 수필문학상


양민주 수필가의 첫 번째 수필집 <아버지의 구두>는 생을 바라보는 조화로운 시선과 같은 통찰로 자신이 경험한 삶의 조각들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저자는 육친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 평상심을 잃지 않고 자연의 이법을 따르는 삶, 타인의 입장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유연한 태도 등 자신만의 고아한 수필 세계를 이 책에서 마음껏 펼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구두>에는 범지 박정식 서예가의 아름다운 그림도 실려 있답니다. 풍부한 시적 감수성과 먹의 농담이 조화로워요.




아버지의 구두 - 10점
양민주 지음, 박정식 그림/산지니



6/ 만남의 방식 
제8회 백신애문학상


정인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만남의 방식』에서 우리 사회의 부조리, 그리고 그것이 형성한 고통과 치유의 서사는 단단한 결정을 이루어 뼈처럼 보석처럼 읽는 이의 마음을 붙듭니다. 고백과 폭로라는 구조를 통해 새로운 시작에 대한 전망을 조심스레 타진해온 정인 소설의 정통성은 이번 소설집에서도 오롯합니다. 8편의 소설마다 빠짐없이 존재하는 ‘나’들은 다양하게 변주된 학교폭력, 성폭력, 가족갈등 속에서 고백 혹은 폭로를 선택하며 숨겨진 의외성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집을 통해 정인 작가님은 결국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점을 말하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저자 인터뷰에서 발췌합니다:
"「만남의 방식」을 보면 ‘나’가 결국 자기 사촌을 수용하잖아요. 너는 나를 외면해도, 나는 내 마음 속에 너는 사촌이라는 의식이라는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만남의 방식 - 10점
정인 지음/산지니




7/ 금정산을 보냈다 
2015년 원북원부산 도서



목록의 마지막은 처음부터 마음 속에 고이 점찍어두었던 주인공이라고 하죠.

<금정산을 보냈다>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산지니 시인선 001호이자 최영철 시인의 열 번째 시집.

출간되자마자 문학기자들이 '찜'한 책. 

부산 출판사에서 나온 책, 그리고 시집으로서는 첫 번째 원북원부산 도서! 


<금정산을 보냈다>는 강인한 생명력과 자연의 진정성을 발굴한 전작과 달리, 생성과 파멸, 환희와 비명이 교차하는 시편들로 어둠을 직면하는 시집입니다. 최영철 시인은 물질과 속도에 중독된 우리에게 마주해야 할 세계의 진면목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집니다.




최영철 시인에 대해, <금정산을 보냈다>를 담당한 온수입니까 편집자는 

"출판사에 올 때 빈손으로 오지 않는 시인, 그리고 언제나 헤어질 때는 막걸리 하자며 술 약속을 어김없이 하는 시인. 시인인가 출판인인가 가끔 헷갈리지만 그래도 그의 시를 읽으면 역시 시인이야! 하며 무릎을 치게 만드는 시인."이라 말했고


엘뤼에르 편집자는 "한동안 잊었던 시 읽는 맛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라며 

이 책을 '올해의 산지니 책'으로 추천하시더군요.


시집이 쓸모없다고 하지만, 시만이 할 수 있는 일. 

시가 아니면 금정산을 통째로 아들에게 보낼 수 없었겠지요.


새해를 시와 함꼐 시작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금정산을 보냈다 (양장) - 10점
최영철 지음/산지니



독자 여러분, 미리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산지니 어워드 3부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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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1.04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내가 해~ 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
    이렇게 정리해주시니, 산지니의 문학 도서들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 )

  2. BlogIcon 엘뤼에르 2016.01.04 1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보니 문학 수상작이 엄청 나네요 ;ㅁ; 정리하느라고 수고 많으셨어요 잠홍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