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별난오리입니다^^ 정말 오랜만이죠? 오늘은 『서비스 서비스』라는 책을 읽고 쓰는 글인데요. 책은 오래전에 받았었는데 글을 이제서야.....쓰게 되었네요. 부디 용서해주시고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서비스 서비스』는 이미욱 작가님의 첫번째 소설집입니다. 작가님의 2005년도 신춘문예 당선작 「단칼」을 비롯하여 「서비스, 서비스」, 「미미」, 「쎄쎄쎄」, 「분실신고」, 「숨은 그림자」, 「사막의 물고기」, 「연애(涓埃)」으로 총 여덟 편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이 단편들은 '현대 사회가 겪고 있는 가족해체의 위기에 직면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직접 현대사회를 살고있는 젊은이 격인 저로서는 정말 이 소설들이 현실의 불안한 젊은이의 상황을 들추듯이 표현을 잘 하신것 같았습니다.

 

 학교는 꿈을 꾸는 곳이다. 누구나 그렇듯 꿈을 꾸려면 잠을 자야 한다. 나는 집에서 못 잔 잠을 학교에서 잤다. 왜 집에서 잠을 못 자냐고 물으면,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을 누군가를 꿈꾸기 때문이라 답할 수밖에. 아직 이 말을 할 기회가 없었다. 사람들은 그저 내가 잠만보라서 잠을 많이 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잠을 자면 자궁 속 양수에 둥실 떠 있는 듯한 즐거움이 느껴졌다.

- 「쎄쎄쎄」中  p.110

 나는 노래를 부르면서 침대로 올라가 춤추듯 뛰었다. 그렇게하면 뱀이 밖으로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침대 스프링의 리듬에 맞춰서 계속 뛰었다. 멈추려고 해도 그만 멈출 수가 없었다. 몸에서 멈춤 장치가 빠져나갔다. 나는 멈춤 장치를 잃었다. 뒷골이 당겼다. 잃어버린 것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죄다 도둑맞은 기분이다. 어쩌면 찾은 게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찾으려고만 했지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건 없었다.

- 「분실신고」中  p.150

 

 현대의 도처에 깔려있는 병들어버린 사회문제들, 곪아터져 쉬이 건드릴 수 없었던 그런 문제들을 이미욱 작가님은 빠른 문체와 구성으로 과제를 던져주셨습니다. 사실은 제가 책을 읽을 때 이미욱 선생님의 빠른 진행이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었는데, 계속해서 읽어보니 그만큼 등장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가 허투루 내뱉은 것이 아니고, 작가님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제가 제일 인상 깊게 읽은 소설은 표제작인 「서비스, 서비스」입니다. 처음에는 불안한 가정환경에 현실의 도피처를 원하는 준세와 같은 문제이지만 평범한 현실 속에 합류하고 싶은 민재의 일본문화 체험기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오타쿠 문화'라고 외면받고 있는 일본 애니의 거리 속에서 구경을 하며 둘이서 얘기하는 장면은 이 단편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설정들이 있었지만 후에 민재가 메이드 카페에서 코코미와의 만남은 사람이 자신의 사회적 '캐릭터'를 내세우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코코미, 히카사, 아키나 를 넘나드는 한 여자의 '캐릭터'는 어느 '캐릭터'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내는 현대 사람들의 불안한 모습이 투영된 것으로 느꼈습니다. 제가 이렇게 느낀 이유는 저 또한 많은 '캐릭터'로 바쁘게 살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겠지요.

 

 전혀 새롭지 않지만 너무나도 새로운 이야기들이 담긴 『서비스 서비스』. 사회 도처에 흩뿌려진, 성장을 저지당한 사람들의 세계를 정면으로 보게 했습니다. 하나의 단편에도 여러가지 생각해 볼 만한 문제가 떠올랐을 때 저 자신도 이러한 문제에 담겨있지는 않았나, 내적성찰을 하게 하더군요. 현재 이혼율, 자살률 등등 여러가지 부정적인 면에서 1등을 하고있는 대한민국 땅에서 『서비스 서비스』의 여러 문제점들은 그리 먼 얘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서비스 서비스』를 읽고 다같이 생각하며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하는 것 부터가 치유할 수 있는 첫 번째 발걸음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서비스 서비스』의 내용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소설들을 읽고 나서 맨 뒤의 전성욱 선생님의 해설까지 읽어보세요. 다시금 그 내용을 새로운 깨달음으로 곱씹을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러고나서 마지막에 작가의 말을 읽으시면 세상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을 더욱 공감하실거 같습니다. 저는 그냥 작가님의 말이 저에게 울림을 주었습니다. 냉철하게 바라보는 현실의 아픈 부분을 직면하여 보고 싶으시다면, 『서비스 서비스』를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 글을 쓰면서 그동안 산지니에서 있었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요. 사실 고백하자면 이 글이 제가 산지니에서 적는 마지막 글이거든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해주신 산지니 출판사분들과, 부족한 글을 지켜봐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꾸벅)"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