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로운 산지니 인턴 글찌입니다. 출근한지 4일차! 첫 인턴일기를 쓰게 되었어요. 저에게 일기란, ‘오늘은’으로 시작해 ‘참 재미있었다.’로 끝나는 글이랍니다. 초등학생 때 숙제로만 쓰던 일기습관이 아직 남아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일기 쓰는 실력이 늘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많이 노력해야겠어요. 

 저는 방금 한 권의 소설집을 다 읽었습니다.『씽푸춘, 새벽 4시』.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반전이 있었고 감정이입이 잘되어, 작품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조금은 쓸쓸해졌습니다. 아마 우리 사회와 가까운 이야기여서 그랬을까요.



 『씽푸춘, 새벽 4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모두가 무엇인가를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바다에 서다」에서는 외화번역가인 정미아가 인기배우인 신제민의 사랑을 갈망하고, 「씽푸춘, 새벽 4시」에서는 죽은 아내의 사랑을 갈망하는 ‘나’가 등장하게 됩니다.「스노우 트리」역시 ‘나’가 갈망하는 아버지의 사랑과 형을 향한 영비의 사랑으로 그들의 갈망이 나타나있습니다. 갈망하던 것을 더 이상 갈망할 수 없게 되자 비극적인 결말로 끝이 나기도 하지요.

세이초 눈이 휘둥그레진다. 까만 눈동자가 내 입술에 와서 멈춘다. 세이초는 무언가 더 물으려고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키스는 내가 아닌, 형에게 한 것이라는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았다. -「스노우 트리」p. 103


 그러나 그들이 공통적으로 갈망하는 것은 바로 ‘나를 위한 삶’입니다. 「우리끼리 안녕」에서는 청소년들이 등장하여 그들이 원하는 삶을 이야기합니다. ‘나’와 일호, 시연이 갈망하는 삶은 학교에서 강요하는, 사회에서 인정받는 삶과는 조금 다른 돈을 모아 가게를 열고, 벽과 지붕에 페인트칠을 하며 시연이와 아기가 앉아서 쉴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나비를 보다」에는 지하철기관사가 등장합니다. 그들은 휴직서, 사퇴서를 재출하고 싶어도 눈치가 보입니다. 당장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동료들의 일이 늘어나기 때문이지요. 두더지가 아닌, 인간이고 싶은 사람. 단지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연지연 꽃이 피면」에서는 무휘가 개인보다 조국을 우선으로 생각해야하는 안라국 무사라는 설정이 작품 속 분위기를 더 아련하게 만들었고,「잉커송」은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다가 죽음을 택한 연수와 그 사건의 중심에 있는 언니인 ‘나’, 기수가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다시 바다에 서다」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사고로 정신적 큰 충격을 받게 된 정미아가 원하는 것은 신제민이 깨어나는 것. 그리고 그와 함께 사랑을 나누었던 그때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녀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지난 126일을 잃어버렸다는 것이었고, 그녀가 다시 바다에 서자 안타까운 마음이 몰려왔습니다. 다소 허무할 수 있는 결말이었지만 자신이 없는 삶에서 자신이 갈망하던 것 마저 잃게 된 그녀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버럭 고함을 질렀다. 아냐. 아냐. 이건 아니야. 하지만 내 입술을 젖히고 나온 것은 거친 숨소리뿐이었다. 밤을 낮 삼아 달려야 했던 지난 126일간, 내 어두운 기억의 저편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이제야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병실을 뛰쳐나왔다. 급한 발소리, 고함치는 소리가 채찍처럼 등줄기를 후려친다. -「다시 바다에 서다」p. 38

 

『씽푸춘, 새벽4시』에서는 각기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소개합니다.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우선되지 못한 사람들. 현재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 소설집이었습니다.

씽푸춘, 새벽 4시 - 10점
조미형 지음/해피북미디어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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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1.05 1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바다에 서다」를 가장 재밌게 읽으셨군요: ) 저는 읽는 내내 조금은 묵직하고, 조금은 긴장 됐었는데요, 아마 느와르 영화같이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소설 속 장치들이 『씽푸춘, 새벽 4시』를 읽는 맛을 살려주는 것 같아요!

    • BlogIcon 글찌 2016.01.07 0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시 바다에 서다」의 마지막 부분이 인상깊었던 것 같아요. 바다에 다시 서는 정미아의 모습이 상상되더라구요.

  2. BlogIcon 온수 2016.01.05 18: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끼리 안녕! 반가워요! 잘 읽었어요

  3. 권디자이너 2016.01.06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지니 블로그 데뷔! 축하합니다.

  4. BlogIcon 엘뤼에르 2016.01.06 0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찌님, 반가워요ㅎㅎ 앞으로 인턴생활 함께 잘해나가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