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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야기

이무지치 음악회 가실 분?

by 산지니북 2016. 3. 9.

지난 2월에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무지치 신년음악회에 다녀왔습니다. 그간 중국근현대사상총서, 단행본, 교재 출간 등으로 너무 바빠 이제야 후기를 올리네요.

 

어느날 오후 대표님께서 갑자기

"음악회 표가 생겼는데 날자가 오늘이네요. 가실 분?"

직원들에게 의향을 물었는데, 젊은 청춘들은 다들 선약이 있었던지 표가 저에게로 온 것이죠.

 

 

 

 

이무지치(I MUSICI)는 12명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챔버 오케스트라인데요, 이탈리아어로 '음악가들'이란 뜻이랍니다. 참 간결하면서도 직설적이죠. 비슷한 방식으로 저희를 표현하자면 '책 만드는 사람들'쯤 되겠네요.

 

♪   오케스트라

일반적으로 교향악단을 의미한다. 챔버 오케스트라는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말하며 챔버뮤직은 일반적으로 지휘자가 없는 독주악기 들로 이루어진 합주 음악이다. 챔버 오케스트라는 이런 의미보다는 조금 크고 교향악단보다는 작은 구조로 12명에서 25명정도의 인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의미한다.

 

12 악기는 바이올린 6개, 비올라 2개, 첼로 2개, 더블베이스와 하프시코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작은 피아노처럼 생긴 하프시코드는 처음 보는 악기였는데 소리가 아주 작아 귀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음악회는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는데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만석이었습니다. 1부에는 피에트로 카스트루치, 쥬세페 발렌티니, 아르칸젤로 코렐리의 곡을 연주했습니다. 다들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이었어요.^^;

 

1곡은 여러 악장으로 구성되는데 한 악장이 끝나면 2~3초간 쉬었다가 다음 악장을 바로 연주합니다. 1곡이 끝나면 박수를 쳐야 하는데 악장이 끝난 건지 곡이 끝난 건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클래식 음악회에서는 항상 옆사람 눈치를 보며 한박자 늦게 박수를 따라치곤 했는데, 이번 이무지치 악단은 곡이 끝나면 다들 벌떡 일어나시더라구요. 덕분에 열광적인 박수로 제 마음을 표현했지요. 연주가 너무 좋더라구요.

 

2부 프로그램은 귀에 익은 음악들이었는데 바로 비발디의 '사계'였습니다. 몰랐는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1위 곡이라고 하네요.

 

'사계'는 안토니오 비발디가 1725년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300년 동안 그의 가장 유명한 곡이었고 모든 바이올린 레퍼토리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곡이라고 합니다.

 

원래 12곡으로 구성된 <The Contest of Harmony and Invention>의 일부로 네 곡이 각기 따로 연주되었는데 1952년 결정된 실내악단 이무지치가 모음곡으로 묶어 처음 연주하면서 '사계'라는 고유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이무지치의 사계 디스크는 전세계에서 8,000만 장이 넘게 팔렸다고 하네요.

 

12명이 모두 개성 있었지만 제1바이올리니스트의 신들린듯한 연주가 눈에 띄었습니다. 아주 잘생긴 여성 연주가도 1명 있었구요.

 

 

♪   콘서트마스터(concertmaster)
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 보통 제1 바이올리니스트를 이른다. 연주에 관해서는 전 단원에 대해 지도적 역할을 하고, 때로는 지휘를 대행하기도 한다.

 

 

음악회 팜플렛에 연주가들의 이름, 사용악기, 악기제작 도시 등이 나와 있었는데 콘서트마스터인 안토니오 안셀미의 바이올린은 1676년 크레모나에서 제작된 아마티였습니다.

 

 

♪   크레모나(Cremona)

 

이탈리아의 도시
크레모나 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주 포 강변에 있는 작은 도시이다. 인구는 7만여 명이다. 스트라디바리, 과르넬리, 아마티 등 현악기 역사상 최고의 명품들이 만들어진 곳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음악사적으로도 중요한데 이탈리아 바로크 오페라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현재 크레모나에서는 매년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를 기념하는 몬테베르디 페스티발이 매년 열리고 있다. 위키백과

 

 

 

2부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이 기립박수를 쳤고 무려 5번의 앵콜을 받았습니다. 첫번째 앵콜곡은 귀에 익숙한 곡이었는데 알고 보니 '우리 집에 왜 왔니' 동요를 편곡한 것이었어요. 단순하고 정감있는 동요가 이렇게 화려한 연주곡으로 변신하다니, 음악의 세계는 참 놀라웠습니다.

 

실내악단의 라이브 연주를 들어보기는 처음이었는데, 이무지치의 음악은 완벽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이날은 정말 제 귀가 호강하는 날이었지요.

 

 

부산문화회관 대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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