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천문화마을 단디 들여다보기
<감천문화마을 산책>/ 임회숙 지음/ 해피북미디어 펴냄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 배경은 감천문화마을 사진으로 해 두었다. 알록달록한 집들이 오밀조밀하게 쌓여있는 풍경이 예쁘다. 감천문화마을에 두 번 가 보았다. 마을을 들어서 꽤 긴 길을 걸으며 만나는 벽화나 갤러리, 공방을 둘러보고 사진 좀 찍었던 추억이 있다. 그때는 그곳을 그저 흔한 벽화마을들 가운데 하나쯤으로 여겼다. 젊은이들이 사진 찍기 좋게 잘 꾸며진 곳으로 말이다. 실제로 많은 이십대들이 셀카봉을 들고 즐기고 있었다.

 

<감천문화마을 산책>을 읽기 전까지 나도 관광객의 하나로 그곳을 갔는데 책을 읽은 후, 달라졌다. 

 

 

 "'관광객'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이 사는 마을을 구경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사는 곳은 방문하는 것이다. 방문자에게는 손님의 자격이 부여된다.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이 지켜야 할 자세가 있듯 방문자 역시 손님의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63쪽)

 

 


구경하듯 스쳐지나치는 관광객 말고, 주인을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손님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감천문화마을 산책>에는 마을을 꿰어 흐르는 역사가 있고, 마을에서 살아 숨쉬는 사람이 있고,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가난과 전쟁 통에 강제 이주된 삼천 명의 사람들이 일군 마을이 바로 감천마을이었다.

 

 

"집과 집이 서로를 가리지 않는 것은 다른 산동네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다. 집들 사이에 형성된 작은 골목길 역시 큰길과 이어져 있어 하나로 통한다. 그러니까 감천문화마을은 배려와 소통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110쪽)

 


감천문화마을의 상징이 되는 블록같은 집들에 이런 배려와 소통의 비밀이 있었다니 감동이다. 그 공간이 주는 가치가 지금 이 마을을 더 아름답게 해 주는 것 같다.

 

자세히 보면 예쁘다고 했던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도 했지? 지은이 임회숙 작가는 감천문화마을을 '단디'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해 준다. 감천문화마을 안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한 명씩 인터뷰를 하며 그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가 하면, 마을에서 살며 겪는 어려움 또한 숨김없이 알려 준다. 마을의 빈 집을 개조해 무료로 작업실을 쓰고 있는 예술 작가들은 한결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며 살아갈까 하는 것이었다. 이런 고민이 외부에서 들어온 '그들'에서 한 마을 주민인 '우리'가 되어 함께 마을을 가꾸어가는 힘이 될 수 있겠다 싶다.

 

마을 사진이 담뿍 담겨있고 친절한 글로 쓰인 책을 읽으니 감천문화마을을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단, 아쉬운 점은 마을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예쁜 지도 하나가 곁들여졌다면 좋았겠다. 이제 '방문객'으로 감천문화마을의 초대에 응하고 싶다. 애정 가득 갖고 그 마을을 단디 즐겨야지.

 

 

글 : 박신경 님(독자)

 

 

 

감천문화마을 산책 - 10점
임회숙 지음/해피북미디어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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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6.09.13 0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쉬운 점까지! 감사합니다^^

  2. BlogIcon 별과우물 2016.09.19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평까지 남겨주시다니 감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