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북투어 여행기]

 

 

2018년 2월 8일(목)~ 2월 11일(일) 진행된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북투어

비 오는 타이베이를 걸으며

산지니 어둠 여행단을 보고 느끼고 나눴던

그 시간들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1화

땅이 흔들리고, 하늘은 흐리다?!

'어둠' 여행이라더니,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심난하게도 떠나는 전날 지진 소식이 들려왔다. 타이베이에서 100킬로미터 이상 멀리 떨어져 있는 대만 동부 화롄에서 진도 6.4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 호텔 건물이 무너지고, 사망, 부상, 실종자가 속출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야 하다니, 가기 전부터 마음은 착잡했다. 대만은 환태평양 조산대, 일명 불의 고리에 있어 지진이 잦은 곳이었다. 1999년에는 진도 7.6규모의 지진으로 2,400여명이 사망했고, 이때 이후 대만은 공공, 민간시설에 대해 내진보강을 의무화했다고 한다. 2016년에도 남부 타이난 지진으로 아파트가 무너져 115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지진이 일상화된 나라였다. “~ 남들은 지진을 피해서 가는데, 우리는 지진이 일어난 땅으로 가는구나.” 여러 사람이 같이 떠나는 길, 줄줄이 이어진 약속을 물릴 수도 없었다.

 

 

 ▲ [2018년 2월 8일자 서울신문] 대만 지진 피해 갈수록 늘어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타이베이 어둠 여행’(다크 투어). 책에 있는 장소를 따라 걷는 타이베이 테마 여행, 그것은 설렘과 함께 미세한 떨림으로 찾아왔다. 28()~11() 34일 동안의 북투어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실감케 한 여행이었다. 한국에서 2시간 거리, 이리도 가까운 나라를 처음 방문하다니.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뿌연 안개는 이 도시의 주름과 어둠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28() 아침 830, 부산 김해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두 시간 만에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의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했다. 땅은 흠뻑 젖어있었다. 겨울 우기. 15도 내외의 온도에 상추, 쑥갓, 가지가 텃밭에서 싱그럽게 자라는 대만의 겨울은 녹음이 지치지 않았다. 34일 일정 내내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안개는 짙게 드리웠다.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은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북투어 단은 낯선 도시의 골목을 걷고 또 걸었다. 나와 일행들은 역사와 현실의 시공간 속을 헤매이며 복잡다단한(?)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나가야 했다.

 

 

▲  상추, 쑥갓, 가지가 텃밭에서 싱그럽게 자라는 대만의 겨울

 

 

타오위안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지하철 안에서 바라 본 타이베이 풍경

 

 

  겨울 우기, 걷고 또 걸으며 타이베이 속으로!!

  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열차에서 바라본 이 도시의 건물들은 이끼로 가득차고, 녹슬고 녹물이 흘러 을씨년스러웠다. 왜색풍의 건물들과 중국풍의 건물들이 뒤섞인 곳, 거리의 일제 자동차들 무리 속에 간간이 보이는 한국차. 도로를 질주하는 스쿠터 행렬….

  설날을 며칠 앞둔 2주간의 특수. 홍등으로 반짝이는 디화가의 야시장은 그야말로 불야성이다. 시장 골목은 인파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다. 산해진미들은 손님을 맞기 위해 때깔 좋게 차려졌고, 반짝 알바로 고용된 듯한 젊은이들은 미소를 날리며 시식을 권한다. 한국말도 간간히 들려온다. 시식만 해도 배가 부를 지경이다.

 

 

 

디화가의 야시장 풍경. 장터 위 건물의 2, 3층은 독특한 문양의 엔틱한 개성을 뽐내고 있다.

 

 

  야시장의 흥에 흠뻑 젖어들면서도 힐끗힐끗 2층, 3층을 올려다본다. 중국, 일본, 서양식 건물 문양의 기묘한 조화. 내 나이 또래의 대만인들이 추억에 젖을만한 소재들이란다. 이방인의 눈에는 큰 감흥이 일어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안목과 경험의 한계이리라.

 

 

 

▲  대도정으로 가는 길한적한 대도정 부두 풍경

 

  야시장을 빠져 나와 인근 대도정(大槄埕) 부두로 향했다. 강 건너 마천루 불빛과 유람선, 홍등이 반짝이는 가라오케 무대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모래가 쌓여 상업항구 기능을 상실한 곳이라는데 의외로 을씨년스러움은 느낄 수 없었다. 청말 이래 번성하며 전 세계로 대만의 물산이 뻗어 나갔던 화려한 과거. 안개비마저 없었다면 쇠락한 부두의 쓸쓸한 풍광에 스며 있을 아련한 의미를 느끼지 못했으리라.

 

 

 

"미래, 그것은 오고 또 올 것이다. 좋든 나쁘든 그것은 계속 올 것이다"
_「천마다방天馬茶房」 중에서

 

 

 

1구역(완화, 다퉁) 탐방 코스 
맹갑/맹갑공원, 탕부문화구역, 용산사, 보피랴오 역사거리, 문맹루, 대도정

 

 

 

>> 2화에서 계속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 10점
왕즈홍 외 지음, 곽규환 외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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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수지니 2018.03.29 18: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타국의, 역사가 스며든 공간에서, 글쓴이와 일행들 개인의 역사는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됩니다. 빨리 다음화 주세요 ㅋ

  2. 산솜이ㅋ.ㅋ 2018.03.29 2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 이야기도 이야기이지만 여행 첫날의 분위기까지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앞으로의 어둠 일정과 함께 낮의 에피소드들도 궁금해집니다~~

  3. 동글동글봄 2018.03.30 0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시간이라니 정말 가깝네요. 이렇게 가까운지도 모르고, 정말 타이베이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타이베이를 새롭게 알아가는 계기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