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불평등 존재하는 한 마르크스주의는 영원하다”


올해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관련 서적-영화 잇따라 나와



현대사와 사상사에 큰 영향을 준 카를 마르크스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관련 콘텐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5일은 카를 마르크스(1818∼1883) 탄생 200주년 기념일. 1818년 5월 5일 독일 트리어 지방에서 태어나 세계 현대사와 사상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마르크스를 기념하는 도서와 영화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는 마르크스를 기념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 트리어, 영국 맨체스터 등지에서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관련 행사를 연다. 영국 철학자 루퍼트 우드핀 등이 마르크스주의를 그래픽으로 소개한 책을 올해 1월 냈고, 영국의 역사학자 그레고리 클레어스도 지난달 ‘마르크스와 마르크시즘’을 출간했다. 다만 국내 마르크스 연구자들의 학술문화제 ‘맑스 꼬뮤날레’는 격년으로 열리는데, 올해는 열리지 않는 해다. 


마르크스주의는 1990년대 사회주의권의 붕괴 이후 ‘한물 간 사상’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기도 했지만 21세기 들어서도 꾸준히 재조명되고 있다. ‘생각하는 마르크스’(북콤마)를 펴낸 백승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동구권이 몰락하고 유럽 좌파 사회운동이 약화되면서 정치적 신념으로서 마르크스주의의 입지는 좁아졌지만 역으로 사상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되살릴 기회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본주의는 그 모습이 시대에 따라 변하면서도 세계를 독특한 방식으로 하나로 묶어내고 있으며, 그 방식을 본격 연구하기 시작한 인물이 마르크스”라며 “사회를 과학의 분석 대상으로 삼은 마르크스의 업적은 뉴턴이 신학의 세계를 벗어나 물리학으로 우주를 보도록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 위기를 분석하는 데 마르크스 경제학이 여전히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제무식자, 불온한 경제학을 만나다’(나름북스) 등을 낸 김성구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는 “시장이 최적의 균형을 달성한다는 주류 경제학에는 근본적으로 주기적 경기순환과 공황을 설명하는 이론이 없다”며 “2008년 경제위기가 금융 분야에서 터진 건 과잉자본에 금융화의 길을 터 준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보기술(IT) 혁명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부작용을 우려하는데, 이는 마르크스가 예견했던 노동의 축출과 이윤율 저하 경향의 연장선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에 번역 소개된 책 중에는 ‘마르크스 전기’(전 2권·노마드)가 눈길을 끈다. 옛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부설 마르크스·레닌주의연구소가 1973년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펴낸 책이다.  


마르첼로 무스토 캐나다 요크대 교수가 2016년 쓴 ‘마르크스의 마지막 투쟁’(산지니)도 번역 출간을 앞두고 있다. 17일 개봉하는 영화 ‘청년 마르크스’(감독 라울 펙)는 1844년 아내 예니와 함께 프랑스 망명길에 오른 마르크스가 파리에서 프리드리히 엥겔스를 만나고 노동운동을 주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백승욱 교수는 “마르크스주의는 프랑스혁명의 이념적인 계승자”라며 “현실의 불평등과 모순이 사라지지 않는 한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마르크스주의의 이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르크스주의는 페미니즘, 생태주의 등 여러 사상과 대화하며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며 “이 같은 시대의 주요 화두와 결합돼 더욱 활발하게 연구하고 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기사원문 보러가기





경향신문



19세기 학자 마르크스의 삶이 던진 21세기 자본주의 문제 해결의 열쇠


ㆍ5일 탄생 200주년 맞아 재조명

ㆍ평전·에세이·소설 잇달아 출간



카를 마르크스(1818~1883)는 생전 학자이자 저널리스트로 부지런히 글을 썼다. 그와 사상적 동지인 엥겔스의 저서를 집대성한 마르크스-엥겔스 전집(MEGA)은 2020년까지 모두 114권 완간이 목표다. 그만큼 마르크스는 경제학·철학·역사학·정치학·사회학 분야에 걸쳐 엄청난 양의 글을 남겼다. 하지만 양으로 치면 후대 연구자들이 마르크스에 관해 쓴 책이 마르크스의 저작들을 압도하고도 남을 것이다. 


오는 5일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 서점가에 다시금 그의 이름을 불러내는 책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평전, 에세이, 소설 등 여러 형식으로 마르크스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는 책들이다.


마르크스나 그의 대표작 <자본론>에 관한 대중적 해설서가 이미 하나의 출판 장르로 굳어진 상황에서, 이 책들의 새로움은 덜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200주년에 즈음해 마르크스의 생애나 업적을 재평가하는 현재진행형의 작업들을 담은 책들이 눈에 띈다. 


<카를 마르크스: 위대함과 환상 사이>(아르테)는 개러스 스테드먼 존스 런던대 퀸메리 칼리지 역사학과 교수가 2016년 쓴 평전이다. 총 12장, 1100여쪽 분량의 이 책은 19세기 유럽 지성사의 맥락에서 인간 마르크스와 그의 이론을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존스는 “이 책의 목표는 마르크스가 죽은 뒤 그의 성품과 여러 성취에 대해 이야기들이 꾸며지기 이전인 19세기의 환경 속으로 돌아가서 그의 모습을 다시 그려내는 것”이라고 밝힌다. 


이 때문에 책은 마르크스 개인의 삶 못지않게 당시 역사적 배경과 사상적 흐름,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비중 있게 다룬다. 책에는 마르크스가 격동의 1840년대에 파리, 브뤼셀, 쾰른 등지에서 혁명 동지들을 찾아 나서는 과정, 그가 헤겔로 대표되는 독일 관념론과 단절하고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과정, 또 기독교 비판과 국가 비판을 넘어 사회문제와 프롤레타리아트, 정치경제학 비판에 매진하는 과정 등이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카를 마르크스>를 옮긴 홍기빈 글로벌정치연구소 소장은 “ ‘마르크스주의’라는 달팽이 껍질 속에 숨어 있는 ‘마르크스’라는 민달팽이의 모습을 꼬리에서 두 개의 뿔까지 총체적으로 그려낸” 책이라고 설명했다. 존스는 마르크스주의 진영의 마르크스 신화화 작업을 경계하며, 마르크스가 만년인 1870년대 러시아 ‘미르’와 같은 촌락 공동체에 희망을 걸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홍 소장은 옮긴이 서문에서 “21세기의 새로운 마르크스 연구의 방향을 확고하게 만드는 저작”이라고 평가하며, 마르크스가 “진리와 정의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는 세상의 꿈 하나만 남겨 두었던 인간이자, 그 이상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최상의 결과물을 인류에게 남겨 준 인간”이라는 점에서 200주년을 기념하는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2권으로 된 <마르크스 전기>(노마드)는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부설 마르크스레닌주의연구소가 1973년 공동 저술한 평전이다. 실천적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에서 마르크스의 사상이 형성된 과정과 주요 저작들의 집필에 얽힌 이야기 등을 담았다. <마르크스에 관한 모든 것>(살림)은 명성·선언·음모·자본·소유·언어·노동·평등 등 16개의 키워드로 마르크스의 사상을 풀어낸 에세이이자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감정을 묘사한 전기다.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한 마르크스의 사상은 금융위기와 신자유주의 등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해석하는 유효한 틀을 제공한다. <마르크스 2020>(팬덤북스)은 마르크스의 사상이 지니는 현재성에 주목, 마르크스주의가 자연·발전·노동·여성·문화·국가·종교 등 다양한 영역들과 어떻게 접목돼 발전해왔는지를 살핀다. 


마르크스의 일대기를 소설로 그린 시도도 나왔다. 언론인 손석춘씨는 <디어맑스>(시대의 창)에서 엥겔스가 ‘라인신문’에서 일하던 청년 마르크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그의 삶을 담아냈다. 손씨는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악마의 얼굴’을 한 듯 여겨지는 마르크스의 ‘생얼’을 드러내고 싶었다”며 “인류에게 노동이 어떤 의미가 있고 노동하는 사람이 얼마나 존엄한가를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기사원문 보러가기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