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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저자와의 만남]『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의 저자, 노용석 교수님과의 만남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8. 11. 23.

 

나치에 의해 발생했던 아우슈비츠의 민간인 대량학살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며 느꼈던 분노와 슬픔이 생생합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 있었던 민간인 학살의 역사에 관심을 기울여 본 적 있으신가요? 88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우리나라 학살의 현장 중심에서 노력하고 계신 노용석 작가님과 함께했습니다.

 

 

노용석 작가님은 국가폭력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 대부분이 독일의 아우슈비츠는 주목하면서, 우리나라에 있었던 학살에 대해선 외면하고 무지한 것이 모순적이라 느꼈다고 합니다. 교수님은 오늘 강연은 왜 내가 망자에 집착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 설명하시며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교수님은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진상규명조사 단장을 역임하시며 경북 경산에 있는 코발트탄광 학살사건에 대해 알게 되셨다고 합니다. 이곳은 예전 교수님 집과 직선거리로 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고 합니다. 내가 살았던 동네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걸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하십니다.

 

▲ 탄광의 구조를 마이크로 설명해주셨던 노용석 교수님. 고작 마이크인데도 설명이 쏙쏙 잘 들어왔습니다

 

산 코발트탄광 학살사건은 6.25 전쟁 기간 중 경북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보도연맹 회원들을 학살한 사건입니다. 주민 증언에 의하면 19507월경부터 9월경까지 두 달간 학살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수천 명의 사람을 55m 수직갱도에 밀어 넣어 총살하거나 생매장해 죽였습니다. 60일이란 시간 동안 55m의 갱도가 시체로 꽉 찼다고 합니다.

 

이 갱도는 폐쇄된 상태였으나, 2005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설치되며, 유해발굴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노용석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 국과수 소장님께서 새로 산 기게로 만들어 주신 탄광의 구조도.

 

유해발굴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조사팀장으로 부임했을 때, 팀원이 오직 교수님 혼자였다고 합니다. 맨땅에 헤딩인 셈이죠. 그러나 교수님 곁에는 유해발굴에 도움을 주신 친구들이 계셨습니다. 갱도를 막은 콘크리트를 뚫기 위해 다이너마이트 허가를 대신 받아준 방송국 PD, 경산 코발트 탄광의 3D 구조도를 만들어준 국과수 소장님이 대표적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인간의 죽음은 정상적 죽음과 비정상적 죽음으로 나눠지고, 비정상적 죽음을 해결하지 못한 나라는 아무리 경제발전을 한들 더 나은 시민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원혼이 가득한 거리에 어떻게 국가발전이 이루어지겠냐는 것입니다. (해당 내용은 인상깊어 영상으로 따로 제작했습니다. 아래 영상 첨부하니 시청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경제부흥이라는 대의를 위해 피해자의 입을 막은 국가가 발전할 수 있을까요? 오늘날에도 민간인 학살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총살’, ‘생매장등 현대사회와 거리가 먼형태가 아니더라도, 나도 국가의 권력에 의한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우리가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과거 일로 치부해버리고 제대로 역사를 청산하지 않는다면, 국가를 위한 희생에 암묵적 동의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도 과거 청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교수님은 강연 마지막에 유족 중심의 해결이 아닌 좀 더 큰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심스레 언급하셨습니다. 유해발굴이 개인의 슬픔과 억울함을 달래는 데 그친다면, 국가 비극의 재발 방지라는 목적까지는 도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강연을 들으며 당신이 죽은 뒤 장례를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라는 한강의 소설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많은 피해자 가족들이 여전히 어두운 저녁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듭니다. 유해발굴은 비정상적 죽음을 맞이했던 피해자를 위한 마지막 의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강연은 6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계속 생각이 날 정도로 여운이 길었습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하지 못했던 분들은 꼭 한번 교수님의 저서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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