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부산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제11회 국립부산국악원무영단 정기공연 - 춤, 조선통신사 유마도를 그리다
(이하 무용극 유마도)에 다녀왔습니다.
▲ 부산국립국악원
무용극 유마도는 조선통신사와 동행한 무명의 화가 변박이 그린 그림인 ‘유마도’의 비밀을 파헤치며 조선통신사의 여정을 그려낸 소설 <유마도>를 모티브로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작품의 기둥이 되는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 이후인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년 동안 12차례에 걸쳐 일본에 건너갔던 사절단입니다. 일본과 한국의 관계에서 평화외교와 문화교류의 역사인데요, 2017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며 그 의미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 책 <유마도>와 '무용극 유마도' 공연 포스터
공연은 총 80분 동안 이루어졌으며 다채로운 무대 효과와 연출에 눈을 뗄 수 없었답니다!
동래의 무명화가 ‘변박’이 통신사들과 함께 한 사행길에 바람의 신 ‘풍백’을 만나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국서를 전달하기 위한 긴 여정은, 크게 조선에서의 변박의 고뇌, 출항길에서 풍백의 등장과 조선통신사 사행단의 고난, 일본 도착 후의 변박과 여인의 만남 세 가지 부분으로 나뉘었는데요.
▲ 출항길에서 힘차게 노를 젓는 선원들 (출처: 부산일보)
‘변박’의 고고하고 당찬 분위기가 바람의 신 ‘풍백’이 나올 때 스산하고 혼란스러운 분위기와 대비되어 보는 재미가 더욱 늘었답니다.
국립부산국악원 기악단의 연주가 함께해 라이브로 국악을 들을 수 있어 더욱 특별했구요.
출항하는 장면에서 배가 등장할 때 북소리가 둥둥 울려 퍼지며 사절단의 모습이 너무 멋있었답니다.
▲ 출항길에서 고뇌하는 변박 (출처: 부산국립국악원)
무려 60명이 넘는 인물들이 출연해 군무를 췄는데요, 하늘하늘한 옷을 입은 무용단이 평온한 바다와 사나운 바다를 군무로 표현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풍백의 지휘 아래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장면에서는
귀를 찢을 듯한 꽹과리 연주가 계속되어 인상적이었어요.
(연주자분 괜찮으셨을까 살짝 걱정도 되고요^^;)
▲ 유마도 / 변박
마지막 장면에서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인’과 ‘변박’이 함께 유마도를 그리며 부르는 노래는 관객석에 앉은 한국인과 일본인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는데요,
‘통하고 더해 신하다’라는 가사를 반복해 읊으며, 통신사의 정신과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에 펼쳐질 화합의 장을 기대하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 무용극 유마도 커튼콜
공연을 마치고 한국인과 일본인이 섞인 관중석에서는
한마음으로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나왔답니다.
▲ 강남주 선생님과 저^^
강남주 선생님도 공연이 잘 만들어진 것 같다며 “소설과 춤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했는데 훌륭하게 연출해냈다”면서 “왜 우리가 과거를 배우고 미래의 길을 열어가야 하는지 한·일 간 평화의 길을 연 통신사의 정신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용극 유마도는 국내 순회는 물론 일본과 프랑스 등지에서도 공연하고, 이후에는 상설공연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
공연 중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여러분께 생생한 현장을 전해드리지 못해 너무 아쉬운데요...! 궁금하시다면 다음 공연을 보러가시는 것을 강추! 드립니다.
그때까지 원작 <유마도> 책을 읽어보시며 무대를 상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유마도 - 강남주 지음/산지니 |
강남주 장편소설 유마도
강남주 지음 | 264쪽| 13,800원 | 2017년 10월 30일 출간
무명 속에서도 임란의 아픔과 조선의 기개를 화폭에 수놓는 위대한 예술가, 변박. 하지만 한양이라는 중앙 무대가 아니라 변방 동래의 화가였기 때문에 재능을 꽃피우기가 어려웠다. 그런 변박은 자신을 알아본 조엄 정사를 통해 조선통신사에 합류하게 됐고, 길고 고된 여정을 함께한다. 기선장이 되어 조선통신사의 항해를 도맡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그림과 글에 대한 열정은 대마도에서 몇 점의 작품으로 남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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