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향 작가의 에세이집 <걸어서 들판을 가로지르다>가 국제신문에 소개되었습니다.
정성스레 책을 소개해주신 기자님 감사합니다 :)
정말 여행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열흘 간의 제주살이 에세이…오직 날 위한 시간과 조우
소설가 박향 '걸어서 들판을…', 코로나·빡빡한 일상 위안도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책을 찾아 읽는 것이 아니라 낯선 여행지에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책을 읽고 싶었다’는 문장.
열흘 간 제주살이를 한 박향 소설가는 매일 서쪽 바다의 노을을 구경했다. 박향 제공
어떤 사람에게 제주는 바로 이런 곳이리라. 다녀야겠다, 먹어야겠다, 봐야겠다는 조급함 없이 몸과 마음을 풀어놓고 싶은 곳. 이런 바람이라면 2박 3일 안에 제주의 동서를 모두 훑는 빡빡한 여정보다 요즘 흔한 ‘한 달 살이’가 제격이다. 몰라서 안 하나. 눈치 볼 직장 있고, 마음 쓰이는 가족 있는 중년 여성에게 제주 한 달 살이는 늘 입으로만 소망해보는 판타지와 같은 일이다.
소설가 박향(사진)은 체류기간 ‘한 달’을 열흘로 타협해서라도 제주살이의 꿈을 실현하기로 했다. 친한 친구와 함께 제주 서쪽 애월 금성리의 바닷가 집을 빌리고, 숙소를 베이스 캠프 삼아 멀지 않은 곳의 오름도 가고 바다도 갔다. 파도소리에 눈을 뜨면 우리 동네 산책하듯이 눈에 띄는 동네 주변을 산책했고 빨래를 널어 말렸다. 동네책방에서 산 책을 방에 누워 천천히 읽었다. 커피를 내려서 치즈 넣어 구운 바게트와 함께 숙소 마당에서 아침으로 먹었다. 솜씨 좋은 친구가 해주는 밥을 얻어 먹었다. 비 오는 날에는 집에 있을까 고민하다가 예쁜 바닷가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제주 서쪽 바다의 아름다운 노을을 매일 구경했다. 이렇게 아름답기만 한 노을이 어떤 소설의 주인공에게는 피와 이념의 소름끼치는 이미지로 치환될 수 있음을 떠올리기도 했다. 열흘 살이가 끝난 뒤 그 소중한 시간을 기억하는 에세이집 ‘걸어서 들판을 가로지르다’를 냈다.
인스타그램에 홍수처럼 쏟아지는 ‘신박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도 아니고, 제주살이의 기간이 긴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무심코 펼쳐 든 책을 끝까지 읽으며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건 제주에서 느낀 감정과 감상들을 마치 함께 서 있는 것처럼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글 덕분이다. 한 번도 못가본 곳이 아니라 이미 다녀온 곳이기에 에세이를 읽는 마음은 더 촉촉해진다. 누군가에겐 ‘다음에 제주 가면 나도 뭔가 기억을 담을 만한 글을 하나쯤 써보고 싶다’는 욕구를 들게 할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마음이 더없이 갑갑한 지금, 제주살이의 감성을 글로나마 느끼며 위안할 수 있는 에세이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걸어서 들판을 가로지르다 - 박향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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