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전문 주간지가 밝히는 한미 FTA의 기막힌 거래

미국에만 고스란히 이익이 되는 한미FTA - 일본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일본 경제전문 주간지 <다이아몬드> 온라인판 2011년 10월 24일)


나가노 다케시(中野剛志)


(일본정부 경제산업성 관료를 거쳐, 현재 교토대학교 교수, (2011)의 저자)


[일본이 TPP 교섭에 참가할 것인가 아닌가는 11월 상순에 열릴 APEC회의까지 결론이 난다. 국민에게는 협정에 관한 충분한 정보도 알려주지 않은 채, 정부는 교섭 테이블에 앉을 모양이다. 그러나 이미 합의된 한미FTA라는 선례를 잘 분석해봐야 한다. TPP와 한미FTA는 전제나 조건이 흡사하다. 한국이 들이삼킨 불이익을 보면, TPP로 인해 입을 일본의 손실은 명백하다.--편집자]


TPP(환태평양경제제휴협정) 교섭에 일본이 참가할 것인가에 대한 결론이 11월 상순까지 나온다. 중대한 상황인데도 TPP에 관한 정보는 부족하다. 정부는 이 점을 인정하면서도 본심으로는 논의도 설명도 할 의도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TPP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에 아주 좋은 분석대상이 있다. 그것은 TPP 추진론자들이 선망하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이다.


한-미FTA가 좋은 참고가 되는 이유는 TPP가 실질적으로는 일-미FTA이기 때문이다.


우선, TPP는 일본이 참가할 경우, 교섭참가국들의 경제규모면에서 미국과 일본이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다국간협정이라는 것은 이름뿐이지 실질적으로는 일미FTA로 볼 수 있다. 또한, 한미FTA도 TPP와 마찬가지로 관세의 완전철폐라는 급진적인 무역자유화를 지향하고 있는 점이나, 다루어지는 분야가 물품만이 아니라 금융, 투자, 정부조달, 노동, 환경 등 광범하게 포괄하고 있는 점도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TPP 추진론자들은 “라이벌 한국이 한미FTA에 합의했기 때문에 일본도 늦어서는 안된다”고 선동해왔다. 그러나 한미FTA를 보면, TPP에 참가하는 것이 일본에 무엇을 가져다 줄 것인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도, TPP 추진론자들도, 한미FTA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한미FTA는 한국에 극도로 불리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미FTA의 무참한 결말이 어떤 것인가를 일본이 처한 상황과 대비하면서 보자.


한국은 무의미한 관세철폐의 대가로 환경기준 등을 미국제품에 대해서 적용하는 것을 완화하기로 했다.


우선, 한국은 무엇을 얻었는가. 물론 미국에서의 관세의 철폐이다.


그러나 한국이 수출을 할 수 있는 공업제품에 대한 미국 쪽의 관세는 이미 충분히 낮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겨우 2.5%, 텔레비전은 5% 정도밖에 안된다. 게다가, 미국 쪽의 2.5% 자동차 관세 철폐는 만일 미국산 자동차의 판매나 유통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미국 기업이 판단하는 경우에는 무효가 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원래 한국은 자동차도, 전기전자제품도, 이미 미국에서의 현지생산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관세의 존재는 기업경쟁력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 이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글로벌화에 의해 해외생산이 진전되어 있는 현재, 제조업의 경쟁력은 관세가 아니라 통화가치로 결정된다. 즉, 한국기업의 경쟁력은 작금의 낮은 원화 가치 덕택이고, 일본의 수출기업의 부진은 높은 엔화 가치(円高) 때문이다. 더 이상 관세는 문제가 안된다.


그런데 한국은 이런 무의미한 관세철폐의 대가로 자국의 자동차 시장에 미국 기업이 들어오기 쉽도록 제도를 변경할 것을 요구받았다. 미국의 자동차 업계가 한미FTA로 인한 관세철폐에 대한 대가를 미국정부에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국은 배출량 기준 설정에 있어서 미국의 방식을 도입하는 것과 함께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서 배출개스 진단장치 장착의무나 안전기준 인증 등 일정하게 부과되는 의무사항을 면제해주었다. 즉, 자동차의 환경·안전에 관한 한국의 기준을 지킬 수가 없게 되었다. 또한, 경쟁력 있는 미국산 대형차에 대한 세금부담을 경감해주었다.


미국 통상대표부는 일본에도 자동차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에코카(환경친화형 자동차)에 대한 감세 등, 미국산 자동차가 들어오는 데 불리한 일본의 환경정책을 철폐하라는 것이다.


쌀 자유화는 일시적으로 피하더라도 앞으로 개방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쌀 자유화는 피했지만, 그 이외는 실질적으로 전부 자유화되었다. 해외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에 있어서 관세는 무의미하지만, 농업을 보호하는 데는 관세가 여전히 중요하다. 따라서 제조업을 지키고자 하는 미국과 농업을 지키고자 하는 한국이 상호 관세를 철폐하면 그 결과는 한국에는 불리해지는 것으로 끝난다. 이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유일하게 자유화를 피한 쌀은 미국 최대의 쌀 생산지인 아칸소 주 출신의 크로포드 의원이 불만을 표명하고 있다. 커크 통상대표도 금후 한국의 쌀 시장을 개방하도록 노력하고, 또 금후의 통상교섭에서는 예외품목을 설정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즉, TPP 교섭에서는 쌀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말이다.


이밖에, 법무, 회계, 세무 서비스에 있어서 미국인이 한국에서 사무소를 개설하기 쉽도록 한국의 제도가 변경되게 되었다. 지적재산권 제도는 미국의 요구를 전부 받아들였다. 그 결과, 예를 들어, 미국 기업이 한국의 웹사이트를 폐쇄하는 게 가능해졌다. 의약품에 있어서는 미국의 의약품 제조업자가 자기회사 의약품의 가격이 낮게 결정되었을 경우, 그것에 불복해서 한국정부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농업협동조합이나 수산업협동조합, 우체국, 신용금고가 제공하는 보험서비스는 미국의 요구대로 협정 발효 후 3년 이내에 일반 민간보험과 동일하게 취급되도록 결정되었다. 원래 공제(共濟)라는 것은 직업이나 주거지 등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이 자금을 분담해서 무슨 일이 있을 때 그 자금으로 돕는 상호부조 사업이다. 그것이 해체되고, 서로의 생활을 돕기 위한 자금이 미국의 보험회사에 흡수되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미국은 일본의 간이보험과 공제제도에 대해서도, 동일한 요구를 이미 해왔다. 일본의 보험시장은 미국 다음으로 크기 때문에 미국은 한국 이상으로 일본의 보험시장을 욕심내고 있는 것이다.


한미FTA에는 래칫(역진방지) 규정과 ISD 조항, 그 외에 두려운 설계가 들어있다.


래칫이라는 것은 한쪽 방향으로밖에 움직일 수 없는 톱니를 가리킨다. 래칫 규정은 즉, 현상의 자유화보다도 후퇴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이다.


조약 체결국이 나중에 무슨 사정으로 시장개방을 과도하게 했다고 생각하더라도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규정인 것이다. 이 래칫 규정이 들어가 있는 분야를 보면, 예를 들어, 은행, 보험, 법무, 특허, 회계, 전력, 개스, 택배, 전기통신, 건설서비스, 유통, 고등교육, 의료기기, 항공수송 등 다양하게 걸쳐있다. 어느 것이라도 미국 기업에 유리한 분야들뿐이다.


덧붙여, 앞으로 한국이 다른 나라와 FTA를 체결할 경우, 그 조건이 미국에 대한 조건보다도 유리한 경우는 미국에도 같은 조건을 적용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규정까지 들어가 있다.


또 하나 특기할 것은, 한국이 ISD(투자자와 국가 간의 분쟁해결 절차) 조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ISD라는 것은 어떤 국가가 자국의 공공 이익을 위해 제정한 정책에 의해 해외 투자가가 불이익을 입은 경우에는 세계은행 산하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라는 제3기관에 소(訴)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러나 이 ISD 조항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ISD 조항에 기초하여 투자가가 정부를 제소하는 경우, 수명의 중재인이 이것을 심사한다. 그러나 심리(審理)의 관심은 어디까지나 “정부의 정책이 투자가에 어떤 정도의 피해를 주었는가”라는 점에 국한될 뿐, “그 정책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인가 어떤가”는 고려되지 않는다. 게다가 그 심사는 비공개로 행해지기 때문에 불투명하고, 기존 판례에 의한 구속을 받지 않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하다.


또한, 이 심사 결과에 불복할 점이 있어도 상소를 할 수 없다. 가령 심사결과에 법해석의 오류가 있다 하더라도 국가의 사법기관은 이것을 시정할 수 없다. 더욱이, 믿기 어려운 것은, 한미FTA의 경우에는 이 ISD 조항은 한국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 ISD 조항은, 미국과 캐나다와 멕시코 간의 자유무역협정인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에서 도입되었다. 그 결과, 국가주권이 침범되는 사태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는 어떤 신경성물질을 연료도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그와 같은 규제는 유럽이나 미국의 거의 모든 주(州)에도 있다. 그런데, 미국의 어떤 기업이 이 규제로 불이익을 입었다고 해서 ISD 조항에 근거하여 캐나다 정부를 제소했다. 그리고 심사 결과, 캐나다 정부는 패소하여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하고, 이 규제를 철폐하는 수밖에 없었다.


또한, 어떤 미국의 폐기물 처리업자가 캐나다에서 처리를 한 폐기물(PCB)을 미국 국내로 수송하여 리사이클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캐나다 정부는 환경적인 이유로 미국에의 폐기물 수출을 일정기간 금지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폐기물 처리업자는 ISD 조항에 따라 캐나다 정부을 제소했고, 캐나다 정부는 823만 달러라는 배상금을 지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멕시코에서는, 지방자치체가 그 지역에 어떤 미국 기업이 유해물질 매립지를 세우려는 것에 대해서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그 허가를 취소했다. 그러자 이 미국 기업은 멕시코정부를 제소하여 1670만 달러라는 배상금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요컨대, ISD 조항이라는 것은 각국이 자국민의 안전, 건강, 복지, 환경 등을 위해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결정하지 못하는 ‘치외법권’ 규정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이 조항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이 ISD 조항에 기초한 분쟁 건수는 1990년대 이후 격증하여 그 누적 건수는 200을 넘는다. 이 때문에 요크대학의 스티븐 길이나 런던대학의 거스 반 하딩 등 다수 학자가 이 ISD 조항은 글로벌 기업이 각국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문제시하고 있다.


ISD 조항이 독만두라는 것을 모르고 나아가려는 일본정부의 어리석음


TPP 교섭을 통하여 미국이 노리는 것은 이 ISD 조항을 집어넣어 자국 기업이 그 투자와 소송의 테크닉을 구사하여 돈을 벌도록 하자는 것이다. 일본은 ISD 조항을 단호히 거부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정부는 “우리나라가 확보하고 싶은 주된 룰”로서 ISD 조항을 넣는 것이라고 한다(민주당경제제휴프로젝트팀 자료).


그 이유는 일본 기업이 TPP 참가국에 들어가는 경우에, 진출한 나라의 정책으로 불이익을 입을 때의 문제해결 방식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의 이익을 위해 타국의 주권(민주국가라면 국민주권)을 침해한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이상으로 어리석은 것은, 일본정부 측이 글로벌 기업, 특히 미국 기업에 의해 피소를 당하여 국민주권이 침해될 위험을 경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나 TPP 추진론자들은 “교섭에 참가하여 룰을 유리하도록 하면 된다” “불리한 사항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으면 된다”고 하면서 “우선은 교섭 케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TPP 교섭에서 일본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미미한 것임에 비해서 지키지 않으면 안될 것은 허다하다. 그러한 일방적인 방어전이 될 교섭과정을 통해서 어떤 결말이 나올지는 한미FTA의 결과를 보면 명확하다.


그럼에도 일본정부는 일본의 국익을 현저히 손상시킬 ISD의 도입을 오히려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더 이상 정보를 입수한다, 교섭을 유리하게 한다 등과 같은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일본정부는 국익이라는 게 과연 무엇인가를 판단할 능력마저 없는 것이다.


노다 수상은 한국 대통령처럼 미국에서 환영을 받으면 만족할 것인가


한미FTA에 관련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일반교서연설에서 “미국의 고용은 7만명 증가할 것이다”라고 개가를 올렸다. 미국의 고용이 7만명 증가하는 것은, 요컨대, 한국의 고용이 7만명 뺏긴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전 대통령 정책기획 비서관이었던 정태인 씨는 “주요 쟁점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미국이 요구한 것은 거의 하나 남김없이 전부 양보했다”고 탄식하고 있다. 이와 같이 무참하게 끝난 한미FTA이지만, 한국 국민은 거의 정보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상황도 현재 일본과 그대로 닮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대하여 성대한 환영을 베풀었다. TPP 추진론자들은 이것을 부러워한 나머지 일본도 TPP에 참가하여 일미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저만큼 자국의 국익을 미국에 내어준 대가로 한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환영받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도 TPP에 참가하게 되면 노다 수상도 미국에서 국빈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정부나 매스미디어는 “일미관계가 개선되었다”고 기뻐할 것이다. 그러나 그 과도한 어리석음의 대가는 엄청난 것이 될 것이다.


<녹색평론>사에서 번역한 기사입니다. 가급적 널리 전달하였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Bekay at 오후 10:47  이메일로 전송BlogThis!Twitter에서 공유Facebook에서 공유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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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해찬솔 2011.11.17 2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온 국민을 질식사 시켜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