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도시를 걷다
25개 도시로 만나는 신화와 역사의 나라 그리스

책 소개

산토리니와 아테네 말고 진짜 그리스가 궁금한 당신에게 들려주는 그리스 도시 기행
나라 전체가 고고학박물관
돌무더기 하나에도 역사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신화와 역사, 철학과 축제의 나라 그리스를 만나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그리스는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테네, 하얀 건물과 파란색 지붕의 산토리니 섬의 이미지로 기억된다. 하지만 그리스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다채로운 도시들이 곳곳에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델피, 마케도니아 왕국의 첫 번째 수도 베르기나, 동방정교회 천년의 성지 아토스, 그리스 속의 영국 케르키라, 유럽 기독교의 시작 필리피, 동로마제국 시기 번성한 상업도시 테살로니키 등 그리스의 도시들은 역사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30여 년 그리스에 거주하며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해온 김수길 목사의 첫 번째 책 『그리스 도시를 걷다』가 출간되었다. 그리스 전역에 흩어져 사는 집시 종족을 만나기 위해 곳곳을 다니던 저자는 미처 알려지지 않은 그리스의 도시들을 발견한다. 이 책에는 저자가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면서 만났던 도시 속 역사와 문화, 신화들이 담겨 있다. 돌 하나에도 이야기가 스며 있고, 이름 없는 골목에도 신화의 잔향이 남아 있는 도시 이야기는 숨겨진 그리스의 얼굴을 만나는 여정이 될 것이다.
델피, 베르기나, 아토스, 암피폴리, 요아니나, 레프카다….
신화와 역사의 길을 따라서 그리스 도시를 걷다
‘신화와 역사의 나라 그리스.’ 이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그리스는 헤로도토스의 『역사』가 탄생한 땅이자, 나라 구석구석에 신화의 기운이 스민 공간이다. 1장 <그리스 도시를 걷다>에서는 그리스 곳곳에 숨겨진 보물 같은 도시와 섬을 소개한다. 그리스 중부의 델피는 제우스가 지구의 중심을 알고자 두 마리 독수리를 날려 보내 만난 지점이라는 신화가 전해진다. 그곳에는 제우스가 지구의 중심을 상징하며 세웠다는 바위 옴파로스가 있다. 그리스 북부의 도시 베르기나에는 마케도니아 왕국을 호령한 알렉산더 대왕의 영광이 고요한 유적 속에 남아 있고, 그리스 정교회의 성지 아토스산과 인간의 염원과 정성이 깃든 암벽 위의 수도원 메테오라에서는 그리스 정교회의 근본과 영성의 원천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리스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섬 산토리니와 크레타 외에 숨겨진 아름다운 섬들을 소개한다. 이오니아 제도에 위치한 레프카다 섬은 그리스 서해안 외진 곳에 있지만 수많은 연예인과 부호들이 휴가를 보내기 위해 찾는 아름다운 곳이다. 긴 시간 베네치아 공화국에 지배를 받은 레프카다 도시 곳곳에서는 베네치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스 서부 최북단의 섬 케르키라는 이오니아해 섬 중에서 가장 인구가 많다. 케르키라 역시 음식과 언어, 건축에서 베네치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영국의 통치를 받으면서는 영국의 색채가 덧입혀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부군 필립공이 태어난 곳이자 합스부르크 시씨 황후가 사랑했던 아킬레온 궁전 또한 이곳에 있다.
필리피, 테살로니키, 베뢰아, 코린토스, 겐그레아, 사모트라케….
신약성경 속 그리스 도시를 사도 바울과 함께 걷다
신약성경의 주요 무대가 되었던 그리스는 지금도 전 세계의 많은 기독교인들이 성지순례를 위해 찾고 있다. 사도 바울은 신약성경 27권 중 13권을 집필한 주요 저자로, 그의 두 번째 선교여행은 그리스를 무대로 펼쳐진다. 소아시아의 끝인 드로아를 반환점으로, 왔던 지역을 거슬러 돌아가고자 했던 바울은 그 유명한 마케도니아 사람의 환상을 보고 그리스 지역으로 배를 타고 건너오게 된다. 바울이 첫 번째로 발 디딘 유럽의 도시가 바로 네아폴리스(네압볼리)이다. 이곳 네아폴리스에는 바울 도착 기념교회가 있고 교회의 벽면에는 바울이 보았던 환상이 모자이크 벽화로 그려져 있다.
2장 <사도 바울의 길을 걷다>에서는 네아폴리스를 시작으로 유럽의 첫 기독교 공동체가 세워진 필리피(빌립보), 바울을 시기한 유대인들의 소동이 일어났던 테살로니키(데살로니가), 복음을 받아들인 신사적인 사람들이 있던 베뢰아, 아레오 파고스 언덕의 논쟁이 있었던 아테네(아덴) 등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다녔던 그리스의 도시들을 소개한다. 신약성경 속 바울은 단순한 선교자가 아니라, 도시를 사랑하고 영혼을 붙드는 사람이었다. 아테네의 아레오 파고스 언덕에 서서 그는 철학자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코린토스(고린도)에서는 기독교 공동체 성도들을 향해 눈물로 편지를 썼다. 바울의 편지에는 교리보다 뜨거운 가슴이 쓰여 있었다. 성경 속 도시들에는 이제 돌무더기와 유적 터만 남아 있지만 기독교 신앙의 첫 숨결은 여전히 살아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알렉산더 대왕, 카타르시스와 노스텔지아
신화와 철학으로 만나는 그리스인의 삶과 영혼
3장 <그리스인의 영혼 속을 걷다>에서는 오늘날 그리스인들의 영혼을 만든 그리스의 철학, 축제, 신화를 소개한다. 그리스인의 삶에는 늘 축제와 철학, 그리고 신화가 함께 있었다. 디오니소스 제전에서 울려 퍼진 합창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인간과 신의 관계를 묻는 깊은 물음이었고, 소크라테스의 대화는 단순한 논쟁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영원한 질문이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영웅들의 이야기였지만, 사실은 인간의 고통과 선택, 그리고 운명에 대한 성찰이었다.
모든 그리스 남성들이 차가운 바다에 뛰어드는 빛의 축제 주현절은 예수님이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들렸던 하나님의 음성을 기념하는 절기다. 종교를 넘어 민족의 명절로 지켜지는 부활절은 모든 그리스인이 기다리는 최대 명절이다. 이들 명절을 지키는 그리스인의 풍습은 그리스인을 이해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30여 년을 더불어 살아온 그리스 집시 종족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그리스를 이해하는 또 다른 퍼즐이 될지도 모른다.


책 속으로
p.38-39 이제 아이가이 즉 베르기나의 유적지에서 내가 느끼는 마지막 심정은 무엇인가? 황금관과 벽화, 무기와 장신구는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마케도니아 왕조의 권위와 헬레니즘 세계의 기원을 증명하는 증언이다. 동시에 이 발견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민족 정체성의 문제와 맞물리며, 고고학이 단순한 과거 탐구가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 시대가 남긴 권력의 장엄함과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이 발굴은 단순히 고대 무덤의 발견을 넘어, 마케도니아 왕조의 역사적 실체와 정통성을 증명한 사건이었다. 전설 속의 도시 아이가이는 실재의 역사로 부활했다. 나는 박물관을 나서며 깨달았다. 베르기나는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제국이 잠든 자리, 그리고 지금도 살아 있는 기억의 땅인 것을….
_「마케도니아 왕국의 첫 번째 수도 베르기나」
p.100-101 전략적 중요성도, 기능도 상실한 필리피 지역은 9세기에 들어서면서, 약 10km 떨어진 동쪽 산비탈에 ‘네아(new) 필리피’가 만들어지면서 버려지게 된다. 주민들은 새 동네로 집단 이주를 하였다. 그 뒤 약 1000년의 세월 동안, 사람들이 사라져버린 구 필리피는 도시의 폐허 위로 덮여 가던 흙먼지와 무심한 세월의 풍상만큼이나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힌 땅으로 남겨져 있었다.
오늘날, 설레는 가슴을 안고 수없이 찾아드는 성지 순례객들이 볼 수 있는 옛 필리피 지역의 원형극장 터와 마차가 다녔다는 에그나티아 도로와 넓은 시장터 등 복음의 향수 어린 유적들은 100여 년 전부터 발굴이 시작되어 다시 역사와 세상 앞으로 나온 것이다. 유적지에서 그 옛날 빌립보 교회의 아름다운 정신을 말해주는 가시적인 것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성경을 통해 바라보는 필리피는 우리에게 살아 움직이는 현장으로 다가온다.
_「유럽 기독교화의 첫걸음 필리피」
p.123 오늘의 메토니는 587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메토니는 가까운 피드나(Pydna)와 아기아니스(Agiannis) 마을 외에도 두 개의 마을이 포함된 피드나 자치 지역에 속해 있다. 다섯 개의 마을 전체 인구는 2,663명이다. 하나의 자치구이지만 작은 마을들이기에 여기에 속한 메토니는 너무도 작고 평범한 곳이다.
상주인구는 작지만 사도 바울이 이곳에서 배를 타고 갔다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 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마음에는 긍지와 자부심이 가득했다. 메토니에서는 2018년부터 여름마다 바울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열고 있다. 마을 뒤편 작은 광장에 무대가 마련되고, 현악기와 피아노 소리가 어둑해지는 바닷가에 울려 퍼진다. 사람들은 와인과 치즈를 나누며 음악을 듣고, 밤이 깊어지면 바다 위에 별빛이 번져간다. 바울의 이름은 그렇게 지금도 마을의 축제를 이끌고 있다.
_「작고 소박한 마을에서 발견한 바울의 흔적 메토니」
p.224-226 신화이든지 현실의 이야기든지 고국을 떠나서 유랑길에 나선 사람들은 삶에서 더욱 몸부림을 칠 수밖에 없다. 고향에서는 일상적이고 자연스런 의식주 생활이지만 타국에서는 일상적인 삶 자체가 고통을 수반한 투쟁이기 때문이다. 언제 고향으로 갈 수 있을까라는 그리움과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 삶 속에 차오를 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병으로 나타난다. 그리스인들은 이 아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스토스(Νόστος)’라고 한다.
나도 이곳 그리스에서 오래 살고 있지만, 가끔은 그 어느 무엇으로 채울 수 없는 심적인 공허함에 빠지곤 한다. 마음이 답답할 때 가족 외에는 속 시원히 말할 수 있는 이웃이 없는, 지난 시간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체념 속에 묻고 살아왔다. 사역자로서 방향성을 잠시라도 망각한다면 결국 정체성을 잃어버리게된다는 것이 두려웠다. 아마 이런 감정은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사는 사람들 모두가 느끼는 공통점일 것이다. (…) 오디세우스는 모든 그리스인들이 좋아하는 난관과 어려움을 이겨낸 신화 속의 인물이다. 사람들은 오디세우스를 망명의 전형적인 인물로 생각한다. 그래서 ‘노스토스’는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이해하는 키워드이다. ‘노스토스’는 두고 온 것에 대한 회귀의 욕구를 뜻한다. 향수병 ‘노스텔지아(νοσταλγία)’는 ‘노스토스’에서 파생되었다. 접미사 알지아(αλγία)는 통증을 뜻하는 ‘알고스(Άλγος)’에서 시작되었다. 잃어버린 것을 그리워하는 의미인 노스텔지아는 자연스레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을 뜻하게 되었다.
_「오디세우스와 노스텔지아」
저자 소개
김수길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1989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여 목사가 되었다. 이후 부산에서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를 하고 신학교에서 강의를 하다가 1997년 11살, 8살, 6살, 4살의 아이들을 데리고 그리스로 떠났다. 그 후 30년 동안 그리스에 거주하는 집시종족과 더불어 살아왔다.
자유로운 영혼인 집시종족은 그리스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그리스의 많은 곳을 다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그리스의 숨겨진 역사와 잘 알려지지 않은 신화, 그리스 사람들에 대해서 이해하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간 모아둔 이야기들을 한국의 기독교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와 연재로 풀어놓았고, 특히 CBS 노컷뉴스의 통신원으로 오랫동안 글과 사진을 제공하였다.
CBS의 8부작 다큐멘터리 <바이블 루트>와 4부작 다큐멘터리 <크리스천 르네상스>, <신 사도행전>에 현장 코디로 참여했다. CGN 다큐멘터리 <땅끝의 증인들>에서 사역이야기가 소개되기도 하였다. 2024년 방영된 CGN 다큐멘터리 <바울로부터>에서 그리스 파트 현장 코디로 함께했다. 현재는 복음기도신문에 <십자군 이야기>를 연재 중이다. 앞으로도 글쓰기를 쉬지 않을 생각이다.
목차


들어가며
1장 그리스 도시를 걷다: 신화와 역사의 길을 따라서
신화와 역사의 고향 델피
마케도니아 왕국의 첫 번째 수도 베르기나
천년의 전통을 지켜 온 동방정교회의 성지 아토스
수천 년을 변함없이 흘러내리는 온천 도시 테르모필레
기암괴석 위에 세워진 수도원 메테오라
강으로 둘러싸인 양면의 도시 암피폴리
영화와 신화의 도시 볼로스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 요아니나
선박 왕 오나시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섬 레프카다
그리스 속의 영국 케르키라
2장 사도 바울의 길을 걷다: 성경 속 그리스 이야기
바울이 환상 속에서 마케도니아 사람을 만난 곳 네아폴리스
유럽 기독교화의 첫걸음 필리피
바울이 거닐었던 시장터가 남아 있는 도시 테살로니키
신사적인 사람들의 도시 베뢰아
바울이 베뢰아에서 배를 타고 떠난 항구 디온
작고 소박한 항구에서 발견한 바울의 흔적 메토니
아레오 파고스 언덕에서 벌어진 논쟁 아테네
로마인에 의한 로마인을 위한 로마인의 도시 코린토스
네로 황제가 사랑한 도시 이스트미아
소아시아로 가기 위한 관문 겐그레아
유럽 최초의 문명이 태동한 곳 크레타
바울이 겨울 보내기를 원했던 니코폴리스
에게해의 발코니 사모트라케
바울의 발길이 닿은 그리스의 섬 로도스, 코스, 가브도스
천국의 비밀을 열어준 계시의 섬 파트모스
3장 그리스인의 영혼 속을 걷다: 철학과 축제 그리고 삶
알렉산더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
신화와 비극에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오디세우스와 노스텔지아
그리스의 명절
그리스인의 사랑 방식
자유를 노래한 위대한 그리스인
“나는 춤추고 노래 부르기를 원한다” 그리스의 집시 이야기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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