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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 이벤트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콘서트-이미욱 소설집 『서비스, 서비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0. 10.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콘서트

이미욱 소설집 『서비스, 서비스』









지난 30일 월요일 오후 7시 한결아트홀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이번 문학콘서트의 주인공은 산지니의 소설, 이미욱 소설가의 『서비스, 서비스』입니다. 시민 낭송과 동료 낭송에 이어 이미욱 소설가의 작품 낭송이 있었습니다. 



이날 이미욱 소설가는 「단칼」을 낭송하였습니다.


그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다. 그림은 가장 생생하게 보였다. 신비한 캔버스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캔버스. 그가 그리는 캔버스는 생명력을 가졌다. 촉촉한 윤기와 희고 고운 살결, 얼음처럼 차가운 피부, 탱탱한 탄력으로 생동감이 느껴지는 몸이다. 누구보다 예각이 적고 곡선이 우아하며 한 떨기 싱싱한 들꽃 같은 몸은, 내 것이다. 어떤 화가들은 하얀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그는 내 몸에 그림을 그렸다. 




 




이날 대담자는 이상섭 소설가와 함께했습니다. 보통은 평론가와 대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설가와 소설가라는 점에서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작품을 꼼꼼히 해석하신 이상섭 소설가의 날카롭고도 심도 깊은 질문은 작품을 다각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때로는 이미욱 소설가를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지만 이미욱 소설가 역시 차분하게 작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대담 내용 일부분만 올립니다.




이미욱    책의 전체적인 표지를 확인하고는 책이 나올 생각에 긴장이 되었습니다. 이 아이가 세상에 나오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지 읽는 독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섭    여덟 편의 소설이 이 책에 실려 있는데 표제작을 「서비스, 서비스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미욱    처음 원고를 출판사에 넘길 때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에 대해 생각을 했었어요. 민재와 코코미, 준세 이렇게 세 인물들이 나오는데 각각의 이 인물들이 상처를 가지고 치유하려고 하지만 자기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에서 내면의 황량함을 표현하고 싶었고, 충족되지 않은 결핍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 책의 표제작으로 삼았습니다.


이상섭    여기 등장인물을 보면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이라는 점에서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결핍과 그 욕망들을 충족하려고 하는 게 많이 나옵니다. 특히 동성애코드를 두드러지게 볼 수 있었습니다. 「쎄쎄쎄」와 「단칼」에서도 동성애 코드를 읽을 수 있어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이미욱    「쎄쎄쎄」 같은 경우 버려진 아이를 정상적인 가정에서 키우는 것이 주제에서 벗어난 느낌이 들어 평범한 가정이 아니라 남자 두 명에서 사는 집으로 설정을 했습니다. 남자 두 명과 버려진 아이, 이 세 사람 모두 불완전한 인간을 표현하고 싶어서 인물 설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칼」에서도 사람에 몸에 그림을 그린다는 한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세계가 이상의 모습으로 이해되는 게 아니라 동성의 어떤 모습에 충족되지 않음을 그리고 싶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간지러웠던 부분을 이상섭 소설가가 재치 있고 심도 깊은 질문으로 시원하게 긁어주었습니다. 대담이 끝난 후 관객석에서도 사람들의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관객 질문   「분실신고」에서 뱀이 나오는데 뱀은 보통 굉장히 차갑고 나쁜 사람들과 같은 동격의 의미를 상징할 수 있는데 여기서 뱀은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도 없는 빈 방에서 주인공과 함께 놀아줄 수 있는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뱀이 몸 안으로 들어가면서 ‘잃었다’는 표현을 보면서 작가에게 뱀의 장치는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이미욱    자신에게 주어진 세계가 가혹하고 잔인한 그 세계에 손을 내민 사람은 구원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그건 치명적인 유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뱀은 상처가 같은 악마적인 존재로 나오면서 함께 있을 때는 냉혹한 세계지만 함께 가고 있을 때는 뱀은 유혹의 존재로 아이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지만 받아 드릴 수밖에 없는 장치로 뱀의 역할을 설정했습니다.



문학콘서트가 늘 새롭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작가들이 들려주는 평소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이미욱 소설가의 『서비스, 서비스』많이 애독해주세요. 아! 문학콘서트는 무료입니다. 다음 콘서트 때 친구들 손잡고 많이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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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서비스 - 10점
이미욱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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