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맨왼쪽·대표 황풍년), 광주 동구청(가운데· 청장 임택), 한국지역출판연대(회장 강수걸)는 지난 7일 광주 동구청에서 ‘2022 한국지역도서전’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광주문화재단 제공

 

한국지역도서전 2022년 광주 동구에서 열린다

 

지역의 고유한 가치를 담은 지역 출판문화 진흥의 노둣돌 역할을 하는 ‘한국지역도서전’이 2022년 광주 동구에서 열린다.

광주문화재단(대표이사 황풍년), 광주 동구청(청장 임택), 한국지역출판연대(회장 강수걸)는 지난 7일 광주 동구청에서 ‘2022 한국지역도서전’ 개최에 공동 노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날 세 기관은 △2022년 한국지역도서전 행사 공동 주관 △행사를 위한 장소 등 시민 편의 제공 △행사 비용 제공 △프로그램 기획 운영 등에 대해 협약했다. 앞으로 한국지역도서전 행사 개최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행사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한국지역도서전은 전국 지역출판인들의 모임인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가 지역출판문화 활성화와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전국 규모로 열고 있는 책문화 축제다. 2017년 제주한라도서관에서 열린 1회 행사를 시작으로 2018년 수원시 화성행궁, 2019년 고창군 책마을 해리, 2020년 대구 수성구에서 열렸고, 올해는 춘천시에서 개최된다.‘인문도시’를 구정 목표로 하는 광주 동구는 인문학 강좌 개최와 인문동아리 지원, 인문자원 기록화 사업, 행복한 책마을 조성, 동구 책정원 등을 추진해오고 있다. 광주문화재단도 2013년부터 ‘광주학’ 총서 발간과 광주 문화자원 관련 도서출판 등에 힘써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출처: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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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욱 2021.06.09 16: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년엔 광주에서 열리는군요!

 

나에게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가 실감할 수 있는 사건으로 다가온 것은 성인이 되고 난 이후였다. 학창시절 귀에 못이 박히도록 외운 근현대사는 어쩐지 연도와 날짜만 남아 있었고, 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역사책을 자진해서 들여다보는 일은 없었다. 역사, 중요하지, 알아야지, 되뇌었지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미래에 도움이 될 자격증이라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한강 <소년이 온다>, 창비

 

내가 처음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제대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읽고 나서였다. 당시 시체 위에 시체가 덮인 더미 사이에서 자신의 시체 주위를 서성이는 소년의 시점을 읽었을 때 매우 충격을 받았었다.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는 일은 잘 없었는데, 소년이 온다를 보고는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다.

 

그들 중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는 환자복을 입은 젊은 남자였는데, 가마니를 가슴에 덮고 누운 그는 누구보다도 청결했어. 그의 몸을 누군가가 씻어주었어. 환부를 꿰매고 약을 발라주었어. 그의 머리에 친친 둘러진 붕대가 어둠속에 하얗게 빛났어. 똑같은 죽은 몸인데, 누군가의 손길이 남아 있는 그 몸이 한없이 고귀해 보여서 나는 이상한 슬픔과 질투를 느꼈어. 몸들의 높은 탑 아래 짐승처럼 끼여 있는 내 몸이 부끄럽고 증오스러웠어.
그래, 그 순간부터 내 몸을 증오하게 되었어. 고깃덩어리처럼 던져지고 쌓아올려진 우리들의 몸을. 햇빛 속에 악취를 뿜으며 썩어간 더러운 얼굴들을.

소년이 온다
p.53

 

이번 <전라도닷컴> 5월호다시 오월이라는 제목의 기획특집으로 채워져 있다. 당시 광주기독병원의 풍경, 혼란한 상황 속에서 투사회보를 만들던 박용준 씨의 이야기, 유학을 앞두고 장재철 씨를 떠나보낸 어매 김점례 씨의 이야기 등, 새싹 돋아나는 19805월에 생을 달리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아 여전히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을 담고 있다.

 

임경찬씨는 영안실에서 가족이 시신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얼굴이 아니라 소지품인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 “총상으로 죽은 시체들은 얼굴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해 시체 옆에 신발, 옷가지, 떨어져나간 이빨, 차고 있던 시계 등을 놔뒀다. 한 꼬마의 시체 옆에는 구두 한 짝만 두기도 했다. 놔둘 게 없었다.” 

―  <전라도 닷컴> p.12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글을 읽거나 다큐멘터리를 볼 때마다 나의 미간은 항상 찌푸려져 있었다. 전해 듣는 이야기로 상황을 짐작해볼 뿐이었지만 그조차도 견디기 힘들 만큼 참혹한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장례도 치르지 못할 정도로 많은 시신이 나왔다. 얼굴을 알아볼 수조차 없이 훼손된 시신을 보며 내가 찾는 사람이 아니라고, 그 사람일리 없다고 부정했던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때는 또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그리고 그마저도 찾지 못한 사람들은 또 어떻게 살아갈까.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마음이 너무 아리다.

 

<전라도 닷컴> 2021년 5월호, 기획특집 '다시 오월'

 

학살자는 한번도 뉘우친 적이 없는데, 오월 이후 어매는 아들의 죽음을 당신 탓인 양 여기며 살아왔다. 

― <전라도 닷컴>  p.21

 

다시 오월이 온다. “오월이 올 때보다 지나갈 때가 더 서운하고 더 아퍼. 올해는 뭣이 될 것인가 기대했다가 허망하게 가불문, 내가 죽기 전에 진상규명이 다 되고, 전두환이가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디. 그것을 못보고 죽을랑가. 자꼬 나이는 묵어가고.” 

― <전라도 닷컴> p.25

 

사건이 일어나고 40여년이 지났다. 당시에는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한 톨도 듣지 못했던 우리 부모님도 이제 그 시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다. 아이들도 학교에서 5.18이 무엇을 뜻하는지 배우고, 공부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당시 광주에 계엄령을 내렸던 전두환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최종판결 8개월 만에 특별사면 되었다. 어떠한 사과나 반성도 없이. 그에게 선고된 2,200억원은 완납할 기세도 없어 보인다.

모든 역사는 피상적으로 바라보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인다. 고작 한두 줄로 수만, 수천 명의 죽음을 설명할 수 있다. 너무 쉬워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그러나 죽어간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 사람이 바로 내 옆에서 살아 움직이던 가족이고, 친구이고, 연인이었을 때, 혹은 전혀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하나의 인생을 돌아보면 수만, 수천의 인생들이 얼마나 가슴 아픈 죽음을 맞이했는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상황을 목격하며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또한.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 오직 죽음만이 그 사실로부터 앞당겨 벗어날 유일한 길이란 생각과 싸웁니다. 선생은, 나와 같은 인간인 선생은 어떤 대답을 나에게 해줄 수 있습니까?   

― 한강 『소년이 온다p.135

 

다시, 오월이 왔다. 오늘이 혹자에게는 평범한 하루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40여 년이 흘러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내가 살아 있다는 치욕을 또 다시 맛보는, 여느 때보다 고통스러운 하루가 돌아왔다.

 

2021년 5월 18일,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대답을 들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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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홀가분한 길손으로

손경하 시집




인생의 ‘갓길’에 밀려난 노년의 현재를

문명비판적 시선과 자의식의 프리즘으로 바라보다

1950년대 초반 전후 한국문단의 선도적 동인지였던 『신작품』의 동인, 손경하 시인이 신작 시집 『그대 홀가분한 길손으로』로 돌아왔다. 이 책은 1985년 출간된 시인의 첫 시집 『인동의 꿈』 이후 삼십 년 만에 발간된 두 번째 시집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해방 이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자연과 현대문명과 신에 대한 물음 및 현실비판적 주제를 드러냈다. 동시에 이번 시집에서는 시인이 갖고 있는 노년에 대한 상실감과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을 그리고 있다. 표제작 「그대 홀가분한 길손에서」는 작별을 고하며 반추하는 생애를 삶과 죽음의 상징으로 풍경 속에 교차하여 그려냈다. 그러나 허무감과 쓸쓸함의 정서로 일관하기보다 지나온 생을 초연하고 아름답게 되돌아봄으로써 아름다운 노년의 작별을 마무리 짓고자 하는 정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노년의 지금에서 과거로 떠나는 기억여행

일렁이는 황홀한 과거/ ――폐쇄된 미래/ 입력불능의 생소한 현재의/ 그 단절된 회로 사이를/ 뒷걸음치며/ 홀로 배회하는/ 늙은 미아――.

-「미아」 부분


『그대 홀가분한 길손에서』의 많은 시들은 노년에 접어들며 인생의 갓길로 밀려난 시인의 옛 기억을 다양하게 변주하고 있다. 치매 노인에 대한 묘사이자 기억 장애를 겪는 노년의 모습을 그린 「미아」는 노년의 두뇌 작용을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빗대고 있는데, 기억이 소멸되는 현재를 마치 컴퓨터 바이러스에 의해 정보가 지워져버리는 것처럼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이 시의 “뒷걸음치며” 떠나는 기억여행에 관한 모티브는 다른 시편들에서도 볼 수 있는 중요한 시적 자의식이며, 기억과 망각을 주된 소재로 하는 이 시집의 중요한 테마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억 여행에서 시인은 때로는 어린 시절에 살았던 시골 마을의 풍경이나, 하나둘 장성하여 품을 떠난 자녀들의 빈자리를 발견하고 죽은 친구를 재회하기도 하는 등 상실과 부재의 이미지 속에서 다양한 기억의 불씨를 피운다.


한국 현대사의 다양한 국면을 담아

근 사십여 년 넘어/ 찾아온 광주/ 낯선 충장로를 걷는다/ 낯익은 다방도 주점도 책방도/ 보이질 않네/ 독재에 항거하는 함성도/ 낭자하던 핏자국도 사라지고/ 서울의 명동, 부산의 광복동 같은/ 화려한 금남로를 걷는다/ 아름다운 청춘들이 출렁이는/ 빛나는 물결 속을/ 성성한 백발이 둥둥/ 억새꽃처럼 떠밀려 간다/ 박봉우, 박성룡, 주명영, 이수복/ 백시걸이 그리고/ 김현승 선생, 박용철 시인의 미망인……/ 다들 저승으로 이승으로/ 민들레꽃처럼 흩어져 찾을 길 없네/ 낯익은 먼 무등산이 물끄러미/ 흐린 내 눈앞을 가리네.

-「다시 광주에」 전문

손경하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는 시인이 목도한 한국 현대사의 장면들이 여과 없이 표출되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을 맞이하던 무렵의 장면이나, 6·25 전쟁 직후의 삶에 대한 기억, 혹은 군부독재와 싸우는 민주화 운동에 대한 회상이 등장하기도 하며, 1980년대 이후 도시의 인구 집중으로 달라진 삶의 풍경이 포착되기도 한다. 이는 격변의 20세기를 살아온 시인이 우리 현대사에 대한 개인적·시대적 애증을 담아 여러 시편에 녹여낸 것으로,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함께 흘러가는 사회적 변화를 시인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추락한 현대문명 안에서 외치는 인간성 회복에 대한 의지

우리 사회는 해방 이후 자본주의를 맞이하면서 크나큰 풍요를 경험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물질적 풍요 뒤에 인간적인 면모를 상실하면서 얻은 부정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 이처럼 시인은 지나온 세월에 대한 기억여행을 단지 노년의 향수에만 머무르지 않고 문명비판적 시각을 담아 「고발」, 「곤돌라」, 「아파트」, 「캐나다 이민」, 「경고」 등의 시편에 묘사하고 있다. 시인은 삶의 인간다운 영역이 효용의 잣대로 폐기되어 밀려나는 물질문명의 디스토피아적인 측면에 주목하여, 과거의 시간 속 버려진 가치들을 되짚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하여 물신숭배의 기계문명에 저항하는 가냘픈 저항을 꾀하며 ‘인간다움’을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시인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그저 암울하게만 바라보기보다는 자연과 인생과 자라나는 새 세대에 대한 희망을 동시에 품어내고자 하였다. ‘인간성’이 증발한 사회 속에서도 “사랑하는 어머니”를 담은 “한” 많은 “한의 바다”(「한의 바다」)를 꿈꾸며 인간 정신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믿고자 한 시인의 의지가 두드러진다.


그대 홀가분한 길손으로 | 손경하 시집

손경하 지음 | 문학 | 국판 변형 | 224쪽 | 12,000원

2015년 8월 24일 출간 | ISBN : 978-89-6545-311-6 03810

1950년대 초반 전후 한국문단의 선도적 동인지였던 「신작품」의 동인, 손경하 시인의 시집. 1985년 출간된 시인의 첫 시집 <인동의 꿈> 이후 삼십 년 만에 발간된 두 번째 시집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해방 이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자연과 현대문명과 신에 대한 물음 및 현실비판적 주제를 드러냈다. 동시에 이번 시집에서는 시인이 갖고 있는 노년에 대한 상실감과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을 그리고 있다. 



글쓴이 : 손경하(孫景河)

1929년 경남 창원시 진북면에서 태어났다. 마산상고(1950), 부산대학교 졸업(1955). 『신작품(新作品)』·『시조(詩潮)』 동인(1953). 『시연구(詩硏究)』(1956), 『현대시학』에 작품 발표(1972). 부산시인협회 기관지 『남부(南部)의 시(詩)』 창간 동인. 청마 시비 건립 대표, 고석규비평문학상 운영위원 역임, 현재 최계락문학상 운영위원으로 활동. 시집으로 『인동(忍冬)의 꿈』(1985)이 있다.


차례



그대 홀가분한 길손으로 - 10점
손경하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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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5.09.09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쁜 책 사진을 보니 안녕바다의 '별 빛이 내린다' 그 노래가 생각나요!
    '별빛이 내린다~ 샤라랄라라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