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해를 맞아 출판사와 독자가 ‘함께 모여서 읽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독서모임,
이름하여 ‘모다 읽기’!

그 두 번째 모임이 지난 9월 19일에 있었습니다.
이날도 비가 왔었는데요, (모다 읽기 시간마다 비가 오는듯한^^;)
그래도 참석자분들 모두 시간에 맞추어 산지니x공간에 모여 주셨어요.

 

두 번째 모임은 산지니의 도서 <나는 나>를 읽고 이야기해보았는데요,
<나는 나>는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를 담은 책입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작년에 개봉한 영화 ‘박열’을 통해 많이 알려졌지요.

영화 속에서도 ‘옥중 수기’가 중요하게 다루어져서, 책과 영화를 함께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함께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독서모임에서 가장 설레는 시간, 참석해주신 분들의 소개를 들어봐야겠죠?
(익명성을 위해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
각자의 닉네임에 대한 이유는 맨 아래 마무리 부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나는 나> 독서모임에 참석하게 된 계기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S 편집자
책의 해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기획하며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나는 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불꽃같던 삶을 살았던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영화 ‘박열’을 통해 유명해진 산지니의 효자 도서이기도 해서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 스텔라
저는 영화에 대해서 들어보기는 했었는데, 책을 읽기 전엔 실존 인물인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산지니출판사의 SNS에 올라온 모다 읽기 공지를 보고, 실존 인물인 것을 알게 되어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또 책의 제목 ‘나는 나’가 책을 읽기 전부터 왠지 모르게 딱 와 닿았어요. 읽고 싶은 제목이랄까...? 그리고 영화 관련 직종에서 일하다 보니, 영화와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흥미로워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달래룸메
가네코 후미코 ‘박열’을 먼저 보고,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박열을 만나기 이전의 가네코 후미코의 삶이 어떻게 되었는지 잘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 가네코 후미코라는 인물에 대해 더 알아보고,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 백설기
저는 영화 ‘박열’과 책 ‘나는 나’ 두 가지 모두 알지 못했는데요, 독서모임 공지를 통해서 책과 영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남북공동회담도 있었고, ‘국가’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었는데, 아나키스트로서 국가라는 관념을 떠나서 신념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 또 한 명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참가자분들의 소개를 들어보고,

본격적으로 <나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에서는 ‘박열을 만나는 지점’까지의 이야기가 쓰여져 있고,
영화 ‘박열’에서는 박열을 만난 이후 가네코 후미코의 말기를 볼 수 있는데요.

 

'박열' 속에서 오히려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가 두드러지게 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요. 그래서 이번 독서모임에서는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를 기승전결으로 나누어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기 - 박열과의 만남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이 월간청년에 개제한 <개새끼>라는 시를 보고, ‘이 남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하늘을 보고 짖는
달을 보고 짖는
보잘 것 없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 박열, <개새끼>

 

가네코 후미코는 이 시를 읽은 이후 무작정 박열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였다고 해요.

이때 가네코 후미코의 나이는 20살이었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강단 있는 선택을 하는 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박열과 만나는 장면에서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에게 “나도 아나키스트에요.”라는 말을 하는데요. 아나키스트의 개념에 대해 함께 보실까요?

 

아나키스트


- 아나키즘을 추구하는 사람. 아나키즘은 국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억압과 지배를 반대하고 사회혁명을 통해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사상이다. 흔히 ‘무정부주의’로 번역하지만, 아나키즘이 무정부주의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전해져 민족해방운동 이념의 하나로 기능했다.

 

- 아나키즘은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며 모든 종류의 지배 권력을 부정한다.

 

이 ‘아나키스트’라는 개념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잇는 개념으로 작용하며 둘 사이를 끈끈하게 합니다.

 


승 - 옥에서의 생활

 

 

그렇게 동거를 하게 된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그즈음 일본에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나고, 일본 정부는 민란 봉기를 막기 위해 조선인에 대한 괴소문을 퍼뜨립니다. 또한 관동대학살 사건으로부터 대중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희생양과 사건을 찾아냅니다. 그렇게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 정부의 타겟이 되어 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가네코 후미코는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일본 검사를 당황하게 하죠. 심문 도중 가네코 후미코는 검사에게 "박열은 나에 대해 어떻게 진술하였는가”라고 묻기도 했는데요, 검사는 박열이 “그녀에 대한 진술을 내가 하면 그녀의 마음에 상처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가네코 후미코의 ‘주체적 판단’에 맡긴다”라 말했다고 전해줍니다. 가네코는 그 말을 듣고 싱긋 미소를 짓는데요, 이 장면에서는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의 동등하고도 조금은 독특한 사랑의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 - 박열과의 사랑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은 동지로서도 사상과 의견이 맞았지만, 연인으로서의 사랑도 불같았는데요.

영화 속에서는 옥중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옥중이지만, 사상범으로서 또 검사의 동정으로 박열의 소원을 들어주게 된 것인데요.

이 부분에서 박열은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하고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본 정부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임신 가능성을 제기하며 자살로 위조한 살해를 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든 안타까운 죽음이지요...

 


결 - 옥중수기를 맡기는 후미코

 

 

후미코는 자신이 옥중에서 썼던 수기를 선배 ‘구리하라’에게 맡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책으로 출판해달라고 말을 하는데요. 출판할 때 지켜달라고 당부한 내용은 책에 함께 실렸습니다.

 

구리하라 형


* 기록 외의 장면은 전후 관계 등에 있어서 조금 윤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은 모두 사실에 입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인 것에 생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사실의 기록으로서 봐주고 다루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문체는 어디까지나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가능한 평이하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사여구를 사용한다든지 지나친 기교를 부린다든지 우회적인 형용사를 붙인다든지 하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원고를 많이 고치지 말고 최대한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써달라는 것을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각자 인상 깊었던 구절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나의 불행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에서, 조선에서, 하마마쓰에서, 나는 줄곧 학대당했다. 나는 ‘자신’이라는 것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모든 과거에 감사한다. (…)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벌써 열일곱 살이 되었다.

- '도쿄로!' 중


모든 일에 열정을 갖던 당시 나는 고학을 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확실히 꺠달았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고학을 하더라도 훌륭하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훌륭하다고 대접받는 사람만큼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훌륭하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노예로 살아왔다. 참으로 많은 남자들의 장난감으로 살아왔다. 나는 나 자신을 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을해야 한다. 그렇다. 나 자신의 일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일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그것을 알고 싶다. 그것을 깨달아 실천하고 싶다.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한 가지 더 물어볼게요. 당신은 민족운동가인가요? (…) 사실 난 조선에 오랫동안 살았던 적이 있어요. 그 때문인지 민족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조선인이 아니라서 그들처럼 일본으로부터 억압받은 일이 없으니, 조선인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할 마음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군요. 그러니까 당신이 만약 독립운동가라면 유감스럽지만 당신과 함께할 수 없어요.”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등 책속에 공감을 일으킨 많은 이야기 중에는, 모두 다 그녀의 주체성과 항상 철저하게 ‘자신’의 모습을 살고자 노력했던 아나키스트로서의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모임의 끝에는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생각을 짧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S 편집자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자, 평소에 다른 사람의 평가를 많이 생각하는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요.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한 모습을 닮고 싶기도 해서 한 구절을 인용해서 곱씹으며 시간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 스텔라

 

 

 

 

 

 

 

 

 

 

 

 

 

 

 

 

 

 

 

 

 

 

 

 

 

 

 

 

 

나의 스무살과 후미코의 스무살을 비교해보게 되었다.

독립적이고 당당하지 못한 내 못난 스무살에도 고민과 진지함은 있었다.

담담하게 읽히지만 내내 기억나는 사람, 그녀의 이야기는 진정 '선물'이었다.

 

 

어릴 적에 '라스트 콘서트’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봐서 그 이후로 쭉 주인공의 이름 ‘스텔라’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어요.

 

<나는 나>를 읽으면서, 아나키스트로서 “행동하고 사상적 모임을 꾸리고, 기존 체제를 깨부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이 그 시대에도 있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어요. 세상을 원망하고 그치는 사람이 더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20살 때 어땠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20살의 그녀가 굉장히 대단하고 멋있게 보였어요.

대학생 시절,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해 인식은 했지만, 현실에 내던져 살아가기 바쁘단 핑계를 대며 30년을 살아왔고, 결국 재작년에서야 촛불집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러기는 힘든 일이지만, 우리 모두 가네코 후미코처럼,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그 안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달래룸메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그렇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삶의 갈림길에 서서 문경에 잠든 당신을 생각하겠습니다.

 

오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아요.
달래는 제가 키우는 햄스터의 이름인데요,
닉네임이 어째 조금 깨는 것 같지만 제 정체성이기 때문에^^ 닉네임으로 썼습니다.

 

 

 - 백설기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마다 않던 그녀의 삶을 보며
제 삶의 지향점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순응하며 산 건 아닌지...
그녀 삶의 마지막이 ‘부정’만은 아니었길 바래봅니다.

 

닉네임은 오늘 준비해주신 간식 ‘백설기’를 보고 지었습니다.

 


모다 읽기 세 번째 시간에서는,

국가와 가부장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염원하고 실천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를 읽고 모여

여러 가지 감상을 나누어보았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각자의 감상이 다른 것을 보며
독서모임의 필요성과 힘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다읽기의 마지막인 세 번째 시간은
사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책,

<폴리아모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 공지 바로가기

 

마지막 모임인 만큼, 모임 후에는 맥주 한 잔과 함께

편하게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지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은

<나는 나>를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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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지니출판사입니다.

 

2018 책의 해와 함께하는 <모다 읽기> 프로젝트 2차! 모집합니다.

 

9월 19일 수요일 6시 반,

책을 좋아하는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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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9.13 1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부산 국제영화제도 벌써 5일째, 다들 다녀오셨나요?

『쓰엉』이 북 투 필름에 선정되면서 산지니도 부산 국제영화제에 참가했습니다

또 다른 방식으로 살짝 참여했는데 밑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ㅎ

 

출근하면서 항상 보던 회색빛 영화의 전당이 예쁜 단풍색으로 치장했습니다

 

이렇게 순식간에 대량의 좌석과 컨테이너 같은 부스들이 들어서니

신기하기도 하고 다른 장소 같기도 합니다

 

 

혹시 오셨던 분들은 이 부스를 보셨나요?

커피 한잔 들고 둘러봐야 할 것 같은 예쁜 북 라운지입니다

메인엔 영화제에서 출간한 책들과 영화 관련 책들이 보입니다

 

 

한쪽 선반엔 산지니에서 출간한 가네코 후미코의 『나는 나』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영화<박열>을 영화의 전당에서 봤었는데, 『나는 나』도 여기서 만나니 반갑습니다

이렇게 북 라운지에도 산지니 책이 살짝 참여했습니다 ㅎㅎ

 

 

 

아직 부산 국제영화제에 오지 않으셨거나 올 예정인 분들은

라운지에 한번 들러보시는 건 어떨까요?

북 라운지 주변에 의자와 테이블들도 많이 비치되어 있으니 영화를 기다리며

책 한 권씩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67 | 영화의 전당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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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에피우비 2017.10.27 17: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제영화제에 저런 곳이 있었네요 ㅎㅎ 왜 못봤을까요 이제서야 알게되다니 ...
    나는 나 저 책 마지막에 후미코가 쓴 책인가요 ?

    • 권디자이너 2017.10.27 1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영화 마지막 후미코가 옥중에서 쓴 후기가 책으로 나온 것이랍니다.

박열, 가네코 후미코를 깨우다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와 영화 <박열>

 

 

창고에 잠자고 있었던 책이 한 권 있습니다. 바로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 수기 『나는 나』입니다. 2009년에 기획돼 2012년에 출간된 이 책은 초판을 다 팔지도 못한 채 어두운 창고 속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죠. 그러던 어느 날, 조금씩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이 책을 깨운 것은 누구였을까요?

 

 

박열이었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영화 <박열>이었지요. 이준익 감독과 이제훈 배우가 함께한 영화라는 점에서 영화 <박열>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 수기까지 재조명을 받고 있는 셈이지요. 개봉 전, 가네코 후미코의 『나는 나』를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후미코가 박열을 만나 동거를 시작하는 시점까지만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니 『나는 나』는 영화 <박열>의 가네코 후미코 버전의 프리뷰 정도로 볼 수도 있겠네요.

 

 

영화 <박열>은 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앞서 『나는 나』를 읽었던 탓이었을까요? 책에서 끝나버린 후미코와 박열의 이야기가 영화로 연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박열을 “바꾸요루~”라고 부르고, 울면서도 코끝을 찡끗해 보이던 영화 속 가네코 후미코. 마치 영화 <동주>에서 송몽규를 만났을 때의 느낌이었습니다.  교도관의 능욕를 가볍게 누르는 뻔뻔함에서부터 판사 앞에서 천황을 기생충이라 말하는 당당함까지. 그녀는 문명국가를 신봉하는 제국주의 일본에게 시원하게 어퍼컷을 날리는 아나키스트였습니다.  

 

 

그 당시 시대의 잣대로 따지자면 가네코 후미코는 참 이상한 여자입니다. 거지꼴의 조센징 남자를 뜨겁게 사랑하고, 군국주의적 천황제 이데올로기의 허상과 부조리를 낱낱이 까발립니다. 예심판사 다테마스가 정신 감정을 받아보라고 권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그녀의 생애를 접하게 되면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해하게 됩니다.(옥중 수기의 원제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를 인용) 그녀가 쓴 수기를 읽은 교도관처럼 말이죠. (영화 속에서 후미코와 박열을 억압하고 감시하던 교도관이 그녀를 수기를 읽은 뒤 오탈자를 고쳐 다시 후미코에게 건냄)

 

 

“너는 무적자야. 무적이란 건 말이야, 잘 들어. 무적자라는 건 태어났지만 태어나지 않은 거야. 그러니까 학교에도 갈 수 없는 거야.” _ <나는 나> p. 98

 

영화에도 이와 같은 대사가 내레이션으로 나옵니다. 1903년에 태어난 가네코 후미코는 출생 신고조차 되지 않은 무적자로 살았습니다. 그녀가 무적자가 된 표면적 이유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호적에 입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서 깊은 사에키 집안의 아내로 산촌에서 자란 처녀가 마땅치 않았던 것이죠. 메이지 시대, 일본은 서양과의 교류하며 문명국가로서 도약하고자 합니다. 이에 깊은 산골에도 소학교를 세워 어린 아이들에게 의무교육을 시켰죠. 하지만 무적자였던 후미코만은 예외였습니다. 그녀는 배우고 싶었습니다. 보다 넓은 세상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지식들을 담으며 꿈을 꾸고 싶어 했죠. 하지만 공부하고자 했던 어린 후미코가 감당해야 했던 것은 폭력이었습니다. 무적자라는 이유는 현실에서 지워진 아이. ‘문명’사회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이 어린 아이에게 너무나도 잔인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생활은 곧 우리와 일치된다. 먼 저편에 이상적인 목표를 두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_ <나는 나> p.329

 

가네코 후미코의 삶의 목표가 바뀌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그녀는 일본인이었지만 고통 받는 약자였습니다. 필사적으로 공부하며 꿈꿨던 것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후미코는 가판 근처에서 활동하는 여러 사상가들을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사회주의자, 무정부주의자, 허무주의자등과 교류하며 꿈꿨던 ‘훌륭한’에 대한 생각을 바꿔나가게 된 것이죠. 남에게 평가 받는 훌륭한 것이 무슨 가치가 있는가? 가네코 후미코는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자 마음먹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과거를 이야기하기보다는 미래에 대해 논했다. 두 사람이 개척해야 할 길에 대해 옅은 희망을 가지고 이야기했다.” _ <나는 나> p. 340

 

연인이자 동지였던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그들이 옅게나마 그리던 희망이 희망으로만 끝난다는 것을 알지만, 책을 덮으면서 무거운 슬픔에 젖진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그녀는 자신의 삶 속에서 계속하여 깨어 있었습니다. 무적자라는 신분이 주는 부조리함이 무엇인지, 비인간적인 대우가 무엇인지, 나아가 일본 식민지 속에서 조선인들이 받는 차별이 무엇인지 (그녀는 조선을 타자로서 보는 시선을 내재했을 뿐 조선 독립운동에 관여하진 않았음) 그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매사 주체적이었기에 죽음 또한 당당했습니다.

 

“내가 비록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나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면 그것은 삶에 대한 긍정일 것이다”(영화 <박열> 대사 중)

 

 

“문체는 어디까지나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사여구를 사용한다든지 지나친 기교를 부린다든지 우회적인 형용사를 붙인다든지 하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가네코 후미코가 자신의 원고를 구리하라에게 건내며 전한 말)

 

그녀와 그녀의 삶을 닮은 글을 읽으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탐욕을 생각합니다. 1923년과 2017년. 긴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의 메시지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울림이 있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와 영화 <박열>을 통해 자본주의적 이기利己에 등 떠밀려 지워져간 오늘날의 '이상'을 그려봅니다.

 

 

 

책소개 ::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 가 나왔습니다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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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름소나기 2017.06.29 2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네코 후미코가 궁금해서 검색을 하다 이 포스팅을 보게 됐습니다. 흥미로운 글이네요! 영화와 책을 다 본 것 같은?! 책도 사서 보겠습니다

    • BlogIcon 단디SJ 2017.06.30 09: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름소나기 님~ 반갑습니다. 영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가 오버랩 되는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책의 문장들이 대사로 나오는 것도 많고요. 영화를 보셨다면 책을! 책을 보셨다면 영화를! 추천합니다 : )

  2. 예니 2017.06.30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말에 영화 '박열' 보려고 예매해두었는데 산지니에 요런 보석같은 책도 있었군요! 함께 보면 더욱 좋겠어요! 영화와 문학이 함께 하는 풍성한 주말이 될거 같아요 ><

  3. 서슬퍼런 2017.07.02 1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금 '박열' 보고 왔어요! 영화는 제목과 달리 가네코 후미코에 훨씬 초점을 맞춘 느낌이 들던데, 책도 궁금하네요ㅎㅎ 서점에 재고가 없어서 빈 손으로 돌아왔지만ㅠㅠ

  4. 나비고양이 2017.08.18 1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장부터 마지막까지 쉬지않고 읽었어요,ㅡㅠ

 

안녕하세요. 단디sj 편집자입니다.

오늘은 곧 있으면 다가오는 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을 주제로 한 산지니 책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차별 없는 사회를 꿈꾸며

남녀 누구나 함께 읽으면 좋을 산지니 책들!

그럼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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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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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바로 어제 산지니안 소개글에서, 요즘 바빠서 블로그에 오랜만에 글쓴다는 말이 무색하게 오늘, 내일, 주간 산지니가 올라오는 금요일까지 계속 뵙게 되었네요. 반가우시죠? 흐흐흐.

산지니의 신간 『나는 나』 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조선의 독립운동가 박열의 아내이자 일본의 젊은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1903~1926)가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쓴 수기를,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교수로 계신 조정민 교수님의 세심한 번역으로 접할 수 있는 책입니다.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과 조선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하여 조선인 무정부주의자 박열과 같이 생활하고 옥중에서 결혼하였으며, 천황과 황태자의 암살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아 수감되어 있던 중 23살의 나이로 우쓰노미야 형무소에서 목을 매어 자살했지요.

지금은 경북 문경 박열의사기념관 옆에 잠들어 있는 그녀의 불꽃 같은 삶은 국내에서 관련 도서나 「KBS 스페셜」 등을 통해 발표된 적이 있답니다. 7월 23일, 가네코 후미코 사망 86주기에 맞춰 발간된 이 수기는 어린 시절부터 박열과의 동거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시면서 여러분들은 가네코 후미코가 무슨 생각으로 이 짧은 생을 살았는지,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으실 거에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심지어 친척과 가족마저도 그녀를 끊임없이 학대하고 억압했지만 가네코 후미코는 결코 나약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고난에 감사하고 그것을 자신이 성장하는 계기로 삼았지요. 또한 주어진 상황을 무력하게 비관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바꾸어 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녀를 둘러싼 환경은 언제나 열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네코 후미코는 항상 성실하고 솔직했으며 자신의 욕망과 이상에 충실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배우고 일함으로써 자신의 자립과 진정한 독립을 추구했습니다.

 

내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고, 가는 곳마다 모든 환경 속에서 학대받을 만큼 학대받은 나의 운명에 감사한다.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벌써 열일곱 살이 되었다. 나는 이미 자립할 수 있는 연령에 달해 있다. 그렇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도쿄로!)

아무리 우리 사회에서 이상을 가질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자신을 위한 일이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것을 성취하든 성취하지 않든 그것은 관여할 바가 아니다. 우리는 그저 그것을 진정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이 우리 자신을 위한 진정한 생활인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생활은 곧 우리와 일치된다. 먼 저편에 이상적인 목표를 두는 것과 다른 것이다.(‘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천황제와 군국주의, 가부장제와 남성 우월주의라는 폭력적인 이데올로기들에 맞선 한 여인의 투쟁의 삶을 담은, 어떠한 재산도 가지고 있지 않은 가네코 후미코가 보내는 유일한 선물을 지금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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