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말하다_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의식세계에 개입하는 과학과 새로운 인문학적 사유』 

서요성 지음|산지니|384쪽|28,000원

감각, 지각, 오성은 물질적 의식에 속한다. 이때 뇌의 뉴런 활동이 감각 및 학습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의식, 이성, 절대지는 뇌로 소급할 수 없는 정신이다. 자의식이 점차 뚜렷해지는 과정에서 자아가 생긴다. 자아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의식을 펼쳐 나가는데, 이것이 사유이다.


이 책은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 1편(1999)을 보면서 본격적으로 기획된다. 그 공상과학영화는 이미 특수효과, 음악, 편집 부문에 아카데미상을 받았고, 후속편도 기획되고 있던 차였다. 개인적으로 학위논문에서 문학과 공연의 경계 장르인 연극에 천착하면서, 학문의 정체성 및 월경을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이후의 학회논문에서도 이성과 감정, 물질과 정신의 상관성은 물론이고 연극과 철학, 역사와 예술, 과학과 인문학 등 학문의 통합적 이해에 관심을 뒀는데, 마침 학계에서도 학제간 개념이 유행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매트릭스」는 기상천외한 활극이 아닌 철학적 알레고리로 다가왔다. 주인공 앤더슨은 아바타가 돼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던가, 복제 프로그램이면서도 인간과 같은 외양, 지능, 언어를 구사하는 스미스 요원은 로봇의 진화된 버전이며, 뇌를 복제하고 정신세계를 완전히 파악한 전자 뇌세포의 가상인물을 비유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었다. 극한으로 발전된 과학기술 시대에 매트릭스의 설계자 아키텍트의 예언대로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가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는 갓 태어난 아기가 성장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세계로서 가상현실을 상상한다. 매트릭스 시스템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모든 인간의 목덜미에 장착된 바이오 포트(bio port)를 통해 뇌에 접속한다. 그 섬세한 전선들이 대뇌피질에 수천 개의 작은 전극으로 자리를 잡으면, 매트릭스 컴퓨터에서 주는 신호만을 인간이 지각하게 된다. 이처럼 뇌만 장악된다면, 인간은 없다는 것이다.
가상현실이 끝내 현실을 완전히 대체하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영화에서 이런 디스토피아적 유토피아에까지 다가가지 못한다. 가상현실은 완벽해 보이지만, 네오나 모피어스와 같은 돌연변이의 출몰을 막을 수 없다. 주인공들은 지난날 가축처럼 사육돼온 자신의 진짜 모습에 전율하며, 매트릭스라는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들은 해방을 꿈꾸며 실제하지(exisieren) 않는 실재(Realitaet)를 자신의 이상으로 상상한다. 그들은 매트릭스에서 벗어나 진짜 인간들이 사는 세계를 건설하려 하며, 그런 저항 앞에 매트릭스의 꿈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인류를 구해낸 정신은 무엇일까. 아키텍트의 체념적 고백처럼 매트릭스는 인간의 뇌 활동을 모방한 기계 환경에 불과하며, 인간의 정신은 뇌로 간단히 환원될 수 없다. 인류의 저항, 희생, 관용, 배려 등과 같은 이타심은 비물질적 정신에서만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철학자 헤겔은 주저 『정신현상학』 (1807)에서 의식(감각, 지각, 오성)이 정신(자의식, 이성, 절대지)으로 고양되는 과정을 따라간 적이 있다. 의식은 궁극적으로 절대지로 향한다. 의식 및 정신 활동은 역동적이기 때문에 감각, 지각, 오성 단계를 거치고 자의식을 지나 이성을 넘어 진리로 고양되는 것이다. 의식이 정신으로 변신하여 자신의 심층부를 드러내는 일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감각, 지각, 오성은 물질적 의식에 속한다. 이때 뇌의 뉴런 활동이 감각 및 학습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의식, 이성, 절대지는 뇌로 소급할 수 없는 정신이다. 자의식이 점차 뚜렷해지는 과정에서 자아가 생긴다. 자아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의식을 펼쳐 나가는데, 이것이 사유이다. 사유는 외부의 대상에 대하여 독자성을 드러낸다. 사유를 통해 대상은 개념으로 다가온다. 그럼으로써 자아는 대상과 통일된다. 
특히 헤겔은 이성의 단계에서 이성이 관찰하는 정신 활동에만 머무르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성은 주어진 현실에 개입하는 정신(Geist), 즉 행위하는 현실적 의식으로 도약한다. 정신은 기존의 도덕과 관습 등을 받아들이면서 현실에 적응할 뿐만 아니라 현실을 고쳐나가는 능동적인 의식이다. 정신은 현실과 모순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일탈적인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 정신은 주어진 환경을 변혁하고 모든 가치관 수용 문제를 개인의 존엄성으로 환원함으로써, 자의식을 현실세계에 대치시킨다.


이때부터 개인은 개체가 아닌 세상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로 재탄생한다. 그는 생물학적인 존재의 한계성을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면서 자신의 정신을 드러낸다. 자아는 정신의 단계에서 비로소 타자의 가치를 인정하고 상대방과의 통일을 의식하면서도 보편적인 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 개별 의식으로 드러났던 이성은 세상과 고립된 의식이 아니라 외부 세계와의 통일을 가능하게 하는 의식임이 밝혀진다. 이제 정신은 개별과 보편, 부분과 전체를 매개하는 중간 의식으로서 이해된다. 자의식 단계에서 보였던 타자와의 부정적인 관계는 긍정적인 관계로 바뀌고, 대립적 관계들은 지양된다.
정신에서 모든 대상의 제약은 극복된다. 존재는 개념이나 사유로 파악되고, 사유는 존재가 되며, 현실도 직접적인 존재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말하자면 신과 인간의 통일이 이루어진 절대지에서 감각과 지각이라는 대상적 의식이 완전히 극복된다.


이처럼 의식은 절대지로 향하는 과정에서 점차 물질이라는 조건으로부터 벗어난다. 헤겔은 정신을 단일한 현상으로 파악하지 않고, 다양한 의식 양태가 지양된 결과로 보고 있다. 말하자면 이후 단계의 의식이나 정신이 이전 단계의 의식이나 정신의 특성을 보존하면서도 그것과 같지 않으며, 볼륨이 보다 커지면서 절대지에 접근한다. 헤겔은 정신이 감각적 지각의 상태에 머물기보다 이성적 상태로 나아가면서, 궁극적으로 뇌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인류를 분석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헤겔은 뇌가 관장하는 의식과 뇌가 상관하지 않는 정신에 관한 이론을 선취하고 있다. 뇌는 정신 활동의 계기로 작동하지만, 정신 모두를 설명할 수 없다. 그의 주장은 현대 신경과학이 분석한 의식의 탄생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의식의 근원지는 뇌는 유전자, 원자, 분자, 세포, 혈액 등과 같은 물질들로 이루어진 신경세포 40억 개가 모인 곳이다. 그들 사이에는 물리학 법칙이 적용된다. 하지만 신경생물학자 코흐는 뇌에서 가장 발달한 물질이 의식일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이성에서 정신이 최고점에 도달한다는 헤겔의 정신현상론과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위대한 관념론은 사변 담론이 아니라 근원과 법칙을 설명하는 과학적인 진술과 동일한 위상을 누린다. 헤겔의 철학은 표현 수단이 다를 뿐, 신경과학적 측면에서 ‘명예’ 과학의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사료된다.
현대 철학자 들뢰즈도 철학과 과학을 예술과 더불어 사유의 세 가지 형식이라고 말한다. 철학, 과학, 예술은 첫째, 보이는 것을 다시 재현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점에서, 둘째, 세 가지 사유는 각각의 제한된 형식을 통해서 무한한 우주의 본질을 규명하려는 점에서도 일치한다.

  
   

 교수신문 | 201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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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 10점
서요성 지음/산지니

 

서요성 대구대·독어독문학과
필자는 독일 빌레펠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브레히트학회 편집위원장으로 있으며, 공연예술과 문예학, 모더니티, 과학과 인문학의 상관성에 관한 논문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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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철학가 질 들뢰즈와 미셸 푸코를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시나요? 아직 그네들의 저작을 읽지 못한 저로서는 막연한 어려움이 저자명에서부터 느껴지는데요.. 사공일 저자님은 들뢰즈와 푸코의 철학을 '권력'의 다양한 형태로 현실 상황에 대유해서 쉽게 해설하고 계십니다.


산지니에서 65번째로 진행된 저자와의 만남에서 사공일 저자 선생님은 저서 『천 개의 권력과 일상』이라는 책으로 강연을 진행하셨는데요. 이 책의 제목은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공저 『천 개의 고원』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높은 고원을 오르는 일은 그만큼 고되지만 천 개에 이르는 다양한 사유들을 통해 높은 지점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을 갖고 있는 책이지요. 사공일 선생님의 책 또한 다양한 권력의 사레를 통해 우리 일상의 모습들을 좀 더 세심하게, 그리고 그 안에 내재된 숨은 진실 또한 파헤쳐보자는 뜻에서 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의 책 제목을 차용했습니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권력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사공일 저자님은 가장 이해하기 쉽게 영화 속의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셨습니다. 바로 영화 <친구>의 내용 중 한 대목인데요. "느그 아부지 머하시노?"라는 명대사, 혹시 기억하시나요?^^




영화 속의 장면에서도 알 수 있듯, 모든 언어는 '권력'을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직장을 선생님이 물으신 까닭도, 그 학생의 혈연관계에 놓여 있는 어떠한 권력 관계를 포착하기 위함이었겠죠?


더불어 책 내용 중 '재현'에 관해서는 김태희와 강남미인을 비교하시면서 설명해주셔서 더 귀에 쏙쏙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재현(再現)은 영어로는 representation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re- 는 '다시', 그리고 presentation은 '보여준다'라는 의미겠지요.


재현은, 말 그대로 다시 보여주지만 원본과는 그대로 같지 않음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동일성을 추구하지만, 실제와는 차이가 있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즉, 동일성을 추구하고 차이를 거부하지요. 재현은 원본을 그대로 따르기에 하나의 권력이고요.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들뢰즈를 재현을 거부하는 학자라고 하셨습니다.



 

재현에 관한 철학은 아무래도 르네 마그리트와 관련한 '미조-소피 & 미조-아트'에서 그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간단한 예로 마그리트의 'Ce n'est pas une pipe.'(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작품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라'라는 언어 표현을 통해 미셸 푸코의 철학 중 '재현'에 숨은 권력을 거부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공일 저자 선생님은 미셸 푸코의 규율과 권력/ 생체권력에 대해 말씀하시며 마무리를 지었는데요.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통해서 이들 철학에 대해 잘 살펴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정신병원에서 보이지 않는 권력에 대항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이곳에서 환자들은 겉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병원 내의 압력에 의해 짓눌려 사는 죽은 인간임을 스스로 깨닫고 병원 탈출을 시도하게 됩니다. 이 영화를 통해 살펴보자면, 우리 또한 비록 정신병원에 갇힌 사람들은 아니나, 어떤 잘못된 법 체계나 잘못된 사회 통념들 지배하에 살아가고 있는 죽은 정신의 사람들이 아닐까요? 중요한 건 '권력'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생체권력에 의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이는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간자본화와 비슷합니다. 


"시키는 대로 정해진 시간 안에 척척 해오는 노예형 인재"(삼성)

"무덤덤한 인재, 모나지 않고 잘 융화하는 선한 사람"(LG)

"이등병 같이 로보트처럼 움직이고 우직한 인재"(현대)

"젊은 회장님 밑에서 패기 넘치고 말 잘하고 의견 개진 잘하는 인재"(SK)

-출처: news1뉴스(링크)


사람의 성격/ 특성이라는 게 개인의 역사가 쌓인 총체이자 고유한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인재를 뽑을 때, 자신들이 일하기 쉬운 기업문화를 위해 어떤 특정한 성격유형을 찾는다고 합니다. 기업의 인성검사가 바로 그 성격을 나타내는 성격테스트와 같은 지점이 있기도 한데요. 실제도 제 친구도, 그런 기업유형을 파악하고는 인성검사시 본인의 성격과 다른 답변유형을 선택해 구직활동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사람의, 그리고 개인의 '다양성'을 부정시하는 사회현상인 것 같은데요. 기업이 인간의 생체적인 성격을 통제해 감시하고 그러한 능력으로 양성하려는 관리 권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21세기 한국의 현주소가 이렇다니,, 조금 가슴 아프기도 하고요.


이렇게 다양한 영화, 시사적 내용으로 발표자료까지 준비해주신 선생님 덕에 그날 강연회가 더욱 뜻깊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자세한 내용은 책 『천 개의 권력과 일상』에 나와 있으니 많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저자와의 만남의 주인공은 『조금씩 도둑』의 소설가 조명숙 소설가입니다.

21일 목요일, 서면 러닝스퀘어 6시에 진행될 예정이오니 많은 참석 부탁드려요.

자세한 사항은 링크(클릭해주세요) 참조 부탁드립니다.


일시 : 2015년 5월 21일(목) 오후 7시
장소 : 러닝스퀘어 서면점 (동보플라자 맞은편 모닝글로리 3층)

대담자: 정미숙 (문학평론가)

문의 : 러닝스퀘어 051-816-9610




상처 입은 여성들의 마음을 살피는 공감의 태도-『조금씩 도둑』(책소개)




천 개의 권력과 일상 - 10점
사공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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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공지: 저자와의 만남 일정이 변경되었습니다.

4월 22일에서 4월 29일로 바뀌었으니, 착오없이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산지니입니다.

부산외국어대학교 도서관과 함께하는 산지니의 4월 저자와의 만남은 『천 개의 권력과 일상』의 사공일 저자입니다. 65회째를 맞이한 이번 저자와의 만남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현대철학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철학가 들뢰즈와 푸코를 통해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권력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사유하게 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일시 : 2015년 4월 29일(수) 오후 5시
장소 : 부산외국어대학교 도서관 금샘소극장(H104호)
문의 : 부산외국어대학교 도서관 051-509-6459

 

산지니 출판그룹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sanzinibook
산지니 출판그룹 트위터 : http://twitter.com/sanzinibook

 

들뢰즈와 푸코가 사유하는 일상의 권력-『천 개의 권력과 일상』(책소개)

 

 

글쓴이: 사공일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 동아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였다. 대학졸업 후 욱성화학 연구소에 입사하였고, 사직한 후 부산외국어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경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였고, 현재 부산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박사 학위는 들뢰즈 예술철학에 관한 주제였고, 학위 후 들뢰즈와 푸코 사상과 노장 사상에 나타나는 권력 담론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관심 있게 진행 중인 연구 분야는 정치권력, 자본권력, 창조적 노동, 공동체 등에 관한 담론이다. 저서로는 『들뢰즈와 창조성의 정치학』과 『세계 변화 속의 갈등과 분쟁』(공저)이 있고, 역서로는 『들뢰즈와 음악, 회화, 그리고 일반예술』과 『일상의 악덕』이 있다.


천 개의 권력과 일상 - 10점
사공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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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권력과 일상』편집후기



안녕하세요. 온수 편집자입니다:)

화려한 액션이 펼쳐지는 편집후기는 아닙니다. 

늘 그런 게 없다고 생각해서 편집후기를 미뤘지요.


그러나 생각해보면 담당 편집자인 저에게는 특별했지요.

오랜만에 들뢰즈와 푸코 두 철학자의 사유를

맛본 즐거운 시간이었거든요.


야외극장에서 상영되는 단편영화 같은 느낌으로

『천 개의 권력과 일상』을 편집하면서 

느꼈던 소소한 이야기를 독자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저자의 이력이 특이했습니다


투고 원고로 시작한 이 원고는 저자의 이력과 원고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자의 이름도 특이했지요. 사공일. 필명이 아닐까 했지만 본명입니다. 이때 제가 찾아본 이력은 이러했습니다.


1.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후 다시 공부를 시작한 점

2. 대학 다닐 때 연극반을 한 점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어떻게 보면 특이한 이 이력을 보고 저는 저자를 만나게 되면 꼭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산지니 내부에서 면밀한 검토와 열렬한 토의 끝에 이 원고를 책으로 출간하기로 했고 드디어 저자와 미팅 날이 잡혔습니다. 

사실 이 두 가지보다 더 궁금했던 건 들뢰즈였습니다. 저자의 이력에는 논문 이외에도 『들뢰즈와 창조성의 정치학』, 역서로 『들뢰즈와 음악, 회화, 그리고 일반예술』과 『일상의 악덕』으로 온통 들뢰즈에 관한 연구였습니다.





들뢰즈의 매력에 대해 저도 좀 엿듣고 싶었지요


첫 미팅을 한 날, 원고에 대해 또다시 면밀한(?) 대화를 나누면서 저는 살며시 저자에게 이력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대학 때 연극반에 푹 빠지게 되었고 이후 연극이론을 공부하다 들뢰즈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이후 들뢰즈 연구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퍼즐이 착착 맞춰지는구나! 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저는 저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서문에 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을 때 저자가 어떤 계기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서술되어 있으면 그 책을 읽는데 몰입도가 훨씬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자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졌고요.


물론 그런 의미도 있지만 저자에게도 그러했듯 들뢰즈가 독자에게도 흥미로운 존재로 다가가길 원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이 책의 프롤로그입니다. 다소 어려운 부탁이었지만 흔쾌히 집필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좀 거창하게 썼네요. 독자분도 재밌게 읽어 주세요. 하하


+ 프롤로그 9쪽

"회사 생활 동안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연극에 대한 생각이 한 번씩 표출되다가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은 2년 차에 가까워지던 때였다. 정확히 21개월 된 후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에 입학해 영문학 희곡비평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대학원을 입학한 후 비평이론을 공부하면서 들뢰즈를 처음으로 조우했다. 2000년 당시 국내에는 들뢰즈에 대한 연구가 초기 단계라서 한글로 된 다양한 책이 없었기에, 들뢰즈 이론이 상당히 난해했다. 


하지만 들뢰즈 이론은 지적 호기심에 목말라 있던 나의 텅 빈 머리를 조금씩 채워주는 역할을 하면서, 세상을 차이와 생성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들뢰즈와의 만남은 대학 연극반이 20대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처럼 나에게 또 다른 하나의 중대한 사건이었다. 그와 의 만남은 나의 인생에서 새로운 의미가 생성된 사건이자, 인생의 변곡점이었다."



한겨레신문에 기사가 났을 때 첫 문장이 이러했습니다. 


"복잡하기로 이름난 현대철학자 들뢰즈와 푸코의 이론을 대중적으로 쉽게 설명하며 일상의 권력을 분석했다." 한겨레신문 2014년 7월 14일자 학술. 지성 새책


사실 저 역시 이 책을 편집하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들뢰즈와 푸코는 어렵다. 심지어 들뢰즈와 푸코는 내 취향이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을 편집하면서 이런 생각은 깨끗이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들뢰즈와 푸코는 내 취향이야, 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물론 알기 쉽다고 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고 할 수 없습니다. 나름 철학 이론을 설명한 책이니까요. 그러나 저자가 영화나 드라마를 예로 들면서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고, 다소 어려운 이론은 다음 장에서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서술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어려운 구간과 쉬운 구간을 반복해서 읽다 보면 

어느새 읽기에 탄력이 붙으며 두 철학가의 매력에 빠진답니다.


무엇보다 권력이 특정한 계층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일상 곳곳에 편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권력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제 생활에도 소소한 변화가 있었는데요. 철학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생각의 변화도 있었지요.


조금 더 주체적으로!

조금 더 능동적으로!


이 책이 가져온 소소한 변화가

독자분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합니다.



▲ 책 소개가 궁금하시면 사진을 클릭해주세요.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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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연어회 2014.07.25 1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필명인가요..? 라고 편집자님께 조심스럽게 물어본적이..^-^;
    차연과 되기를 공부하면서 들뢰즈가 마냥 어렵게 느껴졌는데 말이죠,
    들뢰즈가 '취향'으로 변하다니, 그 매력이 어떤지 정말 궁금하네요!


:::천 개의 권력과 일상:::

일상 속 숨은 권력이야기



안녕하세요. 인턴 신다람쥐입니다. 오늘은 사공일 선생님의 『천 개의 권력과 일상』포스팅입니다.  인턴 근무가 벌써 4주째에 접어 들었네요! 




저자 사공일 

::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 동아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셨다. 부경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셨고, 현재 부산대학교에 출강 중이시다. 박사 학위는 들뢰즈 예술철학에 관한 주제였고, 학위 후 들뢰즈와 푸코 사상과 노장 사상에 나타나는 권력 담론을 연구하고 계시다. 


:: 저서로는 『들뢰즈와 창조성의 정치학』,『세계 변화 속의 갈등과 분쟁』(공저)이 있고,  역서로는 『들뢰즈와 음악, 회화, 그리고 일반예술』과 『일상의 악덕』이 있다.





  이 책은 푸코와 들뢰즈의 공통 관심사였던 ‘권력’에 대한 이야기로, 일상에서 발생하는 권력의 작동 방식을 더듬어간다. 특히 두 철학자의 이론을 우리의 일상생활에 적용시킨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게 읽힐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부정적인 권력의 작동 방식에 대한 반항적인 지침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대신 우리가 간과할 수 있는 일반적인 권력의 작동 방식을 삐딱하게 보면서 우리의 현실과 사회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데 의의가 있다.” (p.14)






  나는 들뢰즈를 잘 모르지만, ‘탈주’, ‘횡단’, ‘-되기’ ‘노마드’ 등의 용어는 여러 번 접해서 그런지 크게 낯설지는 않았다.


 구조주의를 비판하며 등장한 포스트구조주의의 개념을 설명할 때 대표적으로 쓰이는 예시가 바로 들뢰즈다. 구조주의가 절대적인 진리에 도달하려 하고 변화를 부정, 시간을 극복하려 한다면 포스트구조주의는 차이를 긍정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시간의 변화를 긍정한다. 구조주의가 동일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을 배제시키고 폭력적인 서열제도를 만든다는 한계점을 지닌 데 비해, 포스트구조주의는 동일성의 논리로 환원되지 않은 것들을 조명하며 그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이것은 책 속에서도 등장하는데, “플라톤과는 대조적으로 들뢰즈는 차이를 동일성에 포섭하거나 대립에 가두지 않고, 차이를 차이로서 포착하려고 한다.”(p.81)


  그래서 내게 들뢰즈의 이론은, 포스트구조주의의 그 느낌만으로도 긍정적이고 흥미로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개방적이고 창조적이며 다양성과 이질성을 추구하는 …. 내가 들뢰즈에 대해 아는 것은 딱 그 정도였는데, 이 책을 통해 만난 들뢰즈는 익숙한 듯 새로웠다. 무엇보다 새로운 이론들을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이것은 저자가 말한 들뢰즈와 푸코의 위대함(너무 이론적이지 않고 예술, 정치학, 일상생활 등에 구체적으로 접근 가능하다는 것)일 것이다.





  들뢰즈는 언어의 본질을 명령어를 전달하는 것으로 본다. 언어의 기능이라고 하면 정보전달의 기능, 친밀화의 기능, 의사소통의 기능 등을 생각하기 쉬운데 명령어의 기능이라니, 조금 생소했다. 들뢰즈는 언표에는 언어활동 속에서 화자가 청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 달라고 하는 일종의 명령이 실려 있다고 한다. 수직적인 관계에서나 존재할법한 명령어가 동등한 관계에서도 항상 작용하는 것인가? 나는 들뢰즈가 말한 ‘명령어’가 언어의 다양한 기능 중 하나일 수는 있어도 언어의 본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그 말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다. 들뢰즈가 말하는 언어의 명령어적인 기능은 비트겐슈타일의 언어철학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것을 원초적 언어의 특징이라고 했다. 


  비트겐슈타인은 어린아이가 말하는 법을 처음으로 배울 때의 언어에 훈육과 훈련이 내재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명령어적인 언어를 원초적 언어라고 지적했다. 언어를 가르치는 것 자체만 놓고 보면 설명이라기보다는 훈육에 가깝고, 어린아이는 훈육을 통해 낱말을 사용하고 다른 사람의 낱말들에 반응하도록 교육받는다는 것이다. 일련의 설명들을 듣고 보니, 우리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언어는 명령어적인 기능을 함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시각이 신선하며 통찰력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들뢰즈는 이러한 명령어의 권력으로부터 탈주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들뢰즈는 잉여성을 갖는 명령어를 전달하는 것이 언어활동의 중요한 기능이라고 보았다. “추워”라는 말 한마디에는 단지 내가 춥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가 아니라 창문을 닫아달라든지, 에어컨을 꺼 달라는 명령어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인관계에서 여자의 “춥다”는 말은 남자로부터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단순히 자신이 현재 춥다는 것을 표현하는 게 아닌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언어의 잉여성을 갖는다생각해 보니, 일상에서의 많은 대화 안에 이러한 명령어를 포함하고 있다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됐다. 이것은 언어를 단순히 해독하는 차원으로 보는 것이 아닌, 해석의 차원으로 보는 것일 것이다.


  푸코는 우리에게 선명하게 보이는 권력, 즉 국가권력이나 주권과 같은 권력 뿐 아니라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일상 속의 권력 관계에 대해 주목하고 그 권력의 전략을 파헤친다. 또한 권력이 지식-권력으로 존재할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신체에 작용하는 생체-권력임을 밝힌다. 푸코는 사랑을 핵심으로 이해했던 관계들도 권력으로 이루어져있다고 말했는데, 가령 의사나 환자의 관계도 그렇다는 것이다.


밀로스 포먼 감독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영화 포스터입니다.


  이 부분을 읽고 예전에 봤던 밀로스 포먼 감독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라는 영화가 떠올랐다.(서평을 다 쓰고 책의 에필로그를 읽었는데, 저자 선생님도 이 영화를 얘기하셔서 놀랐어요! 0_0) 이 영화에서 간호사와 환자들 사이의 극명한 권력 관계를 볼 수 있다.


  영화 막바지에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정신 병원에 있는 환자들 대부분이 강제 입원이 필요 없는 ‘퇴원 가능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정신병원의 규율에 길들여진 그들은 완전히 수동적인 주체가 되어 병원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환자들을 치료해주는 병원이라는 곳에 보이지 않게 숨어 있는 권력 관계들을 포착할 수 있었고, 그곳은 감시와 규율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감옥’이라는 곳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곳임을 알게 됐다.


뇌수술을 받은 맥 머피를 안고 자신이 탈출할 결심을 얘기하는 장면입니다.


  수동적인 주체가 되어버린 병동 환자들에게 맥 머피(주인공)는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아주고 설득한다. ‘너희는 미친 게 아니라 정상이야!’라고, ‘함께 탈출하자’고. 보이지 않는 그 권력에 저항하고 도전하던 주인공은 결국 정신병원 의사들로부터 강제 뇌수술을 받고 ‘진짜 바보’가 돼 버렸다. 맥 머피를 통해 용기를 얻게 된 추장은 그의 영혼을 안고 병원 창문을 부수며 오랫동안 살아왔던 그 곳을 탈출한다. 


개수대를 뜯어 창문을 부수고 정신병원을 탈출하는 추장의 모습입니다.


보이지 않는 권력의 작동이 인간의 신체까지 구속하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간호사의 표정에서도 권력을 가진 자의 악독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서 ‘길들여지는 것의 무서움’에 대한 생각과 함께, 보이는 권력보다 보이지 않는 권력의 힘에 지배당하는 것이 더 섬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내 삶도, 신체도 구속당하는 것…….  나는 과연 내 삶의 능동적인 주체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푸코가 말했던 생체-권력은 영화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들뢰즈가 말했던 명령어의 개념도 이에 적용해볼 수 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약 먹을 시간입니다’라고 말하는 간호사의 부드러운 말투 속에도 약을 먹으라는 명령어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일상 속의 권력에 둔감하고 잘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보이지 않는 권력의 힘에 대항하려 하기는커녕 그 권력이 존재하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리가 간과할 수 있는 일반적인 권력의 작동방식을 삐딱하게 보면서 우리의 현실과 사회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것이 이 책의 의의였듯이, 나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삶에서 갖는 다양한 관계 속에는 자연스럽게 권력이 작동하고 있음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나 사랑하는 연인 관계에서도. 들뢰즈와 푸코는 이처럼 우리 삶 속에 숨어 있는 일상의 권력에 대한 사유로 우리를 안내한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들뢰즈라는 인물의 다양한 이론에 대해 접할 수 있어서 많은 공부가 됐다. 명령어, 언표, 예속화의 선, 기표의 잉여성, 창조성의 정치학, 재현, 리좀, 몰선, 분자선, 탈주선, 노마드적 주체…. 많은 이론들과 대면하는 순간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 덕분에 들뢰즈를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를 얻은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도 든다. 여전히 들뢰즈의 모든 이론을 다 흡수하기엔 버겁지만, 낯설었던 개념들과 조금은 친숙해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하며 들뢰즈의 세계로 한발 짝 더 다가가 보겠다! (다음은 들뢰즈·가타리의 『천개의 고원』을 읽어볼 것이다.)


  이것으로 『천개의 권력과 일상』의 서평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들뢰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들뢰즈 철학 입문서로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쓴 책이고 중간에 학생들이 직접 들뢰즈의 개념을 자신의 삶에 적용해서 쓴 글도 무척 재미있고 흥미로워요.


천 개의 권력과 일상 - 10점
사공일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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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입니까 2014.07.23 1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발적으로 읽고 포스팅까지+_+ 멋져요!

  2. 온수입니까 2014.07.23 17: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와 함께 리뷰를 읽으니 조금 더 새롭게 와닿네요^^ 저 역시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에 간호사의 악독한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네요. 권력이 특정한 사람들만 가지는 힘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행할 수 있고 길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권력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 역시 권력에 길들여진 채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지 돌아보는 시간이었구요^^

    • BlogIcon 신다람쥐- 2014.07.24 2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온수 편집자님도 재미있게 본 영화군요!! ^^ 전 책으로도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저도 이 책을 통해 권력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됐어요. ㅎㅎ 온수 편집자님의 보도자료도 제가 이 책에 관심을 갖고 읽게 만든 데 한 몫 했답니다..^^

  3. BlogIcon 섬마을선생 2014.07.23 1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검색하다가 우연히 서평을 보았네요~ 참 알기 쉽게 잘 분석하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주셔서 감사하고요~ 근데 저자가 글 남겨도 되나^^

  4. BlogIcon 엘뤼에르 2014.07.24 1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로 예시를 들어서 책을 설명해서 책에 대한 정보가 더 인상 깊게 다가오네요~ 잘 읽었어요^^

  5. BlogIcon 연어회 2014.07.25 1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 ㅋㅋㅋ 다람쥐양이 저 책을 읽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덜덜 떨었던 기억이 ㅋㅋㅋㅋ 들뢰즈에 대해 최근 학교수업을 들으며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어려워서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죠ㅠ.ㅠ 일상생활의 헛점을 잘 파고드는 들뢰즈를 보며 여러 생각이 듭니다 포스팅 잘 봤어요~

   천 개의 권력과 일상

      사공일 지음






▶ 들뢰즈와 푸코가 사유하는 일상의 권력과 탈주

권력에 대항하는 자세를 기르는 지침서


현대철학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철학가 들뢰즈와 푸코로 일상의 권력을 사유한 책. 딱딱한 이론서라기보다 두 철학자의 핵심 이론으로 권력에 대한 사유를 풀어낸 책으로, 처음 들뢰즈와 푸코의 이론을 접하는 입문자들에게도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친숙한 소재로 알기 쉽게 설명했다. 

들뢰즈는 일상의 무의식을 통제하는 권력과 체제를 탈영토화하고, 획일적이고 위계적인 사유를 탈주하려는 이론을 펼쳤다. 푸코는 지식, 권력, 생체 그리고 새로운 주체화에 관한 연구를 했고 그의 연구는 권력에 대한 보고서라 할 만큼 권력 중심의 이야기다. 이처럼 두 철학가의 권력 이론은 흡사한 데가 있으며, 특히 한국의 현실을 설명하는 데 용이한 구석이 많다.


우리는 직접적으로 보이는 권력에 복종하고 아부하거나 혹은 신체를 구속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한 관계와 주변에 만연해 있는 권력을 거부하며 살아갈 수 없다. 일상에 스며든 권력은 무의식적으로 우리를 순응적인 주체로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들뢰즈와 푸코의 권력이론을 참조하면서, 우리 일상생활에서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여 하나의 정치가 되는지, 어떻게 보이지 않게 편재되는지 짚어본다. 권력에 대한 두 철학가의 사유는 우리가 조금 더 권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탈권력을 사유한 들뢰즈, 차이를 인정하는 태도 제안


들뢰즈의 중요한 문제의식 가운데 하나가 재현이다. 재현은 기존의 것을 그대로 모방하고 그 기준과 동일성을 유지하며 강화하는 방식으로 다시 나타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동일성의 사유는 차이를 거부하고 그 기준이 중심이 되면서 획일적인 사유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 차이의 사유를 거부한 재현은 또 하나의 권력이 될 수밖에 없다. 


들뢰즈는 이러한 재현 권력에 항거하며, 이질적인 요소들과 결합하고 공존하는 리좀, 재현의 권력에 나타나는 동일성을 제거하고 생성적인 힘과 창의적인 변이를 표현하는 창조성의 정치학,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긍정하는 흐름인 탈주선 등 권력체제에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사유를 펼친다.

저자는 들뢰즈의 권력 사유로, 우리 일상에서 인식하지 못했던 권력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게 하며, 우리가 조금 더 자신의 차이를 인정하고 긍정하는 태도를 가지도록 제안한다.



 감시체제를 비판한 푸코, 훈육적인 주체 경계

푸코 역시 들뢰즈와 같이 권력에 대항하고 비판적 권력 담론을 소개한다. 푸코는 권력의 개념보다 권력이 침투해 들어가는 경로의 추적에서 발견되는 권력의 전략에 더 주목했다. 푸코는 이 과정에서 근대 권력이 만들어내는 것은 훈육적 주체라고 한다. 권력체제에서 객체화된 주체와 훈육적 주체를 만들기 위해 실시했던 효과적인 방법은 규율과 감시였다. 


저자는 가장 쉬운 예로 토익을 든다. 199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토익 시험은 취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되었다. 기업들이 입사 지원학생에게 토익 점수를 요구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고득점의 토익 점수를 받아야 했다. 기업은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편리한 수단이지만 토익 시험은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침투하여 학생들을 훈육시키는 하나의 규율로서 작동한다. 저자는 푸코의 핵심 이론인 규율과 감시, 지식-권력, 생체-권력 등을 설명하면서 권력의 감시체제에 무력화되고 훈육적인 주체가 되는 것을 경계한다.





 일상에 스며 있는 권력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사유하게 한다

들뢰즈의 말대로,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알지 못한 채, 자신의 잠재성을 깨닫지 못한 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더불어, 기존의 일상의 권력이 그런 능력과 잠재성을 인지하지 못하게 혹은 활용하지 못하게 통제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것이 일상의 권력이 우리의 무의식을 잠식하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_에필로그 219쪽


저자는 대학 시절 들뢰즈를 만난 것이 자기 인생에 최대의 사건 중 하나라고 한다. 무비판적이고 순응적인 존재가 아닌 차이를 인정하며 새로운 것을 생성하자는 들뢰즈의 이론은 저자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후 들뢰즈 연구에 매진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번 책은 그의 첫 번째 집필서로, 취업에 몰두한 제자들이 조금 더 다양한 사유를 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이 책이 권력에 대항하는 거대한 담론이나 지침서는 아니지만, 권력이 우리의 잠재성을 잠식하지 않도록, 저자는 들뢰즈와 푸코의 사유로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권력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사유하게 한다.



글쓴이: 사공일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 동아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였다. 대학졸업 후 욱성화학 연구소에 입사하였고, 사직한 후 부산외국어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경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였고, 현재 부산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박사 학위는 들뢰즈 예술철학에 관한 주제였고, 학위 후 들뢰즈와 푸코 사상과 노장 사상에 나타나는 권력 담론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관심 있게 진행 중인 연구 분야는 정치권력, 자본권력, 창조적 노동, 공동체 등에 관한 담론이다. 저서로는 『들뢰즈와 창조성의 정치학』과 『세계 변화 속의 갈등과 분쟁』(공저)이 있고, 역서로는 『들뢰즈와 음악, 회화, 그리고 일반예술』과 『일상의 악덕』이 있다.




『천 개의 권력과 일상』

사유 여행자 들뢰즈와 푸코가 안내하는

일상의 권력과 탈주


사공일 지음 | 현대 철학 | 신국판 양장 | 224쪽 | 16,000원

2014년 7월 10일 출간 | ISBN : 978-89-6545-257-7 04100


현대철학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철학가 들뢰즈와 푸코로 일상의 권력을 사유한 책. 딱딱한 이론서라기보다 두 철학자의 핵심 이론으로 권력에 대한 사유를 풀어낸 책으로, 처음 들뢰즈와 푸코의 이론을 접하는 입문자들에게도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친숙한 소재로 알기 쉽게 설명했다.






+차례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 모두 구매 가능합니다


천 개의 권력과 일상 - 10점
사공일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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