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에 해당되는 글 2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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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9.05.06 [행사 알림] 96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해상화열전』김영옥 역자
  3. 2019.05.03 눈에 띄는 새책, 해상화 열전
  4. 2019.04.15 [뉴시스]-[문화] 19세기말 상하이 화류계의 부침, 한방경 '해상화열전'
  5. 2019.04.15 [세계일보]-[문화] 새로나온 책 해상화열전
  6. 2019.04.12 [부산일보]-[문화] 해상화열전/한방경
  7. 2019.04.11 [금강일보]-[카드뉴스] 도서신간 4월 2째주 해상화열전
  8. 2019.04.11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해상화열전』(책소개)
  9. 2019.04.10 [연합뉴스]-[문화] 신간 해상화열전
  10. 2018.07.11 불멸하는 루쉰의 존재감…같고도 다른 루쉰 '한중일'독법
  11. 2018.07.09 7월에 읽을만한 학술·지성 새책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12. 2018.07.03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과제와 루쉰의 만남::『루쉰과 동아시아 근대』(책 소개)
  13. 2017.12.29 격동과 혼란의 시기에 피어난 중국의 근대불교학 ::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책 소개)
  14. 2015.05.28 새로운 탐색점 … 프로이트주의에 담긴 20세기 중국문학 (교수신문) (1)
  15. 2014.10.31 만만찮은 인물에 대한 만만찮은 그림책! <루쉰 그림전기>를 읽고 (6)
  16. 2014.06.04 『흩어진 모래』 2014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 선정! (1)
  17. 2014.01.13 중국의 국민성, '흩어진 모래'에서 복지사회의 실마리를 얻다:: 이종민 저자와의 만남 (1)
  18. 2013.12.17 고뇌하는 중국, 어디로 가야 하나/ 이종민, 『흩어진 모래』
  19. 2013.12.02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 『흩어진 모래』 저자와의 만남에 초대합니다.
  20. 2013.04.11 가장 심급의 영역으로서의 '사상'을 사유함-『지식의 윤리성』 리뷰

 

 

 

 

 

 

 

 

 

 

<해상화열전>1892년 상하이 소설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된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로, <, >의 작가 장아이링이 감명을 받아 두 번이나 번역한 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상하이 화류계에 출입하던 실제 명사·배우를 조박재라는 화류계에 빠져버린 청년과 관련지어 그렸으며, 특별한 줄거리는 없으나 청말 상하이 화류계의 풍경 및 생활사를 가감 없이 묘사하였고, 신분적 주변부에 머물렀던 기생을 비롯한 인물들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당시의 사회상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소설로 평가 받습니다.

 

이번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해상화열전의 역자 김영옥 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김영옥 선생님은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해상화열전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셨고, 인제대, 동의대, 동아대학교 등에서 강사로 역임하였으며, 현재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조교로 재직하고 계십니다. 논문으로 영화 <해상화>와 소설 해상화열전의 서사구조 비교,한방경 단편소설의 근대적 불교서사 탐색-환희불을 중심으로등이 있습니다.

 

 

 김영옥 선생님은 <해상화열전>과 관련된 논문을 작성하며 <해상화열전>을 번역하고자 마음먹으셨습니다. 일상적인 이야기가 반복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줄거리 파악이 어려웠는데, 논문을 쓰면서 꼼꼼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강연을 준비하시는 김영옥 역자

 

1892년도에 해상기서라는 잡지가 나옵니다. 한방경이 스스로 만들어서 자신의 작품을 연재 하기 위한 잡지였습니다. 한방경은 과거 급제에서 계속 떨어졌기 때문에 그 당시 지식인으로서 생계를 유지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해상기서를 만들고 신보에 대대적으로 광고했습니다. 이 잡지는 한방경 자신이 경험했던 1880년대의 실제적인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중국의 작가들은 항상 자기 시대를 서술하기보다는 시대를 앞서간다거나 풍자를 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쓰는데, 해상화열전은 한방경이 자신이 살아왔던 그 시대, 그 공간에서 있는 그대로를 서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19세기 말 상하이 조계지 지도

 

19세기 말 상하이 조계지 표시를 해놓은 부분이 현성인데, 청나라 정부의 손길이 닿는 곳입니다. 아편전쟁 이후에 다섯 개의 항구를 영국에 내주었을 때의 청나라에서 빨간 표시 부분을 영국에 내어주었고 영국은 자기들이 생각한 도시를 이곳에 건설하게 됩니다. 상해 조계지는 기본적인 구성은 영국에서 만들었는데, 자신들이 꿈꾸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평가 받습니다. 조계지에 기루는 복주로에 모여있고, 고급 기녀가 사는 곳, 2급 기녀가 사는 곳, 창녀들이 사는 곳 등 영역이 따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조계지 복주로 지도

 

그 당시 복주로를 보면 건물이 상당히 밀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테라스가 마주 보고 있는 구조입니다. 소설 속에 나와 있는 지역들이 실제로 거의 다 존재해, 소설이 그 당시를 그대로 옮겨놨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강연을 듣고 있는 저자와의 만남 참여자들

 

 육가석교 사진과 본문자료

 

육가석교는 현성과 조계지를 연결해 주는 다리입니다. 1회의 초입 부분의 '화야련농 꽃도 나를 가련하게 여기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들도 시든다는 것을 목도하다.'와 같은 구절에서 인생의 참담함을 느끼며 꽃밭에 떨어지고 마는데 그곳이 바로 육가석교입니다. 현성에서는 가마로 이동하고, 현성에서 멀어지면 인력거를 탈 수 있고, 마로(마차)도 있습니다. 현성과 조계지는 도로 사정이 완전히 때문에 현성에서는 가마, 조계지에서는 인력거나 마차를 탄 것입니다.

 

 

 

 

 청말 상하이 기녀들의 모습

 

19세기 말 상하이 기녀들은 등급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왼쪽에 앞머리가 있는 기녀들은 아직까지 머리를 올리지 않은 기녀이고(소설 속 주상욱 주상후라던지 황금봉 황주봉) '칭꽌(맑은 기녀)' 라고 불렸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기녀들은 '훈꽌'으로 머리를 올린 기녀들입니다.

 

 

 

 청말 장삼서우의 모습

 

'서우'는 몸을 팔지 않는 기녀를 의미하는데, 장삼은 서우보다 다가가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장삼이라는 말처럼 이 기녀들을 부르려면 삼원을 주면 됩니다. 장삼은 서우보다 덜 전문적으로 예능을 배웠던 사람이고, 연기를 하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을 서우라고 합니다. 1870년대에 서우는 이미 입지 조건이 좁아지면서 장삼서우가 엄격하게 구분되지는 않습니다. 원래는 장삼과 서우는 함께 자리하지 않았는데 그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기녀들의 대표적인 장식품인 비취 연밥 머리핀 

 

 

비취 연 머리핀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녀들은 초록색에 집착을 많이 했는데, 비취 연밥 머리핀을 두고 참 재미있는 대화를 했습니다. 한방경은 2급 기녀 출신 장이종의 '제가 볼 줄 아나요?'라는 말을 통해 인물의 성격을 나타내고, 오소량과의 대화를 통해 허영심을 보여줍니다. 이런 사소한 대화를 한방경이 책 속에 굳이 썼다는 자체가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청말 당시 유행하던 아편을 피우는 모습

 

 

아편을 잘 피우는 것은 그 당시 상하이의 세련됨의 기준이었습니다. 아편을 잘 태워주는 것도 능숙한 기녀의 역할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아편을 피워본 경험이 없는 조갑제는 담뱃대가 자주 막히곤 하였습니다. 주에인이라는 사람은 아편중독이었고, 한방경은 신문 사설에 아편을 피우지 말라고 하면서도 자신은 아편을 많이 피웠습니다.

 

 

 

술자리에서 후아취엔을 하는 모습

 

후아취엔은 술자리에서 하는 일종의 가위바위보 놀이입니다. 술자리에서는 늘 사업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생일잔치를 열었을 때에도 실제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숨어 있고, 왕아히 뒤에 있는 장소천이라는 사람도 한참 후에야 작품 속에 등장합니다. 심수홍과 희극배우 류소화와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이 후아취엔을 하는 것은 그 당시를 살던 사람들의 문화입니다. 후아취엔이 무엇인지 영화를 통해 알고 있으면 책을 읽을 때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역자 선생님과 함께하는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습니다. 책 속의 인물에서부터 작품이 가지는 문학사적 의의까지 다양한 내용의 질문과 답이 오갔습니다.

 

 

 

 

 

 

Q: 소설 속 굉장히 많은 기녀들이 등장하는데 역자님이 번역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인물은 누구인가요?

 

A: 황치봉은 나와 너무도 다른 성격의 인물입니다. 황치봉에게는 전장과 나자부라는 손님이 있었는데, 전장은 이전부터 계속 만나던 사람이고 나자부를 새롭게 자신의 손님으로 만드는 장면이 나와요. 나자부라는 사람은 매력이 없어요. 뚱뚱하고 수염 나 있고 살쪄있고 자주 술을 먹습니다. 하지만 황치봉에게 그런 모습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나자부가 가진 돈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오직 그것만 생각하죠. 황치봉의 큰 그림은 나자부의 돈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황치봉은 나자부에게 자신과 사귀는 대신 다른 사람과 사귀면 안 된다는 증표, 증서를 받고, 나중에 황치봉이 기생어미를 장악해서 자신의 기루를 차릴 때, 나자부와 전장의 재력을 이용합니다. 이 내용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것이 6,7,8회입니다. 황치봉은 가장 번역하기 어려운 인물이었어요. 아주 힘들었죠.

 

 

 

Q: 얼마 전이 1919년 일어난 5.4운동 100주년이었습니다. 이 시기는 중국에서 봉건제가 무너지고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였지 않습니까? 저는 1892년에 발표된 <해상화열전>은 봉건제 사회 속 기녀들의 계급과 청 말의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중국 사회나 학계에서는 이 작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A: 실제적으로 중국 문학사라고 하면 1911년 <아Q정전>, <광인일기>를 근대소설의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학계에서는 근대소설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고, 서양의 영향을 받았다고 바라보고 있는데, 대만 독자면서 하버드 대학의 왕더우이라는 교수의 글을 보면 자신은 5.4가 중국 근대의 시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그 예가 <해상화열전>인데요. 왕더우이의 논지는 근대가 서구의 영향을 받거나 이입된 것이 아니라 중국 내에서 자생했다는 것입니다. 청말소설들이 질적으로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하며 양적으로만 해석을 했는데 1998년 영화 <해상화>를 기점으로 하여 <해상화열전> 연구가 확대되었습니다. 지금은 학술계에서도 근대소설의 시작을 루쉰의 1900년대가 아니라 해상화열전이라고 생각하는 움직임이 있어요. 그것을 밝혀주는 논문들, 글들이 영향력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상화열전> 자체가 형식적인 면에서도 이전의 청말 소설과 확실히 달라요. 이전에는 시로 시작해서 중간에 시사를 넣어서 흥을 돋우는 그런 형식이 빈번하였으나 해상화열전은 작가가 작품 속에 들어가지 않고 그저 바라볼 뿐입니다.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굉장히 독립적인 이야기가 기루마다 전개되는데도 나중에 조합해보면 스토리가 하나로 이어지죠. 한방경은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를 예상하고 글을 썼어요. 인물마다 나누어진 공간에 따라 독립적인 이야기가 되면서 전개됩니다. 이 소설의 중요한 특징은 작가가 작품 속에 개입하지 않고 최대한 독자들이 집중해서 읽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전의 청말 소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에요.

 

 

 

 

 

 

 

 

 

 

 

강연 후에는 역자 선생님께 싸인도 받고,

함께 단체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청말 상하이 기녀들의 모습과 당시의 생활사를 가감없이 묘사한 해상화열전을 통해 중국의 근대와 역사, 문화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흥미로운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신 김영옥 역자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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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은해

 

 

 

 

 

96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해상화열전』 김영옥 역자님과 함께합니다.

소설 『해상화열전』을 통해 청말 상하이의 시대상과 생활사를 알아보는

이번 강연에, 관심 있는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책을 미리 읽고 오셔도 좋고,

못 읽고 오신 분들을 위해 현장에서 도서 구입 가능합니다.

 

 

 

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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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은해

 

 

 

 

 

 

 

◇해상화열전 = 청말 상하이를 휩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완역.총 64회로 이루어진 장회소설로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을 형성했던 기녀들의 일상을 펼쳐낸다. 30여 명의 기녀 모두가 주인공이 돼 각자의 일상을 사건으로 만드는 파편적 이야기 다발로 구성된다. 한방경 지음, 산지니 펴냄, 전 2권, 각 2만 5000원.

 

 

 

경남도민일보,이원정 기자 june20@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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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Posted by 박은해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19세기 말 중국 상하이의 조계지 화류계를 다룬 중국 최초 창작 연재소설이자 만청 시기 대표작가 한방경이 남긴 마지막 소설이다.  

1892년 상하이에서 발행된 중국 최초 문예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된 이 소설은 당시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중국 소설사가 정리되는 과정에서 문체와 전개 방식, 내용적 측면에서 현대성을 선취한 독보적 작품으로 평가됐다. 작품 내부의 완결성으로 문학적 글쓰기의 독창성을 구현할뿐만 아니라 19세기 말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의 부침을 사실적으로 다룸으로써 '상하이'라는 공간을 중국 소설사에 적극적으로 편입시킨 선구성을 담보한 작품이기도 하다.
   
총 64회로 이뤄진 장회소설이다.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을 형성한 기녀들의 일상을 미시적으로 펼쳐낸다. 유일한 주인공의 전기를 총체적으로 구현하는 전통적 서사를 거부하고, 작품에 등장하는 기녀 30여명 모두 주인공이 돼 각자 일상을 사건으로 만드는 파편적 이야기의 다발로 구성된다.

작가 한방경은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서술자 대신 마치 카메라의 시선처럼 기녀들이 다양한 신분의 표객, 기생어미, 하인과 관계를 맺고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을 펼쳐낸다.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당시 상하이의 생활사를 구축하기라도 하려는 듯 도시로 급부상한 상하이 조계지의 장소와 거리를 스냅사진처럼 묘사한다. 결말 없이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기녀들의 굴곡진 삶을 전하는 이 소설의 끝이 다다르는 곳은, 여전히 기루에서 흘러나오는 그녀들의 노래이고 표객들이 드는 화권과 술잔이며 아편관에 가득한 흰 연기다.

김영옥 옮김, 상권 519쪽, 하권 550쪽, 각권 2만5000원, 산지니

 

 

 


이수지 기자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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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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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은해

 

 

해상화열전 1, 2 (한방경, 김영옥, 산지니, 각 2만500원)=만청 시기 대표작가인 한방경이 남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1892년 상하이에서 발행된 중국 최초 문예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됐다. 중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작품이다. 이번 소설은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을 형성했던 기녀들의 일상을 미시적으로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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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말 상하이를 휩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해상화열전(전2권)

 

한방경 지음 | 김영옥 옮김 | 신판 | 각 25,000원 | 

978-89-6545-584-4 04820 (上권)

978-89-6545-585-1 04820 (下권)

 

『해상화열전』은 1892년 상하이에서 간행된 중국 최초의 소설잡지 해상기서(海上奇書)에 연재된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이다. 청말 상하이 화류계의 풍경 및 생활사를 가감 없이 묘사했으며, 신분적 주변부에 머물렀던 기녀의 일생을 통해 시대상을 파악한 전위적인 소설로 평가받는다.

 


 

 

 

 

 

 

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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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은해

상하이 화류계 다룬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편전쟁 이후 상하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도시로 급부상했다. 특히 태평천국의 난으로 인구가 대량 유입되면서 유흥업도 번성하게 됐다. 상하이 조계지의 북쪽 거리에는 기루가 즐비했고 그곳에는 각 지역 출신의 기녀들이 영업했다. 1870년대 이후 소주(蘇州) 출신 기녀들이 고급 기녀로서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다른 지역 출신 기녀들도 고급 기녀로 성장하기 위해 소주 방언을 배워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계지의 고급 기녀들은 대부분 소주 방언을 사용했다.

 

<해상화열전>은 중국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다룬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이자 만청(晩淸)식의 대표 작가 한방경이 남긴 마지막 소설이다. 부산대 중문과 박사 출신인 김영옥 씨가 번역자로 나서 국내 최초 완역본을 산지니에서 펴냈다. 

 

1892년 상하이에서 발행된 중국 최초 문예 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됐된 이 소설은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 소설사가 정리되는 과정에서 문체와 전개 방식, 내용적 측면에서 현대성을 선취한 독보적 작품으로 중요하게 언급됐다. 총 64회로 이뤄진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로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을 형성했던 기녀들의 일상을 미시적으로 보여준다. 작품에 등장하는 기녀 모두가 주인공이 돼 각자 일상을 사건으로 만든다. 마차를 타고 거리를 활보하며 기루를 드나드는 인물의 행동과 대화를 통해 19세기 말 중국 격동기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중국에선 ‘색, 계’의 작가 장아이링이 감명을 받아 두 번이나 번역한 책으로 화제가 됐다. 또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영화 ‘해상화’(1998)의 원작 소설로도 유명하다. 한방경 지음/김영옥 옮김/산지니/상권 519쪽, 하권 550쪽/각권 2만 50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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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말 상하이를 휩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해상화열전(전2권)

 

한방경 지음 | 김영옥 옮김 | 신판 | 각 25,000원 | 

978-89-6545-584-4 04820 (上권)

978-89-6545-585-1 04820 (下권)

 

『해상화열전』은 1892년 상하이에서 간행된 중국 최초의 소설잡지 해상기서(海上奇書)에 연재된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이다. 청말 상하이 화류계의 풍경 및 생활사를 가감 없이 묘사했으며, 신분적 주변부에 머물렀던 기녀의 일생을 통해 시대상을 파악한 전위적인 소설로 평가받는다.

 


 

 

 

 

 

 

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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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은해

 

 

 

 

해상화열전 1, 2 = 만청(晩淸) 시기 대표 작가인 한방경이 남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1892년 상하이에서 발행된 중국 최초 문예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돼 이후 문체와 전개 방식, 내용적 측면에서 현대성을 선취한 독보적인 작품으로 중국 문학사에서 중요하게 언급됐다.

이번 소설은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을 형성했던 기녀들의 일상을 미시적으로 펼쳐낸다.

작품에 등장하는 30여명의 기녀가 모두 주인공이 돼 각자의 일상을 사건으로 만드는 파편적 이야기의 다발로 구성된다.

작가는 마치 카메라의 시선이 된 듯 기녀들이 다양한 신분의 표객, 기생 어미, 하인과 관계를 맺고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펼쳐낸다.

이번 번역본에는 1894년 간행될 당시 삽입됐던 삽화 및 작품의 재미와 이해를 더 해줄 한방경의 서문과 후기 또한 수록됐다.

김영옥 옮김. 산지니. 519쪽·550쪽. 각 2만5000원.

 

 

 

 

 

김선아 기자 baby4748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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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말 상하이를 휩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해상화열전(전2권)

 

한방경 지음 | 김영옥 옮김 | 신판 | 각 25,000원 | 

978-89-6545-584-4 04820 (上권)

978-89-6545-585-1 04820 (下권)

 

『해상화열전』은 1892년 상하이에서 간행된 중국 최초의 소설잡지 해상기서(海上奇書)에 연재된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이다. 청말 상하이 화류계의 풍경 및 생활사를 가감 없이 묘사했으며, 신분적 주변부에 머물렀던 기녀의 일생을 통해 시대상을 파악한 전위적인 소설로 평가받는다.

 


 

 

 

 

 

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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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은해

 

 

 

 

 

 

 

 

 

 

청말 상하이를 휩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해상화열전국내 완역 출간

 

해상화열전은 한마디로 이전의 소설과 다르다.

광서 말에서 선통 초까지 상하이에서는 이러한 기루 소설이 많이 나왔으나 해상화열전과 같이 평담하면서 사실적인 작품은 없었다.

- 루쉰(魯迅)

 

 

19세기 말 중국의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다룬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이자 만(晩淸)시기의 대표 작가 한방경이 남긴 마지막 소설 해상화열전이 드디어 국내 최초 완역 출간되었다. 1892년 상하이에서 발행된 중국 최초 문예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된 이 소설은 당시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중국 소설사가 정리되는 과정에서 문체와 전개 방식, 내용적 측면에서 현대성을 선취한 독보적인 작품으로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화류계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중국 고전문학의 정수로 널리 알려진 홍루몽과 유사한 작품으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해상화열전에 이르러 홍루몽이라는 전통은 마감되고 기루소설은 중대한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대문호 루쉰의 평을 주목한다면 이 소설의 진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해상화열전은 작품 내부의 완결성으로 인해 문학적 글쓰기의 독창성을 구현할 뿐만 아니라 19세기 말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의 부침을 사실적으로 다룸으로써 상하이라는 공간을 중국 소설사에 적극적으로 편입시킨 선구성을 담보한 작품이기도 하다. 번역은 부산대 중어중문학과에서 본 작품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관련 작가론 및 작품론을 두루 제출한 김영옥 선생이 맡았다. 총 두 권으로 분권 출간되는 국내 번역본에는 1894년 석인초간 영인본으로 간행될 당시 삽입되었던 삽화와 더불어 작품의 재미와 이해를 더해줄 작가 한방경의 서문과 후기 또한 빼놓지 않고 수록하였다.

 

 

 

 

 

 

 

 

 

 

 

 

루쉰, 후스에서 장아이링까지

중국의 문호가 극찬한 작가 한방경이 다시 쓰는 중국 소설사

 

평담하면서 사실적인 작품”(루쉰), “소주(蘇州) 방언문학의 걸작”(후스), “갑자기 끝을 맺는 결말의 백미”(장아이링) 등 당대는 물론 이후 해상화열전을 접한 중국의 문호들은 이 소설의 등장에 주목하고 문학성에 대해 평하며 작품이 주는 감흥의 연원을 다양한 시각에서 평해왔다. 그러나 19세기 말에 창작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극찬 받는 이 소설이 현대 일반 독자에게 널리 알려지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현지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작품의 출간 및 유통이 제한되는 부침을 겪기도 하다가 1981년 장아이링의 표준어 번역본 출간을 계기로 일반 독자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대만의 거장 허우 샤오시엔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작품의 현대성이 증명되기 시작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중국 고전문학자 오오타 타츠오에 의해 1969년 헤이본샤 중국대표 고전 목록에 포함되었고 서양권에서는 장아이링의 영역본을 저본으로 삼아 2005년 컬럼비아대학 출판사에서 The Sing-Song Girls of Shanghai라는 제목으로 출간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작품의 명성이 검증되었다.

 

올해 한국어 번역본 출간을 계기로 이제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해상화열전을 만날 준비가 되었다. 문학작품, 특히 고전을 읽는 계기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새롭고 낯선 이 소설을 처음 만나게 될 국내 독자들에게는 작가 한방경의 삶과 글쓰기 자세에 주목해보는 것이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 일찍이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수재(秀才)로 이름났던 한방경은 여러 필명으로 글을 쓰며 뚜렷한 작가적 자의식을 내비쳤다. 신보(申報) 편집 주간을 지내며 시사(詩詞)를 비롯한 산문, 논설, 희곡, 평론 등 다양한 글을 썼으며 한때 막료 생활을 하기도 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새로움을 추구했던 그의 글쓰기는 향시에서 요하는 공식 문체와는 상당 부분 괴리가 있었고 정식 제도권에 편입되지 않은 채 평생 글쓰기를 통해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의식을 모색하게 된다. 경계인으로서의 그의 삶은 1892년경 절정을 이루어 상하이에서 직접 중국 최초 문예잡지해상기서를 간행하고 작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화야련농(花也憐儂)’이라는 인물을 서술자로 내세워 작품화하기에 이른다. 해상화열전은 바로 그가 글쓰기를 통해 추구하고자 했던 새로움과 자유가 집약된 수작이라 할 수 있다.

 

 

 

 

 

 

 

 

 

 

 

 

감정의 발견으로 재탄생한 19세기 말 상하이 화류계,

소설의 미시사로 펼쳐지는 중국의 격동기

 

어떤 객이 화야련농(花也憐儂)이 살고 있는 방으로 와서 64회 이후의 원고를 찾았다. 화야련농은 웃으며 자신의 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원고는 여기에 있소.”

객은 그 대략적인 내용을 청했다. 화야련농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저의 책에서 얻은 게 있습니까 없습니까? 저의 책은 64회로 모두 갖춰져 있고 끝이 있는데, 또 무엇을 말하겠습니까?”

한방경의후기중에서

 

해상화열전은 총 64회로 이루어진 장회소설로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을 형성했던 기녀들의 일상을 미시적으로 펼쳐낸다. 소설은 유일한 주인공의 전기를 총체적으로 구현하는 전통적 서사를 거부하고, 작품에 등장하는 30여 명의 기녀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각자의 일상을 사건으로 만드는 파편적 이야기의 다발로 구성된다. 작가 한방경은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서술자 대신 마치 카메라의 시선이 된 듯 기녀들이 다양한 신분의 표객, 기생어미, 하인과 관계를 맺고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펼쳐낸다. 뿐만 아니라 마치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당시 상하이의 생활사를 구축하기라도 하려는 듯 도시로 급부상하기 시작한 상하이 조계지의 장소 기루, 찻집, 아편관, 공원, 매음굴 와 거리를 스냅사진처럼 묘사한다.

 

한편 해상화열전을 여러 번 탐독하며 작품에 완전히 매료되었고 이 소설을 널리 알리는 데 공들였던 현대 중국문학의 대표 기수 장아이링이 강조했던 것처럼 갑자기 끝을 맺는 결말에 주목하는 것은 해상화열전이 보여주는 도시 상하이의 생활사만큼이나 이 소설을 읽어야만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대단원의 결말 없이 저마다의 독특한 사연을 간직한 기녀들의 굴곡진 삶을 펼쳐내는 소설의 결말이 다다르는 곳은 여전히 기루에서 흘러나오는 그녀들의 노래이고 표객들이 드는 화권과 술잔이며 아편관을 가득 채우는 흰 연기이다. 문체와 형식상의 변화와 실험을 통해 중국 소설사의 한 획을 그은 해상화열전을 읽는 것은 마차를 타고 거리를 활보하며 기루를 드나드는 인물의 행동과 이들이 나누는 대화의 행간에 머무는 감정의 흐름을 통해 19세기 말 중국 격동기의 단면을 들여다보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6      이 책은 타일러 깨우치기 위해 지은 것으로, 치밀하게 묘사한 곳은 마치 그 사람을 보는 듯하고, 그 소리를 듣는 듯하다. 독자들은 그 말을 깊이 음미하며 풍월장 속을 들여다보면서도 싫어서 회피하거나 혐오할 틈은 없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인명과 사건은 모두 허구이며 결코 특정인이나 사건을 가리키는 바는 없다. 어떤 사람은 어떤 사람을 숨긴 것이고, 어떤 사건은 어떤 사건을 숨긴 것이라고 망언을 하면 독서를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니며, 더불어 이야기하기 부족하다 할 것이다.

()중에서

 

P.15     이 장편 소설은 화야련농(花也憐儂)이 지었고, 제목은 해상화열전입니다. 상해가 개항한 후 남쪽 홍등가는 날로 번창해갔고 그곳에 빠져 지내는 젊은 화류객들도 늘어났습니다. 그들은 부모형제의 만류도 외면하고 스승과 친구의 충고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 얼마나 우매하고 무지한지요. 이는 그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 탓이겠지요. 그곳에서는 서로 추파를 던지며 유혹을 하는 등 온갖 애정 행각이 벌어지지요. 본인들이야 그 재미에 흠뻑 빠져 있겠지만, 그 모습들을 묘사하면 금방이라도 토할 듯 역겨울 따름입니다. 그런데도 그들 중에 어느 누구도 정신을 차려 그곳을 완전히 잊고 일상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화야련농은 보살심으로 장광설을 발휘하여 그들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묘사하였습니다. 유사한 사건을 연결하여 엮되 때로 과장되게 꾸미기도 하여 생생함을 더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음란하거나 외설적인 글 한 자 없으며, 전체를 보면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그들을 구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만약 독자들이 이들의 행적을 좇아 낱낱이 살피고 그 의미를 깨치게 되면, 이들이 앞에선 서시(西施)보다 아름다워 보이지만 그 뒤에선 야차(夜叉)보다 악랄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지금이야 조강지처보다 살갑고 다정하게 대하지만 지나고 나면 전갈보다 표독스럽게 변하리라는 것을 점치게 될 것입니다. 이 또한 잠에서 깨어나려는 순간, 새벽종 소리를 듣고 문득 인생의 깊은 이치를 성찰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화야련농이 해상화열전을 지은 이유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이 글을 쓴 화야련농이 어떤 사람인지 아시는 지요? 화야련농은 원래 괴안국 북쪽에 있는 흑첨향의 주인 지리씨로, 일찍이 천록대부를 지냈지요. ()나라 때 예천군공에 봉해져 중향국의 온유향으로 들어와 살게 되면서 화야련농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화야련농은 원래 흑첨향의 주인이었던지라, 매일 꿈을 꾸며 지냈습니다. 그러나 그는 꿈을 꿈이라고 믿지 않고 현실이라 여겨 이 꿈들을 책으로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이렇듯 꿈속 세계를 한 권의 책으로 다 엮고 난 후에야 그 책 속의 꿈에서 깨어날 수 있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그곳에서 꿈만 꾸지 말고 이 책을 한번 읽어 보는 게 어떠실런지요.

01 조박재는 함과가의 외삼촌을 방문하고,

홍선경은 취수당의 중매를 서다

趙樸齋鹹瓜街訪舅 洪善卿聚秀堂做媒부분

 

 

 

 

 

 

 

 

 

 

 

저자 소개

 

 

지은이 한방경(韓邦慶, 1856~1894)

송강부 누현(松江府 婁縣, 지금의 상하이)에서 출생하였으며, 부친 한종문(韓宗文, 1819?)이 형부주사(刑部主事) 직책을 맡게 되어 유년 시절을 베이징에서 보냈다. 1876년 전후 고향 누현으로 돌아와 수재(秀才)가 되었으나, 이후 1885년 난징 향시에 낙방하였다. 1887년부터 1890년까지 신보에서 편집자 및 논설 기고자로 생활하였다. 1891년 베이징 향시에 낙방한 후 다시 상하이로 돌아와 18922월에 중국 최초 문예 잡지 해상기서를 간행하여 해상화열전을 연재하였다. 1894년 초봄 64회 석인본 해상화열전을 출판한 후 오래지 않아 병을 얻어 3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김영옥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해상화열전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인제대, 동의대, 동아대학교 등에서 시간강사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조교로 재직하고 있다. 논문으로 영화 <해상화>와 소설 해상화열전의 서사구조 비교, 한방경 단편소설의 근대적 불교서사 탐색-환희불을 중심으로등이 있다.

 

 

 

 

목차

 

목차(더보기)

 

 

 

 

 

 

 

 

 

해상화열전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해상화>입니다.

양조위가 출연했고, 9분 동안 원테이크로 촬영된 첫 장면이 특징입니다.

영화 속 대부분의 공간은 어둑하며 폐쇄적입니다. 실외에서 촬영한 장면이 없습니다. 촬영기법이나 시대 배경이 주는 오묘한 분위기 때문인지 마니아층이 두터운 영화입니다.

 

 

출처 바로가기

 

해상화 (海上花: Flowers Of Shanghai, 1998)

 

감독: 허우 샤오시엔

출연: 양조위, 방선, 하다 미치코, 고첩, 유가령, 반적화, 이가흔, 위조혜

줄거리:

19세기 말 상하이의 한 유곽, 외교 관리인 왕은 유곽의 매춘부인 소홍의 단골이다. 왕은 다른 유곽의 매춘부인 혜정과 밤을 보냈다는 이유로 소홍에게 면박을 당한다. 왕은 소홍의 빚을 탕감해주고 그녀를 첩으로 맞기를 원하지만 소홍의 불분명한 태도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한다. 늙은 남자 홍과 짝을 이룬 쌍주는 아량이 넓은 성격으로 사람들간의 갈등을 중재한다. 루의 후원을 받고 있는 쌍취는 똑똑하고 직선적이다. 왕은 소홍의 방에서 그녀가 좋아하는 북경 오페라 배우를 발견하고 질투에 휩싸여 방의 집기를 부순 뒤, 소홍을 버리고 혜정을 첩으로 맞아 광동으로 전근을 간다. 그 사이 쌍취는 빚을 갚고 자유를 얻었으며, 신참내기 쌍옥은 젊은 청년 주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와 결혼하지 못할 것을 알고 동반자살을 기도한다. 절망에 빠진 주는 소홍의 방에서 아편을 피운다.

 

 

 

 

 

 

 

  

 

청말 상하이를 휩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해상화열전(전2권)

 

한방경 지음 | 김영옥 옮김 | 신판 | 각 25,000원 | 

978-89-6545-584-4 04820 (上권)

978-89-6545-585-1 04820 (下권)

 

『해상화열전』은 1892년 상하이에서 간행된 중국 최초의 소설잡지 해상기서(海上奇書)에 연재된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이다. 청말 상하이 화류계의 풍경 및 생활사를 가감 없이 묘사했으며, 신분적 주변부에 머물렀던 기녀의 일생을 통해 시대상을 파악한 전위적인 소설로 평가받는다.

 


 

 

 

 

 

 

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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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은해

 

                     해상화열전[산지니 제공]

 

해상화열전 1, 2 = 만청(晩淸) 시기 대표 작가인 한방경이 남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1892년 상하이에서 발행된 중국 최초 문예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돼 이후 문체와 전개 방식, 내용적 측면에서 현대성을 선취한 독보적인 작품으로 중국 문학사에서 중요하게 언급됐다.

이번 소설은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을 형성했던 기녀들의 일상을 미시적으로 펼쳐낸다.

작품에 등장하는 30여명의 기녀가 모두 주인공이 돼 각자의 일상을 사건으로 만드는 파편적 이야기의 다발로 구성된다.

작가는 마치 카메라의 시선이 된 듯 기녀들이 다양한 신분의 표객, 기생 어미, 하인과 관계를 맺고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펼쳐낸다.

이번 번역본에는 1894년 간행될 당시 삽입됐던 삽화 및 작품의 재미와 이해를 더 해줄 한방경의 서문과 후기 또한 수록됐다.

김영옥 옮김. 산지니. 519쪽·550쪽. 각 2만5천원.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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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말 상하이를 휩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해상화열전(전2권)

 

한방경 지음 | 김영옥 옮김 | 신판 | 각 25,000원 | 

978-89-6545-584-4 04820 (上권)

978-89-6545-585-1 04820 (下권)

 

『해상화열전』은 1892년 상하이에서 간행된 중국 최초의 소설잡지 해상기서(海上奇書)에 연재된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이다. 청말 상하이 화류계의 풍경 및 생활사를 가감 없이 묘사했으며, 신분적 주변부에 머물렀던 기녀의 일생을 통해 시대상을 파악한 전위적인 소설로 평가받는다.

 


 

 

 



 

 

 

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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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은해

 

머니투데이

[따끈따끈새책]

 

서광덕 부경대 교수,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펴내…

세계격변·약소민족 해방 가치 공유

 

 

 

 루쉰은 하나인데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각국의 열혈 독자들에게 비치는 루쉰은 같고도 또 달랐다. 루쉰의 모국인 중국에서도 개혁개방 이전과 이후가 달랐고 동아시아 전체적으로는 2차 세계대전과 이전과 이후가 그랬다.

 

 서광덕 부경대 연구교수는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부제 근대 루쉰을 따라가는 동아시아 사상의 여정, 산지니 펴냄)를 통해 “중국에서는 국민국가 건설 시기와 대중적 출판 시장의 형성이라는 시대상이, 동아시아 역내에서는 전통적인 학문 체계에서 근대지로의 전환이라는 지적 체계의 지각 변동이 루쉰 수용의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일본 유학 중 의학을 공부하다 서구문명에서 강조하는 ‘문명’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도쿄대학과 간다의 서점 주변을 주유했던 루쉰의 지적인 편력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인다.

저자는 루쉰 수용을 정점으로 활기를 띠었던 1920, 30년대 동아시아 지식인 교류 현장에 주목하여, 루쉰의 비판 정신이 문화 혁명과 세계 혁명, 약소 민족의 해방이라는 가치로 공유됐다고 했다.

 

 루쉰 연구 1세대로도 유명한 일본의 중국문학자 다케우치 요시미는 현대 중국 연구와 사회주의 중국 내 마오쩌둥의 루쉰 평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서구의 근대와 대면한 동아시아 근대를 사유하는 계기로 루쉰을 발견한 이들에 주목했다.

 

 저자는 “루쉰이 여전히 우리 옆에 있는 것은 언젠가 자신의 글이 사라져서 흔적으로만 남길 바랐던 루쉰의 희망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며 “지금도 여전히 20세기 인물 루쉰이 부딪혔던 문제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부제 근대 루쉰을 따라가는 동아시아 사상의 여정)=서광덕 지음, 산지니 펴냄, 376쪽 2만8000원

 

 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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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 10점
서광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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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학술/지성 새 책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루쉰을 따라가는 동아시아 사상의 여정

서광덕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인문한국(HK)연구교수가 중국 문학가 루쉰의 사유를 통해 동아시아 ‘사상’의 문제를 짚었다. 루쉰을 거점으로 삼았던 동아시아 사상가들로부터 출발하여 ‘동아시아론’의 다양한 양상과 실천적 의미를 다시 한 번 점검한다. /산지니·2만8000원.

기사원문 보러가기

 

교수신문/930호 분야별 신간도서

 

■인문
글로컬 만주 | 박선영 지음 | 한울엠플러스 | 392쪽
동아시아 사유로부터 | 이승종 지음 | 동녘 | 536쪽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 서광덕 지음 | 산지니 | 376쪽
세상을 움직이는 네 글자 | 김준연 지음 | 궁리 | 372쪽
영혼의 말 | 이종건 지음 | 궁리 | 144쪽
원전에 가장 가까운 탈무드 | 마이클 카츠, 거숀 슈워츠 지음 | 주원규 옮김 | 바다출판사 | 494쪽
인공지능, 권력변환과 세계정치 | 조현석, 김상배 외 지음 | 삼인 | 328쪽
인공지능의 존재론 | 이중원 엮음 | 이중원, 박충식, 이영의, 고인석, 천현득, 정재현, 신상규, 목광수, 이상욱 지음 | 한울엠플러스 | 328쪽
「자본」의 방법과 헤겔의 논리학 | 가쿠다 슈이치 지음 | 김성칠 옮김 | 376쪽
장자화의 사기 4,5권 | 사마천 원작 | 장자화 지음 | 정후이허, 관웨수 그림 | 전수정 옮김 | 232쪽, 220쪽
제국 일본의 역사학과 ‘조선’ |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기획 | 윤해동, 장신 엮음 | 윤해동, 장신, 박찬홍, 심희찬, 정상우, 정인성 , 정준영 지음 | 소명출판 | 328쪽
처음 읽는 수영 세계사 | 에릭 샬린 지음 | 김지원 옮김 | 이케이북 | 436쪽
판타지랜드 | 커트 앤더슨 지음 | 정혜윤 옮김 | 세종서적 | 720쪽
푸코의 미학 | 다케아 히로나리 지음 | 김상운 옮김 | 현실문화 | 32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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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총서26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서광덕 지음 | 376| 28,000| 2018628 

 

2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자국의 역사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제기했던 지식인들의 루쉰 수용사를 정리한다. 후반부에서는 루쉰의 집필.번역 활동 이력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며 동시대 동아시아 사유의 유산으로서 루쉰의 근대 경험을 도출해낸다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 10점
서광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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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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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총서26

루쉰

동아시아

근대

 

루쉰을 따라가는 동아시아 사상의 여정

 

 

 

 


포스트 동아시아와 도래하는 루쉰

   국내 루쉰 연구자가 조망하는 동아시아의 미래

 

동아시아 근대성에 천착하여 루쉰 문학을 독해하며 관련 번역서를 소개하고, 루쉰 전집번역위원회 소속으로 전집 발간에 참여한 저자 서광덕의 첫 저서가 출간됐다. 그간의 연구 이력의 집대성이기도 한 이 책에서 저자는 중국 대문호 루쉰의 삶과 사유를 경유하여 동아시아 지역내 갈등과 연대, 세계시민으로서의 동아시아인의 주체성에 대해 본격적인 질문을 던진다.

 

최근 루쉰 전집 20권이 완간되면서 국내에서도 루쉰의 사유를 폭넓게 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루쉰을 독해하고, 루쉰을 거점으로 동아시아의 미래를 조망하는 이 책은 루쉰 읽기의 중요성과 더불어 어떻게 루쉰을 읽을 것인가에 대한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해준다. 저자는 루쉰의 글쓰기 행위와 정신에 담긴 사상적 측면을 전면화하여 동아시아 사유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는 한국 지성계에서 제기된 동아시아론의 문제의식을 계승하되, 근대 경험을 체화한 루쉰이라는 인물을 통해 동시대 동아시아 발화의 인식론적 위상을 재점검한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갖는다.

 

2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자국의 역사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제기했던 지식인들의 루쉰 수용사를 정리한다. 후반부에서는 루쉰의 집필번역 활동 이력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며 동시대 동아시아 사유의 유산으로서 루쉰의 근대 경험을 도출해낸다.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과제와 루쉰의 만남

   근현대를 관통하는사상이라는 접점

 

저자 서광덕은 아시아 지역에서 제기된 동아시아론의 배경과 형성 과정을 개괄하고 담론에 내재한 문제의식을 재점검하며 책의 서론을 연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타이완, 일본 각지에서 동아시아에 대한 학술적 사유는 지역 내부의 근대를 성찰하는 계기로서 촉발되었다. 각국의 학인들은 서구중심의 근대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아시아를 모색하는 공통과제를 공유하면서도 각국의 사상과제를 일순위로 삼을 수밖에 없는 모순에 부딪혔다. 동아시아를 말하는 것만큼 발화 주체의 중심화위계화 문제 극복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저자는 한국발 동아시아론이 안은 민족적 과제 내부에서 평화와 안정이라는 세계사적 과제를 사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동아시아 지역의 역사를 공동으로 검토하고, 각국의 사상과제를 공동의 문제로 공유하며, 동아시아 지역에서 살아가는 인민들의 시민적 연대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루쉰은 바로 이와 같은 사상적 과제를 학술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사유의 거점으로서 소환된다. 루쉰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사상화된 작가’(리어우판), ‘일의적인 문학가’(첸리췬), ‘혁명가사상가문학가 삼위일체로서의 루쉰’(마오쩌둥), ‘저항정신’(리영희)의 본령 등으로 호명되었다. 저자는 서구 근대작가와는 다른 전통의 세계 인식을 보여준 루쉰의 사상가로서의 면모에 주목하, 그의 근대 경험을 열린 공간으로서의 동아시아를 말하기 위한 사유의 격전지로 삼았다.

 

 

 

 

루쉰학, 사상적 관점에서 정리한 루쉰 연구사

 

근대 동아시아 역사 즉, 동아시아 100여 년의 경험을 어떻게 사상화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에 이어 1부에서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성립된 루쉰 수용사를 다룬다. 저자가 사상의 번역이라고 재차 강조하듯, 동아시아 지역학에서 루쉰은 문학과 집필 이력을 통한 연구 대상일 뿐만 아니라 근대적 비판 지성의 전형으로서 근현대를 관통하는 사상 자원으로 호출된다. 전전(戰前), 전후(戰後)를 기점으로 동아시아 지식인들에 의해 사상사적 차원에서 전유된 루쉰은 각국에서 이루어진 학문의 성립과 교류 현장, 동아시아 역내 학적 구도와 성과를 가늠하는 준거점으로 작용한다.

 

1부의 전반부에서는 전전 시기 중국, 일본, 식민지 조선, 타이완 내에서의 루쉰 수용사가 펼쳐진다. 중국에서는 국민국가 건설 시기와 대중적 출판 시장의 형성이라는 시대상이, 동아시아 역내에서는 전통적인 학문 체계에서 근대지로의 전환이라는 지적 체계의 지각 변동이 루쉰 수용의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저자는 루쉰 수용을 정점으로 활기를 띠었던 1920, 30년대 동아시아 지식인 교류 현장에 주목하여, 번역 행위를 통해 수용된 루쉰의 비판 정신이 문화 혁명과 세계 혁명, 약소 민족의 해방이라는 가치로 공유됨으로써 이후 수용사의 초석으로 작용했음을 강조한다. 이어 냉전체제로 대변되는 전후 동아시아 내 루쉰 수용사를 다루는데, 여기서 저자는 특별히 각 장을 할애하여 다케우치 요시미와 마오쩌둥에 의해 해석된 루쉰을 자세히 언급한다. 다케우치 요시미의 현대 중국 연구와 사회주의 중국 내 마오쩌둥의 루쉰 평가를 구체적으로 진술하며, 서구의 근대와 대면한 동아시아 근대를 사유하는 계기로 루쉰을 발견한 논자들의 선구성을 이끌어내는 대목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루쉰의 문학, 번역 그리고 시민-되기,

루쉰의 사상적 삶에 배태된 동아시아 시민형성의 길

 

  2부에서는 루쉰이 생전에 보여준 사상적 행보를 순차적으로 따라감으로써 그의 문학과 사상을 본격적으로 조명한다. 일본유학시절을 포함한 루쉰의 청년기에서부터 잡문의 형식으로 글쓰기를 의식화했던 말년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다루었다. 루쉰 사상의 원형을 들여다볼 수 있는인간의 역사」「과학사교편(科學史敎扁)」「문화편향론(文化偏至論)」「마라시력설(摩羅詩力說)」「파악성론(破惡聲論)등의 초기 저작에서부터 논쟁적으로 사유하고 실천했던 후기의 잡문들을 적극 인용하고 해석하여 악성 타파로 정식화된 루쉰의 국민국가 비판’, ‘문명 비판의 내용을 들여다보고, 번역가문학가로서 루쉰이 보여준 이례성에 주목하여 시기별 번역 활동과 문론(文論)을 종합적으로 정리한다.

 

루쉰의 삶과 글쓰기에 배태된 동아시아 근대 사상사의 기원을 확인하고, 그 사상의 원점을 글쓰기라는 문예 행위에서 발견해나가는 2부는 오랫동안 루쉰의 충실한 독자이자 번역자였던 저자의 날카로운 루쉰 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20세기 동아시아 루쉰학의 계보를 계승하되 루쉰의 사상을 거울 삼아 학술 작업을 개진하는 동시대 연구자의 성찰의 무게이다. ‘주체적 개인이 모인 동아시아 시민학정립을 재차 도달 목표로 다짐하고 그 과정에서 끝내 루쉰의 아Q를 소환한다. 저자가 다다른 결론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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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총서26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서광덕 지음 | 376| 28,000| 2018628

 

2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자국의 역사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제기했던 지식인들의 루쉰 수용사를 정리한다. 후반부에서는 루쉰의 집필.번역 활동 이력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며 동시대 동아시아 사유의 유산으로서 루쉰의 근대 경험을 도출해낸다.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 10점
서광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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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총서25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문헌학 역사학 철학으로 접근한 중국의 근대불교학

▶ 격동과 혼란의 시기에 피어난 중국의 근대불교학
    문헌학, 역사학, 철학으로 그 거대한 흐름을 들여다보다!

산지니 아시아총서 스물다섯 번째 작품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이 출간됐다. 이 책은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학부에 재직 중인 저자 김영진 교수가 십수 년 간 학술사와 사상사 맥락에서 중국 근대불교학의 형성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중국 근대 시기, 서양의 학문 방법론이 유입되면서 중국의 많은 불교학자들은 부조화를 경험했다. 그들은 처음 접한 서양의 불교 연구법을 사용하여 전통의 일부였던 불교를 연구하고 설명해야 했다. 이 때문에 방법론상에서 어색했을 뿐만 아니라 불교에 대한 시선 자체가 혼란스러웠다.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은 이러한 혼란 속에서 중국 근대불교학이 어떻게 발생하고 성장하는지 추적한다. 저자 김영진은 문헌학, 역사학, 철학이라는 세 갈래 길을 따라 근대불교학의 잉태와 탄생을 드러낸다. 
본서에는 불교를 혁명 종교로 각색한 장타이옌(章太炎), 불교에 계몽의 옷을 입힌 량치차오(梁啓超), 백화문 연구에서 선종 연구에 도달한 후스(胡適) 등 중국의 여러 사상가와 학자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들의 노력으로 탄생한 중국의 근대불교학에서 동아시아 전통 종교와 학술이 ‘근대’라는 시공을 맞아 기꺼이 감내한 자기 변혁과 동서(東西) 학술의 교차가 빚은 창조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본서는 이 분야를 다룬 국내 최초의 학술서라고 할 수 있다.

▶ 근대불교학 발견의 첫 걸음, 문헌학과 불교

동아시아에서 불교는 매우 오래된 종교이자 문화이다. 서구 제국이 아시아를 향하고, 그것이 학술 연구로 확장한 근대시기, 불교는 커다란 변화를 맞는다. 서구 불교학을 전면적으로 수용한 일본과 달리 근대 초기 중국 불교학자들은 전통적인 입장과 근대적인 태도를 공유했다.  
일부 학자들은 전통적인 교감학을 통해서 불교 문헌학을 진행했고, 1920년대부터 일부 학자들은 서구의 불교 문헌학을 직접적으로 학습하고 활용했다. 불교 원전 연구가 불교 연구의 중요한 영역이 되었고, 문헌학 방법론이 가장 주요한 방법론으로 자리 잡는다.
근대불교학의 초석을 놓은 문헌학 방법론은 실은 불교가 근대시기 정치사상으로서 철학으로 작동하게 된 바탕을 마련했다. 그것은 불교 지식을 생산하고 가공하고 또한 확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서양 근대불교학과 불교문헌학이 중국에 전래된 과정, 중국 불교 지식의 확장과 유통 과정, 그리고 전통 문헌학 방법론의 불교 연구 도입까지, 불교와 문헌학이 만나 새로운 학문적 흐름을 만들어낸 과정이 제1부 「불교경학과 문헌비평」에 담겨 있다.

▶ 역사학 방법론과 불교사 연구

그렇다면 문헌학의 힘만으로 중국 근대 불교가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이 책의 2부에서는 량치차오, 후스, 탕융퉁, 천인추에, 천위안 등 중국 근대 학자들의 역사학 방법론을 통한 불교사 연구를 되짚어본다.
저명한 계몽 사상가이자 학술가인 량치차오는 최초로 근대적 역사학 방법론을 불교 연구에 도입한 인물로 유명하다. 역사학을 ‘인류 진화의 현상을 서술한 것’이자 ‘사회 진화의 원리를 뜻하는 것’으로 보고, 역사 연구는 곧 인류가 활동해온 본질을 알고 나아가 현대인의 삶을 비추는 귀감이라고 파악한 것이다. 그 첫 걸음으로 그가 택한 것은 바로 ‘고문 번역’이었다. 고문과 현대문 사이에 발생한 차이를 번역하는 ‘역고(譯古)’의 방법을 통해 불교 경전의 역사를 되짚어낸 것이다. 이후 선종의 역사를 헉슬리 식 불가지론의 입장에서 연구한 후스(胡適), 정착기의 초기 중국불교사를 사상사적으로 연구한 탕융퉁(湯用形), 비교언어학을 통해 중국불교를 정리한 천인추에(陳寅格)와 전통적 방법론으로 불교사를 비롯한 종교사 연구를 행한 천위안(陳垣)으로 이어지면서, 역사학의 방법론은 불교사를 서술하여 근대에 불교가 있어야 할 곳을 모색하는 또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 불교철학의 등장과 교리논쟁

제3부 「불교철학의 출현과 교리논쟁」에서는, 서양의 철학을 만나 새롭게 눈을 뜬 중국 근대불교의 발전상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새로운 불교철학이 민중 계몽과 사회 개혁을 일으켰던 당시의 사회상을 언급하며 사실상 ‘철학’의 유입이 중국 근대불교에 가장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왔음을 역설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학문의 중심이자 근원은 철학이다. 근대 시기 중국으로 밀려들던 서구 학문이 불교를 접했을 때도 이를 철학의 관점에서 보려는 시도가 당연히 있었을 것이다.
그 결과, 서양철학과 불교가 만나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불교철학이 만들어졌다. 헉슬리의 『진화와 윤리』를 번역한 옌푸(嚴復)의 『천연론』, 유교의 대표 이념인 ‘인(仁)’을 불교와 접목시킨 탄쓰퉁(譚嗣同)의 『인학』은 불교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중국 봉건사회를 비판하는 역할을 했다. 이 밖에도 량치차오(梁啓超)와 칸트, 장타이옌(章太炎)과 쇼펜하우어, 량수밍(梁漱冥)과 베르그손, 루쉰(魯迅)과 니체 등 동서양을 막론한 수많은 철학 이론들이 중국 불교 재해석의 열쇠가 되었다.
김영진 교수는 최종적으로 『대승기신론』 교리논쟁에 대해 설명하며 기존의 불교관과 방향을 달리하는 새로운 태도가 출현했음을 밝힌다. 근대 이전의 중국불교에서 교과서와 같은 권위를 가졌던 『대승기신론』은 1920년대에 접어들며 중국불교의 다섯 가지 폐단과 함께 도마에 오른다. 이 『대승기신론』 교리 논쟁은 중국불교의 분명한 변화를 보여줌은 물론 근대불교학이 중국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을 역설하는 사건이었다.

저자 소개 

김영진
1970년 경남 삼천포에서 출생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중국 근대사상가 장타이옌(章太炎)의 불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근대사상과 불교』(2007), 『공(空)이란 무엇인가』(2009), 『근대중국의 고승』(2010), 『불교와 무(無)의 근대』(2012) 등을 썼고, 『근대중국사상사약론』(2008)과 『대당내전록』(공역, 2000)을 번역했다.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와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에서 HK연구교수로 근무했고, 현재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2년 제3회 대원불교문화상, 2014년 제29회 불이상(不二賞)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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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총서25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김영진 지음 | 신국판 | 376쪽 | 25,000원 

| 978-89-6545-459-5 94220

근대 시기, 서양의 학문 방법론이 유입되면서 중국의 많은 불교학자들은 전통의 일부였던 불교를 서양의 방식으로 새로이 연구하고 설명해야 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중국 근대불교학은 어떻게 발생하고 성장했을까? 문헌학, 역사학, 철학이라는 세 갈래 길을 따라 근대불교학의 잉태와 탄생을 따라가 보자.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 10점
김영진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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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말하다_ 『배회하는 유령』 인훙 지음|이용욱 옮김|산지니|384쪽|30,000원

우리가 잊었던 사이 이미 크게 바뀌었던 중국 문학의 새로운 사유, 중국 문화의 몰랐던 저력, 그리고 더욱 변화해나갈 중국을 향해 우리는 긴밀한탐색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우리를 ‘탐색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이끄는 까닭이다


 



 
  
 

프로이트주의는 중국 신문화 전개의 선구자 중 한명이었던 왕궈웨이(王國維)가 1907년 중국에 번역해 내놓은 해럴드 회프딩의 『심리학개론』이라는 책의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라는 글로 중국에 처음 소개됐지만, 그것은 프로이트주의 혹은 정신분석학이 아닌 전반적인 무의식에 대한 철학적 인식을 기술한 것이었다. 
중국의 저명한 철학자였던 장둥쑨(張東蓀)이 1920년에 <時事新報> 총편집으로 재직하면서 발표한 논문 「정신분석을 논함」이 20세기 초기 정신분석학을 처음으로 중국에 체계적으로 소개한 한 편의 좋은 글로 평가된다. 하지만 량치차오(梁啓超)의 연구계 제자였던 장둥쑨은 최근 조금씩 그에 관한 학술연구가 허가되기 전까지는 한동안 이름이 잊힐 수밖에 없었던 지식인이었다(중국 학계에서 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기 시작한 것 역시 1992년 이후의 일이다). 그 뒤 중국 근대 문학 발전에 아주 큰 공헌을 했던 궈모뤄(郭沫若)와 주광첸(朱光潛), 그리고 루쉰(魯迅), 판광단(潘光旦) 등으로 그 문예적 영향이 연결됐다. 이렇게 적지 않은 중국 지식인들은 신문화운동이 급진적 혁명으로 내달려 한껏 진행되기 전까지 프로이트주의라는 문화 사조의 틀 안에서 그것을 자신의 문화관 혹은 세계관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프로이트주의는 1930년대에는 일본의 침략이 시작되고 소련의 영향이 보다 강해지면서 중국의 문학 무대 위에서 차츰 멀어져갔으며, 1949년 이후로는 중국 문화 속에서 사라져버린 문화 사조였다. 그러던 프로이트주의가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로 권토중래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프로이트주의가 중국 문학에 미친 영향을 최초로 심도 있게 탐구해 정리해낸 저작이 바로 이 책이라는 점에 우리는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제3사조 물결 속에서 집필된 책 
이 저작이 관심을 끄는 것은 1980년대 중반 중국에 ‘제3사조’ 물결이 일어난 뒤 1989년의 천안문사태를 겪은 중국이 1992년 사회주의시장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나온 저서라는 점이다. 중국 지식인들의 문학에 대한 역사적 시야와 사회주의시장경제를 추구한 중국의 변화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시장경제는 중국이 프롤레타리아 독재 문화의 대중 지배권을 해체하고 다원적인 시장경제적 문화 자유의 시대로 들어선 출발점이었다. 덩샤오핑과 후야오방 시대의 가수 펑리위안(彭麗媛)의 「희망의 들판에서」나 리구이(李谷一)의 「향련(鄕戀)」과 같은 노래는 탈계급화한 문화풍을 지향점으로 삼아 중국이 맞이할 새로운 방향을 그려내고자 했다. 대중적 감성의 차원에서도 새로운 문화풍이 형성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변화의 기조에서 저자는 신문화운동 이후의 계급투쟁 사조가 중국의 1930~1970년대에 가져온 영향에 대해 반성적인 시각을 통해 검토하면서, 새로운 중국의 진로를 열어가고자 하는 바람을 펼쳤다. 흥미로운 것은 이 대목에서도 낭만주의 문학의 영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하지 않을 수 없던 지난 1980년대 중국 지식인의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중국 낭만 문학의 지위를 높이 사는 데 방점을 찍었기 때문에 儒家 문화에 대해서는 상대적 관용을 보인 반면, 전통문화 정신 부정을 핵심 기조로 삼았던 5·4 신문화운동 혹은 천안문운동에 대해서는 ‘아우프헤벤(Aufheben)’을 지향한 것도 예상할 수 있는 독법이다. 중국 민국 시기의 대표적인 자유주의 혹은 민주주의자로 꼽혔던 장둥쑨이나 후스(胡適)와 같은 지식인이었다고 해도 중국 자신의 고유문화를 부정하였던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중국 근현대 문학의 역사적 노정에 서서 그것을 직접 체득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1920년대 이후의 공산주의 운동의 흐름이 중국을 소련식 체제로 바꿔놓았으며, 이것이 우리에게는 분단의 아픔의 계기를 제공하는 사태로 이어진 탓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중국의 20세기 문학에 대한 우리의 인문학적 탐색에 어려움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프로이트주의는 청춘의 낭만주의와 탈계급화한 사실주의를 개혁개방 혹은 시장경제 이후의 중국 문화 속에서 살려내면서도 과거 혁명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새로운 시야에서 분석하고 반성해 볼 수 있는 심리학적 분석의 틀을 제공한다. 이것이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지식인이 프로이트주의에 대해 다시금 커다란 포부와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문예미학 이론, 문학비평 실천 및 문학 창작의 시야 속에 녹여내고자 한 까닭이다.


프로이트주의는 작가 작품 속의 무의식 경향과 의도에 관심을 갖게 할 뿐 아니라 텍스트가 수용자에 일으키는 심리적 동력의 동기를 탐측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문학 비평방법 중의 하나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서방에서든 중국 민국 시기에서든 무의식을 의식으로 유도하는 유용한 문화학의 도구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아쉬운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프로이트주의가 세계 문학에 가져온 영향을 다루고자 했다면, 중국 동시대 격동기의 한국 문학에 끼친 영향까지도 기술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량치차오와 한국문학의 상호 영향 관계가 한국 학계에서는 일찍이 연구된 사정을 보면, 한국식으로 말한다면 ‘386’세대인 저자로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을 텐데 말이다. 

중국 프로이트주의 수용의 시사점 
게다가 중국이 홍색 문화(민국 시기의 체제 내의 지식인들은 그것을 ‘홍색’이라고 부르지 않고 ‘적색’이라고 불렀다)를 반성하는 입장에서 그것과 반대되는 개혁에 착수했던 일련의 상황에서 집필된 책이라 해도,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를 문명으로 삼는 절충형 국가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1992년 이후 중국의 노선이 과거 사회주의 중국에 대한 개혁인 동시에, 점진적 탐색의 노선인 점, 개혁과 개방이라는 것 역시 중국이라는 구조에 새로운 내용을 채워가거나 과거 민국 시기의 우수한 문화를 복원해가는 과정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 중국 문화 개혁의 방향이기도 하다. 
향후 한중 양국이 시장경제 및 문화적으로 보다 가까운 관계에서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 추세에 놓이게 된다면 중국이 우리 모르게 쌓아 올렸던 프로이트주의적 문화 체험과 경험은 우리에게 새로운 하나의 문화적 경로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여기에 프로이트주의적 문화학의 방법론의 현재적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를 조정하고 유익한 무의식을 의식의 영양으로 섭취하며, 무의식을 의식으로 전환하고 무의식을 의식으로 승화하는 일은 분단된 민족이 한 마음이 되는 노력을 경주해나가는 데 필요한 방법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이 책의 출판은 그간 양국 문화인들이 다소 길항하면서 접합점을 찾아내지 못했던 문학 연구의 공동의 역사적, 심리학적 출발점을 인식하도록 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잊었던 사이 이미 크게 바뀌었던 중국 문학의 새로운 사유, 중국 문화의 몰랐던 저력, 그리고 더욱 변화해나갈 중국을 향해 우리는 긴밀한 탐색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우리를 ‘탐색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이끄는 까닭이다. 

  
  
 

 



이용욱 칭화대·중국문학 
칭화대 언론학부에서 문학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대중음악으로 이해하는 중국』 등이 있다. 『중국과 프로이트-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꿈』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이용욱ㅣ교수신문ㅣ2015-05-28

원문 읽기


배회하는 유령 - 10점
인훙 지음, 이용욱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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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시룽 글·뤄시셴 그림, 이보경 옮김 | 그린비 | 416쪽 | 2만원



‘전기’를 읽어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유소년기에는 할머니께서 위인전집을 선물해(떠안겨) 주신 덕분에 한 사람의 일생을 다루는 전기라는 장르가 친근했는데, 언젠가부터는 인물보다는 사건이나 시대, 한 사람의 삶을 다룬다면 특정 시기에 집중하는 글을 더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림전기라니. 어릴 적 저에게 ‘어른’의 징표 중 하나는 ‘그림이 없는 책을 읽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루쉰 그림전기>는 저에게 ‘그림책’이라 빨리, 쉽게 읽히겠다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동시에 절 긴장시키기도 했습니다. 막연하게 ‘중국 근대문학의 거장’ 정도로만 알고 있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루쉰에 대한 책이기도 하고, 글‘만’ 읽는데 익숙해진 제가 어떻게 ‘그림’을 읽을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루쉰 그림전기>는 ‘연환화(連環画)’ 입니다. ‘이어지는 그림’이라 풀이할 수 있는 단어인데, 이 장르에서는 그림이 페이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림 위, 아래 또는 오른편에 간략한 해설문이 들어갑니다. 간혹 그림 안에 말풍선이 들어간 연환화도 있다고 하지만, 이 ‘그림과 해설문’ 형식이 연환화를 만화와 구분하는 주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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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그림전기> 이야기의 시작.


[연환화 - 동서양의 만남이 만들어낸 서민의 책]


연환화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중국 학계에서는 대체로 송나라 시절의 고전문학서나 청과 명 시대의 연애소설처럼 삽화가 포함되었던 책들, 그리고 새해를 기념하는 연화(年画)등의 전통을 계승하는 장르라고 평가된다 합니다. 중국의 근대기에 등장한 이 새로운 출판물은 분명 기존의 그림(책)들을 재현하는 면모가 있었기에 탄생하고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연환화의 등장의 시대적 배경이나 내용을 보면, 서구의 영향 또한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환화는 1920년대 상해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910년대에 석판 인쇄술이 상해를 통해 중국 전역에 소개되면서 이야기와 그림이 함께 인쇄된 잡지들이 발행되기 시작했고, 이들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들이 손바닥 크기의 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저렴한 가격에 연환화를 대여하는 노점들이 생겨났습니다.




1947년 홍콩의 연환화 대여 노점. 딱 만화방 풍경입니다! 

출처: Hong Wrong. Via: The Comic Journal


초기의 연환화는 중국의 전설이나 고전문학을 담기도 했지만, ‘킹콩’(!) 처럼 당시 개봉한 최신 영화의 각색물들도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문맹률이 높고 여가에 지출하는 금액이 많지 않은 중국의 서민층에게 연환화는 중국의 고전들은 물론이고 최신 (서구) 문물을 접할 수 있는 창이었습니다.


사진만 봐서는 연환화의 인기가 잘 실감나지 않으시지요?

1951년에서 1956년 사이만 해도 10,000종 이상, 총 10억 부가 넘는 연환화가 제작되었습니다. 정부의 검열이 조금 느슨해진 1980년대의 경우 1쇄에 100만부를 제작하는 경우도 있었고, 연환화가 중국 내 전체 출판량의 ¼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연환화를 만드는 종이가 워낙 질이 나빠 반투명한 정도였다고 합니다.



[싸구려 놀잇감, 그리고 대중교육 매체]


이러한 배경 때문에 연환화의 황금기 중에는 ‘연환화 = 싸구려 그림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루쉰은 이렇게 서민들이 좋아하는 읽을거리를 얕잡아 보는 시각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연환화를 ‘새로운 형태의 예술작품’으로 보고 1930년대에 벨기에 작가 Frans Masereel의 무언소설을 연환화로 출판하는 데 참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때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중국 공산당에서도 연환화에 관심을 가졌는데, 연환화를 통해 대중들에게 공산주의 사상을 전하고 문맹자들을 글월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1949년에 중국인민공화국이 설립되고 난 뒤에는 정부 정책이나 규정에 대해 알리는 연환화가 대거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연환화는 교육과 놀이, 두 분야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인민 항공지식>, 1978년 출판. 

출처: The Comic Journal


‘아… 아빠?’ 스타워즈를 각색한 연환화. 1982년 출판. 

출처: The Comic Journal



[루쉰을 연환화로 만날 때]


이렇게 연환화의 배경을 조금 파악하고 나면, 이 형식이 루쉰의 일생 이야기를 담기에 딱 알맞은 틀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인들, 특히 서민들에게 그들이 체내화하였고 그들을 짓누르고 있는 사회적 병폐들에 대해 알려주려고 노력했던 루쉰. 그의 남다른 안목으로 관찰한 연환화는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증명하는 예술장르였고, 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 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연환화는 루쉰과 같이 파란만장한 중국 근대의 산물입니다. 그 역사를 살펴 보면 지극히 중국적이면서도, 외세의 영향 없이는 탄생할 수 없었던 매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루쉰은 중국 사오싱의 명문대가의 장손으로 태어나 평탄한 유년기를 보냈지만, 가문의 몰락을 경험하고 농민, 광부들을 만나며 중국 사회에서 '신분'이란 것이 얼마나 인간의 삶의 반경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체험했습니다. 이후 일본에 유학하며 중국과 중국인들에 대한 차별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문예활동을 통해 중국인들의 사고를 바꾸겠다는 결심을 했지요. 또, 진화론과 같은 과학 분야의 지식과 여러 외국 문학 작품들, 중년에 접한 마르크스주의를 비롯한 외국에서 들어온 사상들은 그의 사유와 행동에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여기서 잠시 퀴즈. 

1929년, 쉬광핑과의 아들 하이잉이 태어나자 루쉰은 쉬광핑에게 아스파라거스를 선물합니다 (p.326)이것은 어떤 사상에 기초한 행동이었을까요? 


1. 마르크스주의 2. 남녀평등주의 3. 채식주의 4. 녹색경제론 5. 위 보기 모두


(10/31 오전 9:40 수정: 

이 퀴즈에는 답이 없습니다 ㅠㅠㅠㅠ 

웃길려고 만든건데 선배님들께서 모두 답이 뭐냐 물으시더니....웃길려고 한 것인줄 몰랐다며.... 망했네요 ^_^!)




1928년 징윈리에서의 루쉰.


'중국의 대문호'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루쉰. 그는 '작가'를 생각하면 쉽게 떠올리게 되는, '골방에 틀어박혀 창작활동에 매진하며 세상과 어느 정도 분리된 삶을 사는 이'가 아니라,

"민족을 구원하기 위한 첫번째 방법은 사람들의 정신을 바꾸는 것"이며 "사람의 정신을 바꾸는 데 제일 좋은 것은 당연히 문예"라는 신념 하에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행동한 '활동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일생동안 출간했던 수많은 소설과 에세이, 번역문, 혁명지는 그의 근면함이 없었다면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또한 "생활이 지나치게 편안해지면, 일이 방해받게 된다"며 생활공간을 아주 단촐하게만 꾸리고,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제안이 들어오자 "이 일이 성사되면...볼 만한 게 아무것도 없는 글쟁이의 글로 변하겠지요. 아무래도 지금처럼 명예 없이 가난하게 지내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답했다는 것을 읽으며, 저는 우리나라의 청빈한 선비상과 그가 닮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루쉰이 세상을 바꾸어 나갔던 방법 중 하나는 '청년들과의 협력, 그리고 아낌없는 지원'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교사로 활동하며 교내외의 문예활동을 장려했고, 형편이 어려운 제자를 몇 달간 자신의 집에 기거하게 하기도 했으며, 18살 어린 벗 취추바이와 열띤 토론을 하며 그를 존경하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미국인 기자 에드거 스노가 그의 작품을 번역해 소개하고 싶다는 제의를 했을 때 그는 "자신의 작품보다 청년작가의 작품을 많이 소개하라고" 말했습니다.



[전기의 정치]


이 책을 읽으며 저는 한 사람의 일생을 회고하는 것의 정치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342개의 그림과 해설문, 100여개의 사진자료가 들어있는 책이지만, 저자가 후문에서 썼듯이 책에 포함되지 못한 내용이 너무도 많을 것입니다. 언제나 다차원적이며 복잡한 인간의 삶에서 주요 장면들을 간추려 매끄럽고 '읽기 쉬운' 이야기로, 그리고 역사 속의 인물을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결코 객관적일 수 없는 작업입니다. <루쉰 그림전기>의 강점은 그렇다면 '연환화'라는 형식 뿐만이 아니라, 루쉰이 일생 동안 마주한 여러 어려움들과 그의 대응방식들, 그리고 역사 속 신념을 정치적, 문화적 맥락에서 분리하지 않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책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루쉰과 삶을 함께했던 여성들을 지극히 표면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것이겠습니다. "선량하고 강인한" 어머니 루루이는 그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나오지만 그 영향이 어떻게 나타났는지는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바람 때문에 결혼한 것이지만 어쨌든 아내였던 주안에 대해서는, 그녀와 "공유하는 언어가 없다" 는 것 외에는 생각한 바가 없었을까요? 또한, 저는 루쉰이 사랑하고 조력자로 삼았던 쉬광핑과의 관계에서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쉬광핑은 그에게 어떤 깨달음과 도움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루쉰과 그의 남성 친구들이나 제자들의 관계에 대해서는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인 묘사가 나오기에 더 아쉽다고 느끼는 바입니다.



[오늘날의 루쉰]



자신의 눈으로 세상이라는 살아 있는 책을 읽으십시오.

-1927년 강연 '독서잡담' 중에서

'혼수상태에 있어 죽음의 비애를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깨어날 사람들이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역동적인 중국의 근대기를 살아 낸 루쉰. 그의 말은 오늘날에도 전혀 바래지 않았습니다.




참고문헌:


하와이 대학교의 연환화 모음집

The Comic Journal 
Chien, Minjie. Chinese Lianhuanhua and Literacy


Posted by 비회원





2014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그중에 산지니에서 출간된 책으로 경성대학교 중국대학 이종민 교수님의

『흩어진 모래: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이 선정되었네요.



중국인 담론과 중국문학작품 속에 내재된 당대 사회상을 잘 그려낸 이 책은

출간 당시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비롯한 유수의 언론에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초학술분야의 연구 및 저술활동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대한민국 학술원의

우수학술도서 제도는 매년 시행되어, 각 연구소와 도서관에 책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중국인 담론에 천착하여 꾸준한 연구성과에 결실을 거둔 것 같아

저자이신 이종민 교수님께 우선 축하를 드립니다.

저희도 책을 만들고 좋은 책이 인정받게 되니 무척이나 기쁘네요.^^


『흩어진 모래』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관련 포스팅을 참조해 주세요.

루쉰과 위화 등 중국 소설가의 작품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최근 조정래의 『정글만리』를 재밌게 읽고, 중국의 심층에 대해 더 궁금해 하실 독자분들도 재밌게 읽어볼만한 좋은 책입니다.^^


『흩어진 모래』 관련 포스팅::

  1. 2014/02/21 중국몽에 이르는 길-이종민의 <<흩어진 모래>>
  2. 2014/01/13 중국의 국민성, '흩어진 모래'에서 복지사회의 실마리를 얻다:: 이종민 저자와의 만남
  3. 2013/12/20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 『흩어진 모래』(책소개)
  4. 2013/12/17 고뇌하는 중국, 어디로 가야 하나/ 이종민, 『흩어진 모래』
  5. 2013/12/16 조정래 『정글만리』의 소설과 계몽 사이
  6. 2013/11/07 중국모델은 신자유주의체제의 대안이 되고 있는가? (1)


**흩어진 모래

흩어진 모래 - 10점
이종민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흩어진 모래'에서 복지사회의 실마리를 얻다


전성욱             그동안 중국에 관해 문학적 측면만 바라보다가, 20세기 초반부터 왕후이에 이르기까지 중국 사상사가 집약되어 있는 이 책을 통해 중국사상사를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종민 교수님은 중국 문학 연구자, 그중에서도 중국 근현대문학 연구자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선생님뿐만 아니라 중국 문학을 연구하시는 분들이 문화쪽에 많은 관심을 가지시고, 특히 사상사 분야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는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학의 범위가 넓어진 것 같습니다. 이종민 선생님께서 지금까지 몇 권의 중요한 저작들을 번역하시고, 저서도 출간하셨는데 아마 중국 근현대 사상사에 대한 연구로는 본격적으로 나온 첫 저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연구방향 속에서 이 책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종민                 첫 질문부터 어렵네요. 일단 바쁜 시간 내서 와주신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제 딸이 중2인데 앞으로 어떻게 진로를 정해야 할지 고민이 많더라고요. 아빠는 어떻게 중국문학을 전공했느냐면서…. 제가 86학번인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중국이 대세는 아니었습니다. 막연히 중국으로 가서 무슨 일을 하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제가 문학을 전공하고 연구해왔지만,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나 책읽기를 좋아하던 것은 딱히 아니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활동적인 일, 이를테면 신문기자나 경영 쪽을 전공하는 게 어떻겠냐고 많이 반대를 하셨지요.


1992년도에 한중수교가 이루어져 본격적인 연구도 하고, 유학생활도 시작했습니다. 이어 한국으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중국문학이라는 연구 분야와 학생들이 원하는 실용적인 교육에서의 괴리를 절감했고요. 학생들은 주로 사회과학, 정치, 경제 같은 중국문화 공부를 원하고, 이를 문학과 연결시켜야 하는데 가르치는 저로서는 잘 연결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사회과학과 관련된 부분을 전문적으로 연구하자, 나중에 다시 문학으로 돌아와 사회·인문학적 관점으로 중국을 접근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과 작업들이 결국 이 책 『흩어진 모래』까지 오게 되었죠. 이 책은 주로 문학 얘기가 아닌 문학, 사학, 정치·경제학 등으로 작성되었고, 쓰고 나서 제가 다시 보니까 내공 있는 사기꾼이 통섭해놓은 이야기 같네요.(웃음) 그러니까 초보적인 사회·문학적 관점에서 중국 문학을 바라보는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경성대학교 중국대학 이종민 교수.


중국, 중국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담다

전성욱            제목을 보면 학술서로서는 아주 흥미로운 제목 같습니다. 보통 학술서는 딱딱한 제목으로 되어 있는데 말입니다. 지금껏 ‘흩어진 모래’라는 용어는 중국의 국민성, 공공의식, 공동체의식의 결여라는 서양인들 혹은 중국 내 지식인들이 중국 국민성을 비판적으로 인식하여 사용하던 의미였으나, 이종민 선생님의 의도는 이 의미를 역전시켜서 중국의 나아갈 방향이나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려는 맥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이 『흩어진 모래』라는 제목과 개념을 통해서 전달하려는 맥락을 듣고 싶습니다.



이종민               제가 사회과학적 중국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애초에 저는 문학 연구자로서 문학을 초점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20세기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정치적 변화 속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등, 제 관심은 늘 중국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중국인을 공부하면서 근대 이전의 전통적인 중국관에서 벗어난 계기가, 아편전쟁 이후에 중국에 서구라고 하는 새로운 세력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중국 정체성이 만들어지면서부터입니다. 그 속에서 중국인들의 근대 국가를 만들어 가기 위한 고민들이 시작되는데, 사실 서양인들의 시선으로 파악되는 중국인들은 흩어진 모래처럼 자기의 이기적인 생존만 알고 국가를 위해서 단결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비춰졌습니다. 


흩어진 모래라는 말을 처음으로 서양인들이 영자신문에 게재하게 되어, 이를 본 중국지식인들이 중국의 문제점들이 흩어진 모래처럼 단결하지 못하고 개인의 생존만 추구하는 것이구나 하는 걸 알게 됩니다. 그 말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면서 지금에까지 이르는데, 서양의 근대적이고 자본적인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한국이나 중국 같은 농경사회를 효율성이 떨어지고 국민들의 삶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국가라는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흩어진 모래’는 비하적인 이미지의 용어를 썼던 것이고, 근대 중국 지식인들도 중국의 여러 가지 낙후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국민성을 개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으며, 그중 흩어진 모래로 대변되는 모래알 같은 사람들을 시멘트와 같은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 것인지가 가장 핵심적인 중국 지식인들의 고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21세기 와서 중국의 이미지가 많이 나아졌지만 실제로 개개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말할 때는 문명인이라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국가는 부강할지 모르지만 아직 국민 하나하나는 성숙된 문명의식을 바탕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면 흩어진 모래와 같은 중국의 국민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고민도 제 나름대로 해봤는데, 중국인들이 굉장히 개인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넉넉하고 여유 있는 국민성 또한 갖고 있습니다. 어떤 고난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은 낙관적이고 인내가 강한 속성도 상당히 있었고, 그런 속성이 어떻게 보면 흩어진 모래라고 하는 이미지와 맞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비오는 날 모래밭을 바라본 적이 있는데 옆에 흙이 많은 부분은 진흙탕처럼 되는데 모래밭은 물을 다 빨아들이면서 오히려 가는 길을 푹신푹신하게 하더라고요. 모래 하나하나는 작고 흩어져 있는 것 같은데 그 틈새와 여유 덕분에 훨씬 큰 힘을 발휘하고 포용적인 차이를 구성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흩어진 모래가 이들의 생존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인생을 낙관하면서고 여유 있게 포용할 수 있는 이미지로 흩어진 모래로 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바라본 국민성담론

전성욱 문학평론가.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위원.

전성욱            그래서 나오는 게 아무래도 중국의 국민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제가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춘원 이광수 같은 계몽사상가들이 우리에게 전통이라고는 없다 하는 반전통주의에 입각해서 새 시대 의식을 외치는데, 여기에도 국민성 담론이라는 것이 중국 근 현대사에서 주기적으로 나왔다 사라지고 하는 흐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컨대 변법유신파들이 계몽을 내세울 때도 신민 개념이 나오기도 하고, 신문화운동세대는 서구적인 자유주의적 개인의 맥락에서도 새로운 주체-국민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1980년대 개혁개방 이후에는 신 계몽주의 지식인들에 의해서 새로운 국민성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국민성담론이라는 것이 중국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어떤 맥락에서 나왔다가 사라지고 하는 것이 책에서도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국민성 담론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말해주십시오.



이종민               사실, 국민성 담론은 서양인이 만든 이론입니다. 근대사회를 이루거나 자본주의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주체로서 국민의식과 공명의식이 있어야 하고, 또 자본주의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수용할 수 있는 그런 국민의식이 있어야 자본주의가 가능하고 근대사회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당시 20세기 중국 지식인 사이에서는, 서양에는 프로테스탄티즘에 입각한 기독교 정신이 있어왔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서양에 비견될 만한 종교의식이나 문명의식을 가진 국민 또한 없기 때문에, 낙후된 당면의 문제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국민성 개혁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게끔 됩니다. 실제로 문화대혁명도 인민개조를 통해서 중국을 발전시키겠다하는 차원을 보면 국민성개조론하고 맞아떨어지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20세기 전체가 어떻게 중국 국민성을 개조할 것인지, 중국사회를 개조하는 것이 바로 근대국가로 건설하는 것과 같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로는 일시적인 의식개혁만으로 국민성이 쉽게 변하는 것이냐, 그게 아니라는 것이죠. 오랜 시간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인 프로그램 속에서 바뀌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훈련이 되면서 그 속에서 의식이 변화되는 것이 더 맞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중국인들의 20세기 국민성 담론 운동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여겨지고, 개혁을 해도 이건 정신개조를 하자는 것이 아니고 경제개혁을 통해서 점차 성장하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이제는 이러한 개혁보다는 문화운동을 통해서 문명화된 시민 주체를 중국이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새로운 과제고 거기에 맞는 개혁 프로그램들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국민 개개인이 행복해지기 위한 사회 조건, '복지'

전성욱            우리가 혁명을 이야기하거나 사회변혁을 이야기할 때 흔히 그 사회변혁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중요하냐 아니면 그 사회변혁을 이룰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중요한가, 그래서 다른 말로 주체냐 구조냐 하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 책을 보면 분명히 그 두 가지 요소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 같은 경우는 사상담론적인 차원, 국민성 담론 같은 것을 다루고 있고 2부에서는 대안을 제시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현실문제, 사회 구조적인 문제의 이야기가 많이 다뤄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차원에서 사회변혁에 있어 주체와 사회 조건, 그 관계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종민               서구식 자유주의 개념에 입각한 현 글로벌 사회에서는 똑똑한 개개인 하나하나가 문명시민에서 출발하여 주체적으로 사회를 형성하고 또 정치리더를 구성해서 국가를 이뤄나가는, 이것이 바로 주체론에서 접근한 시각인데 실제 서양의 근대국가 건설과정 속에서 보면 한 개인이 중심이 돼서 결국 대중이 행복한 사회라고 볼 수는 없어요. 전략적으로 국가를 건설할 때 개인이 중심이 돼서 사회국가를 확장하는 국가건설 전략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실제로 이런 사회가 건설된 것인지를 역사적으로 살펴본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답이 나오고, 중국은 오히려 제국주의로부터 침략된 시기였기 때문에 주권국가를 어떻게 건설하고 그 건설 속에서 각 사회와 공적인 사람들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하는 하향식의 국가건설 논리들이 나오는 것이죠.


그래서 중국식으로 국가 정부와 공적인 리더가 건설한 사회는 저열한 결과를 낳는다는 관점은 실제로는 잘못됐다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서구 자유주의 입장에서는 이게 맞았는데 중국이라는 거대한 새로운 사회가 등장하면서 반드시 그런 것이 아니고 그 나라에 적합한 사회조건과 주체역량에 따라서 국가건설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결론으로 귀착됩니다.


그러면 출발을 상향식으로 시작했더라도 결국 개개인이 행복해지는 사회를 어떻게 나아갈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중국은 국가에서부터 나아갔지만 이제는 개개인으로 갈 수 있는, 지금까지 국가와 민족이 부흥하게 했다면 이제는 인민 개개인이 행복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 하는 점이 고민으로 남습니다. 지금껏 국가가 우선이기 때문에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의 가장 콤플렉스였던 주권국가가 이미 형성되었기 때문에 개개인이 행복하고 사회적인 권리를 가지면서 인간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국의 다음 과제입니다. 이제는 정치프로그램도 개인 중심으로 가게 되고 실제 2049년을 기준으로 중국식 사회복지 초급단계는 가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보다 복지수준이 훨씬 높은 단계죠.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시민 개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가진 어떤 사회 원동력을 가지고 중국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의 복지모델, 해답은 없는가

전성욱             책을 보면, 중국 근현대사의 사회구조적인 조건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국민성담론에 대한 주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쭉 이어지다가 결국 대단원에서 선생님이 제시하고 있는 어떤 대안이나 방향이라고 하는 것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용을 자세히 보면 북유럽식의 사회민주주의의 복지정책 쪽을 모델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논쟁이 많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15억 인구를 가지고 있는 중국의 모델로써 북유럽식 모델을 하나의 지향점으로 삼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문 말입니다.


이종민               제가 복지국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글로벌 차이나』 책을 쓰기 전입니다. 이 시점과 『흩어진 모래』의 시점과도 연관되는데, 중국사람들을 흔히 흩어진 모래라는 표현으로 이기적라고 평가하지만, 그들은 또한 단결을 잘합니다. 흩어진 모래에서 비판하고 있는 것은 국가단위의 단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지역별 회담이나 동업자 관계는 좋습니다. 개인 중심의 이해관계를 얼마나 잘 만들 것이냐가 중국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관건이라고 하듯이 이해관계에 있으면 잘 모이는데, 국가에 대해서는 단결이 잘 안된다고 하는 문제, 다시 말하면 국가가 중국 인민 개개인의 생존을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이 소속된 지역 집단이나, 혈연 집단, 동업자집 단에서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해주니까 그렇게 이기적으로 다니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국가단위로 봤을 때 똑같은 논리로 한다면 ‘흩어진 모래’라는 중국인들의 국민성이 국가 단위의 사회 안전망인 복지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공적인 의식을 가진 중국인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 되지 않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북유럽식 복지 사회라고 하는 그 맥락과 중국이 흩어진 모래에서 공동체 윤리를 가진 사람으로 가는 그 힌트를 얻었던 것이고요.


사실 북유럽식 보편적 복지사회로 중국이 가고자 하려면 시기상 백년 이상 걸립니다. 예를 들면 중국 같은 경우는 국가단위에서 공공복지 서비스를 해줘야 하는데 지금 중국은 국가가 복지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아니고 기업단위로, 지방단위로 책임이 전가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돈이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재원이 없어서 복지서비스가 약하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국가 정책의 방향을 아직도 자본가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본가들이 돈을 내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죠. 사회복지의 가장 일차적인 조건인 국가 공공 서비스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고 지역단위에서 복지예산을 확립해서 맞는 서비스를 해나가는데 이게 지금 큰 틀이 안 잡혀있고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아직은 성장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일차 분배 중심,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에 복지를 맡기는 방식인데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더 많은 복지 서비스를 받습니다. 그럼 결국은 복지가 소득 재분배를 위해서 만든 것인데 이렇게 되면 역분배가 되어버리는 거죠. 이 부분을 빨리 고쳐서 정상적인 궤도로 가도록 만드는 것이 중국 지식인들이 해야 할 일인데, 이건 어찌보면 권력 투쟁인 거죠. 돈 문제와 관련된 일이니까. 그런데 정부에서도 쉽게 그쪽으로 가지도 않고 비판적 지식인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딜레마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그런 복지사회 비전들을 계속 얘기하면서 비판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제가 여기서 쓰는 것이 복지사회주의라는 개념이니까요, 그 시각을 좀 더 비판해 주는 것이 당분간 유용한 척도가 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왕후이에 대한 비판적 사고

전성욱            선생님께서는 아마도 중국 모델을 통해서 신자유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제일 마지막에 왕후이에 대한 비판적 분석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이것을 두 번 정도 읽어봤는데, 맨 처음 읽을 때는 왕후이를 비판한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왕후이를 긍정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보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왕후이가 가지고 있는 생각, 다시 말해서 사회변혁을 이루기 위한 기획이라는 부분과 그것을 현실에 실현시키는 부분이 분리되어있다는 부분을 문제 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중국모델이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되려면 어떻게 돼야 되느냐, 경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치가 우선이다, 라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부분이 사회변혁의 중요한 고리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왕후이의 측면을 동의하고 있는 것 같고, 세밀하게 들어가면 그런 부분이 잘못되고 있는 부분인데 그런 복잡한 측면들을 설명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종민                왕후이에 관한 비판적 사고를 하면서, 한국 사람들은 중국문제를 바라볼 때 왕후이의 글을 보면서 중국을 이해해요. 왕후이 시각이 가져오는 문제점을 비판해주는 것이 결국은 한국인이 가져오는 중국 시각에 대한 비판과 연결되어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왕후이는 신좌파라고 얘기되어왔고 모택동의 인민민주사회를 현 당대에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논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인민민주정치를 굉장히 강조를 합니다.


그래서 왕후이의 글을 열심히 분석해서 지금 당국가 체제와는 다른 인민민주정치라고 하는 그 사회의 대안적 세계로써 왕후이가 쓰고 있는지를 열심히 살펴봤죠. 만약 있다고 하면 신자유주의의 대안모델이 될 수 있는데 그런 내용은 실상 없어요. 왕후이는 당국가라고 하는 이 체제를 인정하면서 인민민주주의를 어떻게 성립해야 하느냐를 두고, 서양식 직접 투표제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 현 공산당 중심의 당국가 체제와 왕후이가 구상하는 인민민주체제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이죠. 중국 같은 체제에서는 국가의 역할은 중요하고 그것을 어떻게 부정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근데 아까 사회 복지라고 하는 전체적인 큰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듯이 국가 정책과 경제 건설 사이에서의 프로그램 청사진을 제시하면서도, 국가만의 역할을 주도하도록 해야 하는데 왕후이는 복지국가사회 프로그램에 대한 구상이 없어요. 이념적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고 있지, 실제로는 그런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 이것이 관념화된 국가주의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이렇게 해가지고는 중국사회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들었습니다. 왕후이의 기본 관점에는 동의를 하지만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이건 이념에서만 멈춘다는 것입니다.




지식인이 갖고 있던 계몽과 환멸에 대한 고뇌를 담다-『광인일기』

전성욱            네, 저는 지금까지 이런 저런 사상적인 중국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4장에 있는 글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중국 근현대사 통사를 읽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정도로 유기적으로 잘 짜여 있는데 4장의 광인일기를 분석한 부분은 제가 비평을 쓰는 입장에서 선생님의 문학적 피를 속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학연구자로서 또 비평가로서 굉장한 글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체라든지 문장자체가 여기 실린 기존의 다른 글들과 아주 질적으로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문장을 읽어나가는 질감이 아주 좋은 글이었거든요. 그래서 여기 실린 10편의 글들하고는 다른 어떤 사연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종민               역사를, 큰 흐름을 얘기하다보면 마음속에 생각하는 것은 잘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마음의 얘기를 엿볼 때는 문학 텍스트를 동원해서 글을 씁니다. 그 국민성 담론이 지나치게 지식인 중심이나 엘리트 중심인 것을 비판했듯이 루쉰의 『광인일기』가 제가 고민하고 있던 것을 그 작품에서 적확하게 표현했다고 봤습니다.


계몽자로서의 지식인들이 현실 우위적 입장에서 대중들을 어떻게 계몽할 것인가를 고민할때 대중들은 계몽대상이기 때문에 우매하고 흩어진 모래의 이미지처럼 인식되는 거예요. 그러면 서구적 지식을 가진 지식인들은 대중들을 두고 문제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그런 과정 속에서 계몽하는 사람과 계몽된 대중 간의 의사소통이 안 되면서 괴리가 일어나고, 광인은 계몽을 시도하다 실패하면서 스스로 좌절하고 환멸에 빠지는 것이죠.


계몽과 환멸의 과정, 이건 전 역사적으로 비슷한 순환인 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서 살펴보려고 했던 것은 계몽자의 우위적 입장에서 가지 말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의식과 방법이 무엇인지 그걸 연구하고 고민하면서 이 장을 쓴 건데 대충 보니까 그렇게 해석해도 충분히 될 것 같더라고요. 대중과 현실에서 떨어진 세상 변화가 아니고 사회와 계몽자 속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현실의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가능성을 관련해서 활동하자, 그것이 지식인이 해야 될 일이 아닌가, 그 이야기를 문학 비평을 통해서 시도한 겁니다.


전성욱            다른 글들하고 다르게 이 글은 시각도 굉장히 참신하고 독특했지만 내용과 형식이 동떨어지지 않는다는 아주 좋은 정보를 보여주는 글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도 루쉰의 『광인일기』를 읽어봤고 『광인일기』에 관한 글들을 읽어봤는데 굉장히 독특하고 재밌는 글이라 꼭 일독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역량을 충분히 볼 수 있는 그런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글을 많이 써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이제 청중석에 질문하실 것이 있으면 질문해주십시오.







다양한 '중국모델'들과 중국 내 지역서비스 편차

청중                 지금 현대 중국에 대해서 여러 가지 말씀 하셨는데 중국은 워낙 크고 인구가 많은 국가이지요. 2013년 현재 중국 속에서도 백년, 이백년 가량 차이나는 시스템들이 상존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자면 상하이 같은 경우에는 80세 이상에게 제공되는 복지 시스템 같은 건 우리보다 훨씬 낫다고 볼 수 있다고 봅니다. 교통비라든지 의료비라든지 심지어는 매일 우유를 배달해준다든지. 또한 90세 이상 되면 국가에서 매일 한 번씩 파견해 케어를 해준다든지…. 이런 정도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이렇게 동시대에서의 어떤 편차가 나는 시스템을 현재 중국이 갖고 있는 것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이종민               예, 맞습니다. 국가 공공 서비스라는 큰 틀은 국가가 잡아야 되고 그 다음 각 지역별로 광동모델이라든지 그 지역 특색에 맞게, 어차피 중국은 지역 정치를 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재원이라든가 리더에 따라 지역 특색을 살리는 시스템상의 편차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 중요한 것은 국가가 공공 서비스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이 부분이 안 잡힌 것이 제일 크고요. 아마 당분간도 계속 이러한 편차 속에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구비자산이 많은 충칭모델의 경우 국가 주도의 어떤 산업경제 절차라고 할 수 있는데, 광동모델 같은 경우는 이미 국유재산들이 상당정도 민영화되어 있거나 혹은 토지 같은 사유권들이 이미 매각되었기 때문에 충칭모델로 광동모델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오히려 생산력 복지사회라고 하는 이 시스템 속에서 만약 광동 자체를 개혁해나간다고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선진화되고 산업생산력이 우수한 광동지역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그렇게 국제 수준이 올라가면서 광동 시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 나올 것 같은데, 말씀하신대로 지역별로 나뉜 큰 틀과, 이에 따른 생활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렇게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저자 사인 중이신 이종민 교수님^^*



전성욱            그런 지역과 중앙에 대한 문제도 책에 언급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질문이 없으면 오늘 정리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흩어진 모래는 제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맥락에서 인문주의적인 좋은 책이 나왔다고 생각되고 앞으로 많이 알려져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에서 나온 저자의 저서로서, 어떤 큰 맥락을 잡고 하나의 기획을 보여주는 좋은 책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참석하신 분들께서도 한 번 읽어주시면 아주 큰 시각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 아닌가 생각되고요. 마지막으로 오신 분들에게 크리스마스고 하니까 좋은 말씀 가볍게 하시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종민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북경에서 한 4주 동안 있을 생각인데 다음 고민은 어떤 책을 써야할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독한 시간을 좀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을 성공적으로 보낸다면 다음 공부계획과 삶의 계획이 나올 것 같습니다.



***더 깊은 내용이 궁금하다면,

흩어진 모래 - 10점
이종민 지음/산지니


다음 저자와의 만남 안내>>>

2014년 1월 14일 화요일 저녁 6시, 부경대 더 밴드


규슈백년의 

BOOK CONCERT에 초대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링크 참조


Posted by 비회원

칭화대 왕후이 교수.(한겨레 제공)


이종민 경성대 중국대학 교수의 『흩어진 모래: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이 산지니의 아시아 아홉 번째 총서로 출간되었습니다. 

2000년대를 앞두고, 미국 스탠퍼드대학 석좌교수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사회주의에 대한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을 언급하며 '역사의 종언'이라 명명한 바 있습니다. 유럽식 역사로 재편된 세계사에서 '서구문명의 확산'을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로 바라본 것입니다. 그러나 십수 년이 흐른 지금,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고수하며 중국경제의 급부상을 보여왔습니다. 미국에 도전할만큼 세계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한 것도 사실이고요.

이처럼 서구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반한, 현 시대의 중국사회를 한국의 중국학자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이종민 교수는 현 중국사회를 바라보기에 앞서 근대 중국의 지식인들이 가졌던 '중국몽(中國夢)'과 그들의 사상에 주목했습니다.

루쉰은 타자의 거울로서 중국민족의 성격을 분석하고, 그에 내재한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끊임없이 자민족의 문제점을 파악하려 애썼음을 알 수 있습니다. 루쉰뿐만 아니라, 쑨원, 천두슈, 량치차오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자국의 존망에 대해 고뇌했던 근대 중국인들의 고뇌와 꿈은 위화와 왕후이에 이르는 현대 중국인의 고뇌로도 이어집니다.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사회와 앞으로의 중국사회, 그리고 서구중심의 세계사에 벗어난 아시아를 이해하는 방법을 이종민 교수의 신간 『흩어진 모래』를 통해 깊이 있게 통찰할 수 있길 바랍니다.






흩어진 모래-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 

이종민 지음 

산지니·2만8000원

중국이 존망의 위기에 처했던 20세기 초, 개혁가 량치차오는 <신중국 미래기>(1902)라는 미래정치 소설에서 60년 뒤 세계의 중심 대국이 된 입헌공화국 중국을 상상했다. 중국 근현대 사회사상과 문화분야, 복지사회주의적 전망에 대한 비평작업을 해 온 이종민 경성대 중국대학 교수는 저서 <흩어진 모래>에서, 비록 50년쯤 더 걸렸지만 량의 꿈(중국몽)이 실현된 게 아니냐며 놀라워한다.

‘흩어진 모래’(散沙)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문헌은 <신중국 미래기> 발표 1년 전인 1901년 량치차오가 쓴 또 다른 글이다. 그때 영국·미국의 앵글로색슨족이 성취한 근대 국민국가를 부러워한 량은 중국이 영국·미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를 국민(민족)성의 결함에서 찾았다. 중국 국민성 개조를 꾀한 그가 고치려 했던 핵심 문제는 공공정신의 결핍이었다.

우매하고, 나약하고, 모호하고, 비겁하고, 더럽고, 시끄럽고, 고집스럽고…. 이런 부정적 이미지와도 결합돼 있는 ‘흩어진 모래’는 량이 만든 말이 아니다. 중국인을 깔보던 서양인들이 사용하던, 인종주의적 편견에 가득 찬 이 말은 20세기 내내 중국인들을 괴롭혔다. 쑨원, 차이위안페이, 천두슈, 루쉰, 리쩌허우 등 이 책 제1부 ‘중국인은 무엇이 문제인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평생 추구한 것도 ‘흩어진 모래’ 함정의 탈출 내지 극복 방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흩어진 모래를 민중대연합의 구상 아래 민족주의로 통합하여 ‘거대한 사막’으로 만든 이가 바로 마오쩌둥이었다고 지은이는 썼다. 이 책 제2부 ‘중국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는 마오의 전략과 성과, 한계 및 과제에 대해 논한다. 마오의 신민주주의론은 중국의 근현대사를 반제반봉건의 역사로 해석하며, 계몽과 구망(救亡)을 근대 중국의 양대 실천 과제로 인식했다.

신민주주의론이 중국의 주요 모순을 민족 모순으로 설정하여, 반제 애국혁명운동을 우선적 과제로 삼는 바람에 반봉건 문제가 부차적인 것으로 밀려났다고 비판하면서 20세기 중국사를 ‘계몽과 구망의 이중 변주’ 과정으로 해석한 사람이 리쩌허우다. 계몽은 봉건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자유·평등·민주·민권 등 인간성의 이념을 구현하려는 것이고, 구망은 풍전등화의 중국을 제국주의 침략으로부터 구해내려는 저항 및 구국운동을 가리킨다. 개혁개방이 본격화한 1980년대에 일군의 비판적 지식인들이 20세기 중국혁명 전체를 집단주의, 근대 자본주의적 발전을 거치지 않은 봉건주의의 산물이라며 낡은 전통에 대한 반성과 서구 근대적 가치의 수용을 통한 근본적 개혁, 즉 반전통주의와 서구적 근대화의 길을 추구했다. 바로 신계몽주의다. 리쩌허우는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지금까지 계몽과 구망은 조화롭게 변주되지 못하고 계몽이 구망에 압도당했다며 주변부로 밀려난 계몽을 실천하는 것이 현재의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흩어진 모래>의 기본 줄기가 바로 이 계몽과 변주를 둘러싼 공방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소설가 위화가 졸부가 됐지만 광적인 물질적·육체적 욕망, 극단적 부의 편재, 인간성과 생태 파괴가 난무하는 오늘의 중국을 압축적으로 그린 <형제>의 세계도 리쩌허우 식 문제의식의 반영일 수 있다.

그러나 신좌파의 기수였던 왕후이(사진) 칭화대 교수가 제시하는 해법은 리쩌허우의 것과는 다르다. 왕은 개혁개방 이전의 중국 사회주의를 부정해야 할 봉건주의로 규정하고 ‘서구 자본주의적 현대성’의 길을 추구한 1980년대의 신계몽주의가 1990년대에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로 분화돼 간 것은 필연적이었다며, 중국 사회주의의 유산과 경험을 활용한 ‘반현대성의 현대성’의 실천을 주장한다. 이는 중국 사회주의를 세계적 자본주의 비판운동, 그 대안 모색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반현대성의 현대성은 “중국 사회주의가 자본주의, 더 정확하게는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중국적 특수성일 뿐만 아니라, 아울러 비자본주의적 발전을 통해 3대 차별(노동자와 농민, 도시와 농촌,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일소하여 사회 정의와 평등을 구현한다는 보편적 측면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이 교수는 그러나 중국 현실이 보여주듯 왕이 추구하는 ‘새로운 인민 민주의 정치’에는 폐쇄적 당-국가체제 의존 등 문제점이 많다며 북유럽 사회민주주의를 대안으로 권한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15426.html

한겨레 | 2013.12.15 문화면


저자와의 만남 안내>>>

이번 주 금요일, 저자와의 만남 행사가 서면 러닝스퀘어에서 열립니다.

자세한 정보는 링크 참조해주세요~**

많은 참여 바랍니다.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 『흩어진 모래』 저자와의 만남에 초대합니다.



흩어진 모래 - 10점
이종민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입니다:-D

아직 출간되지 않은 따끈한 신간, 『흩어진 모래』의 이종민 교수님이

2013년 12월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주인공으로 선정되었네요.


오늘날 신흥강국 G2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미지는 과연 어떠한 것일까요?

기존에 제가 알고 있었던 중국에 대한 이미지란 사회주의 정치체제 국가이면서,

자본주의 경제를 취하고 있는, 세계의 공장이라는 피상적인 정보들의 나열에 불과했습니다.

중국사회에 대해 깊게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저 근시안적으로 최근 신문지상에서 나온 중국에 대한 정보만을 습득하려 해서일까요.


중국통인 『흩어진 모래: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의 저자 이종민 교수는

중국사회에 대한 이해의 답을 근·현대 중국인들의 사유를 통해 찾고자 합니다.

루쉰에서 량치차오, 위화에서 왕후이에 이르기까지 소설가와 사상가들이 그려낸

중국인담론과 중국사회의 문제점을 이 책은 그려내고 있습니다.


중국 현안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단순한 G2를 더 커다란 21세기 '중국몽(中國夢)'을 일궈내기 위한 중국인들의 과제,

이번 저자와의 만남에서 깊게 사고하고 그들을 학습하고자 합니다.

 

그럼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흩어진 모래』가 어떤 책인지 잠시 알아볼까요?


이 책 『흩어진 모래』는 부제에서도 엿볼 수 있듯, 중국의 사회문화상을 문학작품과 근대지식인들의 사상서를 통해 들여다보고 있는 중국문화(문학) 비평서입니다. 세계대국으로 부흥한 중국은 이제 21세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국가주석 시진핑이 ‘중국식 사회주의 복지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비전과 정책을 준비하면서 인민의 행복을 위한 삶의 질 향상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21세기 중국몽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20세기 초 근대 지식인들의 고뇌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 이종민 교수는 저서 『흩어진 모래: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을 통해 20세기 초 근대 지식인들의 중국인 담론을 들여다보고, 20세기 중국의 모습과 더불어(1부) 21세기 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2부)에 대해 다양한 문학작품을 사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기존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넘어 중국 사회를 공정하게 사유할 수 있는 시각을 발견하고자 하였습니다.


2013년 올해를 마감하는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12월 20일 금요일 저녁 7시,

부산지하철 1·2호선 환승역 서면역 러닝스퀘어에서 있을 예정이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참가비는 무료입니다^^*)


흩어진 모래 - 10점
이종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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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2동 | 러닝스퀘어 서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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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지식의 윤리성

에 관한 다섯 편의 에세이

-Reviewed by 엘뤼에르




     수유너머R 연구원으로 있는 저자 윤여일은 본인이 평소 견지하고 있던 ‘윤리성(Ethica)’에 대한 고찰을 ‘이론’, ‘비평’, ‘사상’이라는 개념의 맥락에서 네 가지 사유감각으로 풀어내었다.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은 「자본론」보다 논리적 밀도는 떨어지지만 다양한 문제의식을 촉발시키며 현실을 때렸다. 이처럼 저자 윤여일은 지식의 가치를 기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고, 지식의 기능성과 윤리성 사이의 문제를 고찰하고 있다.


가장 심급의 영역으로서의 '사상'을 사유함

     이 책은 ‘이론’, ‘비평’, ‘사상’이라는 지적 영위의 핵심 개념차이를 밝히고 지식의 윤리성에 대한 저자의 성찰을 심화시키는 데 목적을 둔다. 이때 ‘이론’은 지적 주체가 고유하게 만든 자신의 구성물이 아니라,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저자는 바라보았다. 또한, 현실감을 잃고 현실을 분할할 언어 개념으로 남은 ‘이론’에 대해서도 응수를 놓음과 동시에, 맥락을 잃고 학술적 과시성향으로 기능하는 오늘날 지적풍토를 저자는 비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비평’은 이론의 이론됨을 성찰한다고 긍정한다. ‘이론’이 억압한 것의 흔적을 살피는 것이 바로 비평이라 바라본 것이다. 하지만 이론은 축적됨과 달리, 비평이 가지는 논쟁은 축적되지 않음도 윤여일 저자는 동시에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자기 자신이 비평이 대상임에도 비평할 수 있는지를 사고하는 것이 ‘사상’이고, 이는 곧 가장 심급의 영역이라고 정의한다. ‘사상’이 바로 저자 윤여일이 언급하는 지식의 윤리성이다. 이처럼 저자는 ‘사상’이야말로 자기응시에서 출발하는 행위라고 규정짓고 있다.


대중을 위한 명목하에 소비품으로 전락한 인문학을 반성하다

     윤여일 저자는 ‘현실감각’, ‘정치감각’, ‘번역감각’, ‘언어감각’과 같은 네 가지 층위의 사유감각을 통해 우리 사회와 지식인들이 안고 있는 ‘윤리성’에 대해 고찰한다. ‘현실감각’ 부문에 있어서는 자주 외롭지만 고독할 줄 모르는 양떼 인간을 두고, “나는 남과 다르”지만 그러고는 기꺼이 유행을 좇는 현대인들을 소비주의적 대중매체(TV, 신문, 책)의 영향력을 통해 분석했다. 또한 인문학이라는 것이 대중을 위한 명목하에 소비품으로 전락한 현실에 대해 비판하며, 윤리적 감수성을 타락시키는 TV라는 매체를 현실감각적인 면에서 고찰하였다.


지적 주체들의 사고와 언어가 사회화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정치감각’ 부문은 유동하는 정치와, 정치의 응고물인 권력에 대해 사유한 장이다. 성숙된 정치적 사고란 무엇인지 도덕성과 다른 차원에서 신중한 영역으로 간주하고, 유덕한 지도자 상을 제시하고 있다. 현실조건에서 유리된 유토피아적 전망 역시 정치적 체념의 토양이 되기 쉽다며 오늘날 정치풍토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윤여일 저자는 정치도 경제, 문화와 나란한 사회의 부문이 아닌 사고의 심급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더불어, 사상계가 내놓는 지식이 사회화되지 못하기 때문에 점차 현학적인 대상에 젖어들고 지식의 언어가 지식인들의 언어로만 남는 것에 대해 비판하였다. 지적 주체들의 사고와 언어가 바깥에서 얼마나 통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인들의 반성이 결여되었음을 질타한 것이다. 지적 주체가 진정 인식하고자 한다면 윤여일 저자는 대중 속에서 있으면서 그 바깥으로 나와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지식의 윤리성이 다시 한 번 대두된다.


번역 행위의 본질은 바로 '토론'에 있다 

    ‘번역감각’ 부문에서는 번역 행위가 본질적인 토론행위임을 사유했다. 또한 ‘번역의 정치성’에 대해 논의했는데, 여기에 언어의 헤게모니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담겨 있다. 이는 번역자가 번역을 매개로 보편성을 재사유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언어감각’ 부문에 있어 언어를 만나는 것이 강렬한 정신적 체험이자 버거운 육체적 체험이라고 언급했다. 언어에 기대지 않으면 지적 주체는 무엇을 사유하고 있는지 사유할 수 없고, 따라서 글로 ‘써야 한다’. 쓴다는 행위에 대해 고찰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글은 홀로 간직하는 게 아니라 바깥으로 꺼내는 이상 윤리적 방침이 필요한데, 이는 자기 회의가 감싼 고백으로 기울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식이란 무릇 지식을 습득하는 지적 주체와 지식 자체의 관계에서 지식과정이 성립한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 중에 지식을 매개 삼아 지적 주체 자신이 변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였다. 헤겔, 마르크스, 니체와 같은 지적 스승들의 아카데믹한 저작들이 보여주는 지식이라는 것이 지적 주체를 쇄신할 수 있는 것인가를 두고 에세이 형식으로 풀었다. 일종의 철학적 소품집인 셈이다. 결국 지적 주체인 지식인들이 지적 대상에게 다가가는 인식절차를 구체적으로 밟아야 함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이 가지는 핵심 주제의식이다.


산지니 윤여일 저자와의 만남 현장>>

http://sanzinibook.tistory.com/548


*『지식의 윤리성에 대한 다섯 편의 에세이』의 속편격인 윤여일 선생의 근간 『상황적 사고』가 올해 출간예정에 있습니다. 많은 기대 바랍니다.


저자 소개

윤여일

수유너머R 연구원이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식의 윤리성에 관한 다섯 편의 에세이》 《사상의 번역》 《여행의 사고 하나》 《여행의 사고 둘》 《여행의 사고 셋》 등을 쓰고, 《다케우치 요시미 선집 1, 2》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 《사상으로서의 3·11》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