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석 고요한 울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0.08.16 『마니석, 고요한 울림』, 미지의 공간 티베트의 삶을 전하다 (2)
  2. 2018.11.22 페마체덴을 찾아서

티베트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티베트는 여행이 쉽지 않은 지역이죠. 특정 구역만 방문할 수 있고, 현지인과 접촉도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갈 수 없는 공간인 만큼 환상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의 서남공정, 달라이라마와 관련된 뉴스와 착종되면서 티베트라는 공간을 정치적으로만 의미화하는 경향도 생겼죠. 산지니는 2018우리의 일상과 다를 바 없는 티베트의 삶을 담은 페마체덴의 단편 소설집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번역·소개했습니다.


 페마체덴(萬瑪才旦)?

196912, 중국 칭하이(靑海) 하이난(海南) 티베트 자치주 구이더(貴德)현에서 태어났다. 서북민족대학과 베이징영화학원을 거쳐 현재는 영화감독, 각본가, 제작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바이두 두피엔, http://bitly.kr/Ye4RJYng241


페마체덴은 1991년부터 문학작품을 발표했는데, 1997년에는 소설 유혹(诱惑)으로 하이난 티베트 자치주 제1회 문학작품창작평상 2등을 수상했다. 1999년 소설 자리()로 제5회 중국현대소수민족문학창작 신인상을 받았다. 2002년 첫 단편영화 <고요한 마니석(静静的嘛呢石)>을 연출하여, 대학생영화제 제4회 단편 경쟁부문 드라마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200435mm 컬러 단편영화 <초원(草原)>을 연출하여 제3회 베이징영화학원 국제학생영상작품전 중국학생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수상했다. 2005년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고요한 마니석(静静的嘛呢石)>을 선보였다. 2008년에는 다큐멘터리 <바옌카라의 눈(巴颜喀拉的雪)>을 연출했다. 2011년 영화 <올드 독(老狗)>으로 브루클린 영화제에서 최우수영화상을 받았다. 2014년 제8FIRST 청년영화제 개막작으로 <五彩神箭(오채신전)>이 선정됐다. 2015년 영화<타로(塔洛)>는 베니스영화제 경제부문, 52회 대만 금마장에서 최우수감독상, 최우수 극본상과 최우수 극영화상에 후보로 올랐다. 2016년 드라마 <깨끗한 물속의 칼(清水里的刀子)>을 제작했다. 2018년에는 <진파(撞死了一只羊)>로 제75회 베네치아 영화제 지평선 부문 각본상을 받았다.

 

마니석, 고요한 울림은 우리에게 미지의 공간, 티베트에도 특별할 것 없는 우리의 삶, 일상이 있다는 것을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전개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번역에 참여한 김미현은 페마체덴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주기 위해서 가능한 티베트식으로 쓰려고 노력했죠. 책은 다른 영상·문헌 작품처럼, ‘낯선 티베트의 종교 혹은 문화만을 다루지 않습니다. 티베트의 고유 이야기를 통해서 인류 보편적인 주제인 삶과 죽음, 우정과 사랑을 이야기하죠. 임대근 문화평론가는 마니석, 고요한 울림티베트에 대한 이해의 현실적 반영이다. 페마체덴은 상징과 표상을 통해 티베트 사람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티베트 안과 밖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교차하는 시선을 그려내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책은 티베트라는 공간적 특성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그 공간에만 국한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티베트에 대한 이해가 없더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시 공유일에는 마니석, 고요한 울림으로 티베트라는 특수한 문화와 보편적인 일상이 교차하는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은 어떠세요?





마니석, 고요한 울림 - 10점
페마체덴, 김미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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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지니북 2020.08.19 1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약간의 환상을 가지고)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코로나 시대에 책으로 하는 티벳 여행도 멋지네요.

  2. BlogIcon 동글동글봄 2020.08.24 1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티베트는 안 가봤지만 티베트에 다녀온 사람들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가 이 책에 잘 담겨 있었어요. 저도 인상 깊게 읽었답니다.

산지니에서 10월에 출간된 단편소설집 <마니석, 고요한 울림>, 읽어보셨나요? 

 

<마니석, 고요한 울림>은 풍부한 상징성과 문학성을 띠면서도 독특한 티베트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또한 작가 페마체덴(萬瑪才旦) 영화감독이자 소설가라는 점이 독특한데요.

 

지난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마니석, 고요한 울림>의 저자 '페마체덴'과 함께하는 행사가 저 멀리 중국 남경과 홍콩에서 있었습니다. 자칭 페마체덴 선정·선동가이자 <마니석, 고요한 울림>의 해설을 쓰시기도 한 임대근 선생님이 그 현장에 직접 참석하시고, 참관기를 보내주셨는데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함께 보실까요?

 

 

 

 

 

페마체덴을 찾아서

 

 

임대근(한국외대 교수)

 

 

지난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난징을 거쳐 홍콩엘 다녀왔다. 페마체덴을 찾아간 여정이었다. 페마체덴은 티벳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베이징영화대학(北京電影學院)에 들어가 영화를 공부했다. 지금까지 여러 단편과 장편을 연출했다. <초원>(단편: 草原, 2005), <성스러운 돌>(단편/장편: 靜靜的嘛呢石, 2005), <나팔바지 휘날리던 1983년>(喇叭褲飄揚在一九八三, 2009), <쿤덴을 찾아서>(尋找智美更登, 2009), <올드독>(老狗, 2011), <오색신검>(五彩神箭, 2014), <타를로>(塔洛, 2015), <진파>(撞死了一只羊, 2018) 등 여러 영화를 찍었다. 그의 영화는 상영될 때마다 이슈가 됐다.

 

페마체덴은 소설가이기도 하다. 『랑가수의 꿈』(流浪歌手的梦, 2011), 『마니석, 고요한 울림』(嘛呢石, 静静地敲, 2014), 『부딪혀 죽은 양 한 마리』(撞死了一只羊, 2018) 등 여러 단편집을 냈다. 그의 소설과 영화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여러 영화들이 소설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만들어진다. 그래서 소설이니 영화니 하는 장르를 나누기보다는 이야기에 대한 희망, 티벳에 관한 이야기에 대한 희망을 가진 작가라고 할 수 있다.

 

10월 28일 난징공항에 내린 나는 곧바로 난징대학 뉴캠퍼스를 찾았다. 난징대학 중문과의 양거수(楊戈樞) 교수 겸 영화감독이 주최한 ‘페마체덴과의 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난징대학에 열린 페마체덴과의 대화: ‘페마체덴의 티벳어영화’

왼쪽이 사회를 맡은 양거수 난징대 교수, 오른쪽이 페마체덴

 

 

 

난징대학에서 ‘대화’를 마치고 작가 서명을 받고 있는 학생들

 

 

일요일 늦은 저녁 시간이었는데도 강당 안에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페마체덴의 문학과 영화에 관한 문답이 오고갔다. 참석자들은 가을 저녁 공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페마체덴의 문학과 영화가 중국문학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소수민족’ 문학과 영화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티벳어영화’라는 개념이 등장한 건 독특한 일이었다. 나는 ‘티벳어영화’라는 말은 ‘화어전영’(華語電影: 중국어영화)이라는 말의 새로운 개념 정립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 관계상, 그리고 모종의 이유 때문에 이 의제는 길게 토론되지 못했지만, 나는 다음날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시 꺼냈다. 난징으로 유학을 온 티벳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대화’가 끝나자 마침 새로 나온 소설집 『부딪혀 죽은 양 한 마리』에 작가의 친필 서명을 받으려는 학생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중산릉의 한 호텔에서 열린 ‘페마체덴의 문학과 영화’ 토론회

 

 

이튿날에는 중산릉 안에 있는 한 호텔에서 페마체덴의 문학과 영화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난징의 역림(譯林)출판사 관계자들과 난징대, 난징사대 교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저마다 페마체덴의 이야기를 읽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페마체덴은 “나의 문학과 영화에 관한 논의를 한 자리에서 한 건 처음”이라며 “그래서 이번 토론회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페마체덴 문학의 이야기가 구조화되는 방식, 영화의 미학적 스타일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소수민족 출신 작가라는 이유 때문에 그의 이야기를 문화적 맥락이나 사회적 맥락으로 끌고가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사뭇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11월 1일, 홍콩으로 건너간 나는 홍콩침회대학으로 향했다. 그날 저녁은 페마체덴 소설의 번역에 대한 짧은 북토크와 페마체덴이 지금 작업 중인 다큐멘터리 상영이 있었다. 나는 우리말로 번역된 마니석, 고요한 울림』(산지니, 2018)이 출간된 과정을 함께 나누었다. 스페인에서 온 마이알렌 마린 라카르타 교수는 스페인어로 번역된 『타를로』에 대해 이야기했다. 토크 시작 전, 페마체덴은 티벳에서 손님을 맞는 의식으로 우리를 환영했다. ‘하다’라는 하얀 실크로 된 스카프를 우리 목에 걸어준 것이다. 페마체덴의 소설은 이미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한국어 등으로 번역되면서 세계의 독자를 만나고 있다.

 

 

 

홍콩침회대학에서 열린 페마체덴 북토크. 임대근 한국외대 교수

 

 

 

북토크에서 페마체덴 감독이 마이알렌 교수에게 ‘하다’를 걸어주고 있다.

 

 

이어 상영된 다큐멘터리 <나의 소년 라마>는 영화 <성스러운 돌>의 주인공이었던 소년 라마가 환속한 뒤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일거리를 찾아 헤매며 살아가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영화를 찍기 시작한지 꽤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작업 중’인 이유는 그 추적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소년에게는 영화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 수도원 안의 세계와 바깥 세계가 나뉘어 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언제쯤 영화가 마무리되겠느냐?”고 묻자 “아직 알 수 없지만, 곧 끝낼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소년이 자신의 삶이 그대로 기록되는 걸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페마체덴이 기록하는 티벳에 관한 중요한 에스노그라피로 남을 것이다.

 

11월 2일에는 역시 홍콩침회대학에서 ‘페마체덴을 번역하기’라는 주제로 심포지움이 열렸다. 프랑스의 브리짓 두장 교수, 프랑수아즈 로빈 교수, 스페인의 마이알렌 마린 라카르타 교수, 미국의 로버트 바넷 교수, 홍콩의 로콰이청 교수, 제시카 영 교수, 그리고 내가 발표를 맡았다. 우리는 페마체덴의 문학이 세계 각지의 언어로 번역돼 나가는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또 그의 영화가 중국 바깥의 세계에서 수용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영화에서 단편집까지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문화번역’을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홍콩침회대학에서 열림 심포지움.

왼쪽부터 페마체덴, 브리짓 두장 교수, 프랑수아즈 로빈 교수

 

 

나는 그의 이야기가 ‘열려 있는’ 구조를 선호한다고 보았다. 그의 인물들은 치밀하지 않다. 그의 사건도 인과 관계가 분명하지 않다. 그는 추리소설이나 탐정소설과는 정반대에 서 있으면서도 매우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나는 ‘번역’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세상의 언어들은 저마다 힘을 가지고 있다. 힘세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가 있는가하면, 그보다는 힘이 약한 한국어와 티벳어도 있다. 우리는 힘센 언어를 약한 언어로 번역하는 일을 매우 자연스러워한다. 그러나 힘이 약한 언어가 힘센 언어로 번역되면 ‘사건’이 된다. 이 ‘사건’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의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나는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식민과 탈식민, 근대와 탈근대, 그리고 문화번역의 수행 과정의 복잡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심포지움이 끝나고 페마체덴과 함께

한국어로 번역된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페마체덴이라는 ‘중심’을 두고 모인 우리는 즐거웠다. 늦게까지 이어진 토론과 식사와 나눔의 자리를 통해 페마체덴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티벳과 중국, 우리가 사는 아시아와 더 넘어 자리한 세상들, 그 안에서 공통의 관심을 가지고 ‘분투’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깨닫게 됐다.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소통하려고 발버둥치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모두들 대견해 했다. 난징과 홍콩으로 이어진 문화와 학술의 여행은 내게 적잖은 성찰과 각성을 가져다 주었다.

 

 

페마체덴(萬瑪才旦)

 

티베트인으로서 작가이자 영화감독, 번역가다. 시베이 민족대학에서 티베트어와 문화를, 베이징 영화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1991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티베트어 소설집 『유혹诱惑 』, 『도시 생활都市生活 』과 중국어 소설집 『방랑 가수의 꿈流浪歌手个梦 』, 프랑스어 소설 『Neige』, 일본어 소설 『영혼을 찾아서寻找智美更登 』가 있다. 그의 작품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체코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2002년부터 티베트의 문화와 생활을 깊이 있고 세심하게 그려낸 영화를 만들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고요한 마니석静静的嘛呢石 >, <진파撞死了一只羊 >, <영혼을 찾아서 寻找智美更登>, <올드 독老狗 >이 있다.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각본상, 상하이영화제 아시아 신인 최고감독상, 중국 진지상 최고연출가 데뷔작상, 도쿄 FILMeX영화제 최고영화상, 브루클린 영화제 최고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활발한 활동 중이다.

 

 

 

 

마니석, 고요한 울림 - 10점
페마체덴, 김미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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