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6월 10일.

1987년 6월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날이며
<밤의 눈> 5쇄본 출간일이기도 합니다.

29년 전 나라가 들썩이던 그때 고1이었던 저는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밖에서 함성 소리가 들리고 아무리 공부가 학생의 본분이라지만 '내가 이래 여 앉아 있어도 되나?' 속으로 질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밤의 눈』은 가상의 공간 대진읍을 배경으로, 6·25전쟁 당시 벌어진 보도연맹 사건을 비롯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 장편소설입니다.

2012년 12월 출간 후 2013년 28회 만해문학상을 받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수상을 기념하고 홍보도 할 겸 산지니 소설 중 처음(단행본 중 두번째)으로 띠지를 인쇄해 두르기도 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질문
지금까지 나온 산지니 단행본 중 띠지 두른 책이 딱 두 권인데
처음 띠지를 두른 책은 무엇일까요?
힌트 : 저자가 일본인이며 2003년 막사이사이상(평화 및 국제이해 부문) 수상

 

 

[작가 돋보기] 시대를 회상하는 소설가, 조갑상 (3)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5)

 “호롱불 킬 시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밤의 눈』(책소개)

첫눈과 함께 출간된 <밤의 눈>

 

 

Posted by 산지니북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에서 엮은

2016 추천도서목록에는 어떤 책이 있을까요?

 

 

왠지 여기 목록에 있는 책들만 읽어도

올해 독서 농사는 풍년이 될 것 같은 기분인데요.

 

 

 

차례를 살펴보니

특집으로 '어린이 청소년에서 권하는 16가지 주제별 추천도서'가 있네요!

 

어린이를 위한 추천도서 테마로는

가족,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 우주, 친구 사귀기, 그림책, 동화가 있고요.

 

청소년은 

노동, 창작, 십대의 마음, 영화, 음악,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제노사이드와 그 책들,

생물학, 고양이, 교사를 위한 책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테마의 도서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 중, 저의 이목을 끈 테마가 있었으니...

바로바로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제노사이드와 그 책들' 입니다.

 

**제노사이드(Genocide)

인종 또는 부족을 뜻하는 그리스어 'Genos'와 살인을 뜻하는 라틴어 'cide'의 합성어로 특정 집단 전부 또는 일부를 절멸할 목적으로 그 구성원을 학살하는 행위를 말한다. 보통 집단 학살(집단 살해), 인종 학살(인종 살해)이라고도 한다.

  

제노사이드가 발생했던 지역의 사건 개요와

전체적인 줄거리가 담긴 책들이 선정되어 있었고요,

제노사이드 사건 현장을 기록한 책(증언 등),

 제노사이드 현장을 취재한 책,

제노사이드 가/피해자를 취재한 책,

제노사이드 연구서 관련 내용을 오롯히 담은 어린이용 책 등으로

 

-아르메니아 대학살

-난징 대학살

-홀로코스트

-킬링필드

-르완다 대학살

-제주 4.3사건

-한국전쟁 전후기의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

-5.18 광주민주화운동

 

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낯익은 책 한 권을 발견했는데요(+_+)

 

바로

조갑상 선생님의 『밤의 눈』입니다.

(제주 4.3사건에서『레드아일랜드』 생각하신 분들은 제가 예뻐해드리겠습니다)

 

 

 

 

'한국전쟁 전후기의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 부분에서

조갑상 선생님의 『밤의 눈』이 소개 되었더라고요.

 

 

2013년 만해문학상 수상작인 『밤의 눈』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집단 학살을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경남의 한 가상 지역 대진읍을 무대로 국민보도연맹원과 지역 실력자의 눈 밖에 난 인사들이 군과 경찰, 관할 행벙책임자, 지역 실력자들에 의해 소리 없이 밤의 눈이 되어 사라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책 선정 키워드 중에서 제노사이드 관련 종수가 가장 적었다던데요,

그만큼 우리가 제노사이드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밤의 눈』을 통해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제주 4.3사건을 다룬

김유철 장편소설 『레드 아일랜드』도 추천드려요~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레드 아일랜드 - 10점
김유철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부산 대표 중진작가 조갑상, 시민과 이색 문학토크 시간

부산작가회의가 27일 부산 중구 자유바다소극장에서 연 제27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톡톡 행사에서 조갑상(오른쪽) 작가가 첫 소설집 재출간과 정년퇴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 교수 정년퇴임 앞둔 소회 밝혀
- 90년대 책, 25년 만에 재출간
- "분단 주제 작품도 1년내 발표"

"또 다른 시간이 열리는 것이지요. 단편소설 '다시 시작하는 끝'의 주인공도 한 번 막힌 데서 다시 시작하려는 인물입니다."

27일 오후 7시 부산 중구 중앙동 자유바다소극장에서 부산작가회의가 주최한 제27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톡톡이 열렸다. 그달에 책을 펴낸 문학인을 초청해 '문학 토크(talk)' 시간을 갖고, 책 내용 일부를 연극으로 꾸며 공연하는 이채로운 행사다.

이날 주인공은 부산을 대표하는 중진 작가 조갑상(66·경성대 국문학과) 교수였다. 그에게 이날 문학행사는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최근 그는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산지니 펴냄)을 냈다. 이 책의 운명이 특이하다. "1980년 등단하고 꼭 10년 만인 1990년 낸 첫 소설집이 바로 이 '다시 시작하는 끝'입니다. 그런데 그사이 책이 절판돼 누구에게 보여줄 수도 없었고 독자가 구할 수도 없었죠."

표제작을 비롯해 단편이 17편이나 실린 이 책을 부산의 산지니출판사가 이번에 재출간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끝'은 새로운 시작을 맞았다.

그리고 그는 올해 경성대 국문학과 교수로서 마지막 해를 보낸다. 올해 2학기를 끝으로 정년퇴임을 맞는다. "1982년 서울을 제외한 도시에서는 처음으로 문예창작과가 생긴 당시 부산여자전문대(현재 부산여대)에서 가르치기 시작해 1986년 경성대로 옮겨왔다. 어느덧 올해가 마지막 해"라고 그는 말했다. 이 또한 끝이자 다시 시작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문학톡톡' 행사가 시작하기 직전 만난 그의 목소리는 조금 상기된 듯했다. 35년 작가 생활에서 의미가 큰 첫 작품집을 다시 찾고, 교수로 가르친 세월 33년을 매듭짓는 자리이므로 감회가 새삼스러운 것은 당연해 보였다.

조 작가는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혼자 웃기'가 당선해 등단했고, 소설집 '길에서 형님을 잃다' '테하차피의 달', 장편소설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밤의 눈', 산문집 '이야기를 걷다'를 냈다. 보도연맹 비극을 다룬 '밤의 눈'으로 만해문학상을 탔고,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서라벌문학상 등도 수상한 부산의 대표 작가이다.

'작가로서 놓치지 않고 추구하려 한 것은 무엇인가' 묻자 그는 "사람이 억압당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추구하는 바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는 삶과 사회를 줄곧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분단이라는 어려움이 드리워 있어 더욱 예민했다"고 밝혔다.

평소 그는 동료 작가와 이야기할 때 "창작 환경이 좋지 못해도 우리(소설가)가 당연히 할 일이 좋은 작품을 쓰는 것임을 잊지 말자"며 작가의 책임을 중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오랜만에 독자에게 건네는 메시지도 꺼내놓았다.

"소설은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고 새롭게 보도록 하는 가장 역동적인 장치라고 본다. 소설이 문학의 한 장르로서 독자 여러분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언어가 가진 특유의 힘으로 세상과 자기를 다시 보게 하는 예술임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그는 말했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에 선 기분"이라는 그는 "분단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 그 속살 드러내는 장편소설을 1년 안으로 발표할 것 같다. 새 단편집도 엮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조봉권| 국제신문ㅣ2015-07-27


원문 읽기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동정은 필요 없는 보통의 존재

-『다시 시작하는 끝』을 읽고

  안녕하세요. 인턴 정난주입니다.

  7월, 작은 태풍이 지나가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어김없이 산지니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아침인데도 습하고 더운 날씨의 그 기세가 대단합니다. 거기다 출근 시간에 차까지 막힐라치면 이 버스에 있는 사람들, 도로의 차들 다 저 밖으로 내쫓고 면허도 없지만 핸들을 뺏어들고 법원검찰청 정류장으로 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마치 얼마 전 봤던 영화처럼 말이에요. (다들 연상되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히히) 거제대로를 '분노의 도로'로 만들고, 입에는 은색 스프레이를 뿌리고 치이익, 나를 기억해 줘!…… 하지만 그럴 수는 없죠.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저는 산지니에 가기 위해 법원 검찰청 정류장으로 가는 것이지 전과기록을 남기려고 법원 검찰청으로 가는 건 아니니까요…….

매일 아침 제 롤모델이 되어 주시는 퓨리오사 언니…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비단 저뿐만이 아니기에 사람들은 종전에 언급되었던 영화와 같이, 질주하고 폭주하는 텍스트를 찾는 것 아닐까요. 그곳의 주인공의 폭주로 대리만족하고, 희열을 느끼며 또 다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막히는 도로를 참아내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읽은 조갑상 작가님의 『다시 시작하는 끝』에서는 우리에게 희열을 줄 수 있는 인물은 많지 않았습니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곳에 나오는 주인공은 저 혹은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과 같이 폭주를 머릿속으로 그리기도 하지만 이내 곧 자신의 망상을 비웃고 주어진 시간을 주어진 일로 보내는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아버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버지가 된 자들를 보며 아버지가 되지 않겠다며 발버둥 쳤지만 결국 모두 아버지가 됩니다. 조갑상 작가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건조하고도 어떠한 연민도 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소설을 일부분을 보며 작가님이 어떻게 그려내셨는지 한번 볼까요?

 

 

보통의

불안

『다시 시작하는 끝』의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아버지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흔히 아버지라는 소재가 감정에 호소하여 연민의 대상, 희생의 아이콘으로 그려진 것을 다양한 매체에서 많이 보았는데요. 『다시 시작하는 끝』에서는 그 이면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희생했다는 것은 결국 체제에 순응하여 자신의 색을 지우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그것에 대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단편 「동생의 3년」과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에서 잘 드러납니다.

“앞서지도 뒤서지도 말고 중간 정도 하면 돼. 괜히 옳으니 그르니, 부당하니 어쩌니 깊이 생각지 말고 그냥 남 하는 대로 해.(…)깊이 생각하면 손해야.” /(…)최소한 내가 겪은 일 따위는 되풀이하게 해서는 안 되는 건데. - 「동생의 3년」p.208

「동생의 3년」에서는 주인공이 군대에 간 동생에게 어머니가 걱정하시니 ‘요령껏’, 참으며 군생활을 버텨내라고 말합니다. 주인공은 이런 자신의 모습이 못마땅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창기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색무취의 소시민.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세상살이 전반에 걸쳐 자신의 색채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우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또는 비겁한 건지 아닌지는 뒤로 하더라도, 다소 애매하게 다수의 편에 서거나 중도에 서는 게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그렇게 손해 본 적이 없었던 것도 사실인 듯했다.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p.247

이념의 대립과 자극적인 구호로 가득한 유세장을, 하창기 씨는 어떠한 주장도 없이 그 난리 속을 통과합니다. ‘소시민’이라고 자신을 정의하며 이런 삶이 당연하다고 이야기 하는 하창기 씨의 이 웃지 못할 장면으로, 작가님께서는 당시 어지러운 사회의, 어쩌면 지금과도 비슷한 구석이 있는 세상의 단면을 그려내고 싶으셨던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들의 증세는 더 심각해져 결국 「그리고 남편은 오늘 밤도 늦다」의 남편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직장에 대한 불만을 생각할 수 없다.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무릎으로 TV를 끄고 30분이나 변기를 타고 앉아 신문을 읽으며 킬킬거리며 어색하도록 인용 자료를 밝히고 술을 마시고 온 세상을 욕을 해대는 근본 원인은 절대 아니다.(…)그런 온 세상이 그를 불만에 가득 차게 하고 술을 마시게 하고 XX되는 욕설을 내쏟게 하는가. -「그리고 남편은 오늘 밤도 늦다」p.147

술을 마시고 심한 욕설을 퍼붓고, 대화는 하지 않고 신문만 보고 킬킬거리고 인용자료에만 의존하는 남편의 태도는 결국 무엇에 대한 불안인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남편의 증상에는 이제는 흔한 말이 되어버린 ‘원인불명’이라는 원인이 가장 적절하다고 느껴집니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부터 오는 불안, 그 불안의 원인을 알 수 없어 더 괴로워하는 원인불명의 굴레. 무엇이든 불분명하고 불명확한 사회에 남편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정확한 근거로서의 인용자료 뿐이었을 것입니다. 홀로 그 굴레에서 힘겨워 하고 있는 남편의 모습에 동정심이 들기보다는 누군가에 비친 나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어 뜨끔하며 소설을 읽었습니다.

불안한, 아버지가 된 사람들

 

또 「방화」에서는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아하는 소년이 아버지인 그들을 바라봅니다.

나의 혼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버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사실들을 고정화 시키는 것으로 끝났다. -「방화」 p.308

“안정된 리듬은 권태와 크게 다른 말일까요?”

“자극은 누구나 조금씩 원하고 또 필요한 것이지만 지나치게 표피적이고 단순하지. 오래 계속하는 일에서 힘도 생기고 융화도 발견하게 돼.”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적인 생활이 혐오스러울 만큼 싫어질 때가 있는 모양이죠. 그런데 그런 내부의 욕구를 조화니 천직이란 틀 속에 넣어 적당히 말랑하고 부드럽게 변하시키는 것 같아요.” -「방화」 p.313

위는 아버지에 대한 소년의 단상이고, 아래는 자신을 다그친 선생님과의 대화입니다.

선생님의 말 속에서 자신도 역시 아버지가 되기 싫어 발버퉁쳤지만 결국 아버지가 된 자신에 대한 자조적인 태도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보통의

폭주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았던 「방화」의 소년은 결국 제목처럼 방화를 저지릅니다.

“너는 맏이니까 잘해야 돼, 무엇이든지.”

(…)나는 땀이 나는 손을 빼고 싶었다. /(…) 후텁지근한 그날 밤 이후로 나는 손에서 땀이 조금만 나도 당장 수돗가로 달려가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나 이제 곧 눅눅하고 축축한 손의 끈적임도 없어질 것이다. (…) 연기가 아주 낮고도 가늘게 피어올랐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걸레는 타들어갔다. -「방화」 p.318

인용된 부분은 소년이 어릴 때 아버지가 자신의 손을 잡고 어머니가 아픔을 말하고 난 뒤 이어지는 장면입니다. 그때의 아버지와 땀이 나 축축하게 젖은 손은 오래도록 소년의 기억속의 남았습니다. 땀에 젖은 손은 그 이후에도 소년을 그 기억에 시달리게 했는데요. 방화를 결심한 소년은 더 이상 손이 땀에 젖지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방화는 결국 아버지와 그 기억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아버지가 되지 않으려는 소년은 발버둥 같이 느껴집니다.

 

 

 

동정은

필요

없다

이 소설에서는 아버지가 된 그들을 동정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것이 그러하다’는 태도로 일괄되게 서술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비판이나 풍자의 대상으로 해석하는 것 또한 과하다고 느껴집니다. 작가는 ‘그저 그러함’을 보여주면서 주변 어디에든 있는 인물 중 하나의 삶 속에 들어가, 그 중에서도 그들의 한 장면을 콕 집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일탈하는 장면을 보는 것에만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일탈하는 장면을 보면 볼수록 일탈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조갑상 소설가는 그런 두려움을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해주며 지난 세월의 아버지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지금도 아버지가 되어 가는 사람들에게 『다시 시작하는 끝』을 추천하며 서평을 마칩니다.

 

 

작가

소개

조갑상 작가님은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혼자웃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고,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 『길에서 형님을 잃다』, 『테하차피의 달』, 장편소설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밤의 눈』을, 산문집 『이야기를 걷다』를 쓰셨습니다.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만해문학상, 서라벌문학상을 수상하셨으며, 2015년 현재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특히 이번 『다시 시작하는 끝』은 중견 소설가가 되신 조갑상 작가님의 첫 소설집을 재출간한 것으로 작가님께서도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습니다. 이번 재출간본에는 ‘방화’가 추가되어 '혼자웃기', '은경동 86번지'와 함께 은경동 3부작을 이루어 독자분들로 하여금 80년대의 부산을 더욱 생생하고 자세히 볼 수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다시 시작하는 끝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조갑상 작가의 첫 소설집 『다시 시작하는 끝』이

25년 만에 재출간되었습니다.

 

첫 소설집에는 데뷔작 「혼자웃기」를 비롯해 총 17편의 중단편이 들어 있습니다.

17편이 확실하냐구요?

혹시 오타가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못 믿겠다면 아래 차례를 세어보세요.

 

 

 

 

차례

 

 

혼자 웃기
폭염
사육
살아 있는 사람들
바다로 가는 시간
사라진 사흘
그리고 남편은 오늘 밤도 늦다
익숙한 자는 두렵지 않다
다시 시작하는 끝
동생의 3년
어윤중
하창기 씨의 주말 오후
은어와 바다
사라진 하늘
방화
은경동 86번지
병들의 공화국

 

해설 : 진정으로 정치적이라는 것 - 전성욱(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네. 요즘 단행본 2~3권 분량이지요.

분량 만큼이나 묵직한 삶의 이야기들

지금 만나 보시죠.

 

한정 수량 / 마감 임박 / 주문 서두르세요.

(홈쇼핑 따라해봤습니다.)

 

 

책소개 더보기

 

 

 

 

 

Posted by 산지니북

 

 

 

시대를 회상하는 소설가, 조갑상

 

 

 부산을 사는, 진중한 정신의 맏형! 소설가 조갑상에 대해서 심층탐구를 하게 된 인턴 ‘성리’입니다. 산지니 인턴으로서 처음 쓰는 글이, 부산 소설가들이 최고라고 뽑고 있는 조갑상 소설가여서 떨리고 설레는 맘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경남 의령 출신인 조갑상 씨는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작품으로는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 장편 '밤의 눈‘ 등이 있으며 부산작가회의 회장,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등을 지내고 계십니다. 조갑상 씨에 대해서는 소설을 중심으로 그의 작품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러기에 앞서 저는 이 글의 제목을 ‘시대를 말하는 소설가’라고 붙여 봤는데요. 그 이유는 앞으로 살펴볼 두권의 책 ‘테하차피의 달’, ‘밤의 눈’을 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습니다.

 

1.『밤의 눈』 - 국가에 의해 획일화된 슬픈 눈의 국민

 밤의 눈은 국가에 의해서 획일화 되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 크게는 ‘보도연맹사건’ 작게는 ‘진영 민간인 학살사건’을 배경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밤의 눈은 보도연맹사건을 리얼하게 그려낸 최초의 장편소설입니다. 보도연맹사건은 국민방위군사건과 더불어 한국 전쟁기에 발생한 가장 처절하면서도 비극적인 국가폭력이었습니다. 민간인이 군경에 의해 20만 명이나 학살당했으며 1996년에나 비로소 명예회복에 대한 특별조치법이 통과되었으니 무려 46년 동안이나 침묵되어진 셈입니다. 이와 같이, 소설에서는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를  진영에서 대진이라는 지역명으로 바꾸어 재구성한 허구라고 표명합니다. . 또한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 명 또한 그러한데요, 소설 인물명인 ‘한시명’, ‘남상택 목사’ 등의 경우도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들을 바꾼 경우입니다. 그 이유는 책의 작가가 실제로 그 시대의 아팠던 기억을 증언한 사람들의 말로 서술한 까닭에 지명을 바꾸어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 하기 위해서 입니다. 한편론 제 생각이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도 같습니다.  아직도 이 소설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들이 존재하며 ‘빨갱이’라는 용어가 정치 이권에 따라 쉽게 쓰이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6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는, 이러한 소재가 쉽게 다루기 힘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문에 더욱 가치있는 소설이 된 ‘밤의 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보도연맹 사건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국가에서는 남한 지역에 있는 사상범들을 ‘빨갱이’로 간주하여 구금, 고문, 처형합니다. 이때 내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재판도, 해명도 없이 즉결심판이라는 이름 아래 무참히 행해집니다. 소설의 주요 인물로 나오는 한용범 또한 시대의 피해자로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해방기에 그는 양심적인 지식인이었고 주위에 힘든 사람들을 돕는 자발적인 성격이었습니다. 단지 해방 이후, 국가 만들기의 과정에서 행한 발언은 그를 좌파로 단정 짓는 말이 되었고 순간마다 택했던 선택은 좌파라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손오공의 금고아’ 마냥 족쇄가 되어 고문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선택이라는 것을 포기하고 눈과 귀를 막으면서 살아가는 소극적인 인간이 되어버립니다.

보도연맹 사건

 

참으로 십수 년 만에 느껴보는 자유였다. 자신의 온몸이 자유롭다는 걸 자각하고 있다, 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한번 시작된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침례병원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손수건을 꺼냈다. 회한이어서는 안된다. 내일을 위해 흘리는 눈물이어야 했다.

1960년 4월 혁명으로 정권이 붕궤된 이 후 한용범은 자유를 느끼고 눈물을 흘립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살기위해 도망쳐 대신 군경에거 처형된 여동생 생각, 억눌렸던 과거의 자신의 모습이 회한이 되어 눈물을 쏟아냅니다. 또한 내일을 그리며 희망을 얻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게된 그의 날개는 다시 한번 선택을 하게 됩니다. 유족회를 만들자는 옥구열의 청을 받아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오전의 햇살은 잡아두기 힘든 것처럼 자유를 꿈꿧던 순간은 너무나도 짧게 끝이납니다. 그리곤 쿠데타로 인해 한용범 외 유족회 사람들은 빨갱이라는 이름 다시한번 펴보지도 못한 날개가 아래로 꺾이고 맙니다. 조심스러운 선택, 하지 말았어야 되는 선택. 그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빨갱이라는 이름 아래, 죽은 것 마냥 살아왔지만 진실이라는 희망을 놓지 못했던 게 잘못이라면 그럴 것입니다.

“시절 따라가몬 그냥 묻혀 가고 거스르몬 눈 밖에 벗어나는 기 세상 이치지."

옥구열의 말을 통해 유족회 이들의 슬픔을 함축해서 알 수 있는 구절입니다. 어떻게 보자면 시절을 따라가는 것이 세상 편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 어떤 이들은 왜 유별나게 시절을 거스르느냐고 아니꼽게 쳐다볼 수도 있습니다. 허나 저자가 밤의 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4월 혁명을 이끌었던 대학생들의 노력, 쿠데타를 벗어나고자 했던 이들, 한용범이 한 군경에 대한 저항.' 이와 같이 시절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존재했기에 지금과 같이 국가차원의 유족회가 세워졌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46년 만에 이들의 명예회복이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것이겠죠.

보도연맹 희생자 위령제

 처음으로 그의 입에서 유신 철폐, 독재 타도 소리가 흘러나왔다. 한 사람의 시민이면 되었다. 식당에서 소주를 마시며 할말을 하는 국민이고 싶었다.

흔히 역사를 잊은 국민에게는 미래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밤의 눈은 우리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게 해주는 책이며 할 말은 하는 국민이어야 된다며 독자에게 화두를 던집니다.

 

2. 테하차피의 달 - ‘일반적이지 않나 벌어질 법한 이들의 일상’

 

 

테하차피의 달’은 단편 여덟 편의 작품을 엮어낸 소설집입니다. 제가 부제를 '일반적이지 않으나 벌어질 법한 이들의 일상'이라고 정했는데요. 그 이유는 각 단편에서 나오는 내용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 모든 것을 알것만 같았던 아내가 갑작스레 종교를 가지면서 벌어진 사고사’, ‘젊은 시절 한순간 사랑에 빠졌었던 여인의 죽음’, ‘보증 잘못 선 탓에 가정파탄의 위기에 내몰린 중년의 사내 이야기’ 등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주위에 있을 법하나 평범한 삶이라고는 애기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전 왜 이런 소재만을 묶어서 소설집을 내셨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죠.

『김경수(문학평론가)』 말에 의하면 작가는 사람들의 삶에는 그다지 의미 있는 기복이 있다기보다는 인간 개개인이 곱씹어가면서 스스로 해명하지 않으면 안 될 수수께끼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제기되는 것일 뿐이라는 전언을 전달한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조갑상의 소설은 문제적인 현실과 현시점에서 맞서는 그런 대결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사건이 완료된 시점에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벌어졌으면서도 그 사람의 현실에 개입하려 드는 어떤 힘의 실체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곱씹는, 그런 회상적 반추의 문법을 즐겨 취한다.

소설을 다 읽고, 책 뒤에 나와 있는 평을 보고서야 의문이 해결 되었습니다. ‘밤의 눈’이나 ‘테하차피의 달’ 두 개의 소설 모두 대결의 이야기보다는 인물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벌어지는 사건을 쓰고 있습니다. ‘밤의 눈’에서는 ‘국가는 국민에게 어떻게 행하여 하는 가’ 그것이 정당한가에 대해 의문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테하차피의 달’에서는 각 단편의 주인공들이 불가항력에 의해 벌어지는 사건을 어찌하지 못하고 마주하는 모습을 보며 ‘왜 저래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편으로는 작가는 ‘왜 인물이 사건에 대항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단편 한편씩 읽을 때마다 하곤 했는데 조갑상 소설가의 ‘회상적 반추의 문법’이라는 특색을 이해하고는 공감이 갔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은 슈퍼맨·배트맨과 같은 영웅히어로물이 아니기 때문에 감당하기 힘든 사건이 벌어진다고 해서 그들과 같이 대항하기는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라면 조갑상 소설가에게서 ‘회상과 반추’를 느낄 수 있다면 현실 세상을 꾸밈없이 바라보는 사람이겠죠.

 

나름대로 단단하게 쌓았다고 믿는 삶의 제방을 언제든 무너뜨릴 수도 있는 크고 작은 빈틈을 눈여겨보지 않고, 그간 살아오며 체득한 지혜와 습관대로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어쩌면 아내조차, 그렇게 서두르며 맞이한 믿음의 세계에 자신을 무방비로 노출시켰던 것은 아닐까.

남편은 아내의 죽음을 보며 울부짖기 보다는 아내라는 타인의 삶을 거울로 삼아 자신을 되짚습니다. 그의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행태는 모두 그러합니다. 자신을 바라보며 회상하는 그의 소설의 인물들은 마치 영화 아바타처럼 그가 바라보는 삶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남선생을 배웅한 뒤 김우곤은 이내 허전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그 쓸쓸함은 남 선생이 채웠던 공간이 빈 데서 오는 느낌만은 아닌 듯했다. (중략)그때 가슴 밑바닥에 어디에선가 서늘한 비안개 같은 게 퍼져 오르는 듯했다. 무지근하게 가슴을 압박해오는 그것은 통증처럼 몸 어느 부위를 불편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호흡을 곤란하게 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서 견디기 힘들었다. 그때서야 김우권은 지금 문갑을 옮기면서 느끼고 있는 거북함이나 하중이 문갑의 무게 때문만이 아님을 알았다. 자신의 가슴에 어른거리는 서늘한 물기는 B와 헤어진 뒤부터 자리했을 허허로움의 그림자였다. 그러므로 지금 그가 느끼는 문갑의 무게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지금껏 받아온 하중이었고 앞으로도 짊어져야 할 어떤 거북함과 그에 따른 무게일지도 몰랐다.

통문당에서 나오는 구절입니다. ‘테하차피의 달’ 속에 있는 여러 단편들 중에서도 저에게 가장 와 닿는 구절이었습니다. 헤어진 여인을 잃은 김우곤의 마음을 ‘허허로움의 그림자’라고 표현하면서 그 무게를 앞으로도 짊어져야할 무게라고 적고 있습니다. 여타 다른 소설 같으면 눈물 한 방울 또는 외침이라도 하면서 지나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버하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그의 심리를 표현하는 게 오히려 소설 속 마음을 더욱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가슴 밑바닥에 어디에선가 서늘한 비안개 같은 게 퍼져 오르는 느낌’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닐 듯 싶습니다.

이렇게 두 편의 소설을 통해 조갑상 소설가의 세계를 느껴보았습니다. 10권 이상의 저서 중에 단 2권밖에 살펴보지 못해서 무척이나 아쉽지만, 최근에 내신 두 편이기 때문에 작가분의 최신(?) 지필 스타일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제 후기를 읽고 조갑상 소설가의 다른 책이 궁금하신 분들은 도서관으로 고고 !~ 하시고 오늘 소개한 두 책을 자세히 보고 싶으신 분들도 제 생각과 비교하시면서 읽어보시면 어떠실까 싶습니다. ^^

  

 


문학을 탐하다 - 10점
최학림 지음/산지니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테하차피의 달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문학을 탐하다』는 2014 '원북원부산운동' 후보 도서입니다.
책 읽는 부산을 만드는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2014 원북원도서 올해의 책 투표하러 가기>> http://www.siminlib.go.kr/onebookone2/

 


 

 

Posted by 비회원

 
 

국가주의와 문학
오길영/충남대 영문학과 교수

2014. 01. 03 자 한겨레 칼럼

 

 

 

 

화제작 <변호인>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송우석 변호사와 고문경찰 차동영이 맞서는 ‘국가론’ 법정 논쟁이다. 송변에게 국가는 주권자인 시민이다. 차동영에게 국가는 정권이다.


이 영화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국가와 시민의 관계를 묻는 시선의 현재성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종종 시민은 주권을 위임받은 국가권력에 지배당한다. 대의의 한계다. 차 경감이 사로잡힌 뒤틀린 국가주의의 탄생이다. 뛰어난 문학과 영화는 다른 애국주의를 말한다. 국가나 정권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헌법에 충성하는 “헌법적 애국주의”(하버마스). 민주공화국의 헌법보다 앞서는 국가나 정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전쟁의 파멸적 결과는 매카시즘을 낳았다. 매카시즘은 그 피해자만이 아니라 가해자도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뜨렸다. 필립 로스의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가 생생히 문학적으로 증언하는 전후 현대사의 교훈이다. ‘종북몰이’의 원천인 매카시즘의 문제는 선의 편인 ‘나’와 악의 편인 타자를 선명히 나누는 이분법이다. 권위주의의 특성은, 자기는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는 믿음에서 연유하는 오만과 뻔뻔함에 있다. “나는 옳으니까 너는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뻔뻔함과 나는 옳으니까 내가 틀릴 리가 없다는 오만함은 동어반복에 기초하고 있다.”(김현) 권력이 뻔뻔하고 오만할 때 국가폭력이 발생한다. 문학과 영화는 그 폭력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천운영의 <생강>은 고문기술자 ‘안’과 딸 선이의 내면을 번갈아 파고들지만, 고문의 세세한 실상이나 ‘적’에게는 잔인한 고문을 하면서도 자신의 가족에게는 자상한 ‘안’의 이중성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작품은 ‘안’ 같은 자칭 ‘애국주의자’가 드러내는 빈곤한 자기성찰의 모습을 강조한다. “그것들이 악이고 내가 선이다”라고 믿는 오만함과 “악을 처단”하는 것에 추호의 주저함이 없는 단호함으로 무장하고, “그냥 딱 보면 빨갱이”인 줄 아는 신통력을 지닌 국가폭력의 탄생.


‘국민보도연맹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조갑상의 <밤의 눈>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가치는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비극적 사건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데만 있지 않다. 작가는 절제된 스타일과 어조로 국가의 이름으로 포장된 폭력이 희생시키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다. “사람 하나가 별거 아니라니? 난세니까 사람 목숨 하나가 더 중한 기다! 그리고 삼라만상에 끝이 없는 시작이 없는 건데 사람이 나중 생각도 해야지!”(<밤의 눈>) 중한 것은 국가가 아니라 사람이다. 시민을 위해 국가가 있지, 그 역이 아니다. 인물의 묘사와 서사의 전개가 아주 새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작품에는 그런 상투성을 뛰어넘는 독특한 기운이 있다.


애국주의자에게 국가는 신성한 숭배의 대상이다. <변호인>이나 <밤의 눈>이 보여주듯이 시민은 국가의 이름으로 언제라도 희생시킬 수 있는 존재일 뿐이다. 


 사회적 개인주의에 기반을 둔 문학과 영화는 다른 길을 걷는다. 애국주의는 진리를 독점하려 한다. 문학과 영화는 확정될 수 없는 진리의 가치를 밝힌다. “모든 사람에게 각자 진리라 생각하는 것을 말하게 하라. 그리고 진리 자체는 신에게 맡겨라.”(한나 아렌트)


어떤 권력도 진리를 독점할 수 없다. 문학은 거창한 정치이념이 포착하지 못하는 개별적 삶의 가치를 새기고, 개인들의 모둠살이로서 사회나 국가의 관계를 되묻는다. <변호인>, <생강>, <밤의 눈>을 보고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18262.html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전복라면 편집자입니다. 25일 오늘, 저는 조갑상 소설가를 모시고 서울 나들이에 나섭니다. 여러분들께서 많이 축하해주셨던 『밤의 눈』 만해문학상 수상, 기억나시죠? 드디어 그 상을 받으러 갑니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무척 기분 좋은 나들이가 될 것 같네요. 그런데 KTX 탈 때는 정말 신발을 벗고 타야 하나요?(농담)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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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조갑상 소설가의 『밤의 눈』이 2013년 만해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기사 읽으러 가기(여기를 누르세요)


『밤의 눈』은 6·25전쟁 당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을 다룬 소설로서, 현재 제44회 동인문학상 최종심 후보에도 오른 수작입니다. 다음은 백낙청 문학평론가 등 심사위원회 4인의 평입니다.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인 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역사적 사실을 힘 있고 실감 나는 서사로 형상화해낸 귀한 열정과 공력을 높이 사 만장일치로 수상작 선정에 합의했다"
(이상 2013년 07월 30일자 연합뉴스 참고)

 

제 28회 만해문학상 시상식은 2013년 11월경 열리며, 수상작은 창작과 비평 2013년 가을호에서 다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이 소식을 산지니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리게 되어 저도 무척 기쁘네요. 선생님께도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보냅니다.

 

 

 

축하용 띠지를 손수 제작하고 있는 전복라면 편집자.

 

 

 

 

“호롱불 킬 시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밤의 눈』(책소개)

『밤의 눈』북 트레일러를 공개합니다.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