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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에 <밤의 눈>이 소개되었습니다.

by sh98 2022. 6. 14.

특별한 스승 죽음으로 내몬 이념 과잉의 시대

문학 속 경남을 읽다
(12) 슬픈 진영에서 만나는 애틋한 교육자의 이야기
조갑상의 〈밤의 눈〉과 김원일의 〈아들의 아버지〉

두 소설 공통인물 강성갑 목사
한얼중학교 세우고 헌신적 교육
해방-전쟁 사이 '빨갱이'몰려
김해양민학살사건 때 희생당해
선생 기리는 학생 그림과 함께
옛 진영여중 자리에 흉상 남아

어느 정치인이 '소설 쓰시네'라고 했다. 일부의 소설가들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쯤으로 여긴다고 비난했다. 정치권의 다툼에서 나온 말이니 딱히 진정성 있는 비난은 아닐 것이다. 소설을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한 허구라고 정의한다.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어느 정도의 상관이 있는지는 작품마다 다를 터이지만 사실을 떠난 소설은 없다. 소설이 떠나올 수 없는 사실에는 '인간의 모습이나 사회상'이 있다. 소설이 어떤 사실 속 인간과 사회상을 형상화하는지를 살펴 읽다 보면 소설 속을 걷고 싶어진다.

 

◇<밤의 눈>에서 읽은 진영

소설 <밤의 눈>은 2012년에 지역 출판사인 산지니에서 출간한 장편소설이다. 구모룡 평론가는 이 소설의 해설 첫 머리에 '살아남은 이들의 슬픈 이야기'라고 적었다. 이 소설의 바탕이 된 '슬픈 이야기'는 진영에서 자행된 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이다.

"대진읍은 본래 군의 서북부 끝 지점에 위치해 있는 면이었지만 철도가 들어오고부터 일본인과 외지인들이 많이 들어와 인구가 크게 늘면서 읍으로 승격했다. 들이 넓어 일본인 대농장이 설치되면서부터 소작쟁의가 그치질 않았다."

소설에서는 진영을 대진읍으로 부른다. '일본인 대농장'은 무라이농장(村井農場)이다. 무라이농장에 대해서는 경남도민일보 김훤주 기자의 주천갑문 기사를 더 찾아 읽었다. 알면 더 많은 사실을 소설에서 읽을 수 있다.

 

◇<밤의 눈>과 <아들의 아버지>에서 읽은 강성갑

두 소설에서 만나게 되는 사실 속 공통된 인물은 '강성갑'이다.

남상택 목사는 대진 사람이 아니었다. … 학교를 마산에서 다녔다. …대진읍에서 가까운 면의 금융조합에서 근무하면서…. …야학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러다 교육 사업과 목회에 뜻을 세우고 일본으로 건너가 순전히 고학으로 신학대학을 마치고 부산에서 목회 일을 하다 광복을 맞았다.

-<밤의 눈> 중에서

그 뜸마을 옆에 한창 중학교 교사가 들어서는 참이었다. 흙벽돌에 초가지붕을 올린 교실 두 동이 완공되었다. 밤낮으로 교실을 늘여 지으려 교장 선생이 직접 나서서 흙벽돌을 찍어내기가 한창이었다. 한얼중학교가 지난 9월 초에 교실 하나와 천막 한 채로 개교하였다. 흙벽돌 한 장 한 장 손수 찍어선 벽돌로 벽을 쌓아 교실을 만들었다. 중학교를 세운 사람은 향토교육의 선구자로 알려진 강성갑(1923~50) 목사였다.

-<아들의 아버지> 중에서

강성갑은 의령 출생이다. 학교는 창신보통학교와 마산상업학교를 졸업했다. 소설에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강성갑의 행적을 더 찾아 본다. 1937년에 연희전문학교(연세대학교의 전신)에 입학했다.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되어 연희전문으로부터 정학처분을 받았다.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동지사(도시샤)대학 신학과에 입학했다. 연희전문을 졸업하고 동지사대학을 다닌, 모두가 아는 사람으로 시인 윤동주가 있다. 윤동주는 1938년에 연희전문을, 1942년에 동지사대학을 다녔다. 강성갑은 1943년 동지사대학을 졸업한 그해 목사가 되었다. 처음 야학을 열었던 곳이 진영이다. 진영에 한얼중학교를 세우고 이듬해에 한얼중학교 녹산분교를 낸다. 한얼중학교 자리엔 진영여중이 들어섰고, 한얼중학교 녹산분교는 녹산중학교가 되었다.

 

◇수산교 아래 낙동강 모래밭에서

지금이 정치적 팬덤의 과잉 시대라면 해방과 6.25전쟁 사이는 이념의 과잉 시대였다.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지 않던가. 그 시절 이념이 딱 그랬던 듯싶다. 생각만으로 쌓아올린 이념의 잣대는 폭력적이었다. 폭력적인 이념의 잣대는 강성갑을 소위 '빨갱이'로 몰았다.

남 목사는 무얼 따지고 말 것도 없이 새끼줄에 손이 묶여 트럭에 달랑 태워졌다.

"어디로 가나?"

"강이 바로 옆이니까."

대위가 묻자 이주호가 망설이지도 않고 대답했다.

트럭이 멈춘 곳은 M군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보이는 강둑 바로 아래였다. 흙을 쌓은 허술한 강둑 옆으로 민가가 몇 채 있어 그들은 두 사람을 끌고 좀더 걸어가야 했다.

-<밤의 눈> 중에서

소설 속 'M군'은 밀양이다. 진영에서 밀양으로 건너는 다리는 수산교이다. 강성갑은 수산교 모래밭에서 살해당하고 강물에 버려졌다. 특별한 사람이었던 강성갑은 김해양민학살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으로 희생되었다. 이념의 광기는 무자비했다. 골짜기로 끌려가 자기 무덤을 파고 죽임을 당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강가로 끌려간 이는 살해당하고 강물에 버려졌다.

 

◇소설 밖 강성갑을 찾아서

강성갑 목사의 흉상이 있다 했다. 강 목사가 세운 한얼중학교가 진영여중으로 바뀌었다가 위치를 옮겨 진영장등중학교가 되었다고 했다. 학교 역사의 바탕이 되는 분의 흉상이니 학교와 같이 옮겼을 거라 짐작했다. 내 짐작은 대체로 맞은 적이 없다. 흉상은 옛 진영여중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 했다. 진영여중 철거 현장 옆에 위태롭게 서 있었다. 서 있는 자리가 위태롭기는 했지만 내버려진 것은 아니었다. '강성갑 선생님의 뜻을 기립니다'는 학생의 그림이 현수막으로 만들어져 흉상과 함께 있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헌수 시민기자(메깃들마을학교 운영위원) (webmaster@idomin.com)

 

 출처: 경남도민일보

 

특별한 스승 죽음으로 내몬 이념 과잉의 시대 - 경남도민일보

어느 정치인이 \'소설 쓰시네\'라고 했다. 일부의 소설가들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쯤으로 여긴다고 비난했다. 정치권의 다툼에서 나온 말이니 딱히 진정성 있는 비난은 아닐 것이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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